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비판이 아니라 사실을 찍는다"


북한 다룬 다큐로 부산영화제서 주목 대니얼 고든 감독
“내 다큐멘터리는 북한에 대해 어떠한 견해(Opinion)도
 없습니다. 사실(Fact)을 보여줄 뿐이지요.”

영국 출신 다큐멘터리 감독 대니얼 고든(32·Daniel Gordon)은 15일 막 내리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PIFF)에서 가장 주목받은 감독 중 하나다.

그가 내놓은 ‘어떤 나라’(A State of Mind)는 북한의 전체주의를 단적으로 상징하는 ‘선군 집단체조’(매스 게임)를 소재로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 영화는 영화제 개막 전에 3회 상영의 관람권이 완전 매진될 정도로 큰 주목을 끌었다.

정작 본인은 이런 인기에 대해 어리둥절해했다. “나는 그저 ‘있는 그대로’(what it was) 보고, 찍고, 얘기했을 뿐인데요. 그게 전부입니다.”

그러나 고든이 본 북한의 ‘있는 그대로’는 다른 북한 관련 영상물에서 접하지 못했던 장면들이 많다. 그의 영화는 북한 선군 집단체조 선발자인 주인공 박현선(여·13)과 김송연(여·11), 그리고 그들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주민들의 일상을 담담하게 드러낸다.

첫째딸 생일에 강냉이 죽을 끓여서 온 식구가 반그릇씩 먹고 딸에게만 한 그릇을 줬다고 말하는 현순의 어머니, 북한 가정에 비치된 라디오는 채널이 하나뿐인데 소리를 줄일 수는 있어도 끌 수는 없다는 해설자의 목소리, ‘김정일 장군님’의 집단체조 참관을 기대하며 연일 체조 연습에 임하는 두 소녀의 움직임이 교차한다. 고든 감독은 영화 서두에 “세상에서 가장 고립되고, 비밀스럽고 폐쇄된 나라 북한 이야기”라는 해설을 달았다. 이것이 그에게는 비판이 아니라 모두 ‘사실’이다.

고든 감독이 북한 다큐멘터리를 찍게 된 인연의 중심에는 축구가 있다. “어떤 것도 축구와 바꿀 수 없다”는 열정을 가진 그는 안정환 선수의 골 세러모니를 흉내낼 정도로 ‘축구광’. 2년 전 그는 1966년 런던 월드컵 당시 강팀 이탈리아를 누르고 8강에 진출했던 북한 축구팀 이야기를 소재로 다큐멘터리 ‘일생일대의 승부’(The Game of Their Lives)를 만들었다. 


“하나밖에 없는 북한 TV 채널에서 내 작품이 무려 10번이나 방영됐어요. 사실 ‘김일성’이라는 이름도 모르고 갔는데도 거의 영웅 대접을 받았습니다.” 그 뒤 이번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위해 지난해 2월부터 9월까지 다시 북한을 찾은 그는 “북한 당국의 전폭적인 협조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의 명함에는 다큐멘터리 속에 등장하는 ‘선군 집단체조’ 포스터가 찍혀 있다.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이 그림은 정치적인 목적이 아니라 영화 홍보용”이라고 웃는 그는 영화제를 마치고 서울에 와서 비무장지대(DMZ) 관광을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슴에 붙은 김일성 부자 배지만 떼면 북한 주민들도 보통 사람인데, 중립적인 시각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의 다음 계획은 2002년 월드컵 당시 4강에 진출한 한국 축구팀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것이다.   / 부산=장준성기자 peace@chosun.com


이번 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 GV는 예정에 없었으나 감독의 짧은 인사와 질문시간이 있었다.

이 영화를  북한에서 상영했을 때 똑같은 장면에서 관객들이 울고 웃었다는 그의 말에 가슴이 시큰했음.

관객과의 대화 후 영화표에 싸인은 받았지만 카메라가 없어서 사진을 못 찍은게 많이  아쉽다. 어제 메가박스에서 다시 감독님을 발견했지만 일행인 듯한 여러 사람과 대화중이라 방해할 수가 없었다. 구석에서 계속 친구랑 소근대면서 쳐다보니 감독님이 씽긋 웃어줬다. ( 친구의 파파라치 도촬사진은 입수되는 대로 올리겠습니다.)

 

 

→ 친구가 찍은 도촬사진입니다.
부산 해운대 스펀지 5F 식당가에서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는 감독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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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ika 2005-08-27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촬사진 잘봤어요...대화할 기회도 있었으면 더 좋으셨을텐데...^^
 

보통 PIFF상영작은 짧게는 반년 길게는 2년 후에야 일반 극장에 개봉하곤 하는데
올해 상영작중 하반기에 개봉하는 영화가 많이 보여서 정리해 봤다.

꼭 챙겨보자!!!

