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는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아

자신이 애쓰면 되는 일은 하면 되지만

다른 사람이 애쓰기를 바라기는 힘들어

기대하기보다 기다려


자신을 구할 수 있는 건 자신뿐이야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어

하지만

믿음이 깨지면 어쩔 수 없지

그땐 그대로 둘 수밖에……

아니,

그래도 기다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것밖에 없잖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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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5 10: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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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8 23: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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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내가 질투를 느꼈던 일은?




 한번 썼다가 지웠어. 별로 안 쓰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그저 나 혼자 생각하고 싶은 거여서. 뭔가 질투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 그런 걸 생각하는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질 뿐이잖아.


 질투 같은 거 아주 느끼지 않는 건 아니지만, 별로. 그런 거 느끼지 않는 사람도 있더군. 그런 사람은 자신한테 자신이 있는 거겠어. 대단해. 난 정말 자신이 없어서 말이야. 또 이 말을. 그러면서도 자신을 가지려고 이렇게 글 같은 걸 쓰는 게 아닌가 싶어. 내가 나를 격려하려고.


 글을 쓰면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아. 아무래도 난 글을 죽을 때까지 써야겠어. 죽을 때까지도 자신 없을 테니 말이야.


 질투가 아주 나쁜 건 아니겠지만, 그게 좋게 영향을 미치려면 그 사람은 긍정스러운 생각을 해야 해. 나처럼 안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는 사람은 그런 거 느껴도 빨리 잊으려고 하는 게 나아. 마음대로 안 되지만.


20230731








128 좋아하는 시 한 편을 적어보자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나태주, 2002




 내가 좋아하는 시에는 어떤 게 있을까 생각하다 여러 가지 떠오르는 게 있었는데, 이걸로 하기로 했다. 짧고 괜찮아서. 뭐든 자세히 오래 보아야 한다. 나는 그러고 있을지. 그러고 싶은데 그러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내가 그러기보다 남이 그러기를 바라는 건지도. 그건 바라는 거구나. 오래 본다고 별거 없는데.


 한번만 보고 어떻다 생각하기보다 괜찮은 게 있을지도 몰라 하는 게 낫겠다. 이건 책인가. 책은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구나. 아니 꼭 그렇지는 않다. 가끔 내가 잘 안 보는 것도 보려고 한다. 잘 모르는 것도 보다보면 재미있기도 하다.


20230801








129 내가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것을 만들고 싶어?




 제가 뭐든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만드는 거 배우면 조금 하겠지만, 그런 건 배우려면 시간뿐 아니라 돈도 듭니다. 일하면서 배우는 것도 있지만. 별로 배우고 싶지 않네요.


 지금 생각하니 예전에 빵 만들기 배우고 싶었어요. 그게 그렇게 쉬운 것도 아닌데. 빵을 좋아하기는 했는데, 지금은 어쩌다 한번 먹습니다. 시간이 가니 별로 안 좋아하게 된 건지. 아니 먹고 싶을 때가 있고, 별로 생각나지 않는 날이 있는 거겠지요. 전에 한번은 크림과 팥이 들어간 빵을 먹기도 했는데. 시간이 가니 맛이 다르더군요.


 음식보다 물건 만드는 게 좋겠습니다. 집을 지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다른 사람 집은 못 짓고 제가 살 집을 짓는 거죠. 그런 생각했다가 그것도 쉽지 않겠다 했습니다.


 제가 만들고 싶은 건 책장이에요. 책이 그렇게 많지 않지만 책을 책장에 제대로 꽂아두지 못했습니다. 책을 정리해야 할 텐데. 아까워도 버려야 하는 건 버려야겠지요. 어떤 책장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없어요. 잘 모르겠어요. 책을 많이 꽂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자리도 조금 차지하고. 그런 책장 거의 없겠지요.


20230802








130 최근에 만난 고마운 사람은 누구야?




