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YES24 채널예스 | http://www.yes24.com/chyes/ChyesView.aspx?title=003004&cont=5436
 
[현장 취재]조국 교수 “이명박 대통령 때문에 책을 냈다” - 『진보집권플랜』오연호, 조국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 묻고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답한 대담집 『진보집권플랜』의 기획 의도는 이렇다. “진보, 개혁 진영이 왜 이명박에게 정권을 빼앗겼는지 성찰해보고, 그렇다면 어떻게 재집권을 할 것인지, 재집권을 하면 어떤 정책을 펼쳐야 하는지 등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입니다.”

이들의 모색은 큰 방향을 일으켰다. 출간 후 한 달 만에 3쇄를 찍었다. ‘3쇄를 찍으면 콘서트를 열겠다’는 약속을 꼼짝없이 지키게 되었다며, 조국 교수는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난색을 표했다. “어느 정도 예상하긴 했으나, 노래를 부를 계획은 없었습니다. 열다섯 명 앞에서 부른 적은 있으나, 사백여 명 앞에서 부르게 생겼네요. 두 곡을 선곡해두었지만, 가사를 못 외우고 있습니다(웃음).” 다시 불꽃을 피우기 위한 신명 프로젝트는 출간 뒤에도 계속되고 있다.

좌파-우파는 ‘빨갱이 콤플렉스’를 활용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죠. 그래서 저는 ‘수구, 보수’ 대 ‘진보, 개혁’이라는 구분법을 사용하고자 합니다. 군사독재 또는 권위주의 체제 아래에서는 ‘독재’ 대 ‘민주’의 구분법이 타당했지만, 선거를 통한 대표자 선출이라는 대의제 민주주의의 기본이 안착된 지금은 유효하지 않습니다. 물론 정치적 민주화 이후 출현한 정권도 ‘권위주의적’ 또는 ‘독재적’ 형태를 보이지만 대의제 민주주의 그 자체가 흔들리지는 않고 있으니까요. (p.28)

상암동 오마이뉴스 강연회장에서 열린 이날 강연은 갑작스런 추위에도 준비된 객석이 일찌감치 가득 찼다. 이삼십대 뿐 아니라 사십대에서 오십대까지 다양한 세대가 참여했다. 조국 교수는 먼저 책 제목에 대해 설명했다. “비판과 냉소를 넘어 집권을 꿈꾸자는 의미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불만과 야유 그리고 비난 혹은 비판을 끊임없이 하게 되죠. 그걸 넘어서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왔습니다. 낙관하고 긍정을 하자는 의미에서 ‘진보집권플랜’이라는 적극적인 제목을 달게 된 것이죠.”

“‘저 놈이 드디어 색깔을 드러냈다’ 는 말을 들을 것이라는 예상을 했습니다. 기존에도 신문이나 잡지에 글을 기고하거나 국가인권위 등 단체에서 어떠한 결정을 하고 나면, 전화와 메일로 욕을 수두룩 들어왔으니, 그것만으로도 제가 장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청중 웃음). 또 사고를 치면 얼마나 많은 일들을 겪어야 할지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내기로 결정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 때문입니다.”

시민들이 진보적 상상력, 드림팀 놀이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정치적 기본권이 매우 위협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앞에서 언급했듯이 선거를 통한 대표자 선출이라는 대의제 민주주의는 우리 사회에 안착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대중의 관심은 밥의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밥의 문제라 함은 바로 우리가 먹고 자고 입는 문제, 즉 보육과 교육, 일자리, 주택, 건강 문제입니다. 진보, 개혁 진영은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비전, 정책,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밥 문제에서 유능한 진보가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민주당,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에 다 이와 관련된 정강정책이 있죠. 그러나 대중은 수구, 보수 진영과 확실히 구별되는 진보, 개혁 진영의 비전과 정책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있습니다. 최근 6.2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 논쟁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비로소 진보, 개혁 진영이 무얼 하려는 것인지 감을 잡았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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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now 2011-01-08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문에는 강연 동영상 있음.
다른 서점 기사를 퍼오려니 초큼 미안하지만, 혼자 보기 아까워서...

 



  웃음공양







자폐증을 가진 아들이 바다에서 놀다가 갑자기 거센 파도에
휩쓸렸습니다. 아버지가 황급히 바다 속으로 뛰어들었지만
위급상황을 인지할 능력이 없는 아들은 더 재미있는
물놀이로만 생각했다네요.
아버지는 아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아무 일 없다는 듯 말 잇기
놀이를 하며 조난상황을 견뎌냈습니다.
아버지의 사투 덕분에 아들은 극한상황이라는 인식조차 없이
놀이공원에서 물놀이하듯 조난을 즐기다가 구조되었습니다.

