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매력이 있는 나라 터키 240+1 - 240박 241일 터키 체류기
미노 지음 / 즐거운상상 / 2005년 5월
절판


"나는 타인의 즐거운 욕망과 삶에 대한 설렘을 이유 없이 질투하며 살고 있었다. 나는 세상의 모든 멀쩡한(정확하고 규칙적이고 정상적이라고 얘기되는) 것들에 대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이 긍정하는 것들에 대하여 이유없이 화를 내며 살고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내 발바닥과 땅바닥 사이의 미세한 틈에 아무리 밟아도 터지지 않는 풍선이 있는 것 같은 답답함에 사로잡힌다."

"한국에 돌아온 나는 터키에서는 예뻐 보였던 똑같은 옷과 똑같은 헤어스타일이 왜 한국의 내 방 거울 앞에선 못나 보이는지 한동안 우울증에 빠졌다."

30년 전만 해도 파묵칼레는 목화밭이 지평선까지 펼쳐진 평화로운 농촌 마을이었다. 터키 정부의 관광 정책으로 마을에 있는 석회붕 온천이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고 터키 여행의 필수 코스로 떠오르면서 마을 사람들은 하나둘 목화밭을 재배하는 대신 호텔을 짓기 시작했다. 이 조그만 마을의 주민 80퍼센트가 관광업에 종사하게 되고 관광객 수에 비해 터무니 없이 많은 호텔들이 생겨났다.

옆의 사진 속 주인공은 올해 스물 두살 된 처자. 부모님의 기념품 가게에서 일하면서 대학 진학을 위해 재수를 하고 있다고. 그녀의 꿈은 대학에 진학해 파묵칼레를 떠나는 것이란다.


" "터키 남자는 평생 담배랑 축구밖에 몰라"
나도 동의했다. 터키 남자에게는 사랑이나 인생의 목표, 그 어떤 것보다도 담배와 축구가 중요해 보인다. 좀 과장하자면, 담배와 축구 없이 삶의 행복을 꿈꾼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

이기디르는 터키 중서부에 있는 바다같이 넓은 호숫가의 작은 마을이다. 내가 여행했던 이른 봄에는 호수의 청명한 푸른빛과 호수를 둘러싼 설산들이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 높은 산 꼭대기에 사는 소수 부족들은 목요일 마다 마을에 내려와 장을 연다.

터키 도자기에는 '여백을 없애는 미(美)가 있다고 한다. 똑같은 패턴의 붉은빛 푸른빛 기하학적 무늬가 도자기공의 섬세한 손길을 타고 흐트러짐 없이 성실하게 빽빽하게 채워진다고.

"보름이나 한달 정도 터키 여행을 계획하고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터키의 서부를 여행한다. 정해진 루트란 건 없지만 굳이 모범 답안을 제시하자면 이스탄불-사프란볼루(앙카라 경유) - 카파도키아 - 안탈리아 - 페티에 - 파묵칼레 - 셀축 - 이스탄불이 좋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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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피드림~ 2005-11-02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에 관한 책들을 많이 읽으시나 봐요. 이 카테고리에 책들이 많네요. 그만큼 여행도 많이 다니시겠죠? 부러울 따름임다 ㅠㅠ^^;;

어룸 2005-11-02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터키 남자는 평생 담배랑 축구밖에 몰라"라니!! 하하핫~ 우리나라남자들은 평생 군대랑 축구밖에 모르잖아요...헐헐헐...^^;;;;;;;

2005-11-02 2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11-02 2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5-11-03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는, 가보고 싶어요..;;

플레져 2005-11-03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카루님 먼저 다녀와요 ^^
정말 꼭~ 가보고 싶은 곳~

2005-11-03 06: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11-03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unk 님... 웬걸요~ 다 대리만족이죠...^^;;;

toofool 님... 앗 ... 소문자로 바뀌셨다!! 흐흐.. 글고보면... 범세계적으로 남자란 족속은...비슷비슷한가봐요...

속삭님 접수했슴다~~~!

Kelly 님... 제 친구 중에도 터키 재벌 아들(같은 사람일거나?) 야그를 종종하는 애가 있어요... 연수 가서 만났다는 거 같은데... 돈이면 만고장땡인 줄 안다고...주로 욕하는... ^^

흣... 비숍 님 언젠가는 그죠?

