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심장이 말하는 대로 - 실패할 자유, 자유로울 권리를 위해 고분분투하는 청춘 이야기
박근영 지음 / 나무수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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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격화된 사회제도와 틀 안에서 살다보면 해야 할 일보다는 해서는 안될 금지사항이 너무 많다.특히 한국사회는 유교적이고 가부장적인 요소와 정신이 너무 많아 아직도 케쥬얼하고 자유스러운 분위기를 갖추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예를 들어 술은 어른한테 배워야 하고 어른 앞에서는 고개를 돌려 조심스럽게 술을 마셔야 하며 가족과 함께 식사할 때엔 최고 어른이 수저를 들기 전에 먼저 숟가락을 집어서는 안된다 등등 정신적으로 규제를 하는 것이 참 많다.사회는 말할 나위도 없다.다만 예전보다는 제도와 규율이 나아지고 있지만 오랜 세월 정신적 지주로 내려온 전통예절 작법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거 같다.

20대 젊은 청춘이라면 사랑과 일,자유,낭만,예술 등 보고 만지고 느끼며 힘차고 자유스럽게 날개를 펼치고 바람이 불어오고 자신이 발닿는 대로 무한정 의지와 열정을 불사르고도 부족한 시기일 것이다.사회 제도권 안에서 안정된 경제생활과 올바른 가정과 자식들 훈육으로 정석을 살아가는 것이 흠은 아니지만 때론 자신의 숨겨진 끼를 발견하고 일탈된 삶을 누려 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인생은 그리 길지 않기에 하고 싶고 할 수있을 때 마음껏 도전해 보면서 꿈과 희망을 이루어 가는 것이 자신의 참된 정체를 발견할 수가 있고 그 정체성이 하나 둘 모여 거대한 사회 조직을 이끌어 갈 수가 있기에 긍정적이고 진취적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살이는 정해진 룰 즉,제도의 틀과 간섭에 얽매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여행,사랑,일을 실패와 좌절을 달게 받으면서 내딛는 삶의 과정은 나름대로 의미와 가치가 있다. 고생과 도전없는 온실 속의 화초와 같은 삶은 쉽게 유혹되고 부러지기 쉬우며 단단한 생활을 할 수가 없다.적당한 공기,바람,물,햇빛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우주에 단 하나 밖에 없는 자신을 광활한 대지 위에 주체가 되어 즐겁고 풍요로우며 행복한 삶을 위해 피끓는 청춘의 시기를 뚜렷하고 야무진 개성을 찾아 살아가는 것이 먼훗날 후회없는 삶이 될지도 모른다.

다양한 분야,다양한 개성을 갖고 있는 칼럼니스트들이 모여 만든 청춘 이야기는 소소한 일상 속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과 창의력,이웃에 대한 따뜻한 배려와 겸양지덕,진정으로 함께 살아가는 것 등이 무엇인지를 새록새록 알려주고 있기에 가슴에 와닿는 내용들이 많다.특히 '슬픔도 고이면 단단해진다'는 말이 인상적이다.아버지를 잃고 편모 슬하에서 자란 시인의 청소년기는 밝고 힘찬 미래보다는 당장 먹고 살기 위한 생계의 몸부림이고 학교를 다 마치지 못한 배움에 대한 한(恨)이 시로 모든 것을 표출하고 향학의 꿈을 결국 이루어가는 도정이 감동스럽게 다가온다.모든 것을 다 지원해 주고도 여유가 넘치는 가정의 자식들은 부족한 것을 모르기에 슬픔과 좌절,갈망,응어리들과는 거리가 있을 것이다.

