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 모르는 사이

모르는 사이는 우리가 아니지

너와 나

아니

당신 그리고 나


모르는 사이는 뭐라 해야 할까

그저 모르는 사이인가 봐

정말 모르는 사이일까

여러 사람을 거치면

아주아주 조금 아는 사람일지도


모르는 사이는

아무것도 아닌 사이야

그럼 또 어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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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3-04-11 10: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르는 사이에 하루에도 수십번 피싱문자와 전화가,,,, ㅎㅎ
잠든 사이에 누군가 내 번호를 마구잡이로 수집하고 공유하는 세상 ^^

희선 2023-04-13 03:15   좋아요 1 | URL
그런 건 없어지면 좋을 텐데, 사라지지 않는 거네요 많은 사람이 조심한다 해도 속는 사람도 많겠지요 속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면 없어질지...


희선
 




라라라

라디오를 켰어


라라라

라면을 끓였어


라라라

라디오 방송에서 라면 이야기를 했어


라라라

라면은 맛있었어


라라라

라디오 방송이 끝났어


라라라

라라는 잘 지낼까


라라라

라라라

라라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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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04-08 18: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SG워너비의 ‘라라라‘ 노래가 생각나요. 라면도 먹고 싶어요~~

희선 2023-04-13 03:14   좋아요 0 | URL
다는 아니어도 많은 사람이 라면을 좋아하겠습니다 외국으로 수출하는 라면도 많다는 걸 얼마전에 봤어요


희선
 




44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어? 없다면 어떤 동물을 기르고 싶어?




 언제부턴가 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이 많아졌다. 개와 고양이. 그밖에 다른 것도 있겠지. 뭐가 있을까. 거북이 자라 이구아나 앵무새. 더 생각나지 않는구나. 미국 사람은 비단뱀이나 악어도 길렀나 보다. 나라에서 허가해주지 않은 걸 기르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건 안 하면 안 될까. 사람은 여러 가지에 욕심을 내는구나.


 동물과 함께 사는 건 좋지만, 처음에만 좋아하고 시간이 가고 자라거나 돌보기 싫으면 버리기도 한다. 사람은 정말 제멋대로다. 좋다고 할 때는 언제고 귀찮다고 버리나. 동물만 그러지 않는구나. 이런 말로 흐를지 알았다.


 난 동물과 살지 않는다. 동물과 살면 좋기는 하겠지만, 동물이라고 그냥 밥만 주면 될까. 그렇지 않을 거다. 개나 고양이는 함께 놀아줘야 한다. 그런 거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는 사람도 있겠지. 내가 그렇구나. 난 동물과 함께 살고 싶지 않다.


 처음엔 이렇게 쓰려고 하지 않았는데. 함께 산다면 고양이가 좋겠지 했다. 그것도 쉽지 않겠다. 나 하나 돌보기도 힘들다. 다른 건 더 돌보기 어렵겠다. 식물도 다르지 않다. 밖에 나가면 나무나 꽃이 있는데. 그런 건 걸으면서 보면 되지 꼭 가까이에 둬야 할까. 가까이 있으면 좋을 것 같은 게 많지만, 그런 건 정말 오래 지키기 어렵기도 하다.

20230403








45 내 인생 중 가장 큰 사건은?




 자신한테 가장 큰 사건은 뭘까요. 그건 제가 생각해야 하는 거겠습니다. 제가 세상에 태어난 일. 태어나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늘 안 좋았던 건 아니지만, 그냥 이것저것 괴로워서.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는 저 때문에. 지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누구나 처음부터 여러 가지에 적응하고 살지 않겠지요. 살다 보니 적응하고 그렇게 살아가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된 거 어쩔 수 없죠. 그냥 살고 싶은대로 살까 합니다. 자주 말하는 가난하게. 가난한 건 그렇게 안 좋은 건 아니예요. 저는 마음은 편해요. 그렇다고 늘 편한 건 아니군요. 이건 살아 있으니 느낄 수밖에 없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언젠가 본 드라마에서 어떤 사람이 자기가 그린 만화가 잡지에 실린다는 말을 듣고 태어나서 다행이다고 하더군요. 그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조금 부러웠습니다. 저는 그런 말 못할 것 같으니. 뭔가 이루려고 하고 그걸 이뤘을 때 태어나서 다행이다 할지. 저는 이루려고 하는 게 없군요.


 좀 어두운 말을 했습니다. 어두운 생각을 많이 하지만, 나름대로 살려고 합니다.


