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노튼이 주연한 영화가 그리 많지 않지만 이미 <파이트클럽>과 <프라이멀 피어>로 홀딱 반해버렸던지라 이것저것 알아보지도 않고 집어든 영화가 바로 이 영화다. (조만간 <아메리칸 히스토리 x>도 볼테다) 제목처럼 25시간 뒤면 감옥에 가야하는 마약상 몬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7년간의 수감생활을 앞두고 있는 몬티. 그는 전날 오랜 친구인 제이콥과 프랭크를 만나 송별회(?)를 한다. 점점 더 줄어드는 시간은 몬티를 초조하고 불안하게만 하는데...



  이 영화에서 압권은 화장실에 갔다가 거울에 fuck you라고 적힌 걸 보고는 거울을 보며 엄청난 욕설을 쏟아내는 장면이다. 그 기나긴 장황설이란! 미국 내에서 살고 있는 소수민족들(물론 한국인도 포함)에 대한 욕설을, 동굴에 숨어서지내는 오사마 빈라덴에 대한 욕설을, 자신을 찔러바친 여자친구 네이첼에 대한 욕설을. 그는 온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향해 '엿이나 먹어라!'고 소리친다. (물론, 몬티가 쏟아내는 욕설의 대상들로부터 반발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되려 인종차별을 썬그라스를 쓰고 보는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그려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그러려니하고 봤다.)



  영화 속에서 몬티는 모든 희망을 잃었다. 그는 내일이면 감옥에 들어갈 것이고 그 곳에서 살아낼 자신이 없다. 또, 살아낸다고 해도 나와서 무엇을 하고 살아야할 것인지도 걱정된다. 구원의 가능성은 보이지 않고, 그는 어둠 속으로, 우울 속으로, 절망 속으로 서서히 가라앉는다. 희망이 없는 그의 모습은 그의 친구인 프랭크의 집에서 내려다보이는 9.11 테러 현장을 통해서도 느껴진다. 아무리 치우고 복구를 하려고 해도 암흑으로 둘러쌓인 곳. 몬티도. 9.11 테러의 여파도 그저 어둠 속으로 침잠한다.



  역시 기대했던대로 에드워드 노튼의 연기는 마음에 쏙 들었다. 하지만 조금은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들었던 것은 왜일까? 비주얼도 좋았고, 배우들의 연기도 괜찮았고, 음악도 나쁘지 않았고, 몇몇 장면은 마음에 쏙 들었지만 그래도 뭔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았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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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5-26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스터가 멋집니다.
그 아쉬움이 무엇이었을까 궁금해져요. 이 영화 디비디가 있나요?
찾아봐야겠네요. 노튼씨!

Mephistopheles 2007-05-26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전 안소니 퀸 주연의 25시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세대차이 느끼네요..흑흑..

이매지 2007-05-26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 이 영화 dvd 있을꺼예요^^ 저야 어둠의 자식인지라 ^^;
메피스토님 / 안소니 킨의 25시는 어떤 영화일까요~ 찾아봐야지~ㅎ

프레이야 2007-05-26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매지님, 어둠의 자식 ㅎㅎ
저도 첨엔 안소니 퀸의 25시로 알고 서재에 왔지요. 메피님과 비슷한 세대란
말이네요.ㅎㅎ 참 오래전 보았던 그 25시!
 

 음악이라는 끈은 한국과 일본이라는 가깝지만 먼 나라도 묶어주는 힘이 있나보다. 이 영화 <린다 린다 린다>는 우리나라 배우인 배두나가 출연했다는 점만으로 고만고만한 일본영화 중에 비교적 눈에 띌 수 있었다. 한국인 배우를 유학생으로 출연시켜 자칫 잘못하면 민감한 부분을 건들수도 있었을텐데 이 영화는 다행히 음악을 통해 국적을 초월해 우정을 나누는 학생들의 모습이 좋아보였다.

