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원자 - 세상만사를 명쾌하게 해명하는 사회 물리학의 세계
마크 뷰캐넌 지음, 김희봉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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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모방은 정보 수집 면에서 이득이 있지만 상식을 포기하게 하기도 한다. - P. 131

인간의 삶은 사회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부모와의 본능적인 관계에서 시작되어 수많은 타인과의 관계와 사회제도, 규범, 문화의 틀 안에서 의식이 형성되고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존재가 인간이다. 본능적 자아에서 사회적 존재로 거듭나는 과정을 거쳐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고, 그렇게 오랜 시간에 걸쳐 학습되고 내면화된 습성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살아남기 위한 방법과 태도를 배우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기술을 익히며 이기적 욕망을 충족시키는 방법을 본능적으로 알게 된다.

그래서 때로는 가치관의 혼란을 겪기도 하고 견고한 사회적 편견에 좌절하기도 하며 인생관이 바뀌기도 한다. 큰 흐름, 보수적 질서에 편입되는 과정을 우리는 어른이 된다고 말한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이유를 들어 따지고 상식이 무엇인지 묻기 시작하면 피곤한 사람으로 낙인 찍힐 우려가 있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사람들에 맞서 제도와 시스템을 고쳐나가려는 노력은 외롭고 힘겨운 싸움이 되기도 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는 한 작은 모래 한 알 움직일 수 없을 때도 있다. 그것은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의 힘과 삶의 태도의 문제다.

인간 개개인은 전체 사회에서 볼 때 작은 원자에 불과하다는 놀라운 발상. 마크 뷰캐넌의 『사회적 원자』는 물리학의 잣대로 인간과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이다. 개인적인 삶의 태도와 결합되어 읽는 내내 색다른 감동을 안겨준 책이다. 객관적인 평가는 차치하고라도 이 책은 새로운 시각을 얻고 사유 방식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어떤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은 개인마다 다르고 사회 현상에 대한 견해도 제각각이다. 그런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것은 독특한 관점이나 주관적 견해가 아닌 경우가 많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가의 문제와 나에게 어떤 이익이 주어지는가의 문제가 결합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물질세계는 명쾌하게 해명되었을까? 과학자들은 여전히 원자를 중심으로 구성된 세상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불규칙한 움직임과 알 수 없는 흐름들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변화가 단지 물질세계만의 문제는 아니다. 인간을 하나의 원자로 본다는 발상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어차피 사회라는 거대한 조직 안에서 인간은 나름의 법치과 시스템 안에서 움직이지 않는가. 그렇다면 나름대로 그들의 생각과 행동과 변화의 패턴을 읽어낼 수 있지 않을까? 물리학으로 사회를 해석하려는 시도가 충격적일 만큼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절대 합리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진 사람들의 경제 행위와 예측 불가능하고 불합리한 심리,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타인을 모방하고 자신의 판단을 미루는 사람들이 모인 사회는 오직 알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론 물리학을 전공한 저자는 물리학의 복잡한 이론을 말하지 않는다. 다만 물리학의 원리가 사회를 해석하고 인간을 분석하는데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치밀하게 파헤치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은 결국 인간에 대한 물리학적 평가에 불과하다. 인간은 사회적 원자다. 수많은 사회 현상들을 토대로 그것이 어떤 패턴을 가지고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은 사람들의 오래된 관심사이다. 이 책은 그것을 탐구하려는 목적으로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분석한다.

단순한 호기심이나 물리학자의 사회학 들여다보기가 아니라 다양한 사회 현상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려는 노력이고 거꾸로 사회적 원자인 인간을 통해 사회를 파악하려는 시도이다. 사람이 아니라 패턴을 통해 인간의 심리와 행동 그리고 사회의 흐름을 해석하는 과정이 어떤 인문학 서적보다도 흥미롭다. 저자의 통찰력은 실제 사례를 통해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그것을 물리학의 세계에 견주어 분석하는 데서 얻어진 듯하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수많은 심리학, 철학, 사회학, 문학의 주제로 다루어졌던 이야기들이 하나로 모아질 수도 있고 다양한 모습으로 파생될 수도 있음을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이 책이 모든 인간과 사회의 비밀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이제 시작에 불과할 지도 모르는 노력들이 작은 결실을 맺고 그것이 또 다시 새로운 시작이 될 수도 있다는 진지한 성찰과 고민만으로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에 열광했던 독자라면 이 책은 본격적으로 물리학이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해 보기 위해 반드시 읽고 싶어질 것 같다. 저자는 이 책의 말미에서 ‘진실’을 이야기한다. 세상의 진실, 사회의 진실 그리고 개인의 진실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생각과 행동 그리고 패턴과 흐름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진실을 말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우리는 ‘과거의 지혜’를 되살려 흄과 스미스의 시대 사람들이 높이 쳐들었던 횃불을 이어받아, 진실이 무엇이든 그 진실을 찾을 수 있다는 낙관과 확신으로 세계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 P. 255

독일의 극작가 고트홀트 에프라임(Gotthold Ephraim Lessing, 1729~1778)이 1778년에 남겼던 말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계속 전진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자신의 소유물이 아니라 진실을 발견하기 위한 정직한 노력에 따라 가치가 매겨진다. 사람의 힘을 늘리는 것은 소유물이 아니라 진리 탐구이며, 이것을 통해서만 인간의 완성에 끝없이 다가갈 수 있다. - P. 255


