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삼킨 소녀 스토리콜렉터 28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북로드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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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독일 작가로서 범죄소설을 주로 그리고 있는 넬레 노이하우스 작가가 이번엔 한 사춘기 소녀의 성장통을 그리고 있다.공간적 배경은 미국 중서부 네브래스카주(州) 페이필드 지역으로 인구는 1,500여 명 정도로 읍단위를 연상케 하는 곳이다.광활하게 펼쳐지는 경작지는 1년 내내 손길을 놀릴 수가 없는 곳이다.상주 농장 노동자도 20여 명 그리고 딸린 식구들도 얼추 10여 명이 사는 윌로크릭 농장을 배경으로 주인공 셰리든이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넬레 노이하우스 작가도 네브래스카를 탐방한 경험과 그 지역에 대한 충분한 자료와 조언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펼치고 있어서인지 현장감이 생생했다.누군가 수양버들 아래에 누워 하모니카로 〈켄터키 옛집〉 을 감미롭게 불고 있을 거라는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범죄소설 타우누스 시리즈에서 벗어나 사춘기에 놓여 있는 셰리든의 질풍노도와 같은 사건의 연속은 거스를 수 없는 운명, 잘못된 운명에서 헤쳐 나가려는 정신적 성숙함까지 시간별로 그려 내고 있다.셰리든의 나이 15세에서 17세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나는 딸이 없어 사춘기 여식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는 할 수 없지만 읽어 가다 보니 셰리든에게는 마음의 상처와 고통 그리고 배신,모멸감 등이 잔뜩 배여 있다.그때마다 셰리든의 상처와 고통,좌절을 곁에서 위로하고 치유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 셰리든은 철부지에서 철이 드는 과정으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그런데 15세 소녀 셰린든에게는 제2의 성징기인 이성을 알아가는 시기와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야기는 급물살을 타게 된다.

 

 버너 쿠퍼 가족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셰리든은 레이첼 엄마에게 늘 구박과 차별대우를 받는다.유독 '미운 오리 새끼'취급을 받는다.그도 그럴 것이 불량 청소년들과 어울려 음악을 듣고 춤추고 수다 떨고 담배 피우고 술을 마실 수 있는 곳을 찾다 구식 방앗간을 아지트로 삼아 놀다 그만 보안관에 걸려 냅다 도망치다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되면서 난생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뺨을 맞게 되고 어머니에게는 미운 오리 새끼에서 내놓은 자식이라는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이 즈음 남녀간의 성관계를 그린 <헨리의 격정>을 접하면서 이성보다는 충동에 따라 이성을 만나고 무분별한 섹스행각을 벌이기도 한다.또한 이사벨라 고모 할머니가 농장 근처로 오게 된다.할머니의 얘기를 들으면서 아버지 버넌이 자신을 진실로 아끼고 사랑한다는 말을 듣게 된다.다만 레이첼 어머니만 셰리든을 못살게 굴고 함정에 빠뜨리면서 몸과 마음을 힘들게 한다.그러다 레이첼 어머니가 외출한 사이 서랍에서 발견한 입양 문건,그것은 셰리든의 몸과 마음을 전율케 하고 자신의 근본을 찾아가는 계기가 된다.즉 자신의 친모는 레이첼이 아닌 캐럴린이면서 자신은 사생아라는 것,그리고 친모는 자살이 아닌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것,친모는 생전 현재의 아버지 버넌과의 밀애를 나누고 미래를 약속했던 사이였다.레이첼 양모가 친여동생 캐럴린이 버넌과 사귀는 것에 질투와 시기심을 품었던 것이다.친모 캐럴린은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버넌에게 편지를 띄우곤 하는데 우체국에서 근무하던 레이첼이 중간에서 낚아 챘던 것이다.참 야비하고 비열한 짓이다.버넌은 어찌어찌하다 그만 레이첼의 덫에 걸려 레이첼과 혼인을 하게 되고,여동생 딸인 셰리든을 입양하게 되었던 것이다.게다가 레이첼은 버넌과의 사이에서 정식으로 낳은 아들도 있지만 혼외정사에 의해 낳은 자식도 있었으니 그녀는 현대판 마리 앙투아네트가 아닐런지.