 나는 만나는 사람이 없는데 어떡하나 하고 슬퍼하기도 했어. 다시 생각하니 실제 만나지 않았다 해도 지금까지 만난 사람이 다 나한테 고마운 사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어. 요새 만난 사람에서 고르기는 어렵기도 해. 그냥 모든 사람이 다 고마웠다고 생각할래.

 다른 사람이 쓴 글을 보면서 내 마음이 얼마나 좁은가를 느끼기도 해. 어떤 때는 뭐든 다 받아들일 것 같기도 한데, 그건 아주 잠깐이야. 그런 순간이 하나도 없는 것보다 낫겠지. 늘 그러면 좋을 텐데, 그러지 못하다니.


 자신만 생각하지 않으려면 다른 사람이 쓴 글이나 책을 봐야 해. 자기 안에 갇히지 않아야지. 자신만 힘들다 생각하지 않아야 하고, 지금 살아 가는 사람은 다 나름대로 힘든 일이 있을 거야. 그런 걸 잊지 않아야 하지.


 누구한테서든 배울 점은 있을 거야. 싫은 사람은 어렵겠지만, 그렇게 싫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가진 좋은 점이 뭘까 잘 보면 좋을 것 같아. 안 좋은 것보다 좋은 거 찾기. 그러면 기분 좋겠지. 이렇게 쓰고 보니 내가 그동안 그렇게 했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 앞으로는 좋은 걸 보려고 애써야겠어.


 소설에서 만난 사람도 고맙군.


20230803








131 요즘 나를 가슴 뛰게 하는 것은?




 아쉽게도 요즘 제 가슴을 뛰게 하는 거 없어요. 무슨 일이든 가슴 뛰면 좋겠지만, 그런 일 별로 없네요. 책을 읽기 전에 좀 그러기는 합니다. 읽고 싶은 책 읽기 전에. 읽고 싶은 거여도 읽으면서 괜히 읽기로 했어 할 때도 있어요. 책을 읽기 전에 기대를 크게 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기대하지 않고 보면 뜻밖에 재미있는 걸 만나기도 하잖아요.


 가끔 기분이 좋을 때 있는데, 그건 아주 잠깐이에요. 그날이 지나면 다시 마음이 가라앉습니다. 어떻게 마음이 쉽게 왔다 갔다 하는지. 아니 들뜨지 않으려고 합니다. 괜히 들떴다 안 좋은 일이라도 일어나면 어떻게 합니까.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다니. 본래 제가 그러네요.


 조용히 아무 일 없이 살고 싶다고 할까. 바란다고 그렇게 되는 건 아니군요. 칠월에도 좀 안 좋은 일이 있었는데, 제가 그걸 잘 모르고 지나간 건지. 아니 그 일보다 그 뒤에 좀 우울했습니다. 그건 지금도 이어지는 거고, 앞으로도 이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찌할 수 없는 일이어서 그냥 살아야 하는데 가끔 우울합니다. 안 좋은 마음을 조금이나마 괜찮게 해주는 게 책이군요.


 글도 써야 할 텐데. 쓰기는 해도 그것만 쓰지 않고 다른 것도 쓰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더 기분 좋을 텐데. 글 써서 기분 좋다니. 저만 좋겠습니다.


20230804






 이번 주도 다 갔네요. 어느새 주말이라니. 칠월 마지막 주도 팔월 첫째 주도 참 빨리 갔습니다. 이번 주엔 잠을 많이 잤네요. 아니 자려고 해도 잠이 잘 안 와서. 더울 때 바로 일어나기도 하는데 일어나기 싫더군요. 다시 게을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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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08-05 07: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질문은 몇 개까지 있는거예요?
생각보다 엄청 많네요.