110227-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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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인권 수첩 - 개인의 자유와 지구 공동체를 함께 생각하는 인권 교과서 세상이 보이는 지식 3
크리스티네 슐츠-라이스.공현 지음, 안미라 옮김 / 양철북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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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3월이 돌아온다. 모든 학교에서는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들이 신학기 준비에 여념이 없을 것이다. 폭풍 전야처럼 3월 2일 아침부터 학교는 활기를 띠고 학생들은 바쁘게 움직인다. 모두에게 똑같은 출발이지만 누구나 같은 곳을 향해 걷지는 않는다. 서로 다른 목표와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고 그만한 결과를 얻고 졸업을 한다. 이제 교문 밖에 나가 새 출발을 해야 하는 졸업생은 물론 이제 막 교문에 들어서야 하는 신입생에 이르기까지 학교는 인생의 통과의례처럼 중요한 곳이다. 용광로와 같이 뜨거운 열정과 환한 웃음으로 가득할 것 같은 학교는 교문에 들어서는 순간 공부와 시험, 경쟁과 한숨이 가득한 곳이 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학생과 부모들은 어떻게 청소년 시기를 보내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고 삶의 방향이 결정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의미에서 틀린 말은 아니지만 어쩌면 거꾸로 지금까지 살아온 방법과 태도에 따라 학교생활도 다르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자세도 다르다. 졸업 이후에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방법과 태도를 배우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교뿐만 아니라 학교 밖 청소년들도 마찬가지다.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자율적이고 능동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개성과 능력을 기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나중에야 깨닫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며 잘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인지 그리고 그것을 선택하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배우고 깨닫는 과정이 삶이 아닌가. 그러한 삶이 바로 청소년들의 인권을 지키고 미래를 꿈꾸는 삶이 아닐까.

『청소년 인권 수첩』은 최근 학교인권조례와 관련하여 우리에게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돌아보게 한다. 인권은 학교를 졸업하면서 알아야 할 내용이 아니다. 성장 과정에서 내면화되고 지켜나가야 하는 권리이다. 나이와 무관하게 자신의 선택과 판단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자아존중감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삶의 조건으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다. 긍정적인 태도와 자신감은 자신의 진로와 미래를 개척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공부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인권은 문화적 배경과 사회적 맥락을 고려하며 조율하고 선택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다. 태어나면서부터 누려야 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는 죽을 때까지 지켜야하는 가장 기본적인 우리들의 의무이기도 하다. ‘세상이 보이는 지식’ 시리즈로 나온 이 책의 저자는 독일의 저널리스트이다. 인권활동가 공현이 우리 실정에 맞는 내용을 추가해서 내놓은 이 책은 작은 질문과 대답으로 구성되어 있어 읽기 편하고 쉽게 이해되는 책이다. 어렵고 딱딱한 느낌이 드는 추상적인 개념을 일상생활에서 쉽고 재밌게 접할 수 있도록 구성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적극 추천할 만한 책이다. 인간의 존엄성, 인권 실현을 위한 방법론, 유엔, 국제비정부기구 등 언론과 민주주의까지 다양한 주제들이 거론되고 한국의 인권과 한국의 청소년들의 현실을 바라본다. 마지막으로 인권을 위한 실천적 용기와 책임과 권리를 이야기한다.

생각이 바뀌는 것은 산을 옮기는 일보다 어렵다. 어떤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갖게 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과 지식과 정보가 필요하다. 그리고 주체적인 고민과 사유를 거쳐 판단을 내리고 행동하게 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그렇지는 않다. 피상적인 현상, 타인의 견해를 무분별하게 수용하고 그것을 자신의 신념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청소년들에게 인권이란 무엇인가의 문제를 논의하는데 언론은 이념을 문제 삼는다. 논점 일탈의 오류에서 벗어나서 문제의 본질을 바로 보고 미래를 향해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두발 자유화의 물결이 거세게 몰아치더니 또다시 과거로 돌아간 적이 있다. 이제 학생인권조례를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이 첨예하게 맞부치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들을 미성숙한 존재, 통제와 억압과 관리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한 그들의 의견과 개성과 권리는 공부와 성적을 담보로 제한될 가능성이 항존한다. 우리는 민주주의의를 지향한다. 그렇다면 민주시민의 역량과 자질을 갖춘 사람으로 교육해야 하는 것은 마땅한 의무가 아닌가.


110220-011 
 




고백 - 10년 간의 실수와 학교 이데아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아아 나는 잠들었는가, 깨어 있는가
누구,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가 없느냐”  
- 윌리암 세익스피어의 『리어왕』, 1막 4장 중에서

시작은 DMZ(De-Militalized Zone비무장지대) GP(guard post전투초소)였을까? 휴전 이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생태계가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다는 그곳. 망원경으로 북한군 초소가 내려다보이고 그들의 행동 하나 하나를 관찰할 수 있는 곳에 고립된 군인들은 외롭다. 그 외로움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신과 대면하게 된다. 대학생이었거나 직장인이었거나 자신의 내면을 바라 볼 기회가 없었던 스무 살 언저리의 군인들에게 GP는 일종의 사원(寺院)이었다. ‘나’를 돌아보고 ‘너’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설계하는 시간이었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를 만나고 싶었다. 그러나 그 사람은 결국 ‘나’밖에 없다는 사실만 확인했다. 그리고 미친 듯이 책을 읽었다. 사회적, 역사적 관점에서 내가 서 있는 시간과 공간을 확인하고 삶의 의미를 찾고 싶었다.

군대생활을 하는 동안 대학 4년간 읽었던 책의 두 배쯤 읽은 것 같다. 휴가 나올 때마다 쌀자루에 책을 담아 집으로 부치던 기억이 새롭다. 책은 세상을 바라보는 유일한 창이었고 내가 누구인지 말해주는 유일한 멘토였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수많은 책들은 내 영혼의 아버지다. 전역을 얼마 앞두고 앨빈 토플러를 만났다. ROTC에게 특혜가 주어지던 시절이라 취업은 어렵지 않았고 안정적인 금융기관에 출근하기로 마음먹고 있었다. 그러나 『권력이동』이 보여준 미래는 내 생각과 많이 달랐다. 정말 우연하게도 벤처기업에 근무하는 선배의 제의를 받고 출근하는 회사가 달라졌다. 책은 결국 첫 직장을 선택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되었다.

