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내려갈 때, 이번엔 책을 가져가지 말자. 못 읽은 논문도 가져가서 중간중간 읽고 일어공부도 하고 그러자. 이랬다. 그래서, 터덜터덜 책을 안 가져갔는데..우우웅. 버스 안에서 논문읽기나 공부를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것임을 다시한번 확인했을 뿐. (미련한 비연)

그래서 올라올 때는 버스를 오랫동안 타야겠다 싶기에 부랴부랴 울산 현대백화점에 있는 영풍문고(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소규모의 부스)에 가서 책을 골랐다. 책이 몇 권 없고 대부분 유아/어린이 서적인지라(당연하겠지. 젊은 엄마들이 주변에 많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책들이 많았다. 고르다고르다 겨우 고른 게 이것.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가지 힘은 욕망(Desire), 모더니즘(Modernism), 제국주의(Imperialism), 몬스터(Monsters, 자본주의, 사회주의, 또 뭐더라?), 종교(Religions)로 나누어 각각의 역사들을 살펴보는 책이다. 이런 다이제스트식의 역사책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냥 한번 쭈욱 읽기에는 무리가 없겠다 싶어 샀다. 처음부터 나오는 얘기가 내가 좋아라 하는 커피에 대한 얘기인 게 더 좋아서이기도 했고. (괴상한 생각으로 책을 고르는 비연이다ㅜㅜ)

버스에서 무지막지하게 자느라 많이 읽지는 못했지만 (암튼 고개를 거의 들어보지도 못했다는..어떻게 그렇게 자냐..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계속 자는 나는 뭥미~)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오늘은 쉬면서 이거나 읽어볼까 라고 생각하니 조금 기쁘고.



알라딘에서 문자가 하나 왔다. 오호라~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3권 예약주문이 개시되었다네!


사실, 1,2권이 썩 내 스탈은 아니었다. 난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들이 훠~~~얼씬 좋다. 그래도 이 책이 아직 안 끝났다는 걸 알았을 때 3권 나오면 꼭 보게 되리라는 걸 알았다. 결말이 궁금하기도 하고. 그것보다 '어떻게' 결말을 지을 지가 궁금하다고나 할까.

나처럼 이 책의 은근한 난해함에 골머리아파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지. 서점에 가보니 1Q84에 대해 설명하는 책들이 벌써 나와 있었다. 흠...나중에 이런 걸 사다 볼 지도 모르겠다. 결말을 보고도 찝찝한 기분이 남는다면 말이다. 어쨌거나 28일 이후에나 도착한다는 예약주문을 오늘 덜컥 해버렸고, 심지어 내 후배에게도 한 권 선물로 배송예약..ㅋㅋㅋㅋ 아 책을 전도하는 비연..ㅋㅋ


이거 사는 김에 몇 권 더 샀다. 암튼 책 사는 것도 병인지. 한 권 만 사려니까 뭔가 좀 걸려서 말이다. 뭐가 걸려? 뭐가? 뭐가? 라고 속으론 울부짖고 있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그간 사고 싶었던 책들을 조금...골라서 사버렸다.


지금 봐도 뭐. 꼭 사야 될 책들만 산 거다 뭐..(ㅜㅜ) 여왕벌은 예약판매 중으로 다음 주나 되어야 올 거 같고. 다른 책들은 먼저 오려나.

김남희의 일본여행책은 1권을 이미 샀고 따라서 2권도 사야 하는 것이겠고. ㅋ 일본의 길들을 찍은 사진들도 이쁘고 해서 그냥 바로 사버렸다.

'거대한 지구를 돌려라'는 하이드님 신간소개보고 고른 책인데 자못 기대가 된다. 표지도 이쁘고.  

 
로맹가리의 '그로칼랭'은 언젠간 살 책이었다. 난 책이 나오면 꼭 사는 작가들이 몇 있다. 그들의 책은 우리나라에 있는 책 모두를 소장하고 싶은 꿈이 있고 심지어 그들 작가 자신에 대한 이야기들도 모으고 싶다. 쟝 그르니에, 알베르 카뮈, 수전 손택, 로맹 가리, 움베르토 에코, 미야베 미유키 등등.