 

 인생이 강이라면 나는 닻줄이 모두 끈어진 배였다.낯익은 강변을 따라 크고 작은 급류와 폭포를 지나 새로운 강으로 휩쓸려 들어간 배.  - 본문

 

 한편 셰리든은 아일랜드계 소년 제리,계절노동자 대니,뮤지컬과 밴드에서 알게된 브랜던,유부남이면서 사악한 거짓말쟁이 크리스토퍼와 육체적 관계를 갖으면서 뜬구름 잡는 것과 같은 낭만과 허영을 꿈꾼다.그러다 이웃집 아저씨 니컬러스를 만나게 된다.나이를 떠나 마음으로는 서로 깊게 사랑을 나누게 될 것 같은 분위기이지만 어른스러운 니컬러스는 셰리든의 마음을 다독이면서 레브래스카를 떠난다.고교 100주년 기념행사 파티가 끝나고 자신을 강간한 경관을 돌로 죽이고 자신의 몸에 성장하는 태아를 낙태시켜야 했던 일 등 셰리든은 무풍지대와 같았다.이렇게 사춘기에 남자와의 관계를 알듯 모를듯 하다 다시 큰오빠와 올케의 잠자리가 궁금하여 염탐까지 하는 셰리든,설상가상으로 아버지마저 맹장이 터저 복부에 고름이 생기는 병으로 입원하게 된다.셰리든은 레이첼을 이모라고 생각하지만 사람다운 사람으로 인식하지 않는다.입양서류,친모의 일기장을 읽으면서 버넌 아버지를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사실과 이를 억지를 써서 뒤짚으려 안간 애를 썼던 레이첼 이모는 왜 자신에게 구박과 없신여김으로 일관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가장 잔인한 동물은 인간이란다.하지만 레이첼(셰리든의 이모)도 언젠가 자기가 지은 죄에 대한 벌을 받을 거야.세상에는 정의라는 게 있으니까. -P466

 

 

 친모 일기장에 쓰인 PC(Paradise Cove), 즉 낙원을 찾아 생전 아버지와 친모가 사귀었던 시절을 상념한다.이즈음 알게 된 목사 버넷과 눈이 맞아 사랑의 행각에 나서게 된다.바로 위 오빠 에스라는 셰리든을 못잡아 먹어 한이 된냥 늘 의심과 증오로 가득차 있는데,목사와 낙원에서 카섹스를 즐기던 셰리든은 그만 셀카에 찍히고 만다.에스라는 두 사람이 나누는 성관계 사진을 빌미로 삶의 구렁텅이로 빠뜨리려 했던 모양이다.이러한 사실이 아버지와 레이첼 이모에게 알려지면서 셰리든은 이실직고한다.또한 이를 기회로 자신이 누구의 딸이고 어떻게 입양되어 왔으며 지금까지 자신은 쿠퍼 가족으로서 어떠한 대우를 받고 성장하게 되었는가 등을 목에 힘을 주고 사실과 증거에 기초하여 토로한다.셰리든은 뉴욕 스튜디오에서 초대되어 마음 편하게 새 나래를 펴고 자유인으로 살아갈 것이다.한지붕 아래 물과 기름과 같이 엉키지 못하고 부유물과 같이 둥둥 떠다니던 조각배와 같았던 셰리든은 성장통 너머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분연히 박차고 일어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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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토니 모리슨 지음, 최인자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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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토니 모리슨의 《재즈》는 섬세하고 서정적이고 매혹적인 문장이라는 추천사이상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으리라 기대합니다.또한 이 글은 미국 사회의 주요 문제를 생생하게 담아냈기에 미국의 자화상을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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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 나츠코 사계 시리즈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지식여행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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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 많은 집안의 이야기를 그린 《사계 나츠코》는 범상함을 뛰어넘는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자식이 여럿 있다보면 성격과 기질이 제각각일 수 있다.다소곳한 자식이 있는가 하면 모난듯 튀면서도 개성이 넘치는 자식이 있기도 하다.또한 공부를 잘하는 자식이 있는가 하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자식도 있을 것이다.딸이 넷이나 되는 고미네(小峰)집안의 이야기는 어머니를 여의고 교사 출신이면서 은퇴하신 아버지를 두고 딸 넷이 고만고만하게 살아가고 있다.

