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숨겨진 부 - 국가에 내 행복의 책임을 묻다
데이비드 핼펀 지음, 제현주 옮김 / 북돋움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국가의 숨겨진 부

              -GDP가 성장해도 국민이 더 행복해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경제가 성장하는 만큼 더 행복해질까?
돈이 많으면 많을 수록 더 행복해지는 걸까?
만일 그것이 아니라면 국가가 해야할 일은 무엇일까?

'국가의 숨겨진 부'는 이런 질문에서 시작된 책이다.

 

우리는 이제껏 "어떻게 하면 돈을 더,많이,잘 벌수 있을까"
혹은 국가의 차원에서는"어떻게 하면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을까"
모든 촛점은 눈에 보이는 "돈" 에 있다.

 

부자가 되는 것이 인생의 목표인 것처럼, 성장을 위한 투자성장을

위한 희생, 성장을 위한 정책, 성장은 곧 부자가 되고 남들보다 더

나은 처지가 되고,그것이 곧 행복해 지는 거라고 집단 최면에 걸려

있는 듯 하며, 그 생각은 MB체제의 정부에서 더욱 공고해 졌다.

 

그러나 2008 미국발 경제위기 이후 신자유주의에 대한 회의가 밀려들고

 있고, 서울시장 선거, 총선을 지나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성장과

 분배, 복지에 대한 정책과 노선들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때에 '국가의 숨겨진 부'는 많은 시사점을 제시한다.


위기에처한 국가가 어떤 철학을 가지는 가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지금과는

 많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고, 또 가까이는 앞으로 있을 대선에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가의 숨겨진 부'란 GDP로 드러나지 않는 사회적 자본, 즉 인간관계의
사회적 관습과 행동규범,상호존중과 신뢰,시민들이 상호 연대하여 도움을
주고받으려는 자세,서로 어우러져 살아갈 수있는 능력등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가치를 말한다.

 

책은 크게 경제적 번영와 행복의 관계, 소득, 실력, 계층이동에서의 불평

등의 문제,높은 범죄율, 테러의 위협, 다문화 사회 안에서의 불신과 화합의
문제,좋은시민과 좋은사회에 대한 고찰,국가의 존재이유와 역할에 대한
고전적, 실용적,가장적 국가관의 모델, 이렇게 5장의 주제로 나누어
우리가 느끼고 있는 문제들을 먼저 펴보고, 그에 대해서 숨겨진 부의 역할과
대안을 제시하는 형식으로 되어있으며, 각 장마다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많은 문제들에 대한 아주 바람직한 대안들을 제시한다.

 

마지막 결론인 6장에서 국가 지도자가 해야할 9가지 일들을 제시한다.

또한 각 장마다 주제에 관한 자료나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 또한
큰 특징 중의 하나였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정책의 목적을 삶의 질,웰빙,관계,행복에 두면
얼마나 많은 것이 달라지는 가 하는 것이다.
단체나 그룹에게 주는 성과급제,자손신탁, 보안적화폐, 직접민주주의 도입,
좋은 울타리를 만들어 주는 도시계획, 행동경제학적 접근의 해결책들은

굉장히 현실적이고 실현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이 책이 가진 내용이나 가치들을 쉽게 접하기는 조금 어려워 보인다.
많은 근거로 제시하는 자료들은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만
때론 그것 때문에 오히려 이해가 어렵기도 했다. 내용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앞서 저자가 어떤 주장을 하려했는지 끊임없이 머리를 굴려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이 부각이 잘 되지 않았고, 결국 뒤로 가면서 
지겨워지는 이유가 되지 않았나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권하고 싶은 이유는, 이제껏 우리는 오로지 성
장과 눈에 보이는 결과에만 집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우리에게 전혀 다른 관점을 제시하고 있고, 우리 사회가 가진
부와 지역, 민족, 양극화, 불신, 부정등의 문제를 해결할 많은 대안들을 제시
해 주고 있기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술사의 비밀 노트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티브 코언 지음, 하우석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사람이 마음을 사로잡는 마술사의 비밀노트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결코 가볍지 않는 비법서-