문득 돌아보면 우리의 삶 속에는
그런 순간들이 무수히 많은 것처럼 느껴집니다.
미처 알지 못했지만 누군가의 사투(死鬪) 덕분으로
현재의 내가 존재하는 것이겠구나, 하는 섬광 같은 느낌...

아들보다 아버지의 역할이 훨씬 많은 살이(生)처럼 느껴져
고달픈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세상에 한쪽 면만 있는 일이란
단언컨대, 없습니다.

구조 후 아버지는 자폐아 아들을 ‘나의 영웅’이라고 지칭했습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모르는 아들이 표류하면서도 모험을 떠난 듯
계속 웃고 있어서 덕분에 자신도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는 겁니다.

망망대해 같은 세상에서 그동안 알게 모르게 나를 엄호하고 눈 맞춰준
모든 이들에게 송년의 웃음공양 올립니다*^^* 두손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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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12-30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급식비 못내 점심을 못 먹는 친구들은 다이어트 한다고 한대요.

저 사진은요, 다시 봐도 착잡하고 슬프군요~ㅠ.ㅠ

2010-12-30 19: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0-12-30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정겨워서 좋네요. 저도 올해 만난 Herenow님 덕분에 즐거웠으니
송년의 웃음공양 올립니다^^

2010-12-30 1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0-12-30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어나우님, 인생은 아름다워 영화 보셨어요?
그 영화가 꼭 이런 얘기잖아요. 그 부성에 너무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어요.

누군가의 사투로 제가 존재하는 것... 어쩐지 위안이 됩니다.
좋은 연말 되셔요.

2010-12-30 1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herenow 2010-12-30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에 들리시는 분들께 소개해드리고 싶어서
제가 받은 메일 내용을 그대로 퍼왔습니다.
그림에세이가 마음에 들면 아래쪽에서 신청하시면 된답니다. (주 1회 배달됨)

그동안 알게 모르게 저를 엄호하고 눈 맞춰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 올립니다.

올해 잘 마무리 하시고
행복한 새해 맞이하시기를...


루체오페르 2011-01-01 0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신청해서 보고 있는 메일링 중 하나입니다. 이런것들 좋더라구요.ㅎㅎ

히어나우님,2011년 행복하세요~^^

2011-01-02 1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잘잘라 2011-01-05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메일 신청했어요.
오늘 받은 메일 참 와 닿던데요. '관계-동기-표현-행동'에 대한..
정혜신님 글을 읽다보면, 마음이 참 따뜻해지는 걸 느껴요.
이렇게 스며든 따뜻함을 저도 주변에 전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2011-01-05 14: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출처 : herenow > 다양한 관점 + 꿈이 있는 실천 = 상상력?!

천정이 드높은 강당 앞쪽에 말끔하게 잘생긴 젊은이가 서 있다. 김태원 씨다.
<젊은 구글러가 세상에 던지는 열정력>의 저자.
오늘의 강의 주제는 "상상력" 이다.

사실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박원순 변호사를 직접 뵙고 목소리를 듣고 싶어 신청한 강의였다.
옆집 아저씨 같은 푸근한 얼굴에, 언제나 무언가 '정의로운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은 그분을 실제로 한번 뵙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박 변호사님의 강연은 2부 순서였고, 먼저 구글에서 일한다는 똘똘하게 생긴 젊은분의 강연이 시작되었다. 


화면 가득 벌거벗은 갓난아이의 사진이 펼쳐진다.

보통의 강연이라면 강의 주제, 주의를 전환시키기 위한 문제제기, 그것도 아니면 일단 주저리 주저리 자기 프로필을 열거해놓고 시작하기 마련이다. 가족 사진이나 특별한 자격증, 거래하는 유명 회사 로고를 보여주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거시기를 귀엽게 가린 아기 사진 달랑 하나라니.

누굴까? 자기 사진일까?  (우후훗~ 여자분들, 난리났다.)
남자애일까, 여자애일까? 무슨 상황일까? 언제적일까?


여인의 알몸과 함께 본능적으로 인간의 주의를 확 끌어당긴다는 아기 사진. 돈과 함께 지갑에 넣어 길거리에 던져두었을 때 가장 많은 사람들이 지갑 주인을 찾아주게 만든다는 마력의 그 사진. 무의식적인 호감도를 상승시킨다는 벌거벗은 아기 사진 한 장이 강연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프리젠테이션의 맨 첫번째 페이지에 능청스럽게 떠 있다.

사람들이 으하하 웃으며 사진의 주인공이 강사가 아닐까 궁금해하고 있을 동안, 청중의 허를 찌르는 멘트 한 마디.

