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들의 가격 - 예술품을 사이에 두고 벌어진 지적 미스터리 소설
가도이 요시노부 지음, 현정수 옮김 / 창해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두껍지도 않고 내용도 가볍고 즐겁습니다. 그림에 대한 숨겨진 뒷담화나 잘 알려진 그림의 독창적인 해설등이 덧붙여지기를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이 책은 무척 가벼운 소설이고, 딱 그만큼입니다.

 아는 그림에 대해 상세한 설명이 나올때는 저도 모르게 그림을 떠올리며, 아 이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즐거웠습니다. 맛으로 진품을 알아내는 매력적인 미술컨설턴트와 늘 헛집기만하는 고지식한 미술대학강사 콤비를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요. 

요즘처럼 나른한 봄날 커피한잔과 여유자적하며 보기에 좋은 소설입니다. 

<몇 구절들> 

p30  

"무슨 일을 하시는 분입니까? 미술과 관련된 회사에서 일하고 계십니까? 아니면 저널리즘 쪽?" 

"평화로운 시대에 세상을 등지고 있다고 할까요." 

"말하자면, 무직자?" 

"그렇게도 부르더군요." 

p36 

불효자식은 불효자식이지만, 책을 사랑하는 인간 중에 나쁜 사람은 없다. 

p74 

틀림없이 내 인생에서 가장 사치스러운 술이었다. 비싼 탓도 있다. 행복한 탓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세상에 천재를 안주로 마시는 술보다 더 고급술은 없다. 그것에는 어떠한 가격도 매길 수 없는 것이다.

<책에 나오는 그림 정리>

 1. 보티첼리 

 아 저 우유빛 몸에 넘실대는 금발머리. 너무 아름답다. 

그림 구석구석 꼼꼼하게 숨겨진 자세한 묘사를 넉나간듯 보게 된다.




 2. 열반도 

 부처가 열반의 들때의 모습으로 머리를 북쪽으로 하고, 보살들과 많은 이들이 원형으로 배치되어 있는 그림이다. 

 참으로 기묘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유머러스 하다. 

 

 

 

 

  3. 베르메르

 비교적 사후에 뒤늦게 유명해져 위작이 많기로 유명한 작가다. 선명한 명함의 대비가 아름답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9-04-13 2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4-13 2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모든 것이 밝혀졌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엮음 / 민음사 / 2009년 3월
장바구니담기


브로드는 슬픔 속에 깊이 침잠하여, 실뭉치처럼 뒤엉킨 슬픔을 풀어내 그 미묘한 차이를 감상할 줄 아는 감상할 줄 아는 슬픔의 천재였다. 그녀는 슬픔을 투영하여 무한한 스펙트럼으로 분산시킬 수 있는 프리즘이었다.-119쪽

하느님은 슬퍼하기 위해 계시는 거란다. 그렇지 않겠니?
(중략)
하느님이 정말 계시다면, 슬퍼하실 만한 일이 너무나 많을 거다. 하느님이 없다면, 내 생각에 그것도 또 하느님이 정말 슬퍼하실 일일 거야. 그러니 네 질문에 대답하자면, 하느님은 슬퍼하시지 않을 수가 없지.-120쪽

브로드는 삶은 세상이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이유가 뭐든 간에 자신이 결코 행복한 동시에 솔직할 수는 없으리라는 사실을 천천히 깨달아 가는 과정이었다. 그녀는 늘 자기 안에 더 많은 사랑을 만들어 내고 싾아 놓아서 넘칠 듯 찰랑대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쏟아 낼 곳이 없었다.
(중략)
실제 모습 이상의 무언가로 다가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어느 것이나 그저 객관적 실재 속에 완전히 매몰된 하나의 사물에 불과했다.
(중략)
그녀는 삶을 사랑하지 않았다. 살아야 할 확실한 이유가 없었다.-121~123쪽

하지만 책이 없어도 여유가 없기는 마찬가지잖냐. 책이 있는 거랑 없는 거랑 어느 쪽이 더 여유가 없을 것 같으냐? 내가 보기에는 어느 쪽이든 우리가 지는 거다. 내 식대로라면, 책을 갖고 지는 쪽이지.-124쪽

