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 - 아깽이에서 성묘까지 40마리 고양이의 폭풍성장기
이용한 지음 / 이야기장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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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달 전 이 책 《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이용한)가 나왔을 때 알았다. 책 맨 앞에는 고양이가 어릴 때 모습과 자란 뒤 사진이 함께 있다. 책 안에는 더 많은 사진이 실려다. 맨 앞에 실린 아이 이름은 여기다. 이름이 여기라니. 그렇게 오래 만나지는 않았지만, 어릴 때 보고 어른이 된 모습도 보다니 이건 쉬운 일이 아닐 것 같다. 길에서 잠시 만나는 고양이는 사람을 보면 달아나기 바쁘다. 가만히 자기 자리에 앉아 있는 고양이도 있지만, 거의 사람이 자기한테 다가오면 달아난다. 고양이한테 먹이를 주는 사람도 처음에는 그랬으려나. 자주 먹이를 주러 다니면 고양이가 사람을 덜 경계하고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난 그런 건 못하겠다. 그저 멀리서만 어쩌다 한번 볼까 한다.


 여기에는 모두 마흔마리 고양이 이야기가 담겼다. 어린 시절 사진과 어른이 된 모습 사진이 실려서 놀라운 느낌이 든다. 어릴 때 모습과 자란 모습이 많이 다르면서 아주 다르지 않기도 했다. 사료를 주러 다닌 이용한도 처음엔 잘 몰랐을 것 같다. 새끼일 때는 그저 귀엽고, 잘 먹고 잘 자라기를 바랐겠지. 여러 달이 흐르고 밥을 주고 어디 사진 한번 담아 볼까 하고 고양이들 사진을 찍고 놀랐겠다. 어릴 때 모습이 온데간데 없어서. 사진은 자주 찍었을까. 만날 때마다 담았겠다. 이용한이 만난 고양이는 좋겠다. 이용한이 자신을 기억할 테니 말이다. 사람보다 짧고 힘들게 살다 세상을 떠나도 이용한이 가끔 무지개 다리를 건넌 아이를 떠올리겠다. 여기 담긴 사진도 그런 거구나. 아직 살아 있는 아이도 있지만 무지개 다리를 건너거나 영역을 떠나 어떻게 됐는지 모르는 아이도 여럿이었다. 고양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는 것도 슬프겠지만, 한두해 만난 고양이가 어느 날 보이지 않으면 무척 쓸쓸하겠다.


 이용한은 네 곳에서 고양이를 만났다. 이용한 처가인 다래나무집, 길에서, 고양이 식당 2, 3호점 그리고 자기 집에서다. 집에서만 만나는 게 아니고 여러 곳에서 만나다니 대단하다. 고양이마다 이름을 지어주고 그 고양이가 어떤지도 기억했다. 그건 고양이를 좋아해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길에서 만난 고양이는 그렇게 오래 만나지는 못했다. 길에서 사는 고양이는 사는 게 쉽지 않겠지. 가장 안 좋은 건 뭐였을까. 먹을 게 없는 것보다 사람이 가장 안 좋았을지도. 사람은 고양이를 없애려고 쥐약을 놓기도 했다. 시골에서는 고양이가 살고 쥐나 뱀이 나타나지 않았는데. 거기는 다래나무집이다.


 세상엔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만 있는 건 아니다. 어디에나 고양이를 생각하고 사료를 챙겨 다니는 사람이 있을 거다. 고양이 식당 2, 3호점은 다른 사람이 고양이 먹이를 챙겨 주었다. 그런 곳을 알게 되고 이용한도 거들었다. 고양이들은 사료나 간식을 가지고 오는 사람을 아는 걸까. 고양이들은 이용한이 오면 반겼다. 전원 고양이와 노랑대문집 고양이. 이웃들이 고양이한테 밥을 주지 마라는 말을 하고 안 좋은 말을 하기도 했나 보다. 전원 고양이한테 밥을 주는 분은 고양이도 데리고 이사했다. 이사하기 전에 고양이 중성화수술을 시켰다. 이사한 곳에는 가까운 곳에 사람이 없어서 안 좋은 말을 듣지 않았다. 여럿이었던 고양이가 이제 두 마리 남았다. 남은 고양이가 건강하게 더 살기를 바란다. 노랑대문집 고양이도 편하지 않았다. 이웃이 약을 놓거나 사냥개를 풀어놓아서 고양이가 떠나기도 했다.