20230404








46 10년 후 개봉하는 타임캡슐이 있다면 오늘 나는 무엇을 보관할까?




 열해 뒤에 본다면 그대로여야 할 텐데, 종이는 열해가 지나도 그대로가 아닐까 싶어. 아니 색깔은 조금 바뀌겠군. 누렇게 된다거나. 그건 볕을 받아야 그렇던가. 종이도 볕에 드러나지 않으면 색이 바뀌지 않겠어. 그런 걸 생각하면 자신한테 쓰는 편지가 좋겠군. 열해 뒤 나한테 쓰는 편지일까, 지금 나한테 쓰는 편지일까.


시간이 흐른 뒤에 보려면 그때 자신한테 보내는 게 낫겠지. 열해가 지난 뒤 자신은 어떻게 지낼까 싶잖아. 앞으로 시간이 흐르면 난 어떨까. 열해 생각하면 그렇게 짧지 않아. 한해도 짧으면서 길지. 강산은 열해에 한번 바뀐다고 하잖아. 아니 이제는 열해 걸리지 않을지도 모르겠어. 세상은 참 빨리 흐르고 빨리 바뀌어. 난 그런 세상에 따라가지 못하는군. 아니 따라가고 싶지 않아.


 하나 생각한 게 있어. 그건 열해짜리 정기예금을 들고 그 통장을 넣어두는 거야. 그러려면 돈을 많이 넣어야 할 텐데, 쓸 돈도 별로 없는데 열해씩이나 넣어두면 좀 그런가. 차라리 조금씩 열해 동안 모으는 게 낫겠어. 돈을 조금씩 멈추지 않고 모으면 많아지겠지. 다른 건 모으지 않고 바로 써야 할 텐데. 편지지 같은 거. 며칠 전에는 사두고 아직 쓰지 못한 편지지가 생각나기도 했어.


 많은 시간이 흘러도 바뀌지 않을 내 마음을 넣어두고 싶어. 책을 읽고 싶은 마음, 글을 쓰고 싶은 마음. 그런 건 타임캡슐에 넣어두지 못하려나. 넣어두지 않아도 늘 생각하겠어. 그때까지 바뀌지 않기를.


20230405








47 친구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나만의 방법이 있어?




 사람은 말을 하게 되고 멀리까지 자기 생각을 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소리 내서 말로 하면 더 빨리 전해지지요. 그게 맞기는 합니다. 멀리 있으면 큰 소리로 말하면 되니. 하지만 멀리 있으면 큰 소리를 내도 듣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전화를 하면 되겠군요.


 말을 하면 편한 것도 있지만, 그건 말을 잘 하는 사람한테나 좋은 겁니다. 저는 말을 아주 못하고 말을 잘 안 합니다. 어쩌다가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어릴 때부터 그렇게 말을 잘 하지 않았어요. 모르는 사람한테는 더. 친척집에 가면 말을 잘 하는 아이는 좋아해도 저처럼 말을 안 하는 아이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이건 어디에서나 그랬군요. 그래서 지금도 나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구나 하는가 봅니다. 어릴 때 일이 지금까지 저를 괴롭히다니. 어쩌면 그건 쓸데없는 생각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때 느낀 게 아주 틀린 건 아닐 거예요.


친구 잘 사귀지 못했어요. 지금도 다르지 않군요. 사람을 만나지 않으니 친구는 더 사귀지 않는군요. 그나마 글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사람은 소리 내서 말을 하기도 하고 글을 써서 말을 하기도 합니다. 저는 거의 글로 마음을 나타내죠. 그렇다고 제 마음을 다 나타내지는 않아요. 이 세상에 자기 마음을 말이든 글이든 다 나타내는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겁니다.


 저는 글로 말할 때가 더 많아요. 말만 해야 하는 게 아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글이 없었다면 저는 정말 괴로웠을 것 같습니다. 말 하는 건 힘도 들어요. 이건 말을 잘 안 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네요. 말을 해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런 말은 듣는 사람도 힘들지 않을지. 글도 이것저것 쓰면 안 좋겠지만, 글로 쓸 때는 어느 정도 줄이죠.


 마음은 보이지 않아서 말해야 안다고 하지만, 글로 말해도 괜찮겠지요. 글로 말하면 그대로 말하지 않아서 모를 때도 있겠지만. 모르면 어떨까 싶네요.


20230406








48 내가 만약 새로운 일을 하게 된다면 어느 분야에서 일해보고 싶어?




