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불편하다. 

왜 불편한지도 알겠다. 

그런데 그걸 토해 놓지는 못하겠다. 
몇 번 글을 썼다 지우고, 임시 저장 하면서도 올리지는 못했다. 
한 두세달 후쯤으면 뭔가 할 말이 생길지 모르겠다. 
지금은 나도 글이 잘 써지지 않는다.   

10년지기 친구가 노짱의 열렬팬임을 몰랐다.
내가 가자고 하면 파병반대 집회도 가고,
민주노동당 후원당원도 해주고,
그래서 그냥 정치색이 없는 친구구나 했는데..
내가 친구 얘기를 잘 들어주지 못했나보다.
이제는 그렇게 부러지지 않는데 몇 마디쯤 해줘도 좋았으련만 하는 아쉬움과
나라는 인간의 오만불손에 대해 돌아보게 된다.
언제가 되야 입은 좀 다물고 귀는 열리는 순간이 오는걸까?

 잘 읽히지 않는 경제학 서적과 씨름하다 오늘 배달 온 소설책을 빼들어 본다. 두줄쯤 읽었다.  

"최초의 기억은 불과 관련이 있다" 

나는 첫문장의 힘을 믿는다. 사실 낭패를 보면서도 첫인상을 너무 푹 믿는 편이다. 이 책의 첫인상은 마음에 든다. 더 읽다가는 오늘 못잘거 같아서 얼른 두줄만 읽고는 내려놓는다.  

내일은 일이 많으니까 얼른 자고 내일 읽어야지.. 

아 근데 넘 읽고 싶다. 

에잇 안되겠다. 글 그만쓰고 읽어야지.  

내일 좀 졸립지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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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9-05-28 0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아오신거예요? 언제 오셨어요? 건강히 잘 돌아오셨다니 반갑습니다 ^^

무해한모리군 2009-05-28 07:50   좋아요 0 | URL
네 건강히 잘 돌아왔습니다.
가시장미님 서재에도 글 남겼는데 못보셨나봐요~~ ^^*

후애(厚愛) 2009-05-28 0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래요. 잠은 자야하는데 책은 꼭 읽고 싶고... 그런데 책이 속삭일 때가 있어요.
<저를 읽어 주세요!>라고 말입니다... 그럼 잠을 포기하고 책을 든답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5-28 07:50   좋아요 0 | URL
아~~ 졸려요 ㅠ.ㅠ
 

1. 강변대화 

 정기구독하는 매체의 책소개란은 꼼꼼히 보는 편이다.  
시사인 88호에 소개된 것을 보고 구매했다.  

 일평생을 기독교 복음전파를 위해 노력한 미국인 종교지도자와 사회주의 중국의 무신론 과학자 사이의 대담이라니 솔깃하지 않을 수 없다.  

 동양과 서양, 무신론자와 유신론자가 만나 종교, 철학, 문화라는 주제로 어떤 유의미한 소통 결과를 내놓을지, 아니면 서로의 차이만 확인하고 끝날지 읽어보아야겠다. 

 

<시사인 88호 추천도서중 솔깃한 도서들> 

조선조 전체를 통해 남녀차별과 여성의 남성종속 의식화 작업이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란다. 

한번 밖에 없는 삶을 남편이 죽었다고 따라 죽으라니 생각만 해도 끔찍한 열녀. 열녀는 어떻게 지배층에 의해 조작되고 찬양되어 왔을까? 

 

58년생 파리 출생의 문학과 기호학을 전공한 저자가 미완성된 예술작품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비롯해 미적가치에 대해 논하고 있다 한다.

아름다운 것에 끌리는 것은 사람의 본성. 누군가의 역작을 더 깊이 이해하고 소통하고 싶다는 욕구가 불끈하고 쏫는다. 역시 솔깃한 작품 

 

2. 로쟈의 인문학 서재 

 매일 알라딘에서 만나던 로쟈님의 글을 책으로 읽는다고 생각하니 설렌다. 조각조각 읽는 글이 아니니 한 호흡으로 좀 더 쉽게 이해가 될 듯 하다. 

