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요새 돈을 쓸데없이 많이 썼다고 느낀 적 있어?
지금 세상은 돈을 쓰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거기에 넘어가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어쩌다 한번 넘어갈 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난 거의 넘어가지 않는다. 딱히 사고 싶은 게 없다. 그런데도 적립금을 주거나 그걸 써야 하는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는 그걸로 어떤 책을 살까 잠깐 생각하기도 했다. 이렇게 쓰다보니 지난 3월 6일까지 기한이었던 적립금 못 쓴 게 생각났다. 그거 생각하니 조금 아깝네.
다른 건 잘 안 사지만, 예전에 문구점에 갔다가 마음에 드는 (스프링)공책이 여러 권 있어서 샀다. 그때 여러 권 사고 다음날 또 가서 여러 권 사 왔다. 그런 공책 잘 나오지 않아서다. 지금은 거의 안 나온다. 아니 나오는데 내가 가는 문구점에 오지 않는 걸지도. 예전에 여러 권 사둔 공책이 있어서 아직 쓸 게 있다. 다행이다.

바로 쓰지 않으면서 사는 거 하나 더 있다. 그건 바로 우표다. 우표는 한달에 한두번 나온다. 많이 나오면 세번. 기념우표라고 해야겠구나. 예전엔 바로 쓰기도 했는데, 그게 시간이 흐르다 보니 바로 못 쓰게 됐다. 두해 정도가 흐르면 우푯값이 오르고, 그러면 예전 걸 먼저 써야 한다 생각하고 그걸 쓴다. 그때그때 사는 걸로는 엽서를 보내기도 한다. 지금 우편요금은 430원이다. 규격이 아닌 건 520원이다. 이렇게 된 거 거의 두 해가 되어갈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또 오르겠다.
난 지금도 편지 쓴다. 이제 우체통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데, 우체국 앞 우체통은 사라지지 않겠지.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우체국 앞 우체통에 편지나 엽서를 넣는다. 다른 길에서 본 우체통은 없어지기도 했다. 편지를 넣는 사람이 없으니 그렇게 됐겠지. 예전엔 집배원이 편지를 거둬갔는데, 이제는 우체국 사람이 우체통 속 편지를 가지고 가는 것 같다. 바로 앞이니 그러겠지. 이건 좀 아쉬운데. 오래전에 길을 걷다 집배원이 우체통을 열고 편지를 꺼내는 거 본 적 있고, 지난해엔가는 우체국 사람이 우체통을 여는 걸 봤다. 우편물 거둬가는 시간도 예전보다 빨라졌다. 어쩌면 우체통에 쓰여 있는 시간보다 더 빨리 빼 갈지도.
우표는 언젠가 쓰려고 사는 거니 쓸데없는 데 돈 쓴 건 아닐까. 그렇지도 않구나. 바로 쓰면 괜찮지만, 시간이 좀 지나고 쓰니. 우표를 빨리 써야겠다. 편지 보낼 때 붙이고 싶은데, 이젠 거의 등기 보낼 때 쓴다. 이거 몇해 됐구나. (20230308)
27 과거로 돌아가 역사 속 인물이 된다면 누구로 살아보고 싶어?
이번만은 정말 할 말이 없네요. 지난날로 돌아가 역사 속 인물이 된다면 누구로 살아보고 싶은지. 역사기에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았는지 알잖아요. 다 아는 건 아니지만. 끝은 알죠. 사람이 바뀐다 해도 끝은 바뀌지 않을걸요. 이런 생각을 먼저 하다니. 그리고 예전 사람이기에 모두 다 죽었죠. 저는 지금 살아 있고. 살아 있다고 해서 제대로 살지는 못하지만.
역사에 남은 인물로 산다면 얼마나 부담스럽겠어요. 자신이 누군지 기억 못할지도 모르겠지만. 어떤 소설에선 지난날로 가도 자신이 누군지 알았어요. 다른 사람이 된 자신이었지만, 그 사람으로 살아가더군요. 그거 좋을까요. 그러면 본래 그 사람 영혼은 대체 어디로 간 걸까요. 앞날 사람과 지난날 사람이 바뀐 걸지. 그런 말은 나오지 않았군요. 본래 영혼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걸지도.
이런 걸 생각하면 정말 다른 사람 되고 싶지 않네요. 남의 삶을 빼앗는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그렇다고 지난날을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닐 테고. 아니 아주 조금은 바꿀 수 있을지 몰라도 큰 건 바꾸지 못할 거예요. 그런 이야기를 봐서 이렇게 생각하는 거겠습니다. 책으로 본 건 아니고 그런 드라마를 봤어요.
자신은 그저 자신으로 사는 게 가장 좋죠. 다른 사람이 된다고 해서 얼마나 달라질지. 달라지기 어려울걸요. 저는 이렇게 생각해도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 생각하는 사람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별로. 제가 별로여도 그저 저는 저로 살고 싶어요. 재미없는 말을 했습니다. (20230309)
28 요즘 건강을 생각하고 내가 하는 것이 있다면?
지금은 백세시대라고도 하지. 많은 사람이 백살까지 살까. 그런 사람도 있고 그러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 백세시대라고 말하지만, 지금은 나이 든 사람 별로 좋아하지 않아. 옛날엔 나이든 분을 잘 모시고, 오래 사는 걸 복이다 생각했는데 지금은 복보다 안 좋게 여기는 것 같아. 건강하면 좋지만 그러지 못하기도 하니. 오래 살아서 나타난 병이 치매라고도 하는군. 옛날에는 그게 나타날 때까지 산 사람이 적었으니.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해. 건강을 잃으면 다시 찾기 어려워. 어딘가 아팠다가 낫기도 하지만, 크게 아프면 잘 낫지 않기도 해. 낫는 약이 있다면 좋지만, 약도 없는 병이면 힘들겠어. 그런 사람이 적으면 좋을 텐데. 과학 의학이 발달했다 해도 여전히 고치지 못하는 병도 있군. 아주 옛날보다는 많이 좋아졌지만.
병원이나 약에 의지하기보다 먹을거리와 운동으로 건강을 지키는 게 좋아. 이렇게 말하지만 나도 그렇게 잘 하지는 않는군. 대충 먹고 운동도 어쩌다 한번. 운동이라고 해도 걷기만 해. 걷기를 잘 하면 여러 가지에 좋다고 하더군. 제대로 걸어야 할 텐데. 자세를 똑바로 하고 걸으면 다른 곳 운동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 들었어. 내가 아는 건 별로 없어. 그저 걸어.
일부러 밖에 나가서 걸은 적 별로 없는데, 앞으로는 일부러 밖에 나가서 걷기도 해야겠어. 어제 보니 어떤 사람은 중학교 운동장을 걷더군. 봄엔 따듯해서 미세먼지 안 좋은 날도 있지만, 걷기에 좋아. 요며칠 바람이 불었지만, 별로 안 추웠어.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걷는 날 별로 없던가. 아니 요새는 한주 내내는 아니어도 닷새는 걷는 것 같아.
운동도 중요하지만 잠 자는 것도 중요해. 사람한테 잠은 중요해. 조금 자면 안 돼. 예전엔 잠 자는 시간이 아깝다는 말이 있기도 했지.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 있을지도 모르겠어. 그렇게 생각하지 말고 잘 자. 잠만 잘 자도 건강해. (20230310)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