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놀로 블라닉 신고 산책하기 - 소설가 백영옥의 유행산책 talk, style, love
백영옥 지음 / 예담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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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대개의 경우, 나는 평소에 읽고 싶었던 책이 아닌 신간의 경우에는 알라딘의 별평점을 보고 어떤 책을 읽을지 결정하는 편이다. 기준은 별네개 이상인데 별이 세개만 되도 읽어야겠다는 마음을 접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이 책 평점이 낮은 거다. 사실, 주관적 기준으로 주는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여튼 읽기로 결정한건 내가 마놀로 블라닉(이제서야!!)이라는 구두를 <섹스앤더시티>를 지난 겨울에 보고 알았기 때문이다. 뭐, 스타일, 유행에 관한 책이려니 했다. 책은 작가의 신변잡기스런 글을 모은 것이었다. 살짝 중복되는 내용도 있지만, 괜찮게 읽었다. 소설을 읽을 때는 그 책을 잡고 있는 동안 어딘가 동굴같은 곳에서 머물고 있다고 나온 느낌인데, 에세이집을 읽을 때면 현실세계와 그렇게 동떨어져 어딘가로 갔다온 느낌이 들지 않는다. 동시대를 살지만 내가 관심을 두지 않아 내가 몰랐던 것들을 에세이집을 통해 많이 알게 된다. 또, 이 책에서는 다양한 책들의 제목이 나온다. 내가 읽지 않은 것들에 또 흥분하는지라, 메모지에 적어두었다. ㅋㅋ 장영희교수가 가수 조영남에게 선물한 <슬픈 카페의 노래> 꼭 읽어봐야겠다. 이에 대한 답선물로 조영남은 화투로 만든 꽃다발을 주었다고 한다.

읽다가 알라딘에 관한 얘기가 나오길래... (저자가 리브로에 근무했었다고 한다. ) 알라딘은 세심하고 정확한 북리뷰로, 예스24는 편리한 인터페이스와 빠른 배송으로, 리브로는 <부커스>라는 독창적인 웹진으로 유명했다. (p.189)  뭐 지금은 좀 달라졌겠지만... 아참, 그리고 소설가 김연수가 리브로에 근무했었다고 한다. 과장님이었다고 한다. 김연수 과장님... ㅋㅋ 이건 뭐, 연예인 가쉽도 아니고 말이지.  지난 3,4년간 그랬듯 나는 앞으로 알라딘에서 좋은 책을 많이 소개받을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책을 이쁘게 포장해야만 잘 팔리는 것이 아니라, 책내용의 질에 의해 좋은 책이 많이 팔리는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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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사전
김소연 지음 / 마음산책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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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기 전에 나도 이런 사전을 생각한 적이 있었다. 특정 단어, 명사나 형용사, 혹은 동사에 나만의 정의를 내린 사전을 말이다. 하루에 조금씩 읽으며 조금의 뉘앙스의 차이를 이토록 절묘하게 묘사할 수 있다니 하며 놀라워했다.

'사랑해'란 말에 쓴 부분을 보며 깜짝 놀랐다. 최초의 사랑해와 그 최초이후에 무수히 반복되는 사랑해,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해지는 사랑해.. 에 대한 그것은 나의 경험과 너무나도 흡사했기 때문이다. 이별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 그 시간을 되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이 책을 읽으며 발견한 것이다. 아직은 책이나 영화속에서 해피엔딩이 아닌 사랑에 더 애착이 가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니 그것이 일종의 위안이 되었던 것 같다. 나만 특별히 불행한 사랑을 했던게 아니다, 누구나 살면서 그런 시련(??)은 겪는 것이다, 뭐 그런 종류의 자기위안이었던 것 같다. 나만의 특수한 경험이라 생각했던 것이 알고보니 일반적인 행태라는 것을 자각하게 되는 순간 마음의 짐은 좀더 가벼워졌던 것이다. 고로, 이별을 견디게 해주는 책으로 <이별의 기술> 같은 책보다는 이 책을 강력 추천하는 바이다. 결론이 삼천포로 빠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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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서른 살은 어디로 갔나 - 신현림 치유 성장 에세이
신현림 글.사진 / 민음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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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같은 날은 정말 여름이 왔구나 실감하게 한다. 방안에서 엎치락 뒷치락하다가 이래서는 더 가라앉겠다 싶어 아이스아메리카노를 한잔 사들고 시원한 도서관으로 왔다. 수첩을 꺼내 이것저것을 끄적거린다. 비로소 마음의 평화가 온다. 내게 마음의 평화를 주는 것, 책, 커피와 도서관, 수첩..

