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비판은 아주 조금 아쉽다. 대중서로 쉽게 읽히는 대신 조금 아주 조금만 더 깊은 이야기를 해도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든다. 

 어둠의 속도는 푸른신기루님이 주셨는데, (기실 그분은 푸르다기 보다 파랗다에 더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재미있다. 그런데 조금 무섭기도 하다. 나도 다른사람에게 다른걸 자꾸 틀린거라고 말하고 있을까봐 걱정이 든다. 차이를 통한 차별이야말로 현대사의 모든 폭력과 비극의 근원이다. 

 어둠의 속도에서 자폐증세가 있는 사람들에게 정상이 되라고 수술을 강요하는 대목을 읽고 있다. 티브에서 수술하려는 트렌스젠더를 볼 때마다 늘 마음이 아프다. 나는 그들 중에 하나가 아니기 때문에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지만, 사회에서 '여성성', '남성성'을 너무 엄격하게 나누기 때문에 그들이 자기 몸을 사랑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이 들곤한다. 그들은 여자의 몸 남자의 몸이 가지고 싶은게 아니라, 여성성을 가진 자신은 여자의 몸이라야 정상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그대로의 자기몸을 혐오하도록 강요받고 수술로 내몰리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상'의 기준이 엄격할수록 외부로 몰리는 사람들은 많아진다. (조선시대엔 허난설헌처럼 시재가 뛰어난 여성인 것은 '정상'이 아니라고 보고 한평생 불행해지기도 했다.) 여성의 몸에 대한 비이성적 강조는 페미니즘 운동의 활성화 시점과 정확히 일치했다는 글도 문득 생각난다. 그건 소비주체로 여성의 재발견이었을까 아니면 여성의 관심을 몸으로 돌리기 위한 음모였을까? 이것도 자본의 음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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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09-01-01 0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의 리뷰를 보니 읽고 싶은 충동이 생기네요. 보관함에 담아 두어야겠어요.^^
휘모리님 항상 건강하시고 2009년 좋은 일 많이 생기시도록 빕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무해한모리군 2009-01-02 11:02   좋아요 0 | URL
후애님도 무탈하시기를 바래봅니다.
 

어제 집에 가는 길에 편의점에서 틈새라면 한봉지를 샀다.. 

대파랑 청량고추를 총총 썰어넣고 끓였더니 어찌나 맛나던지~ 

주말에 먹다남은 화이트와인과 함께 먹은 후 설거지를 하려는데.. 

아뿔사 합성재질로 된 밥상의 상판에 스텐냄비가 딱 붙어버린 것이었다.. 

먹을 때는 몰랐는데 그러고 보니 합성섬유 타는 냄새가 집에서 진동을 하고 -.- 

스텐냄비랑 밥상 둘다 버려야 하는 상황.. 

누가 볼새라 조심조심 스텐냄비가 붙은 밥상을 집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버리고  

얼른 뛰어서 집으로~~ 

냄새 빼느라 추운 날씨에 창문을 열어놓고 앉아 드는 생각 

없는 살림이지만 다음엔 꼭 나무로 된 밥상을 사고 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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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12-30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냄비받침을 하나 사세요. ^^

무해한모리군 2008-12-31 07:55   좋아요 0 | URL
그게 저는 받친거 같았어요 ㅠ.ㅠ

비로그인 2008-12-31 0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짜파+레드, 틈새+화이트, 휘모리님의 레시피를 알아냈습니다. ^_^

무해한모리군 2008-12-31 07:56   좋아요 0 | URL
더 정확하게는 짜파게티에 쉬라즈 틈새라면에 쇼비뇽블랑이었습니다 ^^
 

 푸아님과 어제 전철을 타고 가던 길에 9월이여, 오라와 내가 헷갈렸던 책은 불볕 속의 사람들 이었다. 그저 표지의 느낌이 비슷해서가 이유였다.. 당췌 나라는 인간은 -.- 

 이 책의 저자는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의 대변인을 지낸 가싼 카나파니라는 여성이다. 그러나 이 책은 어떤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종교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우선 이책은 아주 얇다. 그리고 아주 읽기 거칠다. 그러나 이 책이 읽어내기 어려운 진짜 이유는 인간이란 이렇게 끔찍하다는 걸 너무나 담담하게 말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먹을거리를 찾아 이라크에서 쿠웨이트로 밀입국 하는 물탱크에서 쪄죽고, 탈출을 위해 울음을 터트리는 갓난 자식의 입을 틀어막아 죽여야 하고, 이스라엘의 폭격에 고향 땅에 어쩔 수 없이 두고왔던 자식은 유대인의 손에 자라 이스라엘 군인이 되어 내 민족에게 총을 겨누게 되는 이야기들이다.

