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참 좋은 책을 만났다. 내게 좋은 책이라 하면 우선 마음에 쏙 드는 제목이 쓰여진 책 표지이다. 꼭 사람의 손으로 쓰여진듯한 '다산의 아버님께' 란 제목이 저 멀리 아버님께로 향하는듯한 작은 아들의 뒷모습을 실은 배와 함께 잔잔하지만 일렁이는 물결을 따라 그리움이 되어 다가오는듯하다. 그리고 내게 좋은 책의 또 한가지는 바로 저자의 느낌이 담기 글이다. 이 책은 다산 정약용의 둘째 아들이 유배지의 아버지와의 해후의 길을 나서기전 천주학에 연루되어 유배지에 있어야만하는 아버지의 처지와 그로인해 고통받고 핍박받는 자신의 집안이 처한 상황들을 처음엔 무척이나 탐탁치 않은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점 점 다산의 아버지에게로 가까워 지고 또 다산에서의 2년의 시간동안 아버지와 함께 한 시간들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다잡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해배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도모하는 형님의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자신도 그 마음과 함께 동참하지만 그리 쉬이 일이 되어지지 않는다. 그런 정약용에게 조금만 허리를 굽힌다면 풀려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형의 편지에 정약용은 인륜의 도리를 이야기하며 죽고 사는 문제만큼 큰일은 아니라고 어찌 도리가 아닌일을 하라하느냐며 '너는 사람이 할일을 다했다' 는 말로 오히려 두형제의 마음을 잘 다독거려준다. 아버지의 바람에 맞게 학문에 열의를 다하지 못하는 자신을 탓하지만 자신이나 형이나 살아남은 집안을 잘 지켜내기위해 최선을 다했던 것은 사실이다. 어찌보면 현실에 무덤한 아버지 정약용의 한량이 야속하게도 느껴지겠지만 당대의 모든 것을 뛰어넘은 그의 방대한 저서를 볼때 다산 정약용도 자신의 최선을 다해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유배지에서 풀려나게 되는것을 보면 참으로 진실과 진심은 통한다는것을 알 수 있으며 글의 막바지쯤 둘째 아들 학유의 회갑연을 맞아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닌 아버지와 세월속에 묻힌 사람들을 떠올리며 그는 아버지의 뜻이 담긴 저서가 빛을 발할날이 꼭 오기를 알지도 못하는 훗날의 사람에게 빌어본다. 지은이의 바램이 바로 이 학유를 통해 하나 하나 풀어내어지는듯한 글솜씨가 참으로 맛깔스럽다. 오랜 묵향이 베어있는 편지를 하나하나 풀어놓은듯해서 옛향기에 젖어들게 되는 글이다. 그리고 내게 좋은 책의 또한가지는 책을 읽는이로 하여금 향수에 젖게 만드는 눈이 머물게 하는 그림이다. 이 책의 내용과 참으로 딱 어울리는 먹을 섞은 그림은 그 글의 느낌이 배가 되게하는 매력을
