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MINI+ 전집 세트 - 전6권 셜록 홈즈 MINI + 전집
아서 코난 도일 지음, 꿈꾸는 세발자전거 옮김, 시드니 패짓 외 그림 / 미다스북스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작년 이맘때였던 것 같다. 말로만 듣던 <셜록>을 처음 봤다. <셜록 홈즈>시리즈는 이미 초등학생 때 모조리 섭렵해버려서인지 이후로는 그다지 흥분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큰아이를 위해 장만했던 <셜록 홈즈>를 다시 읽어보기도 했지만 예전만 못했다. 해서 사람들이 너도나도 “셜록” “셜록”하는 걸 이해하지 못했다. 왠 뒷북?이란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그러다 늦은 밤, 우연히 보게 된 <셜록>. 아, 이건 정말이지 대~박! <셜록>은 셜록 홈즈를 21세기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영국드라마인데,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셜록 홈즈와 같으면서도 전혀 다른 ‘셜록 홈즈’였다. 분명 유전자는 같지만 완전히 다른 환경과 베네딕트 컴버배치라는 배우를 만나면서 셜록 특유의 독특하면서도 괴팍한, 천재적인 면이 더욱 돋보였다. 한마디로 ‘깔맞춤’한 듯한 느낌? 그래선지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인데도 마치 처음 만나는 것마냥 신선하게 다가왔다. 발음에서 미국식 영어와는 사뭇 다른 영국식 영어와 속사포처럼 쏟아져 나오는 대사를 이해하고 따라가기가 처음엔 낯설기도 했지만 <셜록>시즌1과 시즌2를 보면서 내 안에 잠재되어 있던 스릴과 흥분이 스멀스멀 되살아나는 듯했다. 그리고 시즌3가 언제쯤 나올까. 이제나저제나 기다릴 때 만나게 된 책, 그것이 바로 <셜록 홈즈 MINI +>이다.

 

<셜록 홈즈 MINI +>의 첫인상은 ‘MINI’, 작다는 거다. 성인치고는 손이 작은 내가 한 손으로 쥐어도 될만큼 작고 앙증맞다. 이래서 제목이 ‘MINI’인가? 그럼 ‘+’ 요건 또 뭔가 했다. 그런데 의문은 바로 풀렸다. Mini(내 손에 작은 책으로), Memory(영원히 기억될), Masterpiece(불후의 명작을 읽으며)의 첫 글자를 따서 ‘M’, 여기에 학습적인 요소가 더했기에 ‘+’를 붙이게 되었다고 한다.

 

하나의 의문이 풀리자 또 하나의 의문이 생겼다. 셜록 홈즈에 대체 어떤 학습적인 요소를 더했다는 거지? 이건 책장을 넘기면서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본문을 읽다보면 중간중간에 ‘붉은색의 굵은 고딕체’로 된 단어를 볼 수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수능의 국어에서 자주 출제되는 단어라고 한다. 수능국어 빈출 단어라고 하니까 왠지 어려울 것 같은데 그렇지도 않다. <셜록 홈즈 MINI +>의 ‘주홍색 연구’를 기존에 출간된 H출판사의 <주홍색 연구>와 비교해보니 H출판사에서는 ‘나는 봄베이 부두에 내리자마자 내가 배속된 부대가 이미 적지 깊숙이 들어가 있다는 을 알았다.’라는 대목이 <셜록 홈즈 MINI +>에서는 ‘나는 봄베이에 도착하자마자 제5연대가 산지 통로를 이용해 이미 적진 깊숙이 전진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로 표기되어 있었다. 쉽게 말하자면 구어체를 문어체로 번역했다는 것 외에는 큰 차이점이 없었다.

