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본드 32
이노우에 다케히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2월
구판절판


내가 가장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
그에 비한다면…
다른 사람보다 강한가 약한가…
그런 것쯤은 아무래도 상관없게 되었소.-24쪽

천하무적은 아지랑이.
깨달았다고 생각했지만, 그 순간엔 보이질 않아서….
하지만 덕분에 이번에야말로 확실해졌어.
뭔가 달라.
내가 정말 추구하던 것과 -
-64쪽

영감님, 요즘은 왜 안 나타나셨습니까?

뭔 소리냐?

굼실~하고.

나야 모르지. 그건 네 마음이 만들어낸 허깨비에 불과하다.

하지만 여러 가지로 가르쳐 주던데요.

흐음~ 그렇다면 필경…
네 마음 속에 이미 답이 있기 때문이겠지.

-65~66쪽

그러니까… 이 몸뚱이라는 건 내가 아니라…
그 전부터 내가 있고…

그럼 이 몸은 뭔데?
나나 너… '자신'이란 뭐지?
어디 있는 거야?

(중략)

몸을 사용해라…
내게 주어진 이 몸을 사용해서 알아내라고…
무엇을?
그 전의…
근원에 있는 나를 -
-104~106쪽

몸이 그런 것이라면,
몸만이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사물은
그러기 위해 있고…
아니, 사물만이 아니라 사람도. 만나는 사람도.
어머니도 아버지도.
모두 그러기 위해 만나는 거라면…
사실은 아무도 미워하지 않아도 돼 -
-106~108쪽

자, 이제 어디로 가지?
아니…
더 이상…
유랑을 할 필요가 있나?

무엇을 찾으러 간다는 거냐?
지금을 제쳐두고.

이 순간이라는…
무한의 공간을 -

-138~140쪽

말로 하지 마.
……
그 순간엔 이미 늦으니까.

지금이라고는 하지만…
그 지금은 이미 사라지고 없잖아.
-140~141쪽

아니…
그것조차도 곧 단순한 말일 뿐.
돌아가고 싶다면 돌아가면 그만이다.

언제라도 돌아갈 수 있다.
지금 이곳에서…

움직여라. 뒤흔들어라. 언어를 뿌리쳐라.
지금의 한가운데에 있기 위해.
-142~144쪽

영감님…
이제 알았습니다.
천하무적이니 뭐니 하고 멋대로 이름 지어 놓고…
틀에 끼워서 죄송합니다.
-200쪽

웃어라.
좀 더 웃어.
-66~67쪽

작품을 만드는 데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기술인가, 지식인가, 재능인가, 노력인가,
이상인가, 정열인가, 찬사인가, 비판인가.
마음 속 깊은 곳의 고요함.
지금은 그것이 귀하게 느껴집니다.
- 이노우에 다케히코
-작가의 말: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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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3-18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존경하는 히어나우님이 배가본드 팬이셨군요. 아우 잔인해서 전 싫은데!
그런데 인용 문장들이 좋은데요, 하긴 코믹스들의 문장들 무시할거 못 되죠.
저도 좋아하는 작품 정말 많거든요.

흠, 어디 창고 하나 빌리고 싶어요. 코믹스들 주욱 사다가 쟁여놓을. 요즘 대여점들도 홀랑 사라지던데 말이죠. ㅠㅠ

2011-03-19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3-19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가본드는 뭔지 모르겠구요~
혜가단비가 생각나는 페이퍼네요~^^

herenow 2011-03-19 23:25   좋아요 0 | URL
양철댁님도 잘 아실 <슬램 덩크>의 작가가 검객 미야모토 무사시의 이야기를
새롭게 재구성하고 있는 작품이에요. 말씀하신대로 선禪 적인 느낌도 있구요.
작가 스스로가 이 작품을 그리는 과정에서 깊어진 듯 합니다.
 
인문/사회 분야의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죽음 앞에서, 무엇이 가장 소중한지를 다시 생각해봅니다.

2011년 2월에 출간된 인문/과학/사회/역사 분야 신간들 중
이 분야의 알라딘 신간평가단과 함께 읽고 싶어 관심 있게 살펴본 책들.


오래된 믿음에 대한 낯선 통찰 
지금, 경계선에서 
레베카 코스타 (지은이) | 장세현 (옮긴이) | 쌤앤파커스

"인간은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

현대 문명의 급증하는 복잡성한계 및 문제점에 대해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를
1차 원인으로 지적하고, 인간의 '인식한계점' 때문에 믿음이 지식을 대체하면서
서서히 붕괴해갔던 인류의 역사를 되짚어보며 그 나아갈 바를 모색하고 있다.
원제 은 '파수꾼의 위험 신호'라는 의미.

주로 진화, 사회물리학, 통섭, 밈 이론의 관점에서 아래의 5가지 '슈퍼밈'을 다룬다.

