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당신이 자메이카에서 올림픽에 봅슬레이로 참가한다고 하면 과연 비웃지 않을 수 있을까? 물론, 말도 안된다고 웃다가도 "그 일이 실제로 있었고, 영화도 나왔는걸"이라고 하면 그 말을 믿어줄 수 있을까? 여기 자메이카 최초로 겨울 스포츠인 봅슬레이에 출전한 4명의 선수들이 있다.

  단거리 선수로 올림픽에 나갈 것이 유력시되었던 데리스 베녹. 그의 아버지도 금메달리스트로 자메이카를 빛냈었고 그도 아버지의 뒤를 이어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모두들 확신했다. 하지만 그는 대표선발전에서 넘어진 타선수의 몸에 걸려 넘어지고 올림픽 출전은 4년 뒤의 목표로 바뀌어버린다. 그러던 중 항의를 하기 위해 찾아간 관계자에게 우연히 단거리 선수가 봅슬레이에 강하다고 미국 봅슬레이 선수가 데리스의 아버지에게 봅슬레이를 권유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다행히 아버지에게 봅슬레이를 권유한 사람은 아직 자메이카에 있지만 그는 봅슬레이를 잊은지 오래다. 그를 가까스로 설득해 데리스의 절친한 친구인 쌍카와 단거리 선수 선발전에서 함께 넘어진 두 남자(주니어와 율)로 팀을 구성하고 연습에 들어간다. 연습끝에 마침내 동계 올림픽에 참가하게 된 자메이카 선수들. 그들은 과연 금메달을 딸 수 있을까?!

  영화를 보면서 자메이카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면 물론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겠지만, 일단은 자메이카 선수들이 겨울 스포츠에 도전했다는 것이 더 크게 다가왔다. 모두가 말도 안된다고 비웃을 때 자신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는 그들. 그들이 봅슬레이를 시작했을 때는 비웃음뿐이었지만, 그들이 결승점을 통과했을 때 모두들 그들을 향해 힘찬 박수를 쳤다. 그것이 올림픽 정신이고,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 것에 대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재미있는 이야기로 때론 웃기기도 하고, 감동으로 울리기도 하는 영화. 개인적으로 올해 본 영화 중에 단연 최고. (물론 영화는 무려 13년 전에 나온 것이지만)

 

  덧) 쿨러닝 그 후 이야기. 
  그 영화의 인물들은 자막처럼 그 다음해에도 참가한다. 하지만 재정적인 이유로 2회 연속 출전하지 못하게 되고 그후로도 재정적인 문제나 장비, 장소 문제등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후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자메이카 봅슬레이 선수 출신 선수 라셀레스 브라운이 캐나다로 국적을 바꿔 2인조 봅슬레이에 참가하게되고, 은메달을 거머쥐게 된다. 그는 인터뷰에서 영화 '쿨러닝'을 보고 복싱에서 종목을 바꿨다고 이야기한다. 쿨러닝의 선수들은 비록 금메달을 획득하지는 못했지만 그들은 그보다 더 큰 메달을 획득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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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5-07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정말 재밌게 봤었는데. ^^

이매지 2007-05-07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신님도 재미있게 보셨군요^^
 

  이전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원작 소설로 먼저 만나보았던 내용을 다시 영상으로 만나보게 되었다. 버스 추락 사고로 인해 딸과 아내를 동시에 잃을 뻔 한 헤이스케. 불행 중 다행으로 아내는 죽지만 딸은 살아남게 된다. 하지만 알고보니 딸의 몸 안에는 아내의 영혼이 들어가 있는데...겉모습은 딸이기에 아내에게 하듯이 가까이 할 수도, 밖에서는 마음껏 아내의 이름을 부를 수도 없는 헤이스케. 딸의 모습을 한 아내와 기묘한 생활을 이어가게 되는데...

  이 영화에는 우리나라에서도 꽤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히로스에 료코가 딸인 모나미로 등장한다. 그녀는 엄마의 영혼이 들어간 딸의 모습을 연기하며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즐겁고 가볍게, 그리고 때로는 애잔하게 그려내고 있었다.

  소설이 원작이기때문에 이 영화를 보기 전에 먼저 원작 소설을 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아닐까 싶었다. 실제로 영화를 보다보니 아무래도 책을 영상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디테일한 면들이 줄어든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2시간 남짓한 러닝타임으로 이들의 사랑을 표현하기에, 이들에게 일어난 일을 표현하기엔 다소 부족한 듯한 느낌이었다.

  비극적이기엔 너무도 행복했던 두 사람. 비록 두 사람이 함께할 수는 없을지라도 그들에게 그 시간은 너무도 소중한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독특한 멜로 영화로는 손색없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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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아이 2007-05-06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로스에 료코 보려고 본 영화였는데, 꽤 괜찮았어요. ^^
원작은 보지도 않았지만요.

이매지 2007-05-06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 시간이 되시걸랑 원작도 보셔요^^
개인적으로는 원작이 더 괜찮았거든요^^

알맹이 2007-05-06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영화 나왔을 때 봤었는데 참 재밌게 봤어요. 이게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이었는 줄은 몰랐네요. 영화는 왠지 그분 삘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 히로스에 료코, 참 풋풋했었는데.

