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진과 연출진 모두 활동가로 이루어져 있는 영화다. 그래서 그런지 매끄럽진 않지만 생생함이 넘친다. 삶의 자잘한 유머와 갈등들을 잘 묘사해 보여준다.

 영화에는 결혼하지 않은 많은 여성들을 보여준다. 당당한 사랑을 꿈꾸고, 독립된 삶을 꿈꾼다. 물론 어느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

 여 1 : 그녀의 사정은 누가 우리집에 잠입해서 대화를 옮겨 놓은 듯 하다.  

 "엄마 내 방 치웠어? 그러지 말라니까" 
 "니가 안치우니까 그렇지" 
 "옆집 A는 의사한테 시집간다더라. 너도 적당한 데 알아놨다. 이제 정신차려야지" 
 "엄마 나 결혼 안한다니까" 
 "언제까지 그 모양으로 살거야. 언제까지 그 나일거 같아?" 
 "노력하고 있어요.. 열심히.. " 

 엄마는 불행한 결혼 끝에 이혼해 혼자 살아가면서도 '여자는 좋은 남자 만나 그 덕에 살아야 한다'며 끊임없이 딸을 볶아되고, 딸은 만들어 파는 반지 매출도 그저 그렇고 깨진 이를 해넣을 이백만원이 없어 진통제를 먹어야 하지만 엄마에게서 독립하기를 꿈꾼다. 

여 2 : 예쁜 애인이 있는 레즈이자, (그래서 결혼하고 싶은데 여자친구는 바람이 난 듯 하다.) 부치인데, (어린 소년처럼 보이는 외모 덕에 취직도 시원치 않다.) 연애도 취직도 만만치 않다.  

나는 불과 이년전에도 면접때 "커피 타달라고 하면 어떻할거냐", "아이 낳으면 육아는 어떻할거냐"는 질문을 받았던지라 집요하게 종교며 외모를 물고늘어지는 면접관이 낯설지가 않았다.

여 3 : 딸아이 하나 낳아서 둘이 살고 싶은 치과의사. 비혼여성에겐 정자기증도 안되고, 어쩔 수 없이 주변에서 정자를 얻어보려고 하나, 만나는 남자마다 영 시원치 않다. 

 나도 여 3과 같은 꿈을 가끔 생각해보지만 만 35세 이상이면 독신도 입양이 가능하니, 적당한 정자를 줄 사람과 섹스하기 위해 헤매느니 그 편을 택하지 싶지만.. 이 하나에 백만원은 벌 수 있는 치과의사가 아닌 마당에야 역시 경제적 부담과 육아, 책임감을 생각해보면 쉽지 않은 결정인듯 하다.  

 영화 끝까지 세 여자는 독립, 결혼, 임신이라는 희망을 이루지는 못한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또각또각 걸어가겠다고, 방해물이 있다면 어두운 길에 적을 만난 고양이처럼 당당하게 으르렁 거려 주겠다고 말한다. 역시 활동가들의 영화라서 그런가? 그 당당함이 마음에 든다. 물론 내가 그럴 자신은 없더라도 말이다.. 나는 으르렁 거리기 보단 슬쩍 뒤통수를 내리칠 기회를 옅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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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06-07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로 산다는 건 너무 힘들어요. 결혼을 하면 가사와 육아에 시달리고 결혼을 하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불안을 느끼면서 살아야하지요. 내가 일하지 않아도 누군가 다른 여자가 일을 도와줘야하구요.

