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서양미술 순례 창비교양문고 20
서경식 지음, 박이엽 옮김 / 창비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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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는 반동을 부른다. 아니 진보와 반동은 손을 잡고 온다. 역사의 흐름은 때로 분류(奔流)가 되지만 대개는 맥빠지게 완만하다. 그리하여 갔다가 되돌아섰다가 하는 그 과정의 하나하나의 장면에서 희생은 차곡차곡 쌓이게 마련이다. 게다가 그 희생이 가져다주는 열매는 흔히 낯두꺼운 구세력(舊勢力)에게 뺏겨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헛수고처럼 보이기도 하는 그런 희생 없이는 애당초 어떠한 열매도 맺지 않는 것이다. 그것이 역사라고 하는 것이다. 단순하지도 직선적이지도 않다.

이 사실을 정말로 이해하는 일은 간단치 않다.


-1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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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타니 고진과 한국문학
조영일 지음 / 비(도서출판b) / 2008년 10월
품절


입담은 종종 자신의 위치를 망각하고 스스로를 과장하기 마련이어서, 아무리 그럴 듯하고 재미있다고 해도 유머에 이르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유머는 그와 같은 망각이나 과장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객관화시킬 수 있는 태도를 의미하기 때문이다.-2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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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진화론 2 - 대변혁의 시대, 새로운 삶의 방식이 태어난다
우메다 모치오 지음, 이우광 옮김 / 재인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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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생산'이라는 단어가 일반화된 것은, 1969년에 출판된 뒤 지금도 독자가 꾸준한 우메사오 다다오의 명저 <지적 생산의 기술>이 그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출간된 지 40년 가까이 지났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의미를 지니는 이 책을 통해, 지적 생산의 정의 및 오늘날 지적 생산이 갖는 광활한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한 개인이 조사하고, 읽고, 생각하고, 발견하며, 새로운 정보를 창출하는 행위. 그리고 이를 타인이 알 수 있는 형태로 표현하고 전달하는 행위.)

우메사오는 이러한 일련의 행위를 '지적 생산'이라는 단어에 담았다. 아무리 머리가 좋고 기억력이 좋아도 생산이 동반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독서라는 고도의 지적 행위도 결과물(=Output)이 없으면 지적 소비에 불과하며, 지적 생산은 아니라고 그는 단언한다 -135쪽

웹 진화에 의한 현대의 지적 생산은 다음의 일곱 가지 점에서 우메사오 시대의 지적 생산으로부터 크게 진화했으며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1. 조사하고 읽고 생각할 대상이 인터넷상에 무상으로 거의 무한에 가깝도록 넘쳐흐르고 있으며그 내용도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충실해진다.

2. 지적 생산 도구(정리 도구, 기록 도구)의 비약적 진화와 클라우드 컴퓨팅의 발달에 의해 '사전 준비가 필요 없는 지적 환경'이 제공되고 있다. 또한 지적 생산의 가능성이 모든 사람에게 확대되어 간다.

3. 지적 생산의 성과(기록한 것)를 누구라도 자유롭게 세계를 향해 공개(발표)하고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4. 지적 생산의 성과를 공개하고 공유함으로써 지식의 지향성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교류하게 된다. 지식을 둘러싸고 대화가 자유롭게 이뤄지는 새로운 환경이 만들어지고, 이를 통해 개인이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136쪽

5. 지적 생산의 성과를 인터넷상에 공개하는 도구(그 초기 형태로 블로그를 들 수 있다)를 얻었고, 그 도구는 개인의 신용 창조 가치로서 기능한다. 개인이 조직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지적 생산의 성과를 활용해 생계를 꾸려나갈수 있는 길이 열렸다.

6. 지적 생산 활동의 과정이 공개됨으로써 인터넷 공간이 지적으로 풍요로워지며, 그 자체가 사회 공헌 활동이 된다. 즉 교육 활동이 된다.

7. 뇌라는 물리적 제약 속에 갇혀 있던 개인의 경험과 사고가 타인들과 느슨한 형태로 연결되기 시작함으로써 '대중의 지혜'라는 새로운 영역이 탄생했다. -136~1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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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진화론 - 세상을 바꿀 엄청난 변화가 시작됐다
우메다 모치오 지음, 이우광 옮김 / 재인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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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등장하기 전까지 출판계와 유통업계의 주역은 출판사 및 서점과 유통업자였다. 서점과 창고와 재고 관리에 적지 않은 고정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어느 정도 매출이 있는 책, 즉 '공룡의 머리'(그래프 왼쪽)에서 수익을 내어 롱테일(그래프의 오른쪽)의 손실을 보전하는 사업 모델을 유지해왔다.
2004년 가을에 롱테일론이 각광받게 된 것은 인터넷 서점이 이런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버렸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제창자는 미국 <와이어드(Wired)>지의 편집장인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 미국의 서점 체인인 '반즈 앤드 노블스'가 보유하고 있는 도서의 총수는 13만 타이틀(판매 랭킹 13만 등까지)인데, 아마존 닷컴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13만 등 이하의 책에서 올리고 있다고 발표한 것이다. (중략) 일반 서점들은 '팔리지 않는 책'을 재고 비용 때문에 서가에 비치하지 않지만, 아마존은 도서 목록에 올릴 수 있다. 그 이유는 책 목록을 추가하는 데 드는 비용이 거의 '제로'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아마존이 230만 종이 넘는 서적을 다룰 수 있는 비결이다. -104~105쪽

