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6 연예인이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면 누구였으면 좋겠어? 나를 보고 말한 첫 마디는?




 이런 건 재미로 생각해도 괜찮겠지만, 저는 별로 연예인이 저한테 말을 걸면 어떨까 하는 생각 하고 싶지 않아요. 보통 사람하고도 말 잘 못하는데, 연예인은 더 못하겠지요.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말을 걸어오면 좋겠다 생각한 적이 아주 없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별로 관심 없어요. 본래 알던 사람이라면 모를까. 그런 사람 없군요. 제가 아는 사람이 연예인이 된 일. 그런 일이 있다면 친구가 아는 척해주기를 바랄지도 모르겠네요.


 잘 지내냐고.


20231211








217 최근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꼈던 적이 있어?




 예전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조금이라도 괜찮은 사람이 되어야지 했는데. 모르겠다. 어떤 게 괜찮은 사람인지.


 언젠가 어떤 사람이 나쁜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한다는 말을 본 뒤로 나도 그렇게 생각하기도 했다. 나쁜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해야겠다는. 괜찮거나 착한 사람보다 나쁜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하는 게 조금 낫지 않을까. 마음 편하고.


 괜찮고 좋은 사람, 어렵다.


20231212








218 누군가에게 선물을 주고 행복했던 기억은?




 자신이 누군가한테 뭔가 받는 것도 좋지만, 그것보다 더 좋은 건 다른 사람한테 줄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편지를 쓰고 나서 보내고 그게 가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곧 가겠구나 하면서 즐거워합니다. 선물도 다르지 않네요. 거의 책을 주는데. 재미없을까 봐 조금 미안하기도 합니다.

 책이든 편지든 즐겁게 받아주면 좋겠네요.


20231213








219 사람들을 만날 때, 가장 걱정이 되는 건 무엇일까?




​ 사람을 만나지 않은 지 오래 됐습니다. 예전에 만날 때는 만나면 무슨 말을 하지 했어요. 뭔가 다른 일이 있어서 못 만나게 되면 좋겠다 하는 생각도 했군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고 만나기는 했어요. 할 말이 없어서 그냥 말없이 있었습니다.


 이건 지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누구를 만나든 할 말이 없어요. 뭔가 이야기할 게 있다면 할지. 그것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도 별로 없고, 말로 하기보다 이렇게 쓰는 게 편합니다.


 말 안 해도 편했던 사람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아직 못 만난 건지. 앞으로도 만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못 만나도 괜찮아요.


20231214








220 요즘 컨디션은 어때?




 컨디션은 뭘까. 



 컨디션 condition


 1. 명사 몸의 건강이나 기분 따위의 상태.

 2. 명사 주위의 상황이나 형편 또는 조건.



 이렇다고 한다. 영어사전이 아닌 국어사전에서 찾았다. 한글로 찾아도 거의 나오니 그렇구나. 실제로 국어사전에 한글로 표기된 영어 많다. 찾아보면.


 몸 건강은 그렇게 나쁘지 않지만, 기분은 아주아주 안 좋다. 무엇 때문이냐고 묻는다면 할 말은 별로 없다. 본래 좀 우울하기도 하고 다른 일도 있고. 그 일은 어릴 때부터였고 지금은 더 심해졌구나.