"저는 이번 강연에서, 잘 보이려 하기 보다는 이렇게 솔직하고자 합니다."

와우, 이 사람, 정말 '전문적인 강사'로구나! 하는 생각이 팍 스쳐 지나갔다. 초반부터 보통 솜씨가 아니다. 시작할 때 무선마이크 상태가 좋지 않아 찍~찍~ 노이즈가 신경을 거슬렸지만, 이내 마이크를 끄고 육성으로 강연을 이끌고 나가면서도 무리가 없었다.

큰 이미지, 단어 하나, 아니면 숫자 하나를 화면에 툭 던져놓고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UI = User Interface"
"2010 - 2008 > 2"
"Technology < Culture"
이런 식이다.
더하기 빼기나 부등호와 같은 수식을 써서 키워드를 표기해 놓은 것도 인상적이었다.
어딘가 유튜브에서 본 스티브 잡스 스타일을 떠올리게 했는데, 그만큼 흡입력이 있고 흥미진진한 강의였다.

이날 강연에서 그는 <기발한 상상력>이라는 주제로 대략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 그렇다면 과연, 창의력/상상력이란...? (Creativity is...?)

- 창의력은 지능이 아니라 "태도"
  : 지능(교육/책으로 향상 가능하다는 관점)
 vs. 태도(경험/세월의 축적이 필요하다는 관점)

- 다양한 관점, 다양한 UI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창의력
  : 자신이 생각해본 오늘 강연의 제목 =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는 법"
  ☜ 창의력, 상상력이라는 토핑을 뿌려주기


강연 내내 수 많은 이미지와 알쏭달쏭한 숫자들이 눈 앞을 지나갔다. 꿈 보다 해몽이라던가? 저게 도대체 무얼 설명하기 위한 걸까 호기심을 가지며 따라가는 동안, 젊은 구글러는 뻥 뚫린 프리젠테이션의 빈 여백들을 때론 짠하고 때론 기발한 설명들로 메워나갔다. 강연 중간중간 돌아가신 아버지 얘기며, 어릴적 시골에서 자란 에피소드들도 끼워넣으면서 인간적인 공감대도 잘 형성해 나갔다.

어느새 1시간을 훌쩍 넘겨 흥미진진한 강연의 마무리. 자신을 '생선남'이라고 칭한다. '생각을 선물하는 남자' 라나? (꺄아~ 여성들 한번 더 쓰러지신다.) 어느새 화면에는 리본으로 예쁘게 포장된 '선물 상자' 이미지가 떠 있다. 강연 내용이 '창의력/상상력'이었지만, 그 강연의 형식과 프리젠테이션 자체가 주제를 더 직접적으로 드러내 보여주는 듯한 한편의 멋진 '쇼'였다.  (짝짝짝~~!)  

 



 

2부는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상상이야기>를 내건 박원순 변호사님의 순서.

지금껏 해오신 일 때문일까? 큰 바위 얼굴 같은 '큰 인물'의 이미지가 있었는데, 막상 뵙고 보니 뭔가 좀 그게 아닌거다. 쉬는 시간 화장실 앞에서 얼떨결에 대면했던 '머리 벗겨진 아담한 체구의 시골풍 중년 아저씨'가 바로 그분이었던 것. TV에서 멀찍이 뵙던 것과는 다른 체구, 다른 목소리였다.

허스키하고 힘있는 저음, 서울 말씨지만 투박하고 울림이 있는 목소리. 많은 고민을 하며 살아온 깊이가 새겨진 얼굴. 밭에서 막 캐낸 흙 묻은 돌감자 같은 느낌이었다. 앞서 너무나 매끈하고 세련된 젊은 강사의 강연을 들었던지라, 그 투박함과 두서없음이 더욱 두드러졌다.

"온 국민이 지지하는 운동을 왜 합니까? 지지하지 않는 것을 시작하는 것이 '운동'이잖아요. 그래서 운동은 늘 '마이너리티 운동'입니다."

세련되지 않았지만 '힘'이 있었다. 남이 가지 않는 길을, 남 먼저 묵묵히 걸어온 자만이 가지게 되는 조용하고 무서운 힘. 27살에 검사가 되어 지역 유지들에게 '영감' 소리를 들었단다. 그러나 사회의 부조리를 접하곤 이건 아니다 싶어 1년 만에 그 자리를 그만두게 된다. 그리고 억울한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변호사가 되었다. 그런데 남의 고민을 돈 주고 사오는 그 직업도 만만치 않더란다. 그 때 머리가 반이나 벗겨지셨다고 했다.


이야기는 이곳을 쿡, 저곳을 쿡 찌르는 식으로 전개되었다.