그래서 이리 신간이 나오면 참 좋다. 그냥 바라보고만 있어도 좋다. 내 책장이 뭔가 그득해진 것 같고 또 뭔가 내 꿈이 담겨지는 것 같아 좋다. 조만간 저 책더미에 깔려 휘어지려고 하는 책장의 구원을 위하여 조그만 책장들을 몇 개 더 구입할 예정이다. 그러면 책을 더 사게 될지도 모른다. '빈 병상은 반드시 채워지게 되어있다'라고 하지 않는가. (이게 여기서 적당한 비유여? =.=;;;)

암튼 그냥 쉬어버리는 토요일 오후. 좋네. 약간 느긋하고 (사실 느긋하면 안되지만 임의로 느긋해지기로 했다. 몸도 피곤하고 정신도 피곤하고. 머리를 비워야 생각이 들어차는 법) 약간 나른하고 약간 한가한..그런 오후. 토요일 오후라는 말과 잘 들어맞는 느낌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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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7-10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좀 쉬세요 ~ 버스에선 그냥 푹 자는게 최고인듯욥. 가끔 너무 곯아떨어져서 침흘릴때도 있지만요 ㅎ

비연 2010-07-10 16:0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버스에서도 6시간 가까이 있다보니 자는 것도 한계가 있더라구요..^^;;;;;; 나중엔 자고 싶어도 머리가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책도 눈에 안 들어오고..괜히 속만 부글부글. 금욜날을 일부러 택해 버스를 탄 나에 대한 실망과 저 막히는 도로에 대한 불만 뭐 이런 것들로요..ㅋㅋㅋㅋ 오늘은 편해요^^

ceylontea 2010-07-10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스에서 책 읽으면 어지럽고, 울렁거리고 결국 멀미를 하게 되던데요.. ㅠㅠ;
잠깐씩 10~20분 정도 타는 버스에서는 그나마 책을 읽기는 하지만요.. 장거리 버스 속은 책, 영화 다 어지럽더라구요.
그런데 6시간이나 자는 것도 허리, 엉덩이 다 으플 것 같아요. ^^

비연 2010-07-10 22:49   좋아요 0 | URL
ceylontea님이다! 웅...요즘 넘 뜸하세요~~ 암튼 방가방가^^
버스에서 책 읽는 건 넘 힘들더라구요 사실. 그렇다고 아무 것도 안 하자니 그렇고. 잠도 사실 2~3시간 마구 자고 나면 잠이 안 오고 말똥말똥이죠..ㅜㅜ 담부턴 버스 안 타려구요..흑!
 


그러니까 말이다.

책 주문한 지....
(연속으로 두번 질렀던 지난 주문 말이다)
일주일도 안된거다.

근데 지금 엄마 병원에서 돌아와보니  
(요즘 주무실 때 간병인을 둔다. 쩝. 암튼 자식은 언제나 불효할 뿐. 나올 때 늘 마음이 안 좋다)

그래서 맥주 한캔 또 들고
(넘 덥다)

메일을 딱 여니 글쎄 알라딘의 신간 알리미. 그닥 반갑게 보는 편은 아닌데
(내가 누구누구의 책을 샀다는 것만으로 신간을 알려준다는 건 좋기도 하고 안 좋기도 하고)

오늘은 눈이 번.쩍.

요코미조 세이지의 신간! '여왕벌' 

철푸덕.

이미 이매지님과 하이드님이 신간소개를 하셨음에도 내가 다시 한번 놀라움으로 다시 올리는 건, 그만큼 요코미조 세이지를 좋아하기 때문. 물론 아주 옛날 것이라 말이 되는 것도 안되는 것도 있고..근데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는 이상한 매력이 있어서 보고 있으면 쓰윽..빨려든다. 특히나 이리 더울 땐 그만 아닌가. 웅..웅...우째.

알라딘 신간소개글.

