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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파스텔, 나만의 작품 그리기 - 회화적이고 감성적인, 특별한 오일파스텔의 세계 오일파스텔, 나만의 작품
이주헌(어반포잇) 지음 / 리얼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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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책 읽기와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습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부득이한 사고로 두 달 남짓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요. 치료가 어느 정도 이뤄져 행동이 자유로워졌을 때 엄마에게 가장 먼저 책과 스케치북, 크레파스를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남은 기간 동안 병실에서 줄곧 했던 것이 책 읽고 그림 그리기가 전부였지요. 퇴원 무렵 제가 있던 병실의 벽에는 온통 그림이 붙여져 있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엄마가 그걸 일일이 떼느라 고생 좀 하셨다고 하더군요.


 

사실 책 읽기와 그림 그리기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좋아하는 활동이지요. 특히 그림은 잘 그리는 것보다 그림을 그리는 그 자체를 즐기는데요. 자신이 지금 보고 있는 것이든 기억 속에 있는 어떤 것이든 자신이 바라는 무언가이든, 그것을 그림으로 그린다는 건 참으로 매력적입니다. 어떤 것을 꼼꼼하게 관찰하고 그것의 특징을 간단하게 혹은 세밀하게 그려내려면 일단 집중력은 기본, 거기에 그림을 완성하기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기도 필요합니다. 한마디로 그림 그리기는 그림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때로 마음을 치유하는 고도의 정신활동이자 육체적인 활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유익한 활동인 그림 그리기를 대부분의 사람들은 청소년기를 정점으로 해서 멀리하기 시작합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아마 대학입시 때문이겠죠. 입시와 관련 없는 과목의 수업이 학교에서 사라지듯이 미대를 지망하거나 미술을 전공으로 하지 않는 사람은 더 이상 그림을 그리지 않더군요.


 

돌아보니 저도 그랬습니다. 여고 때 미술 선생님께서 제게 미대를 가라고 권하셨어요. 전 내가 그림을 잘 그리고 소질이 있다는 의미인가 싶어서, 괜히 기분이 들떴구요. 집에 돌아오자마자 엄마에게 말했는데요. 일언지하에 거절당했습니다. 당시 미대를 다니는 언니가 있었는데 수업에 필요한 재료비며 실습비 같은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들었나봐요. 엄마는 우리집에 미대는 한 명만. 넌 안된다고 하셨죠. 그때 들었던 생각이 , 미술을 하려면 돈이 많이 필요하구나. 그림이 좋다고, 하고 싶다고 해서 함부로 시작하면 안되겠구나였습니다.


 

오래전, 30년도 훨씬 전의 일인데도 그때의 기억, 생각은 지천명을 넘긴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인해 외부활동이 제한되고 집안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실내에서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게 좋을까 고민하게 됐구요. 독서 외에 다른 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문득 오래전 내가 무척 좋아했던 그림이 떠오르더군요. 하지만 중년 아줌마가 돼서 그림을 시작하는 게 가능할까. 주책맞다고 흉보지는 않을까. 그림을 배우려면 학원을 다니든 해야 할 텐데 생활비에서 이런 취미생활에 비용을 지불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 온갖 생각들이 다 들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이웃 블로그를 통해 오일파스텔이란 걸 알게 됐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몇 장의 사진으로 올려놓은 글을 보면서 오일파스텔화가 수채화보다는 비용이나 난이도 면에서 진입장벽이 낮을 것 같았어요. 학원에 다니지 않더라도 유투브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서 하면 되지 않을까 싶더군요.


 

그런 가운데 만난 책이 <오일파스텔, 나만의 작품 그리기>입니다. 나뭇가지 가득 흐드러지게 핀 분홍빛 꽃과 회갈색의 벽돌집과 현관의 좌우에 놓인 초록초록한 화분들. 마치 여유롭고 평화로운 마을의 어느 집을 사진으로 담은 것 같은 표지에 순간 매료되고 말았습니다. 이 그림이 수채화도, 유화도, 아닌 오일파스텔이라는 게 놀라웠어요. 오일파스텔로 이렇게까지 표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았거든요.