사회혁신 전문가 학교, 모금 전문가 학교 얘기를 잠깐 꺼냈다가 뜬금없이 네덜란드 국립공원에 있는 나무 사진으로 넘어가서 '선진국은 감수성에서 차이가 난다'는 이야기로 넘어간다.

희망제작소 쪽에서 준비해온 제법 괜찮은 프리젠테이션이 있었지만, 기기 조작에 서투르고 자신의 그런 서투름에도 전혀 당황하거나 개의치 않으셨다. 심지어 강연도중 PC가 재부팅 되는 사태가 발생해도 끄덕없다. 이래뵈도 Twitter도 할 줄 안다면서 오히려 여유롭다. 뭐랄까, 막 밀어붙이는 '좌충우돌 박 부장' 같은 이미지?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이 프로젝트 저 프로젝트를 한꺼번에 마구 진행시켜서 아랫사람들이 뒷감당 하느라 쩔쩔매게 할 것 같은 그런 윗사람의 모습이 연상되었다. 엥? 온화하고 점잖고 음지에서 조용히 사회개혁을 하는 그런 분이 아닌거잖아? 아이쿠,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막연한 '이미지'가 강연시작 10분 만에 보기 좋게 나가 떨어졌다. 아니나 다를까,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늘 고생한다며 껄껄 웃으시더니 어디쯤 왔는지 모를 이야기를 다시 이어 나가신다.

제한된 시간 내에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으셨는지, 여기저기 휙휙 옮겨가며 진행이 되었기 때문에 아래에 인상깊었던 몇 가지만 정리해 본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그렇다. 이 분은 "꿈"을 이야기하셨던 거다.

앞의 강의가 무언가 참신한 시각을 보여주었다면, 뒤의 강의는 내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하였다. 내 꿈은 어디에 있지? 사는 목적이 뭘까? 무엇을 버려야 무엇을 얻을까? 등등...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상상력'이란, 펜대 굴리며 책상 앞에 앉아서 하는 '새로운 발상' 이나 '말랑말랑한 몽상' 같은 것이 아니었다. 현실을 직시하는 안목, 한계를 설정해놓지 않는 열린 생각, 미래를 내다보는 Vision, 남이 안하는 것을 과감히 할 수 있는 용기와 열정, 나와 주변의 사람들을 보듬어 안을 줄 아는 감수성과 꿈... 이런 개념들이 상호 융합되어 자신과 내 주변부터 개선해 나갈 수 있는 보다 광범위한 행동력을 가진 개념이었다.

변호사이고 유명인이니 논리정연하게 말씀을 잘 하실 것이라는 기대는 5분도 안되어 휑~ 날려 버리셨지만, 꿈과 희망이 있다면 무엇을 바꿔나갈 수 있는지를 이 분은 자기 인생을 통해 몸소 보여주고 계셨던 거다.


그제서야 미리 나눠준 <희망제작소> 안내 팜플릿에 시선이 옮겨졌다.

"I hope, therefore I am."

>> 접힌 부분 펼치기 >>



좋은 자리를 마련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리며, 이처럼 유익한 '상상력'이 사람들 가슴에 꽃을 피워 더 나은 삶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하는 바램이다.

<박원순 + 김태원 '상상력' 강연회>
◆ 일시 : 2010.11.3(수) 19~21시
◆ 장소 : 강남 교보문고 23층 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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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11-17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강연회에 다녀오셨군요.
강연회 후기가 이렇게 꼼꼼하고 구체적이라니....놀라워요, 정말.

herenow 2010-11-18 13:55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maggie님.
그때그때 잊어먹을까봐 메모해놓은 덕분이죠 뭐.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마녀> 표지에 홀려 서재를 방문해 보았더니 (좋아하는 작가)
오랜만의 복귀에 알라딘의 유명 블로그들이 모두 인사를 남겨 놓으셨더군요. ^ ^
새 글이 올라올 때마다 눈팅하던 서재였거든요. (새벽까지 넘 무리하진 마세요 ㅎㅎ)
건강 유의하시고, 종종 또 뵙겠습니다.

2010-11-18 0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herenow 2010-11-18 14:00   좋아요 0 | URL
에공.. 부끄럽습니다.
좋은 강연이었기에 건질 수 있는게 많아서 행운이었던거죠.
잘 지내셨죠, 루체오페르님? ^ ^;
 
 전출처 : herenow > <두드림의 기적 EFT> 저자초청 북세미나 후기

지난 10월 21일 목요일 저녁, <두드림의 기적 EFT> 출간기념 저자초청 북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경복궁역 근처에 위치한 한국건강연대 건물을 방문했다. 알라딘 외에도 다른 인터넷 서점을 통해 오신 분들, 그리고 정신세계 관련 인터넷 동호회 회원들이 십여명씩 단체로 참석하여 3층 강당의 좌석을 서서히 채워 나가기 시작했다.



