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라
브렌다 매독스 지음, 김종건 옮김 / 어문학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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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조이스에 관해서는 <더블린 사람들>을 통해 알게 되었다.20세기초 신.구교간의 갈등과 사회적 배경을 중심으로 더블린 서민층의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음을 알게 되었는데 그의 불후의 명작 <율리시스>,<피네간의 경야>,<망명자들>이 당시 아일랜드에서는 대접을 못받다가 그의 사후 그를 내조한 삶의 동반자였던 노라 부인의 편지와 구술,자료를 통해 조이스와 노라와의 관계 및 작품에 투영된 노라의 역할 등이 간접 묘사된다.특히 율리시스는 조이스의 성숙기를 통해 그의 일상생활을 묘사하고 있으며 고양이로부터 헨리카에 이르기까지 무엇이든 이용했다.

 

골웨이에서 태어난 로라는 12세때 '프리젠테이션 수녀원'에서 수위로 일하고 20세때 둘은 운명적 만남이 이루어지는데 조이스는 솔직함과 직접성을 소유한 로라에 대한 존경을 잃는 대신에 일생을 위한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골웨이에서의 그녀에 대한평판은 불결한 책의 악명 높은 저자와 여러해 동안 살아온 수치로부터 회복되고 골웨이에서의 여러 남자들과의 만남은 성적인 만남보다 우정을 갈구하고 즐기려했던 것으로 보여진다.소극적인 조이스보다 적극적이며 낭만과 위트가 넘쳤던 로라는 조이스에게 삶의 믿음을 주었고 로라는 종교가 그녀의 인생의 한 부분이었지만 그녀의 신앙 때문에 그녀를 괴롭히며 교회를 공격하기도 했다.

 

로라는 더블린과 트리에스테 간의 통신은 정규 일정으로 계속되며 그 자신과 조지오(아들)의 건강,오페라,조이스의 부재 시의 그의 언어 학생을 가르치기 위한 준비에 관해 열중했는데 남편 조이스는 가장으로서 가족을 보호하는데 전적인 무능에 신물이 났고 집세를 못내 퇴출영장이 날아들고 조이스의 괴상한 성적 성벽을 참을 수가 없어 조이스를 떠나려 했다.로라의 위협에 조이스는 결국 굴복하고 편지에 그는 노라와 아이들에게 비행으로 살아서는 안 된다는 일종의 각서를 썼고 두 통의 편지가 조이스를 감동시키며 그들은 영화관 감독자들에게 핀즈 호텔에 투숙하도록 예약을 해주며 그들에게 감명을 주었다.

 

트리에스테를 거쳐 1차 세계대전의 종군을 피하기 위해 조이스와 노라는 스위스 취리히로 망명을 한다.더블린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깨끗한 이미지와 안정감,풍요로움은 그들에게 색다른 영감을 갖어다 주었으리라.당시 취리히는 전쟁을 피해 넘어온 외국인,전쟁 모리배,피난민,스파이로 넘쳐났다.<1916의 명사록>에 등재될 정도로 조이스는 문학적 명성을 지녔기에 그를 천재로 선언하는 예이츠 및 뉴욕에서 그를 위해 로비로 조이스와 로라는 경제적 위로와 후원을 받을 수가 있었던 것이다.조이스는 취리히에 도착하고 아홉 달 뒤 파리에 그의 후원자 '에고이스트'지의 편집자를 만나기 위해 파리를 방문했으며 그곳에서 파운드에게 <율리시스>에 몰두했던 자신이 최선이었다고 털어 놓는다.

 

문학적 명성이 높아짐에 따라 조이스는 자만과 사적 감정을 드러내기도 한다.작품 구상외에 연극과 소송 걸기를 좋아하기도 했던 조이스는 여러 차례의 홍채 수술을 하기도 하고 로라는 관절염 수술을 거치는 등 건강에도 적신호가 오기도 했다.로라는 카톨릭의 교의를 굳게 믿으며 실용성을 띤 자세를 견지했는데 조이스는 종교적 의식을 거부한 채 천공 궤양으로 사망하며 10년 후 로라 역시 세상을 떠난다.