 

구어체를 문어체로.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사소한 것으로 여길 수도 있지만 알고 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 흔히 영유아기의 아이들을 기르는 부모가 범하기 쉬운 실수 중에 하나가 바로 아이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라고 한다. 금쪽 같은 아이를 위해서라면 아이가 혀짧은 소리로 “까까”라고 하는 모습이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만큼 이쁘더라도 그대로 “까까줄까?”라고 할 것이 아니라 “간식 먹고 싶어? 과자 줄까?”라고 해야 한단다.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고급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조금씩 이끌어주는 것, 좀 더 성장한 아이와는 일상 속에서 대화할 때도 가끔은 주어, 목적어, 보어, 서술어를 넣은 ‘완전한 문장’을 아이가 구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라고 논술강좌 선생님께서 강조했던 기억이 난다.

 

생활 속에서 구술, 논술을 연습하고 훈련하라는 건데 <셜록 홈즈 MINI +> 시리즈가 좋은 교재가 될 듯하다. 전제, 유용, 정황, 근거....등의 단어(때로 한자까지 더해진)들을 흥미진진한 셜록 홈즈 이야기로 만나면서 익숙해지면 이후 다른 문장과 다른 주제를 담은 글 속을 만나더라도 이미 숙지하고 있는 단어가 있기에 해당 내용을 유추하고 추론해낼 수 있지 않을까.

 

<셜록 홈즈 MINI +전집>은 모두 여섯 권이다. 예리한 관찰력을 지닌 천재탐정 셜록 홈와 그의 조력자인 왓슨이 처음 만게 되는 <주홍색 연구>를 시작으로 홈즈와 왓슨의 환상적인 콤비가 돋보이는 <바스커빌 가의 개>, <공포의 계곡>, <네 사람의 서명>과 같은 장편과 ‘코난 도일 선정 베스트 단편 12작품’이 수록된 <베스트 컬렉션 12>, 네 개의 장편을 원문으로 접할 수 있는 <The Best Novels Collections>도 곁들여져 있다. 크기가 작아서 소지하기에도 간편하다. 가방에 두세 권을 넣어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다만 중년의 내게는 본문의 글자가 작아서 안경을 끼고 봐야 하지만 그거야 나이가 들어서인데 어쩌겠는가.

 

“엄마, 셜록 옛날에 다 읽었다 안했어?”

“어, 다 읽었지”

“근데 왜 또 읽어?”

“어? 궁금하니까. 읽어보고 싶으니까.”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를 다시 읽을 때는 무언가 계기가 필요하다. 뒤이어 벌어질 사건과 전개상황을 알기에 시시하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이전에 미처 알지 못했던 단서나 실마리, 복선을 접하지 않을까 기대가 되기도 한다. 기다리고 기다려서 드디어 만나게 되는 <셜록 시즌3>와 함께 조만간 출간될 <셜록 홈즈 Y 베스트 컬렉션>. 정말 기대된다. 두근두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요주의 인물
수잔 최 지음, 박현주 옮김 / 예담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리(Lee)는 헨들리가 폭탄을 받고 나서야 비로소 그를 얼마나 싫어했는지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날것의, 한 번도 파헤쳐보지 않은 생각의 광맥이 폭발로, 순간 훤히 드러나버렸다. - 11쪽.

 

책은 시작부터 초 강경수로 나왔다. 폭탄이 터졌고. 폭발로 인해 누군가(헨들리)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지만. 리(Lee)는 헨들리를 싫어한다. 아니, 미워한다.

 

에이, 뭐야. 답이 나왔네. 리가 범인이네!

딩동댕~!하면 좋겠지만 그러면 이야기가 안된다.

아~니. 그럼 뭐야? 누구냐고.

바로 그 ‘뭐’이자 ‘누구’인지를 찾아내기 위한 책이다. <요주의인물>은.

 

소설의 주인공은 리. 육십 대 후반의 수학자이자 대학교수다. 냉소적이고 사교성이 없는 백발의 교수는 대체로 학생들에게 인기가 없는 법. 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검은 잉크로 채운 몽블랑 만년필을 손에 쥐고 기다렸다. 학생들이 교수실 문을 열고 들어오기를, 그래서 자신에게 상담을 요청하기를. 언제나 교수실 문을 살짝 열어두고서 발소리에 귀를 기울였지만 학생이 리의 방을 찾는 일은 없었다. 학생들은 리를 외면했다. 옆방의 헨들리는 달랐다. 젊음과 빛나는 재능을 겸비한 교수가 머무는 공간은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헨들리와 학생들이 이야기를 나누거나 간혹 웃음이 터져나오는 것은 벽 너머의 리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런 날들이 이어지면서 리는 헨들리를 미워하게 됐다.