 

 지한파로 잘 알려진 이츠크 히로유키 작가는 자신이 태어난 후쿠오카 치쿠고(筑後)지역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일본어로 사계는 각각 봄(하루),여름(나츠),가을(아키),겨울(후유)이라고 하는데 고미네씨는 센스있게 딸들의 이름을 계절별로 이름지었다.그중의 두 번째 딸이 나츠코(奈津子)로서 남자 호르몬이 제법 섞인 중성적인 기질이 다분하다.매사 생각과 감정이 이끄는데로 결정하는 스타일로서 일단 일을 저지르고 보자는 것이어서 주위 사람들이 당황과 조바심을 내곤 한다.

 

 후쿠오카 치쿠호 폐탄광 지역에 이동 천막 극단이 열리게 되면서 이야기는 물꼬를 트게 된다.극단에 가는 길에 주간지 카메라맨을 알게 된 나츠코는 누드 사진 모델이라는 말에 솔깃하여 후쿠오카에서 도쿄로 날아간다.한편 큰언니 하루코는 별스런 성격의 시어머니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하여 이혼을 강요당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바로 아래 여동생은 도쿄에서 대학을 다니는 학구파이면서 활발하고 개성이 강한 성격이다.그리고 막내 여동생 후유코는 병명이 확실치 않은 정신질환으로 입원중이다.나츠코는 사귀는 남자(다츠오)와는 물에 기름과 같은 관계이다.남자는 혼인을 강력 바라는데 나츠코는 마음이 콩밭에 있다.

 

 "인간이란 다 달라.저마다 자신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저마다 자신의 방식으로 죽으면 되는 거야".-P343

 

 누드 사진 모델을 빙자로 도쿄로 가는 도중 열차 안에서 만난 노시인과 카메라맨 나카가키 노보루 그리고 엔터테인먼트계에 몸담고 있는 테이의 이야기가 간막극과 같이 소소하게 전개된다.사람을 관찰하는 것이 취미이고 현역인 노시인이 들려 주는 인생담,약간 레즈비언끼가 있는 케이 그리고 카메라맨으로 바삐 움직이는 나카가와 노보루는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날을 무풍지대 삼아 즐긴다.나츠코는 어찌된 일인지 도쿄와 같은 큰물에서 놀아야 삶이 제대로 펼쳐질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다시 후쿠오카에 내려가 아버지,언니에게 사정을 얘기하고 연인 다츠오와는 관계 종지부를 선언하고 다시 도쿄로 상경한다.'오라는 데는 없어도 갈 곳은 많다'는 말이 나츠코에게 어울리는 말이다.그러나 나츠코는 젊음과 끼를 기반으로 여기 저기 직장을 알아보지만 퇴짜를 맞곤 한다.그러나 우연인지 필연인지 호텔 수영장에서 배우 모리 다카히토를 만난 것이 인연이 되어 영화 오디션을 보게 된 것이다.그에 앞서 케이가 머무는 집에서 찍었던 전라(全裸) 누드 사진이 주간지,스포츠지에서 호평을 받게 되면서 나츠코는 모델로 성장하는 기반이 된 것이다.