플레져 님... 함께 할래요~ ? 언젠가 될지는 물러유~

속삭님... 다 본거 같은? ㅋㅋ
음 그런데요... 이 책은 터키를 여행하려는 사람에게 좋을지 어떨지는 잘 모르겠구.. 터키를 다녀온 사람에게는 진한 에스프리를 안겨 줄거 같단 생각은 들대요~

비로그인 2005-11-04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거 언제 쓰신 거래요? 흐응..터키 정부가 쿠르드 사람들을 못살게 군 전적 때문에 까끄러운 감정도 있지만, 그건 터키 지배자들 얘기구요. 터키 사람들은 참..매력 있어 보이쟎아요. '나는 걷는다'에서 보여줬던 터키 문화의 아름다움이 새록새록..

2005-11-05 0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11-07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언냐... "나는 걷는다" 3권이 아즉 남았는데... ㅠ.ㅜ
그 책들은 애시당초 책을 세트로 주문하는 바람에 이런 부담감만 끝까지 안고 가네요..
 
나는 걷는다 2 - 머나먼 사마르칸트 나는 걷는다
베르나르 올리비에 지음, 고정아 옮김 / 효형출판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 마악 한 달 동안 조금씩 조금씩 읽었던 2권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 그런데 이 책의 리뷰를 써야 할까. 잠시 고민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이미 1권의 리뷰에서 다한 것 같고, 그래, 이미 쇼부를 보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렇지만 한 켠에서 예순의 베르나르 아저씨에게 이제 갓 익혀서 배운, 엄청 센 고집이 스멀스멀 치고 오른다. 리뷰 뭐 있나, 그냥 쓰면 되는거지. 베르나르 올리비에가 이 기나긴 행군에 큰 의미를 세워 두지 않았듯이, 리뷰의 의의는 어디에나 있으며 아무데도 없다.


책읽기는 결과가 아니다. 과정이다. 베르나르 씨에게 있어서 걷는 게 그러했듯이. 이 노익장 아저씨에게만 고집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나도 고집이 있다. 나는 3권까지 다 살펴보고 그마저도 리뷰를 쓸테다다다다!! (악 쓰지 말고.)

 

“새벽에 보는 사막의 모습은 장관이었다. 황갈색의 둥근 형태가 연결되어 파도처럼 보이는 모래 언덕의 중간 지점을 걸었다.”


“가장 강한 향은 물론 향신료 시장에서 났고 가장 구수한 향이 나는 곳은 두툼한 석탄 위에서 수천 개의 샤실리크를 구우며 고기 익는 냄새를 풍기는 골목이었다. 가장 섬세한 향은 과일시장 골목, 가장 묵직한 향은 꽃시장, 가장 달콤한 향이 나는 곳은 대리석 탁자 위에서 망치로 정제 설탕 덩어리를 깨는 판매대 주변이었다.”


2권에서 그는 6000킬로미터를 걸어 여행했다. 이란에서 우즈베키스탄의 사마르칸트까지. 이 사람 걷고 또 걷는데 왜 걷는지 아직도 모른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를 이해 못할지도 모르지만, 베르나르는 대답 대신 혼자 이렇게 간직한다. ‘내 따뜻한 애인, 오래된 애인인 길이 날 속이게 될까? 길은 여행을 하는 동안 나에게 전 재산과 맞먹을 선물을 안겨 주었다, 길은 계속 앞으로 가고자 하는 욕망을 주었다’고.


지쳤지만 노력으로 자신을 초월한 몸이 마침내 자유로운 사고를 할 때의 신성한 순간을 다시 갖고 싶은 욕망. 더 멀리 가는 것, 나를 더욱 버리는 것. 내 단출한 보따리를 가볍게 하는 것. 준비하며 지혜롭게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기다리면서.