 

가족과 자녀들의 교육에 헌신해야 했던 조이스는 로라에게 맡긴 채 자신의 구상대로 살아가기를 원했고 로라는 한 여인으로서 빈 자리를 메꿔 가는게 힘이 들었겠지만 조이스의 작품을 총체적인 것으로 무시하지 않고 그의 시(詩)들을 인용하는 그녀의 취미 및 <피네간의 경야>에 대한 그녀의 열성에 의해 확인할 수가 있었다.

 

부부로서 사랑과 애정,관심을 갖고 살아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가부장적인분위기가 짙었던 20세기 로라는 헌신적으로 조이스를 내조한 것만은 사실이다.그들의 인내의 결혼은 지적 부조화의 상대로서 어찌보면 신비에 가까울 정도이다.조이스의 문학적 천재성외에 끈질긴 불확실에 대항하는 노라의 순수한 확실성과 그들의 상호관계에 있어 부정할 수 업쇼는 남녀 동성애적 요소가 있었고 둘의 서간문들,친구들의 논평,조이스의 작품들에서 현현하게 보인다.여기에는 조이스의 동생 스태니슬로스의 역할도 컸다.기아로부터 노라와 아이들,세계문학을 위한 제임스 조이스를 구하려 했던 자신의 요구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형(조이스)의 결혼을 구했는지를 폭로할 수가 있었다.노라와 조이스와의 관계,조이스의 주요 작품 속의 롤 모델이 되었던 로라,부부의 역할과 구심점은 무엇인가를 새삼 깨닫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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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살림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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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가면서 내 주위에 나를 일깨우고 귀감이 되는 분들이 적잖이 계시지만 삶을 되돌아보고 평안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훈훈한 이야기 속에서 삶의 미련보다는 자신의 일생을 한 점 부끄럼없이 성실하게 살고,이웃과 사회에 잊혀지지 않는 이름 석 자를 남기고 사랑하고 애정으로 충만한 마지막 죽음의 순간까지 담담하면서 과거를 관조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이 글의 주인공 ’모리’교수님의 인간애적인 장면 장면마다 제게 다가오는 느낌은 겸허와 사랑과 포용,자연스러움 묻어 나오고 끝내 눈물샘이 말라 버렸던 제 자신도 얼굴이 붉어지는 감동으로 밀려 왔다.



 미국의 나이트라인의 주진행자 테드코펠과의 방송인터뷰 형식과 지은이 미치가 모리의 제자로서 14번의 병상 대화에서 시종 가슴 뭉클한 스토리로 한 올 한올 버릴 수 없는 질긴 실과도 같이 이어져 감을 느끼게끔 했으며,인생이란 살아있을 때 최선을 다했을 때만이 죽음도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고 신의 섭리에 부합하는 존재임을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


 우리는 길든 짧든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고 죽음에 의연하게 대비해야 하는 나약한 존재가 아닐까요?태어나면서 부모님과 친지들의 축복 속에 무탈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해와 같은 사랑과 애정을 받으며 유년기,청소년기,중년,노년을 인간,사회와 조우하면서 수많은 사연과 자신을 위해 장거리 마라톤을 쉼없이 달려나가게 마련이다.그곳에는 사랑,일,공동체 사회,가족,나이듦,용서,후회,감정,결혼,죽음등과 자신이 갖을 수 있는 본질적인 요소로서 또한 이성의 존재인 인간만이 갖는 사항이 아닌가 싶다.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모리’는 자식에게 무관심한 아버지의 존재보다는 새어머니의 따뜻한 인간의 정과 관심 속에서 모리는 상급학교까지 다닐 수 있는 행운이 오고,그는 정신과 교수로서 사회의 마지막 봉직을 최선을 다한다.사회에서 은퇴를 하고 갑자기 그에게 닥친 ’루게릭 병’은 시한부 삶을 강요받지만 방송진행자 테드는 그의 인생의 의미에 대해 사랑과 감동이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인터뷰가 진행이 되고 전미에 퍼져 나가면서 그가 던진 삶의 의미는 세인들 속으로 파고 들었던 것이다.