무해한모리군 2009-06-07 01:44   좋아요 0 | URL
저도 어머니나 다른 분들께 집안일 도움을 받으면 내가 하기 싫은 걸 남한테 미룬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별로 편치가 않네요..
결혼하는 것도, 홀로 나이드는 것도 지금으로선 어떨지 상상도 못할 어려움이겠다는 생각은 막연히 해봅니다.
흠.. 돈을 열심히 벌어야 겠네요..
사실 이치료도 혼자 살려면 아프지 말아야 할 것 같아서 시작 했어요 ㅎㅎ

푸른바다 2009-06-07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치'가 뭔가요?^^ 휘모리님 글을 읽다보녀 가끔 색다른 어휘와 표현을 발견하곤 합니다^^ 세대차인가 하여 조금은 슬퍼집니다ㅎ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6-07 08:56   좋아요 0 | URL
음.. 제가 레즈가 아니라 혹시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봐 조심스럽긴 합니다만 조금 중성적인 성향의 레즈를 부치로 여성스러운 레즈를 팸으로 분류하는 걸로 압니다..(게이들의 탑바텀과 유사한 개념으로 이해되기도 합니다.) 물론 그 기준은 당연히 자기 판단이고, 저처럼 부치니 팸이니 나눈거에 회의적인 사람도 있고 그렇습니다 ^^
혹시 더 잘 아시는분?

푸른바다 2009-06-07 15:32   좋아요 0 | URL
그런 의미였군요... 더 잘 알기는요^^ 저는 이쪽으로는 완전히 절벽입니다^^ 게이나 레즈를 만나본 적은 없지만 관념적으로는 이해해야 겠다는 생각은 해봅니다. 사실 동성애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고 주변에 그런 사람도 없기 때문에 문제 의식 자체가 없었는데, 에드워드 윌슨의 '인간 본성에 대하여'를 읽고 관념적이나마 문제의식을 갖게 된 것 같아요^^

2009-06-08 1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쟈의 인문학 서재 - 곁다리 인문학자 로쟈의 저공비행
이현우 지음 / 산책자 / 2009년 5월
품절


나는 김규항이 옹호하며 재단언하고자 하는 '80년대 정신'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 자체의 오류를 제거한, 순수하게 진보적인 '80년대 정신'이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하는 건 그 정신의 윤곽과 아직 '참호' 안에서 전투를 계속하고 있는 소수의 전사들, 그리고 대다수 '패잔병들'뿐이다. 때문에, "80년대, 그 위엄'을 한편으론 되찾아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그런 게 아직 없으므로 만들어내야 한다.-106쪽

책임질 수 없는 구호들만을 남발하는 걸로 자신의 정의(근본적인 변화)에 편에 서 있다고 믿는 건 착각이거나 오만이다. 그건 자신들이 '물적 토대(힘)'를 갖고 있기에 곧 정의롭다고 믿는 것만큼이나 오도된 것이다. 자신의 말(구호)에 책임지고, 그 말에 '물적 토대(힘)'를 부여함으로써, 말의 위엄을 되찾을 수 있을 때만이 정의는 반격/경멸을 받지 않게 된다.-111쪽

그렇다, 예술이라는 이름에 값하는 모든 것은 우리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만든다. 그리하여 우리의 무능력을 절감하게 한다. 이것은 마치 데리다가 반 고흐의 그림에서 구두끈이 반쯤 풀려/조여 있는 걸 두고 이중의 구속을 말하는 것과 같지 않을까?우리의 잘난 예술은 우리를 (껴)안아주지도 않으면서 공연히 놓아주지도 않는다. 우리는 담배나 (꼬나)물고 그것의 주변만을 서성거릴 뿐이다. 문빡에서. 그러다가 문득 자각한다. 우리 자신의 숭고함을!-130쪽

'하이틴 로맨스'를 거의 읽어본 게 없어서 여기선 장르의 시학을 구성할 수 없지만, 내식으로 말하면 '로맨스'는 셋이 나오고, '포르노'는 둘이 나온다는 데 그 차이가 있다.-138쪽

흔히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적'이라고 일컬으며 축복하지만, 그건 기적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는 듯하다. 죽은 자가 부활하는 거야 기네스북에 오를 만한 일이지만, 그리스도는 신이며 최소한 신의 아들이 아닌가? 벼룩이 뜀뛰기를 잘하는 게 기적이 아니듯이, '특별한 존재'가 기적을 연출하는 것은 기적이 아니다.
오히려 그의 기적은 다른데 있다.(중략)진정한 기적은 바로 그 할 수 있지만 '하지 않음'이다. 그걸 나는 '기적 없는 기적'이라고 부르고 싶다.-159쪽