희선 2023-08-08 23:23   좋아요 1 | URL
물음과 답 쓰는 일기장 있잖아요 이것도 그런 데 있는 거니 한해겠네요 365개 다 할지 한해 동안 할지... 한주에 오일만 쓰니 한해가 된다 해도 365까지 못하겠습니다


희선
 
토지 10 - 박경리 대하소설, 3부 2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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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아도 괜찮지만, 예전에는 그런 걸 안 좋게 여겼구나. 지난 번 《토지》 9권에서 임역관 딸인 명희한테 오빠인 명빈이 결혼 이야기를 꺼냈다. 그건 이번에 본 《토지》 10권으로 이어진다. 3부 2권이다. 명희는 상현한테 마음이 있었지만, 결혼한 사람이어서 자기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면서 자신은 독신주의자다 했나 보다. 명희는 여성 교육선구자가 되겠다는 말도 했지만, 자신이 그런 걸 못하리라고 생각했다. 혼자 살려고 교사 일을 하는 것도 안 좋게 여겼다. 예전이니 그렇게 생각했겠다. 지금이라면 그런 모습 이상하게 여기지 않을 텐데.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살아가기에는 힘든 세상이었구나. 지금도 그렇게 쉽지는 않다.


 자기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던 명희는 상현을 찾아간다. 상현은 그런 명희 마음을 받아주지 않았다. 그것도 어쩔 수 없으려나. 명희가 좀 더 괜찮은 사람 만나려고 했다면 좋았을 텐데. 지난 번에 상현이 소설을 쓰나 보다 했는데, 썼나 보다. 소설 제목은 <헐벗은 나무 밑에서>다. 기화와 자기 일을 소설로 썼다. 그 소설을 본 서의돈은 상현을 시샘한 것 같기도 하다. 자신이 기화를 두고 떠났으면서. 남자 마음은 참. 사람 마음인가. 서의돈은 일본에서 관동대지진을 겪었다. 그때 조선 사람이 우물에 독을 넣었다는 말이 퍼지고 많은 조선 사람이 죽임 당했다. 그런 말이 돌다니. 조선을 망하게 하려는 일본 사람이 퍼뜨린 거겠지.


 서희는 진주에 살지만 평사리 최참판집에는 용이가 살았다. 거의 스무해 만에 평사리는 넉넉한 명절 추석을 맞았다. 서희가 마을 사람한테 베풀었다. 최참판집은 예전에도 그랬다. 서희 할머니 윤씨는 명절이면 쌀을 풀었다. 흉년에도 그랬겠다. 서희는 오광대도 불렀다. 명절이니 즐거워야 하는데 오광대놀이 하는 곳에 일본헌병이 나타났다. 의병이 산에서 내려왔다는 말을 듣고 마을을 뒤지고 오광대놀이를 보던 사람에서 젊은 사람을 끌고 갔다. 거기에는 용이 아들 홍이도 있었다. 홍이는 잘생겨서 감옥에서 더 심하게 고문을 했다. 얼굴 보고 그러다니. 죄가 없다는 게 밝혀지고 풀려나기는 했다. 실제로 그때 죄없이 끌려가고 고문당한 사람 많았겠다.


 평사리에는 김훈장이 있었다. 김훈장은 서희와 간도로 가고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죽었다. 김훈장 딸인 점아기는 홍이를 보고 자기 딸과 결혼시키려 했다. 양반과 상민인데. 김훈장이 있었다면 반대했겠지. 홍이는 장이가 일본으로 가서 혼인을 받아들였다. 홍이가 결혼하는 날엔 날씨가 아주 안 좋았다. 그날 꼭 날씨가 좋아야 할까. 날씨 좀 안 좋으면 어떤가. 이튿날에는 날씨 좋았다. 홍이 처가 사람은 홍이 인물을 칭찬했다. 어떤 얼굴일까. 여기에 나오는 사람에 못생긴 사람 얼마나 될까. 아주 없지는 않던가.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고 서희와 길상이 아들 환국이는 서울에 있는 중학교에 가려고 시험을 봤다. 환국이는 공부도 잘하고 그림도 잘 그린단다. 진주에 있는 부잣집 아들 이순철은 자신이 환국이를 이기지 못해 환국이를 시샘했다. 하지 않아야 할 말도 했다. 이순철도 환국이와 같은 중학교 시험을 쳤지만 떨어졌다. 환국이가 공부 더 잘하는 거 맞네. 아이들이 어느새 자랐구나. 시간 참 잘도 간다. 일제 강점기는 짧지 않았다. 그때 나라를 되찾으려고 했던 사람도 나이를 먹었겠지. 이상현 아버지 이동진은 죽었다. 이동진은 집에 돌아오지 못하고 죽었구나.