흔히 한국은 사(士)자 직업을 선호하지만 그 범주에 들어간다 해도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그 직업세계도 인간과 인간이 먹이 사슬로 경쟁이 심하다 보니 소수만 살아 남고 다수는 만족하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그에 비하면 자신의 창의력과 개성을 살려 제도권과 틀을 벗어나 진정한 자유인으로 떳떳하고 당당한 1인 사업가 내지 프리랜서로 살아갈 수만 있다면 비록 청춘은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도 없고 '보기 좋은 떡'이 반드시 맛까지 좋지는 않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하나 밖에 없는 자신의 고유한 색깔과 삶을 주체적으로 고통을 삶의 원형으로 삼아 진취적으로 살아간다면 사회 구성원들의 색깔과 개성들이 오색찬란하게 빛이 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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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에서는 인생이 아름다워진다 - 문화여행자 박종호의 오스트리아 빈 예술견문록
박종호 지음 / 김영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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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배부르고 풍요로워지며 삶이 저절로 아름다워진다면 어딘들 가지 않을까 한다.그만큼 세계에는 역사적으로 문화 유산과 정신적 문명이 후세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많은 영감과 삶의 충전을 해주기 때문일 것이다.특히 음악과 미술,건축,철학 등으로 명성을 발휘하고 있는 오스트리아 빈은 글의 한 컷의 사진과 글의 전개만 보고 읽노라면 마음이 가라앉고 불현듯 보따리 싸고 며칠이고 떠나 그곳의 바람과 공기,땅과 자연,사람들의 숨결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영세중립국 오스트리아는 작은 나라이지만 동서유럽의 중간지에 있어서인지 남성적인 느낌과 여성적인 느낌이 혼재해 있다는 생각도 든다.

저자는 정신과 의사이지만 오페라와 예술 전반에 걸쳐 폭넓은 경험과 활동을 보여 주고 있는데 이 글은 오스트리아 19세기 말을 중심으로 활약했던 음악,미술,문학,오페라,공예,연극,철학,건축,심리학의 거장들의 삶과 당대의 시대적 상황,소소한 일상들이 어우러져 고요하면서도 사색에 잠기게 하며 누군가와 고즈넉하고 클래식한 카페에 앉아 당대 살았던 인물들과 무언의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합스부르크 왕조의 유물과 정신적 유산이 녹녹하게 남아 있는 오스트리아 빈은 모차르트,베토벤,슈베르트,하이든 등 음악가를 비롯하여 수많은 위인들이 빈을 대표하고 세계적 명성을 떨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름도 낯선 지명이지만 열 군데를 여행하고 그곳에 얽힌 역사와 문화,전통,고전과 현대의 조화를 잘 보여 주고 있다.벨베데레,제체시온,오페라,알베르티나,무지크레라인,박물관,막(MAX),시청 광장,하일리겐슈타트,휸데르트바서를 인물위주로 당대 인물이 활약상과 남긴 정신적 유산,비엔나만의 예술적인 건축 양식과 카페의 기능,실천적인 생태주의와 예술 관계 등이 잘 나타나 있다.빈은 음악과 미술,건축과 철학,문학과 심리학이 공존하고 해당분야의 인물과 인물들이 자주 만나고 소통하며 '빈'만의 예술이라는 커다란 정신적 덩어리를 만들어 갔다고 생각한다.

전통과 예술을 중시하고 보존하고 있는 빈은 모든 것이 매력 덩어리로 다가온다.합스부르크 왕조의 유산을 잘 보존하고 있는 빈에는 모든 분야가 하나의 유기체로 끈끈하게 얽혀져 있다.외양은 현대적이지만 빈 시민의 마음 속에는 역사의 전통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빈은 작고 조용하지만 위대한 문화적 유산을 간직하고 보존해 나가려는 분위기에 압도되는거 같다.빈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장중하고도 웅혼의 기상이 넘치는 빈으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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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건 사라지지 않아요 - 당신이 잊고 지낸 소중한 것들에 관한 이야기
김원 글.사진.그림 / 링거스그룹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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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의 편집 디자이너로 7년간 재직하면서 자신의 삶에 회의를 느끼고 화가의 꿈을 펼쳐 보고저 파리로 유학을 떠난 저자의 삶은 약간의 방랑기가 있었던거 같다.유부남으로 처자식까지 있었던 그가 늦깍이에 유학의 용단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부인의 넓은 이해심과 사랑,배려가 있었던거 같다.내가 만일 그런 상황이었다면 그리 할 수가 있었을지 자문자답해 보지만 경제적 여건과 주위의 시선 때문에 마음만 굴뚝같고 실행으로는 옮기지 못했을거 같다.다만 남들이 감히 할 수 없는 용단,신념이 부러웠고 귀국해서는 <PAPER>발행인으로 15년간의 직장 경험과 삶에서 묻어 나오는 삶의 소중한 것들을 들려 주고 있다.글과 그림,사진으로 어우러진 이 글은 삶의 단상이고 편안하게 다가오는 한 폭의 수채화같다.읽으면서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점과 이기심과 속물근성으로 점철된 것들을 되돌아 보고,은근하지만 강렬하게 다가오는 메시지들이 인상적이다.