그가 목숨까지 바칠 수 있었던 대상은 브로드가 아니라, 브로드에 대한 그의 애정이었다.
(중략)
그들은 대상에 대한 사랑을 사랑하기보다 대상 자체를 더 사랑한다는 위대한 구제성 거짓말을 주고 받으면서 자신의 몫으로 쓴 역할을 기꺼이 연기했고,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허구들을 지어내고 믿었다.-126쪽

할아버지는 나쁜 분이 아니예요. 나쁜 시대에 살았던 좋은 분이죠.
(중략)
나쁜 사람은 나쁜 행동을 하고도 슬퍼하지 않는 사람이에요. 할아버지는 지금 자신의 나쁜 행동 때문에 죽어가고 있어요. 우리를 용서해 달라고, 우리가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해 달라고 애원할게요. 우리가 착한 사람이 되게 해 주세요.-218~219쪽

유머는 이 멋지고도 끔찍한 세상에서 도피하는 수단이에요.-239쪽

촉각, 미각, 시각, 후각, 청각......., 기억. 이방인들은 전통적 감각을 통해 세계를 경험하고 처리하며 기억은 사건을 해석하는 부차적인 수단 정도로 이용하는 반면, 유대인들에게 기억은 핀이 쯔르는 통증, 핀의 은빛 반짝거림, 손가락에서 짜낸 피의 맛 못지 않게 일차적이다.-297쪽

책을 찾고 있는데요. 그는 사서에게 이렇게 말했다.
(중략)
책 제목은 뭐니?
제목은 기억이 안 나요. 항상 그 책 얘기를 하곤 하셨는데. 저를 재울 때면 그 책에 있는 이야기를 해 주셨어요.
무엇에 관한 이야기였지? 사서가 물었다.
사랑에 관한 거였어요.
사서는 웃움을 터트렸다. 전부다 사랑에 관한 거란다.-302쪽

예술품
예술품은 과거 시제형 사실로 무의미하고, 쓸모없고, 아름다운 것을 만들려는 성공적인 시도의 산물이다. 결코 예술이 될 수는 없으며, 사실이 될 수도 없다. 유대인들은 에덴의 예술품이다.-303쪽

브로드의 613가지 슬픔
(중략)
지성의 슬픔 : 오해받는 슬픔, 익살맞은 슬픔, 구원(없)는 사랑의 슬픔, 영리(하다는 슬)픔, [자기가 뜻하는 바를 표현할 만큼] 충분한 말을 알지 못하는 슬픔, 선택권이 있다는 슬픔, 길(든) 새들의 슬픔, 책을 끝맺는 슬픔, 기억한다는 슬픔, 잊는다는 것의 슬픔, 걱정의 슬픔...-315쪽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리스 2009-04-12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찜해두고 있어요. :)

무해한모리군 2009-04-13 08:26   좋아요 0 | URL
수다쟁이 친구가 주제를 휙휙 건너뛰며 말할때처럼 정신없긴 하지만 전 괜찮았어요 읽어보세요 ^^
 
심야식당 3
아베 야로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어제 오자마자 허겁지겁 읽어치웠다. 

다른 책은 그렇지 않은데, 왜 만화책은 나오자마자 급히 사서 도착하면 또 급히 읽고 마는지 모르겠다. 그남아 기다리기가 싫어 인터넷 서점보다 실재 단골책방에 주로 나가 구입하는 장르중에 하나다.  

왜일까? 

그만큼 케릭터들을 살갑게 느끼고, 요즘 어찌 지내나 안부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내게 만화연작의 신작들은 친구의 안부편지인 것이다. 

저녁부터 새벽까지 여는 이 심야식당 주인장의 새로운 안부편지는 평소 이야기와 별다르지 않다. 여전히 새벽일 하는 택시기사, 호스티스와 깡패, 밤거리 악사, 주정뱅이 늙은이가 주요 고객이고, 손님이 주문하면 재료가 있는 한 만들어 준다.  

이번에도 내가 좋아하는 술안주들이 많이 나왔다. 

