에디톨로지 (반양장) - 창조는 편집이다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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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브 잡스 말한 '창조는 편집이다'라는 부제가 눈에 확 들어온다.강렬하고 흡인력 넘치는 컨셉이다.컨셉이 강렬해야 눈과 귀를 자극하기 마련이다.그래야 한 번 더 보면서 심상에 집어 넣는 것이다.물론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 내는 과정도 창조라고 한다.근자에는 창조라는 개념이 기존의 사물과 작품을 모방하여 자신의 것으로 재탄생시키는 의미로도 쓰인다.현대적 의미의 창조개념의 범주는 과연 어디에서 어디까지일까.

 

 앞서 말했듯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작업이 창조가 될 수도 있고,기존의 사물과 작품을 본떠 자신만의 것으로 재창출하는 작업도 창조가 될 수가 있다.끝이 없는 경쟁시대에 사는 현대인에게 있어 창조 그 자체보다는 편집하는 능력이야말로 신분상승과 경제적 수입을 안겨 준다.잘된 편집,수요자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탁월한 편집은 컨셉과도 연결되기에 소비자에게는 구매동기,소비자 인식,구매행동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문화심리학자,여러가지문제연구소장 등 재미있는 직함을 갖고 있는 김정운 저자 기존의 편집능력인 에디팅을 자신만의 고유 편집 이론인 『에디톨로지』로 정했다.편집의 법칙,내용에 따라 기업과 문화의 마케팅 명암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2006년 와세다 대학 객원 연구원부터 최근 교토사가예술대학단기대학부에 재학 때까지 편집 및 심리학에 대한 저자의 관심사항들을 쉽고 접근하기 쉬운 논조로 이론을 전개하고 있다.(개인적으로)일본 문화,언어에 대한 관심이 있었기에 이해력과 수용력이 상대적으로 빨랐다.즉 고유의 언어가 없었던 일본은 외국에서 들어온 문자와 문화를 통해 자국내에 전파를 하게 되는데,고유의 것이 없었기에 대신 전달하는 간접화법의 형식이 언어에 많이 드러난다.게다가 일본이 섬나라라는 지형학적 특수성에 비추어 타국의 문화에 대한 선망과 모방의식이 크게 자리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비록 먼 곳에 있어,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문물일지라도 축소시켜 자신의 정원에 배치시켜 놓고 선망을 현실화하고 모방을 창조로 대신하는 것이 일본문화의 특색이다.

 

 이 글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지식과 문화의 에디톨로지,관점과 공간의 에디톨로지(원근법을 중심),마음과 심리학의 에디톨로지로 되어 있다.마우스의 발명과 하이퍼텍스트가 주제인 지식과 문화의 에디톨로지,원근법이 중심인 공간 편집과 인간 의식의 상관관계를 다룬 관점과 공간의 에디톨로지,심리학의 대상인 인간,즉 개인이 어떻게 역사적으로 편집되었는가를 살피고 있는 마음과 심리학의 에디톨로지로 정리하고 있다.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의 성립과 몰락이 근대 학문 형성과 어떤 관계에 놓여 있는가를 폭넓은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사람은 자신이 겪고 마음 속에 내재되어 있는 만큼만 보고 느끼려 한다.그래서 낯설고 이질적인 것을 접하게 되면 그것과 동화되기까지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따라서 낯설고 이질적인 것이 참신함과 친근감으로 다가오게 하려면 창조의 주체자가 편집 능력을 자신의 지식과 문화적 소양을 바탕으로 공간 편집과 인간 의식의 상관관계를 통찰력 있게 꽤 차고 있어야 한다.특히 현대사회가 끊임없이 구성되고,해체되고,재구성되는 시대이기에 편집으로 먹고 사는 사람은 지식,문화,관점,(인간의)심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할 것이다.자신이 일하는 분야를 떠나 타분야를 이해하고 인식해 가는 과정은 비단 편집을 위한 편집이 아닌 타인을 보다 깊게 이해하고 원활한 소통으로 연결하기 위한 인문학적 과정이기도 하다.이를 통섭과 융합이라는 말로 많이 회자되고 있기도 하다.

