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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매혹당할 확률 104% - 집 나간 '탄산 고양이'가 그린 뉴욕 스케치
전지영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내가 이 책과 함께 뉴욕 여행을 떠난 곳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k문고. 이 책을 집어 들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이동하여 장장 세시간 동안 눈과 마음을 떼지 못하고 읽어내려갔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 덮는 순간 여기저기서 통증이..^^;; 어깨, 목, 허리..안 아픈곳이 없다.
10일 정도의 여행 기간을 두고 탄산 고양이는 뉴욕 싸돌아 다니기에 돌입한다. 운동화에 배낭 또는 복대를 매면 웬지 나 여행객이요~ 라고 티를 내는것 같아 탱크탑에 청바지를 입고 미적으로 살짝 뛰어난(?) 힐을 신고, 루이비통 토드백과 소호거리에서 싸게 주고 산 크로스백을 매고 뉴욕거리로 나선다. 대충 지도를 살펴보니 이 섬 한바퀴를 쉽게 돌수 있을것 같다. 섬의 중앙쪽에 위치한 호텔에서 나와 섬의 가장 아래쪽으로 향한다. 거기서부터 뉴욕을 샅샅히 뒤지려는 계획이다. 탄산고양이는 열심히 걷는다. 그러나 그녀는 지금 괴롭다. 발이 너무너무 아픈것이다. 뭐라더라??
"12킬로그램 배낭을 짊어지고 걷는 것은 자신과의 싸움이지만 10센티미터 힐을 신고 걷는 것은 신과의 싸움이다!" 발이 아프긴 굉장히 아픈 모양이다. 택시를 잡아타고 나머지 구간은 차안에서 구경을 한다. 그래도 그녀는 즐겁기만 하다. 승무원 시절부터 뉴욕에서는 다른 곳과는 다른 심장 박동소리가 들렸다 하니 얼마나 좋겠는가!! 그녀는 이책에 대해서 100% 만족할 만한 책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베이글을 손에 들고 무단 횡단하는 1%,
정체 모를 미소를 내게 보내주는 예쁘장한 꽃미남의 1%,
광란의 파티를 보내고 엉망이 된 드레스의 1%,
더러운 도시에서도 아름다움을 찾고 싶은 예술가의 1%……
그 많은 1%들이 모여 있는 뉴욕의 풍경에서 104%의 매력을 찾았다.
라고 말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뉴욕의 구석구석을 알지는 못했지만 여행을 하기전에 배경 지식이라는게 있다면 더 재미있는 여행길이 되겠구나..라는 생각은 하게 되었다. 뉴욕에 관련된 영화, 미술, 음악 참으로박학다식한 탄산 고양이는 정말 신나고 재미있게 뉴욕거리를 헤매고 있었다. 뭐 조금은 그런 것들을 우리와 공유하고자 책 여기저기에 늘어놓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게 어우~~ 잘난체 하기는.. 뭐 이렇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재미있고 즐겁게 다가왔을 뿐!!
문득..나도 우리나라의 어느 도시를 저렇게 발로 걸으며 그곳에 관련된 음악과 미술, 영화에 대해 배경지식을 품고 여행 다니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난 뉴욕에 대해서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섹스앤더시티를 보면서도 브래드쇼가 그다지 이쁘다거나 세련됐다고 느낀적이 없었다. 내 패션 취향이 워낙 패션피플들과는 거리가 멀기도 하거니와 무엇보다 내가 절대로 소화 할 수 없는 옷들에 대해서는 그냥 관심을 팍!! 꺼버리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어쨋든~~ 그리하여 이 책을 통해 뉴욕의 매력을 한껏 느껴볼까~ 하는 마음이였는데 생각보다는 그 104%의 매력에 빠지지 못했음을 시인하는바이며! 뉴욕이라는 도시가 아닌 어떤 도시든 어느 나라든 내 발로 내가 느끼며 여행을 가고 싶다는 그열망만은 활활 불타올랐다.
열흘!!!! 어찌보면 너무 짧은 시간일 수도 있고, 또 책을 쓰려는 목적을 가지고 간 여행이라면 그 의도가 불순하므로 이 책은 삐익~~~ 경고야!! 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탄산 고양이의 미리 준비된 마음과 자세! 지식!! 이런걸 따져본다면 이건 그냥 나온 책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뉴욕에 대해서 정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있고, 한번 꼭 가보고 싶은 도시라고 생각한 사람이 있다면 정말 푹~~ 빠지는데 큰 도움이 될것이다. 그리고 정말 탄산 고양이처럼 서른이 넘어서도 훌훌 자신에게 얽메여 있는 것들을 팽개치고 떠날 용기도 조금은 생기게 하는 책이 아닐까 한다.
나는 남편도 있고, 학교도 있고, 백수고..뭐 이렇다 보니 뉴욕까지는 못가고 고정희 시인과 김남주 시인의 고장 해남에라도 다녀오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이 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