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담 문학과지성 시인선 354
김경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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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언어의 감옥에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사유의 도구가 언어이며 삶의 방편도 언어이다. 말과 글이 없다면 인간은 다른 동물과 구별되지 않는다. 언어의 힘은 인간 이성의 위대함을 증명한다. 따라서 언어의 세계는 인간의 한계이며 숙명이다.

  태초에 말은 생존을 위한 의사소통의 도구였을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 보다 나은 수렵과 농경을 위해 힘없는 존재였던 원숭이들은 손과 언어의 힘을 빌렸을 것이다. 말로 전수된 기술과 생활의 지혜는 지식으로 축적되고 기억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록을 시도하는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이 벌어졌을 것이다.

  가만히 인류의 역사를 생각해보면 지금 우리의 삶은 결국 언어가 가져다 준 선물임을 알게 된다. 고급한 문화를 향유하고 문명을 이루어 살게 된 인간의 언어는 그칠 줄 모르는 실험과 도전과 모험을 여전히 계속하고 있다. 그 첨병에 서 있는 사람들이 바로 시인이라고 나는 믿는다.

  삶의 기록으로 혹은 보이지 않는 인간의 마음과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로 기능한 시는 여전히 우리에게 정밀하고 깊이 있는 사유의 극단을 보여준다. 시인들이 짊어진 천형의 고통은 또 다른 희열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시는 그 고통의 결과물이다. 한 편 한 편 쏟아낸 실험의 결과물들, 감정의 편린들, 이성적 사유들을 우리는 한 권의 시집을 통해 만나게 된다.

  김경주의 <기담>은 오랜만에 언어의 깊이와 넓이에 대해 돌아보게 하는 시집이었다. 전작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에서 보여주었던 가능성은 이미 시인의 재기발랄함을 넘어서 버렸다. 극한 언어적 실험극은 독자들을 당혹스럽게 하며 시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보여준다. 언어의 진경은 어디에나 있고 아무데도 없다.

  시(詩)와 극(劇)을 결합하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구조물을 이루고 있는 이 책은 시집의 통념을 깨고 있다. 80년대 포스트모더니즘과 해체시의 거센 물결이 밀려오던 시절이 떠올랐다. 모진 세월을 견뎌야했던 시절이었다. 지금처럼. 시의 시대라 불릴 만큼 서정시로 도피했던 사람들에게 실험적 시도들은 낯선 경험이었고 새로움을 안겨주었다. 이 책은 그 시절을 떠오르게 했다.

  희곡의 형태를 띠고 있으나 무대 위에 올릴 수 없는 추상과 이미지의 세계를 보여준다. 파괴되고 일그러진 모습으로 드러난 현실은 독자들이 감당하게 버겁다. 무엇보다도 실제 사진이나 시집 표지를 패러디한 시도 등 책 속에 또 다른 세계를 드러내는 방식은 언어의 양면성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억압에 대한 저항으로 읽혔다.

  시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서부터 시작된 이 시집 읽기는 황망한 마음으로 책장을 덮게 했다. 어차피 시가 아니 문학이 허구의 세계라면 시인은 그 극단을 만져보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아무도 알 수 없는 세계에서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을 보여주고 있는 언어들은 낯설고 기묘하다. 하나의 이미지로 떠오르지도 않을뿐더러 구체적인 상황과 서사구조를 읽어낼 수도 없다. 뒤틀리고 이질적인 것들은 현실을 뛰어넘고 존재의 저편으로 멀리 사라져 버린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언어는 더 이상 의미를 드러내지 않을 지도 모른다. 때 묻고 익숙해진 습관들처럼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사물에 불과하다. 새롭고 신선한 바람이 불지 않는 한 켜켜이 먼지 묻은 세월의 더께만 어깨를 짓누른다. 말과 사물은 제각기 갈길을 떠난 지 오래고 사람들은 소통할 수 없는 언어만을 더럽힌다.

  투명한 유리벽 안에 놓여 있는 개별자들과 통합할 수 없는 존재들의 마주침은 우연이거나 혹은 숙명이거나. 이기적 욕망들과 한없는 외로움의 만남은 세상을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암흑으로 만들어버린다. 언어는 갈 길을 잃고 헤매다 서로의 입술을 만지작거린다.

  시인은 언어들이 만들어 낸 극(劇) 속에서 길을 찾았을까? 당연하게도 그렇게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없는 길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가능성의 세계를 보여주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 세상은 어차피 낯설거나 익숙한 곳이므로 어느 쪽을 선택하든 그것은 시인 혹은 독자의 몫이므로…….

기담(奇談)

지도를 태운다
묻혀 있던 지진은
모두, 어디로
흘러가는 것일까?

태어나고 나서야
다시 꾸게 되는 태몽이 있다
그 잠을 이식한 화술은
내 무덤이 될까?

방에 앉아 이상한 줄을 토하는 인형(人形)을 본다

지상으로 흘러와
자신의 태몽으로 천천히 떠가는

인간에겐 자신의 태내로 기어 들어가서야
다시 흘릴 수 있는 피가 있다

 

090109-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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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의 시대 - 누가 세계를 더 가난하게 만드는가?
장 지글러 지음, 양영란 옮김 / 갈라파고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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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북부 판자촌에 사는 주부들은 저녁이면 냄비에 돌을 넣고 물을 끓이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 있다. 어머니들은 배가 고파서 보채는 아이들에게 “조금만 기다리면 밥이 될 거다”라고 말하면서, 아이들이 기다리다가 그냥 잠이 들기를 바라는 것이다. 배고픔에 시달리는 자식들을 보면서도 그 아이들을 배불리 먹이지 못하는 어미가 느끼는 수치심을 감히 무엇으로 가늠할 수 있겠는가? - P. 10

  어쩌자고 장 지글러는 이런 이야기로 책을 시작하는가. 마음이 울컥하여 한동안 눈이 매웠다. <탐욕의 시대>는 이렇게 시작한다.

