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석제의 농담하는 카메라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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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농담하는 존재이다. 인간은 기록하는 존재이다.

책의 서문에는 위의 문장이 씌여있다. 디카가 처음 붐을 일으킬 때 정말 열심히도 생활의 모든 것을 기록하던 때가 있었다. 별 것 아닌것을 카메라에 담으며 나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었나 할 정도로 사소한 것들을 기억속에 남겨두었다. 점차 그짓(?)도 시들하게 되었는데 요즘 다시 드는 생각!그래, 기록하지 않으면 남는게 없구나이다. 그래서 다시 기록하기 시작했다. 특히 읽고 있는 책들에 대해 조금이라도 글로 감상을 끄적거리기 시작했다. 먼지쌓인 다이어리도 열어서 그날 있었던 일을 간단히 적곤 한다.

짤막한 글들을 모은 에세이집인 이 책을 거의 한달 동안 하루에 한두편씩 읽었다. 처음에 읽은 것들은 자연히 기억속에서 가물가물해졌다. 독특하게 기억에 남는 것은 활자중독증인 작가 본연의 직업의식을 벗어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작가의 귀여운 모습이었다. 하다못해 사발면을 먹다가 희망소매가격이란 단어를 발견하고 세페이지분량의 글이 나온다. ㅋㅋ 길거리를 지나다 이상한 문구의 간판을 보면 역시 그것도 글감이 된다. 노력하지 않으면 글감은 어디서 그냥 생기는 게 아니다. 수십편의 짤막한 글을 보며 한 생각이었다. 이 무수한 글을 쓰기 위해 (그것도 시의적절해야하고 무엇보다 재밌어야한다.) 작가는 부단히도 기록했고 그것에서 농담거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겠구나.

그렇다. 인간은 기록하는 존재. 인간인 나도 부지런히 기록해야겠다. 내 생의 발자취를 남기기 위해. 그런데 누군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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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여행을 떠난 고양이
피터 게더스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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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기로 했다면 사람이 많은 장소는 피하는 것이 좋겠다. 이 책을 차안에서 읽다가 30분 정도는 계속 눈물을 훔쳤던 것 같다. 1,2권을 읽을 때 이미 마지막 권에서 노튼이 죽는 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나오는 눈물을 막을 길이 없었다. 반려동물이 인간보다 먼저 죽는 다는 사실은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 한번도 개나 고양이를 키워본 적은 없지만 그 마음이 어떨지는 상상이 간다. 또, 죽음을 받아들이는 태도(노튼의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 자신의 주관대로 소신있게 살아가는 태도(게더스는 결혼이라는 제도를 싫어하여 오랫동안 재니스와 결혼하지 않고 연인관계로 지낸다.) 등이 이 책에서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그러나, 책 자체만으로 보자면 3권은 1,2권보다는 재미가 덜했다. 삼분의 일 정도는 앞의 두권의 요약본인 것 같았고, 특별히 노튼의 활약이 보이지 않는다. 노튼이 얼마나 유명한 인사가 되었는가 자랑하는 정도? 여튼 이 책을 읽고 고양이를 키워볼까 하는 생각을 진지하게 해 보았다. 하지만 그것은 한 생명을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을 수반해야한다. 좀 더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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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방스에 간 고양이
피터 게더스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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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권보다 2권이 더 재미있었다. 2권은 사실, 노튼에 대한 내용있긴 하지만 여행서 같다. 물론  계속해서 활약중인 노튼의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 피터 메일의 <나의 프로방스>만큼이나 프로방스의 생활을 잘 그려내고 있는데, 음식이야기 부분이 압권이다. 따사로운 햇살아래 순박한 사람들과 신선하고 맛있는 음식과 함께 1년을 보내는 일은 생각만 해도 부러운 일이다.

 <파리에 간 고양이>가 베스트셀러에 오르자 전국사인회를 하러 돌아다니는 저자의 이야기가 앞부분에 나온다. 그때마다 점잖게 카메라를 응시하는 영리한 고양이 노튼! 그런데, 이렇게 똑똑한 고양이를 어떻게 하면 만날 수 있는거냐. ㅋㅋ

 책의 마지막 부분이 재밌는데 각 나라의 역자들이 번역상의 문제로 저자에게 문의를 해온다. 일본의 역자가 하는 질문이 좀 황당하다. 그런데 이 책이 나온지가 꽤 되었다는 걸 감안하면 이해가 되기도 한다. 또, 노튼의 이야기를 읽은 독자들이 사랑스런 편지를 보내는 부분과 독자들에게 독자들이 궁금해할 내용을 직접 2권에서 말하고 있다는 것 또한 재밌었다. '왜 우리 고양이는 노튼만큼 똑똑하지 않나요'란 질문은 나 역시 해보고 싶은 질문.