 

 

 

 

 주지하다시피 현대사회는 지식 홍수의 시대이다.지식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을 지식인 및 천재라고 하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정보와 정보의 관계를 잘 엮어내는 사람,남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엮어내는 사람이 능력있는 창조인이면서 편집능력도 있는 것이다.기존의 사물,이론 등을 늘 회의적인 시각으로 의심하고 해체해 가면서 재구성하려는 노력과 수고(受苦)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저자는 독일 유학 시절 및 강사 생활을 통해 독일인의 정리능력이 탁월하다고 보았다.즉 한국 학생은 정리를 서브 노트식으로 하는데 반해 독일 학생은 대개 카드를 이용한다고 한다.물론 알파벳 순서에 따라 대주제,소주제,중점 내용을 정리해 갈 것이다.카드를 정리하면서 자신의 내적 일관성이 유지되고 자신의 이론은 정형화되어 갈 것이다.이러한 카드 사용은 편집능력을 키워 주는 바로미터가 된다.이렇게 정리하는 습관에 따라 편집능력,이론 구성이 달라질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나아가 카드의 축적이 이론 구성,편집능력으로 확대되면서 계층적,네트워크적 구조로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편집 능력을 통해 지식권력을 가늠할 수 있다.또한 근대권력은 원근법을 통해 대중들을 지배.통솔했던 것으로 보인다.

 

 전시,분류를 통한 편집은 백화점,숍과 같은 곳에서 자주 발견할 수 있다.그것을 통해 창조 경제를 가늠할 수가 있다.이를 개인에 대입시키면 개인은 자신이 편집하는 것이 아닌 타인에 의해 편집되는 것이다.천재,문화,인습도 사회 이데올로기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다.인간의 구체적이며 주체적인 편집 행위에 관한 에디톨로지는 기존의 것을 모방하는 단계에서 의심,해체,재구성하는 편집 능력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와 종류는 다양하기만 하다.창조 경제의 하나로서 편집학,즉 에디톨로지는 인간과 사회,지식과 문화,관점과 장소,마음과 심리를 읽고 편집으로 풀어낼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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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현실 세계 편 (반양장) - 역사,경제,정치,사회,윤리 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채사장 지음 / 한빛비즈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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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이 있듯 많이 알아서 나쁜 것은 없다.다만 생존과 세상살이를 위한 처세 등과 관련해서 객관적이면서 실효성이 있는 것이어야 힘있는 지식,권위가 서게 되는 것이다.그래서 평소 독서만큼 교양을 넓혀 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독서의 수준,능력이 개인차가 있기에 수준과 능력에 맞는 도서를 선택하되 자신의 현 위치에서 가장 자신있는 분야부터 마중물을 부어 넣듯 끊임없이 독서의 힘이 솟아나야 할 것이다.나는 평소 '배경지식'이 튼튼한 사람을 선망한다.존경의 대상까지는 아니지만 배경지식이 튼튼한 사람은 끊임없는 독서를 통해 생각과 사유,자기계발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개인은 가족,직장,동호인 등 수많은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대화와 소통을 이어나간다.1:1 대화,소통이 있는가 하면 1:다수를 상대로 대화와 소통을 이끌어 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대화,소통의 상대가 적든 많든 배경지식이 풍부하여 상황을 매끄럽고 설득력 있게 이끌어 간다면 이보다 멋진 일이 어디 있으랴.현 시대는 대화와 소통의 스킬과 논리력을 요구하고 있다.경기침체,개인주의가 팽배하다 보니 공감,힐링,상생과 같은 말들도 회자되고 있다.그래서 이러한 현상을 깊이 인지하여 대화와 소통의 장에서 공감,힐링,상생에 대해 보다 더 귀를 기울이고 소통에 나서게 된다면 지식을 떠나 인문학적 소양을 발휘할 것이다.대화와 소통이 깊어질수록 다양한 분야에서 건져 올린 인문학적 소양의 정도에 따라 개인의 소통의 힘은 판이하게 달라질 것이다.