 마지막은 이용한 집이구나. 집 안에서 함께 사는 건 아니고 마당에 살게 하고 밤에는 창고 안으로 들어가게 했다. 랭보는 집 안뿐 아니라 바깥에도 다니는 듯하다. 고양이 이름이 랭보라니. 이용한은 이 책이 이렇게 나온 건 고양이가 협조해줘서다 했다. 사진을 찍을 때 가만히 있는 고양이도 있지만, 바로 모습을 감추는 고양이도 있겠지. 난 여기에서 이런저런 고양이를 보면서 이제 이 세상에 없구나 하고 조금 슬퍼하기도 했다. 고양이만이 사는 별로 돌아갔기를.


 반려동물이 아닌 자유롭지만 조금 힘들게 사는 고양이들 모습을 보았구나. 마당에 사는 고양이는 나무에도 올라가고 단풍도 보고 눈이 오면 눈밭에서 놀았다. 고양이는 추위를 잘 타서 눈이 오면 따듯한 곳에 있을 것 같은데. 그런 고양이도 있었다. 지구는 사람만 사는 곳이 아니다. 동물도 함께 살아야지. 고양이한테 나쁜 짓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 그냥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자.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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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24-09-01 21: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말 동물들에게 나쁜 짓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랍니다. 희선 님 글 너무 따뜻해서 좋아요. 이용한 님 정말 대단한 분이세요. 이렇게 알려야 길냥이들 삶이 나아질까 용기내시는 분이거든요. 길에서 사는 고양이는 수명이 참 짧아요. 그런데 개는 더 짧아요ㅠㅠ 그러니 유기하는 사람들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숲은 줄어들고 차도 많고 집도 많아서 동물들이 살기에 거리는 너무 힘든 곳이에요.

희선 2024-09-05 01:20   좋아요 1 | URL
동물 목숨도 소중한 건데 사람이 마음대로 해도 되는 건 아닐 텐데... 보기 싫다고 나쁜 짓 안 하면 좋겠습니다 아무 까닭없이 동물을 괴롭히는 사람도 있겠네요 이 책이 처음은 아니군요 본래 길에서 살던 고양이가 없었던 건 아니겠지만, 사람이 버린 것도 많을 듯합니다 잃어버려서 찾으려는 사람도 있지만, 다시 찾는 사람 별로 없을 것 같기도 하네요 개는 고양이보다 더 짧게 사는군요 사람과 살면 열해는 넘게 살 텐데... 더 길면 스무해 살기도 하죠


희선

2024-09-02 1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9-05 0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4-09-03 16: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키운다면 개보다도 고양이에요. 둘 다 귀엽지만 도도한 고양이가 더 끌려요.ㅋㅋ
희선 님은 참 성실하게 독서하시는 것 같아요. 앞으로 본받겠습니다. 저도 완독한 책, 리뷰를 써야 할 텐데 시작이 안 되네요. 역시 리뷰는 부담스럽습니다.^^

희선 2024-09-05 01:27   좋아요 1 | URL
고양이 귀엽죠 개와 사는 사람도 많겠지만, 고양이와 사는 사람도 많이 늘었죠 그러기만 하면 좋을 텐데, 함께 살다 버리기도 하다니... 여름엔 별로 못 봤습니다 구월엔 좀 부지런히 봐야겠다 생각했는데, 생각만 하고 여전히 게으르게 지냅니다 생각한 걸 실천해야 할 텐데...