 또한 모리의 제자 미치는 기자로서 사회전선을 바쁘게 누비는 청년이었지만 교수님과의 인연으로 14번의 만남을 ’화요일’ 오전 정해진 시간에 병상에 힘없이 누워 있는 교수님과 ’인생의 의미’에 대해 주고 받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가는데 만나는 횟수가 길어질 때마다 모리교수님의 죽음이 임박해 짐을 실감하면서 책을 든 손이 부르르 떨려옴도 느끼게 되었는데 그것은 모리의 삶의 이야기가 대부분 성실하고 관용을 베풀며 매사매사 사랑으로 대했다는 점에서 나도 모르게 겸허해지고 성찰해 보는 시간이 된것 같았다.


 제 자신이 멋진 삶을 영위하지 못한 탓일까,내내 ’인간답게 사는 것’과 ’다른 사람과 관계 맺는 것’ 대해서도 새삼스레 음미해 보게 되었다.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고 머리는 남보다 앞서 나가되 행동은 신중하면서도 과감하게 밀고 나갈 수 있는 용기,담력이 필요하고 남에게 상처를 주는 언행을 삼가고 누구나 소중한 존재이듯이 한 사람 한 사람을 자연스럽고 온유하게 대함으로써 제 자신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사랑을 나눠주는 법과 사랑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거야". -P75


 우리는 대부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수만 가지 사소한 일들에 휩싸여 고민하고 갈등하며 주위의 밝고 희망적인 것들을 놓치면서 살아가는게 솔직한 느낌이다.현재 각박하고 생존 경쟁에서 지지 않으려 아둥바둥 사는 사람들이 모리의 이야기를 읽고 다시 한 번 인생의 참 뜻을 알고 더욱 겸허하면서도 익은 벼처럼 성숙하게 삶을 대처해 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이 세상과 영영 이별을 고하게 되겠지만 ’모리’교수님처럼 죽음이 임박하고 숨이 멎을 것같은 시간의 연속이었지만 그는 사랑하는 가족의 커다란 힘과 테드,미치와 같은 사회 속의 인사들과의 담담한 ’삶과 죽음’에 대한 인생관을 풀어 주고 있는 점에서 진한 감동을 맛볼 수 있었으며 썩지 않는 죽음,영혼을 맞이하려면 누구든지 한 발 물러서서 자신의 지나온 삶을 회고하고 성찰하면서 따뜻한 카리스마같은 인생을 살아봤으면 어떨까 자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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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시간 - 온 가족을 잃고 바다를 표류하며 홀로 보낸 11세 소녀의 낮과 밤
테리 듀퍼라울트 파스벤더.리처드 로건 지음, 한세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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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외상은 살아가면서 개인에게 심리적 불안,고통,낮은 자존감과 우울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특히 한 가족을 모두 잃고 혼자 남게 되었다는 상실감과 고통은 주위의 배려와 심리치료를 통해 이를 극복할 수도 있지만 이 글의 주인공 테리 조처럼 어린 소녀가 겪었을 심리적 불안과 공포,고통은 읽는 내내 인간의 운명을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되었다.

꿈과 낭만으로 가득찼을 테리 조 가족의 요트 여행은 풍선마냥 부풀고 갇혀져 있던 폐쇄된 마음을 일순간에 해소하기에 충분했다.아버지 아서의 낭만과 용기도 테리의 가족을 부푼 꿈으로 인도했으리라 생각한다.거칠게 몰아치는 풍랑과 요트에 들이닥친 사나운 파도로 인해 바다에의 꿈과 낭만은 산산히 부서지게 되고,테리 조의 아버지,어머니,남동생은 의문의 죽음으로 몰리고 테리 조는 기름띠가 묻은 구명환과 그물에 쏠려 한 선원에게 발견되는데 거친 바다와 어둠의 공포,따가운 햇살과 4일간을 굶다 보니 탈수와 몸이 붇는 등 사경을 해메고 의식이 거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곧바로 병원에 입원하여 의식을 되찾을 수 있도록 의사와 간호사의 따뜻한 치료를 받게 된다.