책을 처음 받아들었을 때의 느낌은 다행히 두껍지 않구나 였고, 책장을 펼치자 잘
정돈되고 잘 짜여진 구성과 글씨체, 읽기 편하게 나눠진 단락이 눈이 확 들어왔다.
주제별로 색깔이 다른 종이를 쓰고 간간히 보이는 그림들도 읽기 재미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그렇게 책과 첫인사를 마치고, 아주 재미나게 단숨에 다 읽어버렸다.

 

난 심리학 전공자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심리엔 많이 어둡다.
그리고 공부를 했다고해서 마법처럼 사람들의 심리를 꿰 뚫어 볼 수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나 살아가는 내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 만큼 참으로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

 

이 책은 마술사가 일반인 들을 위해 쓴 인간관계에 대한 심리실용서적이라고 표현
하고 싶다. 마술이나 마술사가 무대에서 하는 행위,  작가가 실제겪은 예문들은 인간
관계와 파워게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비법을 설명하기 위한 아주 적절한 소재들이다.

나 또한 작가처럼 오랫동안 무대에 서는 일을 해오고 있고, 무대위에서나 밖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있지만, 인간관계나 쇼 비지니스처럼 힘든 일이 없다.


물론 무대 위에서는 나를 모르는 관객을 나에게 집중시키기 위한 기싸움을 해야 하고
무대밖에서는 나의 재능과 이미지를 좀 더 가치있는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쇼비지니스
관계자와 끊임없는 밀고당기기를 해야 한다.

 

그래서 책을 읽을때 내가 겪었던 일과, 내가 늘 고민하고 어려워 했던 부분들을 크게
공감하며 읽을수 있었고, 일반 작가와는 달리 마술사의 특징들이 묻어나는 위트있는
문체, 글 전체에 흐르는 유쾌함과 자신감, 가벼움과 진지함을 오고가는 고도의 계산된
구성이 정말 탁월하다고 느껴졌다.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포스트잇에 손이가고, 색연필로 줄을 긋고 별표를 그리고
수첩에 정리하여 메모를 하게 된다.

 

무대에 서지않는 일반인들도 각자 자기의 삶에서는 유능한 배우들이다.
그러나 모두 자신이 유능한 배우라는 것을 알고 살아가는 것도 아니고 한번의 실수로
좌절하는 경우도 있다. 마치 신참내기 마술사 처럼 말이다.

 

작가는 마술사를 예로 들어 자신만의 무대에서 자신이 주인공이되는 법, 카리스마를
가지는 법, 자신을 갖고 설득할 수있는 법, 자신을 돋보이게 하고 파워게임에서 상대
방에게 우위를 점할수있는 법, 상대방을 설득하여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법등을 설명하고 있다.

 

그것은 영업사원으로 고객을 만난다거나, 프레젠테이션을 하거나, 상사앞에서 나를
어필할때, 비지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할때, 친구나 연인을 사로잡을때, 나를
인간관계에서 아주 중요하고 매력있는 사람으로 보여지게 하기위한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 된다.

 

그것을 위해 먼저 무엇을 연습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사람을 만날때 시선처리, 서는위치, 말하는 방식과 문장의 선택, 사람의 의도나 심리를
파악하는 법까지 자세한 방법도 제시한다.

 

그러나 그런 방법을 제시하는 것을 읽는 것으로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책은 이미 너무나 넘쳐난다.

 

이 책의 진가는 바로 그것이다.
어떻게 준비하면 되는지 연습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의 그동안의 경험으로 볼때 작가의 방식은 굉장히 설득력이 있다.