 동학당도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만주나 연해주에서 독립운동하는 사람과 조선에서 독립운동 한 사람은 조금 다르기도 했을 거다. 동학당 사람도 하나가 되지 못했던가. 독립해야 한다는 마음은 같아도 맞지 않는 게 있었겠다. 사회주의에 빠지는 사람도 있었구나. 그런 게 나중에 한 나라를 남과 북으로 나뉘게 했다. 함께 했다면 좋았을 텐데. 그건 조선 사람 탓만은 아니다. 미국이나 소련 중국 일본 영향이 있었다. 아직 조선이 독립하려면 멀었는데 이런 말을 했구나. 이때는 조선이 아니었나.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사람은 기계에 밀려나지 않았나. 조선도 근대화가 되면서 길쌈이 사라지려 했다. 공장에서 만든 천을 쓰게 됐다. 예전 사람은 땅을 가장 큰 재산으로 여겼는데. 나라를 빼앗겼으니 가난한 사람은 더 살기 어려웠다. 조선 사람은 돈을 벌려고 일본으로 가거나 하와이와 멕시코로 떠났구나. 만주로 간 사람도 있고. 기화는 상현이 아이를 낳았다. 홍이 엄마 임이네는 결핵성 복막염으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임이네는 돈으로 뭘 한 걸까. 그저 돈을 모으는 재미에만 빠진 걸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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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5 18: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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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8 23: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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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면 쓸수록 낡는 물건처럼

사람 몸도 쓰면 쓸수록 낡겠지

낡는다보다 늙는다인가


낡든 늙든

잘 관리하면

좀 낫겠지


나이 드는 건

피할 수 없다

피하지 못하면

받아들여야지


아니, 조금 저항하자

어떻게 하느냐고

건강하게 나이 드는 거지

마음 몸 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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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메 우인장 29

미도리카와 유키

白泉社  2023년 01월 04일




 여름이니 나츠메(夏目)다 하지 않으려 했는데, 썼구나. 이번에 본 <나츠메 우인장> 29권은 2023년 1월에 나왔는데 몇 달이나 지났다. 지난 28권은 책 나온 달에 봤는데. 책이 나오고 일찍 볼 때도 있고 좀 늦게 볼 때도 있는 거지. 새해 일월엔 잠깐 덜 게을렀다가 설이 지나고 게을러져서 한동안 책을 별로 못 봤다. 요새도 조금 게을러지려 하는데. 조금이라도 일찍 자려고 해야 할 텐데. 여름밤은 빨리도 간다. 아니 여름만 그러지 않고 밤이나 새벽 시간은 빨리 간다. 그 시간에 컴퓨터를 써서 그런가. 다른 것보다 컴퓨터 쓸 때 시간이 빨리 간다. 글 빨리 읽고 끝내고 싶은데 여전히 천천히 본다.


 지난번 이야기 끝나지 않았다. 29권 처음에는 그게 마무리됐다. 나토리가 사촌동생이다 여긴 미츠루는 요괴였다. 그것도 사람을 많이 잡아먹은. 그런 것 때문이었을까. 요괴는 쉽게 나토리가 자신을 제령하는 걸 받아들였다. 나츠메는 미츠루도 히이라기처럼 되길 바라는 것 같았는데. 히이라기는 나토리가 어릴 때 만난 요괴로 나토리가 나이를 먹고 히이라기를 제령하러 왔다. 그 사이에 나츠메가 있어서 히이라기는 아주 사라지지 않았다. 그런 인연으로 히이라기는 나토리를 따르기로 했다. 히이라기는 나토리가 붙여준 이름이던가. 그런 만남도 있고 제령하는 요괴도 있는 거겠지. 요괴는 예전에 나토리를 만나고 이야기한 걸 좋게 여겼다.


