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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불이 붙은 광야를 헤매다가
크고 사나운 코끼리를 만나 쫒기게 되었다.
미친듯이 달렸지만 의지할 곳이 없었다.

마침, 언덕 위에 있는 우물을 발견한 그는
우물 속으로 드리워진 나무 뿌리를 잡고 그 속에 들어가 숨었다.

그런데, 그가 매달려 있는 나무 뿌리를
흰 쥐와 검은 쥐가 번갈아가며 이빨로 갉고 있었다.

또 우물의 네 벽에서는 독사가 기어나와 그 사람을 물려고 쉿 쉿 거렸다.
게다가, 우물 밑에는 세 마리 독룡이 웅크려 있다가 날카로운 발톱을 뻗었다.
네 마리 독사와 독룡이 무서워 그 사람은 벌벌 떨었다.

그가 매달려 있던 나무는 언제 뽑힐지 모를 듯이 흔들거리고
흰 쥐와 검은 쥐는 잡고 있는 나무뿌리를 열심히 갉고 있는데,

나무에 매달려 있던 벌집에서 꿀이 떨어져
그의 입안에 흘러 들어왔다.

달콤한 꿀맛에 취하여
그(녀)는 잠시
위태로움을 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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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둑 2011-03-30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거요거 아함경에 나오는 일화 같은데..맞는지 어쩐지 모르겠네요.
함축적이고도 교훈적인 이야기라는 것만 기억하죠..^^ 근데 내용을 보니 조금 윤색을 했네요. 장소는 우물 우물에서 자라난 나무 썩은 밑둥이를 갉고 있는 쥐 바닥엔 독사 뭐 그정도였는데...ㅎㅎ 어쨌든 상황은 똑같네요..
우리가 딱 저렇죠?.....으,,

herenow 2011-03-30 23:25   좋아요 0 | URL
꽃도둑님이 알고 계신 내용이 '부분 발췌'한 겁니다. ^ ^;

원래는 저 내용 다음에
나무가 움직여 벌집이 무너지고, 벌들(나쁜 생각과 견해)이 날아와 사람을 쏘고
벌판에 불이 일어나 나무를 태우는 것... 까지가 오리지널 버전입니다.

종교적인 느낌이 들까봐 일부러 출처를 안밝혔는데, 어쩔수 없이 명시해둬야겠군요. ^^
오리지널은 남송때 구나발타라(求那跋陀羅, Guṇabhadra)가 번역한
『빈두로돌라사 위 우타연왕 설법경(賓頭盧突羅闍 爲 優陀延王 說法經)』에 실린 이야기라 하구요,
('빈두로돌라사'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 '우타연왕'은 가르침을 받는 왕의 이름)
위의 약간 줄인 버전은 번역명의집(飜譯名義集)에 실린 내용이라고 합니다.

더 축약한 버전은 '안수정등(岸樹井藤)'이라는 고사성어와 갖가지 그림으로 유명하지요.
꿀에 취해서 또 한 줄 남겨봅니다. ;;;

herenow 2011-03-30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he Long and Winding Road - Paul McCartney가 운다...
지혜와 사랑의 두 날개.

마녀고양이 2011-03-31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꿀에 취해서 남긴 페이퍼신거군요~ 어떤 꿀일까요? ^^

저런 상황에 처할 수 밖에 없다면, 흰쥐와 까망쥐가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하간 끝을 향하도록 약속해주니까요. 거기다 간간히 꿀도 맛볼 수 있다니.
문득 말이죠, 절벽 아래로 떨어져도 무엇이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혹시 젤리같이 뭉클하고 안전한, 그러나 너무나 아름다운 신천지가 있을지두요.

즐거운 하루 되셔요~ 히어나우님.

cyrus 2011-03-31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는 우화네요. 위의 나우님이 남기신 댓글까지 더해져서 이야기를 자세하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

양철나무꾼 2011-04-01 0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늘상 한박자 씩 늦게 님의 페이퍼를 보내요.
폴 메카트니의 저 노래를 들으니, let it be와 let it grow가 생각난다는~^^

울창 2011-04-01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 윗부분에 진열해 놓으신 책들은 수시로 바뀌는 것인가요?
<어린이 건축 교실 프로그램>이라는 책, 구경해보고 괜찮을 것 같아서 일단 집 옆의 도서관에 신청했어요.
그저께는 보였는데, 어제는 안 보였고, 오늘은 또 보이네요, 그 책이.


2011-05-02 0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알로하 2011-06-02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고 생각할 거리를 주는 우화네요! 고맙습니다.

2012-01-01 09: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훈데르트바서를 바써


서재 이웃 메리포핀스님이 보내주신 입장권 덕분에

폐막되기 며칠 전 턱걸이로 다녀온 훈데르트바서 한국 전시회. (고맙습니다~ ^o^)/





마녀고양이님이나 메리포핀스님이 알라딘에도 이미 방문기를 올렸을 뿐 아니라,
"촬영 불가"에도 불구하고 근사한 사진들이 블로그마다 올라와 있는, 이미 끝나버린 전시회. 
그러거나 말거나, 감사의 뜻으로 주관적인 뒷북을 둥둥~ 두드려본다.  ^ㅅ^;

저녁으로 접어드는 시간에도 남녀노소 꽤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던 어느 평일 오후.


예술의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 (2010.12.5 ~ 2011.3.15)
 



◆ 1단계 : 그냥 느끼기

모든 정보와 지식, 팜플렛과 작품 설명은 내버려두고, 일단 전체 공간을 탐색한다.
전반적 흐름과 규모를 파악한 다음, 설명은 읽지 않고 작품 자체를 그냥 느끼면서 둘러보았다.

실내 촬영을 엄하게 단속하고 있어서 입장 후에는 제대로 사진 한 장 찍지 못했지만,
일찌감치 포기하고 나니 오히려 작품의 느낌과 분위기에 더 충실히 몰입할 수 있었다.


 


책이나 인터넷에서는 그 화려한 색채와 기하학적 패턴들이 눈에 도드라졌지만,
막상 오리지널 앞에 서니 다른 종류의 질감과 느낌이 온몸을 엄습한다. 뭔가가 다르다.
아래는 당시 메모를 옮겨적은 내용...

창문 + 테두리의 강조.

창문 중심의 구조물. 건물 자체보다 더 강조된 무수한 창문, 제 각각의 모습들.
창문은 얼굴, 자궁, 허벅지, 무릎, 팔꿈치(관절부)에.

불규칙한 면, 그러나 일종의 패턴, 개성있는 분할.

인공적이지 않은 선, 그렇다고 '자연스러운' 것은 아닌, 非정형화된 선.

보기보다 '자연'은 아님. 자연의 모방이 아닌, 자기 개념(철학)에 의한 새로운 선線의 사용.

인공물의 반복(러시안 돔 + 특징적인 기둥의 반복 등),

건물 내부와 옥상의 나무들. 텔레토비 마을, 이화여대 입구 ECC. (블루마우 마을)

북유럽 + 러시아풍 + 우울 + 섬세하지 않은 + 거칠고 충동적이고 일렁이는 정서.

유럽식 건축의 패턴을 벗어나지 못함.

'사람'과 'Sex'는 어쩐지 배제된.

원색적인 색상, 모자이크 패턴.
1960년대 부터 독특한 특징 드러나고, 1980년대 들어와 패턴화, 90년대 들어 안정과 조화.

