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노 다케시의 생각노트
기타노 다케시 지음, 권남희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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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기타노 다케시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이 읽으면 그다지 큰 감흥을 느끼지는 못할 책이다. 심지어 그가 만들었다는 영화를 한편도 보지 않았으므로 이에 대해 뭐라 할말이 없다.ㅠㅠ 그래도 글들은 아주 단도직입적이고 시원시원하다. 거침없다. 하고 싶은 말들을 하고 있다. 겉으로만 보면 그가 어떤 인생의 굴곡을 겪었든 스스로는 굉장히 쿨하게 살아왔다고 보여진다. 그런면이 맘에 든다.  자신의 문제이지만 적당한 거리를 두고 굳세게 살아가는 사람..  더러운 곳일수록 깨끗이 해야한다는 어머니의 가르침에 따라 화장실을 가장 깨끗이 청소한다는 생각에 문득 욕실 청소나 해볼까 했다. 우정이란 상대방에게 무엇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나의 태도로써 정의된다는 말..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가 아니라 노력하면 이룰수 있는 꿈도 있다고 가르치는 부모.. 쉽게 볼 수 없는 상황들이다. 그의 영화나 찾아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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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 외로움에게
김남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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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람을 보면 여행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그런 과정 속에서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 이 책 어디에선가 언급되었듯 ‘나는 누구인가’를 알아가는 과정은 내 자신을 들여다보기 보다는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알아가는 것일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길 위에서 만나는 많은 인연들을 소중히 여기며 그들에게서 단 하나라도 좋은 점을 찾아내는 모습은 저자의 마음이 순수하고 아름다워서 일 것이다. 언젠가부터 새로 만나는 누군가를 편견으로 바라보고 계산된 눈으로 대하려 하지는 않았는지. 그래서 사람들과의 만남이 점점 피곤해지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지금 마주하고 있는 사람이 지상 최대의 소중한 인연인 것처럼 대하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이 책은 결국 어떤 장소를 그려내고 있다기보다는 이런 점에서 볼 때 개개의 사람에 관한 책인 것 같다.
 비슷한 사람들끼리 정말 모이는 것인지 내 주변엔 이렇게 자유롭게 살아가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래서 이런 책을 읽을 때면 놀라곤 한다. 이렇게도 살아가는구나. 이런 사람들이 꽤 많구나 하고. 그리고 마음이 조급해진다. 무언가 내 삶이 크게 잘못되고 있는 것 같으니 말이다.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자그만 일이라도 하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저자가 좋은 일을 위해 여러 곳에 기부하는 모습에 참 부끄러워진다. 나만 알고 살아온 날들이었다. 문장들이 이전의 책들에 비해 훨씬 좋아진 느낌이다. 거의 모든 꼭지의 끝부분이 가슴을 울린다. 낯선 장소의 지명만으로도 설레는데 이런 감성적인 문장들이라니.. 지구 어디에서든 그녀 어머니의 걱정처럼 건강하게 잘 지내시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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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웃으면서 살 수 있는 87가지 방법
로버트 풀검 지음, 최정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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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고 나도 이런 할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일상에서 일어난 소소한 소재들을 통해 작가는 우리의 어둡고 질척이는 삶속에서도 진주를 찾아낼 수 있다고 말한다. 나름의 사건들에 자신만의 의미를 부여하며 사는 것이 지구에서 웃으면서 살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저자는 휴대폰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컴퓨터는 글을 쓸 때만 사용한다고 한다. 주소록의 얘기가 인상적인데 주소록을 통해 자신의 역사를 본다고 한다. 요즘에야 휴대폰을 거의 가지고 있고 사람들의 전화번호를 이곳에 입력해놓는다. 나는 연락을 오랜동안 하지 않으면 가차 없이 삭제하곤 해서 그나마 빈약한 인간관계가 더 빈약해보인다. 저자는 주소록을 통해 어느 시기에 누군가와 연락을 하고 지냈는지 알 수 있으며 한사람의 바뀐 주소, 전화번호를 통해 결국엔 어떤 이가 자신과 함께 생을 살아가는가를 알고 감사해한다고 한다. 꽤 그럴싸해보인다. 친구였던 사람들, 어떤 이유로 멀어진 사람들.. 기억속으로 사라진 사람들이 생각났다. 크레타섬으로 주기적으로 놀라가 지낼 수 있는 여유로움이 부럽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비단 돈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그의 이전 책들도 읽어보고 싶다. 

  멈춰라.
  돌아가라.
  마음속에 커다란 폭풍우가 칠 때까지 기다려라.
  강물이 흘러갈때 여기에 있어라.
  갈 수 있는 데까지 물속 깊이 들어가 서있어라.
  물의 영향을 받지 않게 될때,
  그때야말로 진정 헤맨 것이다.
  기다려라.
  거기 있어라.
  물이 하는 일을 알 때까지.
  자리를 지켜라.
  발견하는 사람이 임자이다.  (p.146)


  모든 것을 다 알지 못한다고 해서 중요한 것을 모른다는 뜻은 아니다.
  '불가지'라는 말이 나쁜 말은 아니다. (p.157)


  행복과 자유는 한 가지 원칙을 분명히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바로 어떤 것은 내 통제하에 있고 어떤 것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다. (p.207)