 

 나츠코는 이제 영화 오디션을 위해 미국행을 결심하고 회사에 사직계를 낸다.아버지,언니,여동생들과 작별을 고한다.몇 년 전 이츠키 히로유키 작가가 쓴 《청춘의 문, 총7권》도 청춘 남녀의 방황과 좌절,사랑 등을 그렸는데 이번 작품도 그러한 맥락에서 개인의 삶의 방식을 이해할 수가 있었다.주인공 나츠코는 분명 평범하지 않은 존재이다.생각과 감정이 이끄는데로,운명에 따라 파격의 길을 선택하는 여자이다.봄과 가을이 시작되는 5월에서 9월 사이 나츠코의 행방에 대해 잘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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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읽어 주는 신기한 이야기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지음, 박성준 외 옮김 / 레디셋고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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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어린시절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부분적,파편적이었다.어머니와 함께 객지에 나가서 잡화장사를 하셨기에 아버지,어머니에 함께 했던 시간은 방학,명절 그리고 애경사가 있을 때에만 잠시 만나고 또 다시 객지로 떠나셨던 것이다.그때는 몰랐는데 어른이 되고 보니 아버지,어머니가 전해 주는 이야기,살아가는 이유,방향 등을 전해 듣지 못한 점이 내내 아쉽고 공허한 마음이 가슴 속에 아직도 남아 있다.다정다감하지 않으신 부모님의 성격과 기질도 제게 전해준 유산인가 보다.그래서 자라나는 자식들에게 엄격한듯 자비로운듯 대해 주지 못하는 것이 천성인지 모르겠다.

 

 아내는 유아들을 가르치고 관리하는 직업에 있다.구연동화도 하고 많은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강연도 한다.폭이 넓으며 늘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구연동화를 연습할 때 신기에 가까울 정도로 몰입을 한다.취학전 유아에게  생생한 현장감과 캐릭터의 특징을 발휘하면서 옛이야기(창작,전래동화 등)를 들려 주게 되면 귀를 쫑긋,눈은 초롱빛으로 번져갈 것이다.아이들은 꿈을 먹고 자라는 생물이기에 신비스럽고 꿈이 담긴 이야기를 듣노라면 인성과 학습,자아형성의 밑바탕이 되리라 생각한다.

 

 사회적으로 남녀 평등이 실현되고 여성의 사회적 생활이 활발해지면서 아버지들도 자식들에게 유연하고 감성적인 이야기를 전해 준다든지 함께 놀아주면서 내면에 아버지의 존재감을 심어 주는 것이 인성 교육에도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아버지가 들려 주는 이야기가 흥미와 재미,상상의 나래를 타게 해주고 책을 가까이 하는 계기가 되어 꾸준한 독서로 이어진다면 아이에게 이보다 값진 삶의 선물은 없을 것이다.아빠(아버지)로서 아이에게 읽어 주는 신기한 이야기는 과연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아이가 신기한 이야기를 듣고 아빠와 나누는 소소한 질문과 대답형식도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정글 북》의 저자이면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러디어드 키플링 남긴 12가지 신기한 이야기 공역자이면서 아빠의 신분인 네 분이 직접 이야기를 번역.수록했다.