  이 영화는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스윙걸즈>처럼 음악과 여고생들의 우정을 그리고 있다. 물론, 다른 점들이 더 많기에 두 영화를 비교한다는 점에 좀 그렇지만 내가 이 영화에서 아쉬웠던 딱 한 가지 점이 있었기에 예로 잠시 <스윙걸즈>를 들어야 할 듯. 그 단 한가지 아쉬움은 바로 크라이막스의 부진함이었다. <스윙걸즈>에서는 우여곡절끝에 스윙걸즈가 연주하는 장면이 좀 더 강렬한 인상을 줬다면 <린다 린다 린다>에서는 그 부분이 다소 부족한 느낌이었다. 물론, <스윙걸즈>도 <린다린다린다>도 엔딩은 모두 공연으로 끝났지만 확 끌어올리는 뭔가가 부족했던 느낌.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풋풋하고 잔잔하게 가끔씩은 키득거릴 수 있게끔 만들어진 영화였고, <스윙걸즈>보다는 좀 더 현실감있는 설정이라 그런지 이해하기도 쉬웠던 것 같다.


  갈수록 자신의 영역을 확장시켜가는 배두나라는 배우에 대한 관심. (사실 예전에는 '모델 출신이 무슨 연기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자신만의 고집이 있는듯한 배우라 시간이 지날수록 호감형으로 바뀌었다.) 오버하지 않는 영화, 일상의 잔잔함을 나타내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음악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후회하지 않을 영화. 그리고 배두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봐두는 것도 좋을 듯 싶었다.

  <스윙걸즈>의 재즈밴드는 아니지만 <린다 린다 린다>의 펑크락 밴드도 나쁘지 않았다. 음악과 우정. 이 두가지 소재는 비슷한 모습이라도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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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영국으로 공수중이던 문레이커라는 로케트가 공중에서 쥐도새도 모르게 탈취당한다. 이에 조사를 맡은 007은 문레이커를 납품한 드랙스가 배후에 있음을 알게 되고 수사를 진행한다. 수사를 하면서 드랙스의 밑에 잠입한 CIA 요원과 경쟁(?)을 벌이기도 하고, 이전 시리즈에 나왔던 온 몸이 철로 된 악당인 죠스가 다시 등장해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세계 여기저기를 악당을 쫓으며 보내는 007은 이번 시리즈에서는 베니스, 모하비사막, 리오데자네루, 아마존, 심지어 우주까지 진출한다. 스케일의 면에서는 다른 어떤 시리즈보다 짱짱했던 편이었다. 



  첫장면부터 흥미진진한 장면이 나와서 꽤 기대했지만 뒤로갈수록 스케일만 커질뿐 생각보다 큰 재미가 없었다. 고공에서 죠스와 낙하산을 두고 싸우는 모습이나 우주에서 레이셔총으로 싸우는 장면은 제법 흥미진진했지만 그 외의 장면들, 예를 들어 해상추격씬과 같은 것들은 크게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나마 베니스에서 해상추격씬에서는 곤돌라가 모터보트로 변신했다가 지상에까지 올라가는 수륙양용이었다는 점이 신기했을 뿐. 



  허구적인 것이 너무 지나쳐서 만화영화같은 구석이 없잖았다는 점이 좀 아쉬웠다. 뭐 어차피 오락영화니까 보고 즐기면 그만이라는 논리로보면 괜찮을지도 모르겠지만. 아, 그리고 나름 카리스마(?)있는 배역의 죠스가 이번에는 왠 작고 귀여운(?) 여자와 사랑에 빠져 사랑을 위해 007을 돕는 모습도 조금은 허무맹랑한 느낌이었다. 그나저나 설마 우주에 남은 죠스가 다시 지구로 돌아오는 건 아닐런지. 후훗. 다소 유치한 부분도 있고, 기존의 007 시리즈를 답습한 부분도 많았지만 가볍게 보기엔 역시 적당한 영화가 아닐까 싶었다. 로저 무어 007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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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간 머리 주인공의 포스터가 인상깊다는 단순한 이유에서 선택한 영화였지만 보는 내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T.S. 앨리엇과 S. 헤버거의 어구로 시작되는 영화는 실사와 애니매이션이 섞여서 나오기도 하고, <나비효과>처럼 시간을 다시 되돌아가 삶을 바꾸는 구조로 되어 있다.