희선
 




동쪽에서 떠올라

서쪽으로 지는 해


아침 점심 저녁

그리고 밤


해가 떠오르면

세상은 밝아지고

해가 지면

세상은 어두워지지

당연한 일이야


해가 지지 않거나

해가 뜨지 않으면

큰일 날 거야


지구 어딘가에선

해가 아주 짧게 뜨거나

해가 오래 지지 않기도 해


그래도 해는 뜨고 져

다행이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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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09-03 16: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느 나라에선 햇볕을 볼 수가 없어 무슨 기계? 같은 걸로 학교 체육 시간에 햇볕 쬐는 시간이 있다고 알고 있어요. 여름엔 햇볕이 뜨거워서 싫지만 없는 것보단 있는 게 건강에 좋으니 감사할 일인 것 같아요.^^

희선 2024-09-05 01:06   좋아요 0 | URL
햇볕을 쬐지 못하는 나라도 있군요 볕이 아주 뜨겁거나 해가 잘 보이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네요 영국은 비가 자주 와서 해가 나오면 볕을 쬔다는 말 들은 적 있어요 여름엔 뜨겁지만 햇볕은 몸에 좋은 거기도 하죠 적당히 쬐어야죠


희선
 
자꾸만 끌려! 생각학교 클클문고
김이환 외 지음 / 생각학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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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살면서 이런저런 것에 빠져. 뭔가에 빠지는 게 다 안 좋기만 할까. 몸을 안 좋게 하는 것에 빠지면 안 좋겠지만, 빠져서 괜찮은 것도 있을 것 같아. 보기를 들면 책읽기, 걷기. 이런 건 몸이나 마음에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다른 걸 못할 정도로 빠지면 안 될 것 같아. 책만 보고 현실을 제대로 안 보거나 다리가 아픈데도 자꾸 걸으면 안 되겠지. 뭐든 적당히 해야 할 텐데. 그러면서도 언젠가 내가 책읽기와 글쓰기에 빠지는 건 좀 낫지 않나 했군. 스마트폰보다는 낫지. 낫다고 생각하고 싶어. 현실 잠깐 잊으면 어때.


 이 책 《자꾸만 끌려!》에는 다섯 가지 이야기가 담겼어. 다섯 사람이 한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썼군. 첫번째 이야기 <오라클>은 정명섭 소설로 어쩐지 지금보다 조금 앞날이 아닌가 싶기도 해. 아니, 지금도 가상현실 게임 할 수 있던가. 많은 사람이 오라클에 빠지고 가상현실에서 게임을 하더군. 어느 날 상진이 게임기가 고장나고 말아. AR이라고 하는 가상현실 게임을 즐기는 게 바로 오라클이야. 처음에는 비쌌지만 지금은 누구나 오라클을 가지고 있어. 상진이는 AR방에 가려고 집을 나와 걷다가 반지하상가에 생긴 AR방에 가. 지금은 시험 기간이어서 돈을 안 내도 된대. 그런 말에 끌리지 않을 사람은 없겠어.


 AR방에서 한 가상현실 게임은 지금까지 상진이가 했던 것보다 더 생생했어. 살인마에서 달아나는 게임인데, 어쩐지 게임 같지 않고 살인마한테 붙잡히면 진짜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 다행하게도 상진이는 살인마한테서 벗어나고 게임 세계에서 빠져나와. 그게 아주 끝인지 아닌지. 상진이는 앞으로는 가상현실 게임을 즐기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해. 상진이 같은 사람 늘어날지. <살이 찌면 낫는 병>(조영주)은 다이어트에 중독된 현아 이야기야. 현아는 우연히 친구 미나가 살 빼는 약을 먹는 걸 보고 자신도 하나 먹어. 그날 살이 빠져. 현아도 미나가 먹는 약을 성형외과에서 처방받아. 소설에는 이렇게 나왔지만 살 빼는 약 청소년한테는 처방해주지 않는대. 현아는 약을 먹고 운동도 해. 시간이 갈수록 현아 살은 빠져. 이제 그만 해도 괜찮을 때도 현아는 약을 덜 먹고 운동을 오래 해. 그런 모습 보면 걱정스럽겠지. 현아는 쓰러지고 병원에 실려가. 의사가 살이 쪄야 낫는다고 하니 현아는 낫지 않으면 저절로 살이 빠진다면서 좋아해. 현아가 나을까. 살 빼기도 적당히 해야지.