우리들은 검색 엔진의 편리함에 너무 젖어 있다. 그래서 책 내용까지 검색 엔진으로 검색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라는 생각도 한다. 인터넷상의 단편적인 정보보다는 책의 본문이 좀더 신뢰할 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 본문을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것에 대해 공급자인 출판사나 저자는 극력 반대한다. 책이란 돈을 내고 사서 보는 상품이며, 내용 일부를 검색 엔진으로 공짜로 볼 수 있게 된다면 책이 팔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중략)
그들(아마존닷컴이나 구글-인용자)은 서점에서 현재 판매되고 있는 책은 물론, 전세계 도서관에 소장된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는 모든 책을 스캔해서 정보발전소에 집어넣고, 그 내용을 누구라도 자유롭게 검색하게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그리고 "책 본문을 인터넷으로 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공급자인 출판사와 저자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새로운 이론을 마련해 공급자 설득에 나서고 있다. -106쪽

도서공급자는 이런 미래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공급자측에도 두 가지 생각과 입장이 있다. 이를 '공룡의 머리파'와 '롱테일파'라고 부르기로 하자.
공룡의 머리파는, 베스트셀러나 잘나가는 책의 판매가 둔화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이다. 출판사는 줄곧 공룡의 머리 부분에서 수익을 내왔기 때문에 대부분의 출판 관계자들은 공룡의 머리파에 속한다. 책 본문에 대한 인터넷 검색을 허용한다는 것은 그들에게는 '절대악'이다.
하지만 같은 도서 공급자라도 롱테일파는 다르다. 롱테일 부분에 있는 책은 어짜피 잊힌, 거의 팔리지 않는 책들이다. 그들은 어떤 계기가 마련되어 그 책이 알려지기를 바란다. 그래서 인터넷을 통한 책 본문 검색을 쌍수 들어 환영하는 것이다. 검색한 100명 중 한 명이라도 책을 사주면 성공이다. 한 권도 팔리지 않던 책이 한 권 팔린 책이 되는 것이며, 판매를 계기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106~107쪽

아마존닷컴은 2003년 10월, 본문 검색 서비스인 '서치 인사이드 더북(Search Inside the Book)'을 시작했는데, 거래처인 출판사들과의 합의를 존중하면서 원만하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아마존은 이 외에도 책을 페이지 단위로 판매하는 '아마존 페이지'. 아마존을 통해 종이책을 구입한 고객은 온라인으로도 책을 읽을 수 있는 '아마존 업그레이드' 등 참신하고 파괴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략)
반면 구글은 과격하고 급격하다. 전세계 도서관의 모든 책을 스캔해서 검색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구글 북 서치'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작가와 출판사들이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규칙 파괴자와 책 공급자 간의 알력이 커진 근본 배경에는 공룡의 머리파와 롱테일파의 세계관의 차이가 있다. -107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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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단련법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박성관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9년 2월
절판


잡지를 모아둔 도서관으로 유명한 '오야 문고五宅文庫'는 그 분류법이 독특한 것으로 유명하다. 본래 오야 무노는 오야 소이치五宅壯一(일본의 사회평론가 및 논픽션 작가. 그의 이름을 딴 오야 소이치 논픽션 상은 그 권위로도 유명하다 -옮긴이)가 자신의 작업을 위해 개인적인 자료서고로 만든 것이다. 개인적인 자료서고니까 철두철미 자신에게 맞게 만들었고 그러다보니 독특한 분류법이 태어난 것이다.


-54~55쪽

대항목은 비교적 건실한 것들이지만 그중에는 '기인奇人 연인', '여자', '도박', '정사情死 및 자살' 같은 이채로운 항목도 있다. '범죄 및 사건'이라는 대항목에는 25가지의 중항목이 있는데 그중 다섯 가지가 살인 사건 관계로 '살인 일반', '존속 살인', '보험금 살인', '이유 없이 지나가는 사람을 해치는 살인, 무차별 살인', '유명한 살인 사건' 등으로 되어 있다.

소항목을 보면 개개의 살인 사건 외에도 '인체 절단 살인 사건', '푸대, 자루, 콘크리트에 묻어서 살해한 사건', '치정 살인'등의 항목도 보인다.

'세태'라는 대항목에는 21가지의, 중항목이 있다. 그중 '돈'이라는 항목에는 '인색', '돈 폭력', '성금', '부자 순위', '보물찾기', '돈벌이', '아이디어' 등과 같은 소항목이 늘어서 있다. '장사, 소비, 직업'이라는 중항목에는 '사기를 이용한 장사', '꿈을 파는 장사', '이동식 포장마차', '싸게 사는 요령', '몸으로 거리 광고를 하는 사람 등 다양한 소항목들이 포진해 있다.

도서관의 십진분류법 등속과는 전혀 인연이 없는 독특한 분류다. 자신만을 위한 분류라면 누구든지 이 정도는 독특한 분류를 하는 것이 좋겠다.
-55~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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