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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만 Feynman
짐 오타비아니 지음, 이상국 옮김, 릴런드 마이릭 그림 / 서해문집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양자역학 분야에서 업적을 남긴 천재적인 물리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 그리고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 '물리학 강의' 등의 책을 썼던 저명한 작가.... 실제로 이 사람에 대해서 알고 있는 이런 몇 가지의 단편적인 지식에도 불구하고 괜시리 '파인만'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은 것은, 그나마 물리학에 대해서 조금 관심이 있다는 것과 그가 쓴 책들을 아직 읽지는 못했지만 얼마 전부터 보관함에 담아 놓고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며 살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사실에서 비롯된 듯 합니다. 상대성 이론 자체에 대해서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아인슈타인이라는 인물과 상대성 이론이라는 말이 생소하지 않고, 역학에 대한 이해가 조금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뉴튼이라는 사람과 만유인력의 법칙이라는 용어가 전혀 거부감 없이 느껴지는 것과 비슷한 것이지 않을까 합니다. QED에 대해서는 텔리비젼 과학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기억이 전부이고 이해를 위한 기본지식도 노력도 없었지만, QED라는 용어가 양자역학에 대한 용어이고 파인만이 이 분야에 업적을 남겼고 일반인을 위한 책을 쓰기도 했다는 사실만은 내 머릿속에 또렷이 친근함으로 자리잡고 있으니 말입니다. 제대로 안다는 것과 알고 있다는 듯이 느끼는 것과의 괴리가 생각보다 훨씬 크겠지만, 어쨌든 파인만과 양자역학, 그리고 QED라는 말들이 낯설지만은 않은 상태에서, 그의 인생을 만화로 다룬 이 책을 대하게 되었습니다. 만화라면 그가 심취했던 물리학에 조금 더 쉽게 다가설 수 있으려니 하는 기대도 있지만..... 결국 다 읽고 나서 느끼는 것은 이 사람의 인생에 대해서는 조금 더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었지만, 그가 했던 물리학의 영역에 대해서는 여전히 하얀 백지 상태에서 거의 벗어나지 못했다고 고백해야 할까나 봅니다.   

 리처드 파인만은 1918년 5월 11일 뉴욕시 퀸즈의 파 락어웨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이 책에서도 티라노사우르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나오지만, 유대인이었던 그의 아버지 멜빌 파인만은 파인만이 어렸을 때부터 단편적인 대답보다는 많은 질문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왔던 훌륭한 선생님의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어린시절부터 자신의 실험실을 가지고 여러가지 실험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는 단순한 물리학자로서의 삶만이 아니라, 라디오를 수리하거나 금고와 자물쇠를 여는 일, 작가나 화가, 그리고 악기 연주자로서의 재능도 함께 지니고 있었고 유머와 재치도 출중하였습니다. 1939년 MIT를 졸업하고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습니다. 2차 세계대전 중에는 원자폭탄 개발계획인 맨하튼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하였고, 전쟁 후인 1945년에는 코넬대학교 이론물리학 조교수로, 1950년 캘리포니아 공대 교수로 재직하였습니다. 코넬대학 시절부터 양자전기역학(QED)를 연구하였으며 이후 '재규격화이론'을 완성하였는데, 1965년에 이 업적을 인정받아 J.S. 슈윙거, 도모나가 신이치로와 함께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합니다. 이 책에서 파인만이 자신이 완성한 재규격화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이상한(?) 그림은 파인만이 직접 고안한 '파인만 다이어그램(Feynman diagram)'인데 이론 물리학에서 널리 이용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업적 이외에도 그가 행했던 캘리포니아 공대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물리학 강의로도 유명한데, 후에 '물리학 강의'라는 책으로도 출간되었고, 이 책에서도 파인만이 물리학을 대중이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실제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여러 책들을 출판하여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르기도 합니다. 20세기에 거시적 세계를 다루는 물리학에서 아인슈타인이 대표적인 인물이라면 미시적 세계를 다루는 분야에서는 파인만을 대표적인 인물로 꼽을 수 있습니다. 형식과 권위를 거부하고 창조적이고 주체적인 사고를 끝까지 유지했던 그의 삶의 모습 또한 많은 이들에게 매력으로 남았습니다. 1988년 암으로 투병 중 69세의 나이로 사망하하였습니다. (네이버 백과사전 참조)

