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립초등 백서
이유종 외 지음 / 주니어김영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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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식을 가진 부모라면, 그리고 조금이라도 자녀교육에 관심을 가진 부모라면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되면 이런저런 고민이 생기게 될겁니다. 그 고민의 대부분은 아이가 더 나은 환경과 시설에서, 더 나은 교육을 받게 하고 싶은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구요. 그래서 더 좋은 학군을 따지고, 더 잘 가르친다는 학원을 찾아서 발품을 파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 열혈(?)부모님도 많을 거구요.

 이 책은 부모님들의 이런 고민 중에 하나인 사립학교에 대한 많은 정보를 주고 있습니다. 그 동안에는 인터넷이나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전해들은 '~카더라' 통신에 주로 의존하여 좋은 사립 학교를 찾아나서던 부모님들께 나름대로 균형잡힌 시각에서 여러 사립 초등학교와 국립 초등학교의 특징과 장점을 소개해 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물론 아이를 정말 사립학교에 보내기로 작정한 부모라면 이 내용들은 참고만 하고, 아이의 특성을 고려하여 아이에게 적절한 교육과 환경을 가진 학교를 직접 찾아서나서고 둘러보아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지만, 무작정 헤매지 않고 이 책의 기초정보를 근간으로 하나하나 찾아나설수 있는 안내자 역할을 해 줄수 있다는 의미에서는 시간과 발품을 많이 아껴줄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꼭 아이를 사립초등학교에 보내겠다는 의미로 이 책을 읽은 게 아니고 내가 생각하던 일반공립학교와 다른 교육환경에서 질좋은 교육을 받는다고 알려진 사립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다는 생각이 앞선거라서, 저자가 말하는 사립에 대한 평가들에 대해 무조건 다 공감을 보내는 건 아니지만, 저자의 말처럼 아이를 위해서는 사립에 더 어울리는 아이가 있고, 공립에 더 어울리는 아이가 있는 것은 사실인 듯 합니다. 그리고 부모의 욕심에서가 아니라 아이의 여러가지 특성에 어울리고 경제적인 면이나 통학에 지장이 없다면 자녀에게 이런 질높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부모로서의 역할이 아닐까하는 동감도 보내는 바입니다. 영어나 예체능 등의 특기적성교육이 다양하고 따로 학원에 보내지 않아도 될만클 체계적이고 질이 높고, 수준별 수업등으로 학습지도가 탄탄하며, 수영장이나 여러 체육활동 시설에서도 공립에 비해서는 뛰어나고, 현실적으로 중요한 인맥형성의 길이 되기도 한다는 등의 나름의 특성이 부모된 자로서 욕심이 생기게 하는 요인임은 분명하지만 저는 어디에 어떤학교가 있고 어떤식의 교육이 어느수준정도로 이루어 지고 있다는 지식을 얻은 것으로도 만족합니다. 내후년 둘째가 학교에 가야할 때까지 마음 한 구석에서 고민을 하기도 하겠지만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어찌보면 있는 사람들의 리그라는 부정적인 시선과 편견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사립학교라는 주제를 우리 나라 교육의 한축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사립학교의 정의부터 시작해서, 사립학교의 장점소개, 지원에서 입학하기까지 과정과 방법, 각 학교의 특징있는 커리큘럼소개, 그리고 마지막 부록에 있는 사립학교별 소개와 홈페이지 주소까지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쓴 저자들의 수고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다 해 줄수는 없지만, 부모가 해 줘야 하는 것들이 있고, 부모만이 해 줄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꿈이 무럭무럭 자라는 세상 -특히 공립을 포함한 모든 학교- 을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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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미의 수학 콘서트
박경미 지음 / 동아시아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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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학하면 고개부터 절레절레 흔들어 대는 사람이 많습니다. 생각만 해도 마음이 편치 못한 기억 하나 둘은 모두 가지고 있을듯 하구요. 그래서인지 처음 책을 대하면서 <수학 콘서트>라는 제목이 왠지 사람들의 마음을 홀리기 위한 하나의 장치로 사용된 미끼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철학콘서트>가 인기를 끌더니, <경제학 콘서트>가 상당히 눈길을 끌었고, 이젠 <수학 콘서트>인가? 하는 식의 삐딱함 이랄까요. 하지만 내 삶에 다가온 책의 내용은 그런 삐딱함을 다행히 멀리 내몰아 주었습니다.