불합리한 반대- 자유선택 이라는 환상이 부른 반대의 수렁
책임의 개인화- 개인에게 책임 지우는 시스템의 문제
거짓 상관관계- 우리가 진실이라 알아온 상관관계의 오류 
사일로식 사고- 고립된 사일로들이 만드는 오류
                                                   ⑤ 극단의 경제학- 경제우선주의에만 매몰된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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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트런드 러셀의 삶을 통해 보는 수학의 원리
로지코믹스 
아포스톨로스 독시아디스 | 크리스토스 H. 파파디미트리우 (지은이) | 알레코스 파파다토스 | 애니 디 도나(그림) | 전대호 (옮긴이) | 랜덤하우스코리아

내용과 형식 모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원제는 Logicomix: An Epic Search for Truth. ('진리를 향한 장대한 탐험'의 뉘앙스)

당연히(?) 여럿의 추천이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인문/과학 분야 신간평가단 내에서 아무런 추천이 없어 가장 당황스러운 책. 메이킹 필름을 보는 듯한 기발한 형식, 알찬 내용, 심오한 질문들, 인문학과 과학, 철학사와 과학사를 두루 아우르면서 컬러풀한 유럽 만화의 독특한 재미도 느낄 수 있기에, 철학/지식/교양/재미를 모두 아우르는 이 책이 현 시점 과학/기술 분야 베스트셀러 1위라는 사실조차 별반 놀랍지 않다. '수학의 원리' 라는 부제를 달고 있지만, 골치아픈 수식 보다는 '거짓말장이의 역설'과 유사한 논리적/철학적 의문들을 주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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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 수학 무한의 수학 
찰스 세이프 (지은이) | 고중숙 (옮긴이) | 시스테마

지난달에 <퀀텀 브레인>이 예기치 않게 지갑을 열게 했다면, 이번달에는 이 책이다.
인간이 도입한 개념 중 가장 획기적이면서도 위험한 것의 하나로 간주되었던 'Zero'.

지금이야 아무렇지도 않게 -1, 0, +1 하거나 10000, 1000 하면서 디지털 시대 이진법(0, 1)의 최소 단위로까지 쓰고 있지만, 이 개념을 수학이나 생활 속에 사용할 수 있기 까지는 신성모독이라고 '이단'으로 몰리거나 사탄 취급까지 받아야 했던 억울한 사연을 지니고 있다. (인류가 만일 대재난으로 처음부터 다시 문명을 시작해야 한다면, '제로'의 개념을 이해하고 지금처럼 쓸 수 있기까지는 다시 몇 천년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동양의 무無공空 개념이 서양에서는 허무주의나 무신론 등 말도 안되는 취급을 받다가 20세기에 이르러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 블랙홀, 진공에너지 등의 과학적 발견과 진보로 그 의미가 새롭게 주목받았던 사실을 상기해본다.

<만물해독>을 통해 암호론, 컴퓨터 공학, 열역학, 생물학 등을 넘나들며 정보information과 엔트로피에 대한 색다른 시각을 어렵지 않게 풀어서 설명해주었던 과학 전문 저널리스트 찰스 세이프의 이야기 솜씨는 이 책에서도 여전하다. 영零(zero)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무無공空을 거쳐 '무한(∞)'까지 골고루 이어지면서 수학, 물리학, 철학의 관련된 개념과 역사를 살피는 과정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중학생 이상 성인까지 두루 볼 수 있을 정도로 어렵지 않으면서도 적절한 교양적 깊이.

2000년에 논픽션 부문 펜/마르타 알브랜드 상(PEN/Martha Albrand Award)을 받았고 <뉴욕 타임스> 올해의 주목할 만한 책으로 선정된 내공있는 책인데, 아무런 마케팅이나 광고 문구 없이 평범한 표지를 입고 신간 매대에도 나와있지 않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면 과장일까. 

 

인간과 동물의 관계, 그 모든 것에 관하여 
우리가 먹고 사랑하고 혐오하는 동물들 
할 헤르조그 (지은이) | 김선영 (옮긴이) | 살림 

 


구제역으로 생매장되던 동물들의 피울음 소리가 이 땅에 가득할 때, 동물의 권리사람-동물과의 관계를 다룬 책들이 한꺼번에 출간된 사실은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세 권의 책이 접근하는 방식과 다루는 주제는 조금씩 다른데,
셋 중에서 이달의 추천도서로 꼽은 것은 <우리가 먹고 사랑하고 혐오하는 동물들>.
일단, 내용을 이끌어나가는 질문들이 퍽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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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경, 천 년의 지혜를 담은 그릇 
오윤희 (지은이) | 불광

내용은 일단 부정에서 시작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물"이라는 말로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상징하며 찬탄의 대상이 되어왔던 '고려대장경'이
사실은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물도 아니고 중국과 일본의 다른 대장경판을 보고 베낀 것이라는 다소 불편할 수 있는 사실을 차근차근 밝혀 나간다.

그 어투나 과정이 속된 말로 "까는" 것도 아니고 다른 입장의 관점을 강요하지도 않으면서,
불교 문화와 대장경 편찬의 역사 및 의의를 오히려 되살려 주기에 이 책의 가치가 은근히 빛나고 있다.

붓다의 사촌 동생이자 뛰어난 기억력으로 불경의 정리와 전승에 중심 역할을 했던 아난(아난다)을 '그릇'으로 표현하면서 '대장경의 역사'를
'말씀'을 담는 '그릇의 진화'로 보는 관점부터가 신선하다.

구전으로 전승되어 오다가 문자로 기록되기까지 최소 수십년이 걸렸고, 나중에 각기 다른 관점과 언어로 여러 번 변화의 과정을 거친 기독교 성서(성경)의 역사적 전개 과정과 비교하며 살펴보아도 흥미진진하다. 내용과 구성, 만듦새 모두 괜춘한 책.




§ 그 외에도...


삶의 의미라는 커다란 물음
빅 퀘스천 
줄리언 바지니 (지은이) | 문은실 | 이윤 (옮긴이) | 필로소픽

일반 판형보다 작고 가볍지만, 담고있는 내용은 "삶의 의미라는 커다란 물음".

