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19 - 박경리 대하소설, 5부 4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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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토지’ 한권 남았다. 1권에서 19권까지 보다니. 나도 놀랍다. 처음에 1권 보면서 스무권이나 되는 《토지》 끝까지 보려나 했는데, 한권 한권 보다보디 이번에 《토지》 19권을 만났다. 5부 4권이다. 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 이걸 빨리 보고 마지막 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건 조금 아쉽구나. 19권 목차를 보는 것만으로도 희망이 보인다. 나는 그래도 소설 속 사람은 그렇지 않구나. 일본이 일으킨 전쟁 때문에 물자는 모자라고 아들이나 딸이 징용, 학도병, 정신대로 끌려갔다. 그러니 그 사람들 마음이 어떻겠는가.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겠지만,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겠지. 군은 처음엔 지원이었는데 이제는 길에서 보면 끌고 갔다.


 이번 19권 시작은 그리 좋지 않다. 엄마가 찾아와서 엄마를 따라가 살던 석이 딸 남희가 평사리 집으로 돌아왔다. 남희는 어딘가 안 좋아 보였다. 할머니가 엄마를 안 좋게 말하면 엄마나 엄마하고 사는 일본 사람은 잘해줬다고 했다. 남희는 자신한테 일어난 일 바로 말하기 어려웠겠다. 최참판집 일과 여러 가지 일을 하던 연학이 남희를 병원에 데리고 가고 나서야 남희한테 일어난 일을 알게 된다. 남희는 일본 군인한테 성폭력을 당하고 성병까지 걸렸다. 그러면 그 군인도 성병에 걸렸을 텐데 그 사람은 괜찮나 하는 생각을 했다. 연학이나 남희를 진찰한 의사 허정윤은 어린아이가 그런 병에 걸린 걸 알고 깜짝 놀랐다. 연학은 정윤한테 그걸 비밀로 해달라고 하고 남희한테도 무슨 병인지 말하지 않았다. 여기엔 남희 하나가 나왔지만, 일제 강점기에 그런 일 당한 사람 많았겠다.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기도 했으니. 아이 앞날을 생각하면 말하지 않는 게 좋겠지만, 그게 괜찮은 걸까. 어쩐지 피해자한테 잘못이 있는 것 같지 않나. 나라 없는 탓만은 아닌 것 같다.


 언젠가 박경리 작가가 용이와 월선이를 좋게 여기는가 보다 했는데, 이번에는 양현과 영광이를 좋게 생각했나 했다. 둘은 용이와 월선이와 다르게 맺어지지 못한다. 용이와 월선이가 아주 괜찮은 건 아니었지만, 두 사람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양현이 영광이 두 사람 모습을 꽤 좋게 그렸다. 누군가를 좋아한 게 두 사람한테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헤어져야 해서 마음 아프겠지만. 윤국이는 영광이가 안 된다고 해도 환국이도 그럴지 몰랐다. 영광이가 악단이 아닌 공부를 했다면 달랐을지. 그건 모르겠다. 영광이는 양현이를 좋아해서 떠나는 것 같다. 서로 좋아해도 헤어지기도 하겠지. 영광이 어머니는 영광이가 즐겁게 살기를 바랐을 텐데. 영광이는 만주로 갈 생각이다.


 찬하와 오가타 그리고 쇼지는 만주로 간다. 전쟁이 한창이고 일본이 질지도 모를 때 여행이라니. 그런 생각은 세 사람도 했구나. 지금이 아니면 가지 못하리라 생각하고 셋이 함께 떠났다. 셋이 갔는데 찬하는 오가타와 쇼지를 두고 혼자 다른 곳을 돌아 보겠다고 한다. 오가타와 쇼지가 함께 시간을 보내게 하려고 그랬겠지. 쇼지는 찬하를 아버지로 아니 아버지가 없어서 조금 불안해 보였다. 쇼지는 엄마인 유인실을 많이 닮았나 보다. 아주 모르는 사람은 오가타와 쇼지를 부자로 알았겠다. 쇼지가 친부모를 알게 된다면 혼란스럽겠다. 지금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조선 사람과 일본 사람이라는 걸 안다. 아버지가 한국 사람인 것과 어머니가 한국 사람인 건 어떻게 다를까. 언젠가 쇼지가 자기 정체를 깊이 생각할 때가 오겠다. 여기엔 나오지 않을지도.