 저자는 음악의 각장르에서 느끼는 자신의 느낌과 유사한 생각이나 영감을 주는 수학의 영역을 대비시켜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분야를 연결시켜 놓았는데, 아직 수학이라면 솔직히 거부감 비슷한 감정부터 앞서는, 내공이 부족한 나는 저자의 분류를 다 이해할 수가 없어서 그런가 보다하고 읽으며 넘어갑니다. 저자는 수학의 각 영역이 콘서트를 연듯이 하나하나 아울러서 연주회를 진행해 가는데, 수학의 심포니인 파이와 로그와 미분의 협연을 들려주고, 수학의 왈츠로 명화 속에 깃든 수학이나 이차방정식, 정다각형의 비밀로 멋진 춤을 보여주고, 수학의 즉흥곡으로 이집트와 바빌로니아 수학과 확률에 담긴 패러독스를 멋드러지게(?) 소개해 줍니다. 콘체르토도 있고, 에튀드, 디베르멘토와 랩소디도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음악에 있어서도 저자는 나보다 한수 위입니다. 저걸 다 이해하고 수학을 다 이해하고 서로 닮은점을 끄집어 내어 나름대로 멋진 음악회를 치뤄냈으니 말입니다. 참신한 발상이 담긴 음악회였습니다. 나 같은 중생들은 자기가 알고 들린만큼만 이해하겠지만 말입니다.

 갈릴레오는 '신이 수학이라는 언어로 우주를 창조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듯이 수학이라는 게 사람의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고안이나 창조물이 아니라 만물속에 깃든 것을 발견해 내는 학문이라는 의미로 들려집니다. 대부분 사칙연산만 할 줄 안다면 세상사는데 크게 불편하지 않기에 우리 주변에 파고든 수학의 세계에 관심이 없지만, 저자가 소개하는 일상에 들어와서 우리에게 보여지고 말을 거는 수학의 영역들을 알게 되면 갈릴레오의 말이 부분적으로나마 이해가 됩니다. 암호의 발전과 거기에 적용되는 수학의 역할, 물건을 공정하게 분배하는 방법, 이제는 일상화된 바코드에 담긴 수학의 비밀, 운동경기나 각종 게임의 리그전 대진표를 짜는 법, 자연 생태계와 행렬의 연관성, 마방진, 달력에 숨겨진 수학의 비밀, 수학의 방정식이나 수식을 이용한 하트 그리기와 짱구 얼굴 그리기, 수학적 시각으로도 멋지게 해석이 되는 라파엘의 '아테네 학당'이나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건축물이나 디자인에 사용될 수 있고 사용되고 있는 각종 수학적 아이디어들, 우리몸의 허파꽈리의 의미를 해석해 주는 프렉탈 구조, 박테리아의 증식에서부터 날씨의 변화까지 각종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찾아내는 카오스 이론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우리삶에 들어와 있는  참으로 다양한 수학의 모습을 알게 되면, 그동안 알지 못했지만 수학의 세계에 둘러싸여 하루하루를 살고 있었노라고 고백하게 됩니다.

 다시 한번 솔직히 말하면 이책을 읽고 거기에 나오는 내용 모두를 정확하게 이해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인지 자꾸 마음 한 쪽에 뭔가 불안전하게 끝냈다는 불편함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숨을 한번 깊게 들이쉬고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내가 몰랐던 것을 새롭게 알게된, 그리고 그려려니 하고 생각하던 곳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며 이런 수학적이 의미가 있었네 하고 감탄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아직도 복잡한 수식은 거부감이 일지만, 내 삶에 이리 친밀하게 들어와 부딪히는 수학의 몸놀림을 느낄 수 있어서 흐뭇합니다. 예전보다 더많이 수학과 친해진 거라고 해야 하나요!