 

다다름이라는 드로잉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저자는 최근 오일파스텔이 많은 이들에게 각광을 받는 이유를 수채화처럼 얇은 그라데이션도 가능하고 유화처럼 꾸덕꾸덕한 질감도 기능한 매력적인 소재인데다가 휴대성과 가성비가 좋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본문에 수록해놓은 자신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오일파스텔의 기법을 차근차근 연습하다 보면 곧 다양한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하네요.

 

 

책은 모두 8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오일파스텔을 처음 접하는 저같은 초보자에게는 역시 1오일파스텔 재료와 기법이 가장 중요하겠죠. 오일파스텔의 브랜드마다 어떤 특징이 있는지, 오일파스텔로 그림을 그리기 적합한 종이의 종류에 대해 사진을 첨부해서 설명해 놓았습니다. 크레파스의 한 종류로 안료를 유지로 굳혀 만든 게 오일파스텔이라서 뭉툭한 선은 물론이고 파스텔을 잘라서 사용하면 섬세한 표현도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오일파스텔을 좀 더 효과적으로, 풍부하게 표현을 하고자 할 때 필요한 보조도구와 호환재료, 블랜딩 도구 등등 오일파스텔의 가장 기본적인 ABC를 간단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오일파스텔의 여러 기법(점 찍기, 선 긋기, 면 채우기)과 그림을 그릴 때 주의할 점, 그림의 구도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짚어주는데요. 특히 꽃을 그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꽃의 형태와 모양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면서 꽃이 피어있는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간단한 스케치로 전해줍니다.


 

그런 다음 2장부터는 변화무쌍한 구름의 모습, 평안과 안식을 주는 바다 풍경(3), 설렘을 주는 꽃밭 풍경(4),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노을풍경(5),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 풍경(6), 설렘과 화사함이 가득한 꽃 그림(7), 작품 같은 인물 그림(8)으로 이어지는데요. 그림 하나하나마다 구도를 잡거나 오일파스텔로 선을 긋거나 점을 찍고 면을 채워나가고 손이나 다른 도구를 이용해 터치하면서 완성해나가는 과정을 일일이 사진으로 수록해놓아서 실제로 연습할 때 보면서 그대로 따라그리기 하면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어떤 도구로든 그림을 그린다는 건 역시 몸을, 손을 쓰는 활동이라 옆에서 직접 지도를 받는 게 가장 좋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렇게 책 한 권으로 시작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대신 마음을 조급하면 먹으면 안되겠죠. 첨엔 틀림없이 본문에 수록된 사진을 그대로 따라그리기조차 힘들 게 뻔하니까요. 지금의 제 목표는 우선 바다를 그리는 거예요. 조금만 걸어가면 금방 바다에 닿으면서도 그 바다를 제대로 그려본 적이 없거든요. 오일파스텔과의 첫만남으로 인해 제가 어떤 풍경에 가 닿을지 두군두군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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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8-02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그리는 몽당연필님 멋있어요. 부디 조만간 몽당연필님만의 풍경을 가지시기를.....

몽당연필 2021-09-11 22:50   좋아요 0 | URL
응원 감사합니다. ^^

초딩 2021-09-11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리뷰 당선 축하드립니다~

몽당연필 2021-09-11 22:5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읽으면 살 빠지는 이상한 책
지태주 지음, 이주용 그림 / 스노우폭스북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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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름이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옷이 얇아지고 노출이 많아지는 계절이 돌아왔지요. 사는 동네가 여름휴양지로 손꼽히는 지역이라 그런지 요즘 거리에선 팔다리는 기본이고 배와 등까지 시원하게 드러내고 다니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는데요. 노출의 정도가 심해서 때론 눈살이 찌푸리는 경우도 있지만 자신있게 차려입은 사람을 보면 왠지 부럽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구요. ‘나도 미리 좀 준비하고 관리했어야 했나?’싶어서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읽으면 살 빠지는 이상한 책>은 일단 제목에서 물음표를 갖게 한 책이에요. 현대에 와서 ‘비만’은 질병으로 분류되어 개별적으로 치료 관리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만큼 ‘비만’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지요. 다이어트에 관한 정보는 또 어떤가요. 한 가지 음식만 먹는 원푸드 다이어트, 독소를 뺀다는 디톡스 다이어트 등 갖가지 다이어트 비법과 다이어트 식품을 비롯해서 요가, 필라테스, 복싱 등 그야말로 1년 365일 내내 다이어트 열풍이 불고 있는데요. 이 수많은 다이어트 비법 중에 어느 하나라도 완전한 방법이 없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죠. 그런데, 단지, 읽는 것만으로, 살이, 빠진다고?