<가짜논리>의 그 저자이고, 알라딘 로쟈님의 페이퍼를 통해 이미 소개되었으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해도 무방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주제들을 무겁지 않고 깔끔하게 풀어가고 있는데, 신간평가단과 함께 보자고 추천하기엔 선뜻 손이 나가지 않아서 뒤로 빼놓는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현재 아무도 추천하지 않았다; 이 또한 빅 퀘스천?). 실수로 '결론'을 먼저 봐버려서일까, 아니면 '철학적 성찰의 과정' 이전에 저자가 무의식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방향성을 나름대로 알 것 같아서일까.. 어쨌거나 거창한 의미를 미리 두지 않고 차분히 과정을 따라가고픈 책이다. 


 

그들은 맥도날드만이 아니라 우울증도 팔았다
미국처럼 미쳐가는 세계 
에단 와터스 (지은이) | 김한영 (옮긴이) | 아카이브

원제 Crazy Like Us: Globalization of American Psyche 와 부제가 책 내용을 잘 설명한다.
원제의 'Us'는 '미국'과 '우리들'이라는 중의적 표현으로 보이는데, 거식증,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정신분열병, 우울증 마케팅 등의 사례를 통해
의료산업과 보건당국, 제약회사 등이 상업적 커넥션으로 '만들어낸' 현대 질병의 이면을 드러내어 보여준다.

늘 변화하고 있는 우리의 감정과 마음 상태에 대해 '우울증'이니 '정신분열증' 등의 병적인 이름표를 붙이자마자 거대한 의료 시스템에 꼼짝없이 걸려들고 마는 현대인들의 모습은, <反자본 발전사전>에서 가난하지만 평화롭게 잘 살던 사람들에게 '저개발 국가'라는 결핍의 이름표를 붙이자마자 자신들의 신세를 비참하게 여기면서 경제적 강국의 피해자/추종자가 되었던 사례를 동시에 떠올리게 한다.

문제가 있다면 전문가의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마땅하겠지만, 아래의 도서들이 다루고 있는 '질병 마케팅' 또한 차츰 이슈화 되고 있다는 사실은 의료 서비스의 소비자로서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울증에 반대한다>는 아래의 다른 책과는 반대로 '낭만적인 우울증'의 질병적 심각성을 오히려 강조하고 있는데, 어쨌거나 모두 현대 사회에 만연된
'질병에 대한 손쉬운 발언'들의 이면에 놓여있는 사회적/의학적 사실을 폭로하는 내용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니콜라스 카 (지은이) | 최지향 (옮긴이) | 청림출판

'신경가소성 (뇌가소성)'이라는 두뇌의 특성 때문에 이러한 일이 발생한다. (이 책의 프로덕트 태그를 살펴보면 뇌가소성을 다룬 쉬운 책들이 여러 권 링크되어 있으니 참고.)

인터넷과 기술문명이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는 비슷한 내용을 조금 다른 관점과 원리로 다루는 책으로는 <아이브레인>이 있는데, 두 책을 비교하여 보는 것도 재미있다. 해법으로 제시하는 것도 조금 다르다.

최근 페이퍼에 갈무리한 '스티브 잡스와 인문학'을 다룬 기사의 댓글을 통해 본의 아니게 이와 관련된 의견 교환이 조금 있었는데, 기술의 변화가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력은 일반적인 예상을 초월하고 무엇보다 인류 역사에 직접적이고 광범위한 영향을 끼쳐왔기 때문에, 철학/윤리/종교 등 인문학적 관점에만 높은 가치를 부여하면서 기술 변화를 무가치 하게 보는 것은 기술 만능주의와 더불어 위험한 태도일 수 있다(물론 아이패드2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균형잡힌 시각이라는 건, 종교 vs 과학 또는 인문학 vs 자연과학 뿐만이 아니라 기술 vs 이론 사이에도 당연히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Jesus Wants to Save Christians
네 이웃의 탄식에 귀를 기울이라 
랍 벨 | 던 골든 (지은이) | 양혜원 (옮긴이) | 포이에마

예수를 팔아 돈을 벌고 권력을 손에 쥔 그리스도인에게 묻는다!
“당신이 떠드는 공평과 정의는 대체 어디에 있는가?”

돈과 권력을 움켜쥐고 압제자의 자리에 올라 세상의 조롱거리로 전락한 오늘날의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현실을 고발하고,
출애굽의 해방 사건을 토대로 우리가 탈출해야 할 자리와 도달해야 할 미래를 명쾌하게 제시한다. (이상, 책소개글 발췌)

추천인의 이름과 근래에 발생한 몇 가지 사건들 때문에 들춰보게 되었는데, 느끼고 얻을 것이 꽤 있다. 문제는 항상, 이 책을 보면서 귀를 기울여야 할 사람들은 이런 내용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 같다는 사실.

"성경 서사의 독특한 점은 자기비판이다."  - p.186


 

종교 폭력의 진화적 기원
신의 이름으로 
존 티한 (지은이) | 박희태 (옮긴이) | 이음 

"선을 추구하는 종교가 왜 폭력과 갈등을 부르는가?"

도덕과 종교(유대교 및 기독교)에서의 '진화'를
진화심리학으로 다루면서
'종교'는 인간의 진화를 위한 '문화적 제도'라는 관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종교적인 문제가 쟁점화 되었을 때, "교인의 비판이라면 들어보겠지만, 교인이 아니라면 말도 꺼내지 마." 식의 논리로 외부의 비판에 맞서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패턴화 되어있다). 재미있게도 이런 자세와 태도는 이 책에서 다루는 핵심 내용과 곧장 연결되는데, 현실에서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구원/지옥의 이분법적 논리에 쉽게 파묻혀 버린다. 같은 교인이라도 수 틀리면 당장 '이단'으로 내치면서 들으려 하지 않고, 내부적으로도 수 백개 종파로 분열되어온 역사... 그 속에서 '우리편'의 이야기만 귀담아 듣겠다는 자세가 무슨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게다가 교인이든 아니든 (비난을 위한 비난만 아니라면) 비판의 주된 내용이 별반 다르지도 않은 것 같은데...