미하엘 엔데의 책이라 하여 무척 반가운 맘에 한달음에 책을 집어 들었다. 물론 책 겉표지의 노란색이 더 강렬하게 나를 유혹하기도 했다. 참으로 독특한 삽화는 미하엘 엔데의 아버지 그림이란다. 예전에 무슨 팝송도 이미 죽은 아버지의 노래에 딸이 함게 불러 인기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던듯한데... 처음 출발은 그랬다. 도로시가 오즈로 가기위해 노란길을 따라가듯 그렇게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줄 알았다. 그런데 그 길은 노랗지도 않으며 그냥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것도 아니었다. 제목이 그냥 아무렇게나 지어진게 아니란 생각을 한다. 거울속의 거울! 정말이지 미로같기만 하고 수수께끼 같기만한 맞은편 거울속의 모습을 들여다 보듯이 그렇게 그 깊이를 알기 어렵고 어느것인 진짜 내모습인지 모르게 빠져들어 버리듯 그렇게 미로속에 빠지게 되었다. 길을 잘못 들어선걸가? '내가 말을 걸고 있는 너'란 단어 하나만으로도 한참을 맴돌아야했다. 말하는 자신이 말하는데 언제 듣게 되는지 모른다니... 또 결혼하기 위해 자신의 임무를 다하려 애쓰지만 결국 알고 보니 순종하지 않는것이 임무였다는 아이러니한 이야기도 그리고 한창 공부에 빠져 있던 학생이 꼭 꿈을 꾸듯 그렇게 어느 순간을 지나 다시 공부에 빠져드는 이야기 등등... 어느순간 나는 그냥 책장을 넘기고 있다. 발상의 전환이란 이럴때 필요한게 아닐까? 그렇게 나는 도중에 그만 역자의 후기를 들여다 보았다. 사실 이 후기는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어지간해서 들여다 보는 일이 별루 없는데 이번엔 이래야만했다. 역자는 말한다. <한 마디로 이 작품은 서른 개의 큰 조각으로 이루어낸 '퍼즐'이면서, 문장 하나, 단어 하나가 모두 작은 퍼즐 조각이 되는 '입체적 퍼즐'이다. 중요한건 이 퍼즐로 만들어지는 그림이 단 하나가 아니라 서른 개 조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 만큼 된다는 것이다. ...중략... 아, 그런데 정말 난 이 [거울속의 거울]이라는 '미로'에서 빠져나온 것일까? 어림없는 소리! 난 이제 더 크고 복잡한 미하엘 엔데라는 '미로'에 빠져 버렸다. > 퍼즐? 그것도 입체퍼즐? 그럼 퍼즐 맞추기를 생각하자! 퍼즐은 무조건 맞춘다고 되는것이 아니다. 일단 가장 자리를 먼저 맞추는 것이 제일 쉬우며 그리고 같은 색의 그림을 맞추어 나가야한다. 그래 작가가 이야기 하는 26개의 가장자리 조각부터 맞춰 나가야겠다. 역자는 알파벳 순서에 맞추어 짧은 이야기와 함께 미하엘 엔데글의 번호를 일러주는데 그것에 맞추어 읽기를 하니 참으로 색다른 재미에 빠지게 된다. 이런류의 초현실적인 이야기는 사실 재미가 클듯하지만 그의 글은 재미보다는 더 많은 심오한 것들을 담고 있다. 그렇게 시작한 퍼즐 맞추기가 이제 중반에 접어들었다. 미하엘 엔데의 이야기속에 점점 빠져 들지만 '이 작품에서 차례'는 별 의미가 없다! 어디서부터 읽어도 작품은 제자리로 돌아온다.' 역자의 말이 틀림이 없다. 소가 되새김질을 하듯 다시 생각해야하고 다시 곱씹어 읽어야할만큼 그의 글은 참으로 맞추기 어려운 퍼즐이다. 하지만 그의 글을 붙잡고 늘어지다가 내려야할 지하철정거장을 놓쳐버릴만큼 집착하게 되는건 사실이다. 아직도 책읽기는 진행중에 있다. 이 책은 그 숫자와 함께 글의 시작이 제목이 되는 참으로 독특한 구성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 들어 앉은 엔데 아버지의 삽화는 엔데의 글만큼 심오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글과 그림이 정말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생각을 문득한다.