자유롭고 편안한 근무조건과 그리 나쁘지 않은 연봉에도 불구하고 나는 끊임없이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하는 종류의 인간이었다. 인터넷 SI(System Integration)업체에서 전공과 무관한 제안서를 쓰고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를 하는 일은 ‘재미’가 없었다. 그렇게 2년쯤 근무하다가 평생 교직에 계셨던 아버지와 국어교사인 아내의 권유로 임용고사를 거쳐 교직에 입문했다.


서른, 신규교사 1년차 - 교사는 뭘 하는 사람이지?

젊은 남자 교사에게 주어진 첫 번째 임무는 몽둥이였다. 책을 좋아하는 나에게 학교에서 처음 맡긴 일은 학생부 생활지도. 나의 하루는 교문에서 시작되었다. 군대 위병소에 헌병이 서 있는 것처럼 학교 교문에는 생활지도 담당교사가 버티고 서 있다. 교복을 제대로 갖추어 입었는지, 머리 길이가 규정에 어긋나지 않았는지 날카로운 눈으로 훑어낸다. 주눅이 든 학생들은 아침부터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없다. 이름표, 넥타이, 조끼, 바지통, 치마, 머리 길이, 신발, 양말, 스타킹, 화장, 염색, 반지, 귀걸이, 가방에서 속옷 색깔에 이르기까지 군대만큼 철저하게 통제하고 감시한다. 지각한 학생은 물론 규정을 위반한 학생은 모두 운동장에 엎드리게 한 다음 몽둥이로 때리거나 토끼뜀으로 운동장을 돌게 한다. 상쾌한(?) 하루의 출발이다. 교실까지 이르는 멀고도 험난한 길이다. 교실에 도착하면 또다시 담임 선생님이 따뜻하게(?) 맞아주신다. 남학생의 뒷머리가 옷깃에 닿는 순간 껌을 씹고, 염색을 하면 도둑질을 하고 싶은 충동이 생기는 걸까? 교육은 통제와 억압이 아니다. 근대 이후 신체를 통제하는 것은 정신을 통제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활용되었다. 미셸 푸코는 『감시와 처벌』에서 제러미 벤덤이 고안한 ‘판옵티콘’을 소개했다. 불꺼운 전망대에서 단 한 명의 간수가 불켜진 원형 감옥의 수많은 죄수들을 통제하는 방법은 단 하나! 누군가에게 감시받고 있다는 불안감이다. 통제된 신체는 통제된 영혼을 낳는다. 창의력과 상상력은 자유로운 정신의 발현이다. 네모난 틀 속에 갇혀 시키는 대로 ‘왜’라고 질문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미래 사회의 ‘창조적 상상력’을 요구하는 것은 오히려 폭력이 아닐까?

서른 살의 1년차 교사는 폭행, 흡연, 절도, 학교 밖의 문제아들을 몽둥이로 때리고 얼차려를 주고 욕하고 청소시키면서 1년을 지냈다. 담임업무와 학생부 생활지도를 함께 떠안은 채 교재연구과 수업을 해 나가는 일은 정말 버거웠다. 게다가 0교시, 8교시 매일 2시간씩 보충수업을 해야 했다. 야자감독은 입가심이다. 대한민국의 교사는 뭘 하는 사람이지? 그러면서 차츰 조직생활(?)에 적응했다. ‘아~ 학교는 이런 곳이구나. 건물구조도 조직도 군대라고 생각하면 되는구나.’ 장교로 군대생활을 했던 나에게 담임은 소대장이라고 생각하면 간단했다. 그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무소불위의 권능을 가진자, 그대 이름은 담임!

그러나 아이들은 군인이 아니었다. 한 명 한 명이 너무 소중하고 예뻤다. 아이들이 보고 싶어 아침부터 두근거리며 출근을 한다는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선생님도 있었지만 사실이었다. 함께 이야기하고, 기뻐하고, 슬퍼하고, 웃고, 우는 동안 정들었던 아이들은 졸업을 해버렸다. 그리고 새로운 아이들과 만났다. 그렇게 10년이 지났지만 학교는 변하지 않았다. 아니 우리 모두의 생각과 시스템이 변하지 않았다. 내가 아이들을 때렸던 신규교사 시절보다 더 부끄러운 건 가끔씩 내 생각을 아이들에게 강요하고 난 후의 씁쓸함과 합리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 채 규정이니까 지키라고 했던 순간들이었다. 사람들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절차를 배워야 하는 학교에서 실천하지 않는다면 나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 것인지 난감해지곤 한다. 졸업할 때까지만 참자, 학교는 원래 그런 곳이다, 선생들은 다 똑같다는 인식을 가지고 학교를 떠나는 많은 아이들을 보면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나는 뭘 하는 사람이지?


좋은 사람은 누구인가?

자공이 묻기를 “마을 사람들이 모두 좋아한다면 어떻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아직 부족하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싫어한다면 어떻습니까?”
“아직 부족하다. 마을 사람들 중에 선한 사람이 좋아하고 선하지 못한 사람이 싫어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  - 공자의 『논어論語』 제 13편 ‘자로(子路)’ 중에서


혹자는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고 했지만 유교적 사대주의와 전근대적 사고방식에 대한 통렬한 비판일 뿐 공자의 모든 논리를 부정하는 말은 아니다. 인용한 공자의 말은 ‘선택’의 순간에 나에게 힘이 되어주는 말이다. 사람들이 모두 좋아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는 뜻이다. 선한 사람이 좋아하고 악한 사람은 싫어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사람을 어떻게 좋은 사람, 나쁜 사람으로 구별할 수 있을까마는 옳은 일과 그른 일은 분명히 구별할 수 있고 그 일을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은 더욱 확실하게 구별할 수 있다.

