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 이후의 한국경제 - 글로벌 금융위기와 MB노믹스를 넘어 새사연 신서 4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지음 / 시대의창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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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 대해 우리가 궁금한 것은 뭔가? 

현재 벌어지고 있는 황당무개한 경제 상황 전개의(대출받아 산 집값이 반토막이 난다거나, 몇 년간 모아온 종자돈이 흔적없이 사라지는) 원인을 알고 싶은 것은 물론이고, 궁극으로는 그래서 우리가 어떻하면 되는지 이다. 

우리는 아고라의 미네르바에 왜 열광할 수 밖에 없었을까? 노조 탄압의 대명사인 대기업의 대변은 SERI의 이야기를 믿겠는가, 입만 열면 '지금이 투자적기, 내년 5% 성장' 운운하는 뻥쟁이 정부를 믿겠는가, 아니면 허구헌날 대책없이 신자유주의 종언만 부르짖는 자칭 진보를 믿겠는가. 황당하긴 하지만 '대출을 줄이고 생필품을 쟁여두라'는 미네르바가 더 믿음직해 보일 수 밖에 없다. 

2009년 초 MB시대 개막과 미국발 경제위기 직후 나온 이책의 미덕은  

첫째, 현재 경제 위기 원인에 대한 쉬운 해설 

둘째, 외국에서 나온 책을 좋지도 않은 머리로 국내 상황에 적용해 보려고 용쓸 필요없이 연구소에서 적용해 정리해 주었으며, 

셋째 의뭉거리지 않고 우리의 대책을 선명하게 제시해 준다는 것이다. 

하나 우울한 점은 책이 나온지 반년 정도 흐른 지금 이명박 정부가 이 책이 제시한 경제 해결책의 정확히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이 책에서 우려한 여러 상황의 징후가 벌써 여기저기에서 보인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한국경제를 위한 대책을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공기업 민영화는 멀쩡하게 수익내는 기업을 투기금융권에 팔아넘기는 것이라는 것. 또 국민의 세금을 들여 살려놓은 은행이 과잉수익추구로 자금중계와 직접금융의 역할 상실로 외환충격완화과 기업의 유동성 확보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였다는 점, 따라서 은행의 공기능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또 고용기능이 약한 대기업의 지원을 줄이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에 대한 생존기반 확보가 가장 중요 하다는 것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빈부격차감소와 내수진작을 위한 가장 중요한 것은 고용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고용진작은 앞서 말한 중소기업육성과 사회서비스에 대한 투자에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 

MB가 뭘 어떻게 망치고 있는지, 우리가 얼마나 위기에 서 있는지 인식하니 더 열심히 싸워야겠다는 의지가 새삼 불끈한다. MB가 서민경제를 어떻게 망치고 있는지 이 책에서 제시하는 물증들을 한편 살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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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6-01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미가 당기는 책 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6-01 08:09   좋아요 0 | URL
쉽게 쓰여진 대중서입니다. 아마 익히 아시는 내용들일 수 있지만, 쭉 이렇게 남이 정리해준 것을 읽다보면 지금 중요한게 무엇인지 스스로 맥이 더 잘 잡히는 듯 합니다.

그나저나 이 온갖 재벌 지원법들은 어쩌나요.. 벌써 유월이 무섭네요 --;;
 
전쟁 전 한 잔 밀리언셀러 클럽 4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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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울적한 금요일밤, 맥주와 하드보일드는 늘 단짝 친구다.

어린시절 마쵸 아버지의 폭압을 상처로 가진 탐정 켄지, 아름답고 섹시한데다 남자하나쯤 작신하게 해치울 수 있는데 남편한테는 맞고 사는 그의 파트너 앤지가 이 시리즈의 주인공이다. 

그래 이야기는 이렇다. 부패한 정치인, 거기에 얽혀있는 조폭들, 돈과 약을 위해서는 자식도 내다파는 인간들.  

