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나를 본다 오늘의 세계 시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지음, 이경수 옮김 / 들녘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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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노벨문학상은 스웨덴의 말똥가리 시인으로 불리는 트란스트뢰메르시가 수상했다.그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많지 않지만 심리상담사와 활동하면서 50여년간 시를 써오고 있는데 겨우 200여편이라고 한다.시류에 영합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페이스를 찾아가며 말똥가리마냥 세상을 높은 곳에서 신비주의적 차원에서 바라보되 자연세계의 혼탁한 시류들에 날카로운 초점을 맞추고 있는 탓인지 역사의 뒤안길과 관련된 시들이 많이 나온다.이는 시인의 눈에는 조그마한 사물의 웃음과 울음소리부터 격동의 시기를 관조하고 비평하는 안목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트란스트뢰메르는 북극의 얼음이 해빙되는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합류점에 독자들을 끌어 들여 화해와 포용의 기운을 내비춘다.그러한 면에서<1966년의 눈 녹음>은 인상 깊게 다가오는 시이다.

곤두박이로 곤두박이로 흘러내리는 물길,포효소리.오래된 최면술.
강물이 자동차 공동묘지를 늪으로 만들고,
가면 뒤에서 번쩍인다.
나는 다리 난간을 꽉 움겨잡는다.
다리,죽음을 지나 항해하는 거대한 강철 새.

이 도서에 수록된 62편의 시와 원문(영어판)은 트란스트뢰메르의 시세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 그저 읽고 지나갈 의미없는 시읽기가 될거 같다.나 자신도 그의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 시를 여러 번 읽고 음미해야만 그의 시세계와 주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거 같다.끝이 보이지 않은 심연에서 영원한 침묵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보편적인 우주형성이 시의 기류를 이루고 있고 과거와 현재,예술과 인생의 빛나는 시의 깊은 맛은 결국 인류가 저지른 이분법적 대립구조를 화해와 조화의 길로 끌어 들이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북극해를 바라보는 스웨덴 베링 해협을 바라보며 트란스트뢰메르는 멋진 시상과 각고의 시작(詩作)을 게을리 하지 않았을 것이다.또 다른 시 세계를 만나고 음미해 볼 수가 있어서 뭉개지고 무덤덤해진 심상과 감수성을 일깨워준 계기가 된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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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단 하루가 남아있다면 - 삶의 끝에서 마주한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
김인선 지음 / 서울문화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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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가족화가 진행되고 부모와 자식간의 애틋한 사랑과 감정이 예전같지만은 않다.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다들 먹고 살기 위해 힘겹게 살아가고 곁에서 말벗이 되고 돌보아 주어야 할 노인들의 거처가 불안스럽기만 하다.경제적으로 넉넉하고 가족간에 유대관계가 깊은 집안은 그럴리가 없겠지만 경제적으로 부양능력이 없다든지 부모를 모시지 않으려는 자식들에 의해 힘없고 병든 노부모들은 요양원 등으로 내몰리는 상황이다.모든게 돈으로 해결하려다 보니 요양원 역시 병이 든 노부모를 일정기간 경제적 지원을 해주어야 하겠지만 그것도 할 수가 없다면 말 그대로 '독거노인'의 참담한 여생을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내게 단 하루가 남아있다면 나는 과연 무슨 생각을 할까? 지나온 시절을 회고하고 남은 가족에겐 미안함과 고마움,얼마간 갖고 있는 유무형의 재산을 정리하고 모든 것을 비울 수가 있을지를 내내 생각케 했다.'삶과 죽음은 하나'라고들 하지만 죽음 역시 치열하게 살아가려는 본능 못지 않게 죽음에 대해서도 부단히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지금의 나이에서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이 부질없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오는 것은 순서가 있어도 가는 것은 순서가 없다'고 하지 않는가.돈과 명예,권력 모두가 살아있을 때 소중하고 행복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다만 죽음 앞에선 모든 것이 허무하고 덧없는 안개와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내가 질병에 걸려 사경을 해매고 있을때 마지막을 외롭지 않고 편안하게 눈을 감을 수 있게 곁에서 말벗이 되어 주고 지나온 삶을 하나 하나 정리하고 후회없는 죽음이 되도록 지켜주는 이가 있다면 쓸쓸한 죽음보다는 몇 갑절 낫지 않을까 한다.