긴장을 풀기위한 호흡법, 시선처리, 걷는 방법, 소리내는 방식, 재빨리 여러감각을
이용해서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등을 작가가 시키는 데로 연습하고 일상생활에서 
시도하고자 한다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미처 깨닷지 못했던 것이나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을 꾸준히 실천해볼
생각이다. 그러면 어느새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나 자신을 만날수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인간관계나 직장인들을 위한 심리, 자기계발 서적들은 이미 많이 보아왔
지만, 마술과 무대를 소재로 하여 접근하는 방식은 보지 못했다.
자칫 잘못하면 심리, 성격이론으로 흘러 따분하거나 어렵게 되버리거나
정작 실천할 수있는 방안은 없는 아쉬움 많은 책이 될 수도 있는 분야를
쉽고 흥미롭게 접근한 방식은 참으로 탁월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고 싶거나, 일이나 인간관계에서 리드를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혹은 무겁지 않은 자기계발서를 찾는 사람이라며 마지막으로
특히 무대에서 관객을 만나는 예술가들이라면 꼭 한번 권해보고 싶다.

 

마술사의 유쾌한 마술에 걸려들 것이라고 확신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신차려 대한민국 - 위기의 한국에 고한다
김광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정신차려 대한민국!

 


며칠 전 제 19대 국회의원 총선이 있었다.
총선의 쟁점으로 크게 대두된 것이 MB정부 심판, 한미FTA, 반값등록금, 복지문제 등이었다.

 TV토론회에서 SNS와 인터넷, 신문등의 여러 교류의 장에서 우리는 많은 쟁점들을 만들고

이야기 했다. 그러나 정작 투표결과는 어이없고 참담했다.

 

우리가 얘기하고 열을 내며 대립하던 문제의 쟁점들은 사라지고 결국 지난 몇 번의 정권

이 바뀔동안 우리가 지겹도록 세뇌당했던 지역주의의 망령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난 한 동안은 우리가 그 허접했던 지역주의와 방공의 논리를 어느 정도는 벗어나
현재 우리가 처해있는 많은 문제들을 가지고 고민하고 대립할 만큼 조금은 성숙했다고

생각했는데 50%를 겨우넘는 투표율에 색깔로 나라가 반토막난 결과를 생각하지도 못했

던내가 너무도 어리석게 느껴졌다.

 

그리고 나서야 난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대체 어떤 생각을 가지고 투표를 했는

지 혹은 지금 우리가 처해있는, 즉각 피부로 와 닿는 문제들에 대해 어떻게 나와 생각이

다른지 어떤 논리를 가지고 있는지가 궁금해져서, 나와 다른 의견을 말했던 사람들의

SNS와 그 전 그들이 남긴 글들을 읽어보게 되었다.

 

그래서 알게 된 것은,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 고민을 하고 있단 것이고, 때론 그들의 논리

가 타당하지 않다고 해도 막상 내가 그 것은 아니라고 말을 하려니 내 생각이 정리가

안되 있어 제대로 된 의견교환을 하지 못하고 속만 타들어 간다는 사실 이었다.

 

그러던 차에 난 '정신차려 대한민국' 이란 책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내가 가진 생각들

중에 어렴풋하게만 느껴지고 제대로 이해 안되던 많은 문제들에 대해 내 생각을 다시금

정리를 하게 되었다.

 

이 책은 앞서 말한 한미FTA, 반값등록금문제, 부동산 거품, 의료민영화의 문제등
내가 고민하던 많은 사안들이 대해 자세한 설명, 원인과 결과 그리고 몇가지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 주고 있다.

 

이 책은 크게 2부로 나뉘는데, 1부는 현 정부도 누누히 강조하고 있는,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경제위기와 그 원인을, 2부는 그에 따라 우리에게도 닥친 위기와, 원인 앞으로 우리
가 겪게 될지도 모르는 일들에 대한 경고와 대안을 담고있다.