사람들은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말한다. 튀지 말라고 타이르고 중간만 하라고 충고한다. 경우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 말이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은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를 고민하지 않고 우리는 금세 스무살이 된다. 나이만 먹어버린 ‘어른애’가 되어 떠밀리듯 졸업장을 받고 교문을 나선다. 대학생이 되거나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하지만 아무것도 준비된 것은 없다. 왜냐하면, 공부만 했으니까.

그래도 우리는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하고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쯤은 알고 있다. 지식은 실천이다. 행동에 옮기지 못하는 지식은 개인적 이익만을 위해 사용하는 도구로 전락한다. 우리가 아닌 ‘나’만을 위한 지식으로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자연에 순응하며 살았던 농부 작가 전우익 선생님은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라고 말했다. 함께 나누고 모두 같이 걸어갈 수 없는 세상은 지옥이다. 현대 사회를 승자독식 사회라고 하지만 1등만 살아남은 사회는 지속 가능할 수가 없다. 경쟁은 피할 수 없지만 미래 사회는 ‘국영수’ 실력으로만 살아갈 수 없다. 나만의 무기가 무엇인지 찾아가는 교사가 되고 싶다.


학교 이데아

됐어 됐어 됐어 됐어 이제 그런 가르침은 됐어 그걸로 족해 족해 족해 족해 …… 전국 구백만의 아이들의 머리 속에 모두 똑같은 것만 집어넣고 있어 …… 좀 더 비싼 너로 만들어 주겠어 네 옆에 앉아 있는 그 애보다 더 하나씩 머리를 밟고 올라서도록 해 좀 더 잘난 네가 될 수가 있어 …… 겉보기 좋은 널 만들기 위해 우릴 대학이란 포장지로 멋지게 싸버리지 이젠 생각해봐 대학 본 얼굴은 가린 채 근엄한 척 할 시대가 지나버린 건 좀 더 솔직해봐 …… 됐어 됐어 이젠 됐어 됐어 이제 그런 가르침은 됐어 됐어 ……  - 서태지, <교실 이데아> 중에서

수능이 끝나고 합격의 기쁨으로 교무실에 찾아오는 아이들은 금세 잊히지만 한숨과 탄식, 눈물과 안타까움이 문자와 전화로 전해지면 잠을 이루지 못한다.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안다. 공부가 전부가 아니라고 할 수도 없고 너는 공부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게 있다고 해 줄 수도 없다. 왜냐하면 학교에서는 그것들을 찾아주거나 가르쳐주지 않았으니까. ‘모두 똑같은 것만’ 머릿속에 집어넣었기 때문에 다른 대안이나 자신의 길을 찾아나가기 어렵다. 전공이 아니라 대학이 중요하고 적성과 취향보다 직업과 연봉을 감안해야 하는 현실이 모두 아이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기에 더더욱 그렇다. 20대의 40%가 비정규직이다. 현대 사회를 바라보는 안목과 미래 사회에 대한 준비를 위해 어떤 과정과 노력이 필요한지 대학에 가서 배우라고 하면 나의 책임이 조금 가벼워질까? 아니다, 그렇지 않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힌다. 어느 누구도 정답을 제시해줄 수는 없다. 스스로 찾아야 한다. 책 속에서 길을 찾고 책을 통해 조금 더 자라는 아이들을 볼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아이들은 그렇게 자기 성숙을 모색해야 한다.

자기 성숙을 모색하지 않는 사람일수록, 개인으로서 내세울 장점이 없는 사람일수록, 자기가 속한 집단인 국가, 민족, 종교, 지역, 혈연, 출신 학교를 내세운다. - , 홍세화의 『생각의 좌표』중에서

전통사회에서는 개인의 노력이 아니라 생득적인 지위를 통해 자신의 삶이 결정되었다. 마치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날 수 없는 것처럼 자신의 사회적 신분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순전히 우연의 결과일 뿐인 신분제도는 얼마나 불합리한 것인가? 자신이 속한 집단이 개인의 정체성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그가 누구인지 말해 줄 수는 없다. 우리는 나이와 경력을 내세우는 사람을 자주 만난다. 양반이라는 이유만으로 혹은 어른이라는 이유만으로 또는 선생님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말과 행동이 옳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이들은 책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스스로의 길을 찾아 나가야 한다. 본질적으로 고독한 인생에서 가장 훌륭한 동반자는 책일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책을 읽다가 문득 이런 상상을 자주한다.

상쾌한 아침공기를 맞으며 친구를 만나 학교에 갔다. 낡은 교문도 언덕길의 분수도 나를 반겨주는 것 같아 기분이 괜찮은 하루였다. 아침부터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차량을 통제해 주시고 학생회 임원들이 돌아가며 캠페인을 벌인다. 무단 횡단을 하거나 위험하게 도로로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없다. 교실에 도착하면 친구들과 가볍게 인사를 하고 곧바로 독서 삼매경에 빠진다. 짧은 아침 독서 시간이 아쉽기만 하다. 학기 초에 한 권씩 가져온 학급문고만 읽어도 올해 40권의 책을 읽는다. 선생님과 함께 선정한 다양한 책들이 가까이 있어 따로 고민할 필요도 없다. 오늘 오후에는 단체 활동이 있는 날이다. 밴드부 친구들과 연습을 한 후 청소년 수련원에서 다른 학교 친구들과 합주가 있다. 저녁을 먹고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사회 숙제를 하기로 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들』을 일고 ‘사형제 폐지’에 대한 토론이 수행 평가다. 사형제에 대한 사회, 역사적 변천 과정을 조사하고 관련된 소설, 영화는 물론이고 사회문화 교과서도 참고해야 한다. 반대를 위한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고 예상 질문을 정리해야 한다. 논술이나 구술 면접은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수업 시간에 준비한 것으로 충분하다. 하긴 원하는 학과에 진학하더라도 선배들을 보니까 공부 안하면 2학년을 넘기기가 힘들다던데 대학에 가면 열심히 공부만 해야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한다. 예전에는 보충수업이나 야간자율학습이라는 게 있었다는 데 그 시간엔 도대체 뭘 했는지 궁금하다. 기분도 전환할 겸 이번 주말에는 빨간색으로 염색이나 해볼까.

