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맑고 파란 하늘이어도 좋지만,

그런 날만 이어지면

세상이 말라버릴 거야

 

사람이 가끔 물을 마시듯

동물도 식물도 물을 마셔야 해

 

흙바람만 날리다

비구름이 나타나

세상을 촉촉하게 적시면

모두 좋아하겠어

 

맑음, 흐림, 비……

그리고 갬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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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3-02-16 21: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런 의미에서 지금은 비가 약간 와줬으면 좋겠네요. 좀 많이 건조해요. 목아파요. ㅠ.ㅠ

희선 2023-02-17 01:11   좋아요 2 | URL
아직 겨울이니 눈이라도 와야 하는데, 강원도에는 눈이 많이 왔다고 하더군요 전국에 오지 않고 어느 한 지역에만 많이 오다니... 비 소식이 있기는 하던데 별로 안 올지도 모르겠네요


희선

새파랑 2023-02-17 12: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비오는 날이 좋습니다~! 세차도 되고 ㅋ 사계절 다양하고 날씨도 자주 바뀌는 우리나라가 좋은거 같아요 ^^

희선 2023-02-18 01:27   좋아요 1 | URL
세차한 다음날 비 오는 건 싫겠지요 차를 깨끗하게 했는데 비가 오니... 주말에 비가 온다고 하는데 많이 오지는 않는군요


희선
 
도자기 고양이 칭화
바오둥니 지음, 황지에 그림, 웃는땅콩 옮김 / 엔씨소프트(Ncsoft) / 2020년 12월
평점 :
품절


 

 

 도자기로 만든 고양이 하니 만화 <나츠메 우인장>에 나오는 야옹 선생이 생각나. 야옹 선생이 고양이처럼 보이지만 본래는 도자기로 만든 것에 요괴 마다라가 들어간 거야. 거기에는 요괴를 보는 사람도 있지만 못 보는 사람도 있어. 마다라가 도자기 고양이에 들어가서 요괴지만 모습이 보여서 요괴를 못 보는 사람한테도 야옹 선생이 보여. 요괴가 도자기에 들어간 건 물건에 영혼이 깃든 건가. 오래된 물건은 마음을 가지게 된다는 이야기도 있기는 해. 그건 물건이 요괴처럼 되는 건지도 모르겠어. 언제가 나츠메 우인장에서는 야옹 선생과 같은 도자기 고양이를 만든 마을에 가기도 했어. 요력이 센 사람이 도자기 고양이를 만들면 거기에 요력이 깃들어서 움직였어. 거기 나온 도자기 고양이는 비슷해 보여도 하나하나 달랐어.

 

 이 책 《도자기 고양이 칭화》에 나오는 도자기 고양이 칭화는 요괴가 들어간 고양이는 아니야. 이건 로봇이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걸 떠올려야 할지도. 아니면 인형이 진짜 동물이 되고 싶어하는 것도. 나무 인형 피노키오가 생각나기는 했는데. 칭화는 고양이 모습이어서 사람보다는 진짜 고양이가 되고 싶어해. 정말 진짜 고양이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건 칭화였을까. 꼬마 얼룩 고양이가 칭화한테 진짜 고양이라면 좋을 텐데 했거든. 꼬마 얼룩 고양이는 도자기 고양이 칭화를 보고 불쌍하다고 하고 진짜 고양이가 아니어서 노래도 하지 못한다고 했어. 도자기 고양이여도 노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다시 생각하니 칭화는 바람이 어디로 가는지 알고 싶어했군. 어딘가로 가는 거 칭화도 부러워했을지도.

 

 밤에 얼룩 고양이가 나타나서 칭화한테 함께 떠나자고 해. 노란 유채꽃밭을 보러 가자고. 꼬마 얼룩 고양이와 칭화는 커다란 유채꽃에 올라타고 떠나. 유채꽃밭에 가기 전에 꼬마 얼룩 고양이는 칭화와 함께 도자기 고양이를 만드는 할아버지를 찾아가. 꼬마 얼룩 고양이가 할아버지한테 ‘칭화를 진짜 고양이로 만들어 주세요’ 했지만, 할아버지는 일하느라 그 말을 듣지 못했어. 할아버지가 얼룩 고양이가 한 말을 들었다고 해도 도자기 고양이를 진짜 고양이로 만들지 못한다고 했을 것 같아. 그런 말 듣는 것보다 스스로 깨닫는 게 덜 실망스러울까.