'내부집단외부집단을 선의 세력과 악의 세력으로 구분하며 그 근거를 유일신에게서 구하고 있는' 이러한 태도가 바로 이 책에서 말하는 '종교 폭력'의 정체이자 핵심이라는 내용이 차근차근 설명되어 있다. 그렇다면 대안은 과연 무엇일까...?

 

 

가정용 곤충에 관한 은밀한 에세이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조슈아 아바바넬 | 제프 스위머 (지은이) | 유자화 (옮긴이) | 함께읽는책


뭔가 위로가 되는 제목 같지만, 사실을 알고나면 끔찍한 느낌마저 들 것이다..
늘 우리 곁에 있는 일상의 보이지 않는 세계를 다룬다는 점에서
데이비드 보더니스의 <시크릿 하우스>가 떠오르고 

다시 비슷한 분야에서 유명한 칼 짐머의 <기생충 제국>을 연상시키는 책.

부제의 '가정용 곤충'은 다름아닌
빈대, 이, 진드기, 좀벌레, 집게벌레, 파리, 개미, 바퀴벌레, 흰개미, 각종 해충들.
인쇄비/종이값으로 고민 좀 했을 것 같은 파격적인 내지 컬러(검은색/노란색)와
시원시원한 일러스트, 사진, 레이아웃 등의 도서 디자인이 꽤 인상적이다. 
 




강신주의 인문학 카운슬링 
철학이 필요한 시간 
강신주 (지은이) | 사계절출판사



동/서양 철학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는 저자의 신작. <철학 vs 철학>이 이어 그 책에 버금가는 다양한 동서양의 철학과 사상을 이 한 권의 책 속에서 다루고 있는데, 어느 하나 확실하게 구멍을 뚫어버리기 보다는 적당한 범위와 깊이에서 다양한 관점을 두루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  


어느 사회학자의 인문학적 일기장 
에든버러에서 일주일을 
유승호 (지은이) | 가쎄(GASSE)

'인문학' 이라는 단어는 참 다양한 의미로 사용된다.
목적지인 에든버러에 도착하자마자 "가방이 사라졌다"는 황당한 시츄에이션에서 시작하는
이 여행담은 이야기 속에 다양한 문화적 성찰과 고민을 담고 있다.
저자의 이름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좀 더 반갑게 이 색다른 여행담을 읽을 수 있을 듯하다.

한 사회학자가 스코틀랜드의 수도이자 축제와 공연문화의 도시로 잘 알려진 에든버러를 일주일간 여행한 경험담과 함께, 이를 통해 우리문화에 대한 고민과 발전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인문학적 일기장 같은 책이다. … 짧은 여행이지만 저자는 자기자신을 돌아보는 성찰과, 사회학자로서의 문화에 대한 고민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책소개 발췌) 


 

창조적 대화론 
데이비드 봄 (지은이) | 강혜정 (옮긴이) | 에이지21


양자론의 난제인 '숨은 변수'에 대안을 제시했던 20세기를 대표하는 이론물리학자의 한 사람.
일반적인 대화론이나 커뮤니케이션 방법보다 더 본질적인 차원에서의 의사소통과 '공통이해를 찾아내는 행위'로서의 '대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의 일반적인 사고 과정은 세상을 파편화된 방식으로 인지하는 경향이 있다. 봄의 표현을 빌자면, "사실은 분리되어 있지 않은 것들을 산산히 부수면서". 이처럼 파편화된 인식 때문에 사회질서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원칙적으로는 성공하고 있는데도, 근본적으로 서로 반목하고 대립하는 국가, 경제, 종교, 가치체계, '자아들'의 세계가 탄생하고 있다고 봄은 말한다. 그러므로 봄이 강조하는 대화의 주된 목적 중에 하나가 이런 파편화 움직임을 조명하자는 것이다. -p.31

책의 서두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1980년 세계의 지성 지두 크리슈나무르티와 봄이 만나 이론물리학과 영성, 관찰자와 피관찰자의 본질을 6개월간 논의했던 그 대화의 내용과 상당히 닮아있다 (고려원미디어에서 1994년 <시간의 종말>로 출간). 물리학자가 웬 '대화론' 운운 하냐며 함부로 폄하할 수준이 아닌 것이다.

양자역학을 통해 물질 세계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부각된 '관찰자와 피관찰자'. 이 관계의 본질을 심도깊게 고찰하여 이들이 사실은
둘이 아니라는 혁신적인 결론에 이르는 크리슈나무르티의 통찰이 당대 최고의 과학자인 봄의 글에서도 자주 보이는 것은 그의 영향을 받아서일까, 아니면 최첨단 과학이론의 극한이 영성과 만날 수 있다는 하나의 징표일까.

   
  크리슈나무르티 : 고통과 혼란, 갈등, 투쟁의 근원… 그 모든 것들의 시작은 무엇일까요? 인류는 그릇된 (방향) 전환을 했고, 그 기원은 '나는 내가 아니다' 라는 분리 의식에 있습니다. 만약 (마음이) 밖을 향한 움직임을 그치면, 그때는 진정으로 안쪽을 향한 움직임-시간과 무관한-이 있게 될까요?