이제 2권을 마치고 천천히 3권을 걸어나가야겠다??!! 아니, 읽어야겠다. 베르나르가 그랬듯이 책 자체를 부단한 떠남과 행군의 연속으로 인식하고 길목마다 목적지마다에서 찾을 수 있는 그 무엇을 함께 해 나가고 싶다. 그리고 작은 결실도 함께 만나고 싶다. 기대하지 않았던 순간에 믿기 힘든 존재를 만나고, 예상하지 못한 시골 구석의 소박한 조화로움에 충격을 받거나, 지금껏 결코 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거나,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던 그 무엇에 대하여 생각을 하고 있는 베르나르를 아니 나 자신을 만나면서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서두르지는 말아야겠다. 천천히 읽어야겠다. 단 끝까지 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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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3-14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대단하셔요. 이미 1권에서 손을 들어 버린 저는 님의 2권 완독을 축하하오며 3권까지 가는 대장정을 기원합니다.^^

내가없는 이 안 2005-03-15 0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천히 읽어야겠다. 단 끝까지 가봐야겠다. 삶을 이렇게 살아야겠다고 마음 단도리를 하신 거죠? 복순이언니님 멋진 글에 저도 제 늘어진 삶에 위안을 받으며 갑니다. 서두른들, 끝까지 못 가면 무슨 소용이겠냐, 하면서요. ^^ 복순이언니님이 어떤 분인지 잘 알게 하는 독서의 자세.

2005-03-15 0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잉크냄새 2005-03-15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일이 있어도 서두르지는 말아야겠다. 천천히 읽어야겠다. 단 끝까지 가 봐야겠다." 저 또한 그 리뷰를 따라 끝까지 가볼랍니다.

icaru 2005-03-15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 님... 대단은 무신요...^^;; 리뷰 쓰는 거 하나에도...이 무신 *고집인가 싶고 그래요~ ! 잉크냄새 님~ 네에 기다려 주셔요.. 3권도 읽을터이니... 단, 그게 언제가 될진 예측할 수 없겠나이다...

이 안 님.. 님은 제가 *떡 같이 이야기를 풀어도, 항상 찰떡 같이 잘 이해해 주시고, 아울러 물밑까지 훑어 헤아려 주세요... ^^ 제가 하고 싶은 말이 그거였거든요...더디더라고 서툴더라도 좀 모자라 보이더라도... 천천히 끝까지 가보자는...

2005-03-15 17: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3-16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님이 말씀하신 그 것... 저의 신념이기도 한데~ 우리 찌찌뽕이에요~~!! 그리고 항상 고마워요.. 님이 말씀 들으니까...힘이 나요 ^^
 
사람풍경 - 김형경 심리 여행 에세이
김형경 지음 / 예담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에서도 그랬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랬다.  우리 자신의 내면...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세월이 흘러가면서 저 속 아주 밑에 감추어 둔 일그러져 있는 슬픈 유년과 혹은 심하게 억눌린 모나고 못생긴 마음 한 켠과 맞닥뜨리는 것과 같은 뻘쭘함을 느끼게 했다. 그런 이유 때문에 그녀의 책을 피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묘하게도 김형경의 책들은 벗어나고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헤어나고 싶지 않아, 그 속에서 나 자신의 행동의 이유를 구하고 싶게끔 하는 이중성을 갖는 것 같다.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과 이 책에서는 겹쳐지는 내용들이 좀 된다. 일례로, 전작 소설에서 정신 분석 상담을 받는 면담자와 피면담자의 에피소드가  이 책에 똑같이 나오는 부분이 있을 정도..... 게다가 직장다니며 아이 키우는 엄마들, 혹은 생업 때문에 이러저러한 이유로 바쁜 엄마들을 뜨끔하게, 혹은 죄책감의 골짜기에 빠지게 만드는 유아기 트라우마에 대한 심리 분석들...


설령 이 책이 <사랑을 선택하는 ...>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더라도 나는 이 책이 동어반복 심하다고 딴지를 걸고 싶지 않다. 전혀.


세상을 살아가면서 받는 상처와 그 상처의 원인을 소급하는 일, 삶에 대한 근원적인 공포와 비애 타인과의 미묘한 심리 겨루기 등등은 한 작품에서 한 번만 곱씹는 것 가지고는 쉽게 분에 차지지가 않을 만큼 ‘덜 이상하고 덜 모호한 딜레마’일 것도 같다.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이 소설 형식을 빌린 정신 분석 소설이었다면, 이 책은 낯선 외국, 여행지에서 (자칫 지리멸렬하게도 느껴지는 이 일상에서 나와 여행지 도처를 그야말로 헤매다니면서) 스치는 사람들의 속마음 저 안쪽을 김형경 자신의 경험을 빌려 투사해보고, 자신과 이 세상에 그녀와 비슷한 심장을 가졌을 팔 할의 사람들의 아픔과 억눌림을 이해해보려 하는 각고의 노력. 그 결정체일게다.