 장아미 소설 <우정은 동그라미 같은>은 친구를 사귀는 이야기야. 사람 사이도 적당한 거리가 있기는 해야겠지. 그래도 난 하리와 지우 사이 조금 부러웠어. 단짝친구가 있었던 적 한번도 없어서. 단짝친구여도 헤어지는 날이 오겠지. 친구는 짝수가 좋을까, 홀수가 좋을까. 중학생 때 지우가 캐나다로 가고 하리는 혼자가 됐어. 하리는 다른 친구를 사귀기 어려웠는데 나은이가 말을 걸어주고, 서현이와 유빈이 넷이 어울려 다녀. 그러다 유빈이 다른 아이와 공부한다면서 빠져. 하리와 서현이는 비슷한 걸 좋아한다는 걸 알고 가까워지고 어쩐지 나은이를 따돌리는 것처럼 됐어. 하리는 서현이뿐 아니라 나은이와도 잘 지내고 싶었어. 자신이 혼자일 때 관심을 가져준 친구니. 셋은 다시 사이좋게 지내. 여기에서는 괜찮아 보이지만 그 사이가 오래 이어질지. 내가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해서 이런 생각을 하는군.


 네번째 정해연 소설 <형이 죽었다>는 형 인욱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동생인 정욱이가 형 대신이 되려 하는 이야기야. 누군가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없는데. 인욱이는 인욱이고 정욱이는 정욱이지. 정욱이도 그걸 깨달아. 늦지 않아서 다행이야. <세계 다람쥐의 날>(이정환) 세상은 인류가 우주로 간 시대야. 지구가 아닌 다른 곳에 사는 사람이 나오고, 이곳은 커다란 우주선이 도시인 테크 시티로 과학기술이 발전한 도시야. 이곳 사람은 모두 새로운 스마트폰이 오기를 기다렸어. 그건 드론이 배달했어. 도시 사람이 스마트폰을 한 날에 사다니. 스마트폰이 나오니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조금 짐작이 되겠어. 이번 새로운 스마트폰에는 인공지능 히파티아가 있고 스마트폰을 오래 쓰면 히파티아가 경고하다 아예 못 쓰게 해. 한주 정도.


 서윤이와 엄마 아빠 학교 아이들 그리고 선생님은 스마트폰을 못 쓰게 되자 무척 답답해해. 스마트폰을 못 쓰게 되자 학교에서 아이들은 모여서 이야기를 하고 집에서는 식구들이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눴어. 서윤이는 그런 걸 좋게 여긴 것 같아. 서윤이는 늘 스마트폰으로 그림을 그리고 그걸 올려두고 사람 반응을 봤어. 스마트폰을 못 썼을 때 서윤이는 친구 루비와 공원에 가서 다람쥐를 보고 그림을 그려. 이 이야기는 지금 시대와 아주 다르지 않지.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을 보느라 다른 사람과 별로 이야기 하지 않잖아. 함께 있어도 혼자군. 지금 스마트폰에는 인공지능 히파티아가 없군. 자신이 알아서 스마트폰을 덜 쓰려고 조절해야 해.




희선





☆―


 일주일 동안 스마트폰을 쓰지 못했으니 배달 음식을 먹으면서 밤늦게까지 즐기자는 거였다. 아빠 엄마는 상상만 해도 즐겁다고 했지만, 서윤은 내키지 않았다. 서윤도 스마트폰을 쓸 수 있는 오늘만 기다려오긴 했다. 하지만 히파티아를 없애고 싶지 않고, 스마트폰 파티도 내키지 않았다. 일주일 동안 스마트폰 없이 지내오면서, 그간 스마트폰에 얼마나 깊이 중독되어 있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더우기 하이퍼 월드에 너무 자주 접속하고 좋아요나 팔로워 숫자에 매달렸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히파티아가 없어지는 것도 싫었다. 마음에 안 드니까 인공지능을 지운다는 발상이 어쩐지 불편했다.  (<세계 다람쥐의 날>에서, 이정환, 2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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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4-08-30 18: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러 작가의 단편 모음집인가요. 그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전엔 인터넷, 요즘엔 스마트폰 없으면 너무 불편한 시대가 되었어요.
하지만 너무 많은 것들이 연결되어 있어서 그것도 조금 불편한 것이 없지 않아요.
스마트폰을 쓰지 못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되니까요.