투쟁은 아는 것에서 출발하며, 투쟁을 통해서만이 자유와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물질적인 조건을 획득할 수 있다. 약육강식 체제를 파괴시키는 일이 세계 시민들에게 주어진 과제다. 레지 드브레(1940~. 프랑스 출신 철학자, 교수, 기자. 볼리비아에서 체 게바라의 혁명 동지로 지낸 일화로 유명하다 - 옮긴이)는 “지식인의 의무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증언하는 것이다. 지식인의 의무는 민중을 현혹시키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무장시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 P. 17

  폐타이어나 고무로 하반신을 감싼 채 바닥을 기는 걸인을 가끔 외면한 적이 있다. 손에 집히는 동전이라도 넣어 주지 못하고 지나칠 때면 마음이 불편하고 무겁다. 몰라서가 아니라 알면서 실천하지 못하는 마음은 표현하기 힘들만큼 괴로운 법이다. 적절한 비유가 아닐 수 있겠으나 우리가 알아야 할 세상의 진실은 결코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

  지식인의 책무에 대해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사람 중의 하나로 보이는 장 지글러를 사르트르가 보았다면 매우 반가워했을 것이다. 이 책은 연초에 읽기에는 상당히 불편한 진실을 담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은 대한민국이 전부가 아니다. 전 지구적으로 벌어지고 기아와 전쟁으로부터 우리는 자유로운가. 그 가공할 만한 위협들 앞에서 우리의 삶은 안온하기만 한 것일까. 이 책은 그렇다고 답할 수 없는 이유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로 잘 알려진 장 지글러는 2008년 4월까지 유엔 인권위원회 식량특별조사관으로 일했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참담한 현실들을 우리에게 전해 주었던 책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독자들과 만났다. <탐욕의 시대>는 또 다른 진실에 대해 우리에게 짙은 감동과 아픔을 전해준다. 전자가 젊은 세대들에게 전하는 세상의 또 다른 진실을 알게 해 주었다면 후자는 그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보다 깊은 성찰을 보여주고 있다.

  세상에는 수많은 진실들이 존재한다. 알지 못하는 사실들도 많다. 하지만 객관적인 정보와 수치가 전하는 의미가 이토록 사무치게 전해지기는 힘들 것이다. 과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어떤 곳인가에 대한 깊은 한숨과 회의를 갖게 한다. 단편적이고 피상적인 지식들은 오히려 위험하다. 객관적일 수 없는 해석과 지나친 분석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저자는 그 위험을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다양한 통계와 수치를 제공한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통계치를 통해 기아의 문제와 해결책에 대해 조목조목 살펴보고 있다. 남반구 대부분의 나라들 즉, 아프리카와 라틴 아메리카 그리고 서남아시아 일부 국가들을 직접 방문해서 경험한 이야기들은 생생한 지구촌에 관한 21세기의 보고서이며 기아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집이다. 저자는 단순한 보여주기에 그치지 않는다. 기아의 원인으로 신흥 봉건제후로 명명된 거대 다국적 기업들의 횡포를 고발한다. 이보다 앞서 살펴보아야 할 것은 물론 제국주의의 폭력이다. 부채와 기아의 관계를 파헤친 1장과 2장은 이면에 감추어진 국가적 이기주의와 제국주의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에티오피아와 브라질의 사례를 통해 희망을 노래하고 혁명을 이야기한다. 프랑스 혁명 당시 상황의 봉건적 질서를 떠올리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행복한가. 단두대에서 사라진 혁명가들의 외침을 다시 살펴보고 시민혁명의 정신을 되새김질하는 저자의 의도는 세계의 현실에 대한 절망에서 비롯된다. 부정적 시각이 아니라 견딜 수 없는 인간에 대한 연민과 애정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은 다른 인간들의 도움을 얻어야 존재할 수 있고, 스스로를 이루어나갈 수 있으며, 자손을 번식시킬 수 있다. 사회를 이루지 않고 사는 인간, 역사가 없는 인간, 연민의 정을 느끼지 못하는 인간이란 있을 수 없다. 가역성(可逆性), 상호 보완성, 연대감 등의 관계야말로 인간이라는 존재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들이다. - P. 329

  이 책에 인용된 끔찍한 숫자와 현실들을 다시 인용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저자가 이 책을 쓴 진정성은 고스란히 전달된다. 독자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은 문학작품만이 아니다. 최근에 읽었던 그 어떤 책보다도 많은 눈물을 자극했고 한숨 쉬게 했으며 오늘의 나를 돌아보고 우리의 현실을 생각하게 한 책이었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오만한 물결 앞에 우리의 삶이 어떻게 피폐해지고 있는지 우리는 두 눈으로 확인하고 있다. 고용 없는 성장과 승자 독식의 자본주의가 보여주는 건설 지상주의 대한민국의 현실도 결코 만만치 않다. 저자의 말대로 다시 시작하자. 무엇을?

  그들은 그렇게 사는데, 나는 왜 편안하게 살 수 있는가?
  이들 우연의 희생자 한 명 한 명은 나의 아내, 나의 아들, 나의 어머니, 나의 친구 혹은 나의 삶을 구성하며 내가 사랑하는 그 누군가가 될 수도 있었을 사람들이다. - P. 330

  나는 노동조합 지도자가 아니며, 인민해방전선을 이끄는 리더도 아니다. 그저 제한적인 영향력을 가진 한 명의 지식인일 뿐이다. 나의 책은 내가 돌아다니며 목격한 세계에 대한 나의 진단을 제시한다.
  현재 이 세계를 지배하는 약육강식의 질서를 파괴하는 것은 시민들의 몫이다. 전 지구적인 사회정의를 위한 투쟁은 이제 시작될 것이다. - P. 332


  나는 저자의 끝맺는 말을 읽다가 한 없이 부끄러워졌다. 내 삶의 ‘우연성’에 대해서. 이미 잘 알고 있었지만 그 사실을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확인한 것 같은 부끄러움이다. 그리고 노동조합 지도자도 인민해방전선의 리더도 아닌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우리들은 모두 우리들의 몫에 대해 보다 깊이 인식하고 행동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런 작은 지식과 인식조차도 무의하다. 생활 속에서, 작은 실천을 통해서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뜻과 행동이 모여 다시 혁명을 시작해야 한다. 거꾸로 가는 시계를 돌려놓고 길찾기를 시작해야 한다. 다함께 손을 잡고 걸어가야 한다. 그래야 그들이 꺾어버린 꽃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봄의 주인은 그들이 아니라 우리들이라고 믿는다.