EFT"Emotional Freedom Techniques"의 약자로, '손가락으로 경락을 두드리는 동시에 해결하고 싶은 증상을 말로 표현함으로써 그와 관련된 심신의 에너지 상태를 바로잡는' 대체의학 기법의 하나. 몇 년 전, 미국에서 이 기법을 배워온 심리상담 전문가를 통해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 아주 간단하면서도 효과가 좋았기 때문에 그 후 국내에 출간된 EFT 관련 도서도 몇 권 찾아 읽으면서 나름대로 관심을 가지고 있던 참이었다.


어랏, 저 사람이 왜 여기에?

검은색 개량한복을 입고 등장한 강사를 보니, 어럽쇼, 어딘가 낮이 익은 얼굴. 바로 2001년과 2005년, KBS 인간극장 <무림일기-고수를 찾아서> 시리즈에서 전국의 무술 고수들을 찾아다니며 한 수 배움을 청하던 열혈청년, 정유진씨였다.
서울교대 태권도 도복을 차려입고 도장과 계곡, 풀밭을 온몸으로 구르며 무예를 연마하던 입술 두꺼운 그 남자. 월드컵때 한국을 방문했던 중국 무림의 고수 오련지 노사(오씨개문팔극권 장문인) 앞에서도 용감하게 태권도 발차기를 선보여 강한 인상을 남겼던 그 청년은 (즉시 고수의 한 방을 맞고 바닥에 널부러진다 ^^;) 어느새 30대 중반 세 아이의 아빠가 되어 너그러운 몸매 넉넉한 웃음으로 청중들을 맞아 주었다. 젋은날 그렇게 열심히 무술을 수련하던 분이 어떻게 전혀 생소해 보이는 EFT의 전도사가 되어 이 자리에 서게 되었을까? 

 
총 2시간으로 진행된 북세미나는 신간 <두드림의 기적 EFT>와 강사 소개, EFT의 기본 개념과 원리에 대해 10분 정도 간단한 설명이 있은 후, 곧바로 실습으로 이어졌다. '아니, 설명이 너무 짧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휙 스쳐갔지만, 이론 설명만 제대로 하려고 해도 2시간은 훌쩍 지나갈 것이 분명하므로 곧바로 실습을 통해 EFT를 접하는 방식이 나쁘지는 않았다.

특강을 신청하면서 궁금했던 것은 그동안 아마추어로써 나름대로 EFT를 해보며 가지게 되었던 소소한 의문 몇 가지와 함께 '어떻게 여러 명의 사람들에게 EFT를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방법론적인 의문들. 그날 2시간의 강의는 바로 이런 의문들에 대한 살아있는 예제이자 본보기라 할 수 있었다. 강연은 전반적으로 10분의 이론 설명 → 자기 자신을 대상으로 하는 EFT 따라하기(공동 실습) → 지원자 1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집중적인 EFT 시연 → 기타 EFT 사례 소개와 Q&A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부정적 감정의 원인은 에너지 시스템의 혼란

각자가 가진 신체 또는 감정적인 불편함을 한 가지씩 고르게 한 후, 주관적 기준으로 '전혀 안 아픈 0'에서 '죽을만큼 아픈 10'까지 각자 고통의 정도를 숫자로 매기게 했다. 마침 옆자리에 앉았던 남자분이 오래도록 어깨가 아팠다는 사연을 털어놓으셔서 이 분의 사례를 예로 들어 모두 함께 EFT 실습에 들어갔다.

"나는 비록 오른쪽 어깨가 묵직하게 아프지만, 그런 나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사랑합니다.(톡톡톡...)"
"정수리 한 복판 백회... 그렇죠. 그렇게 톡 톡 두드리시고, 그 다음은 눈썹 안쪽... 톡톡톡... 눈썹 바깥쪽 관자놀이... 눈 아래쪽... 여러분, 눈쪽은 살살 두드리세요. 세게 두드리면 팬더가 됩니다."

이쪽 분야에 관련된 인터넷 동호회 분들이 많이 오셔서 그런지 실습 분위기는 상당히 적극적이었고, 실습에 대한 피드백도 여기저기 금방 튀어나왔다.
"어, 어깨가 많이 풀린 느낌이네요."
"주위가 밝아 보이구요, 좀 나른해요."
"멍~하고, 생각이 줄어든 것 같네요."