책 내내 겨우 22장의 사진때문에 두 주인공과 여러 사람들이 두들겨 맞고 죽는다. 그런데 이 소설은 주인공의 생사뿐만 아니라, 약에 취해 정치인과 조폭들에게 이용당하는 가해자인, 어린 조폭들에게도 관심을 가진다. 

보호받아야 할 작고 꼬물한 것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언제나 우리의 상상 이상이다.  내전이 치뤄지고 있는 국가의 수십만(?수백만일지도 모른다)의 소년병들, 가족들의 한끼를 위해 이리저리 매춘을 위해 팔리어 가는 열살 남짓의 아이들, (그걸 사는 어른들) 하루종일 일하다 스물이 되기 전에 그 목숨이 다해버리는 어린 노동자들. 

뭐 좀 산다는 미국이라도 다르지는 않은가보다. 알다싶이 부자와 가난한 자는 같이 있지만 함께 살아가지 않는다. 입는 옷도, 가는 곳도, 사는 곳도 다 다르다. 가난한 자는 이유를 알 수 없이 엉망이 된 자기 삶을 탓할 증오할 대상을 찾아 헤맨다. 그 대상은 여자가 되기도 하고, 흑인이 되기도 하고, 아시아 이민자가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국제중이니 특성화고니 성화니 부자집 녀석은 사는 동안 가난한 사람을 단 한명도 안만나고도 살아갈 수 있을듯 하다.  

자, 없는 동네 사정을 들어보자. 여기 가난한 흑인지역에 사는 5살 로랜스를 보자. 엄마는 어린나이에 성폭력이 됐든 눈이 맞았든 로랜스를 낳았다. 그래도 정신이 제대로 박혔던 엄마는 청소부를 하면서 아이를 건강하게 키워보려고 했다. 그러나 알다싶이 로랜스가 '제대로'(조폭이나 마약쟁이나 실업자가 되지 않는 것) 크기 위해서는 백만서른가지 암초를 피해야 한다. 일하러 간 엄마가 하루 종일 집을 비운 사이, 일단 조폭 아버지를 피해야 하고, 동네 친구들을 피해야 하고, 마을 전체에 퍼져있는 유혹 약팔이, 몸팔이를 모두 극복해야 한다. 이 중 어느 하나에 라도 좌초되는 날에는 조폭이 되고 약에 취해서 이리저리 만난 여자와 아이를 낳고 그 아이는 또 가난을 물려받는 이 악순환의 고리는 계속 될 것이다.  

가끔 생각해 본다. 아동포르노나 매춘, 코카인은 없앨 수 없는 것일까 혹은 없애지 않는 것일까? 자식을 버린 아비에게 양육비 집행을 못하는 것일까 안하는 것일까? 

사립탐정은 나쁜놈 하나를 죽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놈들은 너무 많고, 이런 놈들을 만드는 건 우리사회라는데 문제가 있다. 

공권력은 시청 담벼락을 지키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정치인들도 기업 밑닥이 하라고 뽑아준 것은 아니다. '우리 아이들을 어떻하면 멀쩡한 사회의 일원으로 키워낼 수 있을까' 이런 문제를 푸는 것이나 고민하기 바란다.  

현대 사회가 얼마나 잔인하고, 이런 사회에서 한 인간이 '행복'하게 사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보여주는 소설이다.  

<책 속의 몇 구절> 

p232 

돌이켜보면, 최근에 물음표가 달린 사건들이 너무 많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뼈대조차 추리지 못했다. 대상이 내가 되지만 않는다면 난 수사와 추리를 사랑한다. 문제는 갑자기 가까운 사람들과의 피 튀기는 갈등이 많아졌다는 데 있었다. 리치, 멀컨, 앤지. 그러다가 인종, 정치, 그리고 영웅 아버지를 잣대로 나를 재평가하도록 강요받기도 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세가지 주제로 말이다. 이런 식으로 고민이 많아지다간 결국 기다란 백발 수염을 기르고 하얀 도포를 입은 채 플라톤의 '크리톤'을 읽으며 독배를 마시는 것으로 인생을 쫑낼 수도 있겠다. 아니면 티베트로 날아가 달라이 라마가 있는 산정에 오르거나, 파리로 건너가 검은 옷차림에 염소수염을 기르고 내내 재즈 얘기만 하게 될 것이다.  
그도 저도 아니면 늘 하던 대로 하겠다. 아무렇게나 빈둥거리며 사는 것. 뼛 속까지 숙명론자가 되는 것. 

