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은 기억을 부르고

여러 가지를 떠오르게 해


오래전 일

이젠 희미해지고

빛바랜 기억이야


기록은 기억을

선명하게 해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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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3-07-22 0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록해 두지 않으면 세세한 사항은 기억을 못하는데
문득 문득 머리 속에 스쳐 지나가는 영상 같은 기억이 뇌 속 저장고에 담겨 있다는 것도 가끔 신기 할 때가 있습니다 ^^

희선 2023-07-23 01:14   좋아요 0 | URL
기억은 거의 사진 한장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이어서 기억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떤 장면이 생각나기도 하니... 머리 속을 스쳐가는 영상, 그런 건 불쑥 떠오르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일부러 떠올리려 할 때보다... 뭔가 잘 적어두고 기억하면 좋을 텐데, 그러지 못하네요


희선
 




117 어렸을 때 나를 두렵게 했던 건 뭐야?




 학교에 다니지 않았을 때는 내가 학교에 다니고 싶어했다. 왜 그랬을까. 정말 신기하다. 그냥 어딘가에 가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다 생각나지는 않지만 어릴 때는 지금과 조금 다른 성격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지금보다 좀 밝은.


 난 새학년이 되는 게 싫었다. 학교 친구가 많은 건 아니었지만, 한해가 지나면 그동안 알았던 친구와 헤어지지 않나. 선생님도 바뀌고. 여러 가지 바뀌는 게 정말 싫었다. 두려운 거기도 했다.


 공부 시간에는 그 날짜 번호인 사람한테 뭔가 시키지 않나. 내 번호가 들어가는 날이 가장 두려웠던 것 같다. 제발 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어서. 책 읽는 건 그나마 괜찮지만, 수학 문제 풀기 같은 건. 그런 걸 하겠다고 하는 아이도 있었다. 지금 생각하니 대단하다. 중학교 때까지는 수학 괜찮았는데 고등학교 때는 어려워서. 내가 중학교 때 제대로 공부를 안 해서 고등학교 때 잘 몰랐던 것 같다.


20230717








118 '친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친구 하면 편지가 떠오른다. 다른 것보다 편지라니. 더 멋진 게 있으면 좋을 텐데.


 처음 친구를 사귈 때는 편지 같은 거 생각하지 못한다. 시간이 흐르고 편지 쓰고 싶다 말하기도 한다. 난 별로 안 해 봤지만 다른 아이는 친구와 쪽지를 주고 받는 것 같았다. 그런 거 어쩐지 부러웠는데, 해 본 적은 없구나. 공부 시간에 그런 걸 주고 받으면 안 되지. 선생님 몰래 다른 아이들을 거쳐서 쪽지를 받으면 기쁠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일 없었지만.


 편지 봉투에 주소를 쓰고 우표를 붙인 편지 받으면 기분 좋기도 하지. 친구가 되고 싶어서 편지를 쓰고 싶어한 적도 있다. 편지에는 이런저런 말을 쓰는데, 실제 만나면 한마디도 못했다. 난 왜 말을 그렇게 못하는지 모르겠다. 그건 지금도 다르지 않다. 잘 못하니 안 하고 할 말이 없으니 안 하니 더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20230718








119 좋아하는 단어들을 모두 적어봐




​ 좋아하는 낱말이라 그런 거 많은지 적은지 잘 모르겠네요. 많다면 많고 적다고 하면 적은 거겠지요.


 책, 라디오, 편지, 우표, 눈, 음악, 노래, 피아노, 친구, 별, 하늘, 마음, 글, 연필, 이야기, 소설, 달, 우주, 시간여행, 환상, 꿈, 걷기, 나무, 문.


 생각나는 게 이 정도뿐이네요. 더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정도만 쓸게요.


20230719







120 오늘 나의 주된 관심사는 뭐였어?




​ 언제나 비슷해. 책 아니면 글이나 편지지. 요새 편지를 써야겠다 생각하면서 하루하루 미루고 있어. 책을 보기 전에 그걸 썼다면 훨씬 좋았을 텐데. 책 한권만 보고 하자고 했어. 책은 두껍지 않은 거여서 다 읽고 쓰기도 끝냈어. 만화여서 그렇군. 만화지만 쓰기도 해. 거의 내가 기억하려고 쓰는 거야.


 글도 써야 할 텐데, 하면서 쓸 게 없어 하고. 날마다 잠깐 쓰려고 하는 건 쓰기는 하는데 유치해. 유치해도 자꾸 쓰다보면 좀 나은 걸 쓰기도 해. 그러니 안 쓸 수가 없어. 시간을 내서 쓰려고 하는 글도 써야 할 텐데. 어떻게 써야지 하는 건 없어. 쓰다보면 어떻게든 쓰는 거군. 그런 게 아주 없는 것보다 나을지도 모르겠어. 그런 게 많으면 좋을 텐데, 별로 없어.


 책은 늘 봐. 어쩌다 하루나 이틀 다른 일 때문에 못 볼 때도 있지만. 요새 조금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서 지난달보다 못 보기는 하는데. 장마철이 끝나면 마음이 조금 편해서 조금 일찍 자려나. 그렇게 되면 좋을 텐데.