더운 여름 지나면서 8월이 빨리 지나가네요.
이번 주말이 마지막 주말이예요.
좋은 한 달 보내셨나요.
시원하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희선 2024-09-01 17:31   좋아요 1 | URL
지금 사람은 스마트폰 없이 살기 어렵겠습니다 처음부터 없으면 없는대로 살기는 하는데... 잘 조절해서 오랜 시간 안 쓰려고 해야겠지요 그게 쉽지 않기는 하겠습니다 많은 게 이어져서 하나만 끊겨도 아주 안 좋기는 하죠 큰 문제가 생기면 안 될 텐데 싶기도 하네요

팔월이 가고 구월이 왔네요 구월에도 여전히 덥다고 하지만 팔월 한여름보다는 덜 덥겠지요 달이 바뀐 것만으로도 더 시원한 기분이 들기도 하는데... 기분만 그렇고 지금 앉아 있기만 했는데 땀이 좀 났습니다 선풍기 틀기는 했지만 약하게 틀어서... 아침엔 서늘할 듯합니다 이런 때 감기 걸리기 쉽죠 서니데이 님 감기 조심하세요


희선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자신이 자신을 좋아하면 된다 해도

정말 그거면 될까


자신이 자신을 좋아해도

여전히 마음이 텅 빈 것 같으면 어쩌지

자신이 모자라서 그런 걸 어쩌나 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겠어


남한테 사랑받는 것도

그 사람이 가진 복이야

아무리 애써도

안 되기도 하지


혼자여도 씩씩하게 살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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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박물관 붉은 박물관 시리즈 1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한수진 옮김 / 리드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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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스터리(추리)라는 게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이것저것 보기는 했는데 그렇게 많이는 못 봤다. 내가 주로 본 건 일본 미스터리 추리 소설이다. 추리는 잘 못해도 책을 보면서 범인을 맞히기도 했다. 이런 거 좀 보다보니 사람이 죽는 거 보는 게 싫어졌다. 본격추리 같은 것보다 사회파 미스터리가 더 낫다. 한국에서도 이런저런 일이 일어나지 않나. 범죄는 개인이 저지르는 것이기는 하지만, 사회가 그렇게 만들기도 한다. 많은 사람은 나쁜 짓하지 않고 참고 살 거다. 오랫동안 뭔가에 복수할 거다 하고 시간이 흐른 뒤 그걸 이루는 사람 있을까. 복수는 덧없는 건데. 그런 소설에서 알려주는 것도 어쩌면 복수해도 남는 건 없다일지도 모르겠다.


 한해에 일어나는 사건은 어느 정도나 되고, 그 안에서 범인을 잡고 해결되는 건 어느 정도일지. 범인을 잡는다고 사건이 끝나는 건 아니구나. 사건 피해자는 그 일을 평생 잊지 못할 거다. 범인을 잡기라도 하면 좀 낫지만. 범인을 잡지 못하고 오래 가는 사건이나 경찰이 수사를 그만두는 사건도 있지 않을까. 예전에는 살인 시효가 15년이고 25년이 됐다가 2010년에는 시효가 없어졌다. 한국도 살인사건 시효 없겠지. 언제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이 책 《붉은 박물관》에 나오는 붉은 박물관은 영국 런던에 있는 범죄 박물관인 ‘검은 박물관’을 흉내내고 1956년에 만들었단다. 붉은 박물관은 수사 서류 조사, 연구 교육이 목적인 시설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저 커다란 보관고일 뿐이다. 여기에 수사1과 형사였던 데라다 사토시가 가게 된다. 데라다는 수사 서류를 사건 용의자 집에 두고 오는 실수를 했다. 아주 일을 그만두게 하지 않고 다른 곳에 보내준 것만도 다행으로 여겨야 할 것 같은데. 데라다는 다른 수사원이 우습게 여기는 붉은 박물관에서 일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나 보다.