  나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영혼을 구원해 준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그것이 무슨 뜻인지도 모른다. 나는 사람은 각자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이고 자신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누구를 구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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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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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비야가 아니었다면 수많은 성공의 의미 중에 이런 의미의 성공도 있구나를 쉽게 깨닫지 못했을 것 같다. 그것이 무엇이냐 하면 나보다 못한 사람, 우리 사회보다 더 못한 곳에서 사는 사람들을 생각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공공의 선을 이루려는 일들이다. 개인의 성공이 우리 모두의 성공이 되는 그런 성공을 나는 꿈꾸어 본 적이 없다. 돈을 더 많이 벌었으면 했고, 그래서 경제적으로 윤택했으면 했고, 나아가 명예까지 따른 다면 좋다고만 생각했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반장선거에 나가면 반기문 유엔 총장처럼 될 수 있냐고 묻는 초등학생의 질문은 기가 막히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할 일이다.  

 한비야의 책들은 모두 한 목소리다. 긍정적이고 힘찬 것이 한결 같다. 이 사람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고 늘 이렇게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좋다. 책을 읽을 때뿐이더라도 나도 이렇게 살아봐야지 생각을 하게 된다. 올해 월드비전을 나와서 다시 유학을 간다고 한다. 그 용기에 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녀가 추천하는 24권의 책목록도 유심히 봐두었다가 다 읽어봐야겠다.  

미국의 사상가 랄프 왈도 에머슨은 성공을 이렇게 정의하였다.

   무엇이든 자신이 태어나기 전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만들어놓고 가는 것 
   당신이 이곳에 살다 간 덕분에
   단 한 사람의 삶이라도 더 풍요로워지는 것
   이것이 바로 성공이다.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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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으로부터 편안해지는 법 - 소노 아야코의 경우록(敬友錄)
소노 아야코 지음, 오경순 옮김 / 리수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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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원제를 그대로 번역하면 <좋은 사람이길 포기하면 편안해지지>라고 한다. 이것이 더 이 책에 어울리는 제목인 것 같다. 이 책은 프레이야님을 통해 알게 되었다. 내가 먼저 이 책의 제목을 대하거나 책을 펼쳐봤다면 절대 읽지 않을 류의 책이다. 역시 타인의 독서목록이나 독서경향도 늘 살펴야 좋은 책을 건질 수 있는 법이란걸 다시 깨닫는다.  

 나는 다른 사람의 시선쯤은 신경쓰지 않는다고 스스로 생각(혹은 착각)하지만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을 정도로 스스로 단련되어 있지 못하다. 그런 면에서 있어서 오는 갈등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에 대해 이 책은 상세히 다루고 있다. 체면상 유지해야할 겉치레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를 얼마나 괴롭히고 있는가. 또 우리가 흔히 바람직하게 여겨지는 통념들에 대해 관점을 조금 바꾼다면 인생을 얼마나 편하게 살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성실한 사람이기를 포기하면 그로인해 오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일수는 없는 법이다. 타인에게 이해받지 못해 괴로워하기 보다는 어느 누구도 나 아닌 사람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는 없는법이라고 애초에 못박아 생각하면 누군가에게 거부당하는 상처쯤은 받지 않을 수 있다.  

 재밌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일본사람들의 정서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그것은 '모르는 척'해주기다. 의외의 장소에서 직장동료를 만난다면 나는 아는 척을 해야할까. 아니면 멀리서 바라만 보는 것이 좋을까. 나의 경우는 후자의 태도를 취하는 편이다. 심지어 어떤 식당에 들어갔는데 아는 사람이 음식을 먹고 있으면 되돌아나온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아, 이 정도까지? 이 에피소드에 대한 인상이 강해서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결국 종합해보면 내가 정해놓은 일정한 원칙에 따라 대인관계를 유지하면서 타인의 잣대에 의해 좌지우지 되지 않는 것이 편안하게 살아가는 방법이 아닐까. 적당히 귀 막고, 굳이 알려고 하지 않으면서 산다면 편안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구구절절 긴 설명보다 때론 짧은 글들이 더 강하게 감동시키는 경우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만약 정말로 피하고 싶은 상대가 있다면 그 사람을 욕하지 말고, 상대가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슬며시 멀리하며, 그 사람의 행복을 빌어줍니다. 그리고 이 다음에 언제든 그 사람에게 정말로 어려운 시련이 착치면 도와주는 마음을 잃지 않는 겁니다. (p.112) 

 건강은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만들고, 근면은 때론 게으른 자에 대한 도량과 융통성의 부재를 낳는다. 착함은 우유부단이 되고, 성실은 사람을 질리게 한다. (p.174)  

 종종 인맥이 중요한 재산인 양 떠벌리는 이가 있다. 그리고 인맥을 쌓는 비결 등이 특집으로 실린 잡지도 본 적이 있다. 그러나 이것만은 분명하다. 인맥이란 그것을 이용할 마음이 없다면 거의 필요 없는 것이다. (p.215) 

 잘 모르는 일들에 화내지 않는다. 나는 대부분의 일들은 나와는 관계가 없다는 생각이다. 내 집 부엌이나 손바닥만한 야채밭 관리에 대해서는 굉장히 말이 많지만, 내가 소속한 단체의 운명, 국가의 운명, 21세기 지구의 운명은 솔직히 말해 어떻게 되든 알 필요도 없다. (p.222)  -- 사실 이 부분은 좋은 말이긴 하나 개인주의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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