 

미묘한 사람의 마음 그 유약함의 세계를 정교한 핀셋으로 조심스레 헤집고 다니는 김형경. 그녀가 핀셋으로 그렇게 사람들의 가슴과 머리 혹은 무의식의 층위 혹의 콤플렉스를 헤집으려 하는데도, 저 여자가 경거망동(?)으로 뵈지 않는 것은 그러니까, 그녀는 나에게 자기의 상처와 세상의 상처를 아울러서 보듬으려 애를 쓰는 사람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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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4-12-24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와 세상의 상처를 보듬으려는 김형경의 핀셋... 기꺼이 그녀에게 해부당하고 싶어요. ㅎㅎ 간결하지만, 책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이 다 담겨있는듯 해요. 추천합니다. 이미 책을 샀으니 땡스투를 못누르는게 아쉽네요....^^;;

마냐 2004-12-24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씨 하나 안 바뀌고 똑같이 나오다니, 건 좀 그렇군요. 암튼 예리하심다. ^^

icaru 2004-12-24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 님...저도요...그래서...그녀 책을 대할 때마다...저는 헤벨레레..

마냐 님... '토씨 하나 안 바뀌고'는 저의 뻥 같네요...^^;; 조사 정도는 바꾸었을 꺼고...주어와 목적어 정도는 일치함돠...에고... 제가 과장하는 습성이...

비로그인 2004-12-24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은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을 일단 보아야겠네요...으흠...김형경님의 책이 그렇다던데(핀셋)..전 아직...알겠습니다. ^^

내가없는 이 안 2004-12-24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사실 이 작가의 소설을 그리 즐겨 읽지 않아요. 그냥 간단하게는 마음이 편치 않아서, 라는 이유를 대지만 실은 그보다 좀더 구체적인 이유가 있겠죠. 마음이 편치 않게 하는 작가가 김형경씨 뿐만은 아니니 말이죠. 그런데 복순이 언니님도 참 작가를 사랑하는 독자인 듯해요. 경거망동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말, 동감! 이 책 살 때 저도 땡스투 눌러야겠어요. ^^

2004-12-24 0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4-12-24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신분석"을 저도 한번 받아 보고 싶어요.

김혜남의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를 읽고 김혜남을 한번 찾아가 볼까 생각해 본 적 있거든요.

근데 그렇게 지나간 기억들과 나도 모르고 있었던 상처들을 끄집어 낸다는게...

참 그런게.....김형경 같이 모질지 않으면 하기가 너무 힘들 것 같아요.

호밀밭 2004-12-24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읽으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2005년에 새로운 마음으로 읽어야지 계획만 세워 두었어요. 김형경의 책을 즐겨 읽다 보면 약간은 동어 반복적인 면이 느껴져요. 님, 정말 예리하시네요. 그리고 저도 내면에 있는 이중성을 알고 싶어서 정신분석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해요. 정말로요. 님, 좋은 리뷰 잘 읽고 가요.

잉크냄새 2004-12-24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단, 아마도 작가와 책에 대한 최고의 배려와 격려가 아닐까 싶네요.

icaru 2004-12-24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폭스 님~~!! 제가 폭스 님이 쓰시는 일상 이야기를 즐겨 읽게 되는 이유 중에 하나는...님에게는 짐짓 부끄럽고 쑥쓰러울 수도 있는 속내도 남들에게 내보이는 당당함과 솔직함 때문이지요~... 그 글들을 보면서 그 속에 투사된 저를 보곤 했답니다. 하지만...저에게 그리 써보라 한다면 못 쓰거든요... 저에겐 좀 부족한 ...ㅋㅋ 같은 맥락에서 김형경의 이 책도 저의 편협함이 책 속의 맥락에서 읽혀 때론 석연치 않아질 때가 있긴 하지만...

그녀의 글은 저 자신을 다시 정리하게 하기 때문에 좋거든요.... 님의 글도 그래요...


로드무비 2004-12-24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순이 언니님, 리뷰 잘 읽었습니다.