  한 사람의 인생을 깨알같은 글씨로 채워진 책으로 표현한다 해도 만만치 않은 일일텐데, 만화라는 형식으로 표현한다면 훨씬 단순화시키고 축약해서 표현해야 할 것입니다. 그림이라는 형식이 주는 장점이 있기는 하겠지만, 단순히 어린시절부터 나열하는 연대기적인 방식으로는 복잡스런 인생을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니까요. 또한 늘어나는 양도 문제가 되겠지요. 그런 면에서 이 책의 이야기 전개 방식이 궁금하였는데, 저자들은 파인만이라는 인물의 삶을 관통하는 하나의 굵은 주제에 중심을 두고 파인만이 화자로서 직접 현실에 등장하기도 하고 독백과 회상을 통해서 직접 화자로서 말한 내용과 연관된 사건이나 생각들을 곁들임으로서 과거와 현재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방식으로 그러한 어려움을 해결한 것 같습니다. 파인만의 삶 자체가 아니라 형식과 권위에 얽매이지 않고 창조적이고 주체적인 사고를 하면서 물리학의 영역을 헤쳐나가던 삶의 맥락에 더 포인트를 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필요하다면-실제 가장 중요한 부분이겠지만- 물리학 자체에 대한 설명도 마다하지 않고 독자들에게 들이밀고 있는데, 쉽게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가만히 읽고 있노라면 물리는 역시나 어려워하고 물러서기 보다는 그가 했던 학문에 대한 궁금중이 훨씬 커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가 쓴 가벼운 책들도 읽어보고 싶지만, QED 강의나 물리학 강의 같은 책들이 더 흥미를 일으키는 것을 보니, 이 책은 단순한 파인만의 일생을 그린 만화라기보다는 물리학의 매력에 흠뻑빠져 살았던 한 괴짜같은 천재 물리학자를 통해서 물리학이 가지는 오묘함과 끝없는 매력을 은근히 내 비춰주고 있다고도 하겠습니다. 이 책을 통해 대하게 된 파인만.... 이 사람이 살았던 삶도 흥미로웠지만, 그가 빠져살았던 물리학이라는 학문이 더 궁금해지는 시간입니다....  독자로서 이리 궁금증이 부푸는 것은 파인만의 삶이 지닌 매력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의 삶의 맥락을 멋지게 풀어낸 저자들의 노력의 결실-또한 이 책의 매력-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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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과학>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이번 10기 때도 여전히 인문/사회/과학 신간평가단 발을 담그게 되었지만, 여전히 인문/사회는 내게 낯선 분야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는 듯 합니다. 9기 마지막에 파인만에 대한 책이 선정되어 그나마 마지막에 붙은 '과학'이라는 말이 공갈은 아닌 것으로 판명 되었는데..... 10기때는 좀더 다양한 분야 -내심을 말하면 과학분야-의 책들이 선정될 수 있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  

1. 진화의 종말 

   진화라는 말이 단지 생물학적인 측면에서만이 아니라 인간 사회를 이루는 모든 분야에 응용되고 있는 현재에 이르러, 진화의 정점에 있다는 호모 사피엔스가 이 지구를 지배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문화적 진화'라는 관점에서 해석한 책이라고 합니다. 지구의 '지배적 종 (dominant animal)'인 인간이 어떻게 '멸종 위기종'으로 몰리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있답니다.... 

 

 

 

 

 

2. 과학,  사실과 사기 사이에서  

    

 이런 책을 대할 때면,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의 사람들은 황우석 박사와 연관된 일련의 사건이 먼저 떠오를 것 같습니다. 일견 명확한 사실로 이루어져 있을 것만 같은 과학적 사실에 끼어드는 과학 부정행위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는데.....우리를 놀래키는 과학적인 사실이나 발견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한번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공정사회란 무엇인가  

  기억에....'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관심을 끌었던 때, 현 정부에서는 공정한 사회를 외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공허한 정치구호를 끝나지 않으려면 공정사회라는 개념부터 명확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일독하는 것도 도움이 될 듯하다는.... 

