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세 세이슈/이기웅 2012)
zero back 5초.
RPM 6000이상의 속도로 내달리는 호접지몽의 경지.
이건 마치 내가 질척거리는 가부키초 뒷 골목에서 '한 판 뜨는 것' 같다.
누가 내게 이런 '소동극'의 명작이 무어냐고 물어오면
나는 늘 한상운의 <무림사계 1-6>을 목록의 맨 윗 칸에 적었다.
(특히 1권에서 3권까지의 스펙타클은...정말 심장을 타버리게 한다)
하지만 내가 과문했다. <불야성>도 그에 못지 않다.
살아 남기 위해 절강성의 항주와 소주 바닥을 뒤집어버리는 담진현과
카부키초에서 허우적거리는 류젠은 같은 종족이다.
더 크게 말하면 오늘도 이 오욕칠정의 사바세계에서 한번 살아보겠다고
몸부림치는 내가 그들이다.
<불야성> 도입부에 나오는 이 독백을 나는 이 책의 '야마'라고 생각한다.
머리속으로 저절로 콘티가 짜진다.
" 전화가 끊어졌다. 나는 조용히 전화기를 내려놓고 슈흥의 말을 곱씹어봤다.
최악의 전개. 하지만 어딘가에 길이 있을 것이다. 가늘디 가는.
거미줄처럼 의지가 안되는 길일지라도.
난 늘 그런 길을 찾아 살아 견뎌 왔다.
이번에도 어떻게든 될 것이다.
나는 담배를 밟아 끄고 엘리베이터 하강버튼을 눌렀다. "(pp47-48)
그렇다. '어떻게든...!'
'류젠' 그리고 우리 모두, 간빠레 !
( 한중위도 용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