블루벨 호에 탑승한 사람 중에 기적적으로 살아난 두 사람이 바로 선장 하비와 테리 조이다.선장은 책임자로서 블루벨이 어떻게 하여 침몰되고 그는 살아났는지 등의 정황을 조사받게 되는데,그는 배를 타기 직전에 해상보험에 가입을 하게 되며 불의의 사고(일반적으로)를 당하고 특히 배우자가 사고사를 당하게 되면 거액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의도하에 거짓으로 엔진에 불이 나서 배가 화마에 휩쓸리면서 배에 탑승했던 사람들이 모두 죽게 되고 자신은 불길을 피해 구명졍과 함께 탈출을 했다고 한다.이에 반해 의식을 되찾은 테리 조는 당시의 공포와 고통,전율감 등을 생생하게 기억해 내고 순수하고도 정의롭게 당시의 상황을 얘기한다.특히 '아미탈'이라는 약을 사용하면서 억눌려 있는 충격적인 과거 사건을 보다 분명하게 떠올릴 수 있다고 한다.보험금을 노리고 부인을 죽이고 아무 죄도 없는 테리 조의 가족도 선장 하비의 칼과 총에 의해 희생되며 어린 테리 조는 갑판과 선실에서 일어났던 피비린내 나는 처절한 상황을 담담하게 기억해 내고 블루벨의 사건은 화재가 아닌 보험금을 노린 조작극임이 정황과 수사,하비의 성장 과정 등을 통해 밝혀지고 선장하비는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자책감에 못이기고 결국 모텔에서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

테리 조는 살아서 주의 친척들과 지인들의 세심한 배려와 도움,조언으로 평온한 일상을 되찾으면서 그녀만의 긍정적이고 삶의 의지를 불태우는데 그녀의 삶은 그리 순탄치 않은거 같다.잘못 만난 탓인지 세 명의 남자와 긴 인연을 채우지 못하고 헤어지게 된다.그녀는 이제 손자.손녀들을 본 할머니이지만 50년전의 일을 담담하게 증언하고 이를 극복해 나갈 수 있었던 것은 주위의 배려도 컸지만 그녀만이 갖고 있는 포기하지 않는 삶과 희망,긍정적이고 신뢰받는 사람,삶의 밝은 면을 유지하기,열정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손을 내밀며 따뜻하고 친절한 사람으로 사노라면 베푼대로 보상을 받는다는 생활신조와 철학이 테리(테리 조에서 테리로 개명함)라는 여인으로 변신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그녀가 생환했기에 '블루벨'의 비밀은 밝혀졌고 그녀는 세간의 관심을 끌고 상처와 고통을 딛고 멋진 삶을 살아왔으리라 생각한다.그녀의 여생에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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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어른, 어린왕자를 만나다 - 아직 어른이 되기 두려운 그대에게 건네는 위로, 그리고 가슴 따뜻한 격려
정희재 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원작 / 지식의숲(넥서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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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텍쥐페리가 쓴 어린왕자는 오래 전에 읽었다.사막에 불시착한 보잉기의 주인공이 지구별에서 온 어린왕자와 함께 나누는 대화가 무척 인상 깊었다.나이 어린 어린왕자의 생각과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야기는 자못 순수하고 기이한 발상이 아무 생각없이 제도와 틀에 무의미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신선하고 강렬한 메시지를 안겨 주었기 때문이다.어린이는 선입견도 없고 (자신을)과대포장하지 않은 채 눈과 귀에 들어오는 순수함과 호기심,창의력,지혜까지 안겨주기에 읽고 또 읽으면서 진정한 삶과 지혜,사랑이란 무엇인지를 깨달아 보기에 충분하다.