“그들은 꽃이란 꽃은 모조리 꺾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결코 봄의 주인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파블로 네루다) - P. 344 

 09010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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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탐욕의시대] 우리에게는 수치심의 권력이 있다!!
    from Green Monkey Blog** 2009-02-06 14:12 
    [탐욕의시대] 우리에게는 수치심의 권력이 있다!! '수치심의 권력'에 조롱당할 수 밖에 없는 명텐도MB정권 탐욕의 시대 - 누가 세계를 더 가난하게 만드는가? | 원제 L’empire de la honte 장 지글러 (지은이), 양영란 (옮긴이) | 갈라파고스 게을러서 뒤늦게 읽기 시작한 책 . '다시 연대만이 희망이다'란 제목의 말머리부터 심상찮은 포스가 느껴진다. 저자인 장지글러는 1776년 신생 미합중국 최초의 주 프랑스대사로 임..
 
 
반딧불이 2009-01-12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올 한해도 님의 성실한 책읽기의 덕을 톡톡히 볼 것 같아요. 늘 고맙습니다.

sceptic 2009-01-17 16:50   좋아요 0 | URL
부끄럽습니다. 반딧불이님도 즐거운 책읽기 이어지시기 바랍니다...
 
한국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 위기의 시대를 돌파해온 한국인의 역동적 생활철학
탁석산 지음 / 창비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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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원은 스스로 속한 양반 집단에 대해 객관적이었을까? 특히 조선 사회를 살아가는 선비로서 그게 가당키나 했을까? 가끔 드는 생각이다. 집단에 소속된 개인은 자신이 속한 집단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어렵다. 하나의 사물이나 사태를 바라보는 태도나 관점이 문제라는 것은 단순하게 그 사람의 지적 능력이나 가치관이나 세계관이 잘못 됐다는 말은 아니다. 다양한 관점과 총체적인 시선은 훈련만으로 극복될 수 없다. 대개 이런 능력을 철학적 관점이라고 쉽게 말한다. 그러면 철학자들은 저절로 통찰하는 눈이 생기는 것일까?

  한국인을 국외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가장 타당한 평가가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탁석산의 <한국인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지금-여기’ 우리의 자화상을 그리고 있다. 지극히 현실적인 존재로서 우리들의 모습이 낯설기만 하다. 매일 부대끼고 마주하는 사람들의 속성이나 특징들을 이렇게 책으로 만나는 일은 어색하기만 하다. 나와 우리 모두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마치 사진 속의 모습이나 녹음된 목소리, 동영상에서 보는 자신의 모습처럼 낯설기만 하다.

  그래도 이런 논의들이 의미를 갖는 것은 반성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온 시간들을 돌아보면 목울대가 꺼이꺼이 소리를 낸다. 아프고 상처받은 역사에서 조상들의 신산스런 삶은 고통과 비극으로 가득해 보인다. 그 속에서 지금의 우리들을 만들어 낸 것은 한국인 고유의 특성들이 내재하기 때문이다. 그것을 한마디로 규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대상에 대한 개념을 설명하는 추상적 작업은 설득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특히, 한민족의 명명된 민족 국가 단위의 총체적 집단을 설명하는 일은 위험하기까지 하다. 그 수많은 개인들의 특성을 몇 가지로 드러낸다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고 불가능하기도 하다. 아무리 거칠게 특징들을 잡아낸다고 해도 정상분포 곡선에 나타나지 않는 블랙스완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 소수가 한국 사회의 중요한 맥락들을 대표하기도 하고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기도 했기 때문이다.

  모순된 말이지만 한 집단의 특성은 대다수의 모습을 그려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대다수는 평범성을 특징으로 한다. 일반적인 모습이라고 하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삶의 방식은 제각각이며 행동이나 말을 통해 대표성을 띨 수도 없다. 이렇게 어려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탁석산의 ‘한국인’에 대해 자신의 주장을 일관되게 펼쳐나간다. 그 주장이 때로 지나친 면도 있고 동의할 수 없는 면도 있지만 오늘을 사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는 시간을 제공하기에는 충분하다.

  이 책에서 말하는 한국인의 모습은 대체로 최근 100여년에 맞춰져 있다. 구한말 이후, 그러니까 조선과 한국을 구별하고 있다는 말이다. 봉건적 전근대 사회와 근대화가 이루어지면서 사람들의 생활은 판이하게 달라졌다. 20세기 초 일제의 식민지 지배 하에서부터 비롯된 민중 혹은 대중들의 변화는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이었다. 숱한 외침에 의해 이미 지배 세력에 대한 믿음이 상실되었고 민중들의 저항이 극에 달했지만 통치권력에 변화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타율적인 힘에 의해서였다. 시민혁명을 거쳐 스스로 권력을 창출한 경험이 없는 우리의 비참한 현대사는 지금도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정치, 사회적 변화 속에서 대중은 스스로 정중동하는 법을 배워나간다. 현실과 타협하며 역사의 흐름을 좌우하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탁석산은 그것을 투표에 의한 정치권력의 이양으로 표현했고 임지현의 ‘대중독재’를 비판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 물론 대다수 선거권을 가진 국민들에 의해 정권은 창출되지만 그 과정과 의식 속에 자리 잡은 파시즘에 대해 저자는 깊이 고민하고 있지 않아 보인다. 생각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그 위험성과 견고한 현실의 벽을 그대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생존-생활-행복-의미’의 시대를 살아왔다고 지난 100년을 회고하는 저자는 정치 현실과 불가분의 관계는 아니지만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한국인의 정체성은 쉽게 말하면 최근 100여 년간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근현대사의 절망과 희망들이 고스란히 우리들의 삶의 모습이었다는 말이다. 지금은 ‘의미’를 찾고 있는 시대라는 말인데 과연 그런가? 자본에 종속된 개인의 삶은 더 이상 행복의 진정한 의미나 삶의 의미를 축하지 못하고 있는 시대는 아닌가? 비판적 관점에서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이러한 관점과 논의는 건강한 사회와 현실의 모습을 돌아보기 위한 좋은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

