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 유시찬 신부의 인생공감
유시찬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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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길을 찾기 위해 내면 깊은 곳의 목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인간은 어디에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라는 문제에 대해 마음으로 사색하면서 늘 이 문제를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잘난 사람이든 못난 사람이든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는 길은 평등하면서 보편적인 것이기 때문이다.잘난 사람이 죽어서 호화로운 묘를 만들어 후손과 주위에 널리 알리고 못난 사람은 죽어 한줌의 재가 될지라도 죽음 이후에는 그 사람이 생전 어떻게 살아왔는가라는 가치에 중점을 둘 뿐이지 돈과 권력,명예의 다소로 평가하는 것은 무의미한 것은 아닐까 한다.즉 살아 있을 때 가족과 주위,사회에 어떠한 영향과 평판을 남겼는가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사회는 노령화인구의 증가로 노후문제가 커다란 이슈가 되고 젊은이들은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워 우울한 나날을 보내며서 기회비용을 셀 수도 없이 잃어가고 있다.설령 취업을 했다손 치더라도 자녀교육비,생계비,노후문제가 막막하고 불안하기만 하여 결혼 자체를 포기하는 부류도 생기도 있다.경제성장률과 국민소득(GDP)가 수치로는 높지만 실질적인 삶의 만족도는 밑바닥을 헤매고 있다는 반증이다.나아가 현재의 이십대와 베이비 붐 세대와의 소통과 대화가 부족하여 밀어 주고 이끌어 갈 세대간 단절도 커다란 문제가 아닐까 한다.

 

유아부터 대학까지 부모님이 자식에게 쏟아 부은 교육비만 해도 몇 억은 들어 갔으리라.그렇게 교육투자를 했어도 몇 십 퍼센트만 자신이 원하는 곳에 취업을 하고 대부분은 취업을 위해 또 다른 기회비용을 들이면서 고생을 감내해야만 하는 것이 실정이다.또한 교육인적자원부가 내놓은 교육정책도 늘 조삼모사와 같이 수시로 바뀌면서 일선 학교,학부모들에게 학생들의 진로 문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치는 것도 문제거리가 아닐 수가 없다.'교육은 백년대계'인 만큼 교육정책을 펴는 관계자는 넓게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협소하게 짜맞추기 식이다.독서,토론,논술 아무리 외쳐대도 일선에서 보여주는 것은 공교육을 못믿어 사교육으로 모두들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좋은 대학,좋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 사교육도 모자라 몇 년씩 랭귀지 코스를 밟으면서 아예 해외유학까지 마치는 부류도 있다.금전 여력이 뒷받침 되기에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도 저도 아닌 사람들은 허탈하고 무기력하기만 할 뿐이다.

 

스펙이 취업에 중요하다고 해서 수많은 스펙을 쌓았지만 이제는 스토리텔링으로 넘어 가고 있다.어느 곳에 장단을 맞추어야 할지 모를 정도이다.시대가 급박하게 변하고 기업이 요구하는 잣대도 수시로 바뀌는 상황이라 취업생들은 긴장의 연속이다.취업문이 좁으니 기업은 정해진 인원내에서 어떻게든 옥석을 가려야 하는 것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예비사회인으로서 업무를 볼 수 있을 정도의 지식과 원만한 성격,성실성과 책임감 등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스펙과 스토리텔링을 위해 취업생들이 치뤄야 하는 사회적 비용은 천문학적인 수치일 것이다.누구를 봐주고 하는 것이 아닌 모두가 경쟁상대일 뿐인 사회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사회적 인간관계 역시 자기 코드와 맞는 사람끼리 모이는 법인데 한국사회는 그 정도가 지나칠 정도이다.정치권을 비유하면 그들의 정강과 이념이 타당과 조금이라도 다르면 헐뜯고 인신공격하고 심지어는 폭행도 불사하는 추태를 보여 주고 있다.그들이 면책권을 교묘히 이용하여 방약무인과 같은 행태를 보여 주고 있는데 이것도 자라나는 어린이,청년층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고스란히 물려 받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나와 상대방의 다름을 인정해 주고 포용하려는 상생의 실천을 이제는 정치권부터 보여 주어야 할 때가 아닐까 한다.소외된 계층 및 사회적 약자는 늘 외롭고 고독하고 경쟁에서 오는 피로감과 압박감을 못견뎌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를 생각하면 답답하기만 하다.