 

 

 

 

 

4. 글자로만 생각하는 사람, 이미지로 창조하는 사람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의외로 어렸을 때는 정상적인 학습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에디슨이나 아인슈타인에 대한 이야기는 이런 저런 식으로 각색되어 사람들사이에 회자되는 내용이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어려움을 시각 이미지라는 개념으로 접근하여, 창조력의 근원이 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지로 생각한다는 것, 창조력 등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5. 신경윤리학이란 무엇인가  

  과학이 다룰 수 있는 분야는 어디까지.......! 윤리학과 도덕, 인간의 감정과  마음 등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과학과 인문학의 경계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부질없는 편견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 책도 그런 의미의 대담한 발상과 생각의 전환을 담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젠 신경과학과 뇌과학이 인간의 윤리적 문제를 논하기 시작한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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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신간평가단 2011-10-11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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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좌파]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강남 좌파 - 민주화 이후의 엘리트주의 강남 좌파 1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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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준만의 강남 좌파론 

  '강남 좌파'라는 용어는 강준만 교수가 2006년 5월 <인물과 사상>에서 '생각은 좌파적이지만 생활수준은 강남 사람 못지 않은 이들'이라고 정의하면서 사용되었지만, 노무현 정권이후에는 '보수 진영이 486 세대의 진보인사들을 꼬집어 사용'하면서 '정치적, 이념적으로는 좌파지만 행동은 '강남 주민스럽다'는 상당히 부정적인 뉘앙스'를 담아 주로 비판적으로 사용하던 용어였습니다. 물론 강준만 교수는 단순히 보수 진영에 부정적인 딱지 붙이기에 이용하라고 '강남 좌파'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아니고, 오히려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한 축으로서 기능하기 시작한 '강남 좌파'적 성향의 집단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어 정당한 평가와 비평을 하기 위한 시도를 한 것이라고 보아야 겠습니다. 이 책의 서론에 강준만 교수는 당시의 <강남 좌파: '엘리트 순환"의 수호신인가?>라는 글에서 제시했던 강남 좌파 현상의 명암을 다시 싣고 있습니다. 긍정론으로는 '첫째, 상류층 사람이 진보적 가치를 역설하는 것은 그들의 파워를 생각한다면 하층 계급에 큰 힘이 된다', '둘째, 상층에도 진보가 있고 하층에도 진보가 있다면, 그 반대도 성립할 것이고, 이는 갈등의 양극화를 막는데 도움이 된다', '셋째, 위선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상류층에 속하면서도 하층계급을 생각하는 마음이 고맙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정론으로는, '첫째, 권력과 금력을 누리면서 양심과 정의의 수호자로 평가받는 상징자본까지 갖겠다는 것은 지나치다', '둘째, 진보를 더 많은 권력 및 금력을 쟁취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다', '셋째, 강남 좌파의 진보 프로그램은 말로만 강경한 속성이 있어 실천보다는 당위의 역설로 그칠 가능성이 높고, 오히려 해낼 수 있는 실천마저 어렵게 만들수 있다'는 점을 꼽고 있습니다. 