성인이 되면서 삶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 나간다.나이,성별,입장,계층에 따라 세상을 보는 시각과 관점이 다르리라 생각한다.어른이 되어서도 유치섞인 어른이가 있는가 하면 어린이이지만 어른스런 어린이도 있다.어린이가 어른이로 살아 간다면 참으로 유치하고 세상을 더디게 발전해 가리라 생각한다.생각이 여물고 지혜가 쌓여 가면서 세상의 몽매는 벗겨지고 문명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되어 가리라 생각한다.어른이 되어 '어린 왕자'를 반추해 보는 내게는 그간 잊혀졌던 사물에 대한 무관심,놓치고 지나쳐 버린 통찰력,미숙한 삶의 지혜로 인한 오류와 실수투성이들이 이 글에서 새롭게 찾아낸 것들이리라.

지구별 어른으로 살아가면서 '어린왕자'의 27가지의 얘기를 저자의 생각과 느낌,에피소드를 가미하여 독자에게 다가온 이 도서는 진정한 삶의 의미와 가치,지혜,순수성을 되찾는 계기를 던져 준다.내겐 사회생활의 일선에 있기에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여우가 말한 길들여진다와 길들여지지 않는다이다.태어나는 순간부터 부모와 형제,친지,친구,사회인과의 부단한 관계에서 살아가면서 '희노애락'의 대부분을 보내는 지구별 어른들에겐 '코드'가 맞는 사람들끼리 어울리게 마련인데 내 뜻대로 누군가를 선택하여 살아갈 수가 없다.내 취향에 맞도록 남을 내 자신에게 끌어 들이고 타인의 취향에 맞게 내 자신을 길들여지게 하는 일은 그리 쉽지도 않고 유쾌하지도 않을 때가 있다.'먹고 살아가려면 어쩔 수가 없다'는 말처럼 남이 내 자신에 길들여지고 내가 남에게 길들여가는 과정은 마음자세를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달려있으리라 생각한다.그만큼 인간이 인간과의 부딪힘이 묘한 울림이 되고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와 같은 경우도 있고 물과 기름마냥 길들여지기 힘든 관계도 있을 것이다.여우는 아무래도 인간과의 관계는 물과 기름의 관계가 아닐까도 생각해 본다.

다들 힘들게 현재를 살아간다.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것도 아니다.꿈과 희망,용기를 잃지 않고 '어린왕자'의 순수함과 기이한 발상,창의력을 되찾아 본다면 삶은 결코 외롭고 힘겨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우선 세상을 긍정적이고 사람을 연민과 동정,배려,비움의 자세로 다가선다면 지금의 '총성없는 전쟁'의 생존경쟁이 조금은 무디어지고 세상의 모습은 보다 밝고 살맛나는 방향으로 이어지리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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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구의 포구기행 - MBC 느낌표 선정도서, 해뜨는 마을 해지는 마을의 여행자
곽재구 글.사진 / 열림원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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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산골에서 태어나 산골을 친구로 삼고 늘 들과 산으로 뛰어나니며 마냥 신나고 세상이 부러울거 없는 천진무구한 마음으로 어린 시절을 보냈다.조금 잘 살고 이름을 남겨 보자는 얄팍한 생각에 서울의 대학을 나오고 치열한 생존 경쟁의 틈 바구니 속에서 현재와 불안한 미래를 무덤덤한 감수성으로 세상을 하루 하루 살아가고 있는거 같다.세상은 산이 있고 바다가 있으며 하늘이 있으며 땅이 있듯 두루 두루 느긋하게 보고 느끼며 행복을 찾아 가는 삶이 되어야 할텐데 그 정반대인 현실이기에 답답하기도 하다.삶의 길이로 봤을 때 찰라와 같은 짧은 시간을 느긋한 여유로 사물과 풍경을 바라본다면 자연이 주는 무한한 풍경과 신선한 감각 앞에서 삶을 좀 더 멋나게 요리해 볼수도 있겠다 싶은 마음도 꿈틀거린다.

