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먹었어? 9
요시나가 후미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솜씨좋은 일본주부들은 이 만화처럼 해먹겠구나 하는 생각이든다. 적당히 소박한 그들의 집처럼 요리도 동거생활도 요란하지도 초라하지도 않다. 서로를 배려하며 이젠 온전히 파트너가 되었다는게 느껴지는 두사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읽은책 

요리코를위하여의 속편격인 이소설을 요리코를위하여를 읽지 않은채 봤다.

같은 시리즈의 1의 비극만을 보았는데 설정이 너무 작위적이라 꽤나 옛스럽게 글을 쓰는군 하고 지나치고 말았다. (작품이 나왔던 1991년도에는 당연히 옛스런 작품이 아니었겠지만) 그런데도 이 소설의 주인공인 노리즈키 린타로가 내적 고통에 처한다는 소개글이 내 안에 어떤 가학성을 건드려서 읽게 됐다. 딱히 좋아하지 않는 주인공의 고통을 즐겨주지 하면서 =.=


전편처럼 꽤나 충격적인 반전에 반전을 제외한다면 이야기 자체는 흥미롭다. 덤으로 연대별 정리까지 된 아이돌 비지니스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성서에서 엘러리퀸까지 온갖 참고문헌들이 등장하며 탐정활동(이라고 쓰고 추리소설을 어찌 쓸 것인가라고 읽는다)에 대한 고뇌를 엿볼 수 있다. (원치 않으면 읽지 않아도 별 문제가 없다)


이 책에 인용된 성경 구절은 어찌보면 성경을 두줄로 요약하면 남게될 구절이다.

1. 야훼는 유일하며, 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

2. 이웃을 내 몸처럼 섬기라


두번째 항목은 인간다움의 요체를 측은지심 즉 공감의 능력으로 규정하는 대다수 종교와 맞닿아 있다. 첫번째 항목은 노리즈키 린타로에 따르면 신과 다른 인간의 또다른 특질인 유한성을 설명한다고 본다. 모든 것을 이해하는 것은 신뿐이고, 인간은 부분만을 보고 실패하기 마련이다. 


나는 내 의지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저 물살에 따라가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또다른 명탐정(옛스럽기도 하고 간지럽기도 한 이름이다) 긴다이치 코스케 역시 자기가 관여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한다. 죽은 사람이 살아나지도 않고, 사건의 진상이 변하지도 않으며, 때로 노리즈키 린타로의 소설속 사람들처럼 들어난 사실에 더 상처받기도 한다. 좀 다른 얘기지만 내가 안간힘을 써도 결국 이자리에 올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우리는 성실하게 하루하루 부딪히며 살아가려 한다.. 결과는 같을지라도 우리의 행위로, 사람들 사이에 만들어지는 화학작용으로 '나'와 '너', '우리'는 바뀌기 때문일 것이다. 흔한 말로 삶은 결과가 아니라 여정이라고들 하듯이.


이 소설 역시 나온지 꽤 되었다. 그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최근작을 읽어보고 싶다.


2. 읽고 있는 책

 연말, 출근까지 꼬박 두시간 걸린 월요일에 나는 어쩌자고 이 책을 펴들었는가. 생각보다 나는 꽤 용감한 구석이 있다.






3. 산 책

 딱히 꼭 이 책을 읽으려던건 아닌데 중고책방에 2권 12천원 알라딘 직배송이 뜬 걸 보고 샀다. 아마도 올해의 마지막 독서는 이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의 가독성이 내 예상을 뛰어넘는다면 로맹가리의 이 경계를 지나면 당신의 승차권은 유효하지 않습니다를 읽고 싶다.


오늘 책을 산 이유는 대충 숨겨뒀던 아이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말에 아이가 찾아버렸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겨울왕국의 안나는 크리스마스 선물에서 그냥 선물이 되었다. 이제 크리스마스 까지는 삼일... 선택의 여지 없이 뽀로로 크리스마스 입체북과 색종이, 색년필로 결정한다. 그걸 주문하는 김에 내것도 슬쩍 넣어본다. 몰래 또 어떻게 포장하지...



댓글(4)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4-12-22 17: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22 17: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4-12-23 0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탄절 선물을 스스로 하시는군요.
아이만이 아니라 어른도 선물을 받아야지요~ ^^
신문종이로 허름하게 싸 두셔야 안 들키지 않을까요?

무해한모리군 2014-12-23 08:53   좋아요 0 | URL
ㅎㅎㅎ 함께살기님 전단지같은 종이를 무척 좋아해서 위험할거 같고, 일단 책사이에 껴두었습니다... 말씀을 듣고보니 저도 새삼 선물받은 듯해 기분 좋습니다 ^^
 
환상의 빛
미야모토 테루 지음, 송태욱 옮김 / 바다출판사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덮고나니 선명하게 소설이 그리고 있는 풍경이 남는다. 기회가 된다면 영화로도 보고 싶다.

역자가 언급했듯이 스토리보다 묘사된 분위기와 풍경이 중요한 작품이다.


[밤 벚꽃]에서 여자는 일찍 이혼하고 홀로 키워온 아들마저 먼저 세상을 뜨자, 이혼할때 시부가 물려준 고풍스런 집에서 홀로산다. 어느 밤 벚꽃은 등처럼 밝고, 죽은 아들방엔 사이좋은 낯선 신혼부부가 들었다. 초로의 여자는 방에 홀로 앉아 벚꽃을 보며 이제사 '어떤여자라도 될 수 있는' 방법을 깨닫는다. 언제나 그렇듯 행복의 비법은 너무 늦게 깨달아지고, 그 깨달음은 찰라에 지나간다. 