 여담으로, 책의 여러곳에 재미난 수학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232-233 페이지에 "엽기적인 수학답안"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인터넷에 부분적으로 돌아다니던 내용이었는데 수학을 하나도 몰라도 정말 배꼽빠지게 만듭니다. 그 답을  쓴 학생들은 수학에는 둔재일지 몰라도 창의력에서는 아마도 천재가 아닐지. 우리나라에서는 학교다닐때 그렇게 문제 풀이 했다면 아마 수학선생님께 몽둥이 찜질을 당하지 않았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영어니 다행히 불쌍한 우리나라 학생은 아닌듯 하여 안심입니다. 또 한가지 '수학적으로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은 코끼리를 미분한 후에 냉장고에 넣고 그 안에서 적분한다' 랍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멋지게 이해했으니 엽기적인 수학답안을 작성한 학생들같은 수학의 둔재는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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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 호숫가 숲속의 생활
존 J. 롤랜즈 지음, 헨리 B. 케인 그림, 홍한별 옮김 / 갈라파고스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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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을 조용히 들여다 보면 언제부턴가 우리가 이룬 문명이라는 틀과 시간이라는 정해진 틀안에서 쳇바퀴 돌듯이(?)  하루하루, 한시간 한시간 흘려보내고 있습니다. 이젠 그 한시간 단위의 시간 나눔이 사치스러운 이야기가 되어 분단위 때론 초단위로 나누어 시간을 절약하고 분배해서 사용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는듯 합니다. 아이들이 처음시작하는 유치원이나 학교생활도 몇시부터 시작하고, 수업 몇분에 쉬는 시간 몇분 하는 식으로 아이들의 삶을 하루라는 시간의 틀에 끼워 맞추는 과정이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바빠서 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서는 화폐나 그에 상응하는 교환 수단을 매개로 해서,  그걸 자신의 직업으로 삼는 이들에 의해 해결하고, 그들 삶의 필요한 부분 일부를 내가 하는 일로 책임져주는 그런 식의 생활방식이 더욱 가속화 되어 가고 있는 모습이어서, 이젠 이 틀에서 벗어나면 홀로서기가 어려워 질거라는 두려움마저 드는게 사실입니다.

 <캐시 호숫가 숲속의 생활> 처음 책을 대했을 때, 호수와 숲이라는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는, 몸은 문명화된 시멘트 건물들 틈에 있지만 머릿속에 생각만 해도 마음을 울리는 무언가 매력을 느끼게 하는 이 두 단어로 인해서인지 전혀 다른 삶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매년 이 책을 읽겠다고 한 소개글의 글쓴이를 어필했을 만한 그런 낭만을 내마음에 먼저 그린 탓이었을겝니다.  저자의 말처럼 사람이 정한 시간이 삶을 이끌지 않고,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잠자리에 들고, 날씨의 변화와 계절의 변화에 사람이 맞추어 살아가는 여유있는 생활방식에 대한, 그리 살아보지 못한 사람의 비현실적인 환상에 기인하는 그런 기대가 마음속에 일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식의 낭만을 내게 얘기해 주지 않았습니다. 그보다는 훨씬 현실적인 호숫가 숲속생활의 생동감있는 모습을, 그 속에서 살면서 필요한 지식들과 함께 담담히 전해주고 있습니다. 1월 두껍게 눈싸인 숲속의 모습을 시작으로, 얼음이 갈라지는 소리와 눈싸인 응달을 천천히 몰아내며 봄이 오는 숲속의 모습, 그리고 무성해지는 나무들과 함께 사람을 괴롭히는 모기, 등에의 등쌀이 이어지는 여름, 그리고 가을 다시 겨울로 이어지는 일년 12달의  호숫가와 숲속의 변화에 따른 동물 식물들의 변화와 자신을 비롯한 친구 헹크, 티비시 추장과의 삶을 전해주는데, 그 안에서 살아가면서 만드는 각종도구들에 대한 기록은 특히 흥미를 돋구어 줍니다. 예를 들면 여름에 냉장고를 만드는데, 어디에 냉장고를 만들어 사용했다는 간결한 기록이 아니라 어떤식의 냉장고를 만들었는데 그걸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삽화가 곁들여져 있어서 처음 보는 사람도 지금 당장 만들어보고 싶다면 재료를 갖춰 시작만 하면 이내 끝을 맺을수 있는 정도로 자세합니다.  그래서 이 책속에서 배우는 자연속에서 야영하는 법,  바늘등을 이용해서 나침반을 만드는 법, 음식을 만드는 법, 여행을 떠날때 꾸려야할 짐과 짐 챙기는 법, 무거운 배낭을 메는 법, 산불을 만났을 때 피하는 법, 해시계를 만드는 법 등은 실제 생활을 한 사람만이 기록할 수 있고, 실제로 그 속으로 들어가서 생활하고자 하는 사람이 배워야만 하는 지식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아마도 이 책의 서문을 썼던 소개자가 매년 이책을 읽겠노라고 고백한 것은, 이 책속에 들어있는 이런 색다른 매력때문인 듯 합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저자의 친구인 헹크가 그린 책속의 삽화가 내용을 이해하는데 지대한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책을 훌륭하게 장식하는 적절한 기품을 지닌 도구가 되어 있습니다. 사진보다고 더 기막힌 작품들입니다.