 

대학총장을 역임하고 신부로 다시 돌아온 유시찬저자의 이 글은 경쟁,상극보다는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메시지가 강렬하기만 하다.온실 속에서 자란 젊은이들이 이제는 기지개를 활짝 펴고 광활한 우주의 주인으로 우뚝 서기를 주문하고 있다.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기도 한데 사람이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부모의 온실 속에서 하루라도 빨리 자립하기를 바라고,새로운 것,새로운 사람을 찾아 '접속'해 나가야 하고,스티브 잡스와 같이 영적 지도를 찾아 참선에 몰두하고 앉았을 때 삶을 살아낼 수 있는 내적 에너지를 길어 올릴 수 있다고 한다.자신의 생명을 가장 강하고 아름답게 끌어 줄 동인(動因)이 아닐까 싶다.

 

무한대의 경쟁 속에서 모두가 지치고 허탈하며 우울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지식의 축적도 중요하지만 내면의 영적 세계를 쌓아 가는 거은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자신과 주위,자연과 세계를 향해 생명력 있는 삶을 새롭게 꾸리고 보다 차원 높은 세계의 주인으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 마음의 자세,태도를 전환시키는 것은 어떨까 한다.삶의 목적이 어디에 있는가를 새삼 점검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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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의 만남 - 우리 시대 최전선을 만나다
조국 지음 / 쌤앤파커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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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한국의 정치행태를 보고 있노라면 답답하기만 하다.시대가 바뀌고 의식수준이 높아졌어도 정치수준은 늘 답보상태 내지 후퇴를 하고 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국민소득이 높아지고 대외적인 무역수치,경제위상이 높아진들 정치민주화가 제대로 되지 않고서는 사회 구성원들간에 어떻게 화합과 상생이 될 것인가.소위 돈 많은 부자,권력을 쥐고 있는 소수계층에 의해 사회가 굴러 간다고 할 때 이것은 어느나라나 나타나는 대동소이한 현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빈익빈,부익부'의 현상이 가속화 되는 상황에서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상생의 길을 찾아 해결해 가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18대 대선을 치른지도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진보성향으로 불리워지는 조국교수의 <조국의 만남>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각계 유명인사들의 생각과 견해를 들어 보는 시간이 되어 그나마 마음의 위안이 되었다.이 글이 대선 직전에 이루어졌기에 지난 MB정권의 실정과 문제점들이 차기 정권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기도 하고,잘못된 정치행태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개인과 개인이 모여 사회를 형성하고 사회와 사회가 모여 단일 국가를 이루어 가는데 국가를 리드하는 수장은 정파와 계파,사리사욕을 떠나 국리민복 위주의 투철한 국가관과 철학이 늘 머리 속에 살아 있어야 한다.그런데 해방이후 줄곧 친일세력과 보수층에 의해 정치이념과 색깔이 그대로 이어져 오면서 단 한 번이라도 자기당과 다른 타당의 색깔과 이념을 인정하고 상생해 나가려 했던가.그것은 단연 아니올소이다.

 

우선 정치권이 국민들의 고통과 아픔을 치유하려면 정치권이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당리당략,사리사욕을 위해 여.야가 야합을 하여 그들의 이익만 추구한다면 정치권에 불신만 가중될 뿐이다.아울러 겉으로는 국민과 지역민을 위하는 척하는 공약을 남발하는 것은 이제 지양해야 하고 실질적으로 국민과 지역민들을 위해 손수 힘든 일도 해보면서 진심이 담긴 메시지를 전해 주어야 불신으로 가득찬 정치권에 대해 신뢰가 쌓여 가지 않을까 한다.고양 원더스 김성근감독이 말한 어차피,혹시,반드시 중에서 '반드시'국민들의 아픔과 상처가 무엇인가를 제대로 진단하고 치료해 주어야 하는 것이 정치가의 의무이고 책임이 아닐까 한다.

