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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만나는 생태 1 - 포유류 ㅣ 명화로 만나는 생태 1
김성화.권수진 지음, 조원희 그림 / 국립생태원 / 2021년 6월
평점 :
이 책에 나오는 그림 속엔 모두 동물이 그려져 있어. 사자, 호랑이, 치타, 늑대, 여우, 곰, 족제비, 원숭이, 코끼리, 사슴, 영양, 들소, 기린, 낙타, 하늘다람쥐, 쥐, 토끼, 고슴도치, 돌고래, 박쥐! (4쪽)
그림으로 그리기에 좋은 건 뭘까. 세상 모든 것. 그렇구나, 그림으로 그리기에 좋은 건 따로 없고 세상에 있는 모든 걸 그리면 된다. 예전에는 신화나 성경에 담긴 걸 자주 그리지 않았나 싶다. 그런 그림에도 동물을 그릴 수 있겠다. 평소에 그런 걸 생각했는지 안 했는지. 그림을 봐도 거의 풍경만 본 것 같다. 사람이나 그 시대에 입은 옷과 생활. 그림을 잘 보면 이것저것 알 것 같다. 그림 하나를 오래 바라보는 것도 괜찮겠다. 내가 보는 그림은 거의 책에 담긴 거다. 그런 것도 그저 한번 보고 지나가기 일쑤다.
어린이가 보는 책이기는 하지만 《명화로 만나는 생태, ①포유류》 볼 만하다. 포유류는 새끼를 낳고 일정한 기간 동안 젖을 먹여 기르는 동물이다. 포유류가 아닐 것 같은 동물에는 박쥐나 돌고래(고래)가 생각난다. 고래가 새끼를 낳는다는 건 안다. 고래는 바다에 살지만 물고기처럼 아가미로 숨을 쉬지 않고 폐로 숨을 쉰다. 오래전에 고래는 땅에 살았는데 다시 물속으로 들어갔다. 여기에 돌고래가 나온 건 돌고래와 아이를 그린 그림이 있어서다. 그 그림은 항아리에 그린 것으로 꽤 오래됐다. 그런 그림 처음 본 것 같기도 하다.

동물을 그린 그림 찾기 쉬웠을지, 어려웠을지. 사자는 <사자굴의 다니엘>에 담겼다. 이 그림 한번쯤 본 것 같기도 하다. 사자는 힘센 수컷이 여러 암컷을 거느리고 새끼를 기르고 산다. 사자 새끼는 수컷보다 암컷이 환영받는 것 같기도 하다. 사냥은 암컷이 했다. 수컷은 좀 느리단다. 그런데도 암컷이 사냥한 먹이를 수컷이 가장 먼저 먹는구나. 가부장제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늘 수컷이 자기 힘을 믿기는 어렵다. 젊은 수컷이 나타나기도 하고 나이가 들면 수컷 사자는 살기 어렵다.

치타가 담긴 그림은 본 적 있다. 티치아노가 그린 <바쿠스와 아리아드네>다(이 그림은 본 적 있지만 치타는 제대로 못 본 것 같다). 바쿠스 전차를 치타가 끈 것처럼 그렸다. 치타가 전차 끌 수 있을까. 치타가 빠르기는 해도 뭔가 끌 힘은 없을지도. 백년전에 한국에는 호랑이가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호랑이가 많아서 사람이 피해를 입기도 했다. 사람이 호랑이가 사는 곳에 살게 된 건데. 지금은 한국 호랑이가 거의 없다. 조선시대에도 호랑이를 잡으면 현상금을 줬던 것 같은데, 일제 강점기에 호랑이를 다 잡았다. 그러니 사라지지. 사자도 그렇고 호랑이도 치타도 살 곳이 많이 줄었다. 사람이 늘어서 그렇기는 하구나. 넓은 북아메리카 땅을 가지려고 백인은 짧은 시간 동안 들소를 잡고 원주민을 몰아냈다. 들소도 얼마 남지 않았단다. 버팔로라 하는 들소는 온순하구나.
사람이 잘못 알고 사냥한 동물에는 늑대도 들어간다. 늑대가 많은 곳에 사는 사람은 늑대를 잡으면 사슴이 많아질 거다 여기고 늑대를 잡았다. 사슴이 늘기는 했지만, 사슴이 어린 풀을 먹어서 숲이 황폐해졌다. 늑대는 병에 걸려 죽은 가축을 먹었는데,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사람은 동물이든 식물이든 사람 처지에서 생각한다. 그러니 지금 지구가 안 좋아졌지. 다른 곳에는 얼마 없는 고라니가 한국에 많은 것은 고라니를 잡아 먹을 맹수가 없어서다. 옛날엔 한국에도 맹수가 있었는데. 반달가슴곰은 지리산에 풀어놓고 야생에서 살게 했다. 그건 어느 정도 잘 됐나 보다.
동물에는 겨울잠을 자는 것도 있다. 곰은 여섯달이나 겨울잠을 잔단다. 그러고도 괜찮다니. 곰이 겨울잠을 오래 자는 원리는 아직 모른단다. 그런 건 알기 어렵겠다. 곰은 알까. 고슴도치도 겨울잠을 잔단다. 앙리 루소가 그린 <원숭이가 있는 열대숲>에는 여러 가지 원숭이가 담겼다. 앙리 루소는 실제 열대숲에 가지 않고 박물관에서 원숭이를 보고 상상으로 그렸다. 앙리 루소는 그림도 독학했다고 한 것 같은데. 기린은 목이 길지만 사람이나 작은 다람쥐와 똑같이 목뼈는 일곱개다. 코끼리는 평생 자란단다. 이거 몰랐던 것 같다. 지금 세상에서 가장 큰 동물 하면 코끼리가 생각난다. 고래도 큰 게 있지만. 그건 거의 보기 어렵겠다. 코끼리도 많이 사라졌다. 다 사람 때문이다.
여러 그림과 거기에 담긴 동물 보는 거 재미있다. 생태는 어릴 때부터 알고 어떻게 하면 모두 함께 살지 생각하면 좋겠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