  암거래 조직에 연루된 마니. 그는 지하철에서 검표원들의 눈을 피해 내리다 그만 보스에게 갖다줄 10만 마르크가 담긴 가방을 두고 내린다. 보스와의 약속까지 남은 시간은 20분. 10만 마르크를 구하지 못하면 마니는 죽게될 지도 모르고 이에 여자친구 롤라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과연 롤라는 20분 안에 10만 마르크를 마련해 사랑하는 마니를 구할 수 있을까?

  영화는 제목처럼 롤라가 달리는 것(Lola Run)으로 진행된다. 롤라가 달리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 미묘하게 변해가는 그들의 인생을 옅보는 것도 재미있었고(그녀가 스쳐가는 사람들의 삶은 프리젠테이션 화면처럼 넘어가는 방식을 취해 빠른 시간에 그들 삶의 결정적인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총 3번에 걸쳐 거슬러올라가는 이야기구조때문에 '이번에는 롤라가 어떤 방식으로 10만 마르크를 구할까?'하는 궁금증이 절로 일어났다.

  나온지는 꽤 된 영화인데(1998년 작품) 현대적인 감각이 가득 묻어나는 느낌이다. 스타일 넘치는 영상과 음악이 돋보이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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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신기루 2007-05-07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거 정말 재밌게 봤었는데..
3가지 경우가 나오는 구성이 예전에 '테마극장'인가?(그 왜 주인공이 "그래, 결심했어" 이런 말을 하면서 두 갈래 길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말에 이르는 내용의 프로그램이 있었잖아요. 참 재밌게 봤는데..ㅎㅎ) 그 프로그램이 자꾸 떠오르더라고요
이 영화, 두 가지 불행의 경우를 거친 후의 (조금은 황당해도) 해피엔딩이 있어서 좋아합니다

이매지 2007-05-07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휘재 나왔던 그 프로요? ㅎㅎ
그 프로 재미있었죠 ㅎㅎㅎ
 

  영문과 대학강사인 황대우. 생긴건 말짱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서른이 넘도록 여자와 한 번도 제대로 연애를 해본 적이 없다. 우연히 친구의 장난으로 아래층에 사는 여자 미나에게 데이트를 신청하게 되고 (대우에게) 다행스럽게도 둘은 연애를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예쁘고, 순수하고, 지적이고, 상냥하다고만 생각했던 그녀가 뭔가 이상하다. 뭔가 그녀와는 안 어울리는 룸메이트, 옷에 흙을 묻히고 돌아오는 그녀의 모습. 그녀의 실체는 무엇인가?

  우리나라 영화는 유독 로맨틱 코메디가 약한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하곤 했다. 말은 로맨틱 코미디라고 해도 정작 보면 억지로 웃기려는 분위기가 풍기거나, 스토리가 빈약하거나 늘 그런 느낌이 들었기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억지로 웃긴다기보다(물론, 가끔씩 그럴 때도 있긴했다) 의외의 대화로 피식, 하고 웃게 만드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허를 찌르는 웃음이랄까. 이 외에 주인공의 성격 설정도 재미있었고 조연들의 모습도 재미있게 다가왔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마지막 장면을 보고 이 장면은 좀 사족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물론, 그 장면에서 둘의 대화는 나름대로 재미있었지만 그래도 왠지 좀 식상한 결말같다는 느낌. 발상이 독특하기에 앞으로 나올 다른 한국 로맨틱 코메디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게끔 만들어준 듯. 늦게나마 인기배우 반열에 오른 박용우와 최강희, 그리고 감칠나는 조연 조은지의 연기도 봐줄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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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5-07 0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전 최강희 씨를 너무 좋아해서요. 이 영화 재미있게 봤었는데, 여기서 보니 새삼 반가워요. ^ ^.

이매지 2007-05-07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최강희씨 늙지도 않고 ㅎㅎㅎ서른이라니 믿어지지 않더군요 ㅎㅎ
아. 홍수맘님 책은 제가 깜빡해서 아직 못 보냈어요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