p339 

하나는 불명예 퇴진 하나는 처형. 하나는 생존 하나는 사망. 하나는 백인 그리고 하나는 흑인. 

나는 손으로 머리카락을 헤집었따. 머리카락에서는 모래와 기름기가 묻어나고 손가락에선 쓰레기와 오물 냄새가 났다. 그 순간이 세상과 그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역겨웠다. 

p340 

그들이 우리를 존중하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유린당한 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아침, 점심, 저녁으로 우리를 강간한다. 하지만 그들이 우리를 끌어안고 키스를 해주는 한, 우리 귀에 대고 "아버지는 너를 사랑한단다. 아버지가 너를 돌봐주마"라고 속삭이는 한, 우리는 편안히 두 눈을 감고 잠자리에 들며, 허울 좋은 '문명'과 '보호'의 명분 아래 우리의 몸과 영혼을 물물교환한다. 20세기의 악몽이 빚어내는 거짓 우상들과 말이다. 

수많은 멀컨과 폴슨과 소시아와 필이 이 세상의 영웅들이 판치는 이유는 우리 역시 그 꿈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그건 그들이 갖고 있는 암흑의 지식이며, 또한 그들이 늘 이기는 방법이기도 하다. 

p349 

그는 황량한 들판에 멈춰 섰다. 이른바 미래의 건설현장이다. 이제 이곳에도 거대한 사업체가 들어서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미래는 조금씩 팽창해 들어와 록스베리를 서쪽으로, 그리고 동쪽으로 밀어내고, 그 자리에 대신 고급음료가 제공되고 언더그라운드 음악이 들리는 또 하나의 사우스앤드를 만들어 놓으리라. 그리고 정치가들이 리본을 끊고 사업가들과 악수를 나누고 진보를 논하고 이 지역에서의 범죄율 감소를 자랑하는 동안, 쫓겨난 자들의 지역은 치솟는 범죄율로 외면당할 것이며 사람들은 또다시 서쪽과 동쪽으로 나뉘고 말리라. 그리하여 록스베리는 좋은 단어가 되고 반면에 데드햄과 랜돌프는 나쁜 단어가 되고 말리라. 또 다른 이웃이 해체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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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5-30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켄지 커플의 신작인가 보네요...

무해한모리군 2009-05-30 20:02   좋아요 0 | URL
아 이게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이예요. 국내에는 늦게 출간됐나봐요 ^^
 
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 - Terminator Salvation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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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터미네이터가 아돌드가 없이 돌아왔다. 

배경은 2018년, 이제 존 코너는 겨우 저항군의 리더로서 자리를 잡았고,(아직은 지도자라기 보단 군부의 리더쯤 된다) 기계들은 심판의 날 이후 살아남은 인간들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놓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기계를 끊임없이 실험하고 전략을 개발하는 중이다. 이 영화는 존코너가 아버지 카일 리스를 미래로 보내기 전 어떻게 만나게 되고, 어떻게 인류의 지도자가 되는지 그 배경을 보여준다. 

이 영화의 미덕은 수려한 CG를 무기로 한 트랜스포머를 연상시키는 육중한 기계들을 추격, 액션신이라 하겠다. 영화 내내 철컥철컥 기계소리가 나고 오토바이로 쫓고, 에어리언 저리가라 빠른 빨간 눈의 기계가 물위로 불숙 쏟아나와 사람을 가로채가고, 사람들을 향해 둔중한 기계가 덥치고, 던지는 등 왠지 아날로그적이고 투박한 액션이 긴박함을 더한다. 