 

시대마다 국민들이 바라는 리더십의 행태가 달라지고 있는데 탈서비스,탈권위적인 이 시대에서 정치 리더십의 덕목은 단연 보통사람들의 심성을 갖고 시대정신,공동체의 이익,역사적 대의를 소중하게 생각하며 행동하는 자질이 필요하다.특히 중요한 것은 보통사람들의 심성으로 국민과 공감하는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신자유주의의 산물인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는 비인간적일 정도로 정규직과 천양지차를 보이고 있다.노동조건도 매우 열악하여 유사시 혜택에서 제외되는 것도 많다.똑같은 조건하에서 동일한 업무를 하는데도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는 왜 그리 낮을까.또한 힘없는 서민,노동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고용 창출과 복지혜택을 부여함으로써 새로운 기회,새로운 삶의 희망을 심어 주어야 할 것이다.전순옥의원이 말한 것처럼 노동환경이 배우고,자유로워지고,삶을 바꾸는 행태로 거듭 나야 할 것이다.일을 하면서 즐겁다면 인간으로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 아닐까 한다.

 

대통령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휘하에 참모진과 정치연구진이 포진해 있는 만큼 혼자 생각하고 혼자 결정하는 독재적인 정치는 이제 보여서는 아니 될 것이다.정치가 재미없어 등을 돌리고 정치가는 사기꾼이고 거짓말쟁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한국정치 풍토에 국민 모두가 정치는 신선하고 재미있고 삶에 활기를 안겨 줄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이 있어야 한다.18대 정권에서 제시한 공약 이상으로 경제민주화,복지제도 실현이 되어 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인사가 만사이듯 대탕평의 원칙에서 국리민복과 청렴결백한 인물을 등용하여 그나마 최고로 잘 하고 있다라는 소리를 듣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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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 - 어느 여행자의 기억
변종모 글.사진 / 허밍버드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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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땅,물,사람,환경 속에 혼자가 된 내가 과연 얼마나 그곳과 빨리 친숙해지고 나그네가 아닌 그곳의 환경에 동화되어 본 적이 있는가를 생각해 본다.우선 집 밖을 나서면 모든 것이 생경하기만 하다.나는 일종의 아무도 알아 주지 않는 나그네가 되어 버리고 주체가 아닌 객체가 되어 낯설은 환경 속에서 당장 먹고 자고 살아 가는 생존법을 터득해 나가야 한다.특히 나이가 들기 전 젊은 날 낯선 타지에서 자신을 그곳에 던지고 자신의 정체성이 무엇이고 살아 가는 법을 터득하는 것은 길고 긴 인생에서 귀중한 삶의 자산이 되어 주기에 족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평소 나그네가 되는 것을 참 좋아한다.이리 기웃 저리 기웃,이 사람 저 사람의 말과 행동을 유심히 엿듣기도 하는 것을 좋아한다.순박하게 인심 좋은 사람에게는 말을 걸어 보기도 하고 내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타인과 교환해 보는 것도 좋다.낯선 땅에서는 물과 음식,그곳에서만의 문화와 향취 등도 빼놓을 수 없는 기억이고 추억거리라고 생각한다.그것도 경제 수준이 높은 선진국보다는 다소 경제 수준은 떨어져도 인간의 정이 오가는 곳에서 그러한 것들을 찾을 수가 있어 좋다.사람 냄새가 난다는 것은 사람을 사람답게 알아 보고 선하게 대하며 세월이 흘러도 그 기억과 추억이 오래 남아서 내가 또 타인에게 그러한 면들을 알게 모르게 전파할 수가 있기 때문에 좋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저런 이유,핑계로 여행을 많이 다니지를 못했다.직장에서의 업무차 중국 산동성 일대와 일본 간사이 지방 정도가 내가 다녀온 해외여행이다.업무든 개인적이든 일단 해외에 나가게 되면 나는 나그네이고 이방인이다.일본보다 중국이 경제 수준은 떨어지지만 사람 사는 정은 더 깊다는 것이 솔직한 인상이고 느낌이다.생산라인에서 점심 시간이 다가오면 그간 친숙해진 직공 간부는 자신이 싸 온 도시락을 함께 먹자고 권유한다.도시락 속의 밥은 몇 년 묵은 쌀로 지은 밥인지 색상이 아이보리컬러에 가깝고 반찬은 피망,돼지고기,마늘,간장을 기름에 볶은 것이 전부이다.비위가 좋지 않은 성격이지만 그의 권유를 뿌리칠 수가 없어 나무 젓가락을 몇 번 먹다 말았다.그리고 뜨거운 중국차로 그 맛없는 음식을 소화해 냈던 적이 있다.그래도 그가 선한 마음으로 내게 자신의 도시락을 권유했던 따뜻한 시선을 몇 년이 흐른 지금도 내 곁에 있는 것만 같이 선연하다.