 

결국 작가는 우리가 신봉하고 따라하지 못해 안달이 난 미국은 결국 전 세계적으로 맞고
있는 위기의 원흉이지 결코 우리가 신봉하고 따라해야할 선망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1부에서는 미국발 경제위기가 어떻게 해서 시작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한다.
많이 들었지만 정확히  몰랐던  '서브프라임모기지'와 '파생금융상품' 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 정말로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리고 그런 일이 가능하게 한 정경유착에 대한 부분은 정말 놀라움을 감출수가 없다.
또한 지금 우리의 대통령과 정부가 하고 있는 일이 그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에 더 큰
분노를 느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세계의 문제가 된 것에는 '세계화'의 덕이 크다.
그저 생각해 보면 세계화가 되면 국가간의 장벽이 없어지고, 기업이나 사업하는 사람들
에겐 신세계가 생기는것이 아닌가, 현재 K-POP에 열광하는 타국의 사람들을 보며 국위
선양의 한 예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혹은 국수주의의 대립정도로 생각하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세계화란 실제로 전세계의 경제를 지배하고 있는 몇몇 다국적 기업들의 이윤추구를
위한 방편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타 국에서도 세금이나 제도의 장벽없이 자신들의
이윤추구위한 초석을 마련하는 것, 그것이 바로 세계화인 것이다.

 

이 문제는 2부에서 김영삼 정권때의 OECD가입으로 인한 IMF 위기와 한미 FTA 문제로
이어진다. 마치 우리는 세계화가 되지 않고, 우리가 먼저 개방하지 않으면 도퇴되는 듯
이 맹목적으로 세계화를 외치고 있다. 얼마전엔 한글과 영어를 공영어로 쓰자는 얘기까
지 나와서 많은 국민들의 지탄을 받기도 하지 않았던가.

 

2부에서는 1부에서 보여주었던 위기를 바탕으로 작가는 우리가 선망해 마지 않던 미국이
우리가 보고 모범으로 삼아야 할 대상 이 아니라는 것을 의료와 공교육의 실례를 보여주
며 좀더 적극적으로 주장한다. 그리고 어쩔수 없는 대세인 세계화에 대처해 우리가 먼저
방화벽을 갖추어햐 함을 이야기 한다.

 

또한 우리에게 실질적으로 닥치거나 앞으로 닥칠 문제들 즉 식량주권, FTA, 반값등록금
부동산, 의료문제 등을 열거하고 작가 나름의 해법과 주장을 펼치며, 마지막으로 우리가
미국을 비롯한 이른바 선진국에 대해 가지는 환상과 비굴함을 버리고 우리 스스로가
자긍심과 주인의식을 가져야 함을 주장한다.

 

나는 금융분야는 아무리 설명을 들어도 어렵지만, 이 책은 그렇게 다른 책들 처럼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프지는 않았다. 1부는 금융에 관한 내용이라 나에겐 무척이나 어려웠지만
한 페이지도 놓치지 않고 읽을 수 있었던건 작가의 느낌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왔기 때문
인 것 같다.

 

많이 공부한 사람일수록 -특히 금융분야는 더더욱- 내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
은데, 이 책은 나같은 사람도 간혹 사전을 뒤적이며 흥미를 잃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수준
이었고, 행간 곳곳에서 작가가 열정적으로 나에게 말을 걸고, 안타까워하고, 일깨워 주려
한다는 것을 느낄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가끔 작가의 흥분한 모습이 보이는 듯 했다.
물론 그것이 감정적이라는 말은 아니며, 그만큼 진정성이 느껴졌다는 뜻이다.

 

이제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작가는 분명 책의 서문에서 자신은 좌, 우 어느쪽도 아니
라는 것을 밝히고 있고, 책 내용에서도 작가는 그 어느 쪽의 편도 들고 있지 않다.
그래서 난 대선을 앞둔 지금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고 바란다.

 

나는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는 사람이고, 한미FTA를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나와 다른 작가의 의견에 공감한 부분도, 몰랐던 부분을 알게된 성과도 있었다.
이것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도 마찬 가지일 거라고 본다.

