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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와서 미안해, 라오스
정의한 지음 / 책만드는집 / 2011년 6월
평점 :
죽기 전에 가봐야 할 나라로 1위에 꼽힌 라오스는 시장경제와 산업화의 물결에는 아직은 요원하게 보인다.사회주의 국가체제를 고수하고 있으며 GDP는 낮은 국가이지만 느리게 흘러가고 국민들 또한 자본주의 체제에 편승하지 못한 이미지를 띠고 있다.다만 이들이 갖고 있는 역사와 문화 유적등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보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 번쯤 발길을 돌려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중국,태국,미얀마,베트남,캄보디아를 인국으로 하고 있으며 사계절 거의가 우기이며 메콩강을 끼고 그들의 기본적인 삶과 산업 경제의 틀을 이어가고 있는거 같다.핵우산과 같은 모양의 라오스는 사면이 내륙이고 프랑스의 식민지 영향을 받은 탓인지 프랑스풍의 건물이 군데 군데 눈에 띈다.또한 소승불교국이어서 사원과 라마승들이 거리를 누비고 탁발을 하며 고요한 아침에 맑은 정신으로 수양을 해 가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오지만 골라서 여행을 떠나는 작가와 함께 라오스로 들어가 봤다.아직 한국에서는 라오스까지(수도 비엔티안)의 직항로는 개설이 안되어 베트남 하노이까지 간다음 다시 비엔티안행을 갈아 타야 될거 같다.남부 참빠삭부터 북부 므앙씽까지 두 발로 걷기도 하고 차로 이동하기도 하면서 눈에 들어오는 라오스의 인상은 순박한 인심과 덜 개발된 농경사회의 모습을 보여준다.비포장 도로가 뱀의 형상마냥 길게 늘어지기도 하며 때론 위험한 밀림 속의 폭포를 만용이라는 혈기로 다가서려던 작가는 라오스만의 참맛과 여행의 묘미를 체득하고 독자에게 실감나게 보여주는거 같다.
수도 비엔티안과 루앙 프라방 같은 도시들도 우리가 느끼는 거대하며 소음과 인구밀도 높은 이미지가 아니다.잔잔한 숲 속의 궁전과 같으며 자동차 보다는 두 발로 흙을 밟으며 사람 냄새와 자연의 향기를 맡으며 사람과 자연이 일체가 됨을 무언으로 가르쳐 주는거 같다.덜 개발되고 그다지 각박하지 않은 라오스 사람들의 숨결과 자연이 주는 평화스러운 모습은 조물주가 우주를 만들어준 태초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거 같다.삶이 힘들어 지치고 심신을 위로하고 싶을때 라오스와 같은 곳으로 미련없이 떠나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아침에 맞이하는 계단산의 안개와 구름,
점심나절에 쏟아지는 비바람,
저녁 뒷길의 주황빛 평화,
밤의 청량한 별빛들......,
나한은 라오스의 스펙트럼이다,아주 빛나는,
나는 나한을 사랑한다. P118 인용
산업개발로 산하와 대지가 오염되고 생태계 파괴로 인간과 동식물이 삶의 본향을 잃어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라오스와 같은 태초의 모습과 문화유적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라면 의지와 열정으로 새로운 삶의 보금자리를 틀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티벳에서 발원하여 남서양으로 흘러 가는 메콩강의 물줄기를 그들은 '어머니의 젖줄'로 여기고 그들만의 삶을 일궈나가고 있으리라.라오스와 같은 나라에 가서 살아라고 한다면 편한 세상에 익숙해서 당장은 불편한 생활이 이어지겠지만 살다 보면 그곳의 풍물과 인습에 적응하여 살아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