[침대차] 말끔한 노신사가 기차 침대칸에서 서럽게 운다. 출장차 이 차를 탄 별 볼일 없는 영업사원인 나는 5년전 기차에서 떨어져 죽은 친구가 어린시절 함께 놀다 강에 빠져 둥둥 떠있던 모습을 떠올리며 그저 노인의 울음을 듣고만 있는다. 노인의 울음도 친구의 죽음도 그는 이유를 알 수 없다.


[박쥐] 여름 별로 친하지 않은 친구가 여자아이를 찾아가는 길에 동행한다. 날은 덥고, 친구는 여자아이와 단둘이 사라진다. 가난한 항구 동네 구석에 앉아 하염없이 기다린다. 기다리며 친구의 가방을 칼로 찢어발긴다.


표제작인 [환상의 빛]에서 사내는 저 멀리 자신에게 다가오는 열차의 빛을 보며 한발한발 죽음을 향해 다가가고, 여자는 파도소리가 시끄럽게 들리는 빈한한 어촌마을 낡은 집 이층 창가에 재혼한 남편의 헐렁한 가디건을 걸치고 서서 그의 죽음을 궁금해한다.


타인의 진의(어쩌면 자기자신도)에는 결코 다가가지 못한채 그저 풍경으로 기억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4-12-19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저 다음 지름에 이 책을 포함시킬건데 말입니다. 읽고 싶기도 하면서 어쩐지 안읽고 싶어지기도 하네요. `고독`이라 휘모리님은 명명했지만 제겐 무서울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무해한모리군 2014-12-22 09:02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사실은 제목을 정하지 못해서 한참 고민하다 두리뭉실하게 적어 올렸습니다. 이렇게 쓸쓸한 계절이라서 많은 축제들이 겨울에 있나봐요.
 
13의 저주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8
미쓰다 신조 지음, 이연승 옮김 / 레드박스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터부시되다 라는 단어를 네이버에서 찾아본다.

'금기하다. (사회적으로)꺼린다'


터부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미개한 사회에서 신성하거나 속된 것, 또는 깨끗하거나 부정하다고 인정된 사물장소행위인격 따위에 관하여 접촉하거나 이야기하는 것을 금하거나 꺼리고그것을 범하면 초자연적인 제재가 가해진다고 믿는 습속().'


사람들이 신성한 것과 접촉하는 것도 부정하게 생각했다는게 재미있다 .


오래전에 무녀가 된 여인에 대한 다큐영화를 본 적이 있다.

우리사회에서 무속인이란 사기꾼 취급 당하거나, 두렵다 못해 꺼려지는 존재다. 딸이 무녀가 되는 것에 가슴 아파하던 그녀의 어머니가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이 소설의 주인공, 쓰루야 순이치는 죽음의 기운이 구체적인 형체를 가진채 보인다. 그 역시 남다른 것을 보는 탓에 어려서부터 주변인 모두에게 배척당한다. 오직 무속인인 그의 할머니와 괴기소설 작가인 할아버지 만이 그의 곁을 지켜준다. 


탐정 쓰루야 순이치 시리즈의 시작인 이 소설은 스무살에 그가 탐정 사무소를 열고 첫 의뢰인을 맞으면서 시작한다. 의뢰인의 집에서 줄줄이 사람이 죽어나가고 탐정은 그 원인과 대응책을 찾는다. 일반 탐정소설과 다른 점은 범인을 찾는 것보다 어떻게 죽음의 기운을 떼어낼 수 있을까에 대해 더 고민한다는 점이다. 사상에 씌인 이들이 보이는 괴기스러운 행동과 그 안에서 패턴을 찾아내려는 탐정의 모습이 이 책의 흥미 포인트다. 괴담과 미스터리를 동시에 즐길 수 있지만 양쪽다 어중간하다는 느낌도 든다. 시리즈도 주인공의 탐정생활도 이제 시작이니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센트럴파크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퇴근길 몽글몽글한 로맨스소설이 읽고 싶었다.
기욤 뮈소는 눈으로 막막해진 월요일 퇴근길에 어울리는 확실한 페이지터너다.

생면부지의 두남녀는 센트럴파크에서 서로 수갑으로 손이 묶인채 깨어나고 함께 자신들을 이곳에 데려왔을지모를 연쇄살인마를 쫓아 낯선 도시를 누비며 추적해간다.

여자는 어떻게 자신이 센트럴파크에 있게 됐는지 기억을 잃었다. 그런데 책의 절반은 여자의 기억이다.
형사인 여자는 그 자신이 연쇄살인마의 테러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다. 불행히도 그녀의 아이와 남편은 그렇지 못했다.
이런 비극을 겪고도(당연히 극복할 수는 없다) 유능한 형사로 살아가는 강한 여자다. 그리고 이건 로맨스 소설인고로 그녀는 당연히 매력적이다.

그런데 이거 연애소설이라며?
연애의 백미는 상대에게 손을 내미는 순간, 불꽃이 발화하는 순간의 간지러움아닐까
이 무수한 인류중에 내 시간을 너와만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삶의 바닥에 찾아온 그런 순간

기욤 뮈소가 삶이 내게 그런 보물 하나둘쯤 더 숨겨뒀을지 모르니 거기 너도 고개들고 살아보란다

역시 월요일에 읽기 괜찮은 소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