행사를 함께 주관한 '정신세계사' 출판사를 통해서만 이번까지 4번째 EFT 책이 출간되었는데, 이 책들이 어떤 나름 어떤 순서와 체계를 가지고 출간되었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5분의 기적 EFT>, <나는 왜 하는 일마다 잘 되지?>, <술술 풀리는 내 인생>의 출간된 순서가 바로 EFT Korea에서 진행하는 EFT 코스 Level 1,2,3의 순서이고, 이번에 나온 <두드림의 기적 EFT>는 바로 1~3 과정의 실습 워크북에 해당 한다는 것.

 
 

곧이어 이번 북세미나의 하이라이트, 지원자를 대상으로 한 거의 1시간 가까운 집중적인 시연이 시작되었다. 십대 고등학생 하나가 학교생활에서의 심리적 불편과 약간의 우울증을 호소하며 용기있게 단상으로 올라왔다. 자신을 가장 힘들게 하는 심리적 증상 하나를 가지고 가볍게 시작된 시연은 과정이 진행되면서 마치 고구마 줄기 캐듯 그 이슈 아래에 숨어있던 다른 감정들, 신념들을 서서히 드러내게 하였다.

수 십 명의 사람들, 게다가 비디오 카메라로 녹화까지 하면서 지켜보는 공개적인 자리였기에 깊이있게 내면으로 들어가 문제의 뿌리를 캐내기에는 조금 아쉬운 시간이었다. 하지만, 이런 시간적/심리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강사는 최선을 다해 <두드림의 기적 EFT>에 소개된 대부분의 방식들을 조금씩이라도 직접 보여주려고 애썼다. 미리 이 책의 내용을 대충이라도 훑어보고 간 것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EFT가 좋지만, 만병 통치약은 아니더라구요." 

이어진 EFT 사례 소개에서, 강사는 EFT를 통해 만났던 몇 가지 힘겨운 사례를 예로 들려 주었다. 집에 돌아오면 모든 방과 옷장까지 일일이 다 열어보고서도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어떤 여성의 이야기. 아침부터 밤까지 10시간 가량 진행된 길고 긴 EFT, 막연한 불안감 아래에 억눌려 묻혀 있던 까마득한 어린 시절의 성폭행 체험, 그리고 네트워크 처럼 연결되어 있던 수 많은 감정들, 그 치유의 과정들... 모두가 침을 꼴깍 삼키며 이야기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맨 처음 EFT를 접하고 그 간결함에 비해 놀라운 효과를 체험하게 되면 EFT로 뭐든지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기도 하지만, 이런 수 많은 사례를 거치면서 처음의 어설픈 자만심은 사라지고 대신 사람에 대해 깊고 넓고 전체적으로 이해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더란다.


전반적으로 새 책에 실린 여러가지 기법들이 간략하게 소개되었는데, NLP의 'Logical level' 등을 EFT와 결합시켜 사용한다는 것도 무척 신선한 발상이었지만 (책속에 실습 방법 포함)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마지막쯤 소개된 "넋두리 EFT"였다. 원래 EFT는 자신의 이슈 한 가지를 가지고 '확언'이라는 것을 만든 다음, 신체의 특정 경혈 부위를 손가락으로 두드리면서 그 한 가지 이슈가 어느 정도 해결될 때 까지 집중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넋두리 EFT는 맨 처음 설정한 한 가지 이슈 뿐만이 아니라 두드리면서 떠오르는 무엇이든 그 즉시 넋두리 하듯이 술술 이야기 하면서 풀어내는 방식이었다.

두통 때문에 톡톡 두드리면서 EFT를 시작했다고 치자. 하지만 두드리면서 미운 남편 생각이 나면 남편 욕도 하고, 먹고 싶은게 떠오르면 "아 달달한 커피가 땡긴다." 하면서 그것도 이야기하고, EFT에 집중이 안되면 "아, 잡생각이 많이 나는구나." 하면서 그 사실도 말로 표현하고... 그러는 동안 자연스럽게 원래의 문제에 연결되어 있던 여러가지 사건, 사람, 감정, 생각, 욕구 같은 것들이 의식 속으로 떠올라 EFT에 의해 만들어진 좋은 에너지에 의해 긍정적으로 해소된다고 한다. 이거야말로 완전히 한국화된 EFT가 아닌가! 당일 현장에서의 반응도 좋았고, 아니나 다를까, 해보면 아줌마들이 그렇게 좋아하더라나.

 
이날 정유진씨가 시연에서 보여준 <두드림의 기적 EFT>의 내용은 오리지널 EFT에 NLP(신경언어 프로그래밍), 현대 최면 이론, 그리고 몇 가지 코칭 기법 등이 융합된 복합적인 치유방법 이었다. 각각의 기법들만으로도 많은 시간의 설명과 실습이 필요한 분야들이지만, EFT라는 체험적인 방식을 통해 이들이 서로 결합되어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의문들도 직접 물어보고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기에 여러가지로 도움이 된 유익한 만남이었던 것 같다.