20231215






 십이월 반이 갔다. 2023년 십이월이 두주 조금 넘게 남았다. 남은 시간도 잘 가겠지. 어제 새벽까지 비가 오더니 낮에는 눈이 날리고 지금은 바람이 아주 세게 분다. 이제야 겨울 같고 연말 같다. 춥지만 겨울을 지내야 봄을 즐겁게 맞이하지 않을까 싶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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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 9
최명희 지음 / 매안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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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대하소설에서 하나인 《혼불》을 읽기로 하고 지금까지 왔다. 이번에 만난 건 《혼불》 9권으로 ‘5부 거기서는 사람들이’다. ‘혼불’은 열권이고 5부까지다. 아쉽게도 작가가 소설을 끝내지 못했다. 책이 열권이니 이런저런 이야기 많이 나오겠지 했는데, 9권인데도 이야기는 별로 나아가지 않았다. 매안 이씨 집안이 저무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말 본 것 같기도 한데, 지금 조금 기울기는 했다. 시간이 더 가면 무너지겠지. 그 일은 못 보겠다. 그저 상상해야겠구나. 벌써 세상은 달라졌다. 여전히 옛날을 사는 매안 이씨 집안. 이씨 집안 사람이 다 그런 건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종손 집안과 친척인 강호는 지난번에 이기채한테 노비를 자유롭게 해주라 했다. 이번에도 강호가 나와서 강호가 무슨 일을 하려는 건가 했는데, 강호는 절 호성암에 간다. 거기에서 종이꽃을 만드는 스님 도환을 만난다. 호성암에는 독립운동을 하다 고문 받고 사람이 아주 달라진 이두석이 있었다. 지금은 다른 곳으로 옮겼다. 이두현 이두석은 형제로 두 사람은 조선을 생각했다. 형인 이두현은 창씨개명을 하지 않고 버텨서 경찰(순사)한테 자주 끌려가고 맞았다. 이번에는 절에 숨었다. 동생 두석은 일본에 가서 독립운동을 하다 잡히고 고문 당했다. 이제 예전과 같지 않은데도 일본은 두석을 감시했다.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하다 잡히고 고문 받고 그 뒤에 제대로 살지 못한 사람 많을 거다. 그 고문하는 게 나중에도 남았구나.


 호성암 스님인 도환은 강호한테 불교 사천왕 신앙을 말한다. 불교에는 십계가 있단다. 이 말 어디선가 한번 본 것 같기도 한데. 사천왕이라는 것도 있구나. 여기에서 말하는 거 보니 아주 모르는 건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대단한 사람 넷을 사천왕이다 하는 게 불교에서 온 거구나. 난 절에 가서 제대로 본 적 없다. 불상은 알아도 사천왕 잘 몰랐다. 이번에 잘 알았다면 좋았겠지만 그렇지도 않다. 사천왕은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도 있단다. 조금 다르다고 한다. 사천왕은 다 다르다고 했다. 한사람이 만들어도 다 다를 텐데. 만드는 사람이 다르고 생각하는 게 다르니 다를 수밖에 없겠다. 조선은 불교를 억압하기도 했다. 사천왕은 임진왜란 때 거의 타고 남은 게 별로 없었다. 남은 곳은 아주 적었다. 조선이 불교를 풀어준 건 조선에 큰일이 일어났을 때 승병이 일어나서다. 그때 사천왕을 복원했단다.



 “부디 제가 친견하온 사천왕 각 존위께서 이번 법회로 청정도량인 사찰을 지키고 보호하여 부처님과 불법을 옹호하시듯, 우리 국토 삼천리 금수강산과 배달겨레 조선민족 만백성 하나 하나를 엄히 수호해 주셨으면 소원이 없겠습니다.”


 강호는 도환을 보고 바로 서 두 손을 모으며 축수한다.


 이를 받아 도환이 정중하게 합장한다.


 아아, 사천왕의 위력으로 우리가 이 어둠의 질곡을 벗을 수만 있다면. 백이라도, 천이라도, 더 많이라도, 강토의 동·남·서·북 앉은 자리 선 자리 방위마다, 영험하신 존엄상을 우뚝우뚝 세워 날마다 도량을 개설하련만.  (203쪽)



 기도하고 법회를 열어서 나라가 좋아진다면 좋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되겠지. 강호는 사천왕이 조선이 독립하는 데 힘을 빌려주기를 바랐다. 그건 강호만 생각한 게 아니구나. 스님 도환도 다르지 않았다. 사천왕 이야기에서 단군왕검 이야기까지 가기도 했다. 다른 사람 이야기는 여전히 나오지 않고. 강호는 도환이 하는 말을 즐겁게 들었는데, 난 강호와 같은 마음이 아니었구나. 사천왕은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다. 사람 일은 사람이 해야지. 사람이 약해서 무언가에 기대는 거겠다. 그걸 나쁘다고 말하지 못하겠다. 강호는 한 사천왕 발밑에 있는 음녀를 보고 강실이를 떠올렸다. 강호가 강모와 강실이 이야기를 아는 건 아닐 것 같은데.