 이걸 보니 일을 꼭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사람은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 많기는 해. 글을 써도 일을 해야 한다고 하고, 뭘 하든 일을 안 하면 먹지도 마라고 하지. 그렇군. 일 안 하는 사람은 먹지 않아야 하는군. 좀 슬프네.


 뭔가 오래 했다고 말하기는 어렵고 그저 돈을 벌려고 일을 조금 하기는 했는데, 딱히 내가 좋아하는 건 아니었어. 그야말로 돈을 벌려고 한 거야. 하지만 아쉽게도 돈은 별로 못 벌었어. 그 일을 하다가 아팠거든. 그때 별로 아프지도 않았는데, 아프다고 하더라고.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 그게 몸에 나타났던 거 아닌가 싶어. 어떤 일이든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것 같아서 그 뒤로는 일을 못하게 됐어.


난 사람을 잘 사귀지 못해. 사귀지 못하는 것보다 사람하고 관계 맺기가 아주아주 어려워. 그런 거 없는 일 있을까. 어쩐지 없을 것 같아. 어떤 일이든 사람하고 관계를 맺어야 해. 혼자 하는 일이 아주 없지 않겠지만, 혼자 한다 해도 다른 사람이 있어야 하잖아. 아무도 만나지 않거나 하지는 않을 거야. 오며가며 사람을 만나는 건 괜찮지만, 뭔가 상관있는 사람은 왜 그렇게 힘들지. 어쩌면 잘 보여야 한다고 생각해서일지도 모르겠어. 일도 다르지 않지. 혼자 한다 해도 그 정도 실력이 있어야 할 텐데, 그것도 없고.


 그냥 살면 안 될까. 내가 이렇게 바보 같아서 미안해. 나도 이런 내가 좀 싫어. 돈 덜 들게 조금만 먹고 살게. 죽지 않을 만큼.




*




 내가 주인이라면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거 하나 있어. 그건 책방이야. 난 그저 거기에서 책을 보고 책 사려는 사람이 있으면 계산만 할지도 모르겠어. 그나마 내가 주인이면 그렇게 해도 괜찮지. 손님한테 무슨 책 찾느냐고 물어보지 않아도 되고, 뭔가 열심히 안 해도 되잖아.


 책방이라고 해도 장사여서 나 같은 성격은 어려울지도 모르겠어. 책방에 사람이 와도 아무 알도 안 할 테니 말이야. 그래도 오면 인사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아. 어서 오세요, 잘 가세요 같은. 다른 사람 책방에서 일하면 그렇게 하면 안 되겠지. 이건 이루기 어려운 일이겠어. 그래도 한번 생각해 봤어.


20230407






 한주가 또 가는군요. 아직 주말이 남았지만. 주말이라고 해도 다른 날고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도 주말은 더 게으르게 지내기도 합니다. 아니 오늘은 그러지 않아야 할 텐데. 그냥 그러고 싶기도 하네요.


 처음에 이런 거 쓰면 재미있겠다 생각했는데, 지금은 좀. 저만 많이 달라서. 다른 건 사람도 안 만나고 만나는 것도 안 좋아하고 어디 가는 것도 싫어하고 그래서. 이런 제가 이런 걸 써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주아주 내향이어서. 조금이 아니고 아주 많이 그렇습니다. 쓰면서 그런 걸 더 많이 느낀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바꾸고 싶은 마음 없어요. 힘들기 때문에.


 예전에 말한 영화 <거울 속 외딴 성>이 한국에서도 하더군요. 원작 소설은 츠지무라 미즈키가 썼어요. 전에 예고편 올렸는데, 이번엔 한국말 자막도 있습니다. 다시 보는 것도 괜찮겠지요. 이건 학생들, 학교에서 괴롭힘 당하는 아이가 보면 좋을지. 아니 꼭 그렇지는 않아요. 누구나 봐도 괜찮을 듯합니다. 소설로 봐도 괜찮겠지요.




희선








영화 <거울 속 외딴 성> 예고

https://youtu.be/7z3Q9JW09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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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8 09: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09 0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넬로페 2023-04-09 0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즐겨듣는 노래 가사에
‘We were born to shine‘ 이란 가사가 있어요. 희선님께 들려주고 싶습니다^^
강아지와 고양이 중에
아직 정해지 못했어요**

희선 2023-04-09 01:25   좋아요 1 | URL
좋은 노랫말이네요 페넬로페 님 고맙습니다 강아지 고양이 다 귀엽죠 저는 덜 마음 써도 괜찮은 고양이가 좀 나을 듯합니다 강아지도 덜 마음 써도 괜찮은 애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새침한 강아지는 없을 것 같은 느낌이...