 

 이 글의 저자는 채사장이고 인기리에 연재되고 있는 팟캐스트 《지대넓얕》을 책으로 구성한 것이다.저자 채사장은 지적 대화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 지식을 내가 발 딛고 사는 '세계'에 대한 이해라고 여긴다.이 도서가 1,2권으로 나뉜다.이미 나온 1권은 현실 세계를 역사,경제,정치,사회,윤리로 세분화해서 알아보고 2권에서는 철학,과학,예술,종교,신비의 분야로서 현실 너머의 세계를 나눌 예정이다.

 

 넓지만 얇은 지식이라는 표제이다 보니 심오하지는 않지만 두루 두루 섭렵하여 연관된 분야에 대해 씨줄과 날줄로 사유하다 보면 세상을 보는 안목과 시야 기본이고 궁극의 소통을 통해 설득과 문제해결을 실현할 수가 있으리라.저자는 역사,경제,정치,사회,윤리 분야를 세분화하여 정리했다.각 분야를 정교하면서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서인지 머리 속에 쏙쏙 들어 왔다.이렇게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내용들을 나무,뿌리,잎,가지,줄기 등으로 나름 분석.통합해 가는 연습과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원시,고대,중세,근대,현대의 다섯 가지로 나눈 역사 분야 세계사를 되짚어 봄과 동시에 한국 역사도 교차식으로 연상할 수가 있었다.역사가 생산과 공급이라는 경제 개념이 생성하면서 이를 경제 분야에서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초기 자본주의,후기 자본주의,신자유주의(현재 한국의 시장경제),사회주의,공산주의가 바로 그것이다.정치 분야 탈이념화 사회인 만큼 보수와 진보로 구분된다.보수와 진보는 민주주의와 엘리트주의로 구분된다.정치 결정 방식이 친기업적인 신자유주의냐 아니면 세금을 더 많이 걷어 복지로 가느냐의 진보주의로 나누는 것이다.사회 분야 근현대 역사 속에서 개인주의와 전체주의가 어떻게 대립하였는지를 논하고 있다.끝으로 윤리 분야 이론적 측면과 실천적 측면을 이해하되,이론적 측면은 도덕 판단의 기준으로서 의무론과 목적론의 대립,실천적 측면에서는 이론적 개념이 사회 정의 문제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등 소득불균형,빈부격차 문제와 연결해서 정리해 놓았다.

 

 초기 자본주의,후기 자본주의를 넘어 민주주의냐 공산주의냐로 대립과 갈등이 몇 십년 지속되었던 이념의 장벽이 무너졌다.지금은 시장경제를 기치로 신자유주의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친기업,기업의 유연화를 내세우면서 정부는 대기업위주의 성장을 표방하고 있다.그러다 보니 대기업은 자본의 논리로 골목 상권까지 독식하고 있는 꼴이다.이념 성향도 신자유주의를 내세우는 보수냐 아니면 정의와 상식을 기치로 상생과 복지로 나아가느냐의 진보냐의 둘로 나뉘고 있다.남과 북이 분단된 특수한 상황에서는 사회주의와 같은 진보성향은 발을 붙이기 힘들다.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양대 정당만이 존재하는데 둘다 보수 성향으로서 내용은 오십보백보일 뿐이다.특이한 사항으로서 한국 보수성향 대체적으로 분단된 역사적 경험과 안보 위주로 세뇌에 가까운 교육의 문제,대중들의 비합리적 선택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먹고 살기 위한 방편만 남아 있을 뿐 계급과 이념은 미미한 수준이다.다만 표방하는 경제가 성장이냐 분배냐에 따라 소득불균형,빈부격차는 좁아질 수도 있고 더 요원해질 수도 있다.다음 2권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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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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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글라스 케네디 작가 작품은 남과 여 간의 사랑과 이별,상처와 고통,기쁨과 슬픔이 아로새겨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특히 중년 독자를 타겟으로 하고 있어 결혼생활이 어느 정도 무르익어 가는 계층들은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에 묘한 끌림과 공감을 갖지 않을까 한다.나 역시 중년으로서 20여 년을 아내와 함께 살다 보니 이런 저런 일들이 참으로 많다.생각과 감정도 다르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겠지만 디테일한 부분에 이를수록 사람과 사물에 대한 대처법과 해결법이 확연하게 달라서 때로는 티격태격 때로는 알아도 모르는 체를 반복한다.그런데 감정처리가 잘 안되는 부분은 오래된 일에 대해 불쑥 끄집어 내어 자신의 감정을 현재 기분에 대입시키면서 오장육부를 들쑤시는 경우이다.예를 들어 명절 때 시댁과 친정 어른들께 선물과 용돈은 공평하게 내야 한다고 일방적으로 정해 놓는데,때와 상황에 따라 안될 때가 많았다.자존심과 체면상 겉으로 표현을 하지 않는 편인데 어른들께 주고 안주고에 대해 생각날 때마다 끄집어 내어 마음을 상하게 할 때가 있다.