꿈과 희망,일과 사랑 사이에서 인간은 생명이 존재하는 한 늘 생각하고 수정하며 움직이고 부딪히는 과정에서 희노애락을 생각하고 느끼며 살아가는 존재일 것이다.짙은 갈색의 나무 허리에 살아 꿈틀거리는 어린 새싹의 청초한 삶의 경이부터 다종다양한 풍경,사람과 사물간의 적당하고도 은밀한 관계,인간이 만들어 놓은 유구한 역사 유적,자연의 섭리에 따라 변화해 가는 사계의 평화롭고도 순응하는 모습 등이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과 생태계 파괴,환경 오염,기후 변화의 문제와 견주어 보면 자연은 위대함를 넘어 경이롭다는 생각마저 든다.

무엇이 좋은 건지는 각자의 생각과 감정,판단에 달려 있겠지만 아무래도 이해타산적이고 치열한 생존 경쟁의 장의 연출하는 모습보다는 꿈과 희망을 잃지 않으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의지와 열정,인내로 해나가는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이고 작가가 보여주고 있는 음악이 흐르는 사진 속의 평화롭고도 아름다우며 맑은 영혼을 간직해 줄 자연의 쉬지 않고 흘러가는 도도한 영상들이리라.그곳에는 태초의 사람이 태어났고 성장하며 인류 문화를 성장시킨 근원이 살아 숨쉬고 있다.인간은 위대한 자연을 훼손시킬 권리가 없다고 본다.너무 이기적이고 편하게 살려는 본성이 사라지지 않은 한 사진 속의 자연은 언젠가는 훼손되어 가고 남는 것은 인간에게 주어지는 재앙 뿐이고 멸망의 단초가 될 수가 있다고 본다.그 생각을 하니 참 안타깝다는 생각밖에 없다.

한 명의 친구도 소중하고 정다우며 고맙고 사랑스러우며 삶의 동반자와 같은 든든한 존재일 것이다.나아가 말은 없지만 늘 인간에게 그늘이 되어 주기도 하고 산소와 같은 맑은 공기를 선사해 주며 인류가 살아감에 꼭 필요한 '의식주'문제까지 해결해 주는 자연 앞에 인간은 더욱 겸허해지고 겸손하며 나보다는 주위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따뜻한 인성을 함양해야 할것이다.그때 그때 생각나고 느낀 일상을 친한 친구에게 보내는 사연의 실타래들이 작가의 인생 경험이 짙게 배어 나온다.바쁘게 치닫는 삶 속에서 잠시라도 숨을 고르고 몸을 추스려보는 시간이 된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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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다 쓴다 남긴다 - 여행 작가의 모든 것
루이스 퍼윈 조벨, 재클린 하먼 버틀러 지음, 김혜영 옮김 / 푸른숲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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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근래 출간되는 도서 중에 여행에세이가 참으로 많다.생계형 여행에세이부터 전문여행에세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또한 어떤 작가에 의해 쓰였는지에 따라 여행지에서의 여정과 느낌,전달하려는 주제,여행지의 역사와 문화,풍속까지 함축되어 있어 독자의 궁금증을 해소해 줄뿐만 아니라 여행의 묘미를 잘 살려 주고 있어 읽으면서 간접체험도 되고 향후 여행을 떠나기 위한 예비지식 및 여행지에 대한 선망과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다만 상업성을 띠고 무분별하게 알맹이 없는 천편일률적인 내용과 독자가 알지 않아도 될 사항까지 서술하고 있음도 발견하게 되는데 이는 아마와 프로의 차이라고 생각이 든다.

한국 밖으로 많이 다녀보지를 않았지만 늘 마음 속에는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적당한 시간과 경비로 모든 것을 잊고 여행지에 몸을 담그고 싶을 때가 많다.여행이라는 것이 신세 편한 짓이라고 빈정거리는 사람도 있을테지만 일의 활력과 자신의 정체성과 창의력을 위해서라면 여행을 떠나기 전에 단단히 여행 준비물,예비지식,무엇을 얻을 것인가,여행지에서의 유의사항,숙박과 교통,날씨,가지고 갈 짐,여정에 따른 여행지 기록하기,여행후 여행지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만지고 맛본 모든 것을 글로 남겨오래도록 기억과 추억으로 유지하는 것도 좋으리라.

