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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쑤 좋다, 단오 가세! ㅣ 우리문화그림책 온고지신 3
이순원 지음, 최현묵 그림 / 책읽는곰 / 2008년 6월
평점 :
책을 손에 들고 있으려니 책 표지의 그림속에 빨려들어가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듯한 느낌에 얼른 책장을 넘기지 못한다.
그리고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어느새 주인공의 분홍티와 초록바지를
쫓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아이들도 그럴까?
단오라하면 그리 취급되지 않는 서운한 명절이다.
사실 그네를 뛰거나 창포물에 머리를 감거나 또 수리취떡을 먹는일이 사라진 요즈음 단오는 아이들에게 생소한 단어가 되어가는듯 참 서운한맘이었는데
이 책 한권이면 아이들에게 단오를 기다리게 만들 수도 있을듯하다.
주인공 남자아이와 함께 다니다보면 그네뛰는 모습과 무당할머니의 굿하는 모습도 보고 단오 체험장에선 창포물에 머리도 감는다. 또한 올여름 더위를 식혀줄 단오부채도 멋지게 만들고 가면극 구경을 한다. 어쩌다 할아버지를 잃어 난감한 주인공은 창포아주머니의 도움으로 다시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는데 '뭘요! 단오장에선 모두 한 가족이나 다름 없잖아요!'란 창포아주머니의 한마디에서 아직은 훈훈한 시골 인심을 느낄 수 있어 아이들에게도 그 훈훈함이 가슴깊이 스며들듯한 책이다.
그림책을 보는 재미중 하나인 그림따라가기도 빼놓을 수 없는 이 책의 매력이다.
주인공을 따라다니다보면 지난 페이지의 친구들도 함께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그 자취를 자꾸 찾아보게도 된다. 풍선을 들고 가던 여자아이는 풍선을 놓쳐 아쉬워 하며 잡으려 애쓰고 있고 말싸움을 하고 있던 엄마는 아들이 넘어져 부리나케 달려가고 있다. 표지의 사진찍는 점박이 무늬 남자아이는 항상 사진을 들고 있다. 요즘 아이들이 쉽고 간편하게 찍을 수 있는 디카와 핸폰이란것의 매력에 빠져 이렇듯 사진찍기를 즐겨하는 모습을 종종 보기도 하는데 이렇듯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있는 광경을 세세히 그림속에 담은 그림작가의 세심함이 한몫하는 멋진 그림책이다.
아무튼 우리 민족의 풍습을 이렇게 멋지게 보여주는 책은 후하게 칭찬해주고 싶다.
그런데 아이가 당장 강릉 단오제 가자고 떼쓰면 어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