글의 제목만 봐도 아이들에겐 눈빛이 초롱초롱해지면서 궁금증으로 가득찰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주로 동물과 물고기,곤충이 위주가 되고 문자와 관련한 이야기도 수록되어 자칫 흥미위주로 흐를 수도 있다. 생각과 사유의 힘이 약해질 수도 있기에 편지,알파벳과 같은 문자 이야기를 들려 주면서 인류 문명의 발달을 함께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어 줄 것이다.아이들은 인지력과 개념이 부족하기에 이야기를 들려줄 때에는 일사천리로 읽어주기보다는 질문거리와 호기심을 유발하여 아이들이 자유스럽게 말하고 대답하는 연습을 기르는 것도 학습효과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내가 만일 8,9살 시절로 돌아가 아빠가 내게 고래,낙타,코뿔소,표범,코끼리,캥거루,거북이,게,고양이,나비를 비롯하여 편지,알파벳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 준다면 (성격상)미주알 고주알 묻고 캐기를 반복했을 것이다.소위 알 때까지 파고 드는 성격이 강했던 모양이라 어린시절 모르면 사전찾기,잘아는 사람,즉 선생님,선배 등을 찾아가 묻고 알아내야 속이 시원했다.지금도 모르는 것이 있으면 사전,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려고 한다.내 마음 속에 유연하고 감성적인 아버지의 모습은 거의 없지만 세월이 흘러 아버지가 된 내가 자식에게 들려 주었던 이야기는 그리 많지 않다.마음은 이야기를 재미있고 유익하게 들려 주고 싶었지만 실천으로 옮기지 못한 자신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아이들은 인지력과 개념이 약하다.쉽고 재미있는 신기한 이야기들을 많이 접하면서 상상력을 기르고 사물에 대한 인지와 이해력을 넓혀 가다보면 세상에 대한 식견과 안목도 차츰 배양될 것이다.동시에 지극히 국한된 자신만의 울타리에서 타인과 사회,세상의 생태계,문명이 어떻게 시작되고 발전되어 갔는가에 대해서도 스스로 이해하고 변주해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아빠가 아이에게 어떠한 이야기를 들려줄까 고민하는 분들은 러디어드 키플링의 《아빠가 읽어 주는 신기한 이야기 Just So Stories》를 들려주기를 강추한다.아이는 꿈과 사랑을 먹고 성장하는 존재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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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때까지 월300 - 여유롭게 나이 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돈 관리법
조재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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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께서 생전 노환으로 고생하실 때 식구들로부터 약간의 무시를 당했다고 생각하셨는지 넋두리를 늘어 놓으셨다."너희들도 늙어봐라,젊은시절이 영원할 줄 아니?"라고 했다.내가 이십대 초반 이 말을 들었기에 크게 와닿지 않았다.그저 할머니께서 몸이 편찮으시고 역정이 나니까 '혼자 불평을 쏟아내시는구나'라고만 간주했던 것이다.그런데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은 학생시절이고 결혼하고부터는 파도와 물살이 거센 것처럼 시간과 세월은 하염없이 흘러만 가는가.아이가 생기고 양육,육아,교육비,생계를 위해 이리 저리 뛰다보니 빠르게 흐르던 시간의 감촉을 이제야 실감하게 된다.