 

 이게 동화였다면 좀 더 이런저런 일을 겪었을지도 모르겠어. 꼬마 얼룩 고양이는 도자기 고양이가 몸을 깨뜨리면 진짜 고양이가 될 수 있는 곳을 안다면서 칭화를 거기로 데리고 가. 그런 말 들으면 바로 그렇구나 할 수 있을까. 자신의 껍데기를 깨뜨려야 새로운 자신이 된다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하군(데미안 생각나네). 칭화는 노란 유채꽃밭에 뛰어들고 자기 몸을 깨뜨려. 유채꽃밭은 황금빛 바다처럼 칭화를 품어줬어.

 

 이제 칭화는 매끄러운 도자기 고양이가 아닌 털이 북슬북슬한 진짜 고양이가 됐어. 꼬마 얼룩 고양이와 칭화는 함께 잘 지내겠지. 도자기 고양이는 깨지지 않으면 죽음이 없을지도 모를 텐데, 진짜 고양이는 언젠가 죽겠어. 이런 생각을 하다니. 앞으로 칭화와 꼬마 얼룩 고양이가 즐겁게 살면 좋겠어. 죽음으로 헤어지는 날까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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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3-02-15 12: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저 나츠메 우인장 피큐어 도자기 냥이들(어쩌다 당첨된) 있는데
꼬마 얼룩공양이와 칭화의 우정이
영원토록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프랑스 베르나르는 고양이가 주인공인 판타지 썼는데
거기서 고양이가 막강한 리더!로 ^^

희선 2023-02-16 01:21   좋아요 2 | URL
도자기 야옹이 예쁘겠네요 그런 거 한 적도 있군요 이제 둘 다 고양이여서 언젠가는 죽겠습니다 그게 더 나은 걸지도 모르죠 함께 여기저기 다니면서 즐겁게 살겠지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은 다른 분이 쓴 걸 보기만 하고 그건 못 봤네요 고양이가 더 사람 같은 느낌도 들었는데, 사람이 아니기에 말할 수 있는 것도 있겠지요


희선

꼬마요정 2023-02-15 22: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양이 너무 귀엽습니다!! 껍질을 깨야 성장한다는 건 만고의 진리 같네요. 칭화와 꼬마 얼룩 고양이가 행복하면 좋겠어요^^

희선 2023-02-16 01:22   좋아요 2 | URL
달라지려면 본래 것을 깨뜨려야 하는... 어딘가로 떠나서 이런저런 경험을 하기도 하는군요 사람이 사는 것도 그것과 다르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많이 깨지 못하지만...


희선
 

 

 

 

따스한 네 눈빛이

차가운 내 마음을 비추어

따스해

 

언제나 따스한 눈길로

날 바라본다면 좋겠어

 

네 눈빛이

날 살게 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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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02-15 2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따스한 눈빛!
실천하고 살아야하는데 무표정이 더 많은 듯 하네요.
마스크의 영향도 큰 것 같습니다^^

희선 2023-02-16 01:13   좋아요 1 | URL
마음 쓰는 사람한테는 따스한 눈빛을 보내겠지요 모르는 사람한테는 그렇게 안 해도 괜찮아요 모르는 사람한테는 그냥 평범하게... 어떤 때는 모르는 사람한테 친절을 베풀기도 하죠 그런 건 괜찮을 듯합니다


희선
 

 

 

 

 문득 예전에 알았던 친구나 사람이 생각났다. 사람을 잘 사귀지 못해서 친구 별로 없었지만. 친구나 예전에 알았던 사람은 나보다 잘 지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 친구는 내가 다른 데로 이사해서 소식을 모른다. 몇해 뒤 다시 만나기도 했는데, 그 뒤 소식을 주고받은 건 얼마 안 된다. 본래 그런 건지도 모르겠지만. 조금 아쉽기는 하다.