여기서 음미해볼 대목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바로 '몰락하는 자'로서의 인간에 대한 규정. 책세상판의 번역을 옮기면, "사람에게 위대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그가 목적이 아니라 하나의 교량이라는 것이다. 사람에게 사랑받아 마땅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그가 하나의 과정이요 몰락이라는 것이다. 나는 사랑하노라. 몰락하는 자로서가 아니라면 달리 살 줄을 모르는 사람들을. 그런 자들이야말로 저기 저편으로 건너가고 있는 자들이기 때문이다.-222쪽

"여인들에게 가려는가? 그러면 채찍을 잊지 말라!"고 큰소리친 걸로 돼 있는 니체지만(그마저도 늙은 여인이 일러준 말이었다!), 오히려 길들여진 건 여인들이 아니라 니체다(그는 채찍을 들고 가서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저를 길들여주세요!"). 해서, 내 생각에 그가 말하는 '위버맨쉬'란 오직 남자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즉 "남자들이란 극복되어야 할 무엇이다."-223쪽

즉 권위의 신비한 토대는 '관습'이라는 것인데, 사실 이것은 법에 대한 상당히 래디컬한 관점이다. 거기에 견주면, 관습법(불문법)과 성문법을 구분하는 상식(적인 관습!)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다. 사실 '관습법'이란 말은 이러한 관점을 가로막는 알리바이는 아닐까? 마치 관습으로서의 법 말고 다른 법이 또 있다는 듯이 암시하는? 비유컨대, 관습법과 성문법의 관계는 니체에게서 은유와 개념의 관계와 같다. 개념이 '닳아빠진 은유'인 것처럼 성문법이란 '닳아빠진 관습법'에 다름 아니다.-232쪽

법의 정초 혹은 정립은 그러한 정초적 폭력에 근거한다. 요컨대, 법(의 힘)은 폭력에 대립적이지만, 법(적 권위)의 기원에 놓여 있는 것은 폭력이다. 기원적 폭력. 이것이 데리다가 기술하고 있는 (본질적으로 해체 가능한) '법의 구조'다.-235쪽

"여성을 위한 첫걸음은 가부장제에 대항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상황을 부당하고 굴욕적인 것으로, 자신의 수동성을 행위에의 실패로서 경험하는 것이다"-294쪽

"오늘날 미국에 대한 문제는, 그것이 새로운 세계 제국이라는 것이 아니라 그렇지 않다는 것, 즉 그런 척하면서도 무자비하게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민족국가로서 계속 행동한다는 것이다" -296쪽

즉 상품들은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순환하지만, 인간들의 순환은 점점 통제되는 것이 그 진실이다. 물론 이런 건 대한민국도 만찬가지다. 문제는 '지나친' 세계화가 아니라 '모자란' 세계화다.-296쪽

"레닌의 독특한 의견이 처음으로 명백히 소개된 저술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점은 의미가 있다. 이 저술은 필요한 타협을 통해 이론을 현실에 적용한다는 실용적 의미에서가 아니라 반대로 모든 가능한 타협을 무시하고 명료한 급진적 관점-우리의 개입이 해당 상황을 변개시킬 수 있는 방식에서만 개입이 가능한-을 채택한다는 의미에서 레닌의 무조건적 상황 개입 의지를 보여준다."
여기에서 '변개시킨다'는 'change'의 번역이고, '해당 상황'은 '상황의 좌표들'을 가르킨다. 그리고 '모든 가능한 타협'은 '모든 기회주의적 타협들'을 뜻한다. 그러니까 레닌의 관점은 이론을 현실에 적용한다는 게 아니라 무조건적인 개입을 통해서 현실의 좌표들을 변화시키고 이론을 관철시킨다는 것이겠다.-314쪽