 오늘도 그곳에선 폭격이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스라엘 집권층이 재집권을 위해 강한 인상을 심어주려는 전략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친이스라엘인 부시정권 내에 본때를 보이려고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총칼로 무장한 자살폭탄테러를 감행하는 젊음이들로만 기억되는 그 땅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어느날 문득 내 땅에서 쫓겨나야 했던 사람들을 감싸앉지 않는 자, 민간인을 향한 폭격에 분노하지 않는 자 우리자신이야말로 살인의 방조자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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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8-12-29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대강정비사업으로 죽어갈 무수한 생명들을 생각하면 알라디너들과의 벙개에서 함께 본 영화 '지구가 멈추는 날'에서 말하는 것처럼 '폭력성(잔인함)'이야 말로 인간의 본성인듯도 하다. 우리 모두 문제가 있는 줄 알면서 왜 멈추는 것은 이리 힘이 들까?

후애(厚愛) 2008-12-30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쯤이면 전쟁없는 지구가 될까요?
사람들이 죽어가는 걸 티비에서 볼 때마다 정말 안타깝습니다.

가시장미 2008-12-30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방조자. 흑-_ㅠ 오늘은 휴일 이세요? :)

무해한모리군 2008-12-30 17:15   좋아요 0 | URL
네 땡땡이 치는 중이죠 ^^
 

어째서 나는 먹고 싶은게 늘 이렇게 구체적인지 모르겠다. 

겨울밤 자다가 문득 집에서 20분은 떨어져 있는 오뎅바에 오뎅뽁이가 먹고 싶다던가, 

터무니없이 먼 신촌국민은행뒤 라면집에 가고 싶다거나,  

관악구청 뒤에 내가 숨겨놓은 자그마한 정종집에 1인 회안주와 정종한잔 등.. 

심지어 같이 가고 싶은 사람도 꼭 정해져 있다.. 

원할때 못하면 무척 실망하곤 하는데.. 

오늘 지금 당장은  

더치커피에 우유를 따뜻하게 데워서 부어 마시고 싶다. 그럼 딱 슈퍼에서 파는 커피우유 맛 비슷하다. 그럼 커피우유를 마시지 그러냐고? 이게 은근 풍미가 다르다.

더치커피는 여기서 전철을 타고 다섯정거장 떨어져 있는 구로둘마트 맞은편 가게가 맛나고 분위기도 좋은데..

일해야해 일해야해..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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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12-29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바쁘고 정신없을 때 생각나죠? 전 지금 모듬꼬치가 먹고싶어졌다는...

무해한모리군 2008-12-30 07:59   좋아요 0 | URL
아 꼬치 좋지요.. 매콤달콤~~ 겨울엔 야식~~

Mephistopheles 2008-12-29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악구청 뒤에 정종집을 부십시요..어서요.
부시면 그 인근 진짜 생태탕 기차게 끓이는 집을 알려드리죠..더불어 족발집도 애또 애또 그리고 짱둥어탕이 기가막힌 포장마차도요..(왠지 내가 손해보는 느낌...?)

그리고 왠지 무지 가까운 곳에 사실 것 같은 느낌이 모락모락..?

무해한모리군 2008-12-30 09:47   좋아요 0 | URL
일단 족발과 생태탕은 알것 같은데 짱둥어탕 파는 곳은 제가 생각하는 거기가 맞을지 아리까리~ '남도~'라는 집이라면 사실 그집이 정말 좋죠^^ 저희 정말 가까운데 살고 있을듯 하군요.. 보석님도 흐흐

Mephistopheles 2008-12-30 09:54   좋아요 0 | URL
으흐흐 하지만 콩나물해장국 파는 곳은 모르실껄요..^^(그럼 계란말이 김밥집도 아시겠네요??)

무해한모리군 2008-12-30 10:23   좋아요 0 | URL
콩나물은 길건너편 2층에 거기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음허허

꿈꾸는섬 2008-12-29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쌀쌀한 겨울엔 따끈한 정종 한잔~~저도 생각나는걸요. 어묵꼬치랑 함께 먹는 정종도 좋구요. 근데 더치커피는 어떤 맛일까요? 안 먹어봐서 상상이 잘 안되네요. 그렇게 맛있나요?

무해한모리군 2008-12-30 08:00   좋아요 0 | URL
그렇게 맛난건 아닌데 생각날때가 있어요. 우유타 마시면 정말 슈퍼에서 파는 커피우유맛이예요 ^^
 
캔디의 색은 빨강
나나난 키리코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08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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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감성적이지만, 음 뭔가 전작만 못하다는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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