 만주에서 여러 사람을 죽게 한 배설자가 죽임 당했다. 죽임 당한 건 안 됐지만, 그 사람이 한 일이 있어서. 그때는 무서운 시대였다. 최참판집 둘째 윤국이는 지원해서 군대에 들어갔다. 그게 꼭 양현이 때문은 아닐 텐데,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여럿인 듯했다. 동생이 군에 지원하고 면서기가 된 우개동은 면에서 잘린다. 지금까지 한 나쁜 짓이 있어서 그렇게 됐구나. 우서방집 식구는 평사리 사람과 우서방이 죽었을 때 증언한 사람을 못살게 괴롭혔다. 우서방집 사람 때문에 평사리를 떠났던 사람이 다시 돌아오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마음으로 최참판집에 왔다. 그때 환국이는 괜찮을 거다 했다. 윤국이가 학도병으로 지원해서 최참판집은 관청에서 대우받게 됐다. 그런 거 바라고 한 것도 아닌데. 그냥 지원한 사람보다 학도병을 더 위로 쳐주다니. 그것도 계급이구나.


 석이는 괜찮을까. 석이 어머니는 손자가 군대에 끌려가서 눈이 멀었다. 사람은 마음이 편해야 한다. 마음이 괴로우면 그게 몸에 나타난다. 딸인 귀남네(석이 누나)는 지금까지 자신이 잘못한 걸 깨닫고 이제 엄마한테 잘한다. 귀남네 아들 귀남이는 징병을 피했다. 반대였다면 귀남네는 자기 엄마한테 못되게 굴었겠다. 사람 마음은 왜 그럴까. 딸인데 왜 엄마한테 못되게 구나 했다. 자기도 가난해서 엄마하고 살게 됐으면서. 달라졌으니 다행이지만. 1944년이 지나고 1945년이 왔다. 몇 년인지 안 나왔지만 그럴 것 같았다. 앞으로 얼마 남지 않았다. 조선이 일본 지배에서 벗어난다 해도 이런저런 일이 일어나지만, 나라를 되찾은 기쁨을 조선 사람이 느끼는 게 어딘가. 윤동주 조금만 더 살았다면 좋았을 텐데. 갑자기 윤동주를 생각하다니. 시간으로 보면 19권 뒷이야기 나올 때 윤동주가 죽었을 것 같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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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09-11 1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지가 다가왔다
전진하라, 희선!

희선 2023-09-12 00:50   좋아요 1 | URL
이제 얼마 남지 않았네요 책이 재미있어서... 처음 시작할 때는 끝까지 볼까 했는데...


희선

페크pek0501 2023-09-11 2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지가 바로 저긴데... 라고 말할 수 있는 지점에 오신 걸 축하드립니다!!!
전 20권으로 알고 있어요.

희선 2023-09-12 00:51   좋아요 1 | URL
앞으로 한권 남았습니다 20권은 5부 5권으로 마지막이에요 아주 잘 봤다고 하기 어려워도 한번이라도 책을 보는 거니 좋네요


희선
 




따스한 봄볕에 취해

고양이는 잠들었다


꿈속에서 어떤 모험을 하는 걸까

꿈속에서도 편안하게 잠들었을지도

자고 자고 또 자는 고양이


고양이는 자게 내버려 둬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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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09-11 11: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양이 자는 모습보면 세상 천지에 저렇게 평온할까 싶어요~~

희선 2023-09-12 00:49   좋아요 1 | URL
세상 모르고 잠든 모습을 보면 더 그렇겠습니다 그런 모습은 거의 사진으로 봤지만, 사진으로도 평온함이 전해집니다


희선
 




배웅은 됐어요

홀로 떠나도 괜찮아요


즐거운 날도

힘든 날도

괴로운 날도

기쁜 날도

슬픈 날도

모두 모두 떠나갔어요


이제 깊고 편안한 잠만 남았어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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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09-11 23: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이 쏟아지는 순간은 행복한 시간 중 하나입니다.
깊고 편안한 잠을 자는 우리가 되어요..^^

희선 2023-09-12 00:47   좋아요 1 | URL
잠이 쏟아져서 바로 잠들면 좋을 텐데... 깊고 편안한 잠이 몸이나 마음에도 좋겠습니다


희선
 
나는 로봇 너머 너를 사랑한다 (일반판)
야마다 유스케 지음, 구자용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3월
평점 :
절판




   




 로봇, AI(인공지능). 지금은 그렇게 먼 게 아니다. 로봇이 사람 일을 대신하고 인공지능도 여러 곳에 쓰인다. 하지만 그건 사람이 아니다. 사람 모습이 아니다. 언젠가는 사람과 아주 비슷한 로봇을 만들기도 할까. 그건 윤리 문제가 있어서 안 된다고 하던데, 어딘가에서 몰래 연구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 사이에 그런 로봇이 있다 해도 보통 사람은 그게 로봇인지 못 알아 보겠다.