진정한 레닌주의자와 정치적 보수주의자 간의 공통점은 이들이 자유주의적 좌파의 '무책임성'을 거부한다는 사실이다.-315쪽

"전 지구적 자본주의-자유주의 세계 질서의 전일성을 침식할 수 있는 정치적 기획을 시작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 기획은 억압된 지린의 관점에서 현재의 전 지구적 상황에 개입하면서 스스로가 진리의 대변자로서 행동하고 있다고 당당하게 단언할 것이다."-317쪽

"그것들은 이제 기성 질서와 체계를 위협하는 반란과 탈주가 아니라 오히려 기성 질서 자체가 허락하고 용인한 한도 내에서의 반란과 탈주라는 느낌이 더 짙다." 즉 펑크는 분명 기성의 질서나 체계에 시위하고 반항하지만, 그러한 시위/반항 자체가 오히려 체계의 정상성을 더욱 강화시켜주는 '순기능'을 담당하기도 하는 것이다.-330쪽

오늘날 진정한 사상의 자유란 게 있다면 그것은 지배적은 자유민주주의적, 탈이데올로기적 합의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이데올로기의 시대는 지나갔다, 자유민주주의야말로 최상의 이념이고 체제다. 같은 통념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고, 그러한 의문에 저는 전략적으로 '레닌'과 '레닌주의'란 기표를 부여하고자 합니다.-336쪽

정치적으로 서로 적대적인 체제 아래 놓여 있었지만 20세기의 문화적 발전이란 것이 저는 산업적 근대성이 대중에게 행복을 제공해줄 것이라는 공통적인 유토피아적 꿈의 변주라고 생각해요.-339쪽

그래, 경제가 핵심이야. 전투는 거기서 결정될 거고, 우리는 전 지구적 자본주의의 마법을 깨뜨려야 합니다. 하지만 그 개입은 경제적이 아니라 정치적이어야 합니다.-343쪽

레닌을 반복하는 것은 레닌이 했던 것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실패한 것, 그가 잃어버린 기회를 반족하는 것입니다. 덧붙여, '레닌'은 무엇보다는 현재 우리가 처해 있는 '사고 금지'의 상황을 중단시킬 강력한 자유를 의미합니다. '레닌'이란 기표는 우리가 다시금 사유하도록 허락받았다는 것, 바로 그것을 뜻합니다. -347쪽

"나는 철학이 어려움에 처한 인간에게 아무런 말도 할 게 없다는 걸 깨달았다. 철학은 인간에게 문제를 제기하는 법을 가르치지만 결국은 인간을 각자의 운명 속으로 내팽개치고 마는 것이다."-409쪽

다만, 시오랑에 기대어 말하자면, "우유부단 하다는 것은 정직하다는 표시이고, 무언가에 확신을 갖는다는 것은 사기의 표시이다"-409쪽

"우리는 모두 어릿광대다.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아 있으니까"-412쪽

문학이란 성채는 인간들이 써놓은 최우량의 텍스트들로 구성된다. 이 텍스트들을 읽고 음미하는 일을(조금 미안한 얘기지만) 고답적인 어투의 육법전서 따위를 읽는 것과 어찌 비교할 수 있겠는가? 물론 이러한 오만의 대가는 현실에서 톡톡히 치르고 있다.-4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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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적 인터넷 서평꾼에다가 인문학 블로거인 저자의 책에 대한 리뷰를 쓰려니 손가락이 떨린다. 이 냉정한 서평가는 자기 책에 대해서도 책머리글과 프롤로그에 정확하게 묘사해 놓아서 따로 서평을 쓸 필요가 없을 정도다. 그리고 저자가 지젝에 대해 한 말 그대로를 저자에게 돌릴 수 있겠다. 이 글은 6년차 직장인이자 비인문학 전공자인 내가 읽기에 때로 어렵고 딱딱하다. 그러나 그가 다루고 있는 주제들의 어려움과 딱딱함을 생각하면 꽤 읽을만하고 도전해 볼 만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문학, 예술, 철학, 지젝, 번역의 다섯가지 카테고리로 크게 나뉘인다. 나는 지젝과 번역 비평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웃었고, (그 재기발랄한 비유와 신란한 비평에 한 열번쯤 웃었다) 예술과 문학편 중의 김훈, 김규항 고종석의 문체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가장 쉽게 공감 할 수가 있었으며, 역시나 철학은 다소 어려워 읽다 종종 길을 잃기도 했다. 