간병인,간호사와는 달리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고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가 되도록 소외당하고 무관심으로 죽음의 막바지에 처해 있을 외로운 영혼의 소유자들을 몸과 마음을 다해 보살피고 그들의 얘기를 들어줄 '호스피스'는 사랑과 자애,동정과 연민,환자와 내가 일체가 되는 따뜻한 자비심,인내와 초탈의 경지 등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저자는 파독 간호사로서 독일에서 간호 업무로 수많은 세월을 살아오고 은퇴를 하면서 이제는 병들고 외롭고 쓸쓸한 죽음 앞에 이른 독일에 남겨진 파독 광부,간호사들의 황혼의 모습을 직접 찾아 다니면서 '생의 마지막'을 앞두고 있는 이들의 얘기를 경청하고 보듬어 외롭지 않게 삶을 마감하도록 멘토로서의 열과 성을 잔잔하면서도 때론 가슴 뭉클한 사연 앞에 '나도 저러한 신세가 된다면'어떻까 라는 생각에 가슴이 미어질 때도 있었다.

지극히 나약한 인간이기에 죽음을 바라보는 시각은 회한과 후회로 점쳐질 수도 있을 것이다.지금을 충실하게 살고 '나'를 버리고 '남'을 배려하고 살아가는 착한 삶을 살아가도 죽음 앞에선 채워지지 않는 뭔가가 있기에 마음 속엔 구차하게 삶을 연장하고저 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저자가 담담하게 전해주는 메시지는 집착을 버리고 신앙의 힘으로 이겨 내고 가족과 함께 하는 아름다운 마무리가 되고 초연한 죽음을 맞이하고 마지막까지 손아 잡아주는 사람들 앞에서 삶과 죽음은 하나가 되고 영혼은 새롭게 태어나리라 믿는다.

해가 동에서 뜨고 서로 지듯 해가 지는 인생의 황혼 길에선 모든 이들이 행복하고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지 못한다.치매보다 더 무서운 무관심과 버림에 처해져 있는 안타까운 사연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주위에는 참으로 많다.힘없고 불쌍한 그들에게 위로와 용기,경청과 배려,보살핌이 저자와 같은 마음 넓고 인내심 가득한 호스피스로 인하여 외롭지 않고 편안하게 '안심입명'을 할 수가 있으리라 생각한다.누구든지 한 번은 겪어야 할 죽음을 '강 건너 불 구경'이 아닌 내 일이라 생각한다면 지금의 삶이 무엇보다 소중하게 겸허한 자세로 바뀌고 아옹다옹 아귀다툼하지 않는 삶을 이어나가리라 생각된다.

* 한국 간행물 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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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 마리 개미
장영권 옮김, 주잉춘 그림, 저우쭝웨이 글 / 펜타그램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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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낱 미물일지라도 누군가에 의해 관심과 애정을 갖는다면 외면당하고 무관심으로 대했던 것이 새롭게 보여주고 생명력과 관심을 불러 일으키리라 생각한다.주위에는 인간에게 유해한 미물도 있겠지만 무해한 미물도 있다.우주의 대자연안에 제각각 고유의 특성의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들이기에 생각해 보면 인간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본다.세상에 태어나 먹고 생식하고 사멸해 가는 과정 자체가 하등동물이든 고등동물이든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으로 선정된 이 도서는 목차도 없이 초지일관 넓고 하얀 여백에 개미의 일상과 삶의 방식을 의인화하여 보여주고 있다.개미들도 사람이나 적들에 의해 공격을 당할 때엔 살려고 몸부림을 치고 배가 고프면 먹기 위해 먹이를 구하고 햇살이 따가운 여름 날엔 시원한 그늘을 찾을 것이며 강추위가 닥쳐 오면 따스한 보금자리를 찾아 몸을 움직이리라 생각한다.어릴적 읽었던 '개미와 베짱이'의 우화를 통해 익히 알고 있지만 개미는 성실하고 부지런한 존재의 대명사이다.흔히 사용되는 눈꼽만큼보다 더 작은 개미가 주잉춘작가에 의해 각색이 되고 새롭게 관심을 불러 일으킬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아무리 알아 주지 않은 대로에서의 외로운 이동,망망대해 나뭇잎 위에 떠다니는 모습,먹잇감을 찾기 위해 집체이동하는 모습 등을 떠올리다 보면 개미도 삶을 이어나가기 위해 본능적으로 몸을 움직이고 때론 치열하게 먹잇감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리라.이러한 모습을 인간과 비교하면 커다란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대도시의 이른 아침 관공서,전철역은 인산인해이다.오늘 하루를 버텨나가고 삶을 이어가기 위한 생존의 장이 문득 개미의 이동과 연결되어 오버랩된다.