 

책의 저자는 지태주. 지방태워주식회사의 줄임말인데요. 여성들이 살이 찌는 근본원인을 분석해서 건강하게 체중을 감량해서 요요없이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라고 합니다. 지태주 다이어트 프로그램, 과연 어떻게 진행되는 걸까요?

 

이 책에서 ‘여우’는 날씬한 몸을 유지하며 자기관리에 뛰어난 사람을 말한다, - 12쪽.

 

저자는 지태주 다이어트 프로그램의 핵심은 ‘자존감 프로젝트’라고 말합니다. 단식과 폭식이 반복되고 그로 인한 후회로 다이어트를 시작하지만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요요현상이 반복되는 패턴에서 벗어나려면 우선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거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여우’들의 습성, 생활습관을 관찰해서 일종의 마인트 컨트롤이라고 할까요? 행동패턴을 그들처럼 수정해보라고 권합니다. 우선 ‘여우’에 대한 생각, 선입관을 바꾼 다음 무엇이 정말 내 몸에 도움이 될지 심사숙고해야 하며 어떤 음식을 먹더라도 소개팅에 나온 것처럼 내숭을 떨어서 예쁘게 먹을 것이며 배부르기 전에 과감히 수저를 놓아야하며 얼굴에 메이크업을 하듯이 몸에도 배에 힘주기, 계단 오르기, 빨리 걷기 같은 바디 메이크업을 하라는 건데요. 대다수의 사람들이 평소에 무심하게 지나치는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요요. 손에 쥐었던 것을 던지거나 당기면서 실이 바퀴의 축을 감았다 풀었다 하면서 바퀴가 동시에 회전하며 실을 따라 상하로 움직이는 장난감인데요. 다시 돌아온다는 뜻의 필리핀 말이라고 합니다. 다이어트에서는 살을 뺀 뒤 다시 살이 찌는 것을 요요현상이라고 하는데요. 이것이 반복될 경우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하네요. 욕심을 부려서 짧은 시일 내에 살을 빼는 것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생활습관을 바꿔서 천천히 체중을 감량하고 유지하는 것, 그것이 가장 현명한 다이어트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자가 권하는 것들을 하나씩 천천히 실천해보는 것도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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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샐러드 레시피 - 매일매일 테이크아웃 샐러드
린 히로코 지음, 김보화 옮김 / 푸른숲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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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품절


“오늘이 여태까지 중에 제일 더운 거 같애.”

“어? 자기 어제도 똑같이 말했는데. 오늘이 제일 덥다고. 알아?”

“그런가? 아우, 어쨌든 덥다 더워.”

휴일, 점심 먹은 그릇을 씻으면서 남편과 주고받은 말이다. 사실 요즘은 매일매일 똑같은 기사를 만나게 된다. ‘폭염’ ‘곳곳 폭염 기승’ ‘오늘밤도 열대야’ ‘폭염 속 일사, 화재사고 속출’. 하루 최고기온이 사람의 체온에 육박하는 날이 이어지면서 가족들은 점점 입맛을 잃었다. 지금 시기가 방학이란 점이 악조건으로 작용했다. 아이들은 늦게, 때론 점심이 가까운 시각에 일어나면서 하루 세 끼를 먹는 것조차 귀찮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럴 때일수록 체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건강을 생각해서 더 제대로 먹어야 한다고 말해도 그저 잔소리로만 여길 뿐. 한마디로 특단의 조치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 됐다. 뭔가 참신한 거 없을까?