혼자 꿈을 꾸면 공상에 불과하지만 모두가 함께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 현실은 한 번도 만만한 적이 없었다. 교사가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보낸 지난 10년은 즐거움과 보람보다 부끄러움이 앞선다. 이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정말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아이들과 함께 걷고 싶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 소중하다는 사실을 요즘 들어 어렴풋이 깨닫고 있다. 얘들아 함께 걷지 않을래?


2009 수내고등학교 교지 『솔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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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란 무엇인가 - 청소년, 청년, 시민을 위한 민주주의 교양 입문 민주시민 권리장전 2
마리아나 발베르데 지음, 우진하 옮김 / 행성B(행성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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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부처님 가운데 토막 같은 사람’ 혹은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 사람들이 있다. 착한 사람들을 관용적으로 표현하는 이 말은 분쟁 상황에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정확하게 의사표현을 하지 않는 사람일 가능성 많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고 마음에 들지 않아도 참고 포기하는 성향일 수 있지 않을까. 사람은 두 사람만 모여도 서로 관점과 취향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의’와 ‘도덕’은 바로 이런 분쟁 상황에 대한 기준을 의미한다. 공동체 안에서 지켜야할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현대 사회에서는 ‘법’이라는 말로 규정된다. 한 나라를 통치하는 데 있어 ‘법’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법이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다. 법은 항상 인간의 행위와 사회 변화를 뒤쫓아갈 수밖에 없고 법을 만들고 운용하고 판단하는 ‘사람’의 의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법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 법이 항상 돈과 권력을 움직이고 반대로 돈과 권력이 법을 부린다. 우리는 모든 질서와 규칙과 합의된 원칙들을 법과 구분하지 않는다. 다만 국가에 의해 공식적인 폭력이 가능한 법과 그 구속력과 효력이 조금 다를 뿐이다. 그런 면에서 ‘법치(法治)’는 국가를 통치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법치’가 그리 단순하지 않다.

「민주시민 권리장전」 두 번째 시리즈 시리즈의 두 번째 『법치란 무엇인가』는 『민주주의란 무엇인가』에 이어 우리 삶의 조건을 만들어가고 있는 ‘법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느 틈엔가 법의 이름으로 규정된 ‘정의’와 ‘도덕’들의 우리들의 행동과 생각을 제한하기 시작한다. 그것은 국가 통치의 목적, 공공선을 위한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국민들의 기본적인 권리와 자유를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의 대가만큼 제도와 법도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피의 대가로 그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이 책은 먼저 법치 제도의 중요성과 법의 모순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한다. 질서유지를 위한 법이 반드시 폭력을 수반해야 하는 모순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법은 이제 인간사회를 지해한다. 사람이 사람을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법이 인간을 지배한다. 이것은 ‘정의’라는 이름으로 우리들의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으로 작용한다. 정의로운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다. 하지만 정말 법은 정의를 실현할까? 그 자체가 모순인 준법 투쟁, 잘못된 입법 과정과 각종 이익단체들의 로비, 입법과 시행 과정의 이해관계는 대다수 국민의 행복과 만족을 위해서가 아닌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들’을 기억하고 투표로 심판하고 하나로 뭉쳐 문제를 제기하는데 소홀하다. 우리들의 삶을 조건 짓는 과정에서 우리는 철저하게 소외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법의 집행과 경찰의 존재에 주목한다. 근대 경찰의 탄생과 사설 경비업체를 다루고 도대체 경찰의 임무가 무엇이며 주로 어떤 일을 하는데 대부분의 업무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법을 시행하고 질서를 유지하는 기본적인 임무를 가지고 있는 경찰에 대해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각국의 상황이 조금씩 다르고 그 역할이 비교될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고민은 우리에게도 절실하게 느껴진다. 특히 법 집행 과정에서 벌어지는 딜레마는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사람들만의 고민으로 미루어 둘 수 없다. 늘 논란이 되고 있는 성매매, 아편과 코카인 마약을 예로 들어 그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읽는 사람들에게도 고민의 시간을 남겨준다. 최근 연예인들의 도박과 마약 사건은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니지만 이것을 바라보는 시선은 복잡하게 얽혀있다. 개인적 선택의 문제와 사회의 공익의 문제가 정확하게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톨스토이는 ‘국가는 폭력이다’라고 했지만 공권력을 어떻게 이용하느냐는 결국 국민들의 입장이 아니라 통치자의 권력이라고 생각하는 데서 출발한다. 아니 거꾸로 경찰이나 검찰의 태도와 입장을 잘 살펴보자. 답은 명약관화하다. 때때로 ‘중립성’을 외치지만 지나가는 강아지도 웃을 일이다. 어찌 ‘중립’이라는 말이 가능한가 언제나 힘없고 가난한 사람을 위해, 대다수 국민의 이익과 복지를 위해 힘써야 하는 것이 경찰과 검찰의 존재 이유가 아닌가.