 나츠메와 타누마가 축제 같은 걸 보러 갈 생각이었나 보다. 대나무 등롱에 불을 붙인 게 보였는데. 두 사람 앞에 어떤 여자가 나타나서는 자신이 초대 받은 집을 찾는다고 한다. 그 여자가 도와달라고 해서 나츠메와 타누마는 그 집을 찾아낸다. 어쩌다가 두 사람도 거기에 참가하게 된다. 거기는 예전에 호러 영화 배우를 했던 키사라기 히토미 별장으로 거기에서는 오컬트 모임을 가졌단다. 오랜만에 그 모임을 하게 됐다. 사람이 모두 일곱이어야 해서 나츠메와 타누마를 돌려보내주지 않았다. 여기는 유령보다 요괴가 나와서 그런지 유령은 무섭지 않기도 하다. 이상하구나. 하지만 다른 사람은 유령이든 요괴든 비슷한 느낌일지도. 유령 보고 싶은 사람 있을 것 같다. 오랜만에 오컬트 모임 한다고 해서 여러 사람이 모였겠지.


 키사라기 히토미는 경매에서 요괴가 찾아온다는 상자를 샀다. 일곱 사람이 의식을 하면 상자 안에 요괴가 나타난다고 했다. 그렇게 찾아온 요괴한테 뭔가 물어보면 대답해준단다. 일본에서 아이들이 하는 콧쿠리와 비슷한 거다. 요괴가 나타나면 뭘 물어보나. 나츠메가 이런 생각을 했구나. 사람들이 둥그렇게 서서 손을 잡고 의식을 하는데 번개가 치고 전기가 끊기고 촛불도 꺼졌다. 잠시 의식을 멈췄는데 하치나리가 나타난다는 상자 문이 열려 있었다. 뭔가 온 건가 했는데 그건 아니었다. 다행이라면 다행이겠지. 이상한 게 있었지만 큰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예전에 배우였던 키사라기 히토미가 쓸쓸해 보였다. 히토미는 자신이 연 오컬트 모임에서 남편을 만났다. 남편은 몸이 약했다. 히토미가 결혼하고 배우나 오컬트 모임을 그만둔 건 남편하고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였다. 오래전에 사람들이 좋아한 오컬트 모임이어서, 히토미는 다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었나 보다.


 마지막에 레이코가 나와서 레이코 이야기인가 했다. 보자기에서 야옹 선생이 나와서 레이코로 변장한 나츠메라는 걸 알았다. 요괴는 사람이 얼마나 사는지 잘 모르는구나. 요괴한테는 짧은 시간이어도 사람한테는 평생일지도. 레이코는 일찍 죽었지만. 나츠메는 레이코 모습으로 두 요괴가 보자기 겨루기를 하는 데 참가했다. 보자기 안에 든 요괴가 멋지면 이기는 거였다. 나츠메는 야옹 선생을 넣어서 오고 맨처음 보자기를 풀었다. 두 요괴가 야옹 선생을 보고 웃었다. 나츠메가 여기에 온 건 다른 요괴가 데리고 온 일각수 요괴를 구하려는 거기도 했다. 일각수는 외뿔용이었다. 일곱가지 색이던가. 다행히 보자기를 풀고 나타난 외뿔용은 그대로 풀어줬다. 이 겨루기는 잠깐 보여주기만 하면 되는 거였다.


 또 다른 요괴가 나츠메한테 부탁했다. 둘에서 남은 요괴가 보자기에 싼 건 악귀였다. 요괴가 그걸 풀지 못하게 가짜와 바꾸는 걸 나츠메한테 도와달라고 했다. 요괴도 악귀는 싫어하는구나. 그 일은 잘됐다. 남은 요괴가 보자기를 풀었더니 수련이 나타났다. 조금 있었더니 수련 안에서 멋진 나비들이 날아 올랐다. 그런 모습을 봐서 마지막에 보자기를 푼 요괴가 일등했다. 나츠메는 힘 센 요괴는 즐겁게 해주고 힘 없는 요괴는 도와주었다. 레이코였다면 하지 않을 일을 나츠메는 했구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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