 호숫가 숲속의 생활이 좋았다는 식으로만 소개하였다면 결국은 저기 파라다이스가 있다는 말처럼 공허하였을 겝니다. 호숫가 숲속에서 몇년동안 살았는데, 그 아름다운 경치며 변화하는 자연이 정말 좋았다고 억지스런(?) 자랑거리를 늘어놓았다면 아마도 책의 매력은 많이 떨어졌을 듯 합니다. 하지만 저자와 그 친구들이 숲속에서 살면서 겪었던 어려움과 두려움이 그대로 배어있고, 그 난관을 티비시 추장같은 현명한 인디언 친구를 통해 자연속에 있는 것들을 이용해서 극복해가는 모습이며, 숲속에서 살다가 자연스럽게 그 자연을 읊는 시인이 되어버린 저자의 꾸밈없는 모습이 읽는이로 하여금 그 생활에 대한 매력을 한껏 고조시키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나에게도 마음 어느구석엔가 자리잡고 있는 나만의 캐쉬호숫가를 그리워하게 하고, 거기를 찾아나설 용기만 조금 있다면 저자처럼 문명과 시간의 제약을 벗어버리고 멋진 삶을 계획할 수 있으리라는 소망을 갖게 됩니다.

 문명과 시간이 비켜선 곳에서도 어려워하지 않고 멋지게 살아낸 저자의 글과 거기에 담긴 마음 그리고 그의 친구의 그림을 통해, 내 마음속에 있는 나의 캐시호숫가 숲속이 내게 훨씬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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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달러 티켓 - 비행기에서 만난 백만장자 이야기
리처드 파크 코독 지음, 김명철 옮김, 공병호 해제 / 마젤란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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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수도 없이 많은 자기 계발서들이 쏟아져 나오고, 그 중에 상당수가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시대입니다. 오늘자 신문에서도 이 책이 어디어디서 몇주째 종합부문 베스트셀러라는 문구로 장식되어 홍보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부를 추구하고 쌓는것을 중시하는 것이 많은 이들의 삶 가운데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자리잡은지 오래지만, 그래도 이 책이 다양한 자기계발서 중에서도 그리 많은 사람들의 손에 들리고 읽혀지는 것은 나름의 끌림이 있어서라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많이 익히고 대중적인 책이 양서라고 할 수는 없을지라도, 우리 사회의 일면을 반영하는 거울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 또한 외면할 수 없는 사실일테니까요.

   형식면에서 이 책은 요즈음 유행처럼 나타났던 우화형식이나 이론적인 면을 강조한 딱딱한(?) 이론서의 틀에서 벗어나 있고, 차라리 소설이나 여행기 중에서 비행기를 타는 동안에 일어난 일에 대한 기록의 형식에 더 가까운 듯 합니다. 이러한 면에서 읽는 이에게 더 쉽고 친근하게 읽힐 수 있고, 내 주변에서 일어나거나 어쩌면 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이 있는 설정이라서 흥미를 더 끄는 요인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자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기존의 식상한 형식이 아닌 독자들이 쉽게 읽고 접근할 수 있는 색다른 형식이라는 사실이 많은 이들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 같습니다.