 

위기라는 생각을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지만, 저마다 해법은 다르다.
난 국론을 통일 하는 것 보다 좀더 많은 사람들이 좀 더 다양한 의견들을 내 놓고 많은
대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론을 하나로 모으는 것은 겉으로는 좋아보이지만
결국 어떤 상징성에 갖혀버리고 마는 폐해를 가져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게되면 작지만 정말 중요한 쟁점이나 의견들은 그 상징성에서 제외되는 고로 버려
지고마는 비극이 생길 것이다.

 

나는 이 책이 그런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골무사 이성계 - 운명을 바꾼 단 하루의 전쟁
서권 지음 / 다산책방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골무사 이성계

 

 

2007년 실천문학신인상을 수상했으나 2009년 아깝게 타계한 작가 서권의 유작 소설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작가 서권이 타계한 것을 알았다.
이 책 전에 아직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마적' 이라는 14권의 장편대하소설을 탈고한

것도, 시골무사 이성계의 탄탄한 문장력은 바로 2001년 부터 7년간 쓴

그 장편대하소설 '마적' 때문이었단 것도.


작가는 집필실이 없어 자신의 승용차와 집 식탁에 앉아 7년이라는 그 긴시간 동안

엉덩이가 짓무르도록 글을 썼다고 하는데, 그렇게 목숨을 걸고 쓴 책이 아직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니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나는 원래 전쟁영화 전쟁소설 등 전쟁이 들어가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은 역성혁명에 성공하고 조선을 개국한 이성계의 숨겨진 면모를 볼

수있어서 좋았다.


난 그가 원래 잘 나가던 장수 혹은 뛰어난 촉을 가진 정치인 일 거라고만 생각했지
그 시대에 할아버지뻘까지 되어서 변방을 떠돌아 다니며 무시당한 사람일 거라고는

생각을 해본적도 없다.


오래전 의도적으로 만든 드라마에선 군대의 힘으로 권력을 잡은 자신들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거나, 그 후 방송된 드라마에선 아들 이방원을

못잡아 먹어 안달난 호랑이 같은 사람으로 그려지기도 했으니까.

 

이 소설은 고려말 1380년(우왕 6) 9월에 이성계등이 황산(지금의 전북 남원시 근처)
에서 왜구를 크게 무찔러 승리한 전투인 '황산대첩' 을 소재로 하루동안의 전투를

쓴 것이다.

 

소설의 구조는 크게 '대립' 에 촛점을 두고 있는데 왜구와 고려군의 대립, 왜의

수장인 아지발도와 고려의 수장인 이성계 의 대립 그리고 고려 진영안에선 수구

세력인 포은 정몽주와 변안열, 신진세력인 정도전과 이성계의 양측간의 대립,

그리고 고려 중앙군과 이성계의 특별대격 인 가별치의 대립, 원명 교체기의 고려를

사이에 둔 원과 명의 대립등으로 구조화 되어있다.

 

기울어가는 고려와 원, 그리고 세력이 커지고 있는 명
그 속에서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 변혁을 꿈꾸자, 그리고 그런 자들 사이에서

결국 피해를 입게되는 민초들의 삶.


하루에 일어나는 일들 사이에 그 시대가 처한 긴박한 상황과 그 안에서 그들이 꿈꾸는
이상들이 각기 대립속에서 긴장감있게 그려지고 있다.

 

소설속의 이성계는 여느 소설이나 영화에서처럼 전지전능한 주인공은 아니다.
소외당하고, 외롭고, 고독하며, 늘 자신이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자신의 피붙이

같은 부하들과 함께 죽을 고비를 몇번이나 넘기는, 전쟁중에 이유없이 학살되는

양민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는 약한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은 원하는 것을 이루어 내는 강한 사람으로.


전투에서 승리한 후가 난 참으로 궁금했는데, 시간이 흘러 조선을 개국한 후 몇 번의
왕자의 난을 거쳐 이방원이 집권한 후 궁을 나와 산천을 주유하는 모습으로 건너뛴게
개인적으로 참 아쉽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흐르는 쓸쓸함이 오히려 극대화 되는 것

같아서 오히려 더 괜찮았단 생각이 든다.