유아기, 혹은 유년의 밀봉된 상처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듯해서

전 그 점이 좀 불쾌하게 느껴졌고요.(꼼짝마! 하는 듯해서.^^)

자신의 사정을 진솔하게 털어놓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점 때문에

꽤 재밌게 읽혔답니다.

님의 리뷰도 재밌네요.




icaru 2004-12-24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안 님~ 맞아요... 김형경 책은 간단히 마음 편케 하질 않죠... 계속 반문하게 만들고 딴지 걸고 싶게 하는 부분... ‘에잇...또 그 얘기야...!’ 라는 말이 내질러지게 하는 면도 없지 않아 있어요....ㅋ 근데...신기한 건요...그럼서도...문장하나하나를 제가 잘 소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 다는데 있어요... 그건 아무래도 작가 자신의 경험이 글속에 잘 체화되어 있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은....몸으로 아파가면서 썼기 때문에... 잘 읽힌다는..

어떤 책들은 내가 뭘 읽고 있는건가 싶게...건너건너 구절이 들어오는 책이 있는가 싶으면서도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와 제 생각이 대강 뜻이 맞아.... 그래 이 책 나쁘지 않다 싶은 책이 있는 반면에 말이죠....




icaru 2004-12-24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레인 수선 님~ 김혜남의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라~ 으아 그런 책이 있고만요... 검색해 봐야지 홀홀.... 상처를 끄집어 낸다는 것은 모질지 않으면 못한다는 님의 말에 끄덕끄덕 합니다...






icaru 2004-12-24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밀밭 님 우리 함께 정신 분석 받으러 가~ 볼까요.. ^^

잉크냄새 님... 제가 작가에 대해 박수로 보내고 싶은 마음을 바로 읽으셨구먼요!!!



로드무비 님~! 맞습니다... 유아기 체험이 아무리 중요하다기로소니..... 우리는 과거의 사생아가 아니지요.... 언제까지 어릴 적 핑계만 대고 있을 순 없는 노릇이졈 ^^

 
나는 걷는다 1 - 아나톨리아 횡단 나는 걷는다
베르나르 올리비에 지음, 임수현 옮김 / 효형출판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걷는 것은 꿈이 담겨진 행위이다. 그래서 논리적이고 치밀한 사고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시간도 많이 들고, 다리도 아프니까. 그런데 왜 이렇게 계속 걷는가?  걷는 일은 알 수 없고, 그래서 정의 내리기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걷는 일은  행동이고 도약이며 움직임이다. 부지불식 간에 변하는 풍경, 흘러가는 구름, 변덕스런 바람, 구덩이투성이인 길, 가볍게 흔들리는 밀밭, 자줏빛 체리, 잘려나간 건초 또는 꽃이 빈 미모사의 냄새, 이런 것들에서 끝없이 자극을 받으며 마음을 뺏기기도 하고 정신이 분산되기도 하며 계속 되는 행군에 괴로움을 느끼기도 하는.
이 책을 잡기 전에 나는 이 책이 두 가지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걷기’에 대한 이야기이거나, 실크로드 지역 여행에 대한 이야기일거라고. 그런데 결론은? 음 그건 이러하다.(너무 당연한가??)  이 책은 걷기와 실크로드 길에 대한 여행서, 두 가지 모두를 버무린 두루뭉실한 혼합이면서도, 세세하고 꼼꼼한 기록의 여정이었다. 그러니 단순한 여행서라고 하기 어렵다. 이 책이 낯선 곳의 사람들과 경치와 풍습들을 다루는 책이 분명 아니다. 그 흔한 사진 조차 없다.


이 책에는 터키에 대한 저자의 경제적, 정치적 해석들. 등이 얼핏얼핏 보인다. 극심한 빈부격차와 도처에 존재하는 종교 분쟁으로 폐쇄되어 가는 현대의 터키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토착인도 아니고, 역사학자도 아닌 이 필자의 조금은 이중적인 견해에 독자인 내가 무턱대고 딴지를 걸기는 좀 무색했다. 어차피 그는 터키의 역사적인 맥락을 벗어나 있고, 터키의 과거 역사에 흥미를 갖는 것이지, 현재의 터키를 사랑하는 사람은 아닌 것이다.