지독히도 평화로울 때는 오히려 책이 잘 안읽힌다. 불안한 무언가가 내 생활을 자꾸 칠 때 그때 읽었던 책들의 구절은 더 깊숙히 내 삶으로 파고 든다. 이렇게 신현림의 책을 다시 만나고 나의 서른을 다시 생각해본다. 서른을 맞이할 때 나는 생각보다 덤덤했다. 그저 나이 한살 더 먹는 것으로 밖에는 생각되지 않았다. 지금도 내가 삼십대인것에 별 의미를 두지 못하겠다. 그런데 아주 가끔 마흔이란 나이도 이렇게 금방 오겠구나를 생각하면 지금 내가 이러고 있어서는 안되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이 그런 시점이다. 덩그라니 놓인 거대한 시간앞에서 남들은 착착 자신의 시간표대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나만 제자리인 것 같다.  푸르른 녹음, 파란 하늘.. 이렇게 나는 또 내가 좋아하는 여름을 권태로워서 고요할 이 시간을 맞으려 하고 있다.

외롭고 늘 제자리인것 같을 때 신현림 시인의 글은 나를 자극한다.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착하고 순수한 마음을 그 어느 나이때라도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준다. 서윤이와 부디 건강하게 잘 지내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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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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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을 특별히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데 산문집은 다 읽은 것 같다. 이 책은 선물로 받았다. 제목이 그렇듯이 선물한 사람이 내가 무엇을 하더라도 응원하겠다는 그런 뜻인거 같아 한동안 마음이 따뜻했다. 공지영이 딸 위녕에게 쓰는 편지글 형식으로 이루어져있다. 딸에게 쓰는 편지라, 훗날 내가 딸이란 존재를 가지게 된다면 나도 이런 글을 써서 나중에 주고 싶다는 마음이 일게 했다. 그 정도로 감동적인 부분들이 많았다.

삶이 힘든 이유는 아니 정확하게 사랑을 해서 힘드는 이유는 오늘 지금 이 순간을 즐기지 못하고 과거와 미래를 결정지으려 하기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그런 생각이 든다. 진실되게 상대를 사랑하면 나 자신은 상처를 받지 않는다. 내 스스로에게 진실되지 못한 것이 결국 나를 괴롭히고 힘들게 만드는 것, 그런데 그런 감정을 고스란히 솔직함이란 이름으로 행해야 하는 상황을 늘 나는 자신있게 행하지 못한 것 같다. 종말이 보이는 사랑을 두고 오늘 지금 이 순간을 즐기라는 것은 좀 가혹한 것은 아닐까. 유독 사랑에 관한 글들이 와 닿는 것은 공지영의 사생활과 결부되어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겠지라는 편견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사랑을 존중하고 그녀의 아픔과 성장에 박수를 보낸다. 나 역시 앞으로 다가올 많은 사랑들을 통해 스스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사랑의 궁극적 목적은 결국 상대방과의 합일이 아니라 내 자신의 성장이 아닐런지. 온 생애로 모든 것을 대답하게 된다면 결국 오늘 지금 이 순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나올 것이다.

내 인생에 던져지는 수많은 질문들을 온 생애로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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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빵빵, 파리
양진숙 지음 / 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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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를 넘겨요!"

이미 지나간 일은 돌아보지 말고, 현재에 머물지도 말고, 페이지를 넘기라고. 지금의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오로지 스스로 페이지를 넘기는 것뿐이라고.

나는 올해 내 인생의 새로운 페이지를 넘겼다. 달콤쌉싸름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요즈음 이 따뜻한 책을 만났다. 이 책에 등장하는 따뜻한, 다양한 빵들을 생각하며 일주일을 포근하게 보냈다. 빵과의 수많은 추억들을 떠올리며 오늘도 빵하나 살 수 있는 여유에 감사하며 파리를 생각했다. 빵들은 생각보다 많은 나의 과거를 장식하는 소품으로 기억되었다. 어렸을 때 엄마가 가끔 사다주던 우유식빵, 한때 절친했던 중1 나의 친구가 처음 알려준 바게트란 빵, 대학교때 친구들과 아침마다 먹었던 **도너츠, 까페라떼 열광했던 시절 늘 함께 먹었던 스콘, 이루말할 수 없는 기억들이 머리 한구석에 있었다.

이제는 누군가에게 갓 구운 빵하나를 건낼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갖고 싶다. 설령 실천으로 옮기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런 마음이라도 늘 간직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사족으로, 책이 굉장히 정성들여 만들었다는 느낌을 준다. 사진도 예쁘고, 작가의 마음도 예쁜 것 같다. 작가의 충만한 파리 생활을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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