 

그런 어느 날, 헨들리에게 소포가 하나 배달된다. 두꺼운 마분지로 만든 작은 상자 에는 개봉하면 터지도록 설계된 폭탄이 들어있었다. 연구실에서 혼자서 조용히 상자를 열어보던 헨들리는 엄청난 폭발에 말려들었고 옆방의 리는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순식간에 벌어진 폭발로 아수라장이 된 가운데 누군가 처음으로 리의 연구실로 들어왔다. 폭발물 처리반이었다.

 

작은 도시의 대학에서 벌어진 폭발 사건은 미국 전역을 뒤흔들었고 학교 역시 충격으로 어우선했다. 그리고 사건 이틀 후 리에게 발신인이 분명하지 않은 편지가 도착한다. 리를 ‘자네’라 칭하면서 ‘오랫동안 자네를 인정하고 존경해왔다’는 ‘옛날 동료이자 친구’의 편지에 리는 혼란에 빠지고. 어느새 자신이 사건의 ‘요주의인물’이 되어 버린 것을 알게 되는데....

 

누가 폭탄을 보냈는가. 범인의 목적은 무엇인가. 소설은 이 두 가지를 추적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리는 ‘옛날 동료이자 친구’라는 범인을 찾기 위해 지난 과거, 오래전의 친구 게이더와 그의 아내였지만 리와 사랑에 빠져 두 번째 아내가 된 아일린을 비롯한 과거 속의 인물과 일들을 돌아보게 된다. 기회의 땅 미국에서 이민자임을 거부하고 미국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몸부림쳤던 리. 그런 그에게는 가족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리고 40여 년이 지났음에도 미국이란 나라는 자신을 여전히 미국인으로 받아들이고 인정하지 않는 사실을 깨닫고 좌절한다.

 

소설은 갑작스런 폭발로 아수라장이 된 현실과 리의 과거가 서로 엇갈리고 겹치듯이 진행되는데 템포가 무척 느리다. 폭발 사건의 범인을 추척해 가는 미스터리적인 요소가 있긴 하나 전체적인 작품에서 볼 때 그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지루할 만큼 길게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다 보면 어느새 다음 굴곡에 다다라 있었다. 미국이란 사회에 스며들고자 했지만 물 위에 뜬 기름처럼 외면당한 이의 좌절과 처절한 회한, 회오와 같은 심리를 저자는 마치 미세한 결을 들여다보듯 세밀하게, 때로는 지나치다 싶을만큼 철저하게 묘사하고 있었다.

 