산골은 산내음과 들내음에서 무한히 뿜어져 나오는 향기와 신선한 산소가 순박한 농부과 촌사람들의 심성을 더욱 맑고 고요하며 풍성하게 해주리라 생각한다.특히 봄부터 겨울까지 변화해 나가는 시절의 변화도 만끽할 수가 있고 산과 들에서 자라나는 온갖 화초와 나물거리들은 천혜의 보배마냥 인간의 몸까지 챙겨주는 귀한 존재들이기에 나는 산골의 사계의 모습과 자태를 영영 잊을 수가 없다.이와는 대조적으로 넓고 찬연하게 빛을 내는 바다 물과 함께 살아가는 어부들의 진솔한 삶과 바다가 안겨 주는 풋풋하고 비릿내 나는 바다 바람과 향기는 닫혀 있던 정서를 일소에 뚫어주고 바다와 인간이 하나가 되어 줄 수도 있으리라.

아무튼 너른 바다,넘실대는 파도,바다 내음을 맡고 훨훨 나는 새들의 한마당은 생각만 해도 호연지기로 가득채워 준다.바다가 가까운 포구의 정경은 멀리 떠난 님을 그리워하기도 하고 연인과 기다란 방파제 위를 거닐며 바다와 같은 넓은 마음과 사랑을 쌓아 갈 수가 있는 낭만 서린 곳이기도 하다.또한 바다를 생계의 터전으로 삼으며 아침 일찍부터 고기잡이 준비를 부산을 떨어야 하는 어부들의 근면성실한 모습과 어부들이 낚아 올린 고기떼들이 소비자들을 향해 쉼없이 이동해 가는 현실도 우리네 삶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풍경이다.명태와 오징어는 건조시켜 섭취할 수도 있는 음식이기에 찬란히 쏟아져 내리는 햇빛을 받아가면서 바람과 함께 꼬득꼬득 건조해져 가는 모습은 보면 볼수록 정겨움과 한적함을 동시에 선사해 준다.

한국에서 제일 먼저 해가 뜬다는 호미곶의 일출부터 일몰까지의 포구부터 물고기와 조개를 채취하는 어촌 마을사람들의 일상에서 그들의 삶은 거칠고 투박하지만 가장 진솔하고 가식이 붙어 있지 않은 맑고 빛나는 진주와 같은 삶을 이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특히 멸치잡이배들이 만선의 꿈을 이루고 포구로 돌아올 무렵이면 멀찌감치서 환희의 소식을 노동요와 같이 신명나게 불러대는 모습이 마음과 몸이 절로 풍성해지고 엉덩이마저 들썩거려지리라.그만큼 어부들은 어떠한 계획과 목표에 이끌리는 삶이 아닌 자연과 사계가 주는 위대한 선물을 최선의 준비와 움직임으로 바다 속의 생물과의 무언의 교호작용을 하기에 양의 많고 적음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거 같다.그 양의 많고 적음으로 인해 순간적으론 씁쓸한 탄식과 담배 연기로 일소해 버릴 수도 있을테니까.그래서 어부들의 얼굴 표정은 자연의 바람과 태양,날씨에 순종하고 살아가는 순박함이 몸에 배여 있지 않을까 한다.

포구와 갯벌,수초가 보이는 바닷가로 시간을 내어 달려가고 싶다.해가 돋는 장관의 모습도 좋고 해가 지는 노을의 애잔함도 좋지만 그 곳에서 조개도 캐보고 돛단배에 몸을 실어 바다 낚시라도 즐겨볼 여유를 꿈꾸는 시간을 갖어 보겠다.시간이 없고 돈이 없어 못간다는 변명보다는 삶을 즐기고 바다만이 주는 무한한 축제의 온몸으로 감싸안고 싶다.그래서 산골의 유려한 풍광과 포구의 탁 트인 풍광이 공간은 다르지만 나에겐 둘 다 마음의 본향마냥 그리움과 설레임의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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