이어서 '강남 좌파에 대한 논의는 좌우를 막론하고 한국의 엘리트의 본질과 맞닿은 문제'이며, '강남 좌파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제기하는 문제의 핵심은 엘리트의 위선'임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강남 좌파는 이념에 관한 문제라기보다는 엘리트에 관한 문제라는 인식의 전환'이 선행되어야 만이 생산적인 논쟁이 가능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르러서 강준만 교수는 '모든 정치인은 강남 좌파다' 라고 선언합니다. '좌우를 막론하고 리더십을 행사하는 정치 엘리트가 되기 위해서는 학력이나 학벌, 생활수준에 이르기까지 어느 정도 사회적 성공을 거두어야 하므로' 정치 영역의 좌파는 모두 강남 좌파일 수 밖에 없고, '우파라도 서민을 상대로 포퓰리즘 자세를 취하고, 말로는 는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는 이타적 자세를 유지'하는 것을 볼 때, 이러한 행태에 좌파의 요소가 농후하고 좌파적 행동과 다를 바가 없다는 점에서 '모든 정치인은 강남 좌파'라고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에는 노무현과 유시민, 문재인, 조국 등의 당연시 되는 인물들 뿐 아니라, 박근혜와 오세훈 같은 우파적인 인물들에 대한 분석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 시대의 강남 좌파 (또는 우파)와 그들의 초상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흥미로운 것은 앞에서와 같은 강남 좌파의 실체에 대한 논의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3장 '노무현 시대의 강남 좌파 논쟁'에서부터 10장 '오세훈의 따뜻한 보수'에 이르는 각각의 인물에 대한 강남 좌파론에 입각한 분석 , 평가 및  비판에 담긴 내용 들이었습니다. 현재 우리 정치계를 뒤흔들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들을 그들이 공인으로서 살아온 날 들의 무게만큼이나 쌓인 신문 등의 각종 자료를 통해서 날카롭게 분석하고 평가하고 비평한 내용은 그저 매스컴에 노출된 이미지를 통해 막연하게 형성된 그 인물들에 대한 나의 관념과 평가가 얼마나 허약한 바탕위에 부질없이 지은 것들인지를 새삼 느끼게 만들고 반성하게 하는 점이 있기에, 내게는 무척이나 흥미롭고 관심이 가는 부분이었던 듯 합니다. 국민들에게 극과 극의 평가를 받는 노무현 대통령의 성공과 실패에 담긴 강남 좌파 논쟁, 문국현의 창조한국당의 실패한 정치실험과 오마이뉴스의 강남 좌파 띄우기, 진보집권플랜이란 책을 통해서 다시금 부상하는 조국과 오연호, 그리고 오마이뉴스, 대부분의 이슈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지만 여전히 강력한 차기 대권주자로서 흔들림이 없는 박근혜의 인기비결과 그 안에 담긴 의미와 문제점, 분당 재보선을 통해 재기한 손학규의 과거와 미래의 정치역정에 대한 담론, 노무현 정신을 팔고(?) 다니는 노무현의 후계자(?) 유시민의 마키아벨리적인 이중성과 강약점, 최근 '문재인의 운명'이란 책으로 국민들의 관심의 중심으로 돌아온 문재인의 가능성과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과거의 역할에 대한 반성 및 미래의 능력에 대한 평가의 부재, 무상급식 찬반 투표를 몰아붙이며 장렬히 전사(?)한 우파의 노무현을 연상시키는 오세훈의 전투적 프레임 전략 등의 이야기에는 새로운 정권을 탐내는 -노무현 대통령과 아마도 문국현을 제외하고- 우리 시대의 강남 좌파들에 대한 모습-적어도 신문 등의 매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던 그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겨있다는 생각입니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자신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지하거나 비판했던 이들에 대한 상당히 낯선 모습과 비판을 마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우리 시대의 강남 좌파 (또는 우파)의 초상이라고나 할까요....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벽' 대신 '다리' - 소통하는 정치를 위한 저자의 고언 