그리고 추운 겨울이 다가오면 개미와 그 동료들은 외부 환경에 의해 더 이상 삶을 이어가지 못하고 태반이 생을 마감한다.개미는 죽음 앞에서 자연은 가장 공평하다 것을 깨달았을지도 모른다.생명을 거둬 가는 자연의 힘에는 누구도 맞설 수가 없다는 것을...살아 있어 목숨이 붙어 있는 동안을 소중히 여겨야겠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길지 않은 개미의 삶이지만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자신만의 삶을 꾸려 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게으르고 타성에 젖은 무기력한 사람보다는 훨씬 낫지 않을까 싶다.개미를 비롯한 미물들이 존재하기에 자연생태계가 보존되고 인간의 삶도 윤택한 모습을 유지해 나가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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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괜찮으세요? - 32명의 3학년 아이들과, 한 마리의 토끼, 한 명의 노총각 선생님이 벌이는 우당탕 리얼 교실 스토리
필립 던 지음 / 사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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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어느 시대,어느 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겪어 가는 삶은 보통 일이 아닐 것이다.예전과 달리 눈과 귀를 자극하는 매체가 발달되어 일찍 성에 눈을 뜨고 오락을 접하고 있는 요즘의 어린이들은 얌전하고 착한 이미지보다는 부모의 의지와 강요에 의한 다양한 학습체험 등이 겹쳐서 정서적이고 인성적인 면을 함양시키는 것과는 거리감이 있어서인지 수동적이고 충동적인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즉 물질은 풍요로웠지만 어린이의 맑고 순수한 동심은 점점 희색되어 가지 않은가 싶다.

노총각 <필립 던> 선생님이 맡고 있는 초등학교 3학년 32명의 어린이들과 1년간의 교지 및 일지를 유쾌하고 예측불허의 상황들이 펼쳐져 나가면서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잘 따라 올 수 있을지를 생각케 하는 이 글은 어린이의 눈높이와 생각,감정을 때론 들어 주고 때론 따끔하게 타이르는 양면 훈육법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채에 거르지 않은 상태'에서 불쑥 내뱉고 질문 공세를 받을 경우엔 당황하게 되겠지만 의연하고도 슬기로운 자세로 대꾸를 해주는 것이 좋으리라.미국에선 신학기가 가을에 시작되다 보니 다음해 여름날에 한 학년이 끝나는 셈인거 같다.