 강실이는 어떻게 되려나. 오류골댁은 부엌에서 밥을 짓다 강실이를 생각했다. 불을 지필 때 다른 생각을 하면 안 될 텐데. 불똥이 치마에 튀고 불길을 잡지 못하게 됐다. 강실이는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데. 강실이는 옹구네가 자신을 좋은 마음으로 도와준다고 생각했다. 그럴 수가. 효원도 강실이 걱정을 했다. 효원이 친정 어머니가 오랜만에 편지를 보내줘서 읽어봤는데, 거기엔 강실이 이야기가 없었다. 이제 곧 강실이가 안행사에 가지 못했다는 걸 알겠구나. 황아장수는 아예 오지 않았다. 강실이는 혼자서라도 떠나려고 옹구네한테 차표를 사다 달라고 했다. 그 말을 옹구네가 들어줄 리 없지. 옹구네는 또 다른 일도 꾸몄다. 강태가 집에 돌아오지 못하게 하는 부적을 우례한테 주었다. 그 부적은 백단이가 해준 거다. 그런 거 들키고 우례가 매 맞으면 어떡하려고. 부적에 정말 힘이 있을까. 무언가 모르는 힘이 움직이는 건 사람 마음이 아닐까.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 말이다.


 이기채와 이기표는 일본이 조선 사람을 징병하게 됐을 때 강모와 강태가 여기 없는 걸 다행이다 여겼다. 기표는 만주에 갈지, 그 모습이 나올지.




희선





☆―


 (스님이 절에 속한 일 한 가지를 제대로 잘 해 놓는다는 것이, 곧 불문과는 아무 연관도 없을 것 같은 나를 위하여 하는 일이 되는구나. 큰 것을 깨달았다. 사람이 누구나, 제가 할 수 있는 일만 열심히, 꾸준히 해나간다면, 그것이 모여서 결국은 실한 세상을 이루는 것이다. 문화도, 학문도, 살림살이도.)  (1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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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5 18: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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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6 2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16 18: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16 2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처음 알라딘에 글을 쓰고는 이달 당선작이나 해가 끝날 때 서재 달인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몇 해 동안은 그저 책 읽고 쓴 거 올리고 다른 사람과 말도 못했네요. 한두 사람 정도만 알고 지내면 되지 했어요. 그때 알았던 분 지금은 글을 안 쓰지만, 여기에 쓰지 않아도 여전히 책 읽고 나름대로 글 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북플이라는 게 생겼습니다. 저는 휴대전화기 없어서 북플은 안 쓰죠. 컴퓨터로 보기는 했는데 좀 달라요. 비공개로 바꾸고 싶은 거 못합니다. 그런 거 어쩔 수 없지요. 컴퓨터로는 글 읽기나 좋아요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댓글 한번 써 보려 했더니 안 되더군요. 서재에서 쓰면 되니 상관없기는 합니다.


 알라딘에서 서재 달인 된 거 이번이 일곱번째예요. 서재 달인 선물 받는 거 좋아요. 일기장과 탁상달력. 일기장 잘 안 썼는데, 지난 2022년에는 알라딘에서 받은 일기장에 일기 써야지 했어요. 그 생각과 달리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때 주소 써야 한다는 글 제대로 못 봤어요. 처음엔 그저 늦는 거겠지 했는데. 늦었지만 2022년 1월에 받았습니다. 그때 참 고마웠습니다. 2022년 일월에 안 좋아서 그 일기장에 일기 못 썼지만.






