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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적 낙관 (리커버)
김금희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6월
평점 :
품절
식물하는 마음은 어떤 걸까요. 저도 잘 모릅니다. 다른 사람도 식물 기르기를 좋아하겠지만, 식물과 함게 하는 사람에는 작가도 많더군요. 헤르만 헤세, 버지니아 울프. 이 두 사람은 이 책 《식물적 낙관》을 쓴 김금희도 말했답니다. 저는 헤르만 헤세는 뜰을 가꾸었다는 건 알았지만 포도 농장을 했다는 건 몰랐습니다. 버지니아 울프도 뜰을 가꾸었군요. 버지니아 울프도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작가인데 제가 읽은 책은 얼마 안 되는군요. 아니 거의 안 읽었습니다. 한권인가 본 건 다 잊어버렸습니다. 헤르만 헤세 소설은 여러 권 봤네요. 그것도 예전에 보고 뭐가 뭔지 모르고 봤던 것 같네요. 헤세 소설보다 정여울 글에서 헤세를 더 많이 만난 것 같기도 합니다.
말이 없어 조용할 것 같은 식물이지만, 정말 식물은 조용하고 평화로울까요. 화분에서 자라는 식물은 어딘가에서 날아오는 씨앗이 있으면 마음 쓸지도 모르겠지만, 바깥에서 자라는 식물보다 편하지 않을까 싶네요. 식물과 함께 사는 사람도 집사고 식집사다 하더군요. 농업혁명이 일어나고 곡식은 사람을 길들였다고 하잖아요, 사람과 사는 식물도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람을 길들이고 자신을 돌보게 하는 걸 보니. 잘 돌보지 않으면 세상을 떠나고 말잖아요. 동물은 잘못해서 죽게 하면 마음이 참 아픈데, 식물은 죄책감을 덜 가지는 것 같아요. 그건 식물이 하는 말을 못 들어서가 아닐까 싶어요. 동물이 하는 말을 알아듣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동물은 사람이 알아듣지 못해도 뭔가 말을 하죠. 식물과 이야기 하려면 식물을 아주 잘 봐야겠습니다.
저는 식물도 동물도 돌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게을러서. 저 자신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데 뭘 돌볼까요. 저 같은 사람도 어쩌다 마주치고 함께 살게 되는 식물이나 동물이 있으면 잘 돌보기도 하는군요. 그런 건 이야기에 나오는 거지만. 실제로도 그런 사람 있을까요. 아주 없지 않겠지요. 조금 있어도 괜찮겠습니다. 식물은 소리 내서 말하지 않지요. 모습으로 보여주겠습니다. 그런 거 잘 봐야 볕이 잘 드는 곳에 두거나 물을 주거나 하겠습니다. 식물도 조용한 밤에 소리를 들으면 조금씩 자라는 소리 들릴까요. 꽃이 피는 소리는 어떨지. 식물이 꽃을 피우는 일은 그렇게 쉽지 않은 일일 듯합니다. 그런 모습 보고 응원해주면 좋겠네요. 저는 길에서 만나는 식물만.
김금희도 식집사였더군요. 몰랐습니다. 한국 작가에도 이런 사람 많을 듯합니다. 식물이나 반려 동물이 사람한테 주는 거 많겠지요. 김금희가 함께 살았던 개 장군이가 세상을 떠났더군요. 예전 산문집에서 장군이 이야기 봤는데, 세상을 떠나다니 김금희 마음이 많이 아팠겠습니다. 화장하기 전에 꽃을 샀어요. 그때 꽃집 주인이 뭐 하려는 꽃이냐고 물었을 때 바로 대답하지는 못했어요. 그러다 반려 동물이 떠났다는 말을 하니 꽃집 주인도 그 마음을 알아줬어요. 지금은 그런 사람이 많아진 듯합니다. 많은 사람이 반려 동물과 살고 헤어지면 많이 슬퍼하겠지요. 그저 동물이다 생각하지 않지요. 식구와도 다르지 않네요.
반려 식물. 동물보다 조금 마음은 편하겠습니다. 물과 볕만 잘 보게 해주면 될 테니. 이런 저 식물 집사 되기는 어렵겠지요. 물과 볕만 잘 주면 된다니. 농사를 짓는 사람은 곡식이 자기 발소리를 듣는다고도 했던가요. 식물도 사람이 자기한테 마음을 써주는지 어떤지 알 것 같습니다. 말을 걸어주고 물을 주고 닦아주고 벌레도 잡아 주면 좋아하겠지요. 식물한테 이로운 곤충도 있을 텐데. 그런 건 쉽게 찾아오지 않던가요. 어떤 소설에서 응애라는 거미 이야기 봤는데, 여기에도 그게 생기면 안 좋다는 말이 있더군요. 그런 건 식물 집사라면 잘 알겠습니다. 살충제로 죽여도 잘 죽지 않는. 친환경 살충제를 쓰는 게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김금희는 식물과 함께 살 듯합니다. 자기 나름대로 잘 기르고 꽤 많은 듯해요. 그런 건 함께 살면 늘어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죽을 것 같은 걸 데려다 기르기도 하더군요. 그게 어떻게 됐는지는 나오지 않았지만, 김금희가 잘 살리지 않았을까 싶어요. 못 살렸다 해도 마음을 줬으니 괜찮을지도. 식물하는 마음은 조용하고 평화로울 듯합니다. 저는 앞에서도 말했듯 길에서 만나는 식물만 볼까 합니다. 그것도 나름대로 즐거워요.
희선