책의 저자인 수잔 최에 대해서 아는 바가 전혀 없었다. 한국계 소설가라는 것과 이전에 출간된 작품이 국내에 번역되기도 한 미국 문단에서 주목받는 작가라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이것뿐이었다면 난 아마 이 책을 읽지 않았을 거다. 읽을 책이 얼마나 많은데, 내 나이에 몇인데, 섣부른 모험은 하고 싶지 않으니까. 하지만 표지를 보는 순간 생각이 바뀌었다. 무성한 잎을 떨구고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나무들이 줄지어 선 거리의 벤치에 지팡이를 짚고 앉은, 검은 안경 외에 누군지조차 알아볼 수 없는 사람. 갑자기 그가 품고 있는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한없이 소슬한 거리에 외로이 앉은 그의 옆에 앉아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싶어졌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결코 쉽지 않은 책이었다. 하지만 ‘참을성 있는 독자에게는 충분한 보상을 주는 작품’이라는 번역자의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며칠 전에 봤던 인터넷 기사에 따르면 소설을 읽으면 뇌의 특정 부위에 변화가 나타난다고 한다. 뇌세포의 변화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마치 소설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느끼게 한다는데 이런 현상은 책을 읽고 나서도 며칠동안 지속된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책을 읽는 내내, 책장을 덮고 나서도, 그리고 지금 이순간도 나는 왠지 삭막하고 스산한 벌판에 외로이 서 있는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포츠가 아이의 미래를 바꾼다 - 부모만 모르고 있는 아이의 스포츠 잠재력을 찾아라
21세기교육연구회 지음 / 테이크원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주말 아침마다 저희 집에서는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8시 큰아이의 검도수련 때문에 30분전부터 일어나라, 더 잘래, 10분만, 5분만...이러고 있으면 급기야 남편의 불호령이 떨어지는데요. 큰아이는 그제서야 뭉그적대며 일어나서는 엉터리 양치에 눈곱만 간신히 떼고는 투털대며 현관문을 나섭니다. 주말 아침에 늦잠자고 싶은 마음, 저야 왜 모르겠습니까. 하지만 운동이라고 해봐야 매일 등하교 하는 30~40분이 유일하기에 주말에 하는 검도 두 시간만은 빼먹지 말았으면 하는 거지요. 그래서 아이의 컨디션이 아주 나쁘지만 않다면 시험 때도 여지없이 깨워서 보내는데요.

 

 

작은애는 좀 다릅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했지만 까다롭고 엄격한 선생님을 만나서인지 학교에 흥미를 붙이지 못했는데요. 주말 아침의 방과후 수업인 생활체육은 정말 좋아라합니다. 평소엔 학교가기 싫어서 이불 속으로 파고들다가도 금요일 밤에 잠들 땐 "엄마, 내일 생활체육이지?" 꼭꼭 확인할 정도니 상당한 발전을 했지요. 지금은 생활체육에 방과후 축구까지 하니까 운동을 통해 학교에 흥미를 붙인 경우라고 할 수 있겠네요. 두 녀석 모두 제 속으로 낳은 게 분명한데 어쩌면 이다지도 다른지...

 

 

6년 터울의 성향이 정반대인 아들 둘을 키우다보니 자연히 궁금한 것이 많아지더군요. 기질과 성향에 서로 다르니 각자의 취향이나 식성도 차이점을 보이더라구요. 그에 맞춰 저의 양육방식이나 교육방법도 당연히 달라야 되고. 어느날엔가 문득 그렇다면 스포츠는 어떨까? 의문이 생기더라구요. 느긋한 곰 큰애와 날래고 잽싼 천방지축 강아지 작은애에게 맞는 스포츠는 뭘까?

 

 

아이에게 맞는 스포츠 종목은 성향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 성향에 맞는다는 것은 아이가 쉽게 흥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흥미를 느끼면 스스로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같은 운동을 하더라도 그 종목과 성향이 맞지 않는 아이에 비해 시너지 효과가 크다.(▪▪▪) 종목을 선택할 때는 성향을, 진로를 결정할 때는 재능을 고려하면 된다. - 63~64쪽.

 

 

'부모만 모르고 있는 아이의 스포츠 잠재력을 찾아라'는 부제를 단 <스포츠가 아이의 미래를 바꾼다>는 아이들에게 왜 스포츠 교육을 해야 하는지 그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책은 먼저 '운동을 하면 공부할 시간이 없다', '운동은 공부 못하는 머리 나쁜 아이가 한다'는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을 바꾸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수학을 못해서 고민이라는 부모에게 소아청소년정신과 의사는 대뜸 "아이가 운동을 싫어하죠? 체육을 못하죠?"하고 답변을 하는데요. 마치 동문서답 같은, 이해할 수 없는 대답이지만 바로 여기에 우리 몸무게의 2.5%밖에 안 되는 뇌의 숨겨진 비밀이 있습니다. 바로 뇌와 운동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더군요.