 나 같은 세무장이도 인문학에 접속 할 수 있을지 기대 중이다. 

 

 

 

 


3. 벨벳 애무하기 

 내사랑 그뇨가 돌아왔다. 하이드님 서재에서 발견하자마자 바로 구매했다.

 핑거스미스를 읽고 그녀의 다음 작품이 나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그녀의 사랑 묘사는 간지럽다. 봄바람이 빰을 살짝 스칠때처럼 과하지도 무겁지도 않게 세밀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작가다. 

 특히 빅토리아 시대를 다루는 그녀의 꼼꼼한 묘사를 읽다보면 그시대 뒷골목을 내가 함께 걷고 있는 듯 하다. 

 또한 작가 스스로 레즈비언인 바, 그녀의 소설 속의 여성은 익숙한 케릭터에서 벗어나 톡톡 튀어오른다.  

이번 작품도 기대된다. 

 치과 진료로 3백만원 견적을 받고 보니 책 1~2만원 지르는 것이 우숩다.. 어짜피 구멍난거 달리는거양~~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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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이] 2009-05-27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자의 인문학서재를 지르시다니 부럽습니다 ㅠㅠ 전 아직도 구입 못하고 있음

무해한모리군 2009-05-27 19:03   좋아요 0 | URL
로쟈님의 이벤트에 응모해 보시지 그러셨어요 ^^

푸른바다 2009-05-27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짜피 구멍난거 달리는 거양~"이란 표현은 제겐 낯설군요^^ 이왕 적자인거 계속 쓰자는 뜻인가요? ^^ (오타수정^^)

무해한모리군 2009-05-27 19:04   좋아요 0 | URL
오타오타

그렇죠 막 가자는 거죠 ㅎㅎㅎ

다락방 2009-05-27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또 이 페이퍼에 땡스투를 하고 질러야 되는거로군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5-27 19:04   좋아요 0 | URL
네 다락방님 우리 같이 달려요~~

짱꿀라 2009-05-27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의 글을 한꺼번에 만나니 행복이죠. 저 같이 게으름뱅이는 한꺼번에 나온 것을 선호한답니다.^^ 로쟈님의 인문학으로 그럼 전 이제 들어가렵니다. 처음으로 댓글 남깁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5-27 23:20   좋아요 0 | URL
저는 산타님 글을 즐겨 읽는답니다. 반갑습니다.
 
똥파리 - Breathles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친구들과 함께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왜 이렇게 나쁜 아버지들은 많은 걸까?
드라마 속의 비둘기처럼 다정한 가정은 현실에선 온데간데 없고, 주색잡기 폭력, 권위를 넘어선 폭압으로 뒤섞여져 있는 가정은 어디에나 있다.

정말 왜 일까? 

가난. 이 영화를 보자. 여자의 아버지는 베트남까지 돈 벌러 다녀왔지만, 남은 건 온전하지 못한 정신과 몸 뿐이다. 식구를 먹여살리러 노점상을 하던 어머니는 '여기저기 가랑이 벌리고 다닌다'는 정신이 온전치 못한 아비의 온갖 폭언과 폭력에 시달렸고, 종국에는 가난한 어느집 가장이거나 제 자식같은  용역 깡패 손에 맞아죽는다. 또 그 어미의 자식들은 아비를 향한 분노와 가난으로 거리를 맴돌며, 지 부모 형제 같은 가난한 이들을 두드려 패는 일자리를 얻고, 그 돈은 제 누이 같은 여자를 사는데, 도박에 날려버리고 만다. 돌고돈다. 

학교. 선생은 하나만 묻는다. '너 대학 안갈거냐?' 대학을 안가는지 못가는지, 왜 안가려는지 왜 못가려는지 따위는 관심사도 아니다. 대학도 안가고 사고도 안치는 그저그런 평범한 학생 A에게 관심을 가지기엔 학교는 너무 바쁘다. 이 곳도 살아남을, 학교를 빛낼 1%의 아이들에게만 관심이 있을 뿐 아이들은 누구의 관심사에도 있지 못하고 거리로 거리로 나온다. 