  현세주의와 인생주의 그리고 허무주의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한국인을 분석하는 것은 적당한 기준과 관점이라는 평가보다 실용주의를 전제로 한다는 말이 흥미롭다. 현실 생활을 하는 동안 실용적이지 않을 수는 없다. 다만 그것이 어떤 형태로 그리고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느냐의 문제가 관건이다. 미국의 프래그머티즘을 먼저 살펴보고 사상적 배경을 논하고 있지만 한국인의 실용주의는 철저한 이기주의와 맞물려 있다. 그것은 배타적 가족주의의 위험성을 노출시키고 있으며 혈연과 지연과 학연으로 견고하게 맞물린다. 그것조차 한국인의 특성이겠지만 탄력적인이고 유연한 변화의 흐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사라져야한다고 믿으면서 간절히 원하고 있는 이중적 기준과 시각은 극복해야 할 한국인의 자화상이다. 저자의 관점과 논의가 분명 재미있고 대단히 현실적이어서 시원스럽다. 점잖은 척 하거나 간접화법으로 돌려 말하지 않는 점은 이 책의 최대 장점이다. 저자 특유의 화법이 생생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단숨에 읽힌다. 때로 한숨 쉬고, 때로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나는 한국인이다. 이 단순한 명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극(?). 한국인으로서 한국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는 실존적이고 철학적 삶에 대한 가장 원초적이고 기본적인 질문이다. ‘지금-여기’에 서 있는 나를 돌아보는 첫 번째 질문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09010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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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행복한 책읽기(일자별)