데이비드 봄 : 당신은 마음이 두뇌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군요. 그런가요? 두뇌는 마음이 사용하는 도구입니까? … 만일 무엇인가 심리적인 장애가 있다고 느낀다면, 그때 사람은 시간이란 관념을 가져옵니다. 그 시간은 되어감이란 생각을 일으키고, 결국에는 끝없는 문제들을 만들어 갑니다. 생각은 시간을 포함한 과정이라고 말씀하시는 거죠?  - <시간의 종말> 중에서 
 
   


젊은 인문학자 27인의 종횡무진 문화읽기 
한국학 그림과 만나다 
정민 | 김동준 (지은이) | 태학사


정민 교수의 이름에 이끌려 집어들었는데,
신간평가단 '서평'용 도서로 신청하기 보다는
소장하고 있다가 한번씩 꺼내어 보면 좋을 것 같은 구성과 내용.
(그러나, 이 글을 올려놓고 보니 이번 서평용 도서로 뽑힐 가능성도 보인다.)


유의열전 
한의학에 미친 조선의 지식인들 
김남일 (지은이) | 들녘(코기토)

우리나라 한의학의 역사와 실태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면, 현재 한의사 협회가 수지침 협회나 김남수(뜸사랑), 장병두 할아버지 등 非면허 재야 의료인들의 임상적 성취와 이론/처방의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하여 합법적 의료 시스템 속으로 포용하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책 부제의 '유의'란 '유교적 사상을 바탕으로 의학의 이치를 연구한 사람'을 말하는데, 현재의 기준대로라면(?) 사상의학의 창시자라는 이제마 선생을 포함해 정약용, 박지원, 송시열, 김시습, 이익, 최한기 등 조선시대의 유명한 학자/정치가/지식인들은 모두 "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심지어, <동의보감>을 지은 허준 선생까지도. ('중인' 신분의 의사 자격을 가진 것이 아니기 때문인데, 지금까지 '국가 면허가 있는 전문의료인'의 이미지로만 알고 있었기에 이 책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발견. 물론, 한의사인 저자는 의료법 위반 등의 이러한 가정을 언급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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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주일은 이웃 나라의 참담한 소식 때문에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죽음 앞에서 오히려 더욱 생생해지는 삶...

올림픽은 사실 개막식 때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경기가 열리기 전, 피나는 노력들과 다양한 준비, 성화 봉송,
나아가 그 훨씬 이전의 개최지 선정과 경기장 준비 까지...
'시작'은 오래전에 이미 되어 있었지만
눈 앞에 부각되는 것은 이제 막 방송되는 장면들 뿐.

여러가지 차원에서 커다란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지금의 모습, 또 2012년과 그 이후는 어쩌면 그런 장면일 뿐.
아주 오래전, 바로 지금.
이미. 여기에.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 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
Therefore, stay awake, for you know neither the day nor the hour.
- Matthew 2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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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3-17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어나우님과 제 관심사가 많이 일치하는걸까요?
제 장바구니와 보관함에 있는 책이 삼분의 이가 넘네요..

이런 저런 핑계로 인문학을 너무 읽지 않는듯 하여, 신간 평가단 지원을 강력하게 생각해보는 중입니다.
바빠도 책임과 의무가 되면 읽어보지 않을까 싶어서요.. (지원해도 된다는 보장은 전혀~ 없지만 말이죠)

오늘 일본에서 원전 전력이 빨리 복구되어,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herenow 2011-03-18 14:01   좋아요 0 | URL
마녀고양이님 같은 분들이 신간평가단 활동을 하신다면
다채롭고 풍성한 글들이 더 많이 올라올 것 같습니다. ^ ^
평가단 분위기도 좋을 것 같구요. 어느 분야를 지원하시든 추천~
(저는 힘이 딸리는 듯 하여 당분간 지원 안하려구요. 이 페이퍼도 다음 분들을 위해...)

우리 정부의 "귀국권고" 조치가 없다고 온라인에선 논란이 많네요.
더 큰 피해 없이 모두가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길 기도 드립니다.

잘잘라 2011-03-17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따가 서점갈 때 출력해가지고 가야겠어용~ ^ ^
고맙습니다. herenow님 ^ ^

herenow 2011-03-18 14:04   좋아요 0 | URL
신간평가단 추천을 위한 주관적인 글이라는 점은 꼭 감안해주세요~ ^^;

굿바이 2011-03-17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하신 책에서 아무 책이나 선정되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뭐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이번 한 주 타인의 고통을 바라보는 여러 시선들과 행동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많은 부분 참담합니다. 그저 바라는 것이 있다면 상황이 빨리 진정되고 해당 지역에 있는 분들의 고통이 조금이라도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herenow 2011-03-18 14:15   좋아요 0 | URL
예, 이런 글 올리기가 내키지 않을 정도로 사태가 심각하네요...
여러가지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맞닥뜨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마음, 함께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꽃도둑 2011-03-17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네요. 이렇듯 정성스레 쓴 페이퍼라니...(손들고 반성합니다...ㅡ.ㅡ)
구석구석 숨어 있던 책들을 불러모아 요로쿰 이쁘게 꾸며 놓았으니
진열대라면 안사고는 못배기겠는데요?
<지금 경계선에서><로지 코믹스> <철학이 필요한 시간> 무엇보다 눈길이 갑니다..^^

herenow 2011-03-18 14:43   좋아요 0 | URL
꽃도둑님이 말씀하신 3권은 결국 사봐야 할 것 같습니다. ㅎㅎ;
저번 말씀에 찔려서 이번에는 알록달록 색칠을 않으려고 했는데
글이 난삽하여 또 광고판처럼 만들어 버렸네요. (광고 의도는 없으니 참고만... ㅠ.ㅠ)

맥거핀 2011-03-17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의 수학 무한의 수학>이라는 책이 있었군요. 미리 알았더라면 추천했을 텐데요. 서점에서 발견하지 못한 책입니다.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입니다.) 하기는 요즘 서점의 신간판매대는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책을 놓는 것인지 잘 모르겠어요. 가끔 정말 이상한 책들도 올라와 있는데, 어떤 책은 신간 매대에 오르기 전에 뒷방 구석으로 밀려나버리니..