뻣뻣한 독일 계통에서 드러나는 의외의 우아함과 독창성 : cf. 루돌프 슈타이너(발도르프)

일본의 영향 : 낙관. 목판화, 우키요에?

실크스크린 - 광택나는 표현, 작품 아래쪽 테두리의 동양식 낙관들. 색상표들.

곤충의 세계.

모자와 눈(eye)의 반복적 등장. 모자에 대한 애착.

테두리 = 세포(Cell) : 세포의 염색 사진과 유사. 식물적인, 동물이 아닌.

그의 작품에서 진짜 자연은 없다.

종교와도 무관 : 성 바바라 성당(오스트리아)- 다양한 종교적 상징, 종교색 희석.

상징적인 의미 부여 : 나선, 직선, 수평 = 非수직, 자원 재활용 등.

일정 범위의 장소에서 주운 물건들로 만든 작품들. 자연을 모방한 정수기.

이 사람은 아팠다. 근거를 알 수 없는 어떤 느낌.
'그래, 예술가는 어딘가 아픈(?) 사람이지', 같은 것이 아닌, 실제의 힘겨움, 병리 현상...
다행히 말년에 이르러 평화와 조화에 더욱 가 닿은 물리적 + 내면적 느낌.

백 개의 물 = 百水.

 
 
30일간의 팩스 프린팅: 짝사랑했던 여인에게 30일간 보낸 팩스로 구성된 작품(가로6 x 세로5장)


◆ 2단계 : 누군가의 설명

직관과 느낌만으로 설명을 읽지 않고 전체적으로 빠르게 둘러보며 감상한 후,
비로소 전시관 입구의 바이오그래피와 팜플렛을 찾아 객관적 '정보'를 보충한다.

놀랍게도 아팠던게 맞다.

청년기의 황달, 그리고 세계 2차 대전 당시 독일군에 의해 유태인이었던 외가의 몰살...
초기 작품의 뭔가 불편한 느낌들이 이해가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두 번의 결혼과 두 번의 이혼.

중요한 연도들을 체크하고는 다시 시간 순서대로 전체 흐름을 쫒는다. 이번엔 작품 설명과 함께.
저녁 시간인데도 관람객은 점점 늘어만 간다 (3월에는 저녁 8시까지로 연장).





약 1시간에 걸쳐 설명까지 읽어보며 한번 더 둘러보고 왔을 때, 마침 시작된 도슨트의 설명.
열정적인 그녀의 목소리에 하나 둘 모여든 사람들은 어느새 열대어처럼 우르르 군단을 이루며 몰려다닌다.

깨알같은 안내문에도 실려있지 않던 재미난 이야기들이 흘러나와 작품 감상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에곤 쉴레클림트에게서 받은 예술적 영향. 제도권 예술을 벗어난 "내 멋대로 표현할래!"

관람자와의 '입체적인 만남'을 위해
일부러 벽면에서 고개를 내밀듯 툭 튀어나온 액자와 어두운 조명,
직선을 싫어했던 그의 뜻을 받들어 전시 액자와 도구에까지 구석구석 반영된 곡선들.

5개의 피부 이론 : 1번째 실제 피부, 2번째 옷, 3번째 집, 4번째 사회, 5번째 지구.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호빗 마을의 모태가 되기도 했다는 블루마우 온천 마을의 거대한 축소 모형.
하늘에서 바라보면 거의 풀밭과 수영장만 보이지만, 앞쪽에서 보면
텔레토비 동산이나, (어떤 영화였는지 가물가물한) 평화로운 어느 외계인의 마을처럼 보인다.
도슨트를 포함한 관계자들이 전시회 끝나면 이곳에 놀러가기로 했다고 하여 부러움을 자아냈던 곳.



주교좌 대성당의 녹색 지붕을 접한 후, 비로소 그의 건축에서 특징적인 '건물 옥상 위의 나무와 풀밭'이
전면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큰 계기가 된 것이라 이 작품이 그의 전시회 '얼굴'로 사용되었다는 사실.

엄청나게 예민하고 까다로운 성격. 그리고 작품을 자식처럼 무척 아꼈다는 이야기.
작품을 판매한 후에도 수시로 소장가에게 전화를 걸어 온도와 습도 조절을 위해
에어콘과 가습기를 어떻게 틀어라는 것까지 일일이 체크하고 자주 잔소리를 하여 모두 치를 떨었다고 한다.


  2번의 결혼과 2번의 이혼. 그리고 서툴렀던 인간관계...
  전시회를 위해 이혼한 부인에게 연락했을 때에도 여전히 반응이 안좋았단다.

  무엇보다, 일본 여인과의 두 번째 결혼이 작품 세계에 끼친 엄청난 영향.
  정말로 '우키요에'와 일본 문화와의 접촉이 결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었다고 한다.
  당시 쇠퇴해가던 일본 전통 목판화의 장인들과 함께 만들어낸 작품들.
  작품 아래에 찍힌 수많은 '낙관'과 작품 둘레의 다채로운 색상들이 더욱 눈길을 끈다.
  해당 작품에 사용된 모든 색상과 작업의 내용을 이렇게 작품 둘레에 기록해 놓은 것.

  그의 예명인 '프리덴스라이히 훈데르트바서' (본명: 프리드리히 스토바사)
  = 평화롭고Friedens 풍요로운reich 곳에 흐르는 백 개Hundert의 물Wasser
  = 풍화백수豊和百水

  아, 그래서, 정말로 낙관에 '百水'와 '豊和百水'가 있었던거군.
  훈데르트바서 Hundert Wasser = 헌드레드 워터 Hundred water = 백수百水. 
  
스페인에 '가우디'가 있다면, 오스트리아에는 '백수(훈데르트바서)'가 있다...



그 외의 수많은 설명이나 전시회 내부의 생생한 촬영 장면은 아래 접힌 부분을 참고...  

>> 접힌 부분 펼치기 >>


도슨트 설명이 끝난 후 몇 명이 졸졸 따라다니며 물었던 추가 질문.

밑그림 없이 만들 수 있다는 '내기' 때문에 시작된 테피스트리 제작.
어떻게 밑그림 없이 만들수 있냐고 질문을 던지니 직접 작품의 뒷면을 보여주면서 설명이 이어진다. 아름다운 테피스트리 뒷면에는 수많은 털실들이 굉장히 거칠게 삐죽삐죽 튀어나와있다.

일반적인 테피스트리는 십자수처럼 완벽한 밑그림(색상까지 결정되어 있음) 또는 작품과 동일한 크기의 오리지널 작품을 가지고 그대로 모방/복제하듯 제작되는데 반해, 훈데르트바서는 실제 작품보다 훨씬 작은 스케치 정도의 그림을 가지고 (완전히 밑그림이 없었던건 아님) 현지에서 고용한 굉장히 숙련된 테피스트리 직공들을 통해 이 작업을 해냈다고 한다 (백수 양반이 전체를 직접 짠것도 아님;;).