걷기 여행에  따르는 위험과 사고들이 그에게만 예외를 둘 리 없다. 강도를 만나기도 하고, 예기치 못한 순간( “태양도, 죽음도 뚫어지게 바라볼 수는 없다.는 프랑스 속담이 있다고 한다. 너무 강렬한 것이라 다가오는 것조차 직시하기 어렵다는 뜻일거라...)에 목에 총구가 들이밀어지는 것과 같은 아찔한 경험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불행한 순간은 자기 몸이 자기를 배반할 때일 것이다.

 

그는 이란의 국경 앞에서 악성 이질에 걸려 저승사자에게 혼쭐이 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스탄불까지 송환되는 달리는 엠뷸런스 안, 간호사 앞에서 엉덩이 걷어부치고 연신 변기통에 설사를 해야 해도, 품위고 뭐고 가릴 개제가 없을 만큼 상태는 위중해진다. 그래서 마지막에 실크로드 걷기 대장정에 잠깐 쉼표를 찍게 된다. 고국으로 돌아가 수술을 받아야 할 상황이므로. 그래, 웬만하면 실크로드 도보 여행은 이쯤에서 접을 법도 하건만, 저자에겐 다음을 기약하는 어느덧 고집스러운 의지가 비친다. <나는 걷는다2, 3집>을 후속으로 내야만 하기 때문이어서일까? 흐...

 

내 생각엔 그가 이 고독한 걷기 여행에서 맡아지는 삶과 죽음 사이의 강렬한 향기를 맡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어떤 고통을 넘어서면 죽음도 두렵지 않듯이, 자기가 자기 자신을 이기는 그 순간을 맛본 사람들은 꾸준한 시련과 예외적인 일들을 통해서 순열한 기쁨을 느끼기 때문인가보다. 아나톨리아의 거대한 초원 걸으면서 자신의 지난 인생을 반추하는 저자의 모습이 가물가물.....  


“무척 오래 전부터 나는 자아를 탐구해왔는데 이 여행이 나에게 보여준 것은? 나는 내가 변한 것이 없음을 겸허하게 인정해야만 한다.”

 이상하게 나는 저 한 줄이 이 책의 모두를 짤막하게 담고 있는 핵심 문장 같다는 생각이다.



* --- 누리끼리하면서도 회색빛이 감도는 투박한 맛의 재생 종이에, 땅의 색깔과 가장 가까운 갈색 표지. 빛좋은 개살구라는 속담은 이 자리에서 조용히 물러가 주어야 한다. 책의 겉모양이 가진 컨셉이 책의 속알멩이와도 잘 어울린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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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4-12-04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알 태그들과의 징글한 싸움들....이제는 그만 하고파요...지기님!~~ ~~

내가없는 이 안 2004-12-04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언론에 나오기 전인 듯했어요, 서점에서 본 건. 아! 이 책 봐야겠다, 생각하고 왔는데 복순이언니님이 차력도장 책으로 선정했다는 얘기가 들리더군요. 반가운 마음이 굴뚝 같아서 당장 보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거 볼 여유가 없어서 님의 리뷰를 대신 열심히 봤답니다. ^^ 2편 3편도 읽고 리뷰 써주세요! 아니, 정말 알라딘 아직 오류 못 잡았나봐요. 답답타...

icaru 2004-12-06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렇더라구요.. 돋움체가...이상하게... 가독성이 떨어지는거 같아서요...그래서...한글 신명조체로... 글을 쓰고 여기다 복사해 붙이면... 한 줄만 띄었을 뿐인데... 화면상으로는 저렇게 십리나 떨어져 보이고... 아무리 수정을 해도...비알테그들을 없애도.... 저 간격들은 좁혀질 줄을 모르더라구요~



저도 이 책... 티비 책을 말하다 에서 보고... 읽어보자 했었죠~

마음 관리해 주고 싶을 때...한장한장 넘겨 읽으면...딱일듯해요^^

hanicare 2004-12-06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천천히 읽고 갑니다.(뜬금없이) 복순이 언니님은 참 좋은 사람이에요.

icaru 2004-12-06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어떤 부분에서 하니케어 님께 제가... 점수를 얻은 것일까요~~

좋은 사람이라는 말...! 제겐 과분하지만 무척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말이네요~
 
미애와 루이, 318일간의 버스여행 1
최미애 지음, 장 루이 볼프 사진 / 자인 / 2002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세상의 어떤 여행기를 막론하고 그 안에는 수많은 생각과 수많은 사람과 너무나 많은 기쁨과 너무나 큰 아픔의 기억이 있는 것 같다. 글쓴이가 여행 전문 작가이건, 이 책의 미애처럼 그렇지 않건 간에 말이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만난 지구촌 곳곳 사는 사람들의 모습은 삶의 방식에 있어, 조금 다를 수 있어도 본질은 같다. 빈부의 차이만을 뺀다면.....