신간평가단의 책선정 문제를 다시 말씀하셨는데, 제 개인적으로는, 인문/사회 쪽은 두 개 파트 정도로 나누는 것이 필요해보입니다(과학/기술/수학 등도 나누면 좀 더 주목될 수도 있을 거구요). 이 안에 뭉뚱그리기에는 파트가 너무 많아요. (좀 더 덧붙이자면, 특정 분야를 언급하기는 그렇지만, 어떤 분야는 통합될 필요도 있어보이구요. 물론 알라딘의 '현실적인' 이유도 있겠지만..알라딘은 결국 책 판매를 위해 존재하는 곳이니까요..)

이번달에는 정말 의외의 책이 선정될 것 같은 느낌입니다(물론 '제 생각에' 의외라는 거죠).

herenow 2011-03-18 15:26   좋아요 0 | URL
예, 매대에 노출시키는 책도 서점마다 다르더라구요 (온라인 + 오프라인 모두).
우연히 다른 책 찾다가 이런 식으로 괜찮은 책을 발견하는 즐거움도 있지만
출판사 마케팅이나 서점의 매대 관리가 아무래도 큰 영향을 끼치는 것 같습니다.

신간평가단쪽은 맥거핀님 말씀처럼 '현실적인(=운영자 중심의)' 쪽으로 결정이 난 것 같네요.
저도 다음 차수 신청을 안하지만 너무 많은 파트가 현재 인문/과학/사회 쪽에 뒤섞여 있어서
개개인의 취향 이전에 구조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던 것인데.. 그래도 예전보다는
사용자 중심으로 바뀌었고 담당자 검토를 했던 것 같으니 계속 나아지리라 기대해 봅니다.

사실, 일본에서 저런 일이 터지고 여러가지 긴박한 소식들이 들려오니
이렇게 책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뜬구름 잡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cyrus 2011-03-18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저도 <로지코믹스> 선정되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습니다,, 만화 형식으로 러셀의 논리학에 대해서
알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이 책 덕분에 러셀이라는 인물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

herenow 2011-03-18 15:49   좋아요 0 | URL
앗, 그 사이 cyrus님이 <로지코믹스> 추가를 하셨군요. ㅎㅎ
안그래도 님 서재에 다녀온 참인데.. 찌찌뽕~

2011-03-18 17: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18 2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3-19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로지코믹스 쓴 저자가 쓴 책 한권 더 읽었어서...로지코믹스는 안 봐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무의 수학, 무한의 수학은...zero관련 개념 정립하는데 큰 도움이 될 거 같구요.
신간평가단 당분간 지원 안하신다구요?
그럼 당분간 이런 참신한 신간소개 페이퍼는 볼 수 없는 건가요?
아웅~ㅠ.ㅠ

herenow 2011-03-19 23:27   좋아요 0 | URL
양철댁님이나 마녀고양이님 같은 분들이 지원해서 뽑히시면
훨씬 더 풍성해질텐데요? ^ㅅ^ (혹시, 지원 안하셨어요?)

교고쿠도 2011-03-20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진짜, 차라리 과학분야가 갈라져 나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앞으로도 수학책들의 공격(?)이 이어진다면 괴로울것 같아요. 이참에 다른 카테고리로 한번 외도를? ㅋ (뽑아주신다는 보장도 없지만 으핫)

그리고 담당MD님...제가 생각하기에는 운영자 중심으로 그냥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은 아닌듯 합니다. 오히려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려고 여러 가지로 생각하고 시도해보시는것 같아요.(8기때부터 카테고리가 세분화된것도 그렇고, 원하는 책을 투표하는 시스템도 그렇고...)

herenow 2011-03-20 15:09   좋아요 0 | URL
저도 담당자께서 막무가내로 밀어붙인다고 생각하고 얘기하진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자꾸 개인적인 취향이나 몇 몇 개인의 문제처럼 이 주제가 다루어지는건
문제의 핵심도 아니고 별 도움이 안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오히려 댓글이라든지 9기 평가단 모집글을 보면, 인문분야 담당자께서
누구보다 공정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많이 고민을 하셨던 것 같아서 고맙게 생각하지요.

평가단 스스로 도서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고, 담당하시는 분들도 늘어났고
평가단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게시판도 개설하는 등,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기에
계속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를 가져보는 것이랍니다.