 

 이젠 실제 만나는 친구는 없다. 이런 사람 나밖에 없을지도 모르겠다. 난 사람 잘 만나지 못한다. 그걸 조금 싫어한다. 예전에는 친구가 보자고 하면 만나기는 했지만, 만나기 전에 무척 걱정했다. 약속한 게 깨지기를 바랐던 것 같다. 그런 일은 거의 없었다. 친구를 만나면 무슨 말을 하나 했다. 어릴 때는 친구와 바깥에서 놀기도 했는데, 어쩌다가 난 말을 잘 못하게 됐을까. 본래 말 잘 안 했다. 그러니 친구 잘 사귀지 못했지.

 

 글은 쓰면 되는데. 말은 힘들다. 힘들어서 안 했나 보다. 아니다, 할 말이 없었다. 글도 할 말이 없으니 재미가 없구나. 왜 이런 말로 흘렀지. 다른 사람은 나보다 잘 지낼 거다 생각해서구나. 말 잘 안 하고 못하는 건 나밖에 없을 거다. 다른 사람은 다 잘한다. 만나는 사람도 있고 식구하고도 잘 지내니 말이다.

 

 만나는 사람 없고 혼자여서 쓸쓸하냐고 하면, 그건 아니다. 난 혼자 잘 지낸다. 책이 있으니까. 그 책을 별로 못 봐서 아쉽다. 이건 좀 우울해서다. 자주 우울하지만 지금 우울한 건 좀 다른 거여서. 우울함을 잊으려고 책을 봐야겠다고 생각하기는 했는데.

 

 난 그저 그래도 내가 알았던 사람이 모두 잘 지내기를 바란다. 내가 이런 생각 안 해도 다 나보다 잘 지낼 거다. 그건 다행이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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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3-02-14 02: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과 함께 더불어 희선님 잘 살고 계십니다. ㅎㅎ
희선님만 이야기..감성 저는 좋아합니다. ^^

희선 2023-02-14 03:22   좋아요 1 | URL
han22598 님 고맙습니다 사람은 저마다 살아가는 거겠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다들 저보다 잘 살겠지 하네요 저는 저대로 살아야죠


희선

바람돌이 2023-02-15 00: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삶을 즐기는 방법은 다 다르니까요. 희선님은 희선님의 방법대로 잘 살아가고 있잖아요. 이곳에서 늘 따뜻한 댓글 남겨주시는 희선님은 저의 좋은 친구!! ^^

희선 2023-02-15 01:05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누구나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살면 좋은 거겠지요 남과 견주기보다 그저 자기 삶을 사는 게 마음 편하고 좋겠습니다 바람돌이 님 고맙습니다 늘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

새파랑 2023-02-15 12: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만나서 말하는게 쉽지는 않더라구요. 전 만나서 말하는걸 좋아하긴 하는데 ㅋ
다 방식이 있는거 같아요~!!

희선 2023-02-16 01:11   좋아요 1 | URL
새파랑 님은 만나서 말하는 거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되겠습니다 그런 사람이 하나라도 있기를...


희선
 
햇빛초 대나무 숲에 새 글이 올라왔습니다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
황지영 지음, 백두리 그림 / 우리학교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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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한테 초점을 맞춰야 할까. 유나, 민설이, 건희. 세 아이는 친하지 않다. 유나와 민설이는 같은 때 새로운 학교에 다니게 되고 친구가 됐다. 6학년으로 올라가고 유나와 민설이는 다른 반이 됐다. 그때 유나 반에 건희가 전학오고 유나 짝이 되었다. 유나는 민설이와 건희와 셋이 친하게 지내고 싶었는데, 민설이와 건희는 서로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 두 친구 가운데 있으면 조금 힘들겠다. 처음부터 셋이 친구였다면 좋았을 텐데. 유나가 민설이는 민설이대로 건희는 건희대로 사귀었다면 나았을 것 같은데.