 평소처럼 자신의 일에 쫒겨 사는 주인공이 비행기 탑승시간을 맞추지 못해 대기하던중 마이클이라는 백만장자가 양보한 일등석에 타게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주인공이 읽고 있던  <생각하고 부자가 되라>는 책에 마이클이 관심을 표시하게 되고,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성공적인 삶과 그 비결에 대한 것으로 옮겨가게 됩니다. 백만장자들의 특별한 재능에 대한 주인공의 기대를 마이클은 '그러한 재능은 다른 사람들도 다 가지고 있는 것이고 그것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든 안했든 주인공도 가지고 있다'는 말로 재능의 문제가 아닌 생활태도 또는 사고방식의 문제임을 지적합니다. 백만장자의 사고 방식과 종업원의 사고방식. 그리고 보니 마이클이 여기서 부터 시작하는 'I Believe...'라는 자기 확신에서 시작하여 각 문자의 첫자를 따서 설명하는 성공적인 삶을 위한 8가지 성공원칙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백만장자의 사고방식이라고 말할 수가 있겠습니다. 간단하게 백만장자의 사고 방식을 살피자면, 자기확신 (I believe in myself),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 (Be passionate and want it.),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 (Extend your comfort zone.), 거짓과 운에 기대지 말고 항상 씨앗을 뿌리고 열심히 일할 것 (Lies and luck don't work.), 자신에게 의미있는 목표를 주도적으로 설정할 것 (Install goals.), 자신의 일을 즐길수 있어야 함 (Enjoy hard work.), 목표에 집중하고 포기하지 말 것 (Very very persistent.), 실패에 낙망하지 말고 그안에서 배워라 (Expect failure.)  등 입니다. 이리 정리하니까 어떤 이론서처럼 내용이 딱딱하고 난해한 모양이 되어 버렸는데 실제 이야기는 우연히 백만장자의 옆자리에 앉게된 설레임이나 흥분이 녹아 있어 책읽기 자체는 이런 딱딱함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나의 경우는 흥미롭게 읽다가 보니까 끝까지 가있더라는 말이 좀더 알아듣기 쉬운 표현일듯 합니다.

 이러한 책을 읽게 되는 이유가 나도 그런 자리에 오르고 싶다는 소망에서 기원한 거겠기에, 결국 읽기를 마치며 내게 중요해 지는건 저자가 말한 내용들을 내 인생에 비추어 볼때, 내가 배우고 고쳐가야 할 것이 무엇인가라는 문제에 대한 답일듯 합니다. 모두를 내 인생에 적용시켜 확 바꾸어 볼까나 하는 생각도 잠시 스치지만, 아무래도 그건 무리일듯 하고-이래서 또 한번 백만장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는 건지도 모릅니다- 내용중에 가장 눈길이 가 닿는 곳은 백만장자의 사고방식에 대한 부분입니다. 부자에게는 그들만의 삶의 방식이 있고, 부자가 될려면 부자의 옆자리에 앉으라고 권유하는 말을 듣곤 하는데, 부를 이루고자 하면서도 내 눈길은 돈버는 일이나 돈 자체에 가 있지, 종업원의 사고방식에 길들여진 자신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는 자각때문이지요. 그러고 보니 전 한보 회장 정모씨의 머슴론이 생각나서 허탈해집니다. 머슴으로 살려고 세상에 난건 아닌데 스스로 그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살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사고방식의 변화를 이루어 내는 것은 내 안에서, 나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사실에서 스스로를 격려하고 소망을 갖게 만드는 이유들을 발견합니다. 나에게 주어지는 행운도 준비와 기회의 교차점에 있음을 믿으며, 내 삶을 즐기며 열심히 사는 날들을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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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판매학
레이 모이니헌.앨런 커셀스 지음, 홍혜걸 옮김 / 알마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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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꿈이 하나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들을 위한 약을 만드는 것입니다. 리글리 사의 껌처럼 보통의 건강한 사람에게도 우리 회사의 약을 파는 것, 그것이 나의 오랜 꿈입니다."