교고쿠도 2011-03-20 19:04   좋아요 0 | URL
9기때는 지원 안 하세요? 저는 인문사회와 문학 중 엄청 고민하다가, 역시 인문사회가 평가단의 꽃! 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인문사회에 또 출사표를 던져 봤습니다. ^^

아후, 진짜 과학 분야 꼭 좀 갈라져 나갔음 좋겠습니다, 흑.

herenow 2011-03-21 13:31   좋아요 0 | URL
인문분야 서평단을 지원하는 분이 많으셔서 다음 기수의 서평들도 기대가 됩니다.
저는 좀 더 하는 일에 내실을 다져야 할 것 같아서 지원을 안했어요.
하반기에도 재미난 책들이 많이 쏟아질 것 같네요~

혹시 <대칭> 읽고 서평까지 써야해서 더 그런건 아니시죠?
과학 분야에 쉽고 재미있는 책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 ^;

2011-03-20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21 1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참담한 비극 앞에 할 말을 잃습니다. 
그들의 의연하고 침착한 대응에 경탄과 위로를 건네며
어서 이 모든 슬픔을 떨치고 평화를 되찾을 수 있기를...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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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from 제발 제발 2011-03-15 15:44 
    뉴스로 보면서도 믿어지지 않는믿고싶지 않은 재앙..상상만으로도 얼이 빠져서 힘껏 외면하던 차에하필 오늘 herenow님이 올리신 페이퍼,+ 하필 오늘 붙들고 있던 책 +하필 오늘 나에게 생긴 일+. . .맡은 일은 잘 끝났습니다.다음 일은 이어지지 않구요.예상했지만, 다음달부터는무소속 생활입니다.수입이 끊어지게 생겼으니 뭐든 아껴야 할 판인데어쩌자고 책은 자꾸 사 들이고어쩌자고 새책은 자꾸 눈에 들어오는지...의욕인지욕심인지(어차피 둘 다 '욕'자가 들
 
 
마녀고양이 2011-03-15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빠른 회복 기원합니다. 그리고 후원하러 갑니다~
유니세프 후원 외에도 TV 상단에도 전화번호 많이 나오더군요.
한통당 2,000원 후원됩니다.

herenow 2011-03-16 12:24   좋아요 0 | URL
예, 진심으로 애도하며 빠른 회복과 복구를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스티브 잡스와 죽은 인문학의 사회 (제목에 원문 링크)
by 비전 디자이너 | 2011. 03. 04 


  •  

 



미국 현지시간으로 2011년 3월2일, 샌프란시스코 어바부에센터에서 애플의 제품발표회가 열렸다. 이 곳에서 병가로 잠시 회사를 떠났던 잡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건재했다. 그곳에 시한부 인생 따윈 없었다. 잡스는 특유의 자신감과 독설을 가지고 더 빠르고, 더 가볍고, 더 매혹적인 아이패드2를 발표했다. 그리고 그의 71분 발표는 국내에서도 자주 소개되는 ‘기술과 인문학의 만남’을 강조할 때 절정으로 빛났다.

잡스의 신화는 그 발표로 끝나지 않았다. 잡스의 발표가 끝남과 동시에 국내 온라인 생태계 곳곳에서 잡스와 잡스의 인문학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회자됐다. 그렇게 보면, 잡스의 왕의 귀환은 애플만 살리지 않았다. 적어도 국내에서는 잡스 만큼 인문학을 마케팅해주는 사람이 없다. 


그렇다면 잡스가 정말 우리 인문학의 구세주인가?

먼저 잡스의 인문학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다. 잡스가 말하는 인문학은 정확히 말하면 반드시 인문학은 아니다. 인문학은 영어로 휴머너티스(humanities)다. 그러나 잡스는 리버럴 아츠(liberal arts)를 말하고 있다. 이 말은 우리가 인문학이라고 할 때 종종 연관을 짓는 문사철(文史哲)과 직접 대응하지 않는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여기서 다시 본래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그렇다면 우리의 인문학을 이 시대 최고의 인문학 대변가인 잡스가 기사회생시킬 수 있을까? 답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첫째, 위에서 보다시피 잡스의 리버럴 아츠와 문사철이 동일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물에 호기심을 가지고 접근하고, 생각의 지평을 넓히는 것은 꼭 문학을 읽고, 철학을 탐구하고, 역사를 꿰뚫어야 가능한 것이 아니다. 수학으로도, 생물학으로도 그같은 접근법은 터득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느 문으로 들어가느냐가 아니라 목적지인, 대담한 질문을 정확하게 하는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더 근본적이다.

잡스의 인문학이 우리 인문학을 살리지 못할 까닭은 많은 경우 현재 인문학의 위기의 본질적 원인은 대학이 상업화되어서도, 신입생들이 다른 단과대학에 비해서 인문대학을 외면해서도 아니기 때문이다. 잡스라는 최고의 모객꾼이 있어야 인문학이 흥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인문학이 변해야 인문학이 살기 때문이다. 인문학을 리버럴 아츠라 부를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 있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사진 : 위키피디아. CC BY-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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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가 공개석상에 나타나면 <인문학과 기술의 만남>을 칭송하는 글들이 여기저기 쏟아진다.
그 '인문학'이 과연 '그 인문학'일까...?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얼씨구나 덩달아 인문학 찬가를 외치지 않는 글이라 잠시 링크.
 
1~2년 전부터 '자기계발' 분야에서도 새로운 '상품'으로 떠오른 '인문학'.
 
"믿음에 값하는 것"이라는 상업 광고가 등장했을 때
'믿음/종교/영성'과 같은 고유한 가치마저 자본시장의 '상품'으로 팔려 나왔음을 암시했던 것처럼
'인문학에 대한 가벼운 상품화'나 '인문학에 대한 폐쇄적인 지적 허영'이나
양 극단 모두, 우리 시대 '인문학'의 정체를 다시 물어보는 듯하다.  