처음 만화를 접하면서는 무언가 참 어색했다. 과장된 캐릭터 그림과 도전적인 소개가 그랬고 연필 소묘를 한 섬세함이 아직 미완성된 만화를 보는듯했다. 그런데 이 만화는 보면 볼수록 연필선이 전해주는 강렬한 마법에 빠지게 되고 살짝 번진듯한 연필자욱이 무척 배경과 어울려 보이기도 한다. 도로시밴드라... 제목을 듣고는 오즈의 마법사를 떠올려 보긴했다. 그런데 정말 오즈의 마법사 이야기를 살짝 빌어 쓴 음악을 통해 사람들에게 각자의 꿈을 찾아 모험을 즐길것을 권하는 아주 강한 메세지를 담은 만화다. 토토란 이름을 단 남자친구와 다재다능한 귀접힌 커다란 고양이 한마리 강철나무꾼도 사자도 허수아비도 등장한다.그런데 그들의 이야기는 아주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서로와 서로가 연관되어져 있다. 이런 이야기는 아무리 들어도 자꾸 곱씹어 생각을 해야되지만 재미나다.이렇게 저렇게 얽혀 있는 사연말이다. 다 이야기하면 재미없으므로,,,,^^ 여차저차해서 만들어진 그들의 도로시밴드는 음악에 억압받는 이들에게 음악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위해 저항할 수 있도록 그들의 본성을 깨워주는데 처음 회오리바람에 날려 떨어지는 탓에 음치마왕을 물리치는 이야기나 그 음치마왕이 여자로 환생해서는 서쪽나라를 다시 접수하고 음악을 금지시키지만 도로시밴드가 서쪽나라 사람들과 함께 저항을 시작한다. 과연 뇌가 없다고 생각하는 허수아비에게는 어떤일이, 심장이 없어서 사랑할 수 없을거 같은 강철나무꾼에겐, 또 용기가 없어 소심한 사자머리에겐 또 어떤일이 생길까?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 도로시는 과연 집으로 돌아올수 있을까? 가장 강하게 와닿는 것은 커다란 고양이 탱고의 접힌 귀가 날개가 되는 장면이다. 아마 우리 사람들은 보이는것에 너무 집착하다보니 보이지 않는 귀중한 것을 미쳐 깨닫지 못하는것 같다. 탱고가 말한다. '누구나 한번쯤 특별한 일을 경험해... 때론 너무나 꿈같아서 꿈이라고 믿어버리지. 잊지마. 아주 특별한 경험은 일상 어딘가에 떨어져서 발견되길 기다리는 동전같은 거야. 눈을 부릅떠야 횡재할 수 있는 거라고.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 같은 사무실 사람들이 한동안 회화를 하나씩 배운다며 수선을 피우기도 했다. 또한 아이들과 방학 동안 집에서 간단한 영어지만 한마디라도 영어를 쓰기로 하자고했고 그리고 전화로 영어를 활용해보자고 했다. 그런데 작심삼일! 누가 만들어 낸 말인지 참 잘 만들어낸 말이다. 어느새 흐지부지된채 개학날만 남겨두고 있다. 김영철이란 보기만해도 우습게 생긴 개그맨이 영어를 해서 책을 냈다. 이 책의 제목과 소개를 보고 어떻게 영어 공부를 했을까하는 호기심이 들어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영철도 언제나 그가 말하는 영어신호에 부응해서 영어를 해보겠다고 덤볐지만 작심삼일이었단다. 그런데 그가 제대로 작심을 하게 된것은 자신이 세운 꿈때문이라한다. 코미디 페스티벌에 나가겠다는 아리랑 채널에서보겠다는 그리고 영어 인터뷰를 제대로 해 보이겠다는 등등의 자신의 목표를 공공연히 내세워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더 큰 자극을 받는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혼자 하는것보다는 주위에 자신을 도울수 있는 멘토가 있다면 금상첨화! 그런 멘토를 양쪽으로 거느린 영철은 운이 좋은 사람이다. 물론 이런 운도 그냥 오는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가서 만든것이지만 그런 기회를 잡지 못하는 사람이 태반이다. 그러나 그는 달랐다. 말뿐아니라 실천에 옮겨 영어를 정말 뻔뻔하게 배우고 써먹고 활용했던 그의 이야기를 들으니 내게도 용기가 생긴다. 그는 자신의 영어공부의 과정을 이야기 하면서 우습지만 결코 웃을수만은 없었던 에피소드를 들려주어 실수도 결코 두려워하지 않기를 조언해주었으며 하나의 이야기를 마칠때마다 영어한문장과 그를 응용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또한 실생활에서 꾸준히 영어를 사용할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기를 바랬으며 배운것에 그치지 말고 충분히 활용할 수있는 기회를 만들기를 일러준다. 그의 말처럼 정말 영어를 뻔뻔하게 공부한다면 하지 못할것도 없겠다. 나는 한국사람이므로 영어를 못하는것은 당연한것이다. 그러니 단어를 틀리는것도 당연한것이고 완벽한 문장을 만들지 못하는것도 당연한것! 그러니 틀리는것을 두려워하지말고 뻔뻔하게 덤벼보자! 영철이도 하는데 나라고 못할까? '영어공부 이왕 시작했다면 밋밋한 수평 그래프가 아니라 도전가 변화의 곡선을 그려보자!' ----86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