민주주의와 정의사회의 구현은 역대 정부가 내세운 식상한 가치이다. 너무나 상식적이고 당연한 제도와 법의 테두리를 강조한다는 것은 그만큼 제대로 법치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반증이다. 시민들은 끊임없이 경찰의 독립을 감시하고 검찰의 권력을 견제해야 한다. 적극적인 민주시민들의 정치 참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정의로운 사회는 허망한 구호에 불과하다. 그들은 단 한순간도 우리에게 민주주의와 정의를 가져다 준 적이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객관적이고 절대적인 정의와 도덕은 없다. 플라톤의 말대로 정의는 어쩌면 토론과 대화의 문제일지도 모르지만 그러한 소통이 가능한 사회는 우리들 스스로가 끊임없는 반성과 노력이 수반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정의란 개인적인 이해관계를 넘어 사람들을 정당하게 대우하며 인류 전체의 환경조건을 개선시키는 것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특수한 상화에서 정의의 개념은 달라질 수도 있다. 수천 년 전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이 말했듯이 정의란 항상 토론과 대화의 문제일 뿐인지도 모르겠다. - 85쪽


110206-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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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란 무엇인가 - 청소년, 청년, 시민을 위한 민주주의 교양 입문 민주시민 권리장전 1
제임스 렉서 지음, 김영희 옮김 / 행성B(행성비)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2011년. 벌써 새로운 세기가 시작되고 10년이 흘렀다. 1990년대는 새로운 밀레니엄에 대한 기대와 세기말의 불안이 교차했다. 단지 숫자에 불과하지만 새천년의 출발은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품게 했다. 인간들의 인위적인 시간이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재는 언제나 그랬듯이 과거의 결과일 뿐 느닷없는 변화도 없었고 새로운 희망은 어디에서도 주어지지 않았다. 삶의 조건은 스스로 만들어갈 뿐이라는 냉혹한 교훈만이 되풀이 되고 있다.

지난 20세기의 가장 큰 변화는 근대적 의미의 정치, 경제적 제도 변화였다. 봉건사회의 붕괴와 상업자본의 발달로 점차 민주주의의 씨앗은 17세기부터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자본주의의 확립과 더불어 19세기말부터 본격적인 민주주의가 세계적인 흐름이 되었다. 형식적이긴 하지만 아직도 입헌군주제가 남아있고 실질적인 정치민주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나라도 많지만 이제 민주주의는 거스를 수 없는, 가장 필수적인 인간들의 삶의 조건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심각한 가장 기본적인, 더 이상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던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을 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것은 유럽 선진국의 다양한 정치, 사회, 경제적 위기와 더불어 대한민국의 현실이기도 하다. 국민이 주인 되는 세상이라면 대다수 국민의 뜻에 따라 국가의 행정이 움직이고 그들의 복지와 행복을 위해 정치인과 공무원들이 봉사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상적인 민주 국가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향해야할 너무나 상식적이고 당연한 대한민국에 대한 고민은 지금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는 민주시민으로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한 기본적인 교양서이다. 「민주시민 권리장전」시리즈의 첫 책으로 『법치란 무엇인가』와 함께 출간되었다. 이후에 나올 시리즈도 기대된다. 간결하고 쉬운 문장과 알기 쉬운 설명으로 똑똑한(?) 중학생 수준이면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길고 지루한, 꼬이고 말린 번역서가 아니라 거시적인 안목으로 전지구적인 민주주의의 한계와 위기 그리고 우리의 현실을 돌아볼 수 있는 책이다.

또다시 새해가 밝았지만 세상이 저절로 달라지지는 않는다. 일단,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야 할 것 아닌가. 민주주의는 피와 땀의 결과물이다. 혹독한 시련과 인내와 투쟁의 댓가로 겨우 얻어낸 우리들의 권리라는 사실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은 우선 왜 ‘다시’ 민주주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캐나다 학자의 주장이지만 특정 국가의 문제만을 다룬 것이 아니라 전 세계 곳곳의 과거와 현실을 정확하게 짚어내는데 탁월한 안목을 가지고 있다. 저자가 읽어낸 민주주의의 위기는 정치적 민주주의와 경제적 민주주의의 충돌이다. 두 체제가 양립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은 매우 적절해 보인다. 우리가 겪고 있는 위기의식도 이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국민들을 협박하고 인권을 유린할 수 있었던 ‘잘살아 보세’와 ‘재벌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논리가 바로 그것이다. 한국의 민주주의 현실에 대해서 저자는 이렇게 정확하게 짚어낸다.

한국의 민주화는 정치적 민주화의 좁은 틀 안에서만 추진되었기 때문에 사회 · 경제적 민주화는 최근까지도 배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한국 민주주의의 문제점은 군부독재정권 아래에서 온갖 기득권을 누리던 사회 세력들에 대해 거의 손을 댈 수 없게 만들었다. 즉 기득권 세력의 이해를 조금이라도 침해하는 개혁은 거의 추진되지 못했는데, 그 기득권 세력의 중심에 바로 ‘재벌’로 상징되는 거대자본이 있다. - 137쪽

이 책에서 저자는 민주주의의 발전 과정을 자본주의의 발전과정과 더불어 정확한 맥락을 설명한다. 미국과 프랑스 모두 혁명으로 민주국가의 근간을 이루었다. 끊임없이 진화하지 않으면 과거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생리를 가진 제도가 민주주의이다. 이웃나라 먼나라 그리고 우리나라를 보면 금방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이, 이 시대를 살고 있는 국민 모두가 대한민국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먼저 깨닫는 것이 우선이다. 각자의 선택과 판단은 그 다음이다. 정치인, 재벌기업의 총수가 우리들 삶의 조건을 개선시켜 줄 것이라고 믿지 말아야 한다.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인간으로 권리를 인정받고 투표에 참여하게 된 지 100년도 되지 않은 일이다. 소수자의 권리와 인간의 기본적인 가장 기본적인 권리는 전체를 위해 혹은 미래를 위해 희생할 수 있다는 논리가 아직도 우리 사회에 만연하다. 비민주적인 의식과 제도는 하루 아침에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을 끝없이 부추기고 조장하고 굳건하게 지켜내고 싶은 기득권 세력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리가 한 가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 자신의 계급적 이익과 상반되는 투표를 하는 사람들이다. 학자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많고 사람들 사이에서도 늘 이해할 수 없는 아이러니가 이것에 관한 결과이다. 20대의 비정규직 사태, 88만원세대, 등록금 문제 등 자신들의 직접이익과 결부된 사회제도나 경제 현실에 대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의무 중에 하나가 ‘투표’ 행위로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일다. 뿐만 아니라 노동자, 빈곤층의 투표 현실까지 감안하면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또 다른 한 권의 책으로 다룰 만한 주제지만 저자는 간단하게 이렇게 정리한다.