만일 전투에서 승리한 후 자신을 무시하고 방해한 고려군 내의 대립한 주인공들을
응징하는 식으로 흘러갔다면 그저그런 소설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 짧은 하루동안의 이야기 속에서 가진자들은 자신이 가진 것들을 놓지 않기 위해,
의미없는 명분이나 정치싸움 으로 인해 파생된 전쟁의 책임을 면할 궁리만 하고 있는
모습이 현재의 모습과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 나를 너무나 무기력하게 했다.
 
며칠 전 있었던 총선에서도, 앞으로 있을 대선에서도 소위 말하는 권력자들은 자신의
권력을 지키고, 혹은 그 권력을 가지기 위해 보이지 않는 전쟁을 벌여 국민들을
우롱할 것이고,  그 전쟁중에 결국 피를 흘리는 것은 이름없는 민초, 국민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각성하지 못하고 영웅이 나타나기만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흡입력 있는 문장 들을 눈으로 빠르게 따라가면서 나는 그런 것을 보았다.
시간은 흘렀으나 그때의 전쟁은 형태를 바꿔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그 속에서 또 다른
이성계가 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있겠지.

그런 그들의 꿈이 욕망이 아닌 순수한 꿈이기를 바란다면 한심한 걸까.

 

황산대첩이 궁금하여 검색을 해보았는데 남원에서는 1986년 부터 황산대첩을

재현하는 축제를 해오고 있다고 한다.
한번 찾아가서, 피바위전설, 인월(引月)이란 지명의 유래, 여원치 마애여래상등의
소설에서도 나오는 전설이나 지역을 찾아가 보는 것도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덧붙여 아직 주인을 만나지 못한 작가의 대작 '마적' 도 주인을 만나 하루빨리

우리가 읽어볼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병호의 고전강독 1 -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에게 최고의 인생을 묻다 공병호의 고전강독 1
공병호 지음 / 해냄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전강독-최고의 인생을 묻다
<강독: 글을 읽고 그 뜻을 밝혀 풀이함, 읽고 그 뜻을 밝혀 풀이하다>
 
 
대학교때 호기롭게 소크라테스의 변론을 읽어보려다 실패한 경험이 있다.
그땐 진정한 지식에 대한 탐구랄까 그런거였기 보다 아마도 지적인 허영심
때문이었을 거다.두꺼운 책을 팔장에 끼고 걷는 것은 비싼 가방을 끼고

걷는거 보다 더 있어 보이는 일이라고 그땐 생각했었다.
물론 그땐 여자에게 가방이 대체 무엇인지도 몰랐을 때지만 말이다.
 
그러나 지금은 저자 공병호의 말에 무한히 공감한다.
어렸을때 멋모르고 읽었던 소위 청소년 필독도서니 하는 책들이
지금에 와선 내 인생을 밝혀주는 등불처럼 느껴진다는 것.
 
오늘 내 페친 한분이 페북에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는가' 의

마지막 한 구절을 올린 것을 보고 잠시 충격에 빠졌다.
그 소설 속에 그 구절이 있었단 것을 문득 떠올리며 어렸을때는

느끼지 못한 전율을 느꼈다.
 
그래서 고전이라는가보다.
언제 어디서 혹은 어떤 상황, 인생의 어떤 시기에서 읽느냐에 
따라 무한한 변신을 거듭하며 많은 것을 던져주는.
 
그냥 틈틈이 읽고 싶은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어느 한부분을 통째로

내어고전을 읽는 다는 것, 난 상상도 해보지 않은 일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잠시 접어두는 것도, 가던 길을 멈추고 나 자신을 점검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지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것도.
일단 먹고 사는 문제 때문인 것이 가장 크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단지

그 이유만은 아니었다.
 
