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련님 ㅣ 청소년이 꼭 읽어야 할 세계명작
나쓰메 소세키 지음, 양정화 옮김 / 꿈꾸는아이들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일본의 셰익스피어라 불리는 나쓰메 소세키를 처음 만난건 3년전 편입했던 방송대에서 수강했던 [ 동서양 문학고전산책] 이라는 과목을 통해서였다. 교과서에는 [그 후] 가 실려있었다. 전문이 다 실려있는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분 부분을 읽으며 근대화가 막 접어들었던 일본의 시대상과 나쓰메 소세끼의 생각등을 공부했었다. 당시 수업 중에 이런식의 글에는 이런 주제들이었지~ 라고 확신하며 글을 파악해가는데 교수님이 말씀해주신 것은 전혀 다른 것이어서 깜짝 놀랐었다. 얼마전 읽은 책 [그림이 그녀에게] 에서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을 언급하길래 이참에 제대로 읽어 보자며 [그 후]와 [마음] 이라는 작품을 사러 서점에 갔다. 그런데 가 영 다른 소설인 도련님을 사왔다. 표지가 너무 예뻐서 나도 모르게... *^^* [꿈꾸는 아이들] 출판사의 책을 몇권 가지고 있는데 마치 책들이 시집 같아서 선물하기에도 좋고 읽고 있으면 또 그림을 보고 있으면 기분도 좋아진다.
1900년대 초반에 쓰여진 책인지라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잠깐 했으나 마치 공중그네와 인더풀의 작가 오쿠다 히데오가 그 당시에 살았던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쉽고 유머가 넘쳤다. 주인공 도련님의 대쪽(?) 같은 성향으로 인하여 어린시절부터 겪은 황당한 일들과 시골 학교 선생이 되어 겪는 여러가지 사건들이 배꼽을 잡는 웃음은 아니지만 자꾸만 피식 피식 웃음이 나오게 한다. 특히나 선생 한명 한명을 이름보다는 빨간셔츠니 끝물호박이니 자신만의 이름을 붙여 불러대서 더 읽기도 쉽고 상상도 잘된다. 캐릭터들이 생동감있게 살아 있어 요걸 영화로 만들면 어떨가 하는 생각도 간혹 들기도 하였다. 주인공 도련님과 기요와의 관계에서는 울컥 눈물이 나오기도 했다. 끝까지 믿어주고 기다려주는 기요가 있기에 도련님의 붕 떠 있는 것 같은 인생의 어느 한 끝이 땅에 붙어 있는 것만 같고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기도 한다.
도련님을 읽고 나니 얼른 그후와 마음이 읽고 싶어졌다. 참 먼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를 읽어야지. 앞의 몇 페이지를 살짝 봤는데 문장이 심상치가 않다.
그런데 막연하게 나는 근대 소설은 어렵다고 여겨왔다.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 근대 소설들도 참 유머러스하고 읽기 쉽고, 읽다보면 여러가지 생각도 하게 되고 ...그다지 어렵지 않았었는데도 말이다. 중, 고등학교 시절 주제 찾아가며 한줄 한줄에 숨겨진 의미 찾아가며 읽었던 그 것 때문일까? 어쨋든, 도련님을 시작으로 일본의 근대 소설들을 차근차근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