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수업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 외 지음, 류시화 옮김 / 이레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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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자주 우울한 것은 일종의 나의 기질이므로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행복해지기 위해 나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것이었다. 나의 기도에 대개는 신이 응답을 하지 않는 다고 늘 투덜거리고만 있었던 것은 아닐까. 저자는 말한다. 기도에 신이 응답하거나 응답하지 않거나 과거나 미래에 머물지 말고 그 순간에 그 고통이 주는 의미, 배움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그저 물 흐르는 대로 주어진 삶을 받아들이고 한겹 두겹 나를 가두었던 껍질들을 놓아버릴 수 있을 때 좀더 편안하고 인생을 다시 볼 수 있게 된다는 진리를 우리는 죽음을 눈앞에 두고서야 깨달을 수 있나 보다. 다행인 것은 아직 죽음이 확실하게 언제 찾아온다는 것을 알 수 없는 이 시점에 이런 책을 만난 것이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이제 나 자신을 남들이 생각하는 틀 속에 혹은 내가 생각하는 틀 속에 가두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이미 이삼년 전부터 하나씩 놓는 연습을 하던 터라 그렇게 새로운 내용은 아니었지만 가끔 이런 책을 통해서 마음을 다잡는 것도 좋은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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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네즈 슬라이딩 팩트 핑크 SPF24 [화사한 피부톤 연출]
아모레퍼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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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화장품 리뷰를 난생 처음 써보는 지라.. -_-;

일단 용기가 매우 특이합니다. 핸드폰을 연상시키는 슬라이딩 형태로 되어있구요. 위로 쭉 뚜껑을 밀어올렸는데 분첩이 보이지 않아 조금 당황했습니다. ^^ 분통(?) 을 다시 위로 집어 올리면 그 밑에 있구요. 나름대로 창조적인 디자인이라고 생각되지만 실용성면에서는 기존 것들이 더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좋은 건 거울이 커서 얼굴이 다 보이구요 거울만 보고자 할때 굳이 뚜껑을 열지 않아도 되니깐 그점은 좋은 것 같습니다. 거울이 노출되어 있어서 거울이 깨지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살짝 해보았습니다.

약간의 펄이 들어가있는지 피부톤이 화사하게 표현되는 것 같구요. 평소에도 자외선 차단제에 파우더 팩트만 하는지라 커버력은 제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지속력도 괜찮구요 꽤 오래 보송함을 유지 하는 것 같습니다. 향도 무난하구요.. 제 피부가 흰편이라 1호를 썼는데 괜찮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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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이젠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요 내인생의책 책가방 문고 11
바바라 파크 지음, 김상희 옮김 / 내인생의책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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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의 아이가 알츠하이머병을 가지게 된 할아버지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보여주는 책이다. 책을 읽다가 내가 이 나이때 어떤 생각을 하며 지냈었는지 상상해보려 했는데 너무 오래전 일이라 솔직히 그 기분을 상상하기란 불가능했다. 그렇다고 주변에 이 또래의 아이들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 아주 오랫만에 어린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간 기분이랄까. 책의 어떤 부분을 읽으며 이런 생각은 이 나이의 아이가 생각하기엔 너무 조숙한거 아냐 아니면 이런 생각을 하다니 기특하기도 하지 하며 책을 읽어나갔다.

병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낯선 사람이 되어버린 할아버지를 받아들이는 일이란 어른도 아닌 아이에게는 버거운 일일 것이다. 할아버지가 이상한 행동을 할때마다 느껴야 했던 수치심, 할아버지를 돌보는 과정에서 보이는 어른들의 이기적인 행동(책에서는 이모의 행동에서 그런 부분을 언급하고 있는 것 같다)을 아이의 관점에서 잘 묘사하고 있다. 결국 할아버지는 갑자기 사라지지만  집으로 무사귀환하고 애타게 할아버지를 찾는 동안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는 내용이다. 더 늦기 전에 가까운 사람 특히 가족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 참 쉬운 것 같지만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책의 표지가 참 맘에 든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다시 아이가 된다고 하는데 나야 할아버지나 할머니에게 각별한 정을 느끼며 자라지는 못했지만 저 사진을 보면 정말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외국동화라서 우리나라의 아이들의 성숙정도와 조금 차이가 날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특수한 경우의 가정의 아이들에게 그런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꺼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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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기의 방법
유종호 지음 / 삶과꿈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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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기 시작한 것은 대학교때도 아니고 대학을 졸업하고도 한참 뒤의 일이었다. 왠지 시집은 봐도 내용이 와 닿지 않았고 내가 느끼는 것이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였을까가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이렇게 생각한 것 부터가 우리가 중고등학교때 시를 공부했던 방식이 잘못된 되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어떤 시를 읽고 내가 느끼는 바가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라는 의심을 벗어던진 뒤에야 비로소 그 시 속으로 들어가 감상이란 것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 같다.  김수영의 풀에서 풀은 억압받는 민중 밑줄 쫙 이런식으로밖에 가르쳐주지 않았던 것, 참으로 안타까운 우리나라 국어 교육의 현실이다. 지금은 좀 달라졌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공부하던 시절에만 해도 그랬다.