즉, 굉장한 숙련도의 장인들이 대충 형태만 있는 그의 자그마한 스케치만 보고도 그렇게 거대한 테피스트리로 '확대 복사'하여 함께 작품을 만들어 나갔던 것.
그런데도 어떻게 그처럼 다채롭고 변화무쌍한 색상이 만들어질 수 있었는지를 다시 물으니,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서로 협응하여 그렇게 된 것이지 시작하기 전에는 그들도 잘 몰랐으리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게다가, 한 줄에 한 색상의 실이 아니라 무지개빛처럼 다양한 색상과 그라데이션이 들어간 실도 병행하여 썼기 때문에 저런 화려하고 오묘한, 세상에 단 1점 밖에 없는 작품이 나올 수 있었을 거라는 설명.
그렇다면, 이건 완전히 "뜨개질의 재즈jazz, 즉흥연주"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말년까지 그를 괴롭힌 질병은 다름아닌 위장병. 예민하고 까다로운 성격 뿐만 아니라,
전시회장 입구와 실내에서 상영중인 동영상에도 나왔다시피
물감 재료를 손수 만들어 사용하는 과정에서 그 재료들을 직접 맛보기도 하는 등
위생과는 거리가 멀었던 독특한 생활 습관 때문이기도 하단다.

황달은 청년 시절 거의 완치되었지만, 무엇보다, 외할머니를 비롯한 외가쪽 친척들과 함께 살던 시절
독일군에 의해 그들이 모두 몰살당하는 사건을 겪었기 때문에 엄청난 정신적 외상이 있었을 거라고.

도슨트 왈, 스페인 내전이나 세계대전 등 역사적으로 각종 전쟁을 겪은 예술가들이
보통 사람들보다 더 강렬하고 뛰어난 작품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정신적 충격이 예술 창작의 또다른 에너지가 되었을 것으로 추측되기도 한단다.

예술에 대한 이러한 병리적 해석은 또 없는지 물어봤지만, 듣고 있던 주위 사람들이 가세하면서
'예술가들이야 조금씩 정신적/정서적으로 이상이 있다'는 식으로 요상한 일반화가 진행되는 바람에
도슨트의 안내는 여기까지로 급 마무리... -_-; 

널리 알려진 그의 스타일과는 달리, 초기와 후기의 작품들은 완전히 다른 느낌을 전해준다.
그리고, 꽤 오랫동안 '상처입고 우울한' 느낌 같은 것이 어디엔가 남아있던 그의 '자식'들은
80년대를 거쳐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색상과 형태 모두에서 독특한 안정감을 찾은 듯하다.
스스로 상처받았던 그가, 후에 상처받은 건축의 치료사로 이름을 떨쳤다는 점 또한 시사점을 남겨준다.

물론, 이 모두는 당일 현장에서 얻은 순전히 주관적인 느낌인데,
'큐레이터에 의해 하나의 정해진 스토리로 전시회가 해석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는 훈데르트바서에게는
이러한 '나름대로의 해석과 나름대로의 감동(팜플렛 발췌)'도 그닥 기분 나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렇죠, 백수씨?)
 

 

 


◆ 3단계 : 다시 보기


1928.12.15, 오스트리아 비엔나 출생 ~ 2000.2.19 뉴질랜드에서 빈으로 향하던 배 위에서 사망. 
 

도슨트 안내 후, 관심있는 작품을 한번씩 더 둘러보고, 동영상과 도록, 판매중인 관련 제품까지도 살펴본다.

인쇄된 사진을 보니, 그새 훌쩍 친근해진 것 같으면서도 방금 보고 나온 작품과는 낮선듯 묘한 느낌.
대도록과 엽서 등 일부 제품은 어느새 현장 매진되었고 소도록과 일부 제품만 남아있던 바야흐로 전시회 끝물.

색채의 마법사니, 건축 치료사니, 환경 운동가니, 그를 일컫는 말들이 많이 있었다.
그 각각에 대해 여러가지 느낀 바가 있었지만, 몇 시간 나름대로 다양한 방법을 통해 그의 작품을 만나고 오니
그는 내게 그런 '레이블label'이 아니라 종합적인 느낌의 어떤 '사람'으로 먼저 다가와 있다.

입구의 연대기를 보면, 사람으로서의 훈데르트바서는 1928 ~ 2000 으로 생을 마감했지만
그가 평소에 원하여 그 아래 묻힌 나무 사진에는 다시 2000 ~ 2010 이라고 표기되어 있는 것도 의미심장했다.

전시회 참관 전에는 어느 별에서 왔을지(?)도 내심 궁금했던 인물.
백수百水여, 이제 당신이 원하던 대로 튤립나무, 밤나무, 온 자연과 하나 되어 나선수평 속에 평온하시길... 



    


처음 작품을 보았을 때, 형태와 색상에서 자꾸 유사성이 연상되던 염색된 세포의 모습.
도슨트나 도록의 '식물주의'라는 설명 등에서도 얼추 비슷한 개념임을 재차 확인하게 되면서
훈데르트바서의 작품과 비슷한 느낌의 "자연이 만들어낸 작품"들을 한번 찾아보았다.
(★내 멋대로 바써의 하이라이트★)

>> 접힌 부분 펼치기 >>

훈데르트바서의 그림들과 썸네일(작은 사진) 상태로 섞여 있으면 구분하기 힘든 것도 있다. 
(믿거나 말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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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1-03-21 0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창을 중시하여 백개의 문을 나타내려 했다는 기억은 나는데 백개의 물은 기억이 안나서 도록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자세히 보고 오셨네요. 벌써 저는 작년일이 되었어요.
아래 세포 사진들을 구경할 수 있었던 것은 이 페이퍼를 읽으며 얻은 보너스입니다. 표본 처리도 정말 잘 했고, 염색 기술도 수준급이고요.

herenow 2011-03-21 15:25   좋아요 0 | URL
아, 벌써 작년에 다녀오셨군요. 세포 사진을 알아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 ^
문 닫기 전에 겨우 보고 왔는데 다른 전시회와는 정말 '색다른' 체험이더군요.
생물학에 조예가 깊으신 hnine님께는 저 사진들이 남다르게 보이셨을 것 같아요.

cyrus 2011-03-22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예전에 마고님 전시회 후기에서도 훈데르트바서의 그림을 본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 나우님이 소개하신 훈데르트바서의 그림들은 정말로 화려하고 멋지네요. ^^

herenow 2011-03-25 13:08   좋아요 0 | URL
도록이나 인터넷 검색하면 화려하고 멋진 그림들이 많답니다. ^^

2011-03-22 09: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25 1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잘잘라 2011-03-22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우~ herenow님 대에박!!! ^ ^
최고라는 말 밖에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요.
프린트해서 도록 사이에 껴놓으려구요. ^ ^

(전시회 기획 일하시면 정말 잘하실것 같아요.)

2011-03-25 1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23 0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25 1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1-03-23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의 스몰 월드가 세포들이었군요.
멋지네요... 저는 생명감있는 색상을 동경하나봐요, 그 사진에 또 가슴이 두근두근. ^^
아무래도 에너지가 달리는게 틀림없어요. 그러니 훈데르트바서나 고흐전 가면 정신을 못 차리죠.

아파보이셨군요.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요.
저는 자신을 투사해서 에너지를 빨아들이느라고, 그런 생각 못 했어요.
클났네요... 이래서 타인을 무슨 상담하겠다고 공부하는지. ^^

멋진 글입니다.