 30년전 다국적 제약회사인 머크 사의 CEO였던 헨리 개스던이 했던 이 말은, 좋게 생각하여 받아 들인다면 사람들의 건강을 위하여 질병에 대한 예방적인 약물을 만들어 팔거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건강식품이라고 해야할 지도 모르는데- 약물을 팔겠다는 소망으로 받아 들일수도 있겠지만, 조금 비틀어 생각한다면 모든 건강한 사람을 환자로 만들어 약을 팔아먹겠다는 야심이 느껴지기도 하는 말입니다. 그가 이 말을 한지  30년이 지난 지금, 어떤면에서는 그의 꿈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듯 한데, 전자보다는 후자의 방식을 택하여 자신들의 세일즈 영역을 넓혀가는, 환자들이나 일반인들에게는 숨겨져서 보이지 않는 그들의 비지니스 방식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저자들은 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가지 미리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덩치가 커진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만들어 내는 약품이나 질병교육, 환자나 의사들에 대한 지원을 모두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모습 뒤에 담긴 이익을 추구하는 제약회사들의 의도에 문제제기를 하고, 이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저자들이 말하는 요점이라는 사실입니다. 자칫 모든것을 부도덕한 것으로 몰아가기 시작하여 결국은 그들의 모든것을 부정할지도 모르는 독자가 있을 수도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매우 도발적이고 위험한(?) 책이기도 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런 극단적인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치료에 꼭 필요한 신약들을 개발하여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등의 순기능과 그들도 이익을 추구해야하는 기업집단 -윤리의식은 좀 달라야 하겠지만-이라는 사실을 우선은 인정하여야 할듯 합니다. 

       [病]의사전적 의미는 '생물체의 전신이나 일부분에 이상이 생겨 정상적 활동이 이루어지지 않아 괴로움을 느끼게 되는 현상'을 이릅니다. 그리고 [藥] 은 '병이나 상처 따위를 고치거나 예방하기 위하여 먹거나 바르거나 주사하는 물질'을 말합니다. 질병에 적절한 약물을 투여하여 많은 사람이 좀더 건강하게 살도록 도와준다고 하면 칭찬을 받을 일이지 비난받을 일은 분명 아닙니다. 한데 그러한 현실의 한 지점에서 저자들은 문제가 있다고 이의를 제기하고 나섭니다. 자본의 속성에서 비롯된 것이라 간단하지는 않지만, 그런 속성을 따지는 건 뒤로 하고 저자들이 주장하는 귀기울만한 의견 몇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질병의 위험이나 약물의 효능을 과장한다. 약물의 효능을 따질 때, 통계수치를 사용하여 약물치료에 의한 합병증 발생률이 3%에서 2%로 감소하였다는 것을 33%의 합병증 감소율을 보였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같은 말인데도 느낌은 천지차이가 납니다.  질환의 정상범위를 좁히는데 영향력을 끼쳐 환자의 수를 늘린다. 고혈압 등의 경우 물론 단순히 약물판매를 위한 목적으로 정상의 범위가 조절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 과정에서 기준을 설정하는 전문가들과 제약회사간의 금전적인 거래가 너무 자주 안보이게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은 암시의 수준이지만 분명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정상적인 증상도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재탄생 시킨다. 폐경이나 노화의 경우는 어찌보면 자연스런 인생사의 한 과정이지만 이 것들이 치료가 필요한 질병인양 홍보하고, 약물의 치료의 효과를 강조하여 치료를 권장하는 행태에 대한 지적입니다. 새로운 질병이나 적응증을 만들어 낸다. 이것 역시 제약회사 혼자의 힘으로 되는 것은 아니고, 의료전문가들과 공공보건 기관, 그리고 환자단체의 협조하에 이뤄지는데, 이 모든 개인이나 단체 대부분에 제약회사의 후원이나 기부에 의한 금전적인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노골적으로는 아니지만 결국은 어떤 증상에 대한 질병의 재정의나 약물의 치료적응증 확장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모든 것을 약물치료에 의존하게 만든다. 우울증과 같은 경우를 예로 들면 몇가지 연구 결과를 예로 들면서 뇌의 화학물질 이상으로 단정하고서 약물치료를 홍보하는데, 마음이나 정서의 문제, 사회적, 문화적 환경등에 의한 원인이 배제되어 결국 약물 의존적인 치료 상황을 강화시키는 문제가 생깁니다. 질병을 상품처럼 브랜드화 해서 판다. 전혀없던 질환, 이전엔 알려지지 않은 증상이나 문제를 광고를 통해서, 환자교육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일반인들에게 각인 시키고, 의사를 찾아 치료에 나서게 하는 것에 대한 지적입니다. 약물의 부작용은 숨기고 효능만을 강조한다. 우리가 보는 선전문구들을 생각하면 됩니다.