20230720








121 삶에서 모순이라고 느꼈던 점이 있어?




 이런저런 모순이 많지만, 그럴 때마다 그걸 잊지 않고 기억하지 않기도 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아마 내 일이 아니어서 그런가 봐. 내 일이었던 게 아주 없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한데, 그런 것도 시간이 가면 잊어. 어떤 건 잊지 않고 오래오래 기억하지만 어떤 건 잊어버려.


 착하게 사는 사람은 병들고 일찍 죽지만, 자기 마음대로 나쁜 짓하는 사람은 오래 사는 거. 자기 마음대로 해서 오래 사나 싶은 생각이 들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생각하면 멋대로 하기 어렵고 마음에 담아두는 것도 많잖아. 그러니 마음에 병이 들고 그게 몸에도 나타나는 거 아니겠어. 착하게 사는 것보다 남한테 피해주지 않고 사는 게 좋을 듯해.


 남한테 나쁜 짓하는 사람도 끝이 있어. 그런 사람이 끝이 오는 걸 두려워할지 그건 나도 잘 모르겠지만.


20230721








 얼마전에 약을 사고 자판기 커피를 빼마셨어요. 약은 제 건 아니었어요. 약국에 가면 커피 자판기가 있기도 하죠. 병원에도 있던가요. 코로나 때는 커피를 못 마시게 하고 여전히 못 마시게 하는 곳도 있는데, 커피 마실 수 있는 곳도 있어요. 약국 커피 그렇게 맛이 좋지는 않아요. 지난 주에 간 어떤 약국 커피는 맛이 괜찮았어요. 거기는 좀 멀어서 갈 일이 없고 거기에서 약도 안 사서 못 가겠네요. 그날만 괜찮았던 걸지.


 커피를 빼고 컵을 보니 고양이 그림이 있더군요. 이런 거 보면 사진으로 담고 싶기도 해요. 종이컵 안 쓰는 게 좋기는 한데, 가끔 약국에서 커피를 마시는군요. 지구를 생각해야 한다면서 이러다니. 컵에 그린 고양이 어미와 새끼 같지 않나요. 저런 고양이를 보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네요.


 이번 한주가 거의 다 가네요. 칠월 시간 많이 간 것 같은데 그렇지도 않네요. 어쩐지 시간이 천천히 가는 느낌입니다. 장마철이어서 그런 걸지도. 주말에 비 소식이 있군요. 이번에도 많이 온다고 하는데, 그 말과 다르게 많이 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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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잠들면 깨지 않기를

꿈 없이 오래오래 잠들기를

바라요


아무리 꿈을 꿔도

읽지 못하는 무의식인걸요


프로이트가 말하는

꿈은 몰라요

그 말이 다 맞지는 않겠지요


꿈이 중요한 열쇠일지라도

모르면 어쩔 수 없잖아요

안 좋은 꿈은 빨리 잊을래요


깨고 나면 희미해지고

사라지는 꿈이지요

이제, 깨었을 때 꿈꿔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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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6 - 박경리 대하소설, 2부 2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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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처음 토지를 봐야겠다 했을 때는 책장이 빨리 넘어간 것 같은데, 이번에 볼 때는 그러지 않았다. 1권 봤을 때도 말했지만 예전에 봤던 거 하나도 생각나지 않는다. 사람들 사는 건 1부가 나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건 당연한가. 동학 때문에 일본군이 조선에 왔다 해도 일본한테 나라를 빼앗기지 않았으니 말이다. 서재필이 만든 독립신문은 1910년 뒤에 나온 게 아니었다. 난 그 신문 일제 강점기 뒤에 나왔나 했는데. 일본이 조선에 왔을 때부터 서재필은 조선이 독립해야 한다고 여긴 거겠지.


 동학혁명이 있어났을 때 일본 힘을 빌린 건 잘못이었다. 지나간버린 일은 되돌리지 못하는구나. 일본뿐 아니라 청나라한테도 도와달라고 했던가. 일본군은 동학혁명을 한 사람을 모두 죽이려고 했다. 이런 거 몰랐는데 얼마전에 그런 그림 같은 거 봤다. 그때 죽은 사람 많겠다. 동학을 하다 도적이 된 사람도 있었나 보다. 김환(구천)은 그런 사람을 일본순사가 잡게 했다. 그렇게 하는 것보다 마음을 바꾸게 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 폭력을 앞세우는 김환과 대립하는 사람도 있겠다. 동학하던 사람과 독립운동가는 조금 달랐을까. 동학을 하던 사람도 독립운동을 하려한 걸까. 그런 사람이 아주 없지 않았겠다. 여러 사람이 힘을 합치면 좋을 텐데, 그게 쉬운 게 아니었겠다.