2011-03-25 14: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꽃도둑 2011-03-25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이제부터 저 사람 좋아하기로 했어용...^^
(누구누구? 히어나우? 오노~ 훈데아저씨..)

herenow 2011-03-25 23:39   좋아요 0 | URL
아놔~ 꽃도둑님.. ㅠ.ㅠ;
ㅎㅎ
 

스티브 잡스와 죽은 인문학의 사회 (제목에 원문 링크)
by 비전 디자이너 | 2011. 03. 04 


  •  

 



미국 현지시간으로 2011년 3월2일, 샌프란시스코 어바부에센터에서 애플의 제품발표회가 열렸다. 이 곳에서 병가로 잠시 회사를 떠났던 잡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건재했다. 그곳에 시한부 인생 따윈 없었다. 잡스는 특유의 자신감과 독설을 가지고 더 빠르고, 더 가볍고, 더 매혹적인 아이패드2를 발표했다. 그리고 그의 71분 발표는 국내에서도 자주 소개되는 ‘기술과 인문학의 만남’을 강조할 때 절정으로 빛났다.

잡스의 신화는 그 발표로 끝나지 않았다. 잡스의 발표가 끝남과 동시에 국내 온라인 생태계 곳곳에서 잡스와 잡스의 인문학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회자됐다. 그렇게 보면, 잡스의 왕의 귀환은 애플만 살리지 않았다. 적어도 국내에서는 잡스 만큼 인문학을 마케팅해주는 사람이 없다. 


그렇다면 잡스가 정말 우리 인문학의 구세주인가?

먼저 잡스의 인문학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다. 잡스가 말하는 인문학은 정확히 말하면 반드시 인문학은 아니다. 인문학은 영어로 휴머너티스(humanities)다. 그러나 잡스는 리버럴 아츠(liberal arts)를 말하고 있다. 이 말은 우리가 인문학이라고 할 때 종종 연관을 짓는 문사철(文史哲)과 직접 대응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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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다시 본래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그렇다면 우리의 인문학을 이 시대 최고의 인문학 대변가인 잡스가 기사회생시킬 수 있을까? 답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첫째, 위에서 보다시피 잡스의 리버럴 아츠와 문사철이 동일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물에 호기심을 가지고 접근하고, 생각의 지평을 넓히는 것은 꼭 문학을 읽고, 철학을 탐구하고, 역사를 꿰뚫어야 가능한 것이 아니다. 수학으로도, 생물학으로도 그같은 접근법은 터득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느 문으로 들어가느냐가 아니라 목적지인, 대담한 질문을 정확하게 하는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더 근본적이다.

잡스의 인문학이 우리 인문학을 살리지 못할 까닭은 많은 경우 현재 인문학의 위기의 본질적 원인은 대학이 상업화되어서도, 신입생들이 다른 단과대학에 비해서 인문대학을 외면해서도 아니기 때문이다. 잡스라는 최고의 모객꾼이 있어야 인문학이 흥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인문학이 변해야 인문학이 살기 때문이다. 인문학을 리버럴 아츠라 부를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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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위키피디아. CC BY-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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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가 공개석상에 나타나면 <인문학과 기술의 만남>을 칭송하는 글들이 여기저기 쏟아진다.
그 '인문학'이 과연 '그 인문학'일까...?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얼씨구나 덩달아 인문학 찬가를 외치지 않는 글이라 잠시 링크.
 
1~2년 전부터 '자기계발' 분야에서도 새로운 '상품'으로 떠오른 '인문학'.
 
"믿음에 값하는 것"이라는 상업 광고가 등장했을 때
'믿음/종교/영성'과 같은 고유한 가치마저 자본시장의 '상품'으로 팔려 나왔음을 암시했던 것처럼
'인문학에 대한 가벼운 상품화'나 '인문학에 대한 폐쇄적인 지적 허영'이나
양 극단 모두, 우리 시대 '인문학'의 정체를 다시 물어보는 듯하다.  

 


생뚱맞은 비디오 클립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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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1-03-06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배경지식이 많이 부족한터라 처음에는 무슨 내용인지 몰랐지만 여러번 읽게 되니
인문학의 위기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찜해두고 다시 한 번 더 읽어봐야겠습니다.

2011-03-07 0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1-03-07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제 첫 직장인 국민은행 전산실이 생각납니다.
저희 교육받을 때, 시스템 파트는 크게 계정계(은행 입출금, 대출을 다루는 곳), 정보계(계정계의 정보를 분석용 자료로 만드는 곳) 두군데가 있었습니다. 그때 막 정보계가 활성화될 때인지라, 선배들은 계정계에 발령받는 사람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처럼 말했답니다. 그러나....... 은행의 진짜 업무는 계정계라는 것을 몇년이 지나서야 알았습니다.

저는 인문학이 그렇다 생각합니다. 저희가 아무리 IT 쪽의 어떤 이야기를 할지라도
진정 인간을 다루는 분야는 인문학입니다. 유행에 흔들릴게 아니라, 진정한 것이 무엇인지 봐야 합니다.
저는 그래서 IT에만 종사하는 스티브 잡스와 같은 사람들의 약간은 근시안적인 시야를 그다지 존중하지 않습니다.

저, 건방지죠? 아하하.........즐거운 한주되셔요.

2011-03-06 2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6 2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herenow 2011-03-07 00:37   좋아요 0 | URL
예, 대부분의 학문은 결국 '사람'을 향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인문학만이 진정 인간을 다루는게 아니라 어느 '분야'든, 심지어 어떤 '직업'을 가지건
결국 '사람'을 다루고 공부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물론, 일부 분야는 제외)

스티브 잡스 추종자는 전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나 애플, 구글 등 IT 산업과 기술 분야가 우리 생활과 문화에 끼친 영향력을 얕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만 봐서는 그냥 유행쯤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로 인한 라이프 스타일/문화/산업 측면의 파급효과는 계속 진행중이거든요.

기술산업은 '이론'이나 '철학'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의 기술(상품)을 통해 '이데올로기'의 투쟁으로는 불가능한 방식으로 세계적인 변화를 만들어 버리니까요. 지난 10년을 돌아봤을 때, 인류의 역사와 문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인터넷'과 개인용 컴퓨터(PC)의 보급이었으니 말이죠.
사실상 인류의 역사 전체를 돌아보아도 철학/종교/이론/주의와 동등하거나 솔직히 더 큰 변화를 만들어 낸 것은 '기술'의 변화였습니다. (철기, 바퀴, 지렛대, 인쇄술, 시계, 상하수도, 피임약, 백신, 마취제, 현미경, 전화기, TV, 컴퓨터, 인터넷 등등)

어느 한쪽에 지나치게 인상 팍! 쓰면서 무게중심을 두기 보다는 각각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고
지혜롭게 접목/활용하는 자세가 필요한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뻔한 얘기인가요? ㅎㅎ;)

2011-03-07 0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7 0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잘잘라 2011-03-06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폰 쓴지 6개월 되가요.
제가 활용을 잘 못해서 그렇겠지만, 2년 약정 아니면 전에 쓰던 전화기로 바꾸고 싶어요.
버튼 꾹꾹 누르고 싶어요. 밀고 당기고 터치하는거.. 별로예요. ㅠㅠ
책은 역시 종이책으로 봐야겠고, 메모는 수첩에 해야겠고,
일기는 서재에 써야겠고,,, 아이폰이 할 일이 별로 없어요.ㅎㅎ

2011-03-07 0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7 1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herenow 2011-03-15 15:30   좋아요 0 | URL
댓글이 늦었습니다.. 공감하구요, 그런 표현을 거꾸로 바꾸어서
"수학/물리는 골때리고 어려울수록 마음에 드는데, 인문사회 쪽은 도저히 포용할 수 없는 분야"
라고 누군가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말씀하신 내용이 한번에 느껴질 것 같은데요..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특출한 인재가 아닌 이상 자연과학 전공자 중에서도 거의 없을테니까요.