  고콜레스테롤 혈증처럼 질병의 위험을 통계수치의 허점을 이용하여 과장한다거나, 고혈압처럼 질병의 정상범위를 자꾸 좁혀서 환자의 수를 늘리는 것, 골다공증처럼 어떤 질병에 대한 새로운 위험군을 찾아내어 치료 대상으로 홍보하는 것, 우울증처럼 환자의 환경이나 정서 마음의 문제도 결국 뇌의 문제로 귀결시켜 약물치료의 대상임을 환기시키는 것,  과민성 대장증후군처럼 일상적인 증상을 약물치료가 필요한 질환임을 강조하여 약물복용이 필요없는 환자들 까지 약물복용에 대한 유혹을 갖게하는 것, 월경전에 나타나는 여성들의 여러증상을 월경전 불쾌장애라는 새로운 진단명으로 유포시켜 고객을 창출하는 행위, 폐경처럼 정상적인 노화과정도 질병이라고 믿게 만들어 약물복용을 부추기는 것 등 다양한 질병에 대한 사례와 분석을 통해 저자들은 질병이 판매되고 있는 현실을 고발하는데, 결국 이리 일이 진행되는 이면에 존재하는 의료전문가, 공공보건기관, 각종환자단체와 제약회사 사이의 후원이나, 환자교육, 대규모 역학조사에 대한 지원금 등으로 연결된 금전적인 고리와 사회적 책임도 있겠지만 이윤을 추구해야하는 제약회사의 막대한 자금에 의한 홍보력이 문제의 핵심일 듯 합니다.

 그렇다면 의료소비자 입장에서 우리들에게 필요한것 무엇일까요? 우리나라는 아직 전문의약품에 대한 일반인에 대한 광고는 규제가 이루어지고 있어서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과 다른면이 있긴 하지만, 먼저는 이런 이면의 세계에 대한 안목을 가지고 자각하는 것이 첫단추일것 같습니다. 저자들이 말한것처럼 의학자와 제약회사의 공생관계를 끊고, 제약회사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질병정보를 얻는 부단한 노력, 현재는 오로지 전문가들에게 맡겨진 질병을 정의하고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에 대한 구조의 개혁, 그리고 깨어있는 의사들의 노력 및 자기도 모르게 제약회사의 홍보와 선전에 이용되고 있는 의사들의 자각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 같은데, 아쉽게도 일반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아 보이질 않습니다. 결국은 질병과 치료에 대한 사회문화적인 틀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열심히 질병을 홍보해 대는 거대 제약회사의 힘이 이미 너무 커져 버린상태에서, 저자들이 말하는 노력이나 일반인들의 자각이 너무 늦은게 아닐까 하는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시간입니다. 하지만 작은 물방울이 바위를 뚫기도 하듯이 우리의 작은 자각이 모이면 큰 흐름이 될수도 있으리라는 소망도 함께 여기에 써 넣습니다.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에게 이런 자각이라도 갖게 해준것으로 이 책은 많은 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사람이 건강한 사회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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