 

 이번 더글라스 케니디 작품은 2세대 간의 간극을 종횡무진하듯 서사적이고 감정적인 필치로 독자들을 끌어 당기고 있다.주인공 한나를 중심으로 아버지 래덤 교수,화가이며 커리어 우먼인 어머니,변호사 아들 제프리,뮤추얼펀드 메니저 딸 리지가 홈 드라마와 같이 다채롭게 이야기를 엮어 가고 있다.북베트남 통깅만에서 미군과 베트남 간에 해상전투가 기화가 되어 베트남 전쟁이 발발하면서 1966∼1973년까지 베트남 전쟁이 이어지게 된다.한국도 미국과의 경제적 지원 등을 위해 한국의 젊은이들을 베트남으로 내몰게 되지만 수많은 인명피해를 보게 된다.특히 고엽제의 피해로 후유증을 안고 있는 상이용사들의 운명은 안타깝기만 하다.베트남 전쟁이 끝나고 1세대를 넘긴 2003년 시점을 중심으로 한나의 가족사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급물살을 타게 된다.언제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상황에서 긴장감은 더해 갔다.

 

 교수이면서 베트남 전쟁에 대해 반전운동의 중심에 섰던 한나의 아버지 래덤 교수와 화가이면서 강한 자존감에 자식들에겐 전형적인 방임형 교육을 시키는 어머니는 부부싸움이 잦았던 탓인지 한나는 남자로부터 사랑이 목말랐던 것으로 보인다.대학시절 알게 되었던 의학도 댄 버컨과 결혼을 하게 된 한나는 시아버지의 질병 그리고 엄마의 자살 소동 등을 겪게 된다.남편인 댄 버컨이 시아버지 간병 및 정형외과의 병원생활로 집을 비운 사이 반전운동에 섰던 토비어스 저슨은 아버지의 허락을 받고 자신의 집에 유숙시킨다.그런데 젊은 남자와 젊은 여자가 한지붕 아래 있는 자체가 스캔들을 일으키지 않을 수가 없는 법.갓 태어난 아들 제프리를 옆에 두고 달아오르는 스킨십,열정적인 섹스를 나누는데,저슨은 미연방수사국(FBI)로부터 요주의 인물로 찍혀 검거대상이다.이제 저슨은 더 이상 미국땅에 있을 수가 없어 유부녀인 한나에게 캐나다로 데려다 줄 것을 종용하게 된다.협박 반 회유 반에 못이긴 한나는 저슨을 밤중에 캐나다까지 데려다 주고 다시  미국땅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제 1세대를 훌쪽 넘긴 한나와 댄은 50대 부부로서 자수성가를 했다.그리고 부모는 삶의 후반을 달린다.한나의 아들 제프리는 변호사로,딸 리지는 뮤추얼펀드 메니저로 남부럽지 않게 살아가는데 여느 집과 비슷하게 풍파가 일어나고 만다.딸 리지가 유부남인 피부과 의사 마크와 사귀다 행방불명되고,한나가 젊은 시절 반전운동가였던 저슨이 자신의 이념을 전향한 대가로 활발한 방송과 글쓰기를 한다.저슨은 자신이 펴낸 글 속에 한나와의 관계를 그럴듯하게 각색하는데 한나를 잘 알고 있는 마지,빌리가 봤을 때 이것은 저슨이 아전인수격으로 자신을 미화했기에 명예훼손이 될 수도 있지만 실상은 저슨에게 볼이 넘어갔다.1973년 당시 미 연방법을 어기면서까지 사상범인 저슨을 캐나다로 도피시킨 행위는 독자들의 들끓는 여론을 무마하기엔 쉽지가 않다.한나 혼자의 힘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남편 댄에게 당시의 상황을 이실직고한다.또한 한나의 절친인 마지를 비롯하여 방송국에선 당시의 상황에 대해 한나와 저슨이 방송국에 나와 진실게임을 하게 된다.승리의 여신은 당연 한나에게 돌아간다.사필귀정이다.게다가 한나의 딸 리지의 행방이 갈수록 미궁에 빠진다.생사를 확언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진다.행방이 묘연하던 딸 리지는 엄마에게 자신의 행방을 알리면서 집안의 근심거리는 줄어들게 된다.