 

 

생각하고 공부하는 뇌가 어떻게 만들어질까? 아이의 집중력과 이해력, 분석력을 높여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모든 부모들의 고민이 아닐까 하는데요. 집중력과 이해력, 분석력 같은 것은 학창시절 수업시간에 시냅스, 뉴런이라는 단어로 배웠던 것처럼 신경세포들이 체계적 구조적으로 잘 연결이 되야 가능한데요. 이것은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것이냐? 그건 아니구요. 인위적인 훈련을 통해서도 가능하고 합니다. 어떻게? 규칙적이고 꾸준한 움직임, 신체활동이 필요한데요. 이것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운동'이라는 겁니다.

 

 

이후 책은 운동을 통해 명문대에 진학하거나 취미로 시작한 운동으로 세계에서 이름난 선수로 이름을 날리는 경우, 신체적인 약점을 고치려다 시작한 운동으로 운명이 달라진 프로 선수 등의 사례를 통해 운동, 스포츠를 통해 아이의 적성과 창의력이 얼마나 향상되고 어떻게 발휘되는지 전합니다. 그리고 수많은 스포츠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고 각광 받는 종목인 축구, 야구, 골프, 수영, 스케이트를 선정해서 각각의 스포츠가 어떤 아이에게 맞는지를 비롯해서 운동을 시작하는 시기와 어디서 배울 수 있는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는지, 해당 스포츠를 할 때 필요한 비용이나 경비는 어느 정도인지 세세하게 짚어줍니다.

 

 

축구는 단체 운동이기 때문에 예의범절과 사회 규칙을 배우는 데 좋다. 아이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시작하지만 반대로 아이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축구를 선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인내력과 끈기가 부족한 아이, 밖에서 뛰어노는 것보다는 집에서 게임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 힘과 에너지가 넘쳐 과한 행동을 보이는 아이, 또래들과 어울리는데 어려움을 겪는 아이 등 요즘 아이들이 겪고 있는 문제 행동 개선에 많은 도움을 준다. - 101쪽.

 

 

저자는 말합니다. 코흘리개 초등학교 입학할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장장 12년간 학교에서 체육수업을 받지만 우리 아이들이 제대로 할 줄 아는 스포츠가 하나라도 있느냐고. (음악, 미술을 포함한) 체육시간을 국영수 과목의 보충하는 시간으로 보내지 않았냐고. 순간 정곡을 콕 찔리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스포츠는 운동선수를 기르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거, 전문가들이 왜 하나같이 운동, 운동 강조하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아요. 아이의 좋은 성적을 위해서, 그리고 아이의 숨겨진 재능을 찾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젯밤 꿈이 당신에게 말하는 것 - 우리 내면에 숨은 무의식의 정체
김현철 지음 / 나무의철학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전 꿈을 정말 많이 꿉니다. 밤에 잘 때는 물론이거니와 낮에 잠깐 눈을 붙였을 때조차 꿈을 꾸곤 하는데요. 지금까지 꾼 꿈 중에서도 유독 기억에 남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전쟁! 꿈에 전쟁이 났습니다. 적군이 도시를 점령해서 군인들이 시가지를 행군하는 걸 몰래 숨어서 지켜볼 때도 있구요. 어떨 때는 사람들이 모두 꾸러미를 짊어지고 피난 간다고 난린데 전 도무지 짐을 꾸릴 수가 없는 거예요. 바로 책 때문에. 집안 여기저기에 넘쳐나는 책 중에서 피난지에서 읽을 걸 고르지 못해서 안절부절 못하는 거지요. 뭐가 좋을까? 세상시름 잊게 해주는 재미난 책? 아니면 어려워도 두고두고 읽을 수 있는 책?... 제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습니다. 그런가하면 꿈에 아이를 잃어버려서 아이를 찾아 온 사방을 헤매고 다니기도 하구요. 강이나 늪에 빠져서 허우적대다가 숨이 턱 막히는 순간 잠에서 깨어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전 바닥에 머리만 닿아도 잠을 잔다거나 잘 때 누가 업어가도 모른다는 사람이 제일 부럽습니다. 그렇게 깊은 잠을 자면 피로가 쌓이는 것도 없을 것 같거든요.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양 세 마리, 양 네....어, 엉?