 아마도 강남 좌파에 대한 논의의 중심에는 '다음 정권은 어디로 넘어갈 것인가' 관심이 담겨 있을 것입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인물들 대부분도 차기 또는 차차기 대권의 유력한 후보들이라는 면에서, 그리고 우리의 정치가 언급된 정치 엘리트의 문제와 연관된다는 점에서 끊임없는 관심과 논쟁의 중심에 서있는 인물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논점은 강남 좌파라는 프리즘을 통해서 우리 정치권의 유력한 인물들을 분석하는데 그치지 않고, 강남 좌파라는 용어가 담고 있는 문제의 본질을 짚어보고, 그 안에 담긴 가능성과 부족함을 극복하고자 하는데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매번 정권이 바뀌면서 우리가 확인하고 또 확인한 사실이 정당과 정치인들이 표방한 이념과 노선보다는 각기 생각이 다른 정치 세력과 유권자들 사이에서 어떻게 타협과 화합을 이뤄내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었음을 지적하면서, 엘리트 정치의 연장으로서의 강남 좌파론이 가지는 문제점이자 우리 정치의 문제점이 '인물중심주의'와 '승자독식주의'에 있다고 보고, 저자는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통과 화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승자 독식에서 자유로운, 권력자의 자의에서 자유로운 인사와 예산 영역의 투명한 제도화를 통한 비무장지대의 확대', '전부 아니면 전무인 인물 중심형 참여에서 벗어나 모든 정치 세력과의 소통을 배제하지 않는 목적 지향형 참여로의 인식의 전환', '권력 중심적인 인정 투쟁-세상사람이 알아주는 맛을 목적으로 입신양명을 추구하는 방식-문화에 대한 성찰 및 극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정치에서는 집권을 위해서는 이미지화된 스타 정치인이 더 중요하게 생각되고, 열성적인 지지자를 끌어모으기 위해서는 소통이 거부되는 노골적이고 공격적인 편향성(당파성)을 이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엄연한 현실임을 부인할 수도 없다는 점에서 저자의 말처럼 그의 소통을 위한 고언은 '영원히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일수 밖에 없을 수도 있지만, 대중의 입장에서는 '결코 체념해 버릴 수 없는 꿈'이기도 하지 않을는지....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다음 대선에서는 대권을 위해 허망한 공약을 부풀리는 정치인들 보다는 대결과 갈등보다는 소통과 화합을 이루어가는, 그리고 과거를 돌아보고 스스로를 반성하고 성찰할 줄 아는 그런 강남 좌파 (또는 우파)를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이젠 그 누구건 더 이상 진보의 집권을 말하거나 보수의 집권을 말해선 안된다고 말하고 싶다. 노무현 정신의 계승을 역설하는 문재인 등 친노 세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명박 정권이 나라를 망친다"고만 외쳐댈 게 아니라, 왜 노무현 정권 시절 반대파들도 그런 말을 했는지, 이명박의 지지율이 그래도 노무현의 재임 때보다 더 높다는 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그게 모두 조중동 탓인지, 우리는 선이지만 그들은 악이라는 것인지, 양쪽이 더불어 살 수 있게끔 하는 비전은 무엇인지, 이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해야 하는 게 아닐까? 진보건 보수건 그들은 이미 집권을 통해 처절한 실패를 온 국민에게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국민은 그들이 무슨 이유 때문에 실패했다는 것인지 전혀 듣지 못하고 있다. '우파들의 반대와 저항 때문에' 또는 '좌파들의 반대와 저항 때문에'라는 이유만 지겹도록 들었을 뿐이다. 그게 진실이라면 양쪽 모두 어떻게 앞으로 그런 반대와  저항을 넘어서겠다는 말을 할 법도 한데, 또 이에 대해선 아무런 말이 없다. 그저 양측 모두 목숨 걸고 상대편을 적대시하도록 부추기는 '증오 마케팅'의 현란한 쇼만을 원 없이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이제 더 이상 그래서는 안 된다. 보수건 진보건 집권을 말할 게 아니라 집권 이후 어떻게 소통과 화합을 이루겠다는 청사진을 말해야 한다. -p405~406, 맺는말 '소통과 화합을 위해서' 중에서 

 (출판사 제공도서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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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질문입니까? -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가 최고의 인재를 찾아내기 위해 던지는 60개의 질문과 천재적인 답변들
존 판던 지음, 류영훈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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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그거 아는가? 세상이 정말로 흥미로워지는 시점은 바로 겉보기에는 무해한 일상적 질문 뒤에 숨겨진 생각과 쟁점을 탐구하기 시작할 때라는 것을. - p9, <한국의 독자들에게> 중에서  