8,90년대 미셸 푸코나 서구 철학자의 책이 유행할 때, 농담 반 진담 반 그런 말이 있었죠.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되니까 사람들이 더 많이 사보고 유명해지는 것 같다고.
누구나 말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내용을 모두가 아는 척 떠들고 있다고.
그런 면에서 수학/물리 같은 자연과학의 학문적 변별력은 참 간단하고 솔직하죠.
주관적 감상과 가치판단으로 담론 내지 개똥철학을 늘어놓을 여지가 거의 없으니까요.

인문사회 쪽은 어려울수록 더 마음에 들고 흥미로운데 자연과학쪽은 안그렇다면,
개인적인 취향/적성, 기초 부족, 주입식 교육의 폐해 등 개인적 이유도 물론 있을테지만
수학/물리보다 논리/철학의 학문적 기본에 충실한 사람이 더 많다는 건지, 아니면
논리/철학/정치/경제학 등을 상대적으로 쉽게 생각해서 그런건 아닌지도 궁금해집니다.

전자의 경우라면 할 말이 없지만, 후자의 경우라면 말씀하신대로 안타까운 일이죠..
자연과학쪽은 실제 내용과 전개 과정을 알기도 전에 선호도가 결정되어 버리면서
인문학쪽은 때로 지나친 의미 부여와 함께 역설적으로 누구나 접근이 쉽다고 생각하는
이러한 이중적인 가치부여 자체가
일상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한국 사회 '인문학'의 한 특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이러니하죠.

2011-03-07 18: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7 2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13 1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15 14: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처음엔 이런 리뷰를 써볼 생각이었다. (과거 완료 진행형..)

맨 먼저 <신과 함께> 3권 세트.
일찌감치 웹툰으로 감동의 눈물을 쏟아내었지만 단행본으로 출시될 때 운좋게 서평단 당첨.
다루려는 Point는 크게 3가지.  

   

(1) 49일 : 웹툰 볼 때도 생각해본 거지만,
<신과 함께> 속의 '49재'와 같은 민간전통을 <티벳 사자의 서> 등과 비교/대조하면서
사후세계와 인간의 무의식에 대한 내용까지 다루는 서평을 한번 써보고 싶었다.
재미있게도 <티벳 사자의 서>에서 죽은 영혼이 통과하는 '바르도'도 49일 동안의 이야기이기 때문.

다른 신화나 문명권에서는 '사후세계의 기간'을 어떻게 설정해 두었을까?  이집트 <사자의 서>에서는?
저승지옥, 극락은 서로 어떻게 다르며 (!)
기독교의 연옥 및 천국-지옥 개념과는 어떤 공통점/차이점이 있을까 등등...
일반적인 '천국'이나 '파라다이스', '유토피아'. '샹그릴라' 개념과는 전혀 다른 불교의 '극락' 개념이라든지
후대에 발명된 '연옥' 같은 개념은 '저승'과 비교해서 알아두면 재미있다. (문제는 참고할 자료의 양... ㅠ.ㅠ)

(2) 구성 방식의 차이 (웹툰 vs. 단행본) :
상하 스크롤 방식의 웹툰을 어떻게 좌우로 넘기는 단행본으로 새롭게 구성했을지도 궁금했다.
웹툰의 특성상, 형식적 차이에 의한 느낌도 미묘하게 달라지는데 단행본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3) '신과 함께'라는 제목의 의미 :
읽지 않은 분들은 이 제목에서 호기심을 느꼈을테고,
읽은 분들은 어느새 까마득히 이 제목의 의미를 잊어버리거나 놓쳤을 가능성이 있는데...
과연 여기서 '함께'하는 '신'이란...?


이를 위해 지난달부터 아래와 같은 책들을 병행해서 읽기 시작했거나 빌려 둔 상태.
티벳 사자의 서는 개인적으로 3종을 갖고 있고, 웹툰 마지막편에 실린 아래 참고서적도 이리저리 구해 읽고 있다.
(하나의 경전을 이렇게 비교해 읽으면 이해의 폭과 깊이가 달라져서 좋다.. 검은 표지의 김영사판은
페이지마다 이해를 도와주는 그림과 도해가 있어서 기존 판을 읽었던 분들도 한번쯤 참고할만한 좋은 시도.) 

 


 

 

 

나름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음하하~ 독특한 분석이 되지 않을까? 하며),
하다보니 내가 논문을 쓰겠다는 건지 리뷰를 쓰겠다는 건지 분간이 안되는 상황...

덕분에 <신과 함께>에 나오는 인물, 고유명사, 여기에 얽힌 전설까지 골고루 알아가고 있지만
이걸 하나의 '리뷰'로 소화시켜 펼쳐낼 정신적/물리적 여력이 부족하다... ㅠ.ㅠ
(저자랑 만나서 "이걸 이렇게 그려내셨군요~" 라며 수다를 떨기엔 좋을듯...)


다음은 <페이스북>.

먼저 읽어본 <페이스북, 무엇이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역사라든지 탄생 배경, 기본적인 사용법,
비즈니스 목적의 활용법, 파급 효과 등 '페이스북' 전반에 두루 걸쳐 적절한 '개요'를 제공해 주었다.
(단, 페이스북 각 메뉴별 자세한 설명은 많이 나와있지 않다. 기본적인 사용법 정도.)   



반면, 최근에 읽기 시작한 <페이스북>은 말 그대로 only '사용 매뉴얼'에 해당하는 책.
구체적인 '메뉴'별 사용법이 간략하면서도 빼곡하게 한 권으로 엮여져 있다.
(기본사용법 + 모바일 페이스북 + 비즈니스 활용.. 이라는데 아주 깊이 들어가지는 않는다.)

기본 메뉴만 사용한다면 모르고 넘어가기 쉽지만, '페이스북'은 꽤 유연한 플랫폼이라
사용자가 다양한 기능과 메뉴들을 조합/설정하여 사용할 수 있게끔 되어있다. (이것도 성공 비결의 하나)
기본적 사용법에 헷갈려하는 사용자에게는 '따라하기'식 설명을 통해 기본기는 충분히 다져줄 수 있는 내용.
여기에,  페이스북 제대로 사용해 보겠다며 영화 <소셜 네트워크>도 일찌감치 봐두었다. (핑계도 참...)

트위터도 마찬가지고, 페이스북도 남들 따라 계정 만들어 두었다가
이리저리 시행착오를 거치며 어설프게 사용 내지 방치중인데, 제대로 된 매뉴얼을 따라 업그레이드 하면서 
다른 책과의 비교/대조를 통해 '폼 나는 사용 후기' 같은 걸 올리고 싶은 욕심이 내심 있었지만
1월에 마무리하지 못한 업무들이 여태 발목을 잡고 있어서
예전에 재미삼아 적었던 트위터 사용담 비스무리한 것은 꿈도 못꿀 지경...  ㅜ.ㅜ


 

 

 

  

 

 

 

각각 600쪽, 680쪽 분량의 묵직~한 신간평가단 책들이 새로 도착해 대기중이고
어느 출판사에서 건네받은 신간 2권도 의리상 읽고 나면 뭐라도 글을 써야 할 것 같은 상황..
(책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건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총체적 난국......)