그렇다. 빈부의 차이, 미애와 루이 부부는 버스로 서울-파리, 파리-서울 구간을 파리행에서는 중앙아시아를, 서울행에서는 인도와 티벳을 거치는 경로로 잡았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의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그들의 모습을 보는 건 유쾌한 일이 결코 아닐 것이다. 저들은 왜 저렇게 가난하게 살아야 하는가.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은 없을까, 그런 마음이 앞설 것이고. 미애도 그런 사람들의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어떻게 살 수 있을까, 힘들지 않을까, 너무나 불쌍하다’라고 느낀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그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한번도 하지 않으며 삶을 살아갈 것이다. 스스로를 ‘불행하다’, ‘불쌍하다’라고 여기지 않을 것이다(혹, ‘불쌍하다’라고 스스로를 생각한다면, 그 순간부터 인간은 한낱 물질의 노예가 되어버리고, 한없는 슬픔에 허우적거려야 할지도). 인생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물질’과는 다른 것일 수 있는데, 여행자인 제 3자가 섣불리 그들을 ‘불쌍하다’고 판단을 하는 것도 일종의 ‘오만’이 되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여행기 책들과 달리, 남편인 루이와의 심리적인 갈등(이들이 버스 여행을 도중하차 했더라면 아마도 이혼 도장 찍었을 법한 부부 싸움이야기)도 읽히고, 모자라는 여행 자금 때문에 전전긍긍해하는 마음도 곳곳에서 읽힌다. 이 책은 낭만과 여유를 만끽하는 신나는 여행의 맥락으로 읽혀지지가 않았다. 이 버스 여행은 고행 아닌 고행처럼 보였다. 하지만 루이와 미애는 318일의 긴 여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목에서 또 다른 여행을 꿈을 꾼다. 보이지 않고 설명되지 않는 마력에 이끌려 또다른 여행을 준비하며 마음을 설래한다. 떠나본 자가 또 떠나는 이치....그것이 바로 여행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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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5-07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여행기 관련 리뷰...역시나 이번에도 길 위에서 길을 찾는, 눈을 보여 주시네요.
미애와 루이의 버스 여행, 전 책이 아닌, 케이블 채널에선가요...몇 번 본 적이 있어요.
조금은 무모해 보이는, 그렇지만 서로 다른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온몸으로 부딪히는 루이와 미애의 여행 이야기가 참으로 묘한 매력으로 와닿더군요.
루이와 미애가 여행길에서 스치고 만난 사람들...그렇죠. 우리가 무슨 기준에서, 무슨 자격으로 감히 그들에게 싸구려 동정의 시선을 던질 수 있겠습니까?
낭만과 멋이 아닌, 좀더 너른 세상과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 속에서 진정 나를 찾고, 그러기에 또다른 떠남의 길을 기약하는 것이 여행,,,여행의 참맛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는 리뷰네요.

icaru 2004-05-07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냉열사 님 케이블 채널로 보셨군요^^ 전 못 봤는데... 어떻게 방영되었을지 정말 궁금해요...여행기 읽는 거 하고 많이 달랐으리라...

잉크냄새 2004-05-07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고 있는 그대로의 삶속으로 들어가고...
한비야의 기행이 가슴에 와 닿는 것도 그런 동정이나 연민의 시선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시선을 간직했기에 그러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waho 2004-05-07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방송에서 이 가족이 여행하는 걸 봤는데 애들이 어찌나 귀엽던지...
이 가족 특이하고 용감한 사람들인 듯...매력있는 가족 같아요.

icaru 2004-05-07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한비야와 다른 점이라면 그런 거였던 거 같아요...그들의 삶의 모습을 미애가..불쌍하고 측은하게 여긴 데 반해...한비야는.. 자신이 대하는 모든 것에서...긍정적인 무언가를 끄집어내는 능력이 있는거 같아요....