 

여행에세이 작가인 변종모는 참으로 많은 곳을 두루 다녔다.한 곳이 아닌 여러 곳을 날개 달린 새와 같이 여행지를 누비고 다닌 흔적이 짙다.서남아시아를,옛 소련 연방공화국,중동,남미 등의 여행 에피소드를 담담하고도 섬세하게 잘 풀어 내 주고 있다.마치 어린이가 하루 있었던 이야기를 가감없이 들려주듯 그의 여행 일기는 지루할 것 같기도 하지만 내가 미처 몰랐던 타지 사람들과의 만남과 헤어짐,그리고 그 기억과 추억들이 작가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고 있기에 맛으로 치자면 단맛이 난다고 하지 않았을까 한다.

 

그대들의 따뜻한 마음이면 저 산을 못 넘겠는가 - 본문 -

 

그루지아 카즈베기산은 만년설로 뒤덮여 있다.그곳에서 만난 순박하고 때묻지 않은 사람들의 인정은 따뜻하기만 해서 얼어 붙은 카즈베기산을 녹이고 고지대를 넘을 수가 있다고 역설하고 찬미하고 있다.소박하고 따뜻한 정성으로 작가를 대해 준 한 할머니의 특별 요리,허기 채워주신 감동에 작가는 마냥 몸과 마음이 부풀어 오르고 그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또한 갠지스강가에서 만난 아가씨들이 '디아'를 사 달라고 조르는 장면도 인상적이다.디아를 사서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미신은 타지에서 한 번쯤 밀려 오는 지루함과 공허함,고독감을 떨쳐 버리기 위해 디아를 강물 위에 띄우고 소원을 빌어 보는 여유와 한가함도 좋으리라는 생각을 해 본다.

 

작가는 여정를 소개하면서 빠뜨리지 않는 것이 음식을 만들고 시식하는 것이다.평소 음식 만들기를 좋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 역시 타지에 나가 숙박비,음식비,교통비 등을 절약하려면 손수 재료를 구입해서 이방인 내지 동행자와 함께 음식을 만들어 정겨움을 나누면서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것도 괜찮으리라 생각한다.36가지의 생각과 사연을 담은 이 글은 결국 타지에서 만난 인간미가 넘치고 사람 냄새가 진한 그들로 인해 고행과 같았던 여행이 안락 의자에 앉아 지난 시절을 달콤한 추억으로 삼고 그 내용을 고스란히 담아 내고 있는 특별한 여행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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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처럼 느긋하게 나이 드는 법 - 늘 청춘으로 산다는 것은 얼마나 피곤한 일인가
대니얼 클라인 지음, 김유신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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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통용되는 삶의 비의(秘儀)이다.나이는 인생의 나이테와 같이 한 해 한 해 무정하도록 동그란 표식을 그려 나간다.또한 나이가 들어 가면서 누구나 다가 올 죽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도 신이 만든 섭리이다.그러하기에 나이가 들고 무거운 세속의 짐들을 정리할 때가 오기에 지난 삶을 겸허하게 성찰하고 남은 삶을 어떻게 마무리 할 것인가도 조금씩 마음 속으로 정리하고 다짐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후회를 덜어내는 것이고 남은 사람들 앞에서도 담담하게 웃으며 세상과 작별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과학과 의학수준이 발달하면서 인간의 수명은 보편적으로 연장이 되었지만 경제적,정신적 공허함은 크기만 하다.핵가족과 개인주의가 낳은 가족 구성원 간의 대화 단절은 나이 든 노인들에게는 한층 더 소외감과 무력감을 안기고 있는 것이다.돈과 물질이 노인들에게 위로와 보답을 전적으로 안겨 주지는 못하는 만큼 삶의 후반부를 자식에게 의지하지 않고 후회없이 멋지게 살아갈 수 있도록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철학자 에피쿠로스의 고향인 사모스섬의 풍광