<병 샐러드 레시피> 표지에서 투명한 유리병에 작게 썬 야채가 켜켜이 들어있는 모습을 보고 컵밥을 떠올렸다. 평소에 아이스커피를 테이크아웃한 투명한 컵에 밥이랑 반찬 몇 개로 층을 쌓거나 과일 두세 가지를 넣어 아이들이 학원가기 전에 간단하게 먹을 수 있도록 챙겨주곤 했는데 그것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샐러드 위주라는 것과 내가 만든 것보다 영양이나 모양에서 더 뛰어나고 더 아기자기하고 예쁘다는 점. 이거라면 아이들이 가뿐하게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아이들이 좋아하는, 잘 먹는 걸 넣어서 만들면 색다른 기분도 느끼고 재밌게 먹을 수 있을거야. 틀림없이.

책은 병 샐러드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알려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밀폐식 뚜껑이 있는, 입구가 넓은 유리병에 손질한 채소와 재료를 층층 쌓아 담는’ 것이 병 샐러드인데 1인분은 대략 240ml 정도. 본문에 소개된 레시피는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1인분을 기준으로 되어 있지만 분량을 2배 정도로 넉넉하게 하면 2~3명도 충분히 먹을 수 있다. 단, 병을 선택할 때 높이가 낮은 병은 드레싱이 위로 올라와서 채소가 물러질 수 있으니 적합하지 않다는 것만 기억하면 될 듯하다.

병 샐러드는 네 번의 과정을 거치면 된다. 병에 드레싱(1인분에 1큰술)을 넣는다. ㅡ> 토마토나 양파처럼 즙이 나오는 재료 혹은 콩이나 아보카도처럼 드레싱이 잘 스며들지 않는 재료를 넣는다. ㅡ> 옥수수나 파프리카처럼 날 것 그대로 드레싱으로도 쓸 수 있는 재료를 넣는다. ㅡ> 양상추 같은 잎채소처럼 아삭아삭한 식감을 살리고 싶거나 드레싱에 절이면 안 되는 재료를 넣는다. 병의 높이보다 수북하게 쌓일 정도로 재료를 담은 다음 손으로 꾹 눌러 공기를 빼가면서 뚜껑을 닫아서 병째로 냉장고에 넣어두면 장기 보관할 수 있다니 자투리 야채가 있을 때 만들어두면 급할 때 요긴하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럼 병 샐러드는 어떻게 먹을까? 병째로 들고 포크로 떠서? 아니다. 먹기 직전에 병을 잘 흔들어서 드레싱이 재료에 고루고루 스며들게 한 다음 조금 우묵한 볼이나 접시에 그대로 거꾸로 쏟아놓으면 끝!

간단하면서도 보기 좋고 맛도 좋은 병 샐러드를 만드는데 필요한 드레싱으로 마요네즈 드레싱, 식초와 오일을 넣어 만든 프렌치 비네그레트, 간장 드레싱, 한식 드레싱 이 네 가지를 소개해놓았다. 웬만한 가정에 구비되어 있는 양념이나 채소를 기본으로 한두 가지 재료가 첨가된 샐러드가 대부분이어서 금방 해먹을 수 있는 것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마요네즈 드레싱을 기본으로 한 옥수수 샐러드나 게살과 옥수수 마카로니를 넣어 만든 샐러드는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고 짭조름한 간장 드레싱은 일식에 잘 어울리는 편이지만 코울슬로 샐러드나 팽이버섯과 유부 샐러드는 간단하게 별미로 먹기에 제격인 것 같다. 고추장을 넣어 매콤한 맛의 한식 드레싱으로는 콩나물이나 어린잎채소, 배추, 오이, 미역 등 평소에 반찬으로 자주 먹는 것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 ‘매콤달콤한 구운 가지 샐러드’는 지금 당장이라도 해먹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매콤한 맛을 즐기는 우리 부부에게는 술안주로도 딱이다.