1. 미셸 푸코, 양운덕, 살림, 2007
2.~4. 성의 역사 1~3, 미셸 푸코, 이규현 옮김, 나남출판, 2004
5. 호기심, 김경연 엮음, 창비, 2007
6.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마음산책, 2004
7. 저녁 6시, 이재무, 창비, 2007
8. 코뮨주의 선언, 고병권, 이진경 외, 교양인, 2007
9. 생각의 오류, 토머스 키다, 박윤정 옮김, 열음사, 2007
10.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에이드리언 골즈워디, 백석윤 옮김, 루비박스, 2007
11. 간절하게 참 철없이, 안도현, 창비, 2008
12. 박노자의 만가일기, 박노자, 인물과사상사, 2008
13. 내려올 때 보았네, 이윤기, 비채, 2007
14. 그녀의 눈물 사용법, 천운영, 2008
15. 무함마드와 예수 그리고 이슬람, 이명권, 코나투스, 2008
16. 내 인생, 단 하나뿐인 이야기, 나딘 고디머 엮음, 이소영/정혜연 옮김, 민음사, 2007
17. 커피, 조윤정 글, 김정열 사진, 대원사, 2007
18. 가스등 이펙트, 로빈 스턴, 신준영, 랜덤하우스, 2008
19. 일본 지식 채널, 조양욱, 예담, 2008
20. 리스본行 야간열차, 황인숙, 문학과지성사, 2007
21. 들뢰즈의 극장에서 그것을 보다, 이택광, 갈무리, 2002
22. 한국 문화의 음란한 판타지, 이택광, 이후, 2002
23. 천천히 그림읽기, 조이한/진중권, 웅진지식하우스, 1999
24. 현대사상지도, 기다 겐 편저, 김신재/심정명/윤여일 번역, 2005
25. 낙타, 신경림, 창비, 2008
26. 마이크로트렌드, 마크 펜/키니 잴리슨, 안진환/왕수민 옮김, 해냄, 2008
27. 대중문화의 겉과 속 1, 강준만, 인물과사상사, 1999
28. 쿨하게 한걸음, 서유미, 창비, 2008
29. 일등은 오래가지 못한다, 조재도, 삶이 보이는 창, 2007
30. 대중문화의 겉과 속 2, 강준만, 인물과사상사, 2003
31. 조선왕조사 傳, 김경수, 수막새, 2007
32. 신문 읽기의 혁명, 손석춘, 개마고원, 2003
33. 대중문화의 겉과 속 3, 강준만, 인물과사상사, 2005
34. 슬럼, 지구를 뒤덮다, 마이크 데이비스, 김정아 옮김, 돌베개, 2007
35. 완득이, 김려령, 창비, 2008
36. 두두, 오규원, 문학과지성사, 2008
37. 라파엘로와 아름다운 은행가, 데이비드 앨런 브라운/제인 반 님멘, 김현경 옮김, 2007
38. 책을 읽는 방법, 히라노 게이치로, 문학동네, 2008
39. 아직 희망을 버릴 때가 아니다, 하종강, 한겨레출판, 2008
40. 글쓰기 생각쓰기, 윌리엄 진서, 이한중 옮김, 돌베개, 2007
41. 너, 외롭구나, 김형태, 예담, 2004
42. 한국사상식 바로잡기, 박은봉, 책과함께, 2007
43. 슬픈 열대, 레비-스트로스, 박옥줄 옮김, 한길사, 1998
44. 네아이라 재판 소동, 데브라 하멜, 류가미 옮김, 북북서, 2008
45. 동무와 연인, 김영민, 한겨레출판, 2008
46. 김광석, 그가 그리운 오후에…, 임종진, 랜덤하우스, 2008
47. 세계사를 뒤흔든 16가지 발견, 구트룬 슈리, 김미선 옮김, 다산초당, 2008
48. 공상이상 직업의 세계, 김봉석, 한겨레출판, 2006
49. 일본 하이쿠 선집, 마쓰오 바쇼 외, 오석윤 옮김, 책세상, 2006
50. 양반 가문의 쓴소리, 조성기, 김영사, 2006
51. 그 곳에 가면 그 여자가 있다, 김현아, 호미, 2008
52. 봉섭이 가라사대, 손홍규, 창비, 2008
53. 중국이 내게 말을 걸다, 이욱연, 창비, 2008
54. 유모차를 사랑한 남자, 조프 롤스, 박윤정 지음, 미래인, 2008
55.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피에르 바야르, 김병욱 옮김, 여름언덕, 2008
56. 산책과 자본주의, 김영민, 늘봄, 2007
57. 고흐보다 소중한 우리 미술가 33, 임두빈, 가람기획, 2008
58. 당신의 첫, 김혜순, 문학과지성사, 2008
59. 몸으로 하는 공부, 강유원, 여름언덕, 2005
60. 민주화 20년, 지식인의 죽음,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후마니타스, 2008
61. 너, 행복하니, 김종휘, 샨티, 2004
62. 여행할 권리, 김연수, 창비, 2008
63. 초승달도 눈부시다, 호미, 김영옥, 2008
64. 죽음의 밥상, 피터 싱어/짐 메이슨, 함규진 옮김, 산책자, 2008
65. 디케의 눈, 금태섭, 궁리, 2008
66.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이덕형 옮김, 1998
67. 초당, 강용흘, 장문평 옮김, 범우사, 1999
68. 꽃피는 고래, 김형경, 창비, 2008
69. 낭만과 모험의 고고학 여행, 스티븐 버트먼, 김석희 옮김, 루비박스, 2008
70.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안도현 엮음, 창비, 2008
71. 왕국, 요시모토 바나나, 김난주 옮김, 민음사, 2008
72. 만들어진 역사, 조셉 커민스, 김수진/송설희 공역, 말금빛냄, 2008
73. 사랑, 그 환상의 물매, 김영민, 마음산책, 2004
74. 이가라시 다카히사, 이영미 옮김, 까멜레옹(비룡소), 2008
75. 서구 정치사상 고전읽기, 강유원, 라티오, 2008
76. 내가 가장 착해질 때, 서정홍, 나라말, 2008
77. 이즘-철학, 정치편, 박민영, 청년사, 2008
78. 이 영화를 보라, 고미숙, 그린비, 2008
79. 촌놈들의 제국주의, 우석훈, 개마고원, 2008
80. 사랑에 관한 연구,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 전기순 옮김, 풀빛, 2008
81. 하워드 진, 세상을 어떻게 통찰할 것인가, 데이비드 바사미언 인터뷰, 강주헌 옮김, 랜       덤하우스, 2008
82. 아테네인, 스파르타인, 윤진, 살림, 2005
83. 아리스토텔레스, 경제를 말하다, 홍기빈, 책세상, 2001
84. 직선들의 대한민국, 우석훈, 웅진지식하우스, 2008
85.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우석훈, 생각의 나무, 2007
86. 우리는 마이크로 소사이어티로 간다, 팔란티리 2020, 웅진윙스, 2008
87. 노동을 거부하라, 크리시스, 김남시 옮김, 이후, 2008
88. 시원하게 나를 죽여라, 이덕일, 한겨레출판, 2008
89. 배꼽, 문인수, 창비, 2008
90. 사랑을 위한 과학, 토머스 루이스/패리 애미니/리처드 래넌, 김한영 옮김, 사이언스북        스, 2001
91. 책, 세상을 탐하다, 장영희/정호승/성석제 외, 전미숙 사진, 평단, 2008
92. 누가 아렌트와 토크빌을 읽었다 하는가, 박홍규, 글항아리, 2008
93. 낭만아파트, 허의도, 플래닛미디어, 2008
94. 그늘의 발달, 문태준, 문학과지성사, 2008
95. 진중권의 현대미학 강의, 진중권, 아트북스, 2008
 96.~97.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 (상), (하), 움베르토 에코, 이세욱 옮김, 2008
98. 군대가 없으면 나라가 망할까?, 하승우, 뜨인돌, 2008
99. 왜 80이 20에게 지배당하는가, 박준성 외, 철수와영희, 2007
100. 과거의 힘, 하비 케이, 오인영 옮김, 삼인, 2004
101. 그린 핑거, 김윤영, 창비, 2008
102. 오, 나의 마나님, 다비드 아비께르, 김윤진 옮김, 2008
103. 있다면? 없다면!, 꿈꾸는 과학, 정재승, 정훈이 그림, 2008
104. 나에게 반하다, 안병찬,안이영노, 레몬, 2008
105. 국가는 폭력이다, 레프 톨스토이, 조윤정 옮김, 달팽이, 2008
106.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 클레이 서키, 송연석 옮김, 갤리온, 2008
107. 찔레꽃, 정도상, 창비, 2008
108. 호모 부커스, 이권우, 그린비, 2008
109. 돌아다보면 문득, 정희성, 창비, 2008
110. 대한민국 청소년에게, 강신주 외, 바이북스, 2008
111. 놀이, 마르지 않는 창조의 샘, 스티븐 나흐마노비치, 이상원 옮김, 2008
112. 침묵의 세계, 막스 피카르트, 최승자 옮김, 까치, 2001
113. 배신, 김용철 외, 한겨레출판, 2008
114. 지금 행복해, 성석제, 창비, 2008
115. 김종삼 전집, 권명옥 엮음 ․ 해설, 나남출판, 2005
116. 웹 진화론, 우메다 모치오, 이우광 옮김, 재인, 2008
117.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 다치바나 다카시, 이언숙 옮김, 청어람미디어, 2001
118. 괴물의 탄생, 우석훈, 개마고원, 2008
119. 경쟁은 어떻게 내면화 되는가, 강수돌, 생각의나무, 2008
120. 소립자, 미셸 우엘벡, 이세욱 옮김, 열린책들, 2003
121. 한국 정치 웹 2.0에 접속하다, 강원택, 책세상, 2008
122. 쓰레기가 되는 삶들, 지그문트 바우만, 정일준 옮김, 새물결, 2008
123. 허공, 고은, 창비, 2008
124.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창비, 2008
125. 털없는 원숭이, 데즈먼드 모리스, 김석희 옮김, 문예춘추사, 2006
126. 민족주의 길들이기, 장석문, 지식의풍경, 2007
127. 88만원 세대, 우석훈/박권일, 레디앙, 2007
128. 밤은 노래한다, 김연수, 문학과지성사, 2008
129. 인터넷 권력 전쟁, 잭 골드스미스/팀 우, 송연석 옮김, 뉴런, 2006
130. 문체론, 이종오, 살림, 2006
131. 밤의 문화사, 로저 에커치, 조한욱 옮김, 돌베개, 2008
132. 하워드 진의 만화 미국사, 마이크 코노패키 그림, 폴불 각색, 송민경 옮김, 다른,            2008
133. 호모 에로스, 고미숙, 그린비, 2008
134. 거대한 일상, 백무산, 창비, 2008
135. 기호의 제국, 롤랑 바르트, 김주환/한은경 옮김, 정화열 해설, 산책자, 2008
136. 우리에게 철학은 무엇인가, 강영안, 궁리, 2002
137. 미친 뇌가 나를 움직인다, 데이비드 와이너/길버트 헤프터, 김경숙/민승남 옮김, 사이,        2006
138. 지겹도록 고마운 사람들아-이소선, 여든의 기억, 오도엽, 후마니타스, 2008
139. 오래된 일기, 이승우, 창비, 2008
140. 전환의 모색, 장회익 외, 생각의 나무, 2008
141. 슬픔이 없는 십오 초, 심보선, 문학과지성사, 2008
142. 아담도 이브도 없는, 아멜리 노통브, 문학세계사, 2008
143. 블랙 스완,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차익종 옮김, 동녘사이언스, 2008
144. 독서, 김열규, 비아북, 2008
145. 낙하하는 저녁, 에쿠니 가오리, 김난주 옮김, 소담출판사
146. 클루지, 개리 마커스, 최호영 옮김, 갤리온, 2008
147. 아름다운 마무리, 법정, 문학의 숲, 2008
 