 붉은 박물관에서 일하는 사람은 관장과 관장 조수 단 두 사람이다. 수위와 청소하는 사람도 있기는 하다. 여기 관장은 히이로 사에코로 경찰 커리어인데 여기에서 여덟해나 일했다 한다. 히이로 사에코를 설녀, 차가운 미녀, 이런 식으로 쓴 건 좀 마음에 안 들지만. 남자가 쓴 소설이기에 그런 건 아닐지. 남자가 쓴 소설 속 여성 캐릭터는 큰 눈, 흰 피부. 이렇게 쓰는구나. 남자 작가만 그렇게 쓰지 않던가. 이 소설 보면서 드라마로 만들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일본에서 벌써 만들었다. 이야기를 보다 보니 좀 많이 꼬은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이건 첫번째 이야기 <빵의 몸값>을 볼 때 느낀 거던가.


 소설에는 경찰에 시간이 오래되고 해결하지 못한 사건을 맡을 곳이 있기도 하던데 실제로 그런 곳 있을까. 이 소설 보다 보니 언젠가 드라마로 본 <미해결의 여자 경시청 문서 수사관>이 떠올랐다. 거기에서도 해결되지 않은 사건 서류를 정리했는데. 거기에는 글자 목소리를 듣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글이나 필적으로 여러 가지를 알아냈다. 그건 그렇고 붉은 박물관에서는 수사 서류 보관 관리를 했다. 데라다는 데이터 베이스 입력과 라벨을 붙여야 했다. 증거품을 넣은 비닐팩에 QR 코드 라벨을 붙이고 스캐너를 대면 컴퓨터 화면에 증거품 기본 정보가 표시된다고 한다. 실제 자료나 증거품을 보기도 하겠지만, 컴퓨터로 볼 때도 있겠지.


 여기에는 이야기가 다섯편 실렸다. <빵의 몸값> <복수 일기> <죽음이 공범자를 갈라 놓을 때까지> <불길> <죽음에 이르는 질문>이다. 제목만 늘어놓다니. 관장인 히이로 사에코는 수사 서류를 보다가 뭔가 이상한 걸 찾으면 그 사건을 재수사한다. 그걸 히이로 사에코가 하는 건 아니고 조수인 데라다한테 여러 가지를 시킨다. 데라다는 히이로 사에코를 얕봤다. 커리어여서 수사 같은 건 못한다 여겼다. 히이로 사에코는 수사 자료와 데라다가 조사해 온 걸 듣고 바로 알아챈다. 추리를 데라다한테 말래주는데 그게 다 맞았다.


 해설을 보니 이 소설은 히이로 사에코와 이걸 읽는 사람이 비슷한 정보를 얻는다고 한다. 첫번째는 그냥 봤지만, 두번째 <복수 일기>는 작가가 놓아둔 덫에 바로 걸려들었다. 일기를 남긴 게 이상하다는 느낌은 좀 들었는데. 세번째 이야기는 끝나갈 때쯤 알아챘다. 아니 거의 히이로 사에코가 말한 걸 보고 알았다. <불길>은 어느 순간 떠오른 게 맞았다. 이건 그저 범인을 알아맞힌 것 뿐이구나. 그렇게 하다니 차라리 다른 걸 했다면 좋았을 텐데 했다. 마지막은 그냥 읽었다. 난 하나밖에 몰랐구나. 그것도 다 맞히지는 못했다. 여기 나오는 붉은 박물관 관장인 히이로 사에코 매력 있기는 하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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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4-08-29 2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본은 추리 미스터리 장르 소설이 많이 나오는 편이라, 유명 작가 책도 많이 번역되지만, 처음 이름을 듣는 작가의 책도 괜찮은 책을 만날 때도 있어요. 잘 모르는 작가라서 이 책도 나중에 소개 한번 더 읽어보고 싶네요.
잘 읽었습니다. 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시원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4-08-30 00:32   좋아요 1 | URL
일본에서 나온 추리 미스터리 소설 많이 보기도 했네요 아주 많이 본 사람에 견주어서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여전히 모르는 작가도 많고 새로 나오는 작가도 있겠습니다 새로운 작가도 시간이 가면 이름이 조금씩 알려지기도 하겠지요 책이 여러 권 나오면... 이 작가 저도 처음으로 봤어요 2019년에 한국에 처음으로 책이 나온 듯합니다 《알리바이를 깨드립니다》군요 이 붉은 박물관은 두번째도 나왔어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