또한 시리즈 매니아들을 위해 앞선 시리즈와의 다양한 연결고리 세심하게 신경 썼다. 이제는 배 늘어진 정치인이 되신 아놀드도 그래픽으로 여전의 어여쁜 몸매로 재등장해 주시고, '아윌비백'이라는 명대사도 등장하고, 존코너의 버릇이 생긴 배경에 대한 설명도 더해진다.

이 영화는 엔딩이 유출되서 급 변경되었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래서 이야기가 다소 무난해졌다. 작은 반전 두어개 정도가 있는데 특별한 임팩트가 없는 것이 아쉬움이다. 시리즈의 시작이라 그런가?  

이런 무난한 스토리를 반짝 하고 빛낸 것은 두 남자 배우의 무개감이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배우인 크리스천 베일이 연기한 존 코너는 강하고 확신에 찬 리더라기 보다는 영화 전반에 걸쳐 고민하고 이리저리 두드려맞느라 바쁘다. 영화의 또다른 한 축인 마커스는 영화전반 멋진 몸액션을 보이고,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며 인류를 위해 가진 것은 다 내어준다.

시리즈의 생명이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일단 응급조치에는 성공한 듯 보인다. 미래전쟁 시리즈에 대한 평가는 다음편이 나올때 결정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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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장이 니들꺼냐? -- 

노전대통령의 죽음과 관련해 가장 노여운 건 

내가 시청에 서 있는 것이 불법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짬을 이용해 용산 철거를 자행하고, 

신촌에서 용산관련 집회를 했다고 고대녀를 잡아넣는 그들의 얄팍함이다.  

인터넷에서 노대통령에 대한 이러저러한 호도에 휘둘리고 있을 때 

저들은 저렇게 제 잇속을 차린다. 

우리는 슬플 짬이 없다.  

승냥이떼 앞에서 정신을 놓으면 그걸로 끝이다. 

이제 줄줄히 우리 앞에 선 비정규직법이니 미디어법이니를 생각해보라. 

우린 아직 내 돈으로 만든 시청앞 광장에 서 있을 권리도 없다.  

참, 모두 예상했듯 애버랜드는 무죄판결 받았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090529150024&section=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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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09-05-30 0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군요...에버랜드는 무죄, 용산철거민은 기습...애도하는 국민들 눈치본다는 잡것들이 하는 짓거리 입니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어요...

무해한모리군 2009-05-30 09:59   좋아요 0 | URL
네 참 다이나믹 코리아입니다.. 흠..

비로그인 2009-05-30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spencer0.egloos.com/1503813

무해한모리군 2009-05-30 09:58   좋아요 0 | URL
저도 문신부님께서 용역들에게 밟혔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크게 다치지는 않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휴..

비로그인 2009-05-30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진짜...

무해한모리군 2009-05-30 20:02   좋아요 0 | URL
참 심란하지요..
 

절망은 허무하다. 희망이 그러하듯.

- 루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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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루쉰이다.

지극한 절망을 말함으로서

그 속에 한자락 빛을 찾게 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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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이] 2009-05-29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고네요^^

무해한모리군 2009-05-29 12:56   좋아요 0 | URL
요즘 루쉰을 다시 뒤적입니다.
힘이 들때 이 우중충한 사람이 위안이 되는게 참 희한해요 ^^

차좋아 2009-05-29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사실 땅 위에는 본래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된 것이다. -루쉰



무해한모리군 2009-05-29 12:57   좋아요 0 | URL
아 이 구절도 늘 읽어도 좋습니다...

차좋아 2009-05-31 00:50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 같은 분이 생각나는 글이라~~ (사실 모르지만..ㅋ)
저도 요새 루쉰 다시 봐요.. 반갑네요^^

무해한모리군 2009-05-31 11:52   좋아요 0 | URL
만남에도 이 구절이 인용되어 있지요..
요즘 백수데요 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