폭력. 이 것도 돌고 돈다. 밖에서는 지불도 아닌데 집에서는 왕처럼 군림하는 아버지. 마누라를 쥐잡듯 잡고 패던 아버지의 자식. 그 자식이 자라 아버지를 패고, 세상을 두들겨 패며 살아간다. 사랑한다는 말도 '이 고삐리 확 먹어버린다'고 밖에 못하는, 욕만 얻어먹고 살아왔고, 욕밖에 할 줄 모른다. 피해자였다 가해자였다 다시 피해자가 된다. 폭력의 굴레를 폭력으로 끊을 수 있는가? 올드보이는 나 같은 놈도 살 권리는 있는 거 아니냐고 외치지만, 맨 몸으로 이 폭력적인 세상으로 굴러나온 아이에겐 거기를 기어나올 권리가 없나보다. 

우리 사회의 맨 얼굴이 불편하다.
지성이니 선진국이니 외쳐봐도, 가난과 폭력 속에 있는 아이들을 잊고 있지는 않는가?
인간이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이 이런 야만 밖에 없는 것일까? 

별 다섯으로 모자라다.
끝나는 그 순간까지 이 영화 어디까지 가려고 이러나 불안하게 하는 불편한 영화다.
영화는 무겁다 그러나 지루하지 않다.
러닝타임이 저렇게 긴 줄 모를 정도로 압축적이고, 멋진 영화다.. 

아직 못보신 분들이 있다면 놓치지 말고 꼭 한번 보시기 바란다. 
강력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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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5-27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욕 듣기 싫어 도중에 뛰쳐나갔다는 사람들 보면 웃기더라구요.

무해한모리군 2009-05-27 21:42   좋아요 0 | URL
외국에선 '오우 개새끼야'하면서 외국인들이 감독에게 싸인을 청했다고 하던데요 ㅎㅎㅎ

비로그인 2009-05-28 20:35   좋아요 0 | URL
국산 욕의 세계화로군요. ㅅㅅ
 
인사동 스캔들 - Insadong Scandal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비전문가로서 악평을 쓰는 것은 언제나 망설여진다. 누군가의 노고에 대해 잘 모르면서 악평을 늘어놓는다는게 내키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는 만큼 이 영화에 대해 한마디 하고자 한다. 

영화는 소리와 시각이 결합된 종합 예술이다.

그 유명한 남과 여의 주제곡을 배경으로 네 사람이 도란도란 불어로 얘기하는 장면을 떠올려보자. 불어를 몰라도, 누구도 사랑을 이야기 하지 않아도 사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죠스는 어떤가. 상어의 뿔만 등장하지만 빠밤빠밤 노래로 관객을 충분히 놀래킬 수 있었다. 트랜스포팅은 마약의 취한 모습을 땅이 꺼지고 하늘을 쏫는 환상으로 멋진 음악에 버무려 표현했다. 

다시 인사동스캔들로 돌아오자면, 이영화는 미술복원이라는 무척 시각적으로 다양할 소재를 가지고 왔다. 그런데 이 영화는 말로 설명이 너무 많다. 너무 친절하고 너무 착하다. 이 영화의 색감은 엄정화의 옷차림과 김래원의 슈트발에서 느껴질 뿐이지, 정작 벽안도 복구 장면에선 어떤 생생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미술복원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와 좋은 배우들을 데려다가 교양 홍보 영화처럼 찍은 것은 너무 아쉽다.