 달팽이도 의식이 있을까? 60여개의 질문 중에 가장 흥미롭고 눈에 뜨였던 질문이지만 막상 내 생각을 정리하려니 머릿속에서 "있을까? 없을까? 어떻게?" 등의 생각만이 이리저리 맴돌며 그럴 듯하게 정리된 생각이 만들어지질 않습니다. 저자가 말한대로 먼저 '의식이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에 대답을 해야 할 것이고, 또한 '그런 의식을 어떻게 우리가 파악할 것인가?'의 문제도 해결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의식에 대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잔뜩 늘어 놓은 뒤에 '결국 우리는 달팽이의 의식에 관해서는 달팽이만큼도 모른다'고 손을 들어 버립니다. 분명 달팽이 나름의 세계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겠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또한 우리가 의식이라고 할 만한 것이 존재하기는 하는 건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어요'라고 간단히 넘어가 버리는 셈입니다. 무척 솔직한 답변이지만 왠지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사과란 무엇일까? How would you describe an apple? 처음 대할 때, 이 문제에 대답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닐 듯 합니다. 빨간 모양의 주먹보다 조금 더 큰 -물론 훨씬 큰것도, 더 작은 것도 있고, 청사과도 있지만...- 동그란 과일, 안은 하얗고 과즙은 달콤하기도 하지만 완전히 익지 않으면 신맛이 나기도 하는... 등등의 실제 과일로서의 사과에 대한 표현이 나의 대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사과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읽다보면 내 사고의 단순함과 내 대답의 순진함(?)에 이내 부끄러움(?)이 솟아 납니다. 성경속에서는 인간을 유혹하기 위한 선악과였고, 뉴튼에게는 만유인력의 문제였으며, 빌헬름 텔에게는 아들의 목숨을 건지기 위한 과녁이었던 과일. 화가에게는 너무도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낼 수 있는 정물의 대상이고, 수학자에게는 기하학적 관점에서 결코 완전하게 표현할 수 없는 '사과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복잡성을 지닌 대상이며, 식물학자에게는 배과 과일로 장미과의 사과 나무속에 속하는 ...이라는 설명으로 시작할 수 있는 과일. 요리사에게는 돼지고기 요리와 찰떡 궁합을 과시하는 과일이고, 과일 장수에게는 자신의 일용할 양식을 채워주는 상품이고, 아이폰의 애플에게는 세상에 자랑스럽게 내놓을 수 있는 자신들이 상표..... 가장 고귀한 과일임에 틀림없지만, 인간의 역사 속에 아로새겨진 사과는 단순히 과일로서 표현하기에는 너무도 넒고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 듯 합니다.  

 스스로 영리하다고 생각하나? 라는 물음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옥스브리지의 면접관들이 입학 논술시험을 치르러 온 수험생에게 낸 60개의 문제들을 모아 놓고, 저자가 자신의 관점에서 적절하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그 물음들에 대한 답을 적어 놓은 것입니다. 저자가 적은 대답은 차치하고서, 출제된 문제들만 먼저 들여다 보면 첫 질문이 풍기는 포스(?)처럼 까다롭고 이상하고 기이한 문제들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 아이들 누군가가 그런 질문을 했다면, 조금 이상한 녀석 또는 엉뚱한 녀석으로 취급했을 수 있는 것들, 심하게 말하면 어딘가 조금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할 수도 있을 만한 질문들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것들이 옥스브리지의 논술시험에 나왔다고 하니 감히 그런 식으로 매도할 수는 없는 일이고, 세상을 바라보고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서 접근하는 우리 식의 방식이 얼마나 왜곡되었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도 같습니다. 여하간 주어진 질문들이 교묘하고 기이한 만큼 수학 문제를 풀듯이 딱 떨어지는 답이 있을 수는 없는 문제이고, 중요한 것은 이 문제들을 대하면서 얼마나 다양하고 깊이있게 생각을 하고 주어진 주제에 대해 얼마나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그리고 때로는 질문만큼이나 기이하고 교묘하며 재치있는 대답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인 것 같습니다. 또한 이런 기묘한 질문을 쏟아내는 면접관들의 관점도 정답을 찾아서 공부만 한, 성적은 좋지만 평범한 학생들 중에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고 사고체계를 작동하여 깊이 있고 창의적인 사고 영역까지 도달할 수 있는 정신적인 예리함을 지닌 학생을 찾아내는 데 주안점이 주어져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잠시 멈추어서서 생각하는 여유를 갖는 즐거움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자신이 답한 질문들의 난해함과 그런 문제에 그럴 듯한 대답을 써 내려간 자신의 박학다심함이 아닌, 기묘한 문제들 앞에 서서 잠시 생각하며 그 문제들을 바라보노라면 세상이 흥미로워지기 시작한다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흥미로움을 갖는 것은 우리가 일상을 타성에 젖어서 흘려보내는며 무료하다고 탓할 것이 아니라 그런 일상을 조그만 비틀어서 생각하고 호기심을 보인다면 충분히 가능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책에 주어진 문제에 대한 대답을 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는 지식과 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세상을 대하는 방식의 문제라는 이야기라고 이해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우리 나라에서 이 책이 흥미를 끌고 인기를 얻는다면, 결국은 생각의 즐거움을 얻는 신선하고 자극적인 질문을 담고 있다는 의미에서보다는 입시와 면접이라는 지식과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방편으로서의 기대감 때문이지 않을는지 하는 노파심이 앞서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노파심과 별개로 이 책을 대하는 모든 이들이 -어른들도, 학생들도, 아이들도- 긴장을 풀고 마음 편히 자신만의 대답을 찾으며 즐길 수 있는 흥미로운 독서 시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만약에 영리함으로 사람들을 매혹시킬 수 없다면 허풍으로 당혹케 하라. - 미국 코미디언 '필즈' 