◆ EFT의 기본명제 : 부정적 감정의 원인은 신체 에너지 시스템의 혼란 (= '氣막힘')

◆ <Secret>에서 말한 '끌어당김의 법칙'이 '엑셀러레이터'라면
   '감정적 문제'는 '브레이크' ← EFT 등으로 해결 가능.
   '감정' 아래에는 '자아상' or '신념'이 자리잡고 있음.

◆치유의 핵심 = 자신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것.

EFT Korea 홈페이지 : http://eftkorea.net
정유진씨 블로그 : http://ugenie.net

(누구나 따라해볼 수 있는 EFT 기본 실습과 동영상이 홈페이지에 무료 공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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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news.joins.com/article/aid/2010/08/21/3968238.html?cloc=olink|article|default 

[기획 인터뷰]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 는 “민주주의와 다수결주의(majoritarianism)는 구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근 기자]
 

마이클 샌델 교수는 히마티온(옛 그리스인의 겉옷)만 두르면 딱 고대 철학자처럼 보일 것 같았다. 서양인치곤 호리호리한 체구에 목소리는 작고 조곤조곤했다. 그의 얼굴엔 평생에 걸친 사색과 명상의 흔적이 담담하게 배어 있었다. 그의 강의가 하버드대생들을 열광케 하는 건 아무래도 ‘지혜의 힘’ 때문인 것 같았다.

인터뷰는 그의 숙소인 조선호텔에서 20일 오전에 이뤄졌다. 그는 사흘간의 살인적 일정에 파김치가 돼 있었지만 한국에서의 지적 탐험이 즐거운 듯했다.


- 하버드대에서 당신 강의는 매 학기 1000명 이상의 학생이 수강한다고 들었다. 우리가 정의에 대해 더 많이 논의할수록 정의로운 삶에 좀 더 가까워지는 것인가.

“그렇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의를 공부하고, 그에 대한 책을 읽어도 모두 같은 결론에 도달하는 건 아니다. 나는 책에서 다양한 사례를 들었다. 독자들 스스로 생각하게 하기 위해서다. 정의를 말한 철학자들의 주장에 도전하게 하기 위해서다. ”

- 당신 책이 한국에서 30만 부 넘게 팔린 건 혹시 한국 사회가 정의롭지 않다는 방증이 아닐까. 사회가 부정의 하니까 정의를 더 갈망하는 게 아닌가.

“(웃으며) 나는 한국에서든 미국에서든 철학책이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라곤 꿈도 안 꿨다. 한국 사회가 부정의해 내 책이 많이 팔렸다는 생각은 안 한다. 하지만 한국인들에게 정의에 대한 갈증과 갈망이 있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정치에 대한 불만과 좌절감이 존재한다. 또 시장의 영향력이 강력해지면서 보다 근본적인 도덕적 논쟁과 토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에 대한 갈증을 반영하는 게 아닐까.”

- 왜 유독 한국인들만 갈증이 큰가.

“그 대답은 여러분이 나한테 해 줘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에 대한 의미 있는 토론을 하려는 열망이 많다는 건 좋은 것이다. 건강한 자극이다.”

- 한국의 교육열은 유명하다. 그런데 교육을 많이 받으면 더 정의롭게 살 수 있는 건가. 아니면 교육보다는 인간의 품성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가.

품성이다. 교육 수준이 높다고 더 정의롭게 산다는 보장은 없다. 도대체 어떤 교육을 받는지가 핵심이다. 과학과 기술에 대해 더 많이 안다고 해 정의감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철학과 예술, 역사, 인문학 등을 배워야 한다. 사회 지도자가 될 학생들은 우리가 직면한 거대한 도덕적 도전들에 대해 질문하고 배워야 한다.”

- 그게 당신이 정의론을 강의하는 이유인가.

“그렇다. 하버드대의 내 강의는 온라인을 통해 누구나 볼 수 있다. 무료다. 유튜브나 하버드대와 PBS(미국 공영방송) 웹사이트, 아이튠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맘대로 퍼갈 수 있다. 하버드대의 한국 학생들이 한글 자막을 넣겠다고 하더라. 중국어로도 번역됐다.”

- 처음 강의를 시작했던 30년 전과 지금 학생들은 많이 다른가.

개인적이고 시장 중심적인 생각이 더 강해졌다. 하버드대 학생들은 미국 평균보다는 진보적이다. 그래서 정확히 알긴 힘들지만 바뀐 건 사실이다.”