재미가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우리 영화에겐 미개척지지만 다빈치 코드나 인디애나 존스를 생각해 보면 이 영화의 심심함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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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상상마당에서는 매달 단편영화 시사회를 가진다.
5월의 주제는 비정규직, 계약직, 알바, 이주 노동자 우리 시대의 고단한 노동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한편을 제외하고는 모두 노동하는 여성의 이야기고, 모두 비정규직이었고, 모두 서비스직의 이야기다. 정부가 노동자를 사기친 ktx 해고자인 여성은 편의점 알바자리도 노조원 이력이 들통나 근무중 다친 발도 보상 받지 못하고 쫓겨나고, 시급 알바 한나는 손님이 적어지면 강제 휴식 권고를 받고(일명 꺽기) 돈이 모이기는 커녕 월세값도 걱정이다. 마트에서 근무중인 수진이와 희진이는 이유도 없이 해고 위협에 시달리고, 그저 힘이 없으니 내 옆의 동료나 미워하며 버텨내는 수 밖에 없다.
 
31살 육년차 여성노동자인 나는 아비정전의 아비처럼 "오늘부터 나는 일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선언하기를 꿈꾸고, 같이 영화를 본 30살 고시준비생 백수여자후배는 "알바자리도 예뻐야 하고, 나이가 많아 안되는" 이 세상이 안그래도 짜증나는데 영화까지 이러니 더욱 화가 난 모양이다.
 
화면에 비친 비루한 우리의 모습에 영화를 보고 차한잔 마시지 못하고 헤어진다.
내일 아침이면 직장에서 멍한 표정으로 일을 해야겠지만..
나는 그래도 화면 속의 너와 내 옆의 무수한 나에게 말하고 싶다.
우리 잘못은 아니라고, 우리 탓이 아니라고..
 
* 작 품 정 보 *

수진들에게 Dear Sujin
2009 | 21min | 35mm | Color | Dir_ 강연하   

마트를 벗어나고 싶은 '수진'. 그리고 그녀에게 다가오는 두 명의 여자들. 

Filmography
2007 <괜찮아, 우리>

출퇴근 오디세이 An Afternoon Odyssey
2008 | 15min | HD | Color | Dir_ 권수민

 현정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휴학생이다. 출근길의 버스 안에서 현정은 곤란한 상황에 놓인 외국인 이주 노동자 모나를 도와주게 된다. 모나는 현정에게 호감을 표시하지만, 현정은 그런 모나에게 부담을 느낀다. 한편, 현정과 교대하는 아르바이트생 지인은 편의점 일을 하던 중에 다리를 다쳤지만, 본사로부터 보험 처리를 거부당했다. 한 낮의 출근길과 퇴근길. 그곳에서는 사건이 터지고, 사랑이 시작되며, 절망이 찾아오고, 희망이 희미하게 웃는다.

  Filmography
  2007 <메이드 인 코리아> | 2009 <비밀들과 사소한 것들>

모던 파트 타임즈 Modern Part Times 

008 | 18min | DV | Color | Dir_ 김자경

 식당에서 시급을 받으며 일하는 한나는 손님이 없는 한가한 시간에 강제휴식을 자주 권고 받는다. 오늘도 한가한 시간 동안 거리를 전전하며 시간을 때우게 된 한나. 하릴없이 식당 문을 열고 거리로 나선다. 

마음 The Spotless Mind
2009 | 24min | HD | Color | Dir_ 이영림

홈플러스에서 함께 일하는 형근을 좋아하는 희진. 갑작스럽게 해직 통보를 받는다.

Filmography
2003 <자리>, <어느날 오후> | 2004 <바다를 지나면>
008 I 21min I HD | Color | Dir_ 이완수 

아비정전(挺戰)  Father at the Front

"오늘부터 나는 일을 하지 않기로 했다." 중학교도 고등학교도 대학도…… 어쩌면 유학도 가야 하지만, 무엇보다 일을 하지 않고도 굶어죽지 않아야 한다. 뜨거운 여름, 그 방법을 찾아 길을 나선 아버지와 아들의 이상한(?) 동행. 

뜻대로 되는 것이라곤 TV 리모컨뿐인 아버지. 12살 소년은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아버지로부터 뜻밖의 선언을 듣게 된다.

 Filmography
 2002 <괴담> | 2005 <외계인의 침공 1>, <외계인의 침공 2> 

 2006 <외계인의 침공 3>, <그저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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