  
 
2008 행복한 책읽기(분야별)

Ⅰ. 문학 - 44권

[시] - 16권
저녁 6시, 이재무, 창비, 2007
간절하게 참 철없이, 안도현, 창비, 2008
리스본行 야간열차, 황인숙, 문학과지성사, 2007
낙타, 신경림, 창비, 2008
두두, 오규원, 문학과지성사, 2008
일본 하이쿠 선집, 마쓰오 바쇼 외, 오석윤 옮김, 책세상, 2006
당신의 첫, 김혜순, 문학과지성사, 2008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안도현 엮음, 창비, 2008
내가 가장 착해질 때, 서정홍, 나라말, 2008
배꼽, 문인수, 창비, 2008
그늘의 발달, 문태준, 문학과지성사, 2008
돌아다보면 문득, 정희성, 창비, 2008
김종삼 전집, 권명옥 엮음 ․ 해설, 나남출판, 2005
허공, 고은, 창비, 2008
거대한 일상, 백무산, 창비, 2008
슬픔이 없는 십오 초, 심보선, 문학과지성사, 2008

[소설] - 23권
호기심, 김경연 엮음, 창비, 2007
그녀의 눈물 사용법, 천운영, 2008
내 인생, 단 하나뿐인 이야기, 나딘 고디머 엮음, 이소영/정혜연 옮김, 민음사, 2007
쿨하게 한걸음, 서유미, 창비, 2008
완득이, 김려령, 창비, 2008
봉섭이 가라사대, 손홍규, 창비, 2008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이덕형 옮김, 1998
초당, 강용흘, 장문평 옮김, 범우사, 1999
꽃피는 고래, 김형경, 창비, 2008
왕국, 요시모토 바나나, 김난주 옮김, 민음사, 2008
이가라시 다카히사, 이영미 옮김, 까멜레옹(비룡소), 2008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 (상), (하), 움베르토 에코, 이세욱 옮김, 2008
그린 핑거, 김윤영, 창비, 2008
오, 나의 마나님, 다비드 아비께르, 김윤진 옮김, 2008
찔레꽃, 정도상, 창비, 2008
지금 행복해, 성석제, 창비, 2008
소립자, 미셸 우엘벡, 이세욱 옮김, 열린책들, 2003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창비, 2008
밤은 노래한다, 김연수, 문학과지성사, 2008
오래된 일기, 이승우, 창비, 2008
아담도 이브도 없는, 아멜리 노통브, 문학세계사, 2008
낙하하는 저녁, 에쿠니 가오리, 김난주 옮김, 소담출판사

[기타] - 5권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마음산책, 2004
내려올 때 보았네, 이윤기, 비채, 2007
여행할 권리, 김연수, 창비, 2008
초승달도 눈부시다, 호미, 김영옥, 2008
아름다운 마무리, 법정, 문학의 숲, 2008

Ⅱ. 인문사회 - 90권

[철학] - 6권
미셸 푸코, 양운덕, 살림, 2007
성의 역사 1~3, 미셸 푸코, 이규현 옮김, 나남출판, 2004
침묵의 세계, 막스 피카르트, 최승자 옮김, 까치, 2001
우리에게 철학은 무엇인가, 강영안, 궁리, 2002

[역사] - 12권
조선왕조사 傳, 김경수, 수막새, 2007
한국사상식 바로잡기, 박은봉, 책과함께, 2007
네아이라 재판 소동, 데브라 하멜, 류가미 옮김, 북북서, 2008
세계사를 뒤흔든 16가지 발견, 구트룬 슈리, 김미선 옮김, 다산초당, 2008
낭만과 모험의 고고학 여행, 스티븐 버트먼, 김석희 옮김, 루비박스, 2008
만들어진 역사, 조셉 커민스, 김수진/송설희 공역, 말글빛냄, 2008
아테네인, 스파르타인, 윤진, 살림, 2005
시원하게 나를 죽여라, 이덕일, 한겨레출판, 2008
과거의 힘, 하비 케이, 오인영 옮김, 삼인, 2004
민족주의 길들이기, 장석문, 지식의풍경, 2007
밤의 문화사, 로저 에커치, 조한욱 옮김, 돌베개, 2008
하워드 진의 만화 미국사, 마이크 코노패키 그림, 폴불 각색, 송민경 옮김, 다른, 2008