 아직 사람과 같은 로봇은 없지만, 가상 인간이랄까 그런 건 있다. 실제로 볼 수 없고 모니터로밖에 못 보겠지만. 그런 사람 봐도 진짜 사람과 별 차이가 없다. 언젠가는 그런 사람이 연기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지금은 노래하거나 모델을 하던가. 가상 인간도 그렇게 많이 보지는 못했다. 그런 게 있다는 말만 들었다. 이제는 아이돌도 자기 자리 지키기 어려울지도. 배우도 다르지 않으려나. 배우는 없는 것 같기도 한데. 텔레비전 방송을 보고 사람인지 알았던 사람이 가상 인간이라는 걸 알게 되면 좀 충격받겠다. 그런 사람은 처음부터 그렇다고 밝히는 게 좋겠다. 사람은 진짜가 아닌 가짜를 좋아하기도 한다. 참 이상한 사람 마음이다. 사람이기에 그런 건가.


 이 책 《나는 로봇 너머 너를 사랑한다》에는 인간형 로봇이 나오고 그걸 조종하는 사람이 나온다. 그저 로봇에 프로그램을 깔고 움직이게 하면 될 텐데, 조종하는 사람이 있다니. 그러면 좀 더 사람과 비슷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말은 인간형 로봇을 조종하는 사람이 한다. 오오사와 타케루는 인간형 로봇을 조종하고 AI 로봇 기술 연구소는 경찰청과 합동 프로젝트를 했다. AI 로봇을 치안을 지키는 데 썼다. 206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테러 예고가 있었다. 이 소설은 지금이 아니고 2060년이다. 도쿄 올림픽이 그때 정말 열린다면 신기하겠다. AI 로봇은 없다 해도. 일본은 올림픽을 세번째로 열게 되어 기뻐하겠다. 그때 지구는 어떨지. 난 살아 있을까. 별걸 다 생각했다.


 책을 보다가 난 타케루와 타케루가 좋아하는 친구 동생 사키도 타케루처럼 로봇을 조종하고 둘이 만나려나 했다. 사키는 로봇은 조종하지 않았다. 타케루만 조종했다. 도쿄 올림픽에 테러 위험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타케루는 4호를 써서 경비를 맡는다. 처음엔 3호였는데 폭탄이 터지고 4호를 조종하게 됐다. 타케루는 어릴 때부터 사키를 좋아했다. 자기 마음을 드러낸 적은 없었다. 우연히 타케루가 경비를 맡게 된 회사에 사키가 다녔다. 타케루는 기뻤다. 비록 자신이 사키를 만나지 못하고 4호가 만났지만. 사키가 만나는 건 4호여도 말은 타케루가 했다. 제목에 나오는 ‘로봇 너머’는 이걸 가리킨다. 사키가 4호한테 관심을 가지자 타케루는 질투했다. 그런 마음 들지도 모르겠다. 이런 걸 보면 사랑 이야긴가 싶은데, 여기에는 그것뿐 아니라 다른 것도 담겼다.


 타케루는 4호를 조종하다 올림픽 여자 마라톤 대회에서 폭탄이 터지자 연구소를 빠져나가 사키를 구하러 간다. 로봇을 조종하는 사람은 연구소에서 빠져나가면 범죄자가 된다. 사키가 걱정되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겠나. 타케루가 사키를 찾고 구했을 때 사키는 4호가 인간형 로봇이라는 걸 알게 된다. 사람인지 알고 좋아했는데 로봇이라는 걸 알아서 놀랐겠다. 이 이야기는 타케루와 사키가 서로 좋아하게 되고 끝날까. 이런 말을 한 건 그렇지 않아서구나. 사실 책을 보다 조금 짐작했다. 거의 뒤에서지만, 어쩌면 처음부터 알았을지도. 그것도 나름 괜찮았다. 과학자 욕심 때문에 일어난 일이기는 하지만. 여기 나온 것 같은 과학자가 없다고 말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자기 욕심만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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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09-09 0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희선 2023-09-10 01:08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 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한주가 빨리도 갔습니다


희선

2023-09-09 1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9-10 0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짝,

한번 빛나고 사라진 빛

마지막으로 한번 빛났을까


별이 사라질 때도

가장 빛난다지


마지막에 빛나지 않아도 돼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사라져도 괜찮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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