자신의 이익과 상반된 투표를 하는 이유

많은 노동자들이 보수적인 정당을 지지한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민족, 인종, 종교, 국가, 지역 등과 관련된 적대감 때문인데 이는 노동자 계급을 끊임없이 분열시켜왔다. 둘째, 실업자에 대한 적대적인 취업자와 복지혜택의 수혜자가 느끼는 분노, 그리고 고용안정이 보장된 공무원에 대한 민간 부문 노동자의 시기심 때문이다. 셋째, 노동조합으로서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러한 혜택을 불공평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존 사회의 권력자들이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국민 다수를 설득하기 때문이다. 다소 적더라도 기존 체제 내에서 누리는 그들의 몫이 평등 사회를 지향하는 투쟁을 통해 얻게 될 몫보다 훨씬 낫다고 말이다. - 187쪽

소련과 동유럽은 현실 공산주의 국가로 20세기에 가장 극적인 혁명을 이루었다가 사라진 나라들이다. 그들의 민주화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공산주의와 사회주의 그리고 민주주의가 결국은 그것을 운용하는 사람과 시스템 그리고 관심과 참여의 문제라는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최근에 남미의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에서 불고 있는 신선한 바람을 지켜보자. 넬슨 만델라로 대표되는 아프리카의 민주화, 밑으로부터 열망이 살아있는 아시아의 민주주의 등 전세계는 여전히 민주주의 투쟁의 한복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다. 서두에서 이야기했듯이 이 책을 통해 저자가 가진 문제의식은 결국 막대한 자본과 민주주의의 싸움, 정치동맹을 이루고 있는 유럽연합의 탄생 등 당대 현실에 대한 고민으로 모아진다. 민주주의의 과거와 현실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현실적인 과제를 확인하고 나면 이제 남은 것은 우리들의 몫이다.

민주주의는 전진하거나 퇴보하거나 둘 중 하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주의 옹호자들은 그들의 입장이나 명분을 주장하는 것을 결코 멈춰서는 안 된다. - 189쪽

저자의 말대로 민주주의는 완성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다. 끊임없이 전진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퇴보한다. 그 민주주의의 원동력은 아래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가진 자, 똑똑한 자, 힘이 센 자들이 민주주의를 개발했거나 다수의 국민을 위해 시행하고 있다는 생각을 버릴 때 진정한 민주주의가 시작된다. 그것이 이 책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교훈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이렇게 마무리 한다.

늘 그래왔듯이 민주주의는 희망에서 출발한다. - 199쪽


11020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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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란 무엇인가 - 청소년, 청년, 시민을 위한 민주주의 교양 입문 민주시민 권리장전 1
제임스 렉서 지음, 김영희 옮김 / 행성B(행성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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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벌써 새로운 세기가 시작되고 10년이 흘렀다. 1990년대는 새로운 밀레니엄에 대한 기대와 세기말의 불안이 교차했다. 단지 숫자에 불과하지만 새천년의 출발은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품게 했다. 인간들의 인위적인 시간이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재는 언제나 그랬듯이 과거의 결과일 뿐 느닷없는 변화도 없었고 새로운 희망은 어디에서도 주어지지 않았다. 삶의 조건은 스스로 만들어갈 뿐이라는 냉혹한 교훈만이 되풀이 되고 있다.

지난 20세기의 가장 큰 변화는 근대적 의미의 정치, 경제적 제도 변화였다. 봉건사회의 붕괴와 상업자본의 발달로 점차 민주주의의 씨앗은 17세기부터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자본주의의 확립과 더불어 19세기말부터 본격적인 민주주의가 세계적인 흐름이 되었다. 형식적이긴 하지만 아직도 입헌군주제가 남아있고 실질적인 정치민주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나라도 많지만 이제 민주주의는 거스를 수 없는, 가장 필수적인 인간들의 삶의 조건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심각한 가장 기본적인, 더 이상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던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을 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것은 유럽 선진국의 다양한 정치, 사회, 경제적 위기와 더불어 대한민국의 현실이기도 하다. 국민이 주인 되는 세상이라면 대다수 국민의 뜻에 따라 국가의 행정이 움직이고 그들의 복지와 행복을 위해 정치인과 공무원들이 봉사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상적인 민주 국가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향해야할 너무나 상식적이고 당연한 대한민국에 대한 고민은 지금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는 민주시민으로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한 기본적인 교양서이다. 「민주시민 권리장전」시리즈의 첫 책으로 『법치란 무엇인가』와 함께 출간되었다. 이후에 나올 시리즈도 기대된다. 간결하고 쉬운 문장과 알기 쉬운 설명으로 똑똑한(?) 중학생 수준이면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길고 지루한, 꼬이고 말린 번역서가 아니라 거시적인 안목으로 전지구적인 민주주의의 한계와 위기 그리고 우리의 현실을 돌아볼 수 있는 책이다.