외딴 섬 월금도에 스스로 무장 미나모토노 요리토모의 후예라 칭하는 다이도지 가문이 살고 있다. 대학생 두 명이 섬을 찾고 그 중 한 명이 다이도지 가문의 영양과 정을 통해 여아를 출산하지만 아버지는 실족사, 그 후 어머니 또한 병사한다. 또 다른 한 명, 긴조는 다이도지 가문의 데릴사위가 되어 여아, 도모코의 양아버지가 된다. 도모코는 어머니의 유지에 따라 18살이 되면 도쿄에 살고 있는 긴조에게 가기로 되어 있다. 약속의 날을 며칠 앞둔 어느 날, 19년 전 도모코 친아버지의 변사사건이 단순한 사고가 아님을 암시하며 그녀의 도쿄행을 막으려는 기묘한 협박 편지가 날아든다. 불안한 긴조는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에게 도모코를 무사히 도쿄까지 데리고 와줄 것을 의뢰한다. 그러나 편지의 경고대로 도모코의 정혼자가 차례차례 살해되며 피투성이 참극이 시작되고, 점점 미궁으로 빠지는 사건 속으로 긴다이치는 몸을 던진다. 한편 도모코는 친아버지 죽음에 대한 경악스러운 진실과 마주한다.  

역시나 음산스럽고 외로운 이야기. 섬. 가문. 무장의 후예. 복잡한 집안사. 아마도 거기에서 벌어질 갖가지 인간들의 애증과 인간관계. 그리고 우리의 더벅머리 긴다이치 코스케.

아. 또 사야 하나...아마...사겠지, 곧?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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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10-07-04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훗, 저는 벌써 질렀지요.
뭐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는 은근 비슷비슷한 맛인데도 끊을 수가 없어요 ㅎㅎ

비연 2010-07-04 20:32   좋아요 0 | URL
홋..나도 가서 빨리 질러야겠슴다..ㅋㅋㅋ 정말이지 끊을 수가 없어요..
은근 중독성..ㅜㅜ
 


1) 김남희 "일본의 걷고 싶은 길'


도보여행가 김남희의 책이 나왔다. 그간 여러 곳을 돌아다니더만, 이제 일본의 길들을 걷기 시작한 모양이다. 여행가라고 하면 우리가 흔히 오지여행가인 한비야를 대표적으로 생각하는데, 그 1세대에서 시작하여 김남희는 2세대 여행가 정도 될까. 좀더 정감있는 글투가 맘에 들어 나오면 곧장 곧장 사보곤 한다. 개인적으로 산티아고에 대해 썼던 책을 제일 좋아한다..아마 그 책 이후로 산티아고 가는 열풍이 불었던 걸로 기억되는데. 지금은 가는 곳마다 한국사람이 많다고 하니..어허 참!










일본에를 자주 가지만 길을 차분히 걸은 적은 별로 없는 듯 하다. 내가 좋아하는 단어가 '길'인데..어디든 걷고 보고 그렇게 길 위에 설 생각을 미처 못하는 적이 많은 게 아닌가. 다음에 일본에 가면 한번 걸어봐야겠구나. 하긴 우리나라 산천을 호흡하는 걷기도 해보고 싶고 말이다.



2. 린다 화이트포드 '또하나의 혁명 쿠바 일차의료'


어쩌면 누군가는 관심이 있고 누군가는 아예 관심이 없을 수도 있는 이야기. 알라딘의 책소개에는 이렇게 나와 있다....

쿠바에서 ‘건강형평성’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정치적인 것이 되었으며 이 개념을 제도화시켜 전 세계 유일한 일차의료제도를 만들어냈는가를 보여주는 책이다. 혁명 후 지역종합진료소 모델에서 가족주치의 모델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쿠바의 국가 보건의료체계가 성립되고 공공보건 영역인 모자보건, 감염질환과 전염성질환, 만성질환과 노인의료 분야를 통해 쿠바의 일차의료가 체계화되는 과정이 펼쳐진다.