 

 

이 글의 지은이 대니얼 클라인은 한국 나이로 75세인데 쾌락주의자로 알려진 에피쿠로스의 삶의 철학을 되새겨 보고자 이드라섬을 찾아 그곳에서 몇 날을 체류하면서 어떻게 하면 노년의 무기력함을 달래고 청춘과 같은 삶을 누릴 수가 있을지를 몇 명의 철학자들의 주요 사상을 인용하면서 노년을 멋지게 보내는 법을 들려 주고 있다.나도 언제가는 찾아 올 노년은 막연하게 불안하기도 하다.나와 함께 오래도록 삶을 같이 할 아내와 언제까지 삶의 파트너가 되어 줄 지는 모르겠지만 살아 있는 동안 후회없이 즐기고 탐미하고 여행을 하면서 삶이 다하는 날을 맞이하고 싶다.

 

 

노년은 인생의 절정이자 최상의 단계가 아닌가 싶다.경제와 세속의 부담에서 벗어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마음이 가는 데로 할 수가 있고 마음껏 놀기도 하고 마음가는 벗과 함께 어디론가 여행도 떠나면서 남은 인생을 향유할 수가 있어 좋다고 생각한다.다만 현실과 이상이 조화를 이루어야 가능할 것이다.젊은 시절 열심히 일하고 은퇴 시기에 맞춰 들어 오는 연금을 활용하여 편견과 차별없는 이상적인 벗들과 모임과 동호회 등을 마련하여 늘 심심하지 않고 유쾌하고 건강에 좋은 요리와 함께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생을 즐기는 것이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한층 윤기나게 해 주리라 생각한다.

 

 

"운이 좋은 사람은 젊은이가 아니라 일생을 잘 살아온 늙은이다.혈기가 왕성한 젊은이는 신념에 따라 마음이 흔들리고 운수에 끌려 방황하지만,늙은이는 항구에 정박한 배처럼 느긋하게 행복을 즐긴다."

- 에피쿠로스 「바티란 어록」 -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생의 쾌락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에피쿠로스는 말했다.그것은 육체적인 쾌락이 아닌 손수 재배한 곡식,야채 등으로 만든 요리를 정원 식탁에 올려 놓고 좋아하는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며 기쁨을 만끽하고 소소한 공통화제를 끼워 넣어 정신적으로 교감을 나누는 것이 아니겠는가.그래서 저자는 노구(老軀)임에도 불구하고 에피쿠로스의 철학이 좋아 이드라섬을 두 번이나 찾아 에피쿠로스를 그리워 하고 그의 철학을 곱씹으며 느긋하게 사는 법을 대신해 주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디아섬의 항구 모습과 화강암으로 된 산세

 

 

 

이디아섬의 주요 관광수입원인 당나귀 타기

 

나이가 들면서 몸이 쇠약해지고 기력이 떨어져 간다.또한 기억력도 감퇴되는 시기이기에 자칫 몸관리를 못하면 치매,고혈압,당뇨 등 대사성 질환에 걸린 염려도 있다.늘 부지런하게 뭔가 목표를 세워 몸과 마음을 움직이는 작업을 하는 것이 자신을 위해 좋을 것이다.독서를 통해 기억력을 증강시키며 쓰기와 대화를 통해 행복을 찾아 가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일 것이다.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가 말한 것처럼 "우리는 존재에 대한 사유를 놀이의 본질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가?"는 나이든 노인들에게 자극이 될 만한 말이다.아울러 종교적 경험을 통해 고독한 영혼을 위무하고 유쾌하고 후회없는 삶의 후반부가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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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도 없던 곳 인도양으로
이희인 지음 / 호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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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지 못한 곳이 너무나 많다.경제적,시간적 여건이 나지 않아 차일피일 미루다가는 어느 세월에 마음으로 그려 보는 동경의 땅을 밟아나 볼까를 요근래에는 많이 꿈꾼다.특히 산업화와 도시화 등의 문명의 이기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라면 어느 곳이라도 찾아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일어난다.여행지에 대한 꿈의 환상이 현실로 바뀌었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하다.