 (출판사 제공 도서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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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은 왜! 사라지는가 - 배부른 세계의 종말, 그리고 식량의 미래
빌프리트 봄머트 지음, 전은경 옮김 / 알마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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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의문 발표는 이제 그만 두어야 한다. 기아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도우려면 배만 불릴 것이 아니라 배를 불릴 수 있는 사람으로, 자기 소유의 땅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자기 자신과 이웃을 부양할 수 있는 농민들로 만들어야 한다.' 자립을 위한 지원, 즉 낚시질을 가르쳐야 한다는 가난한 자들의 격언이 회의장에 퍼졌다. 배고픈 사람에게 생선 한 마리를 주면 그는 하루 동안만 배가 부르지만, 낚시질을 가르치면 늘 배부르다는 격언이다....(하지만) 세계식량회의는 어스름한 회랑이나 로비에서 일의 전개에 영향력을 미치는 다른 신호와 다른 관심사를 따랐다. 식량농업기구의 방향을 뒤에서 조종하는 정치적, 경제적 로비스트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p315

 분명 아직까지는 곡식의 생산량이 세계를 먹여 살릴만큼은 되는 듯 한데, 왜 인류의 절반은 굶주리고 있고, 기아는 사라지지 않는 것일까? 이 책이 제기한 인류의 식량문제를 현재의 시점에서 바라본다면 먼저는 이렇게 질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 제목처럼 '식량은 왜! 사라지는가?' 또는 '최근 곡물 가격이 롤러코스터를 탓던 이유가 무엇일까?'라고 물을 수도 있겠고, 미래를 생각한다면 '21세기에는 인류의 식량난이 해결될 것인가?'라는 순진한 의문에서부터 현재의 세계가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면 분명 '21세기는 새로운 기아의 세기가 되지 않을까?'라는 비관적인 생각까지 다양한 의문들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는 주변에 식량문제로 인한 위기가 닥치지 않았기에 마음에 여유가 조금 있을 수는 있지만,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는 지구상의 곡물 - 즉 식량-이 사라지게 되는 이유들을 들어보면, 분명 식량문제에 대한 인류의 미래가 그리 희망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식량은 왜 사라지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의 많은 부분은 이미 우리가 들었던 이야기들의 반복입니다. 꼭 식량과 연관된 주제가 아니였고 또한 단편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기후의 변화와 땅의 사막화, 육식의 증가에 따른 사육을 위한 곡물 사용의 증가, 바이오 연료와 경쟁하게 된 곡물시장의 사정, 대형화와 기계화 된 농업방식으로 인한 소농의 몰락 등에 대한 이야기는 이런 저런 문제들과 얽혀서 우리들의 귀에 익은 이야기들입니다. 다만 그것들이 이 책에서처럼 심각해지는 식량문제와 연관되어 한꺼번에 독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적이 많지 않았을 뿐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저자는 현재와 미래의 식량 위기의 원인으로 기후변화가 가장 중요한 요인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이 가져오는 환경변화가 결국 많은 지역에서의 수확량 감소를 초래하고 직접적으로 기아와 연관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바람과 물에 의한 침식과 염분화로 인한 비옥한 토양의 감소, 농업에 필요한 물 비축량의 감소 및 낭비, 고성능 작물이나 대량 축산 등으로 인한 물사용량의 증가 및 종의 다양성 소멸, 그로 인한 