쿠바 사례에서 우리는 지역사회 기반 보건의료와 지역주민의 효과적인 참여가 어떻게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모든 이들의 건강증진이 이루어졌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즉, 공공보건을 위한 노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형평성’과 ‘지속가능성’임을 알게 될 것이다. 쿠바인들의 삶 속에 스며있는 정치제제와 경제의 모순 사이에서도 일차의료제도가 굳건히 뻗어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들 개념 때문이었다....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일차의료란 우리나라에서는 참으로 멀고 먼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안 되고 있는. 말하자면 공공보건이라는 주제와 관련하여 건강형평성이라는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고 있는가를 확인하고 싶다는 것이 이 책에 대한 관심의 주요 근간이다. 이것은 비단, 의료 뿐만 아니라 많은 다른 공공성을 띄는 일들에서 도입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3. 우타노 쇼고 '시체를 사는 남자'


어쩐지 이런 제목에는 선듯 손이 안 간다. 시체, 살육, 잘린 머리 뭐 이런 제목..ㅜㅜ 근데 작가를 보니, 아하.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의 작가 우타노 쇼고네! 그 충격적인 반전도 반전이지만 (정말 반전을 전혀 예측 못했던 몇 권 안되는 책들 중 하나) 그 내용의 전개가 예사롭지 않았던 작가이니, 이 비호감 제목인 '시체를 사는 남자'도 괜챦지 않을까..라는 괜한 기대감에 한번 관심을..^^;;; 

에도가와 란포를 향한 작가의 오마주가 배여있는 작품이라. 에도가와 란포에 대한 일본 추리소설 작가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의 경외는 대단한 듯. 에도가와 란포의 그 약간 기괴한 분위기 (사실 첨부터 그럴 생각은 아니었다던데, 본인은 그런 소설을 쓰면 잘 팔리더라..라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와 어울려 꽤 괜챦은 내용이지 않을까 싶다.



4. 로맹 가리 '그로칼랭'


로맹 가리의 팬이다. 그가 예순살에 '에밀 아자르'라는 이름으로 냈던 책이라고 한다. 그가 쓴 책은 다 모으고 있다. 엄마도 좋아하고 나도 좋아하고 해서 집에 있으면 둘 중의 누군가는 그의 책들 중 하나를 곁에 두고 있다. 지금은 엄마..^^

알라딘 책 소개에 의하면...미셸 쿠쟁은 파리에 사는 서른일곱 살 독신의 회사원. 외로움에 시달리던 그는 우연히 이 미터 이십 센티미터짜리 거대한 비단뱀을 데려와 키우게 된다. 하지만 비단뱀과 함께하는 대도시 생활이 그리 녹록지만은 않다. 자신이 키우는 '그로칼랭'이 환영받지 못하는 동물이며 자신 역시 누구에게도 관심과 애정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쿠쟁은 해결책을 찾으려 한다...  

이라는 내용이라고 한다. 현대인의 소외와 고독, 나아가 비인간화에 대한 외침과 경고까지 포함된 소설이라니 자못 기대가 된다.

그의 책들..제목들만 다시 훑어보아도 느무 좋다. <새들은 페루에서 죽다>라는 책에서부터 시작했었는데..읽을 때마다 가슴 한구석에 뭐랄까 스며드는 무언가가 있는 작가다. 나랑 코드가 맞는.



5. 마종기 '하늘의 맨살'  


시를 즐겨 읽는 편은 아닌데 말이다. 가끔 시가 정말 읽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사실 계절과는 관계없고. 내가 좀 외로울 때인가? 돌이켜보면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아버지가 아동문학가인 마해송씨. 그런 아버지를 둔 마종기 시인의 글들. 의사이면서 시인인 마종기의 시에는 경계인으로서의 그리움이 있다.



   








일본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공부하고
미국에서 의사생활을 했던 시인. 아마도 그 경계를 넘나드는 과정이 시인의 시적 감수성을 자극했는 지도 모르겠다. 일흔이 넘은 나이가 무색하게 활발한 시작을 하고 있는 아직도 젊은 시인. 그의 시를 읽으며 디아스포라의 속내를 듣고 싶다.