희선
 




나나나

나한테


나나나

나비가 날아왔어요


나나나

나는 반가웠어요


나나나

나비는 내 손에 앉았어요


나나나

나는 웃었어요


나나나

나비는 내 손에서 날아갔어요


나나나

나는 나비한테 “잘 가” 했어요


나나나

나나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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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04-08 18: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밀 졸라의 ‘나나‘ 요^^

희선 2023-04-09 01:17   좋아요 1 | URL
나나는 많은 것 같기도 하네요 일본에는 미즈키 나나라는 성우가 있어요 가수기도 하군요


희선
 
나뭇잎 수업 - 사계절 나뭇잎 투쟁기
고규홍 지음 / 마음산책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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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운 겨울엔 나무에 잎이 하나도 없다. 아니 나뭇잎을 사철 내내 달고 있는 나무도 있기는 하다. 그래도 많은 나무는 가을에 나뭇잎을 떨어뜨리고 겨울을 난다. 그런 거 참 신기하지 않은가. 나무, 식물은 어떻게 그렇게 철이 바뀌는 걸 알까. 오랜 시간 살아서 기억하는 걸지도. 나무는 사람보다 오래 산다. 어린 나무가 없지는 않겠지만, 어린 나무도 오래된 나무 기억을 갖고 있을 것 같다. 유전자에 새겨진 기억 말이다. 그건 어떤 생물한테든 있겠다.


 나무 하면 그저 하나로만 생각했는데, 《나뭇잎 수업》에서는 나뭇잎을 말한다. 내가 평소에 나뭇잎을 잘 봤는지 모르겠다. 그냥 봤던 것 같다. 책 맨 앞에 있는 나뭇잎은 뭔가 했는데, 잘 보니 알겠다. 버즘나뭇잎이다. 플라타너스라고도 하는. 하나 더 있다. 방울나무. 내가 사는 곳 가로수로 많았는데 지금은 아니다. 이 말 언젠가도 했구나. 공기를 좋게 하고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버즘나무처럼 나뭇잎이 큰 게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어떤 나무든 많으면 좋기는 하겠다. 나무는 인류보다 먼저 지구에 나타났다. 아주아주 오래전 지구는 식물이 뒤덮었겠다. 그때는 잎이 넓은 나무보다 잎이 좁은 나무가 많았다 한다. 어쩌다가 넓은 나뭇잎이 나타났는지는 모른단다. 기후가 영향을 준 건 아닐까.


 기후를 말하니 요즘은 걱정이다. 나무가 많이 줄어서 기후변화가 클지도 모를 텐데. 나뭇잎은 증산작용으로 더위를 식혀준다. 나무 뿌리는 물을 빨아들이고 나뭇잎은 물을 밖으로 내 보낸다. 나무 밑이 시원한 건 그 때문이다. 이런 거 잘 몰랐다. 그저 나뭇잎이 그늘을 만들어서 시원하다고 생각했다. 도시에 나무를 많이 심어서 여름에 기온이 떨어진 곳도 있지 않나. 하지만 아무 나무나 심으면 안 되겠다. 아니 한가지가 아닌 여러 가지를 심어야 한다. 언젠가 중국 어딘가에 심은 나무 때문에 여러 가지 안 좋다는 말을 보았다. 예전에 그저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빨리 자라는 나무 하나만 심었나 보다. 그 나무에서 날리는 꽃가루(이 책을 보니 꽃가루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구나)가 날려서 물을 덮거나 그것 때문에 불이 나기도 한다고 했다. 나무는 한가지만 있으면 안 되는데. 한국은 아카시아(아까시)라는 걸 많이 심었다가 다시 베지 않았던가.