이매지 2007-05-06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가시노 게이고 책들은 워낙 스펙트럼이 다양해서^^ 나름 재미있더라구요^^

푸른신기루 2007-05-07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좋아하는 일본 여배우, '고쿠센'의 양쿠미 선생과 히로스에 료코ㅎㅎ

이매지 2007-05-07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앙쿠미 선생이 트릭의 야마다 나오코죠? ㅎㅎ
전 우에노 쥬리를 좋아해요 ㅎ

푸른신기루 2007-05-07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에노 쥬리면 트릭에서 야마다 나오코와 함께 나오는 어리버리 귀여운 남자요..??
이름 잊고 있었네요;; 본지 너무 오래되어서..;;;

이매지 2007-05-07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마다 나오코와 나오는 그 남자는 우에다 지로요 ㅎ 그 남자 원래 이름은 아베 히로시예요^^ 결혼 못 하는 남자 보고 푹 빠져서 트릭도 찾아본 ㅎㅎㅎ
우에노 쥬리는 <스윙걸즈>하고 <노다메>에 나왔던 그 여자배우요^^

푸른신기루 2007-05-07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쩐지 이름이 '쥬리'라니 너무 여자같다고 생각했죠ㅋㅋ 아 민망 'ㅡ';;
'노다메'는 안 봐서 잘 모르겠지만 누군지 알 것 같기도 해요
귀여웠던 여자애로 기억나네요ㅎㅎ
 



 요새 부쩍 일본드라마에 빠져 지내던 중, '결혼 못 하는 남자'를 보고 아베 히로시에게 반해 그가 나온 드라마를 찾아보던 중에 드라마 '트릭'을 접하게 되었다. 사실 일본드라마 입문(?)하던 시절에도 이름은 들어봤더랬는데 왠지 마술의 트릭을 밝혀내는 이야기인 것 같아서 땡기지 않았는데 예상외로 이 드라마는 인기가 별로 없는 마술사 야마다 나오코와 대학의 물리학 부교수로 있는 야마다가 영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실상을 밝혀내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드라마 속의 캐릭터들이 제법 재미있어서 꽤 정을 붙이고 봤는데, 사실 영화로 만든 트릭은 조금은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역시 드라마가 좀 더 재미있었다라는 생각이.



  여전히 관객도 별로 끌어들이지 못해 짤린 나오코. 그녀 앞에 왠 남녀 두 사람이 나타나서는 자신들의 마을에는 300년에 한 번씩 재앙이 찾아오는데 마을에 와서 신 행세를 해 사람들을 안심시켜달라고 한다. 돈이 궁했던 나오코는 그들과 함께 마을로 가 마술을 자신의 능력인 척하고 선보이지만 마을 사람들의 반응은 영 시원찮다. 알고보니 마을에는 이미 나오코 외에도 신을 자청한 3명의 사람들이 왔던 것. 마을 사람들은 진짜 신을 찾아내기 위해 각 신들을 대결시킨다. 이 때 돈도코이 3편을 취재하기 위해 온 우에다와 만나게 된 나오코. 그의 도움으로 위기를 극복하기도 하며 간신히 다른 신들을 모두 이긴다. 하지만 나오코를 제외한 신 행세를 하던 사람들은 다 죽은채로 발견되고, 서서히 거북신의 저주가 다가오는 듯 하다. 과연 이 마을에 감춰진 트릭은 무엇일까? 



  사실 드라마를 보면서 야베와 이시하라 콤비의 엉뚱함이 꽤 재미있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이들이 크게 등장하지 않아 아쉬움이 들었다. 우에다와 나오코가 뭔가 더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살짝 보여서 이어지는 트릭 3기에서는 과연 이 둘의 관계가 어떻게 될까라는 궁금증도 살짝 들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좀 엉뚱하게 이어져서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드라마 트릭을 재미있게 봤던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 싶다. TV판보다는 재미가 덜하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 다른 영화에 비해서는 보통 이상이라고 생각했던 영화였다. 아베 히로시 만세! 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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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7-05-05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결국 이뤄지지 못하고 기미만 풍기고 끝나는군요. 바보커플이라는 말들이 있던데 뭐 나름대로 어리버리하긴 하지만 바보까지는 아닌 듯 ㅎㅎ

이매지 2007-05-06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하는 짓이 바보 같다고 바보커플이라고 하더라구요 ㅎㅎㅎ

푸른신기루 2007-05-07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라마 3기 마지막회에서 서로 좋아하는 감정 알게 되지 않나요?? 오래 전에 봐서 가물가물 하긴 하지만..