 하기는 저자도 언급했듯이 문학이란 자연어를 낯설게 사용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그 낯설음에 주목하게 되고, 그것을 이해하려는 노력속에 뜻 밖의 성찰을 얻기도 하니 어려움을 나쁘게만 볼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딱딱한 글 사이사이에 언뜻언뜻 보이는 툭 내뱉는 저자의 유머는 평소 유머가 없는 것이 콤플렉스인 나로서는 더 공부하다보면 이렇게 유머에 대한 통찰도 생기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져 든다. 

 철학 페이퍼의 마지막은 오규원의 시 '대방동 조흥은행과 주택은행 사이'를 인용하며 마무리 짓고 있다. 저자는 빈틈이 없는 철학적 로고스보다 '깨어져 있음'에 대한 관심이 문학적 로고스에 끌리도록 만든다고 고백한다. 그런 만큼 딱딱해 보이는 그의 책 역시도 깨어져 있음에 대한 관심을 가진 문학적 로고스가 훨씬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글을 마무리 하면서 저자의 글이 실리기도 했던 창작과 비평 여름호의 인문학 위기에 대한 특집기사에서 몇 마디를 옮겨본다. 

 문화평론가 오창은은 인문학을 '인간 삶의 의미와 가치'에 관한 학문으로, 지금의 인문학이 추구해야 할 보편적 가치는 민주주의적 가치와 소통 그리고 인간 윤리의 재구성이라고 봤다.  전 지구적 자본주의 씨스템의 공세 속에서 인문학이 위기에 처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존재가치 자체가 위기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현장 속에서 삶의 바닥까지 내려가 몸을 엉키며 대화하는 '시민인문학''실천인문학'의 문제의식이 가치있다고 봤다.(p55)  

 나는 저자의 인터넷 글쓰기에서 위의 언급한 것과 같은 인문학의 가치, 앎이 삶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고봉준, 앞의 책 p58)을 발견한다. 평범한 다수의 대중의 '다른 삶의 대한 욕구' '인문학에 대한 욕구' 그 자체를 존중하고, 자신이 가진 인문학적 지식을 공유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고된 노력에 존경을 표하고 싶다. 그는 곁다리 인문학자가 아니라 참의미의 인문학자다. 적어도 내게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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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6-07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의 서재에 들락거리게 된 게 지젝 때문이었고, 이 카테고리 제목도 지젝의 책제목에서 따왔다. 생각해보면 로쟈님께 감사할 일이 많다. 더 리뷰를 잘 쓰고 싶은데 소양이 부족해 아쉽다.

로쟈 2009-06-07 22:00   좋아요 0 | URL
과분한 평을 해주셨네요.^^;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제 몫은 다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6-08 09:23   좋아요 0 | URL
네 재미있었어요 ^^
소심해서 페이퍼로 리뷰를 ㅎㅎㅎ

다이조부 2009-10-05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좋더라구요 ^^

예상보다 무거운 내용이라서 후덜덜 했지만 말이죠 ㅋ

무해한모리군 2009-10-05 22:19   좋아요 0 | URL
네 가볍게 술술이 아니었어요 ^^
어휴 저 같은 직장인한테 무겁고 무겁지요~
 

어젠 홍대에 위치한 체코식 하우스 맥주를 파는 곳에 갔다.
독일식보다 좀 더 진하다는데, 그 차이까지는 잘 모르겠고,
옥토버훼스트 보다 안주는 확실히 맛나더라~~
그러나 가격 역시 비싸다는거 ㅠ.ㅠ 

치즈와 야채를 넣은 고기 완자와 치즈를 얹어 구운 토마토(이런 식의 토마토 요리가 난 제일 좋다 ㅠ.ㅠ)가 너무 맛나서 순식간에 먹어버렸다.
아 쬐끔만 더 싸면 자주 갈텐데, 내 소득으론 한달에 한번도 어림없다.
둘이서 맥주두잔에 안주 하나 먹었는데 5만 7천원 나왔다. 