교과서에서나 어딘가에서 한번 보았을 법한 시들을 읽으며 이 시가 교과서에 있을 때는 왜 아무런 감흥이 없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중학교 1학년 때 국어 선생님이 하셨던 말씀이 생각난다. 취미란에 독서라고 쓰는 것보다 시 외우기 이렇게 쓰는게 훨씬 멋지지 않냐고.. 왜냐하면 살면서 독서하는 것은 우리가 밥을 먹는 것처럼 당연하고 기본적인 일이고 이에 더하여 시를 외우거나 하면 얼마나 멋진 일이냐고... 그때도 멋진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그런 것 같다. 시를 외우는 것을 고품격 문화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나만의 생각이겠지만 누가 뭐라하든 나는 영화 한편을 보는 것 보다 시집 한권을 보는 것을 더 고품격이라고 생각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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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페터 회 지음, 박현주 옮김 / 마음산책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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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껏 한번도 다른 사람들의 불행한 연애사건에 대하여 관용을 베푼 적이 없다. 그들의 연약함을 싫어한다. 그리고 그들이 무지개끝에 있는 남자를 찾는 것을 안다. 그들이 아이를 낳고 실버 크로스제로열 블루 유모차를 사서 봄 햇살 속에 강둑을 걸으면서 짐짓 겸손한 체 나를 비웃으며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을 본다. 불쌍한 스밀라, 자기한테 없는 게 뭔지도 모른다니까. 우리처럼 아이도 있고 결혼 증명서도 있는 여자들의 삶이 어떤지 모르지. 네 달 뒤 옛 임산부 친목회가 열리는 날, 다시 나쁜 병이 재발하여 거울 앞에 마약 주사를 죽 늘어놓던 사랑하는 남편 페르디난드가 급기야 욕실에서 행복한 엄마 중의 한 사람과 놀아나고 있는 모습을 목도하는 순간, 10억분의 1초만에 그녀는 위대하고, 자부심 강하며, 최상이고 절대 흔들리지 않는 어머니의 위치에서 난쟁이 요정으로 격하된다. 한방에 내 수준 이하로 굴러 떨어져 곤충, 벌레, 지네가 되어버린다.
-250쪽

그렇게 되면 그 여자들은 오랜만에 내 생각을 하고 연락을 해온다. 그러면 나는 이혼 후의 독신모의 삶이 얼마나 힘든지, 스테레오를 나눠갖기 위해서 어떤 싸움을 했는지, 애들 때문에 청춘이 어떻게 날아가버렸는지, 애들은 자기를 이용해 먹고 아무것도 보답하지 않는 기계라느니 하는 얘기를 들어줘야 한다.
"그럼 대체 네가 원하는게 뭔데?"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251쪽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대단히 과장된 얘기다. 사랑에 빠지는 것은 상대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리라는 두려움 45퍼센트와 이번에는 그 두려움이 무색하게 되리라는 굉적인 희망 45퍼센트, 거기에 소박하게 사랑의 가능성에 대한 여린 감각 10퍼센트를 더하여 이루어진다.
나는 더이상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 내가 더이상 볼거리에 걸리지 않는 것처럼.
그렇지만 물론, 누구나 사랑에 압도될 수는 있다. 지난 몇 주간 나는 매일 밤 몇 분씩 그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나 자신에게 허락해 주었다. 나는 내 마음에 승낙을 내려놓고 내 몸이 그를 갈망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한다. 나는 그의 고독을 안다. 더듬거리던 습관, 포옹, 개성의 거대한 핵심에 대한 깨달음을 기억한다. 이런 이미지들이 지나치게 갈망을 발산하기 시작하면 나는 이들을 잘라버린다. 적어도 그렇게 하려고 노련한다.
나는 사랑에 빠진 적이 없다. 그러기에는 지나치게 명확하게 사물을 바라본다.-4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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