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박민규의 <핑퐁>을 읽었기때문인지 이 영화를 보면서 왠지 모르게 내 귓가에 핑.퐁.핑.퐁. 탁구공의 소리가 들려오는 듯 했다. 그리고 영화를 보면서 정말 태어나서 가장 오랫동안 탁구공이 튕겨지는 소리를 들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림픽 때도 탁구는 안보는지라) 단순히 탁구에 관련된 영화였다면 좀 지루했을 지도 모르겠지만 탁구를 통해 성장하는 소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기에 재미있게, 그리고 진지하게 볼 수 있었다.

  탁구로 지구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페코. 하지만 그는 자신의 능력만을 믿고 별다른 연습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또 한사람. 어린 시절부터 페코와 알고 지낸 스마일(웃지 않아서 생긴 별명). 그는 페코를 '히어로'라고 생각하며, 페코처럼 1인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탁구는 그저 즐기는 것이라 생각하여 승부에 별다른 의의를 두지 않는다.(때문에 일부러 져주는 플레이를 한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지만 탁구를 통해 연결된 두 사람. 하지만 중국에서 온 유학생에게 완패당한 뒤 페코는 슬럼프에 빠져들게 되고, 스마일은 그의 재능을 눈치챈 코치와의 내기때문에 훈련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바닥을 치고 다시 뛰어오른 페코. 그리고 실력이 급향상된 스마일. 둘은 피할 수 없는 경기를 펼치게 되는데...




  냉정한 스포츠의 세계에서의 두 소년의 우정. 그리고 각기 다른 삶의 방식. 둘의 방식은 극단적이긴 하지만 둘 중 어느 것이 옳고 어느 것이 그르다라고 할 수 없다. 모든 사람이 한 가지 틀에 맞출 수는 없지 않겠는가? 이 영화에서는 핑.퐁.핑.퐁 울리는 탁구공의 경쾌한 소리도 좋았지만 음악도 좋았고, 만화같은 CG도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해준 것 같다. 경쾌하고 가벼운 스포츠우정영화를 원한다면 이 영화를 한 번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덧1)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 나온 스마일같은 이미지를 엄청 좋아하는지라 2시간 내내 침 질질 흘리면서 봤다.

덧2) 스윙걸즈, 워터보이즈에 선생님 역으로 나왔던 다케나카 나오토가 나와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해줬다. 이런 역할에 정말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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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11 0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사람 일본 모델이기도 하구요 나이는 1974년 생. 키는 182였나? 이름은 아라타. 그외의 작품은 "한밤중의 야지 키타'에서 바텐더로도 '원더플 라이프'에서도 나왔어요 ..
어찌 이리 자세히? 저도 너무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일단 .. 조용해 보여서 좋았다는 ..

이매지 2007-07-11 10:14   좋아요 0 | URL
아아. 한밤중의 야지 키타는 왠지 너무 만화같아서 아직 안 봤는데
그것도 한 번 챙겨봐야겠군요 ㅎㅎㅎㅎ
전 왠지 스마트해보여서 좋았어요 :)
모델이었군요. 찾아봐야지 ㅎㅎ
 



 이번에는 영화의 절반은 수중씬이라고 할 정도로 007은 몸이 마를 틈도 없이 물 속에 들락날락거렸다. 해외 로케도 부족해 끊임없이 헤엄쳐야하는 007. 이만하면 숀 코네리가 007을 그만 둔 이유가 이해가 간다. 이제 4편의 숀 코네리가 연기한 제임스 본드를 보다보니 너무 익숙해져서 다른 제임스 본드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듯. (이제 그가 나오는 시리즈가 몇 편 안 남은게 아쉬울 뿐이다.)




  스펙터 일당은 핵폭탄을 적재한 폭격기를 교묘한 방법으로 자기들 손에 넣고 핵폭탄을 미끼로 서방 국가에게 큰 돈을 요구한다. 만약 돈을 주지 않을 경우 주요 도시 한 곳을 날려버리겠다고 위협하는 스펙터 일당. 주어진 시간 내에 폭탄을 찾기 위해 007은 열심히 헤엄치기 시작하는데...

  이 시리즈는 007 최초의 대형작품이라 꽤 많은 제작비를 들였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나름대로 스케일은 조금 커진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재미는 전작들에 비해서 좀 덜한 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제임스 본드의 매력은 살아있긴 하지만 이번에는 너무 긴장감없이 이야기가 진행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다. 전작인 골드핑거가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았던 이야기였다. 이후 이 내용을 재구성한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은 어떨런지 궁금하긴 하지만 이 작품만 놓고 본다면 007 시리즈 중 평이한 수준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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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10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번째 여인네 속눈썹 마음에 듭니다. 글구 맨마지막 숀코넬리 좀 심하게 여인을 안은거 같은데요...사심이 마구마구마구 느껴져요.