 
 

 

여기에 어제 알라딘 이웃 Jade님에게서 받은 책 선물!
<안녕, 우울증> 
 


현직 의사, 심리치료사들로부터 약물이 남발되는 '우울증 치료' 현황에 대해 한탄을 들은 적도 있고
<만들어진 우울증><질병판매학>, <과학은 열광이 아니라 성찰을 필요로 한다>를 읽으면서
현대의 의료산업 자체가 '우울증'을 하나의 근사한 '상품'으로 라벨 붙여 그 확산을 부채질하고 있지 않나(?!!)
미심쩍게 보던 차에, 우연히 방문한 서재이웃의 페이퍼를 통해 알게 된 책과 이벤트.

심리상담을 하는 한의사가 있다는 소문을 들어봤지만 이런 책까지 내신 줄은 몰랐다.
법학과 신학을 공부하고 40대 중반에 한의대에 입학한 저자의 경력도 이채롭다. (부럽~)

의료산업 측면에서의 '만들어진 우울증'을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우울증, 특히 '여성 우울증'에 대해 기존과는 다른 접근법을 취하고 있는 것이
개인적인 주요 관심 Point.

"선생님은 전문의신가요?" 라는 환자의 질문에
"전문의는 6년이면 되지만, 저는 50년을 준비했습니다." 라고 답변했다는 저자. (p.33)

상담에 사용되는 '우리말의 특성'과 한의학적 이론, 상담치료 기법들이
어떤 조화를 이루어 비빔밥처럼 담겨 있을지 모락모락 궁금증이 솟아난다.
(예쁜 편지와 포장으로 선물해주신 Jade님, 고맙습니다. 졸업 축하드려요~  ^ ^ )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끝(?)을 낼 수 있을까 의심스럽게 쌓여만가는 책들...
" your beginnings will seem humble, so prosperous will your future be. " (욥기 8장 7절)
하지만, 실제로는 전후가 뒤바뀔 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 잠시 끄적거린 글.

여기까지 키보드로 끄적거리는데 1시간 5분 소요. (젠장... ㅠ.ㅠ)

미뤄둔 일 다 마무리하지 못하면 이런건 모두 팔자 좋은 신선놀음...
이 글을 읽고 저 대신 이런 리뷰 or 페이퍼 적어주실 분들, 아이디어 불펌 환영...
(가서 보게 트랙백은 달아주삼~)
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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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1 10: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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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2 12: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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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2-11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 앞에 논문을 쓰겠다는건지 리뷰를 쓰겠다는건지에서 너무 공감해요.
이틀에 걸쳐 쓴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리뷰를 올렸는데,
전체적으로 저자가 의미하는 것을 이해하려고 이렇게 저렇게 파다보니, 이제 제가 책에 비틀비틀.
리뷰는 산으로 가고, 제 머리는 땅에 쳐박고.. 머 이러고 있어요. ^^

만들어진 우울증은 정말 흥미롭죠. <안녕, 우울증> 이라. 찾아보러 갑니다~

그리고 히어나우님의 리뷰나 페이퍼가 저는 무지하게 좋습니다. 아하하.

herenow 2011-02-12 12:11   좋아요 0 | URL
정말 논문을 쓰셨던데요 뭘~ ㅋㅋ

어랏, <만들어진 우울증>은 저보다 먼저 읽으셨네요?
그 페이퍼에 류시화역 <티벳 사자의 서>도 있는걸 보니..
왠지 "이건 인연이에요" 라면서 <신과 함께> 리뷰를 떠맡기고 싶은 마음이... ㅎㅎ;
부끄러운 글인데도 이뻐해주시니 기쁘고 고맙습니다... ^ ^;


잘잘라 2011-02-11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 자신을 너무 잘 아는 herenow님!ㅋㅋ
알면서, 알지만 어쩔 수 없는 그런 자신의 모습.. 그러지 말구 정말 공부를 좀 더 하시는 건 어떠세요? 얼개를 짜고 끈질기게 캐내고 한 땀 한 땀 엮어서 새로운 무엇을 내놓는 그 일, 그거 아무나 못하는건데 말이죠. herenow님은 분명히 확실히 그쪽 방면에 재능이 있으십니다. 글 사이 사이 엄살은 좀 비치지만요ㅎㅎ

herenow 2011-02-12 11:01   좋아요 0 | URL
저렇게 못쓸 것 같다고 발뺌하는 글이에요.. 흑흑..
(말이야 누가 못할까요, 그쵸?) 자숙해야 겠습니다... ㅠ.ㅠ;


cyrus 2011-02-11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세요, 특정 분야나 주제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두 세권 이상은 동시에 읽으시는군요.
저는 서정오 씨의 <우리 신화> 책 읽으려고 생각중이었는데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herenow 2011-02-12 14:01   좋아요 0 | URL
아, 부끄럽습니다. 기본적으로 그런 건 아니구요, 희망사항이죠.
아는척, 잘난척, 뭐 그런걸로 너무 욕심을 내었다는... ㅠ.ㅠ;

말 꺼내기가 무섭게 책 읽고 리뷰 올려놓는 cyrus님이야말로 진정한 능력자.
요즘 리뷰 올리시는 거 보면 독서계의 떠오르는 '얼리아답터' 같아요. ^^
각종 리뷰대회 수상하신거 방금 봤어요. 축하드립니다!!!

2011-02-12 14: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12 1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12 2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herenow 2011-02-12 23:07   좋아요 0 | URL
과연,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네요 ^ ^ (그러나 시간이 부족합니당. 그건 이미 논문.. ㅠ.ㅠ)
단행본 나왔다는데 동네방네 웹툰 주소 노출시켜 놓는다는건 뭐... 말씀하신대로...
작가나 출판사 입장에서... 더 말할 필요도 없죠. ㅡ_ㅡ;

<신과 함께> 관련하여 오늘 알게된 리뷰가 있는데, 줄거리만 설명해주는 게 아니라
절묘하게 짚고 넘어간 것들이 몇 가지 있어서 (보셨을지도 모르지만) 살짝 추천 드립니다.
http://capcold.net/blog/6765

외부 블로그인데, 읽고 오니 알라딘 '이달의 당선작'으로도 선정되어 있네요.(뒷북) ^^;
줄거리 구성, 엉성해 보이는 그림체의 매력, 변호사 대동, '신'이 무엇을 지칭하는가 등은
저도 다뤄보려던 것인데 한 발 앞서 언급한 글을 보니 쓸 게 점점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
아무튼, 저렇게 못 쓸 것 같다고 엄살부린 글에 좋은 조언 감사합니다.

2011-02-14 1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14 2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18 04: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15 0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출판일 하시는 분을 만났더니 한번 봐달라며 교정 중인 원고를 건넨다.
어린이용 과학책이라는데, 번역된 내용에서 이해가 안되는 내용을 설명 좀 해달라신다.
애들 책이라갈래 만만하게 보고 "뭔데요?" 재미삼아 넘겨봤다가 깜짝 놀랐다.