또다시 새해가 밝았지만 세상이 저절로 달라지지는 않는다. 일단,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야 할 것 아닌가. 민주주의는 피와 땀의 결과물이다. 혹독한 시련과 인내와 투쟁의 댓가로 겨우 얻어낸 우리들의 권리라는 사실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은 우선 왜 ‘다시’ 민주주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캐나다 학자의 주장이지만 특정 국가의 문제만을 다룬 것이 아니라 전 세계 곳곳의 과거와 현실을 정확하게 짚어내는데 탁월한 안목을 가지고 있다. 저자가 읽어낸 민주주의의 위기는 정치적 민주주의와 경제적 민주주의의 충돌이다. 두 체제가 양립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은 매우 적절해 보인다. 우리가 겪고 있는 위기의식도 이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국민들을 협박하고 인권을 유린할 수 있었던 ‘잘살아 보세’와 ‘재벌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논리가 바로 그것이다. 한국의 민주주의 현실에 대해서 저자는 이렇게 정확하게 짚어낸다.

한국의 민주화는 정치적 민주화의 좁은 틀 안에서만 추진되었기 때문에 사회 · 경제적 민주화는 최근까지도 배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한국 민주주의의 문제점은 군부독재정권 아래에서 온갖 기득권을 누리던 사회 세력들에 대해 거의 손을 댈 수 없게 만들었다. 즉 기득권 세력의 이해를 조금이라도 침해하는 개혁은 거의 추진되지 못했는데, 그 기득권 세력의 중심에 바로 ‘재벌’로 상징되는 거대자본이 있다. - 137쪽

이 책에서 저자는 민주주의의 발전 과정을 자본주의의 발전과정과 더불어 정확한 맥락을 설명한다. 미국과 프랑스 모두 혁명으로 민주국가의 근간을 이루었다. 끊임없이 진화하지 않으면 과거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생리를 가진 제도가 민주주의이다. 이웃나라 먼나라 그리고 우리나라를 보면 금방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이, 이 시대를 살고 있는 국민 모두가 대한민국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먼저 깨닫는 것이 우선이다. 각자의 선택과 판단은 그 다음이다. 정치인, 재벌기업의 총수가 우리들 삶의 조건을 개선시켜 줄 것이라고 믿지 말아야 한다.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인간으로 권리를 인정받고 투표에 참여하게 된 지 100년도 되지 않은 일이다. 소수자의 권리와 인간의 기본적인 가장 기본적인 권리는 전체를 위해 혹은 미래를 위해 희생할 수 있다는 논리가 아직도 우리 사회에 만연하다. 비민주적인 의식과 제도는 하루 아침에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을 끝없이 부추기고 조장하고 굳건하게 지켜내고 싶은 기득권 세력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리가 한 가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 자신의 계급적 이익과 상반되는 투표를 하는 사람들이다. 학자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많고 사람들 사이에서도 늘 이해할 수 없는 아이러니가 이것에 관한 결과이다. 20대의 비정규직 사태, 88만원세대, 등록금 문제 등 자신들의 직접이익과 결부된 사회제도나 경제 현실에 대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의무 중에 하나가 ‘투표’ 행위로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일다. 뿐만 아니라 노동자, 빈곤층의 투표 현실까지 감안하면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또 다른 한 권의 책으로 다룰 만한 주제지만 저자는 간단하게 이렇게 정리한다.

자신의 이익과 상반된 투표를 하는 이유

많은 노동자들이 보수적인 정당을 지지한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민족, 인종, 종교, 국가, 지역 등과 관련된 적대감 때문인데 이는 노동자 계급을 끊임없이 분열시켜왔다. 둘째, 실업자에 대한 적대적인 취업자와 복지혜택의 수혜자가 느끼는 분노, 그리고 고용안정이 보장된 공무원에 대한 민간 부문 노동자의 시기심 때문이다. 셋째, 노동조합으로서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러한 혜택을 불공평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존 사회의 권력자들이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국민 다수를 설득하기 때문이다. 다소 적더라도 기존 체제 내에서 누리는 그들의 몫이 평등 사회를 지향하는 투쟁을 통해 얻게 될 몫보다 훨씬 낫다고 말이다. - 187쪽

소련과 동유럽은 현실 공산주의 국가로 20세기에 가장 극적인 혁명을 이루었다가 사라진 나라들이다. 그들의 민주화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공산주의와 사회주의 그리고 민주주의가 결국은 그것을 운용하는 사람과 시스템 그리고 관심과 참여의 문제라는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최근에 남미의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에서 불고 있는 신선한 바람을 지켜보자. 넬슨 만델라로 대표되는 아프리카의 민주화, 밑으로부터 열망이 살아있는 아시아의 민주주의 등 전세계는 여전히 민주주의 투쟁의 한복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다. 서두에서 이야기했듯이 이 책을 통해 저자가 가진 문제의식은 결국 막대한 자본과 민주주의의 싸움, 정치동맹을 이루고 있는 유럽연합의 탄생 등 당대 현실에 대한 고민으로 모아진다. 민주주의의 과거와 현실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현실적인 과제를 확인하고 나면 이제 남은 것은 우리들의 몫이다.

민주주의는 전진하거나 퇴보하거나 둘 중 하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주의 옹호자들은 그들의 입장이나 명분을 주장하는 것을 결코 멈춰서는 안 된다. - 189쪽

저자의 말대로 민주주의는 완성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다. 끊임없이 전진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퇴보한다. 그 민주주의의 원동력은 아래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가진 자, 똑똑한 자, 힘이 센 자들이 민주주의를 개발했거나 다수의 국민을 위해 시행하고 있다는 생각을 버릴 때 진정한 민주주의가 시작된다. 그것이 이 책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교훈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이렇게 마무리 한다.

늘 그래왔듯이 민주주의는 희망에서 출발한다. - 199쪽


11020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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