[인문] - 22권
코뮨주의 선언, 고병권, 이진경 외, 교양인, 2007
무함마드와 예수 그리고 이슬람, 이명권, 코나투스, 2008
현대사상지도, 기다 겐 편저, 김신재/심정명/윤여일 번역, 2005
책을 읽는 방법, 히라노 게이치로, 문학동네, 2008
동무와 연인, 김영민, 한겨레출판, 2008
양반 가문의 쓴소리, 조성기, 김영사, 2006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피에르 바야르, 김병욱 옮김, 여름언덕, 2008
산책과 자본주의, 김영민, 늘봄, 2007
몸으로 하는 공부, 강유원, 여름언덕, 2005
죽음의 밥상, 피터 싱어/짐 메이슨, 함규진 옮김, 산책자, 2008
사랑, 그 환상의 물매, 김영민, 마음산책, 2004
서구 정치사상 고전읽기, 강유원, 라티오, 2008
이즘-철학, 정치편, 박민영, 청년사, 2008
이 영화를 보라, 고미숙, 그린비, 2008
사랑에 관한 연구,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 전기순 옮김, 풀빛, 2008
하워드 진, 세상을 어떻게 통찰할 것인가, 데이비드 바사미언 인터뷰, 강주헌 옮김, 랜덤하우스, 2008
누가 아렌트와 토크빌을 읽었다 하는가, 박홍규, 글항아리, 2008
문체론, 이종오, 살림, 2006
호모 에로스, 고미숙, 그린비, 2008
기호의 제국, 롤랑 바르트, 김주환/한은경 옮김, 정화열 해설, 산책자, 2008
전환의 모색, 장회익 외, 생각의 나무, 2008
독서, 김열규, 비아북, 2008

[사회] - 30권
박노자의 만감일기, 박노자, 인물과사상사, 2008
마이크로트렌드, 마크 펜/키니 잴리슨, 안진환/왕수민 옮김, 해냄, 2008
일등은 오래가지 못한다, 조재도, 삶이 보이는 창, 2007
신문 읽기의 혁명, 손석춘, 개마고원, 2003
슬럼, 지구를 뒤덮다, 마이크 데이비스, 김정아 옮김, 돌베개, 2007
아직 희망을 버릴 때가 아니다, 하종강, 한겨레출판, 2008
민주화 20년, 지식인의 죽음,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후마니타스, 2008
디케의 눈, 금태섭, 궁리, 2008
촌놈들의 제국주의, 우석훈, 개마고원, 2008
아리스토텔레스, 경제를 말하다, 홍기빈, 책세상, 2001
직선들의 대한민국, 우석훈, 웅진지식하우스, 2008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우석훈, 생각의 나무, 2007
우리는 마이크로 소사이어티로 간다, 팔란티리 2020, 웅진윙스, 2008
노동을 거부하라, 크리시스, 김남시 옮김, 이후, 2008
낭만아파트, 허의도, 플래닛미디어, 2008
군대가 없으면 나라가 망할까, 하승우, 뜨인돌, 2008
왜 80이 20에게 지배당하는가, 박준성 외, 철수와영희, 2007
국가는 폭력이다, 레프 톨스토이, 조윤정 옮김, 달팽이, 2008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 클레이 서키, 송연석 옮김, 갤리온, 2008
대한민국 청소년에게, 강신주 외, 바이북스, 2008
배신, 김용철 외, 한겨레출판, 2008
웹 진화론, 우메다 모치오, 이우광 옮김, 재인, 2008
괴물의 탄생, 우석훈, 개마고원, 2008
경쟁은 어떻게 내면화 되는가, 강수돌, 생각의나무, 2008
한국 정치 웹 2.0에 접속하다, 강원택, 책세상, 2008
쓰레기가 되는 삶들, 지그문트 바우만, 정일준 옮김, 새물결, 2008
88만원 세대, 우석훈/박권일, 레디앙, 2007
인터넷 권력 전쟁, 잭 골드스미스/팀 우, 송연석 옮김, 뉴런, 2006
지겹도록 고마운 사람들아-이소선, 여든의 기억, 오도엽, 후마니타스, 2008
블랙 스완,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차익종 옮김, 동녘사이언스, 2008

[문화] - 9권
커피, 조윤정 글, 김정열 사진, 대원사, 2007
일본 지식 채널, 조양욱, 예담, 2008
들뢰즈의 극장에서 그것을 보다, 이택광, 갈무리, 2002
한국 문화의 음란한 판타지, 이택광, 이후, 2002
대중문화의 겉과 속 1, 강준만, 인물과사상사, 1999
대중문화의 겉과 속 2, 강준만, 인물과사상사, 2003
대중문화의 겉과 속 3, 강준만, 인물과사상사, 2005
슬픈 열대, 레비-스트로스, 박옥줄 옮김, 한길사, 1998
중국이 내게 말을 걸다, 이욱연, 창비, 2008

[심리] - 6권
생각의 오류, 토머스 키다, 박윤정 옮김, 열음사, 2007
가스등 이펙트, 로빈 스턴, 신준영, 랜덤하우스, 2008
너, 외롭구나, 김형태, 예담, 2004
유모차를 사랑한 남자, 조프 롤스, 박윤정 지음, 미래인, 2008
미친 뇌가 나를 움직인다, 데이비드 와이너/길버트 헤프터, 김경숙/민승남 옮김, 사이, 2006
클루지, 개리 마커스, 최호영 옮김, 갤리온, 2008