10-15
2046 (왕가위 / 양조위, 기무라타쿠야, 장만옥, 장쯔이, 유가령)

10-22
20 30 40 (장애가 / 장애가, 이심결, 유약영)
비포 선셋 (리차드 링클레이터 / 에단 호크, 줄리 델피)

11-12
모터싸이클 다이어리 (월터 살레스 /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미치고 싶을 때 (파티 아킨 / 비롤 위넬, 시벨 케킬리)
슈퍼 사이즈 미 (모건 스퍼록 / 모건 스퍼록)


이 외에도 재작년 오픈시네마 상영작이 러브인 아프리카도 곧 개봉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음

아마도 부산에서는 개봉하기 힘들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카페 뤼미에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아무도 모른다>등도
시네마테크를 통해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PIFF의 즐거움은 1년내내 계속 되어야 한다. 쭈욱~



ps. 이와이 슈운지 감독의 <하나와 앨리스>도 11월 대개봉!
      이미 일요일에 봤지만 또 보고 싶다! 아오이 유우와 스즈키 안 너무 귀엽습니다!
      러브레터와 4월의 이야기 팬이라면 초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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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ika 2004-10-13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46 - 목요일 서울에서 개봉하네요..두근두근...^^
 
Snowcat in Paris 파리의 스노우캣
권윤주 지음 / 안그라픽스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라이카님 서재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너무 기쁜 마음에 알라딘에 당장 신청했다.
스노우캣님의 홈피에 들락거리면서 이미 다 훔쳐본 여행 일기모음집이겠지만
일회성으로 흘려버리기에 그녀의 일기들은 나에게 너무 소중한 것이어서
책으로 출간될 때마다 소장하고 싶은 마음에 덥썩 사버리게 된다.

매번 다른 출판사에서 책이 나와 디자인이나 편집이 들쑥날쑥한게 조금 불만이었는데
안그라픽스에서 나온 이번 책은 하드커버에 적당히 커서 그림을 감상하기 딱 좋다.
아주 만족스럽다.

내용은 온라인으로 봤던 것과 처음보는 것이 1대3정도의 비율이랄까?
팻매쓰니와 키스자렛 공연관람 부분은 이미 본 것임에도 부럽고 샘이 나면서도
내가 스노우캣이 된양 들뜨고 흥분되는 내용이다.

파리의 까페들을 돌아다니며 오밀조밀 재미있게 풀어놓은 품평들이 역시 까페 감식가답다.
파리의 명소와 뒷골목이 함께 소개되어 있어 파리를 동경하는, 혹은 파리에 추억의 한자락을
두고 온 이들에게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해 줄 것이다.

사람사는 곳은 다 똑같을 진데, 더군다나 파리라는 거대 관광도시는
떼지어 몰려온 관광객들로 번잡하고 숨가쁘게 돌아가는 환락의 도시일텐데
스노우캣의 그곳은 참 일상적이고 따뜻하고 특별하고 정겹다.

책장을 덮으면서 주책맞게 눈물이 난 건
일주일 밖에 안되었던 나의 짧은 파리여행에 대한 아쉬움과 그리움, 추억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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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ika 2004-10-08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책 안읽으려했는데.... 님 때문에 읽어야겠군요...안 읽으려 했던 이유는 알죠? 파리에 가고 싶어질까봐요...^^

kleinsusun 2006-06-03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그저 부럽다는 생각밖엔...^^
 

하도 우화 형식의 자기계발 서적이 쏟아지던 시점에 등장한 책이라, 사실 첨엔 탐탁치 않았었다. 시류에 부응한 그저그런 책이겠거니~. 하지만 최근에 선물받고 나서, 그래도 읽어는 봐야지 않겠나- 싶어 읽었는데...

첫 장을 읽으면서 '어, 의왼데??'라는 기분. 폰더씨가 처해있는 절망적인 상황이 너무나 사실적이라, 왠지 기대해도 될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막상 이 책이 내세우는 하이라이트 부분인 7개의 교훈 파트에 들어가자, 정말 책을 덮고 싶었다. 그나마 덮지 않고 끝까지 읽은 것은, 이 책이 아주 수월하게 읽히기 때문에, 시간도 얼마 안드는데 마저 읽자- 라는 생각때문이었던 것.

7명의 인물 선정 기준도 애매한데다가, 인물들과 폰더씨가 만나서 나누는 대화들도 감동을 주기 위한 작위적인 기분이 들면서 별로 공감되지 않는다. 마지막 7번째 천사를 만나는 부분에선 정말 실소를 금할수 없을정도. 틀에 박힌 진부한 상상력에, 어떻게 되겠거니- 를 금방 파악할 수 있을 정도의 뻔한 구성이다. 각 장 뒤에 인물이 주는 성공한 인생을 위한 지침같은 글도, 흔한 말이지만 맞는 말이군- 이라고 공감이 되면 좋으련만, 그저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느껴질 뿐이다.

그리고 위대한 폰더씨 파트는 빼는게 좋았을뻔 했다. 그나마의 교훈의 감동도 반감시키는 데다가, '결국 저게 위대한 거야?'라며 쓴웃음까지 지어지고 마니까. 감동적일 수 있는 아이템인 담배쌈지도, 그냥 여운을 두고 남겨두고 말지...시작을 현실감 있게 시작했으면, 정말 피부에 와닿는 깨달음을 줄수 있으면 좋았을텐데, 정말 뒤로 갈수록 어설퍼 지는 기분이다.

역사적인 인물들을 통해 인생의 교훈을 얻고 싶다면, 차라리 위인전을 한권 읽는게 나을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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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뽀스 2004-10-07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에게 빌려읽고 있는데 내용이 지나치게 작위적이라(이런 류의 자기계발서는 흔하다만은) 중단하고 싶은 생각이 불쑥불쑥 든다. 알라딘 서평 뒤지다가 앤티크님의 서평에 가장 공감이 가서 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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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못 읽은 책 : 사랑의 파괴

DJ뽀스의 추천작
: 적의 화장법, 두려움과 떨림, 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

 

 

[wish 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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