 지난해에는 잘 보고 주소 바로 썼습니다. 이번에도. 2023년에는 피너츠 일기장에 일기를 썼어요. 일기 쓴 날보다 안 쓴 날이 더 많네요. 이번에 일기장과 달력 받고 2024년엔 일기를 좀 더 잘 써야겠다 했습니다.


 축하 글 담긴 걸 보고, 지금까지 받은 거 잘 모아두는 건데 했습니다. 버리지는 않았는데 여기저기에 있어서. 정리를 잘 못하네요. 내용은 누구한테나 같겠지만. 이런 거 하나 넣는 것도 마음을 써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알라딘에서 쓰는 거 삼백원이에요. 저는 제가 책 보낼 때는 엽서나 편지 써서 보내요. 가끔 인터넷 책방에서 바로 보낼 때가 있는데, 그때는 따로 편지와 책에 붙일 포스트잇을 보내요. 얼마 안 되지만 메시지 쓰는 돈 아끼려고. 제가 편지 쓰고 포스트잇 보내는 게 더 들지도.


 이번에 일기장과 탁상달력 잘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제가 그렇게 열심히 하지는 않지만, 책 읽고 쓰고 다른 분 글 읽고 좋아요 잘 누르면 서재 달인 된다고 생각하는군요. 늘 그렇게 뽑은 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할 수 있는 한 앞으로도 책 읽고 쓸 겁니다. 잘 못 쓰지만 안 쓰는 것보다 쓰는 게 나은 것 같아요. 시간이 흐르고 잊는다 해도. 책을 보고 이런저런 생각하는 거 괜찮지요. 2023년엔 우울한 날이 더 많기는 했지만(다른 해도 비슷했군요), 책이 있어서 그나마 나았습니다.


 일하고 바쁜데도 책 읽고 그걸 쓰고 나누는 분 대단합니다. 앞으로도 책 즐겁게 만나고 글도 즐겁게 쓰시기 바랍니다.


 모두 건강 잘 챙기고 남은 십이월 즐겁게 보내세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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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12-15 10: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와 똑같은 스누피 다이어리 받으셨네요.
저는 노안이 심해 요즘 노트에 글을 잘 안 써서 지인에게 선물할까 해요.

희선 2023-12-16 23:41   좋아요 1 | URL
페넬로페 님도 저 다이어리 받으셨군요 페넬로페 님한테 다이어리 받으시는 분 좋으시겠네요 2023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십이월은 잘못하면 휙 가 버리겠습니다 정신을 차려야겠네요


희선

새파랑 2023-12-15 11: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벌써 일곱번째라니 희선님도 알라딘의 고인물(?) 이시군요. 축하드립니다~!!! 전 이미 다 지인 선물로 줬습니다 ㅋㅋ

희선 2023-12-16 23:43   좋아요 0 | URL
새파랑 님이 안 쓰시고 다른 사람한테 주셨군요 두 세트 받으셔서... 그거 받으신 분 좋아하셨겠네요 다음 2024년에도... 무척 춥네요 감기 조심하세요


희선

반유행열반인 2023-12-15 12: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마움이 뚝뚝 묻는 다정한 글이네요. 희선님 축하해요.

희선 2023-12-16 23:44   좋아요 1 | URL
지난해에도 쓸까 하다가 못 썼네요 반유행열반인 님 고맙습니다


희선

2023-12-15 18: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16 2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시시

시시시

누군가 웃는 소리라면 재미있겠지


시시시

시시하다고


시시시

시치미 떼지 마


시시시

시간이 잘 가


시시시

시로 시작하는 말은

별로 없군


시시시

시시시

시작도 있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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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의 엽서북 : the FRAME 책밥 엽서북 시리즈
김소라 지음 / 책밥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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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가 담긴 엽서책이다. 하나 하나 뜯어서 쓰고 여러 권 사기도 했다. 여전히 팔고 있구나. 다른 꽃그림도 살까 하다가 이것만 샀다. 어딘가에 가고 그곳을 그림으로 담으면 오래 기억할 것 같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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