이매지 2007-07-10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느끼고 있어요? ㅎ
저 여인네는 본드걸은 아니었지만 다시 보니 예쁘긴 하네요 ㅎㅎ
전 사실 첫번째 사진을 보면서 엄청 웃었던. 귀엽지 않아요? ㅎㅎ
 


  매년 돌아오는 할로윈데이에 어떻게 사람들을 놀래켜줄까만 연구하고 있는 할로윈마을. 그 마을의 실질적 지도자인 잭은 그런 생활에 싫증을 느끼던 차에 우연히 크리스마스 마을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기쁨을 찾고는 자신이 크리스마스의 주인이 될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다가온 크리스마스에 산타까지 납치해버리고 잭은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기 위해 길을 떠나는데...



  이전에 <유령신부>에서 이미 팀버튼식의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놀랬지만 그 전에 만들어진 이 영화를 보면서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물론, 어떻게 보면 스토리는 다소 빤해보이겠지만 캐릭터들의 생김새나 움직임들이 정말 볼만했다. 물론, 잭은 해골로 된 캐릭터이긴하지만 귀여웠고, 잭을 멀리서 바라만 보는 샐리는 헝겊으로 만들어져 팔다리가 분리되는 다소 잔인한 모습(?)이긴 하지만 매력적이었다. (유령신부에서의 캐릭터랑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게다가 할로윈 마을의 우중충함과 크리스마스 마을의 밝은 모습이 잘 대비되서 두 공간이 지향하는 바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크리스마스를 뒤집어버리는 팀 버튼 특유의 기발함 혹은 익살스러움을 한껏 느낄 수 있었던 영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보면 재미가 더 배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캐릭터들의 모습과 노래를 즐기는 재미가 쏠쏠했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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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09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저거 그떄 개봉하고서 극장에서 보자고 친구들한테 제가 제안하고 보고나서 얼어죽을 뻔했어요. 애들이 얼음광선총을 눈으로 쏘더라구요. 애들이 꺠부쉬고 와악!하고 무서운 것만 보려고 하니..정서가 삭막해...

이매지 2007-07-09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초롬너구리님 / 얼음광선총 ㅎㅎㅎ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좀 유치하긴 하잖아요 ㅎㅎ
섬사이님 / 비틀쥬스 보려고 구해놓긴했는데 언제 볼지 모르겠어요. 예전에는 팀버튼 별로였는데 오히려 나이가 좀 드니까 좋아지더라구요 :)
 

 팀버튼 감독은 늘 독특한 상상력으로 사람들을 사로잡곤 한다. 뻔히 스토리가 잡혀있는 <찰리와 초콜렛 공장>에서도 그는 그만의 시각으로 초콜렛 공장을 해석하기도 했고, <배트맨>, <가위손>, <크리스마스 악몽>과 같은 수많은 작품들에서 자신만의 감성으로 영화를 만들어내곤 했다. 사실 팀버튼 감독만큼 자신만의 스타일이 확고한 감독은 흔치 않다. 다르게 해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늘 슬픔을 안고 있다. (최근 작품들에서 그 슬픔이 좀 순화된 느낌도 없지 않지만.) 여튼, 이 영화 <유령신부>에서도 팀 버튼 감독의 슬픔이라는 정서와 함께 특유의 장난스러움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이야기는 둘의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집안끼리의 결혼을 성사시키려는 두 가문이 등장한다. 귀족이지만 돈이 똑 떨어진 이름만 귀족인 빅토리아의 가족, 그리고 생선장수지만 부를 축적한 빅터의 가족. 그 둘은 결혼식 전날 리허설을 위해 처음 만나 다행스럽게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소심한 빅터는 결혼 선언문을 제대로 낭독하지 못해 신부로 부터 완벽하게 외워오기전에 결혼식을 해주지 않겠노라는 엄포를 듣고 아무도 없는 묘지 근처에 가서 혼자 맹세의 말을 연습한다. 하지만 일이 어떻게 꼬인 것인지 그는 에밀리란 여자 유령과 결혼하게 되버리고, 그녀를 따라 죽은 자들의 세계로 빨려간다. 과연 그는 다시 돌아와 사랑하는 빅토리아와 결혼할 수 있게 될까.

  빅터는 에밀리때문에 죽은자들의 세계에 가게 된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그 곳에 있는 사람들은 비록 해골일지언정 행복해보인다. 현실세계에서의 암울함과는 달리 사후세계는 오히려 컬러풀한 느낌을 준다. 현실세계의 사람들은 좀 더 잘 살아보기 위해 아둥바둥하고 서로에게 칼날을 세우고 있다면 사후세계의 사람들은 현실에 만족하며 즐겁게 지내고 있을 뿐이다. 팀버튼의 관점에서 사후세계라고 해서 결코 무서운 곳만은 아니라는 것일까. 가끔씩은 노래하고 춤추는 해골들이 귀엽게 보일 때도 있었으니 "해골=무서운 것"이라는 공식은 저 구석에 치워둬도 좋을 듯.