 

여행관련 도서를 제법 읽어 왔다고 생각한다.그런데 이번 여행지는 색다른 느낌과 설렘을 동시에 안겨 준다.사시사철 아열대 기후에 쪽빛 바다의 향기가 그대로 전해져 올 것만 같은 남국의 땅,스리랑카,몰디브,남인도가 바로 그곳이다.저마다 갖고 있는 문화,역사,볼거리는 다름이 존재하겠지만 문명의 때가 덜 묻은 곳이라는 점이 이국인들에겐 설렘과 기대를 한층 고조시키리라 생각한다.IT산업이 발달하면서 인간관계도 단절되면서 개인주의는 한층 더 팽배해 가는 세태에서 이렇게 낭만과 환상이 꿈틀거리는 곳으로 몸을 옮겨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여행의 묘미가 무엇인가를 발견하는 것도 삶을 새롭게 충전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보석인 루비 모양과 같은 스리랑카는 남한 면적의 2/3정도로 싱할라어를 사용한다.스리랑카 고유 부족인 싱할라족과 타밀족이 모여 국가를 이루고 있는데 종교는 불교,힌두교, 이슬람교,카톨릭의 분포를 이루고 있다.불교 왕국으로서 태국,라오스,버마와 같이 소승불교를 믿고 있으며 사원이 가는 곳마다 산재해 있다.순박한 스리랑카 사람들의 생활방식도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는데 갈레 지방의 외다리 낚시는 고래로부터 전해져 오는 전통방식의 바다 낚시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그외 슬픈 전설을 담고 있는 시기리야 성,실론티의 본향 캔디,폴로나루와의 역사 박물관 등이 볼거리이다.영국,포르투갈,네덜란드의 식민지 잔재인지 서구식 건물도 꽤 눈에 많이 들어 온다.그리고 스리랑카 서쪽에 위치한 몰디브는 산호섬과 환초로 이루어져 있는 섬나라인데 눈이 시리도록 선명하게 파란 광경을 연출한다.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몰디브에서 쌓아가는 사랑의 성은 몇 날 며칠이라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환상적이고 매혹적인 곳이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마지막 여정지 남인도는 불교와 힌두교가 혼재한 곳으로 힌두 사원과 불교 사원이 많다.첸나이나,퐁디세리,알레피,고아,뭄바이로 여정이 이어지는데 여정지마다의 특색이 두드러진다.독특한 문양의 '아르주나의 고행'부조상을 비롯하여 '파이 이야기'를 연상케 하는 총디세리,황홀하게 우뚝 솟아 있는 마두라이 힌두 신들의 성지,코친에서의 카타칼리 연극,알레피 마을의 수로(水路) 등 모두가 내 마음을 들뜨게 하는 장면들이다.

 

패키지가 아닌 홀로 떠나는 여행은 스스로 여행지,숙박,교통,음식,볼거리.즐길거리를 구상하고 실천해야 하기에 몸과 마음이 지칠 수도 있다.여행은 낭만과 동경이 그대로 현실로 나타나 준다면 좋겠지만 여행지에서 생각지도 않은 일들도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고생은 사서라도 하라고 했지만 기후,음식 등이 맞아 여독이 오래 가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인도양에 떠있는 스리랑카,몰디브,남인도는 사람들의 발길이 잦지 않은 곳이라 용기와 도전,탐험 정신,지적 호기심,활동성을 갖춘다면 여행후 좋은 기억,추억이 오래 남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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