 

 한나는 댄과 30여 년을 살았지만 알콩달콩했던 적은 없는 것 같다.다만 댄을 잃을까봐 프랑스에 가지 못하고,혼자가 된다는 두려움에 결혼생활을 지속시켜야 했으며,직장(학교 교사)에서나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못했던 한나는 친구 마지가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고,남편 댄과의 혼인도 댄의 강고한 의지에 따라 종지부를 찍게 된다.저슨이 쓴 《도망 중의 사랑》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고 남편 댄과의 이별 등 가슴 아픈 사연이 이어지지만 한나에게는 반전의 기회가 찾아 온다.유급휴가를 받아 완전 자유인이 되어 프랑스로 떠나게 된다.프랑스에게 삶의 재충전을 맘껏 하고 돌아올 한나는 아이들을 가르키는 일이 천직이기에 삶을 더 멋지게 꾸려가리라 생각한다.혹 댄이 다시 한나와 결합할 확률이 있을지는 모르겠다.남과 여의 관계는 퍼즐과 같이 복잡하기만 하다.인생은 찰라와 같이 짧기만 하다.어떻게 살아가고 순간 순간을 잘 대처해야 하는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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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詩 - 돈에 울고 시에 웃다
정끝별 엮음 / 마음의숲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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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되는 일이야 무엇이든 못하겠는가라는 자조섞인 말을 되뇌일 때가 있다.오죽했으면 젊은 몸뚱이로 '도둑질만 빼고'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무엇을 못하겠는가 라는 말도 자주 들었다.어느 시대,어느 사회든 생계의 수단,방법으로 돈이 고귀한 몸이 되어 버렸다.일명 배금(拜金)시대 살고 있는 것이다.이렇게 돈과 물질을 세상을 지배하는 물신숭배시대에서도 더럽고 위험하고 어려운 일은 하지 않으려는 3D현상도 여전히 현대인의 뇌리에 박혀 있다.이를 알량한 자존심 내지 체면의식이라고 본다.

 

 세상에는 수많은 직업이 있다.직업의 수가 어느 정도인가 라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자신이 하는 일,즉 1차적으로 생계를 위해 해야 하고 하는 일에서 돈이 되는 직업이 있고 돈이 되지 않은 직업이 있다.직업도 인간의 수명과 같이 생사필멸의 과정을 겪는 사회적 영향이 크기도 하다.그런데 순수문학 가운데 시(詩)가 현대사회에서 제대로 대접을 받고 있는 직업일까.과연 시를 전문적으로 쓰는 시조.시인들이 어깨에 힘을 주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일까.내가 느끼는 시를 쓰면서 시로 밥을 먹고 시로 세상을 호령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고 본다.그런데도 시가 자신의 분신이고 소명의식으로 여기는 분들은 과연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이다.

 

 이렇게 돈이 세상을 호령하고 지배하는 세상이 되다 보니 돈이 되지 않은 시(詩)를 오상고절과 같이 시 인생을 사는 사람은 많지가 않다.시를 전문으로 하는 시조.시인도 시.시조가 비스무레하게 본류인 것처럼 비칠 뿐이다.돈이 되는 본업을 꽤 차지 않으면 사는게 죽도 밥도 아닐 것이다.그렇다면 돈이 자본주의의 꽃봉이이지만 인간의 내면세계마저 완전지배할 수는 없다고 본다.아이러니하지만 돈이 자본주의의 분신이지만 인간의 정신,언어를 뛰어 넘는 형이상학적인 존재는 아니라는 것이다.물물교환시대에서 돈이 세상을 지배하면서 인간의 세상을 아귀다툼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돈이 되지 않은 것 중의 하나가 시일 수도 있다.그런데 시인은 돈이 되든 안 되는 괘념하지 않고 돈에서 자유로운 존재인지도 모른다.