우리는 채워지지 않은 아쉬움을 안고 나와서
(우리가 거기서 배부르게 술을 마실려면 돈십만원도 우스웠을 것이다.)
단골 조폭떡뽁이도 1인분 먹어주고,
또 주차장길 따라 좀 걸어오면 있은 친구조아에서
오징어튀김에 맥주 1잔씩 마셔주고,
슬슬 걸어 신촌그랜드마트 뒤
'점점 예뻐진다'며 늘 칭찬해주시는 주인장이 있는
나의 단골포차로 가서 꼼장어에 소주 각1병 마셔주었다.

나의 술친구는 인정했다.
니가 이 많은 단골 술집들을 두고
신촌을 떠날 때 참 마음이 아팠겠노라고..

그 친구와는 스무곳 가량의 단골집중 겨우 여섯곳 정도만 같이 다녀본 듯 한데, 그 정도로 나의 아쉬움을 충분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벗에게도 가장 좋아하는 곳은 숨기는 법..
난 제법 의뭉스런 놈이다 ㅋ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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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de 2009-06-05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휘모리님 언제 한번 그 숱한 아지트 중에 한 곳 데려가 주세요! >.<

(이렇게 해서라도 은근슬쩍 휘모리님과 술 한잔 마셔보고 싶은 1인 ㅋㅋ)

무해한모리군 2009-06-05 21:24   좋아요 0 | URL
아하하 언제 제이드님이 번개 한번 하시지요~
전 언제든지 좋습니다 ^^

꿈꾸는섬 2009-06-05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금주령 내렸어요. 골반교정하러 갔다가 부황도 했는데 피가 많이 탁하다며 술 마시면 큰일 난다고 위협을 하시더라구요. 근데 몸이 안 좋으니 술 생각도 별로 안나요.^^

무해한모리군 2009-06-06 22:24   좋아요 0 | URL
허리병부터 나으셔야죠..
전 매일 아침 술 끊어야지 생각하고, 저녁이면 포기하고 그럽니다 ^^

카스피 2009-06-05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둘이서 맥주두잔에 안주 하나 먹었는데 5만 7천원... ㅜ.ㅜ
역시 홍대가 비싸긴 비싸네요.

무해한모리군 2009-06-06 22:24   좋아요 0 | URL
그 하우스맥주집이 비싼거지요 ^^

[해이] 2009-06-05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맛있겟다 ㅋㅋ

무해한모리군 2009-06-06 22:25   좋아요 0 | URL
맛은 있더이다..
넘 비싸서 그렇지 ㅎㅎㅎ

바람돌이 2009-06-05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엉덩이 무거워서 왠만하면 자리 옮기지 않고 한자리에서 죽치는데... 하기야 저 5만7천원짜리는 절대 못 죽치고 있겠네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6-06 22:25   좋아요 0 | URL
그게 음 취했으면 몰라도 멀쩡한 정신에 마구 마셔주기엔 좀 비싸더라구요 ㅍㅎ

후애(厚愛) 2009-06-06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꼼장어에 소주 생각이 납니다. 특히 포장마차에 파는 양념한 닭똥집이 일품인데...
큰일났어요. 먹고싶어서 병 날 것 같습니다.ㅎ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6-06 22:25   좋아요 0 | URL
거기 장어는 파나요? 갑자기 그곳 사람들도 장어를 먹는지 궁금하네요 ㅎㅎ