 


생뚱맞은 비디오 클립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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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1-03-06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배경지식이 많이 부족한터라 처음에는 무슨 내용인지 몰랐지만 여러번 읽게 되니
인문학의 위기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찜해두고 다시 한 번 더 읽어봐야겠습니다.

2011-03-07 0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1-03-07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제 첫 직장인 국민은행 전산실이 생각납니다.
저희 교육받을 때, 시스템 파트는 크게 계정계(은행 입출금, 대출을 다루는 곳), 정보계(계정계의 정보를 분석용 자료로 만드는 곳) 두군데가 있었습니다. 그때 막 정보계가 활성화될 때인지라, 선배들은 계정계에 발령받는 사람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처럼 말했답니다. 그러나....... 은행의 진짜 업무는 계정계라는 것을 몇년이 지나서야 알았습니다.

저는 인문학이 그렇다 생각합니다. 저희가 아무리 IT 쪽의 어떤 이야기를 할지라도
진정 인간을 다루는 분야는 인문학입니다. 유행에 흔들릴게 아니라, 진정한 것이 무엇인지 봐야 합니다.
저는 그래서 IT에만 종사하는 스티브 잡스와 같은 사람들의 약간은 근시안적인 시야를 그다지 존중하지 않습니다.

저, 건방지죠? 아하하.........즐거운 한주되셔요.

2011-03-06 2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6 2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herenow 2011-03-07 00:37   좋아요 0 | URL
예, 대부분의 학문은 결국 '사람'을 향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인문학만이 진정 인간을 다루는게 아니라 어느 '분야'든, 심지어 어떤 '직업'을 가지건
결국 '사람'을 다루고 공부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물론, 일부 분야는 제외)

스티브 잡스 추종자는 전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나 애플, 구글 등 IT 산업과 기술 분야가 우리 생활과 문화에 끼친 영향력을 얕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만 봐서는 그냥 유행쯤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로 인한 라이프 스타일/문화/산업 측면의 파급효과는 계속 진행중이거든요.

기술산업은 '이론'이나 '철학'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의 기술(상품)을 통해 '이데올로기'의 투쟁으로는 불가능한 방식으로 세계적인 변화를 만들어 버리니까요. 지난 10년을 돌아봤을 때, 인류의 역사와 문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인터넷'과 개인용 컴퓨터(PC)의 보급이었으니 말이죠.
사실상 인류의 역사 전체를 돌아보아도 철학/종교/이론/주의와 동등하거나 솔직히 더 큰 변화를 만들어 낸 것은 '기술'의 변화였습니다. (철기, 바퀴, 지렛대, 인쇄술, 시계, 상하수도, 피임약, 백신, 마취제, 현미경, 전화기, TV, 컴퓨터, 인터넷 등등)

어느 한쪽에 지나치게 인상 팍! 쓰면서 무게중심을 두기 보다는 각각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고
지혜롭게 접목/활용하는 자세가 필요한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뻔한 얘기인가요? ㅎㅎ;)

2011-03-07 0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7 0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잘잘라 2011-03-06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폰 쓴지 6개월 되가요.
제가 활용을 잘 못해서 그렇겠지만, 2년 약정 아니면 전에 쓰던 전화기로 바꾸고 싶어요.
버튼 꾹꾹 누르고 싶어요. 밀고 당기고 터치하는거.. 별로예요. ㅠㅠ
책은 역시 종이책으로 봐야겠고, 메모는 수첩에 해야겠고,
일기는 서재에 써야겠고,,, 아이폰이 할 일이 별로 없어요.ㅎㅎ

2011-03-07 0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7 1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herenow 2011-03-15 15:30   좋아요 0 | URL
댓글이 늦었습니다.. 공감하구요, 그런 표현을 거꾸로 바꾸어서
"수학/물리는 골때리고 어려울수록 마음에 드는데, 인문사회 쪽은 도저히 포용할 수 없는 분야"
라고 누군가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말씀하신 내용이 한번에 느껴질 것 같은데요..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특출한 인재가 아닌 이상 자연과학 전공자 중에서도 거의 없을테니까요.

8,90년대 미셸 푸코나 서구 철학자의 책이 유행할 때, 농담 반 진담 반 그런 말이 있었죠.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되니까 사람들이 더 많이 사보고 유명해지는 것 같다고.
누구나 말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내용을 모두가 아는 척 떠들고 있다고.
그런 면에서 수학/물리 같은 자연과학의 학문적 변별력은 참 간단하고 솔직하죠.
주관적 감상과 가치판단으로 담론 내지 개똥철학을 늘어놓을 여지가 거의 없으니까요.

인문사회 쪽은 어려울수록 더 마음에 들고 흥미로운데 자연과학쪽은 안그렇다면,
개인적인 취향/적성, 기초 부족, 주입식 교육의 폐해 등 개인적 이유도 물론 있을테지만
수학/물리보다 논리/철학의 학문적 기본에 충실한 사람이 더 많다는 건지, 아니면
논리/철학/정치/경제학 등을 상대적으로 쉽게 생각해서 그런건 아닌지도 궁금해집니다.

전자의 경우라면 할 말이 없지만, 후자의 경우라면 말씀하신대로 안타까운 일이죠..
자연과학쪽은 실제 내용과 전개 과정을 알기도 전에 선호도가 결정되어 버리면서
인문학쪽은 때로 지나친 의미 부여와 함께 역설적으로 누구나 접근이 쉽다고 생각하는
이러한 이중적인 가치부여 자체가
일상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한국 사회 '인문학'의 한 특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이러니하죠.

2011-03-07 18: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7 2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13 1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15 14: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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