강릉댁 님도 보셨군요... 정말 용감하죠...정규학교에 다녀야할 아이들을 데리고 버스에서 숙식을 해결하며....여행할 생각을 다하다니...말이죠...보통 엄마 같으면...애들은 학교에서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서 안 데리고 다녔을 거예요...

비로그인 2004-05-07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본에 익숙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그것은 끝없이 많은 오해와 편견을 불러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만화가 박재동의 중앙 아시아 탐혐을 작년에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문명화된 사람들의 눈으로 보면 그들의 세계가 몹시 가난할 뿐더러 매우 열악한 환경에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죠. 그렇지만 이방인들에게 자신들이 먹으려던 빵을 나누어주던 카자흐스탄의 할머니. 그 할머님이야말로 문명이나 체제따윈 없어도 가장 인간다운 본성을 삶 속에서 잘 실현하시는 분이 아니신가, 라는 생각이 들어요. 문명이 오히려 더 인간을 극악하게 만드는 것도 같고요..

icaru 2004-05-10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맞습니다.... 박재동의 중앙 아시아 탐험..저도 텔러비전으로 얼핏 보았었는데...
님의 말씀을 들으니..그 책 있죠....박재동의 실크로드 여행기라는 책도 보고 싶고 하네요...

문명이 인간을 극악하게 만든다...음...

투명인간 2004-06-06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별로던데... 이 별로란 건 네 서평을 읽고 했던 기대가 컸던 탓일까? 이 책을 읽던 도중 김훈의 <칼의 노래>를 읽었던 탓도 있겠지만 말야. 반쪽 짜리 여행기 이지 않았나 싶어. 이들 여행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건 뷰티 프로젝트 일터인데 어디 어디를 가서 어떤 어떤 사람을 섭외하여 사진을 찍었다는 글은 있으나 사진을 없고,,, 심지어 아무리 가족의 여행이었다고는 하나 꼬꼿의 사진은 있으나 여행의 긴 여정동안 함께 했던 민정이라는 사람의 사진 한 장 없고 ,,, 물론 여행기에 꼭 그 여행지의 풍경이나 사람의 사진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만약 그러한 사진을 통해 보여줄 수 없다면 글을 통해 충분히 표현이 되어야 할텐데 그러지도 못했던 것 같다.
꼭 풍경이 아니라 여행지에서의 삶의 모습이나 문화를 말하고 싶었다면 이 역시 부족했다고 생각된다. 적어도 서울을 출발하여 러시아에 이르는 동안 그들을 통해 내가 볼 수 있었던 건 가난과 그로 인해 겪었던 숱한 역경 뿐이었으니 말이다. 물론 간간히 가슴 따뜻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하지만, 참으로 희안한 건 중앙아시아, 러시아를 거쳐 터키로 입성할 적엔 마치 내가 흑해를 건넌 듯한 착각에 빠지는 듯 했다. 어느새 나 역시 그들과 함께 여행을 하고 있었던 듯...
떠나고 싶다. 따뜻한 지중해로~

icaru 2004-06-06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그렇게 볼 수도 있겠구낭...개 사진은 있으나...프로젝트를 함께 한 사람은 없다는 것!! 음...

혹시 그 민정이란 사람..너랑 아는 사람 아니지???
ㅋㅋ

내가없는 이 안 2004-08-05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쓴 미애의 글솜씨가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평범한 사람의 시선을 따라 내내 함께 여행하는 느낌이라 저는 오히려 좋았던 듯해요. 루이의 예술적인 사진도 한몫을 했지요. 전 그들의 둘째아이와 비슷한 월령의 아이가 있어서 계속 제 마음가짐과 비교하면서 읽어내려갔었어요. 교육이란 건 늘 안정된 가정과 훌륭한 유치원에서만 다져지는 게 아닌데, 하고 아직도 생각만 하고 있습지요... ^^

icaru 2004-08-06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사진 봤어요... 따님이 이안인가요? 어떤 분이 쓴 코멘트에 이안이...라고 되어 있어서...
아주 침착하고 참한 생긴 아이던데...! 이안이가 님을 많이 닮았나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