후애(厚愛) 2009-06-07 09:24   좋아요 0 | URL
미국 마트에 파는지 모르겠네요. 한번도 장어를 못 봤거든요.^^ 제 생각에는 외국인들은 별로 장어를 안 먹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제 옆지기는 장어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장어구이 먹고 싶어서 향수병이 생긴다고 하네요.ㅎ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6-07 12:02   좋아요 0 | URL
아하 일반적으로 먹는 음식이 아니군요.. ^^

머큐리 2009-06-06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주량이...대단하신데요...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6-06 22:26   좋아요 0 | URL
아니 맥주 1500 정도에 소주 1병 정도는 다 마시는 거 아닌가요 호호호
 

홈페이지에 올라온 경과상황 그대로 올립니다. 

화가 나는군요.. 서울시 왜 이럽니까? 

정말 욱 하게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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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회 인권영화제 청계광장 개최 관련 경과 상황>
2009년 1월 23일 서울시에 청계광장 사용 신청

2009년 2월 17일 서울특별시 시설관리공단 <청계천 시설사용 허가> 결정

2009년 2월 26일 서울시 공유재산 사용비 1,276,380원 납입

2009년 6월 1일 서울특별시 시설관리공단 <청계광장 사용 허가에 대한 변경(취소)사항 알림> 결정

2009년 6월 3일 서울특별시 시설관리공단 <청계광장 사용 허가에 대한 변경(취소)사항 알림> 공문 우편으로 인권운동사랑방 사무실에 도착

2009년 6월 4일 시설관리공단이 제 13회 인권영화제가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것을 허가함,

오늘(6월4일) 저녁, 시설관리공단과 만나서 제 13회 인권영화제가 청계광장에서 개최하는 것을 쟁취했습니다.

서울특별시 시설관리공단은 4일 저녁, 팩스를 보내 "청계천 인권영화제에 대하여 주변 여건 변화 등으로 행사진행을 승인" 한다는 내용을 보냈습니다.

이에, 인권영화제와 인권운동사랑방은 기존 계획 대로 인권영화제를 개최할 것입니다.

마음써주신 여러분들께 깊은 연대의 인사를 드립니다.

내일, 탁 트인 청계광장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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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새로운 생각할 거리를 제시하는 인권영화제가 벌써 13살을 맞이했습니다.

여전히 성, 노동, 국제사회 안의 여러 소수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보여줍니다.

6/6(토) 저녁과 6/7(일) 오후에 청계광장으로 갈 예정입니다.

도대체 어디에 쓸려고 만든 광장인지 모르겠으나,

서울시가 이번에도 불허했다고 하네요 --;;

일단 자리잡고 영화제 관계자들이 쫓겨나지 않게 많이 참여해 주세요.

아가들과 산책하듯이, 친구들과 맥주한캔들고 함께 영화제를 즐겨도 좋을 듯 합니다.

많은 사람과 즐길 수 있게 무료(!)이기도 하니까요.

같이 올 사람이 없다구요?

휘모리를 찾아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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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일정과 상영 프로그램은  

http://www.sarangbang.or.kr/hrfilm/ 

를 참조해주세요~


참 가족끼리 오신다면, 이곳을 들려보셔도 좋을 듯 해요. 반디앤루디스 종로점에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하는 한국만화100년전 티켓을 한국만화를 사면 주는 이벤트도 진행중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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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09-06-04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영하는군요. 어제 그러지 않아도 애아빠랑 인권영화제 이야기하면서 서울시가 이틀전에 불허했다길래, 이제 본격적인 독재시대구나!라고 이야기가 오갔는데....우리 애들은 독재시대에서 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독재시대가 열리네요.

무해한모리군 2009-06-04 13:25   좋아요 0 | URL
바람이 불면 풀은 눕지만, 쓰러지지 않는다는 걸 모르나 봅니다.
끔찍한건 아직 임기가 너무 많이 남았다는 거지요.
이 여름에 버릇을 고쳐 놓거나, 물러나게 하지않으면 삶이 참 팍팍해질듯 합니다.