  하지만, 이런 현실과 사후세계의 대비적 모습보다 영화가 이야기하고자하는 주 내용은 사랑에 대한 슬픔, 배신에 대한 아픔, 그리고 믿음과 같은 내용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 에밀리, 그리고 그녀의 아픔을 이해하긴 하지만 빅토리아를 그리워하는 빅터. 둘 사이에서 그는 결국 사후세계에 남아 에밀리의 진짜 남편이 되어주려고 한다. 물론, 최후의 결정은 이후에 에밀리가 하게 되지만. 소심한 빅터, 슬픔을 가지고 있지만 능동적인 에밀리, 소심과 능동성 그 중간에 있는 빅토리아. 이 세 명의 관계는 묘하기만 한데...

  일반 애니메이션의 경우에는 컴퓨터로 작업을 하기때문에 손이 가긴해도 그나마 할만한 작업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 영화처럼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영화는 1초짜리 화면을 만들기 위해서 모형을 무려 24번이나 움직여야 한다. 1시간이 넘는 분량의 영화를 제작하려면 얼마나 많은 움직임을 만들어내야하고 시간이 걸리는 지는 말할 것도 없다. 팀 버튼 감독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에 애정이 없었더라면 지난 번 <크리스마스 악몽>만 만들고 다시는 이런 영화를 안 만들었지도 모르겠다. (사실 때문에 <크리스마스 악몽>과 이 영화를 비교하는 글들도 많이 봤지만 난 두 영화가 개별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또 다시 이런 영화를 만들어냈다. 어쩌면 한 번쯤은 더 이런 식으로 그의 영화를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애니메이션이라고 해도 아이들만 즐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이 영화는 아이, 어른 모두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 싶다. 때로는 흥겨운 음악에 어깨를 들썩거리며, 때로는 주인공들의 슬픔에 공감하고, 때로는 죽음과 삶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영화였다. (뭐 내가 아이가 없어서인지 모르겠지만 난 아이들이 해골이 나오는 영화를 보는 게 어떠냐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동물들이 말하는거나 해골이 말하는 거나 둘 다 비현실적인 것이련만. 게다가 이 영화에서 해골은 결코 잔인하거나 무섭지 않은 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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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매매업자이자 국제 보석상인 골드핑거. 상당량의 금을 외국으로 반출시킨다는 혐의를 받고 있지만 증거가 없는지라 처벌을 하기 힘들다. 이에 007은 증거를 잡기 위해 골드핑거에게 접근하지만 골드핑거에게 잡히게 되고 그랜드 슬램이라는 어마어마한 계획을 알게 된다. 그랜드 슬램이란 다름아닌 미국에 유통되는 모든 금괴를 저장한 은행을 털어버리겠다는 것. 주도면밀하게 계획을 세워놓은 골드 핑거. 007은 어떻게 그의 계획을 저지할 수 있을 것인가! 

  앞의 두 시리즈에서 기발한 무기가 몇 개 나오지 않았다면 이 영화에는 이미 실용화된 기계들도 있지만 독특한 기계들도 많이 등장한다. 골드핑거 일당이 은행 문을 열기 위해 레이저 빔을 사용하기도 하고, 추적을 위한 칩이 사용되기도 한다. 이 외에 보조석에 앉은 사람을 밖으로 내보내는 장치나 중절모가 위협적인 무기로 사용되기도 하는 등 다양한 무기들이 등장해 영화적 상상력을 한껏 느낄 수 있게 해줬다. 




  점점 007에 어울려가는 숀 코네리를 보는 재미도 있었지만, 골드핑거의 부하로 나오는 오드잡과 스튜어디스로 나오는 동양인들을 바라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보면 볼수록 업그레이드되는 것 같은 007. 다음 번에는 어떻게 등장할런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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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09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하, 금을 휩쓸어버리는게 그랜드 슬램이라구요? 오늘 새벽까지 윔블던경기에 빠져있떤 터라 그 단어에 깜딱 놀랐어요. 4개대회 석권, 특히나 1년동안에 한다는 것은 (프랑스오픈에서 나달이 이기고, 오늘새벽 윔블던에선 페더러가 이겼지요) 정말 힘들데요. 2주간의 간격인데 클레이에서 잔디코트로 옮겨가 적응하는게요. 여하간, 그게 얼마나 대단한지 이제사 알아서 그런지 '그랜드 슬램'이라는 계획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져요. 하하하. 그냥 세계 금시장의 일부만 장악해도 쉽게 전체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터인데, 꼭 전체 100% 노리다가 자멸하지요. 숀코넬리를 좋아하지만 젊었을때보단 늙었을떄가 더 멋있는거 같아요.

이매지 2007-07-09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숀코네리는 젊을 때는 젊은대로 멋지고, 늙은 모습은 또 그 나름대로 멋지고.
해외 스포츠를 좋아하는 분들은 중계보는 것도 일인 것 같아요 ㅎㅎ
저야 모든 스포츠 중계에 관심이 없어서 -ㅅ-;;;;;
2002년 월드컵 때도 독서실가서 잤던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