- 당신은 정의가 공정하고(fair) 좋은 것(good)이라고 했다. 공정함은 소득과 권력, 기회의 공평한 분배와 관련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분배가 잘된다고 좋은 사회는 아닌 것 같다. 분배를 강조한 공산주의는 좋은 사회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정의에 있어서는 좋은 것(goodness)이 공정함(fairness)보다 우선하는가.

“좋은 지적이다. 사실 공산주의는 공정하지도 않았다. 또 공정한 사회가 좋은 사회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 좋은 사회는 공정함과 배분의 문제를 뛰어넘어 일정한 가치와 도덕적 규범이 실행되는 사회다. 교육, 건강, 시민정신, 환경, 예술, 우리가 서로를 대할 때 더 나은 것을 지향하는 태도를 갖는 것 등이 좋은 삶의 특징이다. 나는 좋은 삶이 뭔지 모르면 정의로운 사회, 공정한 사회가 어떤 모양인지 알 수 없다고 말하고 싶다.”

- 당신의 주장은 2400년 전 아리스토텔레스가 한 주장과 비슷하다.

“그렇다. 그 부분에선 그가 맞았던 것 같다.”

- 전쟁터에서 살기 위해 적군을 쏴 죽인 병사를 비난하긴 어렵다. 결국 정의는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 아닌가.

“전쟁터에서도 정의의 문제가 생겨난다. 군인이 적을 죽이는 것과 민간인을 죽이는 건 다르다. 정의롭다는 건 적절한 수단이 비례의 원칙에 따라 그에 합당하게 행해졌느냐는 문제다.”

- 내가 궁금한 건 시간과 공간, 상황을 초월하는 보편적인(universal) 정의의 원칙이란 게 있느냐는 것이다.

“아주 일반적인 원칙 수준에서 답하자면 그렇다. 정의는 각자에게 마땅히 돌아갈 정당한 몫을 주는 것이다. 그게 정의의 원칙이다. 문제는 각자의 몫이 얼마만큼이냐는 것이다. 철학자들도 정의의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구체적인 부분에 들어가면 논쟁이 생긴다. 구체적인 상황, 시간과 공간에 따른 갭(gap)은 우리가 채워 가야 한다. 정의의 의미는 만들어 가는 것이다.”

- 철학자가 통치하는 사회가 가장 정의롭다는 플라톤의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나.

“철학자들이 좋은 왕이 될 것 같지는 않다(웃음). 철학자 대부분은 비실용적이고 공공 영역(public affairs)에 관한 지식도 없다. 혼란스럽고 편견이 있어도 정치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본다. 소크라테스는 아테네 시민들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도전했다. 그게 철학의 역할이다.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하게 해야 한다.”

- 중국의 문화대혁명이나 나치의 유대인 학살은 민중의 이름으로, 다수의 이름으로 자행됐다. 민주주의는 쉽게 오도(misled)될 수 있다. 어떤 정치 시스템이 최선인가.

민주주의와 다수결주의(majoritarianism)를 구별해야 한다. 무조건 다수의 주장에 따르는 건 민주주의가 아니다. 그건 공포스러운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민주주의는 시민들이 공동선과 정의에 대해 심사숙고하는 것이다. 선동 정치가나 폭군을 지지하는 다수는 민주시민의 역할을 다하지 않는 것이다. 생각하고 논쟁하고 추론하고 숙고하지 않는 다수는 군중(mob)일 뿐이다. 그래서 교육과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민주주의는 투표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게 다수결주의인데 착각이다. 시민적 삶(civic life)과 대중적 심사숙고(public deliberation), 시민 교육(civic education)의 질에 모든 게 달려 있다.”

- 지금까지 지구상에 존재했던 국가들 중에서 가장 정의로웠던 국가는 어디라고 생각하나.

“우리가 지금 그걸 향해 가고 있을 뿐이다.”

김종혁 문화스포츠에디터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마이클 샌델(57교수) 1980년 27세의 나이에 하버드대 교수가 됐다. 전공은 정치철학. 그의 ‘정의’ 강의는 20여 년 동안 이 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최고의 명강의로 손꼽힌다. 그는 극장식 강의실을 가득 메운 1000여 명의 학생에게 실생활에서 부딪히는 여러 도덕적 딜레마를 소재로 강의한다. ‘열 사람을 살리기 위해 다섯 사람을 희생시켜야 한다면 그걸 실행하는 게 옳은가’ ‘정부는 부자에게 세금을 부과해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하는가’같이 쉽사리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강연 동영상을 웹사이트(justiceharvard.org)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강의 내용을 책으로 묶어 『정의란 무엇인가』를 펴냈다. 이 책은 국내 출간 석달 만에 30만부 이상 팔렸다.

1975년 미국 브랜다이스대를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82년 미국 자유주의 이론의 대가인 존 롤스의 『정의론』(1971년)을 비판한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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