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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기의 방법
유종호 지음 / 삶과꿈 / 2005년 4월
평점 :
품절
시를 읽기 시작한 것은 대학교때도 아니고 대학을 졸업하고도 한참 뒤의 일이었다. 왠지 시집은 봐도 내용이 와 닿지 않았고 내가 느끼는 것이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였을까가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이렇게 생각한 것 부터가 우리가 중고등학교때 시를 공부했던 방식이 잘못된 되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어떤 시를 읽고 내가 느끼는 바가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라는 의심을 벗어던진 뒤에야 비로소 그 시 속으로 들어가 감상이란 것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 같다. 김수영의 풀에서 풀은 억압받는 민중 밑줄 쫙 이런식으로밖에 가르쳐주지 않았던 것, 참으로 안타까운 우리나라 국어 교육의 현실이다. 지금은 좀 달라졌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공부하던 시절에만 해도 그랬다.
교과서에서나 어딘가에서 한번 보았을 법한 시들을 읽으며 이 시가 교과서에 있을 때는 왜 아무런 감흥이 없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중학교 1학년 때 국어 선생님이 하셨던 말씀이 생각난다. 취미란에 독서라고 쓰는 것보다 시 외우기 이렇게 쓰는게 훨씬 멋지지 않냐고.. 왜냐하면 살면서 독서하는 것은 우리가 밥을 먹는 것처럼 당연하고 기본적인 일이고 이에 더하여 시를 외우거나 하면 얼마나 멋진 일이냐고... 그때도 멋진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그런 것 같다. 시를 외우는 것을 고품격 문화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나만의 생각이겠지만 누가 뭐라하든 나는 영화 한편을 보는 것 보다 시집 한권을 보는 것을 더 고품격이라고 생각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