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다섯시 반에 집에서 나와야 했다. 전날 비교적 일찍 준비를 마치고 집까지 말끔하게 다 치운뒤에 잠자리에 들려고 했으나 어쩐지 잠이 오지 않아서 드라마를 봤다. <식스 핏 언더> 시즌 2를 거의 다봐갈 무렵 나는 벌써 시간이 새벽 2시가 넘었음을 깨달았다. -_-;
여기서 잠시 갈등. 두어시간 잘것이냐 아니면 그냥 밤을 새버릴 것이냐. 우물꾸물거리다가 세시가 넘고 결국 자는건 포기했다. 단 한잠도 안자고 다섯시 반에 집을 나서다. 아아, 그런데 비가 오고 있었다. 나는 트렁크 두개를 끌어야 했고 당연히 우산을 제대로 쓸 수가 없어 쏟아지는 비에 홀딱 젖은채로 새벽에 공항 리무진에 올랐다.
일찍 온 덕에 나는 내가 바라던대로 다리 쭉 뻗고 갈 수 있는 비상구 자리를 얻었다. 아, 고생한 보람이 있어.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나는 공항에 있는 라운지를 찾았다. 어디로 갈까나? SKT, KTF, LGT 모든 멤버쉽 카드가 다 있고 SKT 는 VIP 인 나로서는 골라 먹을 ! 자유가 있었다. 결국 선택은 역시 SKT.
이런 애들로 아침을 때웠다. 뭐,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국제전화가 공짜! 나는 이태리에 전화해서 비행기 기다리는 중이라는 쓸데없는 전화를 하며 수다를 떨었다. ㅋㅋ
SKT 라운지는 대충 이렇게 생겼다.
이러구러 나쁘지 않게 가끔 잠도 자가면서 밀라노 말펜사 공항에 도착했다. 리나떼 공항과의 연결버스는 역시나 밤 9시에나 있었고 나는 가방 두개를 질질 끌고 밀라노 센트럴 스테이션 행 버스에 올랐다. 5유로. 아, 그러나 센트럴 스테이션에서 리나떼 공항까지는 택시를 탈 수 밖에 없었는데 가격은 20유로. ㅠ.ㅜ
그리하여 리나떼에서 간신히 팔레르모행 알 이탈리아 비행기에 탑승했다. 두둥..
뜨호홋.. 누가 이태리 아니랄까봐 공항에는 거대한 엠포리오 아르마니 광고등이 번쩍거리고 있었다.
아, 밤 11시경에 팔레르모에 도착하니 무척, 더웠다. -_-;
공항에 오자마자 친구 생일이라고 파티 중이래서 곧바로 파티에 참석했다. 흐어.. 체력도 좋아.
체력이 좋긴, 맛이 가서리 여기서 찍은 사진들의 상태는 대략 다 저 모양이다. 온통 흔들렸다. --;
막 샴페인 따려는 친구..
으흐.. 이제 드디어 딴다.. 따~~
자, 이제 한 잔씩들 받어.. 헙. 이번엔 친구 옆의 여자가 이상하게 나왔다. 미인인데.. --; 벨기에 여인이시다.
기내에서도 와인과 맥주를 들이켰던 나는 파티에서도 피곤하고 목이 마르며 덥다는 이유(그럴듯 하긴 하군)로 두어병의 맥주를 더 마셨다. 아, 배가 불룩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