 

 이 도서는 2013년 봄부터 2014년 가을까지 《경향신문》에 '돈-詩'라는 자리를 빌려 연재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엮은 것이다.시인이면서 저자인 정끝별은 내게는 생소하지만 봄부터 겨울까지 계절의 감각에 맞춰 각 시인들이 쓴 시를 앞에 소개하고 해당 시를 해설하고 있다.제법 알려진 시인들의 시 작품들이 소개되어서인지 친밀감이 일기도 했다.당연 소개된 시 안에는 시인의 생각과 정념이 담겨져 있다.시가 생성하게 된 사회의 이념과 풍속,단상 등이 절 버무려져 있다.작품이 사회에 출간하게 되면 으례 검열.통과를 기다리던 시절이 있었다.김지하의 《타는 목마음으로》는 '납본필증'없이 사전 배포되었다 하여 안기부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당시 창비 실무책임자였던 이시영은 '재산포기각서'를 강제로 쓰고 압수당한 1만여 권의 시집은 분쇠기에 파쇄당했다고 한다.결국 폐휴지값 5만 8천 원을 찾아가라는 연락이 왔다.

 

 파월(派越) 용병 이야기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다.통킹 만 사건으로 베트남 전쟁이 터지게 되고,당시 한국은 미국의 월남 파병 제안을 받아들인다.1965년 파월이 1973년까지 이어진다.베트남 전쟁에 참가한 한국병사의 희생도 꽤 컸다.수많은 전사자,부상자가 발생했다.그곳에서 고엽제 피해로 10면여 명이 고통을 받고 그들에 대한 처우는 미미한 수준이다.참전수당으로 1인당 월 200달러를 받기로 계약했지만,정부는 국가경제 부흥 명목으로 30∼40달러만 지급했다는 것이다.아직 접하지는 않았지만 이 상황를 그린 〈슬픈 고엽제 노래〉가 있다고 한다. "하늘에서 무심결 뿌려지는 물보라에 입벌려 맛본 고엽제,생선에게 고양이를 맡겼던"참극이었다.

 

 조만간 중국 위화의 작품 《허삼관 매혈기》가 각색되어 개봉예정이다.이와 연관지어 연상되는 작품이 팝니다,연락주세요(최금진 작)이다.

 

 (중략) 변기통의 물을 내리고

 씩씩하게 지퍼를 올리고 아무리 다짐을 해도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이

 자신의 생으로 뭔가를 증명해야 한다면

 화장실 벽에

 이렇게 쓸 수밖에 없다

 제일 싼 血 팝니다

 자본주의 만세!

 

 신자유주의 시대는 자본가,기업가,힘과 권력을 향유하고 있는 소수계층의 배만 불리고 있다.정부는 그들에게 세금을 적게 하고 기업의 유연화를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는 것과 진배가 없다.최소임금(5,240원/시(時))이 늘어만 가는 한국사회에서 연애하고 결혼하고 집장만하는 것은 이제 사치스러운 말이 되었다.본능이라는 의식마저 사라지게 만들었다.돈이 있어야 부모형제,마누라,자식과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는 돈의 시대에 시(詩)로 먹고 사는 것은 어려워도 한참 어려운 문제이지만 시인은 돈타령,사회타령은 멀리 하고 오로지 사명감과 직업의식으로 시(詩)밭에 시 씨를 뿌리고 잡초 뽑으며 가을날 잘 익은 시 수확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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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발견 - 가족에게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은 나를 위한 심리학
최광현 지음, 윤나리 그림 / 부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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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색하지만 4대가 한지붕 아래 살면서 어른들의 엄한 잔소리도 듣고,집안의 규율과 질서를 지켜 나갔던 시절은 불편한 면이 있지 않았습니다만,지금 핵가족화 되고 돈이 가족 구성원간의 관계마저 지배할 정도가 되었습니다.진정한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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