이매지 2007-05-07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흠. 그런가요? 전 아직 3기를 못 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떠난 동생 타게루. 그는 도쿄에서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마음내키는대로 살아가고 있다. 어머니의 기일을 맞아 오랜만에 고향을 찾게 된 그는 그 곳에서 아버지와 형인 미노루를 다시 만난다. 아버지를 도와 주유소 운영을 하며 평범한 나날을 보내던 미노루, 그리고 동생인 타게루는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치에코와 함께 인근 계곡을 찾게 되고, 그 곳에서 치에코는 흔들다리에서 떨어져 죽고 만다. 멀리서 이 모습을 지켜본 타게루는 형이 치에코를 죽인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사고인지 갈팡질팡하며 형과 자신의 우애를 심판대에 올리는데...


  이 영화는 일본영화 특유의 서정성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형과 아우의 애증관계. 서로 다른 성격이지만 실은 서로의 모습을 부러워한 형제의 모습이 드러난다.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빼앗으려 하는 동생, 그런 동생을 받아들이는 착한 형. 둘은 성격은 정 반대이지만 서로를 벗어날 수 없는 관계에 묶여있는 듯 하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통할 수 밖에 없는 사이. 흔들거리는 다리 위에 놓여 누가 먼저 떨어질 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 그리고 뻗는 손길. 이 영화는 흔들다리의 아슬아슬한 흔들림처럼 두 형제가 미묘하게 흔들리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 흔들림은 불안불안하면서도 왠지 모를 안타까움을 주는 그런 흔들림이었다. 



  요새 <시효경찰>로 부쩍 빠져지내는 오다기리 죠와 예전에 <언페어>에서 인상깊게 나왔던 카가와 테루유키가 형제로 나오고 있는데 외관상 전혀 닮은 구석이 없지만 오히려 그랬기 때문에 극중의 인물들을 잘 담아낼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과연 사건의 진상은 무엇인지, 그리고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의 그 미묘한 변화가 지나치게 잔잔하게 나타나고 있어서 지루한 감도 없잖았고, 이해가 잘 되지 않는 구석도 있었지만 나름대로 인상깊게 본 영화였다. 오다기리 죠의 다양한 모습에 내심 감탄하며 그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끔 만들어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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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07-05-05 0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화는 못 보고 OST만 들었어요. 음악도 참 좋은데. 잊고 있었는데 꼭 챙겨야겠다는 결심을. (제가 인사 드린 적 있던가요? 늘 기웃대긴 했는데...혹시 모르니까, 안녕하세요?)

이매지 2007-05-05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어디 서재에서 네꼬님을 뵌 적이 있는데 제 서재에서는 처음 뵙는듯^^;
자주자주 흔적도 남겨주셔요 ㅎㅎㅎ
영화 ost도 잔잔한 분위기가 많을 것 같은^^
 

 한물갔지만 여전히 지가 최곤지 아는 록스타 최곤. 폭행사건, 대마초사건 등으로 잠깐씩 언론의 주목을 받긴 하지만 그의 신세는 미사리에서 노래나 부르는 수준. 다시 큰 무대에 서고 싶어하는 그에겐 처음부터 곁을 지켜준 매니저 민수가 있다. 늘 최곤을 최고로 받들어주는 민수. 가족도 제대로 돌보지 않고 그는 오직 최곤을 위해서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최곤에게 영월 라디오 DJ 자리가 들어오게 되고, 가오가 안 선다고 가기 싫어했지만 어쩔 수 없이 방송을 시작한 최곤은 제멋대로 굴며 방송을 진행한다. 하지만 이런 독특함이 점차 주민들의 호응을 얻게 되고 그는 다시 한 번 재기를 꿈꾸는데...



  안성기와 박중훈. 두 배우의 찰떡 궁합이 이 영화 속에는 잘 그려지고 있다. 워낙 같이 나온 적이 많아서 그런지 영화 속의 이미지가 마치 실제 배우의 이미지처럼 느껴졌던 것도 영화의 플러스가 된 것 같다. (굿 캐스팅의 힘이랄까) 폭력이 난무하는 영화 속에서 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착한 영화를 만나서 반가운 느낌이 들었다. 삶이 아무리 고되도 애써 무시하고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만을 기억하려는 최곤의 모습에서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며 점점 더 자신의 현실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고 과거가 아닌 현재를 살아가려는 모습을 보인다. 그의 이런 태도의 변화는 방송에 임하는 태도와 주위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에서 느낄 수 있다. 처음에는 무시했던 영월의 록밴드 이스트 리버에게는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가벼운 농을 던지기도 한다. 항상 무시만 했던 매니저 민수가 떠나자 방송에서 돌아오라며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그는 분명 영월에서 시작한 라디오 DJ 생활을 통해 자신이 스스로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닌 빛을 밝히게 옆에 있어준 사람이 있었기에 자신도 빛날 수 있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 것이리라.







  <왕의 남자>로 올 초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킨 이준익 감독. 이번에는 정 반대의 분위기로 찾아왔다. 사실 뻔한 스토리이긴 하지만 의외의 감동을 안겨줬던 작품이었다. 빡빡한 세상에서 이런 따뜻한 작품 하나 만난다는 것은 사람다운 냄새를 풍길 수 있게 도와주는 영양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연은 말할 것도 없고, 조연들의 연기도 일품이었던 영화. 우리 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해보이는 사람들의 입에서 진심이 우러난 이야기가 나왔기때문에 더 감동적이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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