예비 여행작가를 위해 쓰여진 이 도서는 32년간 여행서 바이블로 자리 잡고 있으며 글의 제목마냥 떠나기 전,여행지에서 견문,쓰고 다듬기의 남기는 일련의 과정을 꼼꼼하고 정교하며 친절하게 예시를 보여 주고 있다.내가 여행 작가는 아니지만 읽어가면서 느낀 점은 여행에세이가 그다지 쉬운 작업이 아니라는 점이다.수첩,미니 녹음기,디카등 여행지에서의 필수휴대품과 혼자서 모든 여정을 말끔히 소화해 내야 하며 치안이 덜 발달되고 생활수준이 낮은 개도국의 경우에는 심적인 부담을 감수하면서 여행작가로서의 프로정신이 단단히 무장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외국 여행지에선 대부분 외국 여행자에게 호의적이고 친절하게 대해 주지만 일부 내전과 적성국가에선 스파이등으로 몰릴 수가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와 경계가 필요할 듯하다.

여행 작가로 활동하는 부류는 신문과 잡지의 여행 섹션 편집장과 기자들,칼럼니스트,프리랜스 작가들뿐 아니라 광고업계 종사자,라디오와 텔레비젼 작가,예술 비평가,요리책 편집자,여행 소식지 발행인,여행 서적.시청각 자료.여행 관련 영상물 제작자 등이 포함된다.성공하는 여행 작가가 되려면 무엇보다도 편집자의 요구나 독자가 예상하는 수준보다 더 완성도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인데 이를 '플러스 밸류'라고 칭한다.즉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보편성,현재 사회적 이슈와의 관련성,경험에 깊이를 더해주는 배경지식,확신에서 오는 탄탄한 논리,신뢰를 무너뜨리지 않는 광범위한 조사,유기적으로 잘 배치된 정보,문장력등을 들 수가 있다.

아무리 철저한 여행준비를 하고 외국에 발을 내딛게 되어도 무엇을 어떻게 전개해 나갈지 여행 초심자들은 당황스럽고 지레 겁을 먹을 수도 있다.여행지에 대한 역사,문화,국민성,풍습,트렌드 등을 숙지한다든지 파일로 보관한 다음 여행후 여행지에서 보고 듣고 취재하며 녹음한 내용을 크로스체크하면서 커다란 줄기와 가지를 나뉘어 여행에세이를 자신만의 노하우를 살려 전개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또한 독자는 무엇을 원하고 알려고 하는지를 밋밋한 서술형 보다는 톡톡 튀는 변화의 기운과 생동감 넘치는 여행지의 이모 저모를 요리하듯 정교하게 짜맞추어 가는 전략적 기교도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현대는 여가와 창조의 시대라고 한다.소득수준이 높아지고 개인의 질적 문화생활이 제고되고 여행은 창조적인 문명의 원천인 만큼 여행 글쓰기로서 발전해 나가려면 여행회수와 비례하여 쓰는 연습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독자를 겨냥하여(1명의 독자부터 시작) 쓰는 글이라면 최대한의 자료와 기록물을 서사적이고 서정적이며 생동감 넘치게(사진 편집을 이용) 직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출판을 하기 전에 예비여행 작가로서 여러 군데 출판 편집자에게 자신의 글을 전달하고 평가받는 절차가 남아 있으리라.쉽게 되는 일은 없듯 수없이 편집자 문을 두드려야 할것이다.편집자의 눈에 띄고 자신의 글이 수용이 된다면 더 높고 더 넓은 곳을 향하여 여행 작가로 나래를 펼쳐 가는데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이다.

여행은 여가의 한 방법으로서 생활의 연장선이다.다만 놀고 먹기 위한 자신만의 만족을 누리는 여행이 아닌 남의 생활에 풍요와 만족을 안겨줄 멋진 여행서는 고단한 인생만큼 절차탁마의 과정이 필요하리라 생각이 든다.한 편의 멋진 여행서가 독자들의 심금을 울리고 단조롭고 쓸쓸하며 무미건조한 일상을 탈출하여 미지의 세계를 향해 달려 가리라 생각을 해본다.