 일제 강점기에는 이토 히로부미가 좋아했다는 가이즈카향나무를 심었는데, 나중에 그 나무를 베었다고 한다. 그런 나무에 벚나무도 있지 않나. 왕벚나무는 제주도가 산지다 한다. 벚나무는 봄에 꽃을 피우고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구나. 꽃이나 열매가 없으면 나무를 알아보기 어렵기도 하다. 그런 거 없어도 나무를 잘 아는 사람은 나무를 오래 봐서겠지. 나무도 오래 보아야 잘 안단다. 나무만 그런 건 아니구나. 이런 말 알아도 오래 본 적 별로 없다. 나무한테 미안하구나. 그저 지나면서 봄에 꽃이 피면 꽃을 보고, 연푸른 잎이 나면 그 잎을 봤다. 가을엔 열매를 맺는구나. 나무는 사람이나 여러 생물한테 많은 걸 준다. 나무가 있기에 하늘이 파랗단다. 세상에서 식물이 사라지면 다른 생물도 모두 살지 못할 것 같다.


 앞에서 말하는 걸 잊어버렸는데, 나무는 비가 내렸을 때 물을 빨아들이고 비가 오게도 한다. 비를 내리게 하려고 구름 씨앗을 뿌리기보다 나무를 더 심는 게 나을 것 같다. 예전에 <원피스>에 비를 내리게 하는 가루를 쓰는 게 나오기도 했는데, 그건 구름 씨앗을 나타낸 걸지도 모르겠다. 만화에 나온 것처럼 구름 씨앗이 다른 곳으로 갈 구름을 끌어오지 않는다 해도 사람이 억지로 비를 내리게 하려는 건 안 좋은 것 같다. 지금은 기후위기로 비가 아주 많이 오거나 아예 오지 않기도 한다. 바다에 사는 고래가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도 한다. 바다든 산이든 그냥 내버려두면 좋을 텐데. 여기에서는 나뭇잎을 말했지만, 난 나무 전체를 생각하기도 했구나. 꼭 나뭇잎만 말하지는 않기도 한다. 나뭇잎이 바뀐 꽃받침이나 가시 이야기도 있다. 나무는 움직이지 못하지만 자기 방어도 한다. 그런 걸 해서 지금까지 살아 남았겠다. 지구에는 사람만 살지 않는다. 사람은 모든 생물과 함께 살려고 해야 할 텐데.




희선





☆―


 세상 모든 생명이 그렇겠지만 풀꽃 역시 한순간에 그의 모든 것을 볼 수도 느낄 수도 없습니다. 더구나 느리게 살아가는 식물에게 다가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한번 보고 두번 보고 자꾸만 다시 보는 것밖에 없습니다. 상상화와 꽃무릇을 한번 더 찾아보고 구별하려는 것은 다른 풀꽃을 보는 데도 이어가야 합니다.  (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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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3-04-07 01: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비가 얼마나 소중한지
겨울엔 나뭇 가지가 부러질 정도로 눈이 쌓여야 그 다음해 봄에 가뭄이 들어서 산불이 나도 불기를 순식간에 진압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비가 너무 많이 내려도 걱정 적게 내려도 걱정

나무잎 이번 비 흠뻑 맞았으면 ^^

희선 2023-04-08 00:01   좋아요 1 | URL
요새 정말 비가 와야 했네요 사흘 흐리니 또 조금 우울하기도... 비가 여기저기 많이 적셨겠지요 그동안 물 모자란 곳도 나아졌기를 바랍니다 산불도 꺼져서 다행이에요 여기저기 산불 났다는 말 보였는데... 기후변화로 세계에 이런저런 일이 일어나는군요 나무도 비를 반겼겠습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3-04-07 1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무는 비가 내렸을 때 물을 빨아들이고 비가 오게도 한다.˝
나무는 홍수를 막아주기도 하죠.
이번에 가뭄기에 비가 와서 좋았답니다. 하늘이 내려 주는 선물 같았어요.

희선 2023-04-08 00:04   좋아요 1 | URL
건물이나 뭔가를 짓는다고 산을 깎기도 해서 피해를 입은 곳도 있군요 바로 앞만 생각하면 안 될 텐데... 비가 많이 와서 재해를 입는 것도 있겠지만, 나무를 베서 재해를 입기도 할 거예요 그걸 생각해야 할 텐데... 비 안 좋아하지만, 이번 비는 와서 다행이다 생각했어요


희선

그레이스 2023-04-16 08: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제가 ‘신갈나무투쟁기‘를 생각나게하네요
표지사진은 버즘나무 이파리와 열매같기도 하고^^

희선 2023-04-17 01:04   좋아요 0 | URL
제목도 그렇지만 부제도 비슷한 걸 쓰기도 하는군요 그나마 제목엔 저작권이 없다고 하죠 제가 버즘나무에 왜 큰을 붙였는지 모르겠어요 이 책에서 그 말을 본 건지, 잘못 본 건지...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