라주미힌 2009-06-04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가야겠어요.. ' 야~ 신난다'

무해한모리군 2009-06-04 13:26   좋아요 0 | URL
라주미힌님 전 빨간색 댕기를 두르고 있을터이니 손을 한번 흔들어 주세요 ^^

후애(厚愛) 2009-06-04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보고 싶네요.^^
가시는 분들이 넘 부러워요 ㅠ.ㅜ

무해한모리군 2009-06-04 13:26   좋아요 0 | URL
후애님 제가 잘 다녀와서 후기 올릴게요 ^^

Alicia 2009-06-04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 꼭 만나요^^
우리 미술관에서 만났을지도 모르는데 힛.

무해한모리군 2009-06-04 18:2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꼭 뵈요 헤헤
맥주 피쳐로 사가야겠네요. 알리샤님도 나눠주게 ㅋㄷㅋㄷ

2009-06-04 2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6-05 08: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6-04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것도 못열게 하네...역시 한나라당은...민정당 근성이 있어요.

무해한모리군 2009-06-04 18:2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요즘 신문기사를 좀 멀리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밥집에서 우연히 놓인 조선일보 사설보다 눈나올번 했다는거 아닙니까 --;;

프레이야 2009-06-04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허용하지 않는다고 발표하더군요.ㅠㅠ

무해한모리군 2009-06-05 08:07   좋아요 0 | URL
작년에도 그러더니..
광장(의미는 알고 있는건지)은 왜 만들었을까요?

2009-06-04 2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6-05 0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9-06-04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디앤루니스는 기적의 무한 리필 29만원 통장의 소유자 전대갈의 아들인가 뭐시깽인가가 사주라더군요. 리브로도 그렇다는 것 같고 출판사는 시공사가 그렇다는 것 같고...

무해한모리군 2009-06-05 08:09   좋아요 0 | URL
아하 리플리님 말을 듣고 급 사진 삭제했습니다.
이벤트만 이용하고 책은 사지 말아야겠군요..
무슨 가위바위보 이벤트 같은 걸 한다던데 ㅎㅎㅎ

마늘빵 2009-06-04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계광장에 영화보려고 경찰들 쭉 깔릴 거 같은데요? 시민들은 못보게 하고 자기들만 보려고. 머 이런 농담도...

무해한모리군 2009-06-05 08:09   좋아요 0 | URL
이젠 놀랍지도 않아요 --;;

울보 2009-06-04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blog.aladdin.co.kr/jun4098/2885909
님 살짝 몇권 골라 보았습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6-05 08:12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울보님~~

2009-06-05 08: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6-05 09:27   좋아요 0 | URL
제 눈에도 그렇게 보여욧!!
이게 무슨 일이랍니까?
제가 알라딘 고객센터에 신고했습니다.
올 수 있으면 전화주세요.
토요일이랑 일요일에 있을거예요~~

무해한모리군 2009-06-05 09:58   좋아요 0 | URL
알라딘 서재지기에게 zigi@aladdin.co.kr로 가입된 이메일 주소를 보내달라네요 ^^

[해이] 2009-06-05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저는 노이에자이트 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6-05 13:10   좋아요 0 | URL
놀라워요 놀라워요 ㅎㅎ
심지어 전에 해이님이 쓰신 댓글도 다 노이에자이트님으로 바뀌어 있어요~~ 어느 것이 누구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예요 ㅎㅎ

[해이] 2009-06-05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법이 풀렸어요 ㅠㅠㅠㅠ

무해한모리군 2009-06-05 18:28   좋아요 0 | URL
풀리기 전에 장난좀 치지 그랬어요 ㅋㄷㅋㄷ

꿈꾸는섬 2009-06-05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권영화제 잘 다녀오세요.^^

무해한모리군 2009-06-06 22:26   좋아요 0 | URL
아 지금 막 다녀왔는데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