그러나 나는 전혀 의도하지 않게 하던 일을 멈추고 한 2년간

그런 공백기를 가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불안했고, 그 다음은 멍했고, 그 다음은 내가 생전 해보지 못한

경험들을 하며 여러번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일을 겪었다.


1년이 한참이 넘어서야 나는 책을 생각했다.
그 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소홀히 했던 책 생각이 나서 한권한권 그냥 특별한

기준없이 마구잡이로 읽었다.그러면서 난 그 우울의 구렁텅이에서 나오게 되었다.
 
저자 공병호도 아마 그와 비슷한 경험을 한 것같다.
그런 일이 있어서 고전을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책 사이사이 들어있는

그의 인생이야기는 형태가 다르기는 해도 역시 사람 사는 것은 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이 책은 책의 서론에 밝혀 놓았듯이 전문적인 해설서는 아니다.
내가 책을 읽고 느낀점은 저자가 책을 읽고 쓴 서평이나, 독서노트를

읽는 것 같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쉬웠고 읽기 편했다.

만일 좀더 자세한 설명이나 이론을 알고 싶다면 조금은
실망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그러나 나에게 고전은 고전이었다.
첨부터 끝까지 차근차근 읽기엔 약간 부담이 되기도 하고 살짝 지루해지는

부분도 있었다. 그것은 원문자체가 읽기 어려워서도 그럴 것이고 저자가

인문학 전공자가 아니라 사회과학을 전공한 과학도 이기 때문에 읽었을때

착 붙는 문장력은 아니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첨부터 끝까지 차근차근 읽어가는 그런 읽기 방법보다는 여유를 두고

다른 책들도 읽으면서 한번에 한 챕터씩 읽어나가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중간 나오는 저자의 경험들이 이해를 더 쉽게 해주고, 소크라테스같은

위인뿐 아니라 플라톤을 비롯한 그 시대에 살았던 인물들, 곁들여 저자 공

병호의 충고도 함께 들을수 있는 것이 좋았다.
 
어렸을때 내가 읽기에 실패했던 책이라 더 관심이 있었지만, 내가 나중에

다시 원서 읽기에도전할 수 있는 다리역할을 확실하게 해준 듯 하다.
 
이 책은 플라톤의 저작들중에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메논, 파이돈,향연,

알키비아데스1을 읽고 그 저작들이 나타내는 주제나 사상을 제시한 후 그것을

해석하고, 저자가 느낀 점들이나 현대인 에게 주는 의미, 교훈등을 이야기

하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크게 여섯 주제로 나누고 그 안에 그 주제를 나타내는 작은 소챕터가

나열된 식이다.그 주제로는 지혜와, 정의, 탁월함, 생사관의 정립, 사랑과

자기자신을 아는 것이다.우리가 인생에서 마주치는 거의 모든 문제들이

다뤄지고 있는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내가 크게 생각하지 않고 지나갔던 문제들이 실제로는

엄청난 의미를 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지금까지도 좋지 않은 상사와의 대립도 결국은 '나에게 정의란, 정의로운

삶은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였으며, 며칠 전에 있었던 총선도 결국은

'지혜로운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 야 하는 가'에 대한 문제였던 것이다.
 
막연하기만 하던 내 인생의 질문들과 의문점들이 내 눈앞에 선명하게

드러남을 느꼈다.내가 왜 늘 비슷한 장면에서 고민하고 때론 무너지는지를

알게 되었다고 할까.
 
이 책은 이 책 한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저자는 이책을 필두로 앞으로 더 많은 고전을 읽고 강독을 펴 낼 것이라고

하니 그 뒷권들도 기대가 된다.
 
만일 나처럼 고전에 관심은 있으나 막상 읽기를 주저하는 분들이나,

굳이 고전을 읽지 않더라도 인생에 있어 답답한 것이나 자신의 일상을 되돌아

보고자 하는 분들이 이책을 읽는다면, 지식의 취득이나 인생의 교훈을 얻는

두마리의 토끼를 모두 얻는 좋은 일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