뉴욕과 일본을 사로잡은 72가지의 병 샐러드 레시피가 수록되어 있다. 이 중에서 한식 드레싱은 가짓수가 가장 적은데 아무래도 저자가 일본인이다 보니 그런 게 아닐까. 하지만 중요한 것은 레시피가 아니다. 재료가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레시피에 얽매이지 말고 마음껏 응용해서 나만의 병 샐러드 레시피를 하나씩 쌓아가는 거. 그게 바로 요리하는 재미가 아닐까. 이번 여름, 내게 신나는 도전이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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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꽝 멸종 프로젝트 - Dr.심의 몸 개그, 그것이 알고 싶다
심현도.이형진 지음, 성낙진 그림 / 청춘스타일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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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시절 때 사진을 크게 인화해서 붙여뒀어요. 그거 보고 자극 받으려고요”

독서모임 뒤풀이 때 누군가 말했다. 리즈시절이라. 난 어땠더라? 앨범을 보려 해도 그 앞에 쌓인 몇 겹의 책탑을 치우지 않는 한 불가능. 두어 장의 사진이 휴대폰에 파일로 남아있긴 하지만 도저히 지금의 나와 동일인물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다. 고집 부릴 걸 부려야지 참으로 민망한 일이다. 불가능한 일을 위해 애쓰기 보다 인정할 건 인정하자. 과거와 현재의 나 사이에 분명히 선을 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나’ 대신 다른 것을 목표로 세웠다. 바로 지하철 계단 한 번에 오르기. 지하에서 지상에 도달하기까지 칸칸이 이어지는 계단(2호선은 특히 계단이 많다)을 다리통증이나 숨을 헐떡이지 않고 거뜬히 오르고 싶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고장으로 12층까지 계단을 오르내려도 녹초가 되지 않는 체력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약간의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걷기를 하고 있을 때 이 책 <몸꽝멸종 프로젝트>가 출간됐다.

 

 

<몸꽝멸종 프로젝트>는 만화형식으로 되어 있다. 책은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나뚱뚱’과 매일 운동해도 근육이 안 생기는 ‘고갈비’, 두 사람이 닥터 심의 조언을 받아 몸꽝을 탈출하는 과정이다. 닥터 심은 가장 먼저 체계적인 식이요법을 위해 반드시 알아야할 영양소에 대해 짚어준다. 탄수화물을 먹어서 살이 찐다고 하는 이유가 뭔지, 지방이라고 모두 나쁜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필수영양소라는 것, 하루 단백질 섭취 필요량을 알려주는데 성인과 성장기의 아이에게 필요한 단백질량(비율)이 다르다고 강조한다.

 

 

‘산수식단’이란 것도 처음 접한다. 다이어트를 할 때 항상 신경이 쓰였던 게 칼로리였는데 닥터 심은 칼로리에 연연하지 마라고 한다. 성인 개인마다 섭취할 영양소를 숫자로 정해두고 필요에 따라 더하고 빼는 방식인데 그림과 표로 되어 있어서 쉽게 이해가 된다. 난 평소에 고기를 안 먹는데 그 대신 대체할 음식은 무엇이고 양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수월하다. 48시간(혹은 24시간)동안 금식한 다음 13일간 서서히 식이조절을 하는 ‘리버스 다이어트’도 신선했다. 수행자나 맹수들이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금식하는 것처럼 금식하는 동안 내장기관이 독성을 배출하고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운동에 대한 부분도 쉽게 설명이 되어 있다. 사람은 일단 에너지를 먼저 소비한 다음 지방이 가장 마지막에 연소되기 때문에 체지방을 날리려면 어떻게 운동하는 것이 좋은지, 유산소운동과 무산소운동을 비교하면서 짚어준다. 효과적인 운동하는 방법으로 ‘산수 트레이닝’을 알려준다. 이를테면 윗몸 일으키기나 스쿼트 같은 운동을 일정한 양으로 하는 것보다 매일 횟수를 늘려가는 것이 몸을 더 잘 만들 수 있다고 조언한다.

 

 

<몸꽝멸종 프로젝트>는 다른 책에 비해 크기가 작다. 한 손으로 들고 읽기에 부담이 없는 크기라 휴대하기엔 좋지만 본문 글의 양이 많은 경우 글자크기가 상대적으로 작게 느껴졌다. 하지만 책에 담겨있는 내용을 따져보면 그 정도의 불편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 숙달이 될 때까지 한동안 갖고 다니면서 틈틈이 보면 좋을 것 같다.