6. 교고쿠 나츠히코 '철서의 우리'


















이미 많은 분들이 소개해주셔서 신간관심이라는 말을 붙이기도 뭣하지만서도 =.=;;; 그래도 교고쿠 나츠히코라는데! 무려 3권이나 나와주셔서 감사는 한데, 이걸 사서 읽으려니 엄두는 안난다. 그러나 나는 안다. 내가 곧 사서 읽게 되리라는 것을..(일은 제끼고..ㅜㅜ)  


  

  




 










예전 페이퍼에도 한번 올린 적이 있었으니, 이 쯤에서 소개는 그만.........이라지만 정말 이 작가의 글은 매번 흡인력이 있고. 게다가 이번 책은 '더' 재미가 있다고 하니..으흐흐. 제발 빨리빨리 번역이 되어 나왔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이.


7. 마이클 코넬리 '블랙 에코'


사실, 6번까지 저장하고 나갔었는데, 이런! 마리클 코넬리의 작품을 빼먹었네..라는 생각에 미쳐 일한다고 띄워놓은 한글파일들을 무시하고 다시 들어왔다..ㅜㅜ  해리보슈 시리즈가 계속 나온다는 건 얼마나 유쾌하고 즐거운 일이더냐. 그걸 잊어버리다니..나도 참.

해리보슈 시리즈의 1편이다. 무려 지금까지 16편이나 발표된 해리보슈 시리즈가 이제 처음부터 우리에게 올 모양이다. 지난 번 <유골의 도시>를 보면서, 한 작가가 창조해낸 탐정이 작품이 거듭될수록 늙어가고 추억이 쌓이는 과정을 봐야 하는데 하면서 아쉬워했던 기억이. 이렇게 나와주니 그저 고마울 뿐이다...이것도 곧 읽어야지^^ 

1996년에도 나왔었는데 (다른 출판사이지만) 랜덤하우스에서 비슷한 판형으로 계속 내는 걸 보니 괜히 므흣~ 두말하면 잔소리인 마이클 코넬리의 번역판들. 그저 더 마니 더 마니 나오기만을..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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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6-27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시집하고 로맹가리의 책 관심이욥 ^^

비연 2010-06-27 13:16   좋아요 0 | URL
앗. 이번엔 바람결님이랑 통했슴다! ^^ 역시나 로맹가리와 시집~

이매지 2010-06-27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금 막 우타노 쇼고의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를 다 읽었는데요,
이거 <벚꽃~>에 비해서는 '헉!' 하는 맛은 덜해도 꽤 괜찮네요.
아마 이번 주에 서점에 깔리지 않을까 싶은데, 추천! ㅎㅎㅎ
전 이제 <그로칼랭> 읽어러 쓩~

비연 2010-06-27 13:16   좋아요 0 | URL
로맹가리 팬들이 많으시군요^^ 우타노 쇼고의 <그리고 명탐정이..>도 보관함에..으으으으. 정말 책 지름신은 매일 매순간 강림이에요..^^;;;;;;

라로 2010-06-27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김남희의 <외로움이 외로움에게>도 좋았어요,,,,
로맹가리가 외교관이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고 다시 그의 글을 읽어봐도 놀랍더라는(왜?응?) 그러칼랭은 아직 읽지 못했어요,,,표지만 봐도 멋지다는,,,ㅠㅠ그나저나 이렇게나 많이 올려주시면,,,ㅠㅠㅠㅠㅠㅠㅠ

비연 2010-06-27 15:58   좋아요 0 | URL
김남희의 <외로움이 외로움에게>는 아직 못 읽어봤는데...찾아봐야겠어요.
로맹가리는, 언제나 정말 놀라운 작가죠. 더 많았는데 줄여서 올렸거든요..ㅜㅜ 이를 우째요. 지갑의 압박이라니...읽고 싶은 책들이 계속 나온다는 것이 행복인지 불행인지...웅..
 


다시 울산.