무심코 표지의 양 숫자를 세다가 양 무리 속에 끼어 잠든 여자를 보고 깜짝 놀라게 되는 책, <어젯밤 꿈이 당신에게 말하는 것>. 이 책은 저자가 공중파 라디오 프로그램의 ‘당신의 꿈은 안녕하십니까?’라는 코너에서 청취자들의 꿈을 해석하고 분석했던 것들이 담겨 있습니다. 1년 동안 정말 희한한 꿈들이 방송을 통해 소개되고 놀라운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고 하는데요. 책은 우선 우리가 왜 꿈에 주목해야 하는지, 꿈이 내포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정신분석학적으로 먼저 짚어줍니다.

 

꿈은 엑스레이와 비슷하다. 낮시간 동안 인간은 옷도 입고 체면도 차리면서 제 속을 숨기려 하지만, 꿈은 피해가지 못한다. 꿈은 X-선처럼 껍데기를 뚫고 들어와, 우리의 속마음을 그대로 찍어서 보여준다. -8쪽.

 

그런 다음 구체적으로 꿈과 그 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꿈을 꾼 이의 심리와 마음이 어떠한지를 하나하나 분석해 나가는데요. 꿈 가이드인 저자의 설명을 읽다보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더군요. 이를테면 꿈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상황, 이것인지 저것인지 갈등하거나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평소와 전혀 다른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가하면 기괴한 일이 일어나기도 하는데요. 제가 간혹 꾸는 전쟁 꿈은 불안을 나타내는 동시에 자신이 내면의 욕구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엿볼 수 있다고 하는군요. 또 뭔가 고민하다가 잠들었는데 꿈속에서 해결책을 찾을 때. 있으시죠? 그건 우리가 미처 못 느낄 뿐 무의식에서 이미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꿈에 등장하는 동물이나 사람들은 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용 꿈, 돼지꿈을 꾼 날이면 복권 한 장 슬며시 손에 쥐게 되지만 호랑이나 개, 너구리, 거미, 닭이 꿈에 나오면 어떨까요? 혹, 이미 세상을 떠난 분이 꿈에 보이진 않으신가요? 꿈에 이빨이 빠지는 바람에 나쁜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진 않으셨나요? 저자는 이 모든 것이 꿈 꾼 사람의 심리 상태, 무엇으로 인해 갈등하는지, 얼마나 불안한지, 얼마나 강박에 시달리는지를 반영한다고 하는군요. 본문 중에 ‘고양이 화가’로 알려진 영국의 화가 루이스 웨인와 ‘만다라’에 대한 대목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꿈은 요물입니다. 무방비 상태인 우릴 들었다 놨다 합니다. 기분좋은 장면이 나타나면 이내 암울한 상황이 전개됩니다. 그러다 또 말도 안 되는 우스운 일들이 벌어집니다. -170쪽.

 