 

 과학과 의학수준이 발달하여 질병이 있어도 수명을 연장하는 시대에 돌입하게 되었다.이것을 유병장수(有病長壽)의 시대라고도 한다.누구에게는 파라다이스가 될 수가 있고 누구에게는 창살없는 감옥일 수도 있다.예나 지금이나 돈이 있어야 몸과 마음이 풍족한 법이다.물질적인 여유가 뒷받침되어야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타자를 생각하고 여가를 누릴 수가 있는 법이다.요즘 세상에 굶주리고 헐벗은 사람이 있겠냐고 말하겠지만 의외로 많다는 것이 현실이다.그것은 부모로부터 물려 받은 가난과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의지와 성실성의 결여로 거지꼴이 된 사람도 꽤 많다.게다가 국가외환위기였던 IMF와 2008년 금융위기,신자유주의는 있는 사람은 한없이 잘살 수 있는 환경이 되었고 없는 사람은 수렁텅이로 빠지게 되는 사회구조에 있다.

 

 게다가 한국사회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안고 있다.예전처럼 부모가 자식에게 손을 벌릴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시대의 흐름과 고용환경 면에서 젊은층들을 적극 수용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3D업종은 거들떠 보지 않으려 하는 대신 체면과 돈이 되는 직업군으로 몰리는 것도 사회구조,사회 구성원의 의식문제라도 본다.또한 향후 10여 년이 지나면 한국전쟁 이후 태어난(1950∼1964년) 베이비 붐 세대가 사회에서 은퇴 및 노년을 맞이하는 시기이기에 노인복지 문제가 국가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물론 노인부양문제는 국가차원에서도 논의.실행하고 있는 중점사항이지만 젊은층과 노년층간에 위화감,대립감은 점점 더 커질 것이다.노인복지문제에 들어가는 재원을 젊은층의 수혈에 의해 매꿔 나가야 하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하는 일을 기계가 대신하고 기업의 유연화에 따라 구조조정이 상시 이루어지면서 은퇴시기는 몇 년이나 앞당겨졌다.회사원의 경우에는 50대만 되면 좌불안석일 것이다.언제 사직을 종용받을지 모르기 때문이다.인생에서 가장 전성기에 해당하는 나이대인데 직장에서 퇴출당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다든지 창업으로 승부수를 띄우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일 것이다.은퇴는 앞당겨지고 수명은 100세까지 예상하고 있는 마당에 죽을 때까지 돈걱정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부류는 과연 얼마나 될까.그리고 은퇴후 매달 얼마만큼의 생활비가 들어갈까.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최소 150만원 이상이 되어야 최소생활을 이어갈 수가 있지 않을까 한다.물론 매년 물가상승을 고려한다면 매월 생활비는 이보다 더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교사,군인과 같은 특수공무원 그리고 소위 사(士)자가 들어가는 직업군에 있는 사람들은 은퇴후 죽음에 이르기까지 돈이 쪼달리지는 않을 것이다.고생스러워도 사회초년기 직장선택을 신중하게 하지 못한 것이 후회막급이다.좀 힘들더라도 경기를 타지 않은 직업을 선택하지 못한 것도 내 불찰일 뿐이다.지금까지는 어떻게든 버텨 나왔지만 이제부터는 비탈진 산길을 오르는 일 밖에는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은퇴후 매월 통장에 300만원이 따박따박 들어온다면 생활비,품위유지비,사회활동비까지 가능할 것이다.은퇴후 돈걱정 없이 살아가려면 젊었을 때 '근검절약'하는 것이 최고의 대비일 것이다.매월 수입을 어떻게 쪼갤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겨야 하는데 월급쟁이의 경우에는 연금에 눈을 돌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금리가 떨어지면서 연금에 대한 매력도 떨어지는 마당에 과연 연금을 들어야 할까.조재길 저나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공적연금과 회사에서 준비하는 퇴직연금 그리고 민간보험회사에서 운영하는 연금보험에 포트폴리오식으로 준비해 놓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회사의 경우에는 입사하는 순간부터 연금보험 등이 적립이 될 것이고,민간보험사의 경우에는 나이가 적을수록 적립금과 (은퇴후)수령액이 많아지기에 이왕 들려고 마음 먹었으면 튼실한 생보사를 선택하여 가입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보험료 수수료 등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 인터넷 가입도 괜찮을 것이다.저자는 종래 연금가입 형식을 떠나 색다른 연금수령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주택을 담보로 역모기지론과 논.밭.과수원과 같은 농지(둘 모두 감정가에 의해)연금 수령이 있다고 한다.이것은 본인의 노후가 되어 있지 않고 자식에게 손 벌리기 어려울 때 소유하고 있는 주택과 농지를 담보로 죽을 때까지 연금을 수령하는 것이다.수령방법은 종신형,확정기간형,상속형이 있는데 대부분은 종신형이 좋을 것이고,죽음이 가까워졌다고 판단되면 확정형으로 받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은퇴를 하고 노후를 이어나가려 해도 복병이 깔려 있다.창업,금융사기,중대질병,황혼이혼,성인자녀가 바로 돈줄이다.한국이 복지국가로 거듭나지 않는다면 돈없는 서민들은 노후가 근심 덩어리로 바뀌면서 삶의 질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것이다.은퇴를 하여 적은 월급이나마 꾸준하게 일할 수 있는 곳을 찾든다든지,퇴직시 받은 퇴직금을 연금화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연금보험료는 최소 10년을 부어야 한다.예전에는 일시납,연납방법이 있었는데 현재는 어떻게 시행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또한 수명이 늘어나는 고령화 사회이다 보니 연금수령 시기도 만 65세부터 적용되고 있다.종신형으로 연금을 받다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경우 (자연)사망보험금이 나오는데 우체국 연금의 경우 사망보험금이 꽤 높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그리고 연금가입 여부가 직업에 따라 정해지는데 성직자의 경우에는 가입불가이다.시간이 자신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 은퇴,노후도 그리 멀지 않았다.노후 준비는 빠를수록 좋다.돈걱정 없이 매달 300만원이 아니라 그 이상의 돈이 들어오려면 지금부터 즉각 연금으로 살아갈 궁리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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