 아직 모두가 신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양반과 평민은 조금 다른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졌을 것 같지만. 이번엔 《토지》 6권이다. 여기까지 오니 처음보다 익숙해지고 다음 이야기 알고 싶기도 하다. 한권 읽고 바로 쓰기 어렵지만, 잘 못 써도 써두는 게 낫겠지. 먼저 간도 용정 사람 일이 나온다. 용이는 월선이한테 미안하고 남자라는 것 때문에 임이네와 용정을 떠나기로 한다. 다른 때는 농사를 짓고 겨울에는 나무 베는 일을 하려고 했다. 아들 홍이는 월선이한테 맡겼다. 홍이는 공부하고 싶어하고 월선이한테 엄마라 하고 잘 따랐다. 용이는 홍이가 임이네와 함께 있으면 안 된다고 여겼다. 용이가 임이네하고 아무 일 없었다면 더 나았을 텐데. 이것도 바꾸지 못하는 일이구나.


 ‘토지’ 1부를 보면서 어린 길상이는 순수하구나 했다. 드라마 본 적 없는 것 같은데, 어른이 된 길상이는 어릴 때와 달랐던 것 같았다. 드라마 늘 보지는 않고 조금 봤을지도 모르겠다. 길상이는 지난번에 회령에 갈 때 만난 옥이네와 아무 사이도 아니다고 말하지 않고, 회령에 옥이네와 살림을 차렸다는 소문이 나자 그런 것처럼 말했다. 길상이는 서희한테 평생 종이 되고 싶지 않았다. 서희가 조준구한테 복수하겠다는 마음이 없었다면 나았을 텐데. 여러 가지 일을 잊고 서희와 길상이 둘이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살았다면 훨씬 잘 살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건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소설이니 야망을 이뤄야 할 거 아닌가. 그러면서 누군가는 상처받겠지. 서희와 길상은 회령에 갔다가 용정으로 돌아오다가 마차 사고가 난다. 길상은 서희가 죽지 않기를 바랐다.


 이동진은 서희 아빠 최치수 친구면서 독립운동을 했다. 이동진도 양반이다. 아들 상현한테 서희가 길상이와 혼인하려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서희 남편으로 어울리는 건 길상이밖에 없다 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인정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이동진뿐 아니라 김훈장도 그랬다. 김훈장은 드러내놓고 세상이 망했다 하는 듯했다. 서희와 혼인하면 길상이가 힘들겠다. 신분과 상관없이 둘이 서로 좋아한다면 좋겠지만 어떤 마음인지 모르겠다. 둘이 서로 마음이 없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서희는 상현을 좋아했던가 보다. 상현은 아내가 있으니 둘레에서 자신과 맞는 사람을 찾다보니 길상이 보였을까. 꼭 그런 건 아니겠지. 길상이는 용정에서 인기 많았다. 어쨌든 서희와 길상이는 혼인하겠다.


 동학에 몸담았던 사람 이야기와 평사리 사람 이야기도 나왔다. 기생이 된 봉순이도. 이제 기화라 해야 하나. 봉순이는 상현을 만나고 길상이를 찾아가려 한 것 같다. 조준구 때문에 억울하게 죽은 정한조 아들 석이는 많이 자랐다. 석이도 앞으로 나오겠다. 인물소개를 보니 서희가 땅을 찾는 데 큰일을 한다고 쓰여 있다. 두만네는 평사리를 떠나 진주로 갔다. 봉순이나 석이도 진주에 살았다. 사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석이네 식구. 일본은 토지 조사를 해서 조선 사람 땅을 거의 빼앗았다. 조준구는 거기에 붙어서 재산을 불렸다. 이동진 아들 상현은 일본에 가려는지 일본말을 배웠다. 시간이 더 흐르면 조선말은 거의 쓰지 못하게 되는구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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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07-20 2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20권 완독, 도전인가요?
다 읽고 나시면 뿌듯하실 것 같습니다.
저는 요즘 5권짜리 완독 계획을 세웠어요. 5권도 벅찹니다.^^

희선 2023-07-22 00:12   좋아요 1 | URL
이걸 보다보니 여러 번 본 《삼국지》를 다시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에 읽기만 하고 쓰지는 않아서, 잘 못 써도 써두면 조금 더 기억할 테니... 페크 님 고맙습니다 페크 님이 읽으시려는 책 즐겁게 보시기 바랍니다 다섯 권 다 보실 거예요


희선
 




꿈나라는 사람 숫자 만큼 있어

모두 다른 꿈나라

아니 달라도 이어졌을까

네 꿈나라

내 꿈나라


깨고 나면 잊어버리지만

아주 가끔 기억하기도 하는

꿈나라


네 꿈과 내 꿈이

만나면 재미있겠어

그땐 같은 꿈을 꿀까


너와 내가 다른 꿈을 꿔도

꿈나라에서 만나면 좋겠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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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07-20 2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분 좋은 꿈을 꾸었으면 좋겠어요.
현실에서 행복하나 꿈 속에서 행복하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차피 행복은 지속되지 않고 잠깐 동안의 기분일 테니까요.

희선 2023-07-22 00:09   좋아요 1 | URL
꿈을 다 기억하지 못해도 괜찮은 꿈을 꾸면 일어났을 때 기분 좋겠지요 별로 안 좋은 꿈 꾸면 어쩐지 않 좋고... 즐거운 꿈 꾸면 좋겠습니다 꿈 속에선 늘 잘 못하기도 하네요 아니 뜻밖의 사람을 만나면 조금 좋기도 해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