<인셉션>이란 영화가 생각납니다. 너무 인상적이어서 아침에 조조로 보고, 당일 밤에 심야로 재차 봤던 영화인데요. 꿈에서 꿈으로, 또다시 꿈으로 이어지는 나선의 소용돌이 속에서 영화가 끝나고도 한동안 어리둥절했습니다. 영화를 함께 봤던 지인과 문제의 마지막 부분이 대체 꿈인지 현실인지 서로 심각하게 얘기를 할 정도였으니까요. <어젯밤 꿈이 당신에게 말하는 것>도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책에 소개된 사례가 모든 꿈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기에 100% 맞아떨어진다고는 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일생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시간동안 잠을 자고 꿈도 꾸는 우리들이기에 한번쯤 꿈에 대해 가볍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무엇이 정답인지는 바로 당신의 무의식에 물어보세요. 열쇠는 바로 거기에, 있으니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페라 살롱
황지원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귀여운 여인>이란 영화가 생각납니다. 줄리아 로버츠와 리처드 기어가 거리의 여인과 차갑고 매력적인 사업가로 등장했던 영화인데요. 일주일간 함께 지내기로 합의했던 그들은 미대륙을 횡단해서 오페라를 보러 가지요. 화려한 드레스와 보석으로 치장한 것도, 오페라를 감상하는 것도 처음인 줄리아 로버츠. 오페라 공연 내내 몰입해서 지켜보던 그녀는 클라이막스에 이르러 또르륵 눈물을 흘리는데요. 오페라가 끝나자 곁에서 그녀를 지켜보던 백발의 할머니의 질문에 이렇게 답하지요. ‘너무 좋았어요 거의 오줌을 쌀 뻔했어요’라고. 옷에 실례를 할 만큼 오페라가 감동적이었다는 의미도 되지만 한편으론 그녀가 외양은 우아하게 가꾸었으나 교양이나 지식이 부족하다는 걸 드러내는 장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재미로 본 영화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만약 저 자리에 있더라도 하나도 다를 게 없겠구나. 내가 오페라에 대해 내가 아는 게 뭐가 있지? 유명한 아리아 몇 곡 안다고 해서 그걸 ‘안다’고 할 수 있나? 거의 없지 않나?

 

오페라의 매력에 빠져 십 여 년간 전 세계의 오페라 하우스를 순례하면서 오페라에 울고 웃었다는 저자 황지원. 그의 <오페라 살롱>이란 책이 출간되었을 때 ‘이것이 바로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비록 오페라의 ‘오’자도 모르는 나지만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무지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저의 열망에 답이라도 해주듯 책은 오페라에 대한 기본부터 짚어줍니다. 오페라가 무엇인지. ‘뚱뚱한 여자들이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인간의 목소리라는 가장 고결한 목소리로. 우리 안생의 영원한 테마인 사랑을 노래하는 예술’이라고. 그러면서 오페라가 제일 처음 불리우게 된 것은 언제 어디서 어떤 과정으로 이루어졌는지, 오페라에는 어떤 규칙이 있는지, 왜 많은 이들이 오페라의 아리아를 사랑하고 열광하는지, 듀엣과 합창곡은 어떤 의미를 전달하며 어떤 곡들이 알려져 있는지 이야기합니다.

 

첫 장에서부터 오페라의 기초이자 기본에 대해 하나하나 짚어준 저자는 이제 독자들을 오페라의 고장으로 이끌고 갑니다. 먼저 오페라의 고향으로 불리는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들, 로마, 밀라노, 피렌체, 제노바, 볼로냐, 시칠리아를 느릿느릿한 걸음걸이로 둘러보는데요. 각각의 도시마다 그곳에 깃든 역사와 문화와 함께 그들의 이야기인 오페라를 전해줍니다. 이를테면 로마에서는 로마를 배경으로 한 오페라, 푸치니의 <토스카>를 구성이나 주인공들의 관계, 내용과 같은 것들을 알려주는데요. 영화 <귀여운 여인>에 소개됐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는 물 위에 떠 있는 수상도시 베네치아와 깊은 인연이 있다고 하는군요.

 

학창시절 음악 선생님께서 그러셨어요. 몇 달을 쫄쫄 굶더라도 용돈을 모아서 오페라를 보러 가라고. 음반으로 듣는 거랑은 천지차이니까 한 번이라도 직접 보라고. 그러기 전에는 오페라를 어렵다느니, 사치스럽다는 말을 해선 안된다고. 그땐 그러려니 하고 흘려들었던 말씀이 책을 읽는 내내 떠올랐습니다. 세계의 오페라 하우스를 둘러보며 오페라에 푹 빠져 지냈다는 저자가 부러운 순간이기도 했구요. 예전엔 그저 ‘오페라를 보고 싶다’는 정도였는데 이젠 정말 오페라를 꼭 한 번 봐야겠어요. 그전에 물론 저자의 조언대로 미리미리 예습(?)겸 준비를 해야겠지요. 무대에 성악가가 혼자 나오면 졸고 있는 옆 사람을 깨워주는 것도 명심하고 말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