몇 번 오니까 情이 들라고 한다..(쵸코파이? 썰렁~)  

출장 가방 싸면서 무슨 책을 가져올까나. 일단 <올리브 키터리지> 다 못 봐서 (주말 내내 잠만 자거나 일하거나ㅜㅜ) 그래도..하는 마음으로 챙기고. 이거 몇 장 안 남았는데 가서 혹시 책을 보게 되면 이래 가지곤 안되지..해서 또 하나를 골라보았다.
 
사실, 책장을 바라보면서 책을 고르는 것도 매우, 짜릿한 경험. ㅋㅋㅋㅋ 넘 머리 아픈 건 안 되고 넘 우울한 것도 안되고 넘 무서운 것도 안되고. 흠흠..하다가..결국 고른..추.리.소.설..ㅋ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쌍두의 악마> 1권만 챙겼다.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소설들은 특히 학생 시리즈는 무섭지도 않고 학생들 추리소설 모임의 이야기인지라 특유의 유머도 있고 해서 괜챦을 것 같았고, 하긴 근래에 계속 봐야지 라는 생각이 컸던 모양이다.

오는 길에 이번엔 렌트카 빌려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내려왔고 난 운전을 안 해서(세상에, 넘 좋은 거다) 차 안에서 자다가 말다가 하면서 보았더니만 웅....벌써 2/3나 읽었네..이런이런. 2권도 가져오는 건데.
이번에도 마리아가 말썽이고..ㅋㅋ 마리아가 심란한 마음을 가지고 들어간 마을은 은둔하는 예술가들을 위한 깊고 깊은 산중의 마을. 거기서 안 나오려고 하는 마리아를 데려오려고 아리스를 포함한 추리소설 동호회 4명이 출발을 했고. 어떻게 어떻게 해서 만났는데 드디어 살인사건이 발생을 하고야 말았다.

예술인들의 특유한 예민함과 각자의 아리송한 과거들, 그리고 그 동네에 전해오는 전설, 쌍두의 용..그 예술인 마을을 대중에게 공개해서 상업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과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간의 반목, 이런 것들이 전개되었고 이제 살인사건을 기점으로 하나하나 밝혀질 참이다. 아..역시 아리스가와 아리스는 아주 훌륭하진 않지만 그냥 쉽게쉽게 재밌게재밌게 읽기에는 그만인 책을 쓴다..에 동감이다. 암튼 2권 가져오는 건데..흑. 판단력이 왜 이모양인지.

암튼, 지난 번보다는 덜 피곤하고 (아직 일을 시작 안 한 탓인지) 울산이라는 도시도 좀 익숙해져서인지 생각보다 덜 우울하다^^;;;;; 아마 수요일쯤 올라갈 것 같은데...잘 해야지!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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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0-06-20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에도 출장을 가야해요???ㅠㅠ

비연 2010-06-20 23:03   좋아요 0 | URL
ㅡㅡ;;; 내일 이른 아침부터 일을 해야 해서 미리 온 거지요..
정말 조용한 주말이 그리워요..흑.

ryck 2010-06-21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렇게 정이 들면... 그냥 울산에서 사셔 -_-

비연 2010-06-21 18:24   좋아요 0 | URL
ㅜㅜ 뭐라는 것이여..그냥 그렇다는 거지...
 



울산 가면서 무슨 책을 가져갈까 고민 고민 했다. 여행 혹은 출장에 앞서 가지는 소소한 즐거움 중의 하나는, 여행 혹은 출장지에 오고가며 거기 숙소에서 읽을 책을 고르는 것이다. 그건 때에 따라 틀리고 여행 혹은 출장의 성격에 따라 틀려서, 많은 읽지 않은 책들 (정말 왜 이렇게 사대는 지. 이젠 포기상태이지만서도) 가운데에서 마음이 가는 소리를 들으며 고르는 나만의 즐거움이라고나 할까.

<스위치>가 거의 다 끝나가서 그걸 들고 갈까 하다가 가서 다 읽어버리면 어쩌지 ..(어쩌기는! 보고서 써야지! 책 읽을 시간이 어딨어! 라고 속에서 꾸짖음이 들렸으나..그래도..라는 작은 소리에 결국 굴복ㅜ) 싶어서 새 책을 들고 가기로 결정. 그래서 고른 것이 이 책이다..