교사가 되기 위한 사명감과 진정으로 아이들을 좋아하는 심성이 몸에 배여 있지 않다면 아직은 철이 들지 않은 다양한 어린이들의 성격과 능력에 맞게 대하고 조율하는 것이 무척 힘이 들것이다.많이 생각하고 인내하며 '선생님이 되는 길'에 부단한 연습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아울러 선생님은 학생을 가르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에 수업,행사,학부모 관계 등도 잘 꾸려 나가야 할 것이다.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참여수업이 왕성해진 요즘 일부 학부모들의 지나친 교육정책의 관여와 이기심으로 인해 정겨운 사제지간의 모습이 사라지고 교사에 대한 존경심이 희미해져 가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다섯 가지 표정이 인상적인데,현직에 있는 분들이라면 상황에 맞게 재치있게 사용해 봐도 좋을거 같다.문제의 아이를 향한 5~10초 정도의 <눈썹 치켜올리기>,<턱 치켜들기>,<턱 내리기>,<입술 꾹 다물기>,<입 딱 벌리기>가 있다.문제를 일으킨 아이들에게 맞게 눈과 입,턱으로 내뱉는 '필립 던'만의 행동방침인거 같다.무조건 벌을 주어 일시적 교육 효과를 주는 것보다는 아이들이 잘못하면 '선생님이 이렇게 나오는구나'라고 스스로 각성하고 실수 및 오류를 최소화하는데 효과가 있을거 같다.

교육자하면 먼저 '페스탈로치'가 떠오른다.가난해서 못 배우고 못 먹는 어린이들의 미래를 위해 손수 몽매를 일깨우고 참된 인성을 계도한 분이라고 생각한다.시대는 바뀌었어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자세와 태도는 늘 온유하면서도 강직하고 지혜와 진리를 아이들의 빈 가슴에 채워주는 교사상이 그립기만 하다.미국의 노총각 교사의 교사일지 속엔 그의 희노애락과 어린이들의 솔직 담백한 말과 행동이 잘 나타나 있기에 교육에 관심이 많고 자녀를 둔 교사,학부모,일반인들이 함께 읽고 공감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 한국 간행물 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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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기도 - 이해인 시집
이해인 지음 / 열림원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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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이 그지없는 평화와 안녕이 지속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개인의 삶부터 사회 집단,국가,세계의 동향이 욕망과 탐욕,부정과 부패로 얼룩진지 오래되었고 앞으로도 그 양상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이니 삶이 힘들어지고 어깨에 걸쳐진 짐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져만 가리라.게다가 육신은 지쳐가고 영혼은 메말라 가고 남는 것은 보잘것 없는 이지러진 욕망 투성이가 아니겠는가!

이해인수녀는 얼마 전에 TV에서 뵈었다.단아한 체구에 동그라한 용모,수수하면서도 꼼꼼하게 읽어가는 자신의 시귀들은 누군가에게 힘과 용기,격려를 담은 진실한 바램이었다.시 속에는 만나보고 싶은 벗에 대한 그리움이 녹아나 있으며 자연을 찬미하고 있으며 보다 겸손하게 후회없는 하루 하루를 살아갈 것을 간절히 기도하는 수녀님의 모습이 오롯하게 담겨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겉으로 화려하고 '쟁쟁'울리는 요란한 고동소리와는 대조적으로 이슬을 머금는 산하의 초목들이 햇빛에 아롱지는 찬란한 모습이 더욱 인상적으로 영혼을 자극하기도 한다.

그러기에 수녀님같은 분들이 탐욕과 욕망으로 점철된 혼탁한 세속을 조금이나마 위로와 위무를 안겨주고 보다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다가갈 수가 있지 않겠는가! 기도의 힘은 생명이고 위대함을 느끼게 한다.수많은 꽃과 별들을 구경하듯 열린 마음으로 사람 구경을 하고 대한다면 사랑의 열매는 점점 자라나 지금보다는 평화와 고요가 넘치는 사회와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한다.

종교인으로서 참다운 기도의 힘을 진실로 보여주고 있다.나와 인연을 맺었다 돌아서고 말썽과 분쟁으로 철천지 원수로 남아 있을 내 주위의 존재들에 대한 화해와 용서,상생이란 무엇일까도 빈 마음으로 갈구해 보는 기도는 당장 용서와 화해가 되지는 않겠지만 마음 속에 굳어진 사악한 것들을 씻겨 내고 주위를 돌아보고 대한다면 지금보다는 더욱 겸허와 겸손,삶의 의미와 가치를 느끼게 될거 같다.87편의 시들이 한 구절,한 문장이 기쁨과 위안을 주기에 아름다운 선물이 된거 같다.

* 한국 간행물 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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