질병에 대한 취약성 증가, 인류의 육식 소비 증가로 인한 곡물을 사용해야만 하는 대량 축산에 대한 의존성 증가, 바이오 연료에 대한 갈망과 환상으로 인한 곡물의 연료화 경향, 인구의 과도한 증가 등이 저자가 지적하는 최근의 세계 식량 위기의 원인들이자 미래 인류의 식량난을 부채질하는 원인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직접적인 원인들의 이면에 은밀히 존재하는 집권을 위해 식량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을 거부하고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이용하는 부도덕한 정권들, 지구 반대편의 굶주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녹색혁명 -농업의 대형화 상업화로 이해해도 될 듯-의 환상에 빠져 가난한 나라들을 위한 현실적인 개선안에 딴지를 거는 선진국들과 거대 농업 콘체른의 뻔뻔함, 선진국 등에서 식량 문제가 어느 정도 완화된 뒤에 농작물 등과 관련된 연구비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정상적인 연구를 시행할 수도 없고 획기적인 결과물을 도출할 수 없게 된 현재의 상태, 식량문제를 해결했다고 환호했지만 결국 물부족 등의 문제를 더 부채질하고 대부분의 나라에서 가진 자, 부유한 자들의 배만 불린 녹색혁명의 적나라한 실태 등에 대한 저자의 고발은 인류에게 닥친 식량문제에서 더 큰 걸림돌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가끔씩 식량 안보에 대한 논쟁이 일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최소한의 식량을 자급자족할 능력을 보유하지 못한다면, 식량이 넘쳐날 때는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여러가지 요인으로 인해 곡물 공급이 부족하게 되면 우리나라도 꼼짝없이 거대 곡물 콘체른이나 식량 수출국의 횡포에 그대로 노출되어 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염려가 그러한 논쟁의 주요 요지일 것입니다. 그러한 문제 앞에서 각종 FTA 와 산업화의 진행으로 인해 갈수록 뒷걸음질하는 우리 농업의 미래를 이야기한다는 것이 그리 희망적일 수는 없겠지만, 저자가 다룬 아프리카 등의 소농의 활성화 방안이나 임업과 농업의 혼농 성공 등의 다양한 사례들이 우리의 현실에서도 좀더 튼튼한 농촌의 기반을 다지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2008년의 식량위기가 우리에게 큰 생채기를 낸 것은 아닌 듯하지만, 그러한 영향력에서 우리나라라고 안전하게 벗어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설탕이나 밀가루 등의 몇몇 식료품의 가격 문제를 통해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그런 개별 문제를 난감하게 바라보던 우리의 시선을 더 근본적인 부분에 다가서게 하고, 그 문제가 나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 아닌 우리의 문제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줍니다. 그리고 문제 제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눈앞에 다가선 미래의 식량 위기에 대한 분석을 통해 합리적인 대안과 성공사례들을 제시하고 있다는 면에서 저자의 성실한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또한, 냉정하게 외면하는 것보다 나을수도 있지만, 우리가 가난한 나라를 돕겠다고 별 생각없이 보내는 헌옷가지가 그 나라의 영세한 사업가를 파산하게 만들수도 있고, 우리가 보내는 빵 한덩어리, 고기 한 조각이 현명하게 계획되지 않는다면 온갖 어려움 속에서 버티는 그 나라의 영세한 농부를 절망에 몰아넣을 수도 있다는 사실도 항상 기억할 수 있기를....

 국제정치는 성경공부 모임이 아니다. 여기서는 영향력과 돈과 지위가 중요하다. 식량농업기구도 마찬가지다. 온갖 수단이 동원된다. -p327  

 (출판사 제공도서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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