[인물] - 5권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에이드리언 골즈워디, 백석윤 옮김, 루비박스, 2007
김광석, 그가 그리운 오후에…, 임종진, 랜덤하우스, 2008
그 곳에 가면 그 여자가 있다, 김현아, 호미, 2008
너, 행복하니, 김종휘, 샨티, 2004
나에게 반하다, 안병찬,안이영노, 레몬, 2008

Ⅲ. 예술/과학/기타 : 13권

[예술] - 5권
천천히 그림읽기, 조이한/진중권, 웅진지식하우스, 1999
라파엘로와 아름다운 은행가, 데이비드 앨런 브라운/제인 반 님멘, 김현경 옮김, 2007
고흐보다 소중한 우리 미술가 33, 임두빈, 가람기획, 2008
진중권의 현대미학 강의, 진중권, 아트북스, 2008
놀이, 마르지 않는 창조의 샘, 스티븐 나흐마노비치, 이상원 옮김, 2008

[과학] - 3권
사랑을 위한 과학, 토머스 루이스/패리 애미니/리처드 래넌, 김한영 옮김, 사이언스북스, 2001
있다면? 없다면!, 꿈꾸는 과학, 정재승, 정훈이 그림, 2008
털없는 원숭이, 데즈먼드 모리스, 김석희 옮김, 문예춘추사, 2006

[기타] - 5권
글쓰기 생각쓰기, 윌리엄 진서, 이한중 옮김, 돌베개, 2007
공상이상 직업의 세계, 김봉석, 한겨레출판, 2006
책, 세상을 탐하다, 장영희/정호승/성석제 외, 전미숙 사진, 평단, 2008
호모 부커스, 이권우, 그린비, 2008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 다치바나 다카시, 이언숙 옮김, 청어람미디어,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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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1-01 16: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중에 제가 읽은 책은 다섯 권 뿐이에요. 박노자의 만감일기가 만가일기가 되었어요.
성실한 기록이에요. 박수!!!
인식의 힘님, 새해에도 건강히 지내셔요~

sceptic 2009-01-03 16:38   좋아요 1 | URL
마노아님도 즐거운 한 해 보내시기를...^^

오타수정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마무리
법정(法頂) 지음 / 문학의숲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형기의 ‘낙화’는 이렇게 시작한다. 이제는 교과서에 실린 시가 되어 버리기 한참 전에 이 시를 접하고 한동안 같은 구절을 수없이 반복해서 암송했다. 스무 살 무렵이었지만 삶과 죽음에 대한 막연한 철학적 고민이 시작되던 무렵으로 기억된다. 만남과 이별은 일상다반사이며 삶의 기본 원리이기도 하다.

  사람은 누구나 만나면 이별한다.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反)의 원리는 불교에서 말하는 윤리의 원리이면서 삶의 자명한 이치이기도 하다. 생성과 소멸은 자연의 원리이기도 하다. 그것이 사람이든 사물이든 관계없이 적용되는 이치이다.

  시간의 흐름을 거스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오만한 인간도 시간 앞에서는 겸허해진다. 말할 수 없는 생의 허무를 느끼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물리적이고 인위적인 시간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지만 인간이 정해놓은 시간의 단위 자체가 하나의 경계를 이루는 것도 아니다. 시간은 아니 모든 순간은 그저 흘러갈 뿐이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무한 순환구조가 우주와 시간의 원형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시작을 정해놓고 끝을 말한다. 하루, 한달, 일년이라는 직선적인 시간의 단위를 통해 무언가 정리하고 새롭게 시작하려는 마음은 이제 지극히 당연한 것이 되어 버렸다.

  모든 시간이 처음이며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길이 끝난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처음은 무언가의 마지막이었으며 그 마지막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한다. 그렇게 연속적인 시간의 흐름 앞에 인간은 또 다시 보잘 것 없는 작은 존재임을 확인 할 뿐이다.

  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는 우리들 삶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거울과 같다. 노년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책도 아니고 무언가 깔끔한 마무리를 위한 지침서도 아니다. 스님의 삶은 성찰이며 반성이고 나눔이며 배려이고 자연이다.

  삶은 순간순간이 아름다운 마무리이자 새로운 시작이어야 한다는 스님의 말씀을 한 해의 마지막에 새겨본다. 모든 순간이 마지막이야 시작이라는 생각은 오랫동안 생활의 기본자세로 삼고 있지만 태로 게을러지고 긴장의 끈을 놓치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며 한 해를 마무리했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삶은 그저 계속될 뿐이다.

  새로운 결심이나 눈부신 희망은 없다. 오래처럼 치열하고 숨가쁘게 스스로를 몰아낸 적도 없을 것이다. 이제 조용히 살아온 시간들을 반성하고 남은 시간을 겸손하게 받아들일 뿐이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살아 있는 모든 순간이 생의 가장 찬란한 순간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말은 말로 끝난다. 스님의 지극히 당연하고 좋은 말씀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생활 속에서 실천할 것인가 생각해 보는 시간이다. 삶의 자세와 태도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하고 반성하고 스스로를 성찰하는 시간은 매년 반복되는 행사가 아니다. 모든 삶의 순간에 자연스럽게 배어나오는 행동의 실천 원리가 되어야한다. 그렇게 아름다운 마무리는 모든 시작의 순간을 의미하는 순환 고리의 처음일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삶에 대해 감사하게 여긴다. 내가 걸어온 길 말고는 나에게 다른 길이 없었음을 깨닫고 그 길이 나를 성장시켜 주었음을 긍정한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과 모든 과정의 의미를 이해하고 나에게 성장의 기회를 준 삶에 대해, 이 존재계에 대해 감사하는 것이 아름다운 마무리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내려놓음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비움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삶의 본질인 놀이를 회복하는 것.
  아름다운 마무리는 지금이 바로 그때임을 안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나를 얽어매고 있는 구속과 생각들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것.
  아름다운 마무리는 스스로 가난과 간소함을 선택한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또한 단순해지는 것.
  아름다운 마무리는 살아온 날들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것.
  그리고 아름다운 마무리는 언제든 떠날 채비를 갖춘다.



08123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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