 

 친구가 다른 친구 때문에 힘들어한다고 해서 자신이 나서서 그 친구한테 뭔가 말하는 건 안 좋을 것 같은데. 건희는 다른 반인 민설이가 유나를 찾아오는 걸 보고 자신이 유나 대신 민설이한테 뭐라고 한다. 그때 유나가 나섰다면 민설이 마음이 좀 괜찮았을 텐데 유나는 가만히 있었다. 둘 사이가 조금 어색해졌다. 유나와 민설이는 난타반이었다. 유나는 난타반에 가는 게 껄끄러웠지만 간다. 난타반은 동아리 같은 건가 보다. 민설이가 난타를 알고 유나와 함께 하자고 했다. 유나는 처음엔 내키지 않았지만 이제는 난타를 좋아하고 잘하기도 했다. 친구 따라간 사람이 더 잘하는 경운가. 민설이도 난타를 좋아했다. 조금 못했지만.

 

 난타반이 5월 체육행사에서 공연을 하기로 했다. 선생님은 아이들한테 센터 하고 싶은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다. 유나는 마음속으론 자신이 센터를 해야 한다 생각했지만, 비디오에 찍힌 자기 모습을 생각하고 쉽게 손 들지 못했다. 유나는 난타에 빠져 북을 치고 움직였다. 다른 아이들은 가만히 서서 북을 쳤는데. 유나가 자신있게 손을 들었다면 민설이는 손을 들지 않았을까. 아니 민설이도 용기를 냈겠지. 민설이는 용기를 내고 센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연습할 때 민설이가 자꾸 틀리자 선생님은 유나와 민설이를 불러서는 센터를 유나한테 하게 하면 어떻겠느냐고 했다. 이런 모습 봤을 때 조금 안 좋았다. 지금까지 나도 뭐든 잘하는 사람이 앞에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걸 알았다. 학교 난타반은 전문가가 아니다. 조금 못하면 어떤가 싶었다. 그 일이 아니었다면 유나는 다치지 않았을 거다. 여기에서 말하는 건 이게 아닌 것 같지만. 아니 꼭 그렇지는 않은가. 제멋대로인 어른을 꼬집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민설이는 선생님이 한 말에 화가 나서 큰북을 밀었는데, 잘못해서 넘어졌다고 했다. 그렇다고 민설이가 유나를 다치게 하려고 한 건 아니었다. 민설이는 유나가 다친 걸 보고 깜짝 놀라서 그때는 거짓말 했을 거다. 유나도 그렇게 믿었는데, 햇빛초등학교 아이들이 쓰는 익명 계정 대나무숲에는 민설이가 큰북을 밀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유나는 크게 다쳤다. 이마를 여러 번 꿰맸다. 유나는 민설이가 큰북을 미는 걸 봤다는 사람을 찾으려 했지만 자신이다 밝히는 사람은 없었다. 그 뒤 유나를 탓하는 글도 올라오고 헛소문을 퍼뜨리는 아이도 있었다. 아이들 세계도 만만하지 않구나.

 

 유나는 흉터가 마음 쓰였다. 그 흉터가 생긴 게 자기 탓인 것만 같았다. 이런 생각 들 것 같기도 하다. 민설이는 민설이대로 죄책감에 시달리고 엄마한테 말했더니 사실대로 말하지 마라 했다. 민설이가 나쁜 마음으로 한 건 아니지만 사실을 말하지 마라 하다니. 건희 이야기는 못했다. 건희는 자기 잘못을 제대로 안 보고 일이 잘 안 되면 피했다. 예전에 다닌 학교에서 그랬다. 건희는 자신이 괴롭힌 아이는 잊고 자신한테 안 좋게 한 사람은 기억했다. 건희가 유나를 생각하고 한 일은 유나한테 별로 도움이 안 됐다. 건희도 거짓말을 했다.

 

 어떤 일이 일어나면 사람들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가 보다. 그런 이야기는 왜 하는 건지. 보고도 못 봤다고 하라는 부모도 있었다. 아이가 자라고 어른이 되고 거짓말 하는 건 부모 탓일까. 그건 아니겠지만, 어릴 때부터 자신이 한 일을 사실대로 말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그것도 용기가 있어야 하는구나. 익명으로 글쓰는 것도 별로 안 좋은 듯하다. 차라리 일기장에 쓰지. 사람은 이름을 밝히지 않고 글을 쓰면서도 그걸 누군가 봐주기를 바라는가 보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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