 

 

기억해! 몸짱이 되는 건 한 번 정상에 도달하면 되는 등산이 아닌, 평생 오르는 등산이라는 것을 - 3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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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1년차 - 초보도 따라 하기 쉬운 즐거운 달리기 프로젝트
다카기 나오코 지음, 윤지은 옮김 / 살림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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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경주에 다녀왔습니다. 밤에 출발해서 다음날 새벽이나 낮까지 경주시내 일대를 걷는 <신라의 달밤 걷기 대회>가 있었거든요. 66km 풀코스와 30km 단축코스가 있는데 전 단축코스에 도전했어요. 걷기 대회 전에 체력과 근력을 키우기 위해서 그렇게 좋아하던 밀가루 음식과 절연하고 대신 계란이나 두부 같은 단백질 음식을 꼭 챙겨 먹었구요. 동네 여기저기를 걷고 갈맷길도 다녔습니다. 이 정도면 30km는 무난하게 걸을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가 생기더군요. 바로 날씨! 행사날 비가 오고 바람도 세게 불거라는 일기예보에 걱정이 밀려왔습니다. 제대로 된 운동복(등산복)도 장비도 없는데 비라니! '30km 완보'라는 제 목표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도 다음날 하늘의 표정은 밝았고 저와 일행은 순조롭게 출발해서 목표한대로 30km를 완보할 수 있었는데요. 사실 코스 막바지에 이르러 발과 몸의 이곳저곳이 비명을 질러댔지만 꾹 참는 것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더군요. 완보한 사람에게 주어진다는 완보증과 메달을 받아야겠다는 생각, 따끈한 사발면과 시원한 막걸리를 들이킬 욕심에 힘들지만 부지런히 발을 놀렸답니다. <마라톤 1년차>의 다카기 나오코처럼 말이죠.

 

‘초보도 따라 하기 쉬운 즐거운 달리기 프로젝트’라는 부제가 달린 <마라톤 1년차>는 만화입니다. 책의 출간시기가 걷기 대회를 준비하고 있을 무렵이었는데요. 마라톤과 걷기라 다른 점이 있긴 하지만 만화라서 부담이 없을테고 약간의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읽었는데요. 저자인 다카기 나오코가 직접 마라톤을 시작하면서 직접 겪었던 체험들로 이뤄진 책이어서 생각보다 크게 도움이 됐어요. 일단 운동과 그리 가깝지 않은 일상을 살았다는 것에서부터 무작정 시작하고 마는 무대뽀(?)적인 성격, 때마침 함께 하겠다고 선뜻(?) 나서는 지인들까지. 어쩜 이리도 비슷한 부분이 많은지... 사실 제가 무작정 30km 야밤걷기를 하겠다고 선포하고 나섰을 때 남편은 우려 섞인 반응을 보였어요. 발이 아파서(제가 족저근막염이거든요. ㅠㅠ) 등산도 못하면서, 등산복도 없으면서 아무리 걷기지만 30km를 어떻게 하겠느냐고 복장부터 제대로 갖추라고 했는데요. 전 오히려 듣는둥 마는둥했습니다. 기본적인 것만 있으면 복장에 힘을 줄 필요가 없다고 <마라톤 1년차>에서 그랬거든요.

 

풀 마라톤을 목표로 저자는 우선 5Km 마라톤에 참가하는데요. 코스 도중 급수소에서 물을 마시는 거나 페이스를 조절하는 부분이 서툰 모습을 보이지만 완주에 성공하면서 달리는 재미를 느끼기 시작합니다. 프로 러닝 코치에게 달리는 자세에 대해 직접적인 조언을 듣기도 하는데요. ‘맥주가 맛있어지도록 달리는 방법’으로 달리는 대목은 정말 코믹 그 자체였습니다. 인상적이고 독특한 부분도 많았어요. 샤워할 수 있는 시설이 완비된 만화까페도 그렇고 참가자에게 거봉을 서비스로 주는 대회, 자신의 한계를 넘어 힘겹게 달리는 참가자에게 먹을거리와 응원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 참가자와 구경하는 사람 모두 마라톤이라는 행사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 정말 좋아보이더군요.

 

그리고 드디어 목표했던 마라톤 풀코스. 42.195Km를 달리기 위해 저자는 하와이의 호놀룰루 마라톤에 참가하는데요. 무사히 완주했을까요? 궁금하신 분은 책으로 확인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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