일단, 수식이 없어서 그렇지 내용과 용어는 거의 중고교 과정이라는 것. (와우~)
그리고 딴건 몰라도 명색이 '과학책'이니
기본용어나 핵심개념에 대해서만큼은 명확하게 설명되어 있어야 하는데
과연 그 분 말씀대로 한눈에 이해하기 어려운 애매한 문장들이 줄줄이 눈에 들어왔다.

끊어읽기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중의적인 표현들도 있었고,
학창시절 애 좀 먹은 과학 개념 몇 가지는 명백한 오류로 보였다.
  

 

원서를 보여달라고 해서 대조해 보니, 그 분의 과학지식이 짧아서가 결코 아니었다.

원서에는 분명히 해당 개념에 꼭 필요한 '가정'과 '조건'이 서술되어 있었는데,
어린이책이라서 쉽게 옮겨 쓰려고 그랬는지(?) 의미가 훼손되는 무리한 축약들이 보였다.

역접으로 연결되어 반대 의미를 가지는 앞 뒤 문장을
순접으로 연결시켜 두루뭉술하게 풀어낸 것도 있으니, 아무리 읽어봐도 이상할 밖에...
여기에 1교, 2교를 거치면서 어린이용으로 다듬어 놓은 이쁘기만 한 말투들...

복문에서 엉뚱한 부분을 끊어 해석을 하다보니, 동사와 주어의 연결이 잘못되어서
실제의 과학 지식과 완전히 반대 의미로(!!!) 해석된 것도 있었다.

"이거 번역한 사람, 최소한 이공계 아니죠? 이건 좀 너무하네..."

"어? 아냐. 얼마나 유명한 사람인데. 보자..."

어라, 많이 들어본 이름이었다.
검색해보니 과연, 과학책 번역도 많이 했고 직접 쓴 책도 있는 사람.
게다가 그쪽 분야에 해외 박사까지 갖고있는 자그마치 '교수님'이었다.

누가 번역했는지 알고나니 더 어이없는 그런 상황.
과학 전문 번역가라니 감히 '지나가던 사람3' 따위가 뭐라 입댈 상황이 아니었지만
박사학위 받았다는 바로 그 챕터에 엉터리 개념이 나와 있는건 도대체 어쩔거냐구~

"설마...?  이 분이 과학책을 얼마나 많이 번역했는데...
 애들 책이니 쉽게 쓴거지 그런건 아닐거야. 너, 잘못 알고 있는거 아냐? "

네, 네...?  '애들 책' 이란 말이 속에서 탁 걸려
같이 원서를 펼쳐놓고 해당 용어를 인터넷 검색해서 확인해 보았다.
자의적 해석의 여지가 거의 없는 과학법칙의 특성이 여기서 빛을 발한다.

"어, 이거 진짜 이상하네. 이러면 완전히 다른 뜻인데?
 주어 동사도 잘못 끊어서 번역한 거 맞네... "

갑자기 띠리리 띠리리~ 바쁘게 전화가 오간다.
그런데, 출판사 윗선에서도 반응은 똑같다.

"누가 그런 소리해? 잘못 알았겠지. 그 교수님 몰라?
 뭐? 그 친군 뭐하는
사람인데? " (제 전공과 경력은 왜? -_-;)

"아뇨. 제가 이해력이 부족해 그런줄 알았는데, 이건 그게 아닌 것 같아요..."
(전문가의 이름값이란.. 사실확인 전에 사람 여럿 바보로 만들고 시작한다.)

'그 분'의 명성과 vs. '상식적인 영어 해석' 사이에 또 한번 뜨거운 공방전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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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윗선에도 원고를 보여 줘야겠다고 하면서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엉터리 번역/감수가 맞더라도 역자에게 대놓고 항의하진 못할거라 하면서.
왜냐하면, 그 정도 '유명한 역자'를 내걸어야 책이 팔린다니까.. ㅡ_ㅡ;

책장에 꽂혀있는 그 분의 교양과학 서적을 떠올리니 기분이 착잡했다.
누구한테 대신 맡긴걸까? 정말 감수를 한 건가? 그렇다면 예전의 책들도...?

아이들 책이면 어른들이 읽는 책보다 더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의 뉘앙스, 선이나 색깔의 직관적인 느낌까지 비판적 해석 없이 무조건 흡수하는게 아이들 아닌가.

설령 어려운 내용을 풀어 썼다면, 원래 개념을 훼손할 정도로 생략만 할게 아니라
더 쉬운 단어를 골라 의미를 전달할 수 있게 신경을 썼어야 하고. (당연한 이야기를 왜 강조해야...  -_-;)

교수들이 대학원생, 학부생을 동원해 이런 저런 일들을 하고
유명한 작가들도 아랫사람들 시켜 이것저것 한다는게 공공연한 비밀이라고는 하지만
전문가가 자기 이름을 팔아 분명히 '번역'과 '감수'까지 거쳤다는 원고의 꼬라지가 (쏘리;)
그 모양이라는걸 두 눈으로 확인하니 절로 한숨이 흘러 나왔다.

뼈대부터 잘못되었는데 거기에 살만 자꾸 떼었다 붙였다 하면 무슨 물건이 될런지...
남의 일이지만 알고나니 걱정이 된다. 저 책 나오면 꼭 받아서 살펴보리라 다짐한다. (으드득..)

그리고 궁금하다.

보고를 받은 '윗선'은 과연 어떻게 처신할까?
상식적인 영어해석과 네이버 검색만으로도 뽀록나는 명백한 오류 앞에서
이미 막대한 비용을 지급한 '과학 전문 번역가'님께 제대로 항의하고 수정을 요청 했을까?
아니면, 당장 그 분의 이름 석 자가 필요하니 2교, 3교만 닥달하면서 그냥 이대로 진행할까..?

주말에 다시 연락을 드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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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1-01-28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을 하는 교수들이 자신의 제자나 대학원생을 총동원하여 번역을 한다는 소리는 들어왔지만,,
이번 일화를 가지고 전체적으로 말하기는 그렇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이런 번역 문제가
있으며 독자들은 이런 문제를 모르는채 유통되는 책을 읽고 있다니,, 심각하네요.
그런데,, 페이퍼에서 언급한 그 문제의 과학 전문 번역가가 누군지 정말 궁금하네요,,,
비밀댓글로 알려달라고 말해주시면,, 안 말해주실거 같아요^^;;
그냥 이런 일이 있다고만 알고 있어야겠어요.

나름 그 사람이 누군지 추측해봤는데,, 설마 그 유명한 그 분이,, ??
제가 추측한 그 분이 아니길 바라네요-_-;;

herenow 2011-01-28 16:15   좋아요 0 | URL
ㅎㅎ; 괜히 열심히 추측하진 마세요.
자기 이름을 책 제목부터 내걸 정도로 아주아주 유명한 분은 다행히 아니에요.
정상적으로 열심히 번역하고 계시는 다른 번역자들까지
이런 글로 싸잡아 오해를 받지는 않으셨으면... ^ ^;

비밀댓글이든 뭐든 절대 밝힐수는 없지만,
최종 출판된 책에 오류 수정 안되어 있으면 4대 인터넷 서점에 리뷰로 응징할겁니다. ㅎㅎ

2011-01-28 2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herenow 2011-01-28 23:20   좋아요 0 | URL
원서 자체가 어린이용이라 그런거죠 뭐. ^ ^;
게다가 과학 법칙이라는게 번역 때문에 바뀐다면 말이 안되잖아요.
번역자가 자기 이름에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길 바랄 뿐이죠.. ㅠ.ㅠ

안철수, 박경철 두분이 지금 MBC스페셜에 나오고 있어요~!