비엔나 소세시를 문어모양으로 구워서 케찹에 콕 찍어먹기 

닭튀김이랑 계란말이(한판 계란말이가 나왔을때 난 열광에 빠졌다) 

갓 지은 밥에 조그만 버터를 한조각 살짝 녹여먹기 
(여기에 밥을 김에 싸서 간장에 콕 찍어 먹거나 스크램블 에그랑 같이 먹어도 맛나는데..) 

모시조개술찜 
(이건 정확히 어찌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개국이야말로 소주안주의 최고봉이라 여기기에~) 

뭐 이런 안주들을 만들어 주며, 구질구질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정하게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고르게 애정과 시선을 보내면서 풀어낸다. 

아 봄이다.~ 아직도 두드러기 투병중이지만 치즈계란말이에 화랑한잔 오늘 퇴근길에 척 걸치고 싶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후애(厚愛) 2009-04-09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야식당이 만화책이라니...전 소설책인 줄 알았어요.^^
전에 인터넷에서 우연히 대원씨아이 출판사가 안 좋다는 글을 보게 되었는데...그래도 좋은 책은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무해한모리군 2009-04-09 15:28   좋아요 0 | URL
만화책을 많이 내는 회사니까요..
재판해줬으면 하는 작품들이 좀 있는데.. 영..
상황이 아직 안좋은거 같기는해요.

또치 2009-04-09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허허~ 어찌 술안주만 보이시는 눈에 보이시는 겁니까! ㅋㅋ
저도 3권 많이 기다렸는데, 얼른 사려구 해요~

무해한모리군 2009-04-09 15:26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제가 할 줄 아는 음식도 순 술안주, 잘하는 음식도 술안주 뭐 그렇습니다 ^^

가시장미 2009-04-09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 바람이 휘모리님 마음을 심란하게 하는군요? ^^ ㅋㅋ

무해한모리군 2009-04-09 15:26   좋아요 0 | URL
아 바람따라 마구 걷고 싶어요~ 봄이예요~~

다락방 2009-04-09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고파요, 휘모리님 orz

무해한모리군 2009-04-09 19:01   좋아요 0 | URL
저도 눈치보느라 알바 퇴청 못하고 있어서 배고픕니다 ㅎㅎ
아, 퇴근해서 정종집에서 한잔을 할지 커피집에 가서 도너츠를 먹을지 아직 정하지를 못했어요..
 
맛깔진 밥반찬 - 손맛 좋기로 유명한 반찬집 13곳의 숨겨진 멋내기 공식
웅진닷컴 편집부 엮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3년 1월
평점 :
품절


이책의 설명을 보고 음식을 만들 수 있다면 고수다. 서울의 맛있는 반찬집 소개책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ooni 2009-04-07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리책은 요새는 사진땜에 그야말로 보는 것만으로도 배고프지 않나요? ^^ 전 그래서 요리책은 그다지 안보는 편인데, 이거랑 이 아래있는 <요리도 개인기다>..는 제목이 근데, 아주 센스있네요. ^^

무해한모리군 2009-04-08 08:37   좋아요 0 | URL
음식 사진을 보는 걸 좋아해서 요리책은 한 열권쯤 가지고 있는거 같아요. 위의 책은 정말 요리책으로 효용성은 없는거 같고..
혼자서 레서피북을 정리해 보곤해요. 각 요리책에 나온 가지요리를 모두 정리해보는 식으루요.. 그래서 저희 어머니가 놀려요. 요리도 공부하는 이상한 애라고 ㅎㅎㅎ

자하(紫霞) 2009-04-07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나 나중에 직접 뵙게 된다면 요리책 좀 보여주세요~ㅋㅋ

무해한모리군 2009-04-08 08:37   좋아요 0 | URL
언제든지요~ 저책은 그냥 선물로 드릴 수도 있습니다.
(비밀인데 미워하는 책이예요 ㅋㅎㅎ)
 
요리도 개인기다 - 초보자를 위한 박수홍의 참 쉬운 요리백과
박수홍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그의 자근자근한 어투가 묻어나는 요리책.설명은 초중급 정도.술안주편이 마음에 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