하지만 가서 읽으며 (거의 2/3가까이 읽었다) 후회했다. 아 이 책이 이런 내용인 줄 알았다면 안 가져왔을 거야..2009년 퓰리쳐상 수상작인 이 책은 삶의 고단함에 대해, 인생의 허무함에 대해, 나이듦의 놀라움과 세월의 무상함에 대해, 그리고 소중한 것은 항상 잊혀진 채 지나친다는 것에 대해 매우 따뜻하고 슬프고 소소하게 그려나간 책이다. 메인주의 한 마을에 사는 올리브 키터리지라는 전직 수학교사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사람 한사람 단편형식으로 쭈욱 풀어나가는 이 책을 읽다보면 고즈넉한 호텔방이 그렇게 낯설고 외롭게 느껴질 수가 없다.... 

안 그래도 요즘 상황이 안 좋고 사는 게 좀 힘들고 그래서 마음이 많이 약해져 있는 것 같아 주의하고 있는데 말이다. 이 책은 그런 나의 마음에 둔탁한 충격을 준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그지없이 일상적인 이 이야기들이, 시간들이 너무나 명확한 현실이고 삶이라는 점에서 말이다.

삶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다. 사람은 나서 자라고 나이를 먹고...결혼을 하기도 하고 아이를 낳기도 하고 다른 사랑을 하기도 하고 슬픈 일을 겪기도 하고 사람을 미워하기도 하고 사랑하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고 불행하기도 하고 스스로를 지탱하기 힘들 때도 있고...그러나 그런 와중에 누구나 '늙는다'. 살아온 날이 살 날보다 훨씬 훨씬 많아질 때 즈음에 사람들은 자신에게 있었던 소중한 시간들과 사람들을 그제서야 기억하게 되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생에서 어그러져버린 그것들을 어떻게든 지켜보려 노력하게 된다. 때로 죽음이 무섭고 때로 병이 두렵고 때로 적막함에 숨이 막히는 노년. 그런 이야기들이 이 책에 담겨있다.

올리브는 생이 그녀가 '큰 기쁨'과 '작은 기쁨'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에 달려있다고 생각했다. 큰 기쁨은 결혼이나 아이처럼 인생이라는 바다에서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일이지만 여기에는 위험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해류가 있다. 바로 그 때문에 작은 기쁨도 필요한 것이다. 브래들리스의 친절한 점원이나, 내 커피 취향을 알고 있는 던킨 도너츠의 여종업원처럼. 정말 어려운게 삶이다. (p124)   

나는 가끔 내가 사는 삶이 힘들다. 남의 삶이 내 삶이길 무모하게 바라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가져야 하는 '나'의 삶이기에 좀더 명확하고 좀더 기쁘게 살고 싶기도 하다. 이러한 간극이 메꿔지지 않을 때 버거워지는 것 같다, 삶이라는 무게가. 그런 무게감을 함께 할 수 있는 책을 만난 '작은 기쁨'은 크나, 작은 호텔방에 혼자 쳐박혀 읽기에는 좀 외로왔다. 아마 이 책은 울산이라는 도시에서 느꼈던 나만의 부담스러웠던 매일과 함께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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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케 2010-06-19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픈 책이지요. 슬퍼서 슬픈게 아니라 살이의 사소함, 시간의 유한함때문에...
곧 은퇴를 앞둔 회사 선배에게 선물했다가 술자리에서 늙은 남자의 눈물을 보는 낭패를
겪기도 했습니다. 삐루(!) 한병 옆에 두고 읽다가 소주 마시러 가야하는 책 ^^

비연 2010-06-19 14:36   좋아요 0 | URL
아...눈물. 그래요 저도 간간히 눈물을 보이게 하는 책이더군요.
슬퍼서 슬픈 게 아니라 삶의 소소함과 고단함이 느껴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