마녀고양이 2011-01-29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일은 전문 서적이 더 심하잖아요..
대학원생 시켜놓고 교수 이름 걸고, 참.. 그 번역한 내용이란게 직역을 하다 못 해 오역으로 넘어가고.
거기다 두꺼운 책만 골라서 그렇게 해대고.... 정말 화난다니까요.

작년에도 그래서 책 한권 읽다읽다 던져버렸습니다만, 화가 나서 버렸나봐여..
비싼 책이었는데. 이후 아무리 찾아도 없네요.

herenow 2011-02-04 11:37   좋아요 0 | URL
ㅋㅋ 저~ 멀리 안드로메다까지 던져 버리신게 아닐까요?

맞아요, 전문서적에서 저러는 거. 정말 멱살쥐고 책 값 물어내! 하고싶어 진다니까요. ㅠ.ㅠ
저도 학창시절 교수님 도와 저런 일 해봤기에 이해도 되고 조금 찔리기도 하는데(^ ^;)
양심과 명예를 아는 사람이라면 마무리를 그렇게 하면 안되는거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2011-02-01 0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04 1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암향부동 2011-02-10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특히 자연과학 서적에서 이런 번역 문제는 더 심한 것 같더군요.

저도 과거 대학생 자연과학 권장 도서 중에 한 권을 구입해서 읽게 되었는데
어떤 장은 구어체로 쓰고 어떤 장은 문어체로 쓰는 등 아주 가관이더군요.
돈이 아까워서 억지로 다 읽긴 읽었는데
책을 읽고 나서 이렇게 <분노>라는 감정을 느끼게 된 경험은 처음이었습니다.
번역자는 굉장히 유명하고 존경받는 과학자였습니다만….
그래서 바로 리뷰로 응징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제가 리뷰를 쓰고 나서 다른 분들의 리뷰를 살펴보았는데
이렇게 번역 문제를 지적하신 분은 드물고 평점을 거의 만점 가깝게 주신 분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번역자의 권위에 순응해서 그런 걸까요?
아니면 책을 읽고 나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번역이 엉망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이 부족해서라서 생각해서 일까요?

herenow 2011-02-10 15:00   좋아요 0 | URL
독자 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번역자를 신뢰하고 책을 읽을 수 밖에 없어서 그렇겠죠.
그만큼 번역/감수하시는 분들이 이름값, 돈값을 해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게 문제구요.
그런 허접한 번역/감수를 제대로 교정않고 찍어내는 출판사나 하청 출판시스템도 문제지요.

말씀하신 케이스, 어떤 책인지 모르지만 그 분노가 공감이 됩니다.
읽다보면 누더기 기운 듯이 여러 명이 초벌 번역했다는 표가 확 나는 그런 책이 있잖아요.
그럴 때 번역자, 감수자, 편집자, 출판사 까지 이름을 일일이 다 확인하게 되죠.
웃기지만 저는 해리포터 1부의 번역과 맞춤법 표기 때문에 급 관심을 가지게 되었구요..

설령 번역/감수자가 그랬다손 치더라도 출판사 교정 단계에서 손 볼 수 있는 여지도 있는데
자체 스케줄 맞추겠다고 눈에 뻔히 보이는 한글 맞춤법조차 제대로 교정않고 출판하는 경우는
이게 '출판업'을 한다는 '출판사'가 맞는지 의심하게 되는 케이스도 몇 건 봤습니다. ㅡmㅡ^

자연과학 서적은 문학 서적에 비해 내용 자체가 기계적이고 건조한 것들이 많긴 하지만
'이공계 전공자'의 글쓰기 성향(?)과 거기에 대한 '사회적 편견' 같은 것들이 맞물려서
어색한 번역들을 그냥 넘어가주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자세히 보면 인터넷 번역기 돌린 듯한 뻣뻣한 번역투의 문장이 많은데,
'(글솜씨 부족한) 자연계쪽 사람들이 쓰고 번역했으니까(?)' 라고 그냥 넘어가게 되는 식이죠.
실제로 글솜씨 좋은 이공계도 있지만, 안 그런 분들이 많은 것 같다는 것도 편견일까요. ㅎㅎ;

이 케이스의 과학 전문 번역가는 완전히 딱 찍히셨어요.
출판 윗선에서도 잘못된 번역/감수 내용을 인지하고 해결을 위해 나름 노력하는 모양이던데
그동안 온라인 매체에서도 읽어왔던 이 분의 글을 생각하면 이만저만 실망이 아니네요.
그런 곳에서는 나름 전문가 포스를 풍기는 괜찮은 내용들도 있었는데 말이죠...

암향부동님이 분노하셨다는 그 책, 살짝 좀 알려주시겠어요?
(서재에 가서 찾아봤는데 워낙 리뷰가 많으셔서요 ^ ^;)


herenow 2011-02-18 01:37   좋아요 0 | URL
이 책이었군요. 왜 저번에는 금방 눈에 안띄었던건지.. ㅎㅎ;
http://blog.aladin.co.kr/darknova/4509884


암향부동 2011-02-18 13:01   좋아요 0 | URL
아… 들켰군요ㅎㅎ
이렇게 대놓고 실명 비판하면 서평 써 놓고도 뒷통수가 뜨끔뜨끔하던데요^^
그렇다고 제가 분명 문제 있다고 느끼는 책에 대해 '주례사 비평' 할 수도 없는 거구요….
설마 파란집에 사는 누구처럼 제 뒷조사하진 않겠죠?^^

그리고 한 번은 번역이 문제인 책이 권장도서에 올라가는 현실에 대해 출판계에 계시는 분과 이야기 해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 분은 이른바 청소년 권장도서를 선정하는 교수님들은 국어로 번역된 책을 읽고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에서 공부할 때 읽었던 원서를 바탕으로 책을 추천하는 거라 번역에 문제있는 책이 권장도서에 선정되기도 한다고 하더군요.

햇빛눈물 2011-02-13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cyrus님 페이퍼를 보다 님 블로그에 들어오게되었습니다. 정말 좋은 글이 많네요. 위에 쓰는 내용 저도 십분 동감합니다. 저도 요즘 중학생 대상의 책을 하나 쓰고 있는데, 말이 중학생이지 오히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할때보다 더 어려운것 같습니다. 문장과 개념 수준 설정도 그렇고. 그리고, "그 정도 '유명한 역자'를 내걸어야 책이 팔린다니까"라는 부분은 정말 씁쓸하네요.

herenow 2011-02-14 18:25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햇빛눈물님. ^ ^
일반인을 대상으로 할 때 보다 더 어렵다는 말씀, 저두 공감이 가구요,
선생님이신 것 같으니 아마 누구보다 더 확실하게 느끼고 계실 것 같습니다.
(유명한 역자에 유명한 출판사라 배신감이 더 컸답니다...)

어떤 책을 쓰고 계시는지 궁금하네요~ (^ㅅ^)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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