 역시 인생은, 좋은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야하나 보다. 이 책을 읽으며,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가 인생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는지를 다시 한번 깨달았다.

 저자는 세상 모든 것이 변해도 이 작은 동물과의 사랑은 영원히 변치 않을꺼라 했다.사랑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은 고양이나 개를 한번 키워보는 것도 사랑울렁증(?)을 치료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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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간 고양이
피터 게더스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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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책인데 다른 책을 읽다가 인용된 것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며 노튼 이 녀석 정말 고양이 맞아?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는 행동은 저자의 의인화된 묘사도 한 몫했겠지만 완전 사람이다. 또, 보통 고양이가 가지고 있는 특성들을 갖기 보다는 노튼은 꼭 개같은 성격으로 묘사되고 있다. 특히 밖을 네발로 걸어서 사람과 함께 돌아다니는 것은 개의 모습이지 고양이는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밖에서 한번도 그런 광경을 목격한 적이 없다.

 하지만, 길거리를 당당히 걷는 것이라든지 비행기를 잘 타는 것, 자동차 안에서 바깥풍경을 구경하는 모습은 노튼이 얼마나 독립적인 고양이라는 것을 잘 말해주고 있다. 저자가 일할 동안 숲속으로 사라져 이름만 부르면 나타나는 환상적인 고양이 노튼! 사람이 또 다른 누군가를 소울메이트로 만나는 것도 인생에 있어서 대단한 행운인데 동반자로써 특정 동물을 만나는 것도 어쩌면 대단한 행운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수많은(?) 여자들과 만나고 헤어지는 광경을 묘사하는 것도 재밌고, 그 때마다 노튼이 함께 있었다는 것은 말할 나위 없겠다. 생의 기쁘고 힘든 순간에 노튼에 있었다는 것, 그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인상적인 장면은 노튼이 고양이를 싫어하는 저자의 아버지와 대면하는 순간이었다. 아버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노튼, 그리고 그의 임종의 순간을 함께하는 고양이. 저자의 아버지가 죽음의 순간까지 유머감각을 잃지 않았다는 장면에서 나는 울어버렸다. 장례식이 파티처럼 진행될 수 있다니, 우리와는 너무나 다른 문화이다. 2,3권도 매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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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써바이 써바이 - '온 더 로드'의 박준, 길 위의 또 다른 여행자를 만나다
박준 지음 / 웅진윙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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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이카라는 단체가 있다는 것을 작년 겨울에 처음 알았었다. 우스개소리로 친구에게 이꼴저꼴 안보는 도피의 일환으로 봉사나 갈까 하고 말했던게 기억난다. 그 결심의 기로에서 또 다시 문제되었던 것은 갔다오고 나서 한국에 오면 나는 무얼하나 하는 생각이었다. 역시나 미래를 늘 생각하는 고질적인 문제는 지금의 현재 자체를 우울하게 만들곤 했다.

여기 나와 같은 도피의 목적으로라도 캄보디아로 날아간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한결같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한국에 있었더라면 문제였을 것들이 그 곳에선 하나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오히려 더 느긋해지고 행복해졌다고 한다. 친절한 사람들, 무더위에 냉장고 없이 살아도 행복한 사람들.

이 책에서 누군가가 말했듯, 생의 마지막 죽는 순간에 드는 생각은 내가 왜 돈을 좀더 모으지 못했을까, 재테크를 좀더 잘할껄.. 이런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다. 죽는 순간 이 생에서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렇게 단순한데 나는 늘 왜 조금이라도 더 갖으려 바둥바둥 거리며 살아갈 수 밖에 없을까. 내게도 이들처럼 한번쯤 내 인생에 브레이크를 걸어 모든 것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오게 될까. 그 순간 내가 가장 먼저 정리하게 될 군더더기같은 것들은 무엇일까. 지금보다 좀더 가볍게 살아야겠다. 훨훨~ 집착들을 던지고 무엇이 나를 더 행복하게하는지 잘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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