* 한국 간행물 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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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을 훔치다
몽우 조셉킴(Joseph Kim) 지음 / 미다스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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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에 대한 평가는 살아있을 때는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는가 보다.특히 한국 현대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화가들의 삶은 기구하고 평탄하지 않았고 화가에 대한 인식이 그다지 높지 않았던 사회적 분위기와 국가가 그들에 대한 예우나 배려가 특히 손을 놓고 있었지 않았나 싶다.누구나 잘 아는 이중섭과 박수근 화백의 삶은 곤궁 그 자체였다.두 분의 공통점 역시 인생의 한창때 요절한 화백이고 그들이 남긴 작품들은 생전에는 빛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사후 그들을 아끼고 제대로 평가를 내리려 했던 전문 예술인과 문인들에 의해 올바른 평가가 이루어지고 경매가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흔히 소그림으로 잘 알려진 이중섭화백의 일생은 참으로 기구하기 짝이 없다.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일본에서 유학(文化學園)을 하고 일본인 마사코와 결혼을 하여 한국에서 가족의 정을 느끼며 살았지만 아내와 두 자식의 앞날을 위해 처자식을 일본으로 보내고 이중섭화백은 경제적으로 가난한 삶이었지만 그림에 대한 의지와 열정은 식을 줄을 몰랐다.그가 주로 소를 소재로 하여 그린 그림에는 일제강점기 민족의 혼과 자주 의식등이 잘 서려 있고 기법은 야수성과 표현주의 감성이 오롯이 드러나 있다.또한 아내 마사코를 그린 '소와 여인'에선 학을 좋아하는 일본인의 심성을 상징이라도 하듯 한 여인의 품에 안긴 하얀 학이 선명하게 다가온다.

그는 자신이 그린 그림이 잘 팔리지 않고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호탕하고 자상한 성격이 음울함으로 변하며 술로 연명을 하는등 그의 몸은 망가질대로 망가지면서 병원을 수도 없이 오가게 되고 결국 40대 초반에 영양실조와 간암으로 아무도 없는 병상에서 홀로 쓸쓸히 세상을 떠나게 된다.그는 화장(火葬)을 하여 유분은 하늘과 바다로 흩뿌려지고 대한의 독립과 아내를 비롯한 자식,부모 형제와 단란하게 살아갈 수 없었던 점을 가장 가슴 아프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는 평북 출신으로 민족의 독립을 상징하는 오산학교를 나왔으며 구상 시인,백석 시인의 교유와 영향을 많이 받았다.그의 그림 속에는 특히 백석의 시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그가 주로 그린 소그림은 그림의 구조가 다이아몬드꼴임을 발견하게 된다.특히 흰소의 꼬리는 뭉툭하고 힘찬 기상이 추사 김정희서체와 비슷하다고 한다.그가 한국 전쟁중 피란지로 제주 서귀포에서 부인 마사코,아들 둘과 11개월 살면서 추사 김정희의 흔적을 쫒고 흠모하지 않았나 싶다.

민족정서에 어울리는 소의 형상과 기백,가족과 떨어져 살아가야 하는 그의 심경이 그림에 잘 나타나 있으며 그의 초창기 그림의 구도는 고려,조선의 도자기에서 아이디어를 구했으며 일제강점기로 접어들면서는 민족의 상징인 우직한 소그림과 가족과 헤어져 살아야만 하는 슬픈 현실과 애타는 심정을 그림으로나마 애달프게 형상화하고 있다.

그가 그린 그림의 색상은 붉은색과 검정색,흰색등의 단색을 사용하고 선의 굵기등은 두껍고 힘찬데 유럽의 마티스,피카소,고흐등의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다.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중섭과 고흐가 죽기 직전 그린 그림이 각각 <달과 까마귀>와 <밀밭 위의 까마귀>인데 파란색과 노란색이 공교하게 일치하고 까마귀에 대한 정서가 길흉조와 길조이지만 자신들의 죽음을 예견한 것은 아닌가 추측해 본다.

이중섭이 만일 21세기 현대사회에 살고 있는 인물이라면 그가 그린 그림이 수많은 불로거 및 매체를 타고 그가 그린 그림이 '날개 돋힌 듯'이 팔려 나갔을 것이고 암울하고 기구한 삶과 가족과의 생이별을 겪지 않고 행복한 가정과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지 않았을까 가정해 본다.민족의 정서를 잘 대변하고 야수성과 표현주의의 심정을 살아있는 기백으로 예술가의 영혼을 순수함과 진정성으로 잘 보여주고 있는 이중섭의 내면